책 소개
▣ 출판사서평
역사적 의미와 진실을 통해 발칸유럽의 종교와 문화사를 더욱 깊게 분석하려고 한 이 책은 글의 내용과 구성상 크게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1장부터 제2장까지 발칸유럽이 왜 종교와 문화의 모자이크로 불리게 되었는지를 이해하기 위한 역사적 배경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를 하고 있다. 그리고 제3장부터 제7장까지는 종교와 문화적 특성에 맞추어 발칸유럽 국가를 총 5개 권역(I. 가톨릭 문화권, II. 정교 문화권, III. 이슬람 문화권, IV. 정교와 이슬람 혼재 문화권, V. 가톨릭, 정교, 이슬람 혼재 문화권)으로 나눠, 각 권역별 해당 국가들의 종교와 문화적 특징을 더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특히 국가별 종교와 문화적 특징과 사례 연구로 들어가는 제3장부터는 내용 서두에 자리한 「역사적 함의와 진실을 읽는 키워드」라는 항목을 통해 해당 내용에 대한 전반적인 흐름과 내용 파악을 우선으로 제공한다.
[머리말]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선사시대 이래로 오늘날 발칸 유럽에는 수많은 여러 부족 민족들(일리리아인, 베네치아인, 다치아인, 트라키아인…)이 자신들의 고유한 문화를 지닌 부족 국가들을 형성하며 거주하여 왔었다. AD 1세기를 전후로 로마 제국의 지배하에 들어간 발칸유럽의 원주민들은 자신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유지하면서도 점차 로마의 영향력 하에서 로마 문화에 융화되어 갔다. 고대 유럽의 기록이 주로 유럽 문화의 발상지인 그리스와 로마의 역사에서 비롯되었듯, 고대 발칸 유럽의 역사적 기록들은 주로 로마의 영향력 하에 있었던 이 지역내 역사들이 그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395년 로마제국이 동과 서로 분리된 이후 10세기까지 발칸 유럽 지역은 격동의 시기를 맞이하게 된다. 게르만족에 의한 서로마의 멸망, 스키타이와 아바르족, 훈족과 마쟈르족 등 아시아 유목 민족들의 유럽 침입 그리고 무엇보다도 오늘날 발칸 유럽 국가들의 주요 민족을 차지하고 있는 슬라브족의 이주와 정착이 이 시기 동안 이루어지게 되었다. 특히 이 지역의 민족들은 15세기 전까지 약 천년의 세월 동안 문화적으로는 동양(훈족과 마자르 족 등 아시아 유목 민족, 몽고, 오스만 터키)과 서양문화(독일, 합스부르크, 베네치아) 그리고 종교적으로는 가톨릭(서로마 교회, 로마 교회)과 정교(동로마 교회, 콘스탄티노플 교회)가 서로 복잡하게 혼재되는 특징을 보여 왔다. 이후 15세기를 전후로 소아시아로부터 유럽으로 진출하기 시작한 오스만 터키는 비록 17세기 제 2차 비엔나 전투(1683)이후 합스부르크 제국의 저지에 따라 더 이상의 유럽 진출을 이루지 못하였지만, 발칸 반도의 지배권을 더욱 더 공고히 해 나가기 시작하면서 이들 지역으로의 이슬람교가 급속히 확산되는 배경을 형성케 해주었다. 특히 오스만 터키의 발칸 지배는 러-터 전쟁이후 맺어진 1878년 산 스테파노 조약(3월)과 베를린 조약(6월)에 의해 이 지역 민족들이 독립하기 이전까지 지속되게 된다. 16세기를 전후로 대두된 종교 개혁의 여파에 따라 중부유럽이 신교(프로테스탄트)와 구교(가톨릭)의 갈등 속에 혼재되는 양상을 띤데 반해, 발칸유럽은 음식과 의복 등 거의 모든 생활 요소 속에 터키에 의한 동양적 문화 요소가 급속도로 확산되게 되었고, 종교적으론 기존의 크리스트교(가톨릭과 정교)외에도 이슬람교가 본격적으로 유입되어 발칸유럽 지역은 가톨릭, 정교 그리고 이슬람교가 서로 혼재되어 나타나는 배경을 형성하게 된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에 따라 발칸유럽은 세계 종교에 있어서 크게 3가지 종교, 즉 가톨릭, 정교, 이슬람이 그 독특한 문화와 어울려 매우 복잡하게 혼재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세계 속에서도 종교간 문화간 혼재와 복잡성이 매우 두드러지는 발칸유럽의 문화권을 종교적 분포도에 따라 분류해 본다면(50% 이상의 종교 분포도를 기준) 아래와 같이 대략 5개의 종교 문화권으로 분류할 수 있다.
1) 우선 역사적 동인에 따른 서로마제국(로마 교회), 이어 신성로마제국과 합스부르크 제국 그리고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제국 하에서 자신들의 문화적 삶을 꽃피웠던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는 ‘가톨릭 문화권’으로 분류할 수 있다.
2) 또 하나의 대표적 문화권인 ‘정교 문화권’으로는 동로마 제국 당시 콘스탄티노플 교회의 교회 권을 바탕으로 형성된 이후 오스만 터키의 400-500년간 지배 속에서도 자신들의 종교와 문화를 지켜내었던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그리고 ‘루마니아’와 ‘불가리아’를 들 수 있다.
3) 발칸 유럽 내 대표적 ‘이슬람 문화권’으로는 오스만 터키의 지배이후 기존의 크리스트교에서 이슬람교로 대거 전향하면서, 현재 발칸 유럽 내 새로운 민족분쟁의 단초중 하나를 제공하고 있는 ‘알바니아’를 들 수 있다.
4) ‘정교와 이슬람 혼재 문화권’으로는 ‘마케도니아’를 들 수 있으며,
5) 마지막으로, 발칸유럽의 대표적 3대 종교인 ‘가톨릭, 정교, 이슬람이 서로 복잡하게 혼재되어 있는 문화권’으로는 ‘작은 발칸유럽’이라 불리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를 들 수 있다.
따라서 역사적 산물에 의해 형성된 발칸유럽의 문화적 양상과 현상들을 고려해 볼 때, 이 지역을 대표하는 한 마디는 ‘종교와 문화의 모자이크’란 표현이며, 이것은 발칸유럽을 이해하는 중요한 ‘문화 코드(Cultural Code)’ 중 하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발칸유럽이 종교와 문화의 모자이크 지역으로 불린 배경으로는 ‘크리스트교의 분열’과 ‘이슬람교의 도입’을 들 수 있다. 313년 밀라노 칙령을 통한 콘스탄티누스(Flavius Valerius Aurelius Constantinus, 272-337, 재위306-337)의 크리스트교 인정과 이어 392년 테오도시우스Flavius Theodosius Augustus, 347-395, 재위 379-395) 황제의 국교화 이후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어낸 크리스트교는,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500년 간격으로 크게 3차례에 걸쳐 분열이 일어나게 된다. 첫 분열은 5-6세기에 일어났는데, 당시 동, 서로마의 분리 이후 서로마 제국이 멸망함에 따라 교회 주도권을 둘러싼 양대 지역(동, 서 로마) 교회 간, 즉 ‘로마 교회와 콘스탄티노플 교회간의 갈등 심화’를 들 수 있다. 두 번째 분열은 비잔틴 제국의 쇠락 속에 기울어져 가던 콘스탄티노플 교회(훗날, ‘정교’로 발전)와 프랑크(Frank) 제국의 비호아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던 로마 교회(훗날, ‘가톨릭’으로 발전)가 교회 주도권 다툼속에 일어난 ‘1054년 교회 대분열’을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분열은 서유럽에서 로마 교회를 모태로 발전한 가톨릭이 중세 유럽의 모든 세계를 장악하고 있던 시기, 면죄부 사건을 계기로 ‘16세기 종교개혁’이 일어남으로써 발생한 ‘신교와 구교로의 분열’을 들 수 있다. 발칸유럽은 항상 이러한 크리스트교 분열의 분열선상에 위치해 있었으며, 특히 14세기 이후 확대된 오스만 터키의 유럽 침공 그리고 이후 지역에 따라 400-500여 년간의 오스만 터키 지배가 이루어지면서, 이슬람 종교와 문화는 양대 크리스트교 문화(가톨릭과 정교)와 함께 발칸유럽 내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후 발칸유럽은 역사적 전이와 그 발전 과정에 따라 가톨릭, 정교, 이슬람이 서로 복잡하게 혼재되어 가면서, 오늘날까지 이르게 되었고 그러한 역사적 잔재에 따라 유럽 내에서도 대표적 민족 분쟁 지역으로, 또 ‘종교와 문화의 모자이크’지역으로 남게 되었다.
이와 더불어 발칸유럽의 지정학적 중요성은 이 지역을 통상 ‘유럽의 관문’으로 지칭하게 하는 배경이 되었으며, 이 또한 발칸유럽을 이해하는 중요한 문화 코드 중 하나를 형성케 하고 있다.
우선 발칸유럽 지역의 지형학적 특징을 논하자면, ‘발칸(Balkan)’이란 지명은 중세 터키어로 ‘산맥’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으며, 발칸 반도 북동부에 있는 ‘발칸산맥’이란 이름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발칸유럽의 주된 산맥인 발칸산맥의 북쪽은 완만한 경사로 다뉴브(Danube) 강의 저지대에 이어져 있으나, 남쪽은 복잡한 모양을 이루는 여러 개의 산줄기가 그리스까지 뻗어 이어져 있다. 반면 발칸 반도의 북서부는 율리안 알프스 산맥의 연장선으로, 아드리아 해를 따라 그 산맥의 지류가 펼쳐지면서 험한 지세로 인해 해안지방과 내륙지방을 분리하면서 멀리 남쪽의 크레타 섬까지 이어지고 있다. 발칸 반도의 총 길이는 통상 동서로 1,300km, 남북으로 1,000km에 뻗어있으며, 북쪽으로는 다뉴브 강 하류와 사바(Sava) 강, 동쪽으로는 흑해, 남동쪽으로는 에게 해, 남쪽으로는 지중해, 남서쪽으로는 이오니아 해, 서쪽으로는 아드리아(Adria) 해와 경계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지형학적 특징과 더불어, 발칸유럽의 지정학적 위치는 발칸유럽 민족들의 역사적 형성 고리와 종교 문화적 특징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요소를 차지해 왔다. 발칸 유럽은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연결하는 주요 통로에 위치해 있어, 오랜 시절부터 주요 열강들에 의해 그 지정학적 중요성이 인정되어 왔었다. 그 결과 발칸유럽은 고대 이래로 여러 민족들의 전략적 요충지로서 유럽, 러시아, 소아시아 등 각각 열강들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각축장이 되어야만 했다. 역사적으로도 이 지역은 고대 시절부터 오랜 기간 동안 그리스와 페르시아 간 세력 싸움이 전개되어 왔으며, 동로마와 서로마 간의 분열선이 그어졌던 지역이기도 하다. 더불어 동로마 제국(훗날 비잔틴 제국)의 영향력 하에선 동로마 제국과 이슬람 제국 간의 갈등 선상에서 수많은 역사적 고통을 함께해야 했으며, 합스부르크 제국이 이 지역의 새로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하려던 초기에는 유럽으로 세력을 확장하려는 오스만 터키 제국과 이를 막고 진정한 중부 유럽의 패권 국가가 되려는 합스부르크 제국 간의 주요 전쟁터중 하나로 전락해야만 했었다. 1699년 이후로는 합스부르크 제국과 오스만 터키 제국 간의 스렘스키 카를로브찌(Sremski Karlovci) 조약 합의에 따라, 양 제국 간 경계선이 발칸유럽을 중심으로 그어졌고, 이에 따라 세르비아인을 비롯한 발칸 유럽내 여러 민족들은 비록 같은 민족이면서도 서로 다른 제국의 지배 하에서 서로에게 총칼을 겨누는 역사적 아픔을 겪어야만 했었다.
19세기 민족주의 시대 이후로는 발칸유럽의 전략적, 지정학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던 러시아가 슬라브주의를 내걸며 부동항 획득 및 세력 확장을 위해 이 지역으로 진출을 강력히 추진하였고, 따라서 이를 막으려는 오스만 터키, 서구 열강들과의 싸움이 끊이지 않았었다. 특히 20세기 초 제 1차 세계 대전의 발단이 되기도 했던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제국의 동진(東進)정책과 러시아 남진(南進)정책간의 충돌과 이해 다툼 또한 이 지역을 중심으로 첨예하게 전개되었다. 이처럼 유럽의 관문에 위치한 발칸유럽은 그 지정학적, 전략적 중요성에 따라 오랜 동안 주변 열강들의 세력 각축장이 되어 오게 된다.
이 외에도 이 지역은 발칸 토착세력들 간의 영토 경쟁이 치열하게 이어져 온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발칸 유럽내 민족들 간의 갈등과 영토 전쟁이 심화된 계기는 19세기 대두된 영토 확장에 바탕을 둔 ‘문화적 민족주의(Cultural Nationalism)’의 확대와 함께, 러시아-터키 간 전쟁이후 수립된1878년 ‘베를린(Berlin) 조약’에 따른 발칸유럽 민족들의 독립 국가 건설이 함께한데서 비롯되었다 하겠다. 그 결과 19세기말부터 20세기 초 사이 발칸유럽은 주변 강대국들의 개입 외에도, 문화적 민족주의에 바탕을 두고 영토 확장을 추진해 나가려는 발칸 유럽내 민족들 간의 싸움으로 혼란의 시기를 맞이하게 된다. 특히 1912년과 1913년에 발생한 제 1,2차 발칸전쟁이후 1914년에 일어난 제 1차 세계대전의 전초전과 같은 의미를 안겨주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제 2차 세계대전이후 발칸유럽은 독자적 혹은 소련의 지원 아래 사회주의 국가로 변모하였지만, 20세기 말에 들어와 발칸유럽 내 복잡한 문화적, 종교적 혼재와 사회주의 이념 쇠퇴에 따른 민족주의 성향 증대로 인해 세르비아니즘(Serbianism/ Srpskizam)을 비롯한 소(小)패권주의 성향의 진원지가 되기도 했다. 이후 이러한 소패권주의는 20세기말, 발칸유럽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던 미국, 러시아 등 강대국들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유고 분쟁, 보스니아 내전 그리고 코소보 전쟁 등 대규모 유혈 분쟁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처럼, 발칸유럽은 다른 유럽 지역들과 달리 ‘가톨릭, 정교, 이슬람이서로 혼재된 독특한 문화권’, 유럽의 역사와 문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동·서로마의 분기점에 위치하였다는 역사적 배경’ 그리고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관문’에 위치한다는 지정학적 이유 등으로 다른 유럽지역들과는 달리 매우 독특한 종교, 문화적 양상을 보여 왔으며, 지난 2,000년을 거치며 조심스럽게 형성된 이러한 차별성이 오늘날 우리가 발칸유럽의 종교와 문화를 흥미롭게 바라보게 하는 매력이 되고 있다.
역사적 의미와 진실을 통해 발칸유럽의 종교와 문화사를 더욱 깊게 분석하려고 한 이 책은 글의 내용과 구성상 크게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선 제1장부터 제2장까지에는 발칸유럽이 왜 종교와 문화의 모자이크로 불리게 되었는지를 이해하기 위한 역사적 배경에 대한 전반적인 정리가 이루어질 것이다. 그리고 제3장부터 제7장까지는 종교와 문화적 특성에 맞추어 발칸유럽 국가를 총 5개 권역(I. 가톨릭 문화권, II. 정교 문화권, III. 이슬람 문화권, IV. 정교와 이슬람 혼재 문화권, V. 가톨릭, 정교, 이슬람 혼재 문화권)으로 나누고, 각 권역별 해당 국가들의 종교 문화적 특징과 사건별 사안들에 관한 내용을 더 깊이 있게 살펴보게 될 것이다. 특히 국가별 종교와 문화적 특징과 사례 연구로 들어가는 제3장부터는 내용 서두에 자리한 「역사적 함의와 진실을 읽는 키워드」라는 항목을 통해 해당 내용에 대한 전반적인 흐름과 내용 파악을 우선으로 제공할 생각이다. 더불어 외래어 고유 명사의 경우, 본 책의 첫 단어에 영어 혹은 현지어 기록을 원칙으로 하였음을 밝히고자 한다. (하략)
▣ 작가 소개
김철민
유고슬라비아 베오그라드 국립대학교에서 동유럽 역사학(국제정치사 전공) 박사학위를 받고, 유고슬라비아 현대사 연구소(Savremena istorija Jugoslavije) 객원연구원으로 근무했다. 현재 한국동유럽발칸학회 연구이사, 한국유럽학회 이사를 맡고 있으며,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교양학부 객원교수,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유럽연합학과 객원교수, 한국외국어대학교 동유럽학대학 세르비아·크로아티아어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발칸유럽 사회와 문화」(2004), 「보스니아 역사: 무슬림을 중심으로」(2005), 「동유럽의 민족분쟁: 보스니아, 코소보, 마케도니아」(2007), 「한국전쟁과 동유럽: 유고슬라비아는 왜 남침설을 지지했는가?」(2008), 「FLEX 세르비아어」(2009), 「또 하나의 유럽, 발칸유럽을 읽는 키워드」(2009)(공저), 「발칸유럽 민족 문제의 이해: 민족 기원과 민족주의」(2010), 「역사와 인물로 동유럽 들여다보기」(2011), 「국제 난민 이야기」(2012), 「문화와 사회로 발칸유럽 들여다보기」(2013) 논문으로는 발칸유럽 및 동유럽의 민족문제, 사회와 문화 및 국제정치사와 관련한 논문들이 다수 있다.
▣ 주요 목차
제 1장 종교와 문화의 모자이크, 발칸유럽의 역사 개관 (I)
1. 고대 I(~BC 4C): 선사시대와 그리스 문화의 유입 19
2. 고대 II(BC 3C~AD 6C): 로마의 지배와 동·서로마의 분리 24
3. 중세 I(7C~14C) : 슬라브족의 이주와 남슬라브족 왕국들의 크리스트교화 35
4. 중세 II(15C~17C): 외세 지배하의 발칸유럽과 제국주의 시대 47
5. 근대(18C~19C): 계몽전제주의에 대한 저항과 문화적 민족주의의 발흥 56
1) 합스부르크 제국 지배 지역 56
2) 오스만 터키 제국 지배 지역 62
제 2장 종교와 문화의 모자이크, 발칸유럽의 역사 개관 (II)
1. 현대 I(20C초~1944): 제 1, 2차 세계대전과 발칸유럽 73
1) 제 1차 세계대전의 배경과 역사적 의미 73
2) 양차 대전 사이의 발칸유럽 78
3) 제 2차 세계대전의 내용과 발칸유럽 82
2. 현대 II(1945~1989): 사회주의, 공산 체제하에서의 발칸유럽 87
3. 현대 III(1990년대): 자본주의, 민주주의 체제로의 전환과 민족분쟁 95
4. 21세기(2000~오늘날): EU 가입 및 진정한 유럽을 향한 움직임 105
제 3장 가톨릭 문화권
1. 슬로베니아: 게르만 제국의 지배 위에 핀 민족적 자주성 113
1) 생각하기 115
2) 슬로베니아 민족의 발칸유럽 정착과 발전 118
3. 게르만 제국의 지배와 슬로베니아인들의 문화 정체성 찾기 122
4) 19세기 민족주의 시대, 슬로베니아의 독자적 민족 문화 정체성 수립 노력 128
5) 남슬라브족 통합 운동(유고슬라비아주의)과 슬로베니아의 자주성 134
6) 정리하기 136
2. 크로아티아: 슬라브적 자기 문화 이해와 민족 정체성 구축 139
1) 생각하기 141
2) 크로아티아 민족의 발칸유럽 정착과 가톨릭 수용 146
3) 헝가리 지배 하의 크로아티아: 문화적 자기 이해를 향한 노력 153
4) 합스부르크 제국의 지배와 슬라브 의식 증대 159
5) 19세기 민족주의 시대, 크로아티아의 민족 정체성 구축과 확대 171
6) 정리하기 180
제 4장 정교 문화권
1. 세르비아: 문화적, 종교적 민족주의의 발흥, 세르비아니즘 187
1) 생각하기 188
2) 세르비아 민족의 발칸유럽 정착과 중세 세르비아 독립 정교의 역할 191
3) 제 1, 2차 농민 봉기의 역사적 의미와 자치 공국의 수립 201
4) 세르비아 근대 왕국의 수립과 세르비아니즘의 형성 205
5) 정리하기 209
2. 몬테네그로: 또 하나의 세르비아? vs 또 다른 몬테네그로? 212
1) 생각하기 213
2) 정착 초기 역사 속에 비친 몬테네그로와 세르비아 216
3) 세르비아 중세 왕국의 몰락과 몬테네그로 223
4) 근대 페트로비치 왕조 하의 몬테네그로와 세르비아 231
5) 세르비아니즘의 확대와 몬테네그로의 저항 236
6) 정리하기 241
제 5장 이슬람 문화권
1. 알바니아: 동유럽의 이슬람 국가, 알바니아 민족주의와 코소보 247
1) 생각하기 248
2) 코소보를 통해 본 알바니아 민족 기원 논쟁과 이슬람화 251
3) 문화적 민족주의 시대, 대(大)알바니아주의의 탄생과 발전 258
4) 20세기 초, 코소보에 비친 알바니아주의 대(對) 세르비아니즘 간의 충돌 263
5) 국제 사회의 코소보 주권 인정, 알바니아와 세르비아 267
6) 정리하기 271
역사적 의미와 진실을 통해 발칸유럽의 종교와 문화사를 더욱 깊게 분석하려고 한 이 책은 글의 내용과 구성상 크게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1장부터 제2장까지 발칸유럽이 왜 종교와 문화의 모자이크로 불리게 되었는지를 이해하기 위한 역사적 배경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를 하고 있다. 그리고 제3장부터 제7장까지는 종교와 문화적 특성에 맞추어 발칸유럽 국가를 총 5개 권역(I. 가톨릭 문화권, II. 정교 문화권, III. 이슬람 문화권, IV. 정교와 이슬람 혼재 문화권, V. 가톨릭, 정교, 이슬람 혼재 문화권)으로 나눠, 각 권역별 해당 국가들의 종교와 문화적 특징을 더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특히 국가별 종교와 문화적 특징과 사례 연구로 들어가는 제3장부터는 내용 서두에 자리한 「역사적 함의와 진실을 읽는 키워드」라는 항목을 통해 해당 내용에 대한 전반적인 흐름과 내용 파악을 우선으로 제공한다.
[머리말]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선사시대 이래로 오늘날 발칸 유럽에는 수많은 여러 부족 민족들(일리리아인, 베네치아인, 다치아인, 트라키아인…)이 자신들의 고유한 문화를 지닌 부족 국가들을 형성하며 거주하여 왔었다. AD 1세기를 전후로 로마 제국의 지배하에 들어간 발칸유럽의 원주민들은 자신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유지하면서도 점차 로마의 영향력 하에서 로마 문화에 융화되어 갔다. 고대 유럽의 기록이 주로 유럽 문화의 발상지인 그리스와 로마의 역사에서 비롯되었듯, 고대 발칸 유럽의 역사적 기록들은 주로 로마의 영향력 하에 있었던 이 지역내 역사들이 그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395년 로마제국이 동과 서로 분리된 이후 10세기까지 발칸 유럽 지역은 격동의 시기를 맞이하게 된다. 게르만족에 의한 서로마의 멸망, 스키타이와 아바르족, 훈족과 마쟈르족 등 아시아 유목 민족들의 유럽 침입 그리고 무엇보다도 오늘날 발칸 유럽 국가들의 주요 민족을 차지하고 있는 슬라브족의 이주와 정착이 이 시기 동안 이루어지게 되었다. 특히 이 지역의 민족들은 15세기 전까지 약 천년의 세월 동안 문화적으로는 동양(훈족과 마자르 족 등 아시아 유목 민족, 몽고, 오스만 터키)과 서양문화(독일, 합스부르크, 베네치아) 그리고 종교적으로는 가톨릭(서로마 교회, 로마 교회)과 정교(동로마 교회, 콘스탄티노플 교회)가 서로 복잡하게 혼재되는 특징을 보여 왔다. 이후 15세기를 전후로 소아시아로부터 유럽으로 진출하기 시작한 오스만 터키는 비록 17세기 제 2차 비엔나 전투(1683)이후 합스부르크 제국의 저지에 따라 더 이상의 유럽 진출을 이루지 못하였지만, 발칸 반도의 지배권을 더욱 더 공고히 해 나가기 시작하면서 이들 지역으로의 이슬람교가 급속히 확산되는 배경을 형성케 해주었다. 특히 오스만 터키의 발칸 지배는 러-터 전쟁이후 맺어진 1878년 산 스테파노 조약(3월)과 베를린 조약(6월)에 의해 이 지역 민족들이 독립하기 이전까지 지속되게 된다. 16세기를 전후로 대두된 종교 개혁의 여파에 따라 중부유럽이 신교(프로테스탄트)와 구교(가톨릭)의 갈등 속에 혼재되는 양상을 띤데 반해, 발칸유럽은 음식과 의복 등 거의 모든 생활 요소 속에 터키에 의한 동양적 문화 요소가 급속도로 확산되게 되었고, 종교적으론 기존의 크리스트교(가톨릭과 정교)외에도 이슬람교가 본격적으로 유입되어 발칸유럽 지역은 가톨릭, 정교 그리고 이슬람교가 서로 혼재되어 나타나는 배경을 형성하게 된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에 따라 발칸유럽은 세계 종교에 있어서 크게 3가지 종교, 즉 가톨릭, 정교, 이슬람이 그 독특한 문화와 어울려 매우 복잡하게 혼재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세계 속에서도 종교간 문화간 혼재와 복잡성이 매우 두드러지는 발칸유럽의 문화권을 종교적 분포도에 따라 분류해 본다면(50% 이상의 종교 분포도를 기준) 아래와 같이 대략 5개의 종교 문화권으로 분류할 수 있다.
1) 우선 역사적 동인에 따른 서로마제국(로마 교회), 이어 신성로마제국과 합스부르크 제국 그리고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제국 하에서 자신들의 문화적 삶을 꽃피웠던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는 ‘가톨릭 문화권’으로 분류할 수 있다.
2) 또 하나의 대표적 문화권인 ‘정교 문화권’으로는 동로마 제국 당시 콘스탄티노플 교회의 교회 권을 바탕으로 형성된 이후 오스만 터키의 400-500년간 지배 속에서도 자신들의 종교와 문화를 지켜내었던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그리고 ‘루마니아’와 ‘불가리아’를 들 수 있다.
3) 발칸 유럽 내 대표적 ‘이슬람 문화권’으로는 오스만 터키의 지배이후 기존의 크리스트교에서 이슬람교로 대거 전향하면서, 현재 발칸 유럽 내 새로운 민족분쟁의 단초중 하나를 제공하고 있는 ‘알바니아’를 들 수 있다.
4) ‘정교와 이슬람 혼재 문화권’으로는 ‘마케도니아’를 들 수 있으며,
5) 마지막으로, 발칸유럽의 대표적 3대 종교인 ‘가톨릭, 정교, 이슬람이 서로 복잡하게 혼재되어 있는 문화권’으로는 ‘작은 발칸유럽’이라 불리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를 들 수 있다.
따라서 역사적 산물에 의해 형성된 발칸유럽의 문화적 양상과 현상들을 고려해 볼 때, 이 지역을 대표하는 한 마디는 ‘종교와 문화의 모자이크’란 표현이며, 이것은 발칸유럽을 이해하는 중요한 ‘문화 코드(Cultural Code)’ 중 하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발칸유럽이 종교와 문화의 모자이크 지역으로 불린 배경으로는 ‘크리스트교의 분열’과 ‘이슬람교의 도입’을 들 수 있다. 313년 밀라노 칙령을 통한 콘스탄티누스(Flavius Valerius Aurelius Constantinus, 272-337, 재위306-337)의 크리스트교 인정과 이어 392년 테오도시우스Flavius Theodosius Augustus, 347-395, 재위 379-395) 황제의 국교화 이후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어낸 크리스트교는,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500년 간격으로 크게 3차례에 걸쳐 분열이 일어나게 된다. 첫 분열은 5-6세기에 일어났는데, 당시 동, 서로마의 분리 이후 서로마 제국이 멸망함에 따라 교회 주도권을 둘러싼 양대 지역(동, 서 로마) 교회 간, 즉 ‘로마 교회와 콘스탄티노플 교회간의 갈등 심화’를 들 수 있다. 두 번째 분열은 비잔틴 제국의 쇠락 속에 기울어져 가던 콘스탄티노플 교회(훗날, ‘정교’로 발전)와 프랑크(Frank) 제국의 비호아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던 로마 교회(훗날, ‘가톨릭’으로 발전)가 교회 주도권 다툼속에 일어난 ‘1054년 교회 대분열’을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분열은 서유럽에서 로마 교회를 모태로 발전한 가톨릭이 중세 유럽의 모든 세계를 장악하고 있던 시기, 면죄부 사건을 계기로 ‘16세기 종교개혁’이 일어남으로써 발생한 ‘신교와 구교로의 분열’을 들 수 있다. 발칸유럽은 항상 이러한 크리스트교 분열의 분열선상에 위치해 있었으며, 특히 14세기 이후 확대된 오스만 터키의 유럽 침공 그리고 이후 지역에 따라 400-500여 년간의 오스만 터키 지배가 이루어지면서, 이슬람 종교와 문화는 양대 크리스트교 문화(가톨릭과 정교)와 함께 발칸유럽 내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후 발칸유럽은 역사적 전이와 그 발전 과정에 따라 가톨릭, 정교, 이슬람이 서로 복잡하게 혼재되어 가면서, 오늘날까지 이르게 되었고 그러한 역사적 잔재에 따라 유럽 내에서도 대표적 민족 분쟁 지역으로, 또 ‘종교와 문화의 모자이크’지역으로 남게 되었다.
이와 더불어 발칸유럽의 지정학적 중요성은 이 지역을 통상 ‘유럽의 관문’으로 지칭하게 하는 배경이 되었으며, 이 또한 발칸유럽을 이해하는 중요한 문화 코드 중 하나를 형성케 하고 있다.
우선 발칸유럽 지역의 지형학적 특징을 논하자면, ‘발칸(Balkan)’이란 지명은 중세 터키어로 ‘산맥’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으며, 발칸 반도 북동부에 있는 ‘발칸산맥’이란 이름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발칸유럽의 주된 산맥인 발칸산맥의 북쪽은 완만한 경사로 다뉴브(Danube) 강의 저지대에 이어져 있으나, 남쪽은 복잡한 모양을 이루는 여러 개의 산줄기가 그리스까지 뻗어 이어져 있다. 반면 발칸 반도의 북서부는 율리안 알프스 산맥의 연장선으로, 아드리아 해를 따라 그 산맥의 지류가 펼쳐지면서 험한 지세로 인해 해안지방과 내륙지방을 분리하면서 멀리 남쪽의 크레타 섬까지 이어지고 있다. 발칸 반도의 총 길이는 통상 동서로 1,300km, 남북으로 1,000km에 뻗어있으며, 북쪽으로는 다뉴브 강 하류와 사바(Sava) 강, 동쪽으로는 흑해, 남동쪽으로는 에게 해, 남쪽으로는 지중해, 남서쪽으로는 이오니아 해, 서쪽으로는 아드리아(Adria) 해와 경계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지형학적 특징과 더불어, 발칸유럽의 지정학적 위치는 발칸유럽 민족들의 역사적 형성 고리와 종교 문화적 특징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요소를 차지해 왔다. 발칸 유럽은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연결하는 주요 통로에 위치해 있어, 오랜 시절부터 주요 열강들에 의해 그 지정학적 중요성이 인정되어 왔었다. 그 결과 발칸유럽은 고대 이래로 여러 민족들의 전략적 요충지로서 유럽, 러시아, 소아시아 등 각각 열강들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각축장이 되어야만 했다. 역사적으로도 이 지역은 고대 시절부터 오랜 기간 동안 그리스와 페르시아 간 세력 싸움이 전개되어 왔으며, 동로마와 서로마 간의 분열선이 그어졌던 지역이기도 하다. 더불어 동로마 제국(훗날 비잔틴 제국)의 영향력 하에선 동로마 제국과 이슬람 제국 간의 갈등 선상에서 수많은 역사적 고통을 함께해야 했으며, 합스부르크 제국이 이 지역의 새로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하려던 초기에는 유럽으로 세력을 확장하려는 오스만 터키 제국과 이를 막고 진정한 중부 유럽의 패권 국가가 되려는 합스부르크 제국 간의 주요 전쟁터중 하나로 전락해야만 했었다. 1699년 이후로는 합스부르크 제국과 오스만 터키 제국 간의 스렘스키 카를로브찌(Sremski Karlovci) 조약 합의에 따라, 양 제국 간 경계선이 발칸유럽을 중심으로 그어졌고, 이에 따라 세르비아인을 비롯한 발칸 유럽내 여러 민족들은 비록 같은 민족이면서도 서로 다른 제국의 지배 하에서 서로에게 총칼을 겨누는 역사적 아픔을 겪어야만 했었다.
19세기 민족주의 시대 이후로는 발칸유럽의 전략적, 지정학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던 러시아가 슬라브주의를 내걸며 부동항 획득 및 세력 확장을 위해 이 지역으로 진출을 강력히 추진하였고, 따라서 이를 막으려는 오스만 터키, 서구 열강들과의 싸움이 끊이지 않았었다. 특히 20세기 초 제 1차 세계 대전의 발단이 되기도 했던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제국의 동진(東進)정책과 러시아 남진(南進)정책간의 충돌과 이해 다툼 또한 이 지역을 중심으로 첨예하게 전개되었다. 이처럼 유럽의 관문에 위치한 발칸유럽은 그 지정학적, 전략적 중요성에 따라 오랜 동안 주변 열강들의 세력 각축장이 되어 오게 된다.
이 외에도 이 지역은 발칸 토착세력들 간의 영토 경쟁이 치열하게 이어져 온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발칸 유럽내 민족들 간의 갈등과 영토 전쟁이 심화된 계기는 19세기 대두된 영토 확장에 바탕을 둔 ‘문화적 민족주의(Cultural Nationalism)’의 확대와 함께, 러시아-터키 간 전쟁이후 수립된1878년 ‘베를린(Berlin) 조약’에 따른 발칸유럽 민족들의 독립 국가 건설이 함께한데서 비롯되었다 하겠다. 그 결과 19세기말부터 20세기 초 사이 발칸유럽은 주변 강대국들의 개입 외에도, 문화적 민족주의에 바탕을 두고 영토 확장을 추진해 나가려는 발칸 유럽내 민족들 간의 싸움으로 혼란의 시기를 맞이하게 된다. 특히 1912년과 1913년에 발생한 제 1,2차 발칸전쟁이후 1914년에 일어난 제 1차 세계대전의 전초전과 같은 의미를 안겨주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제 2차 세계대전이후 발칸유럽은 독자적 혹은 소련의 지원 아래 사회주의 국가로 변모하였지만, 20세기 말에 들어와 발칸유럽 내 복잡한 문화적, 종교적 혼재와 사회주의 이념 쇠퇴에 따른 민족주의 성향 증대로 인해 세르비아니즘(Serbianism/ Srpskizam)을 비롯한 소(小)패권주의 성향의 진원지가 되기도 했다. 이후 이러한 소패권주의는 20세기말, 발칸유럽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던 미국, 러시아 등 강대국들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유고 분쟁, 보스니아 내전 그리고 코소보 전쟁 등 대규모 유혈 분쟁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처럼, 발칸유럽은 다른 유럽 지역들과 달리 ‘가톨릭, 정교, 이슬람이서로 혼재된 독특한 문화권’, 유럽의 역사와 문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동·서로마의 분기점에 위치하였다는 역사적 배경’ 그리고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관문’에 위치한다는 지정학적 이유 등으로 다른 유럽지역들과는 달리 매우 독특한 종교, 문화적 양상을 보여 왔으며, 지난 2,000년을 거치며 조심스럽게 형성된 이러한 차별성이 오늘날 우리가 발칸유럽의 종교와 문화를 흥미롭게 바라보게 하는 매력이 되고 있다.
역사적 의미와 진실을 통해 발칸유럽의 종교와 문화사를 더욱 깊게 분석하려고 한 이 책은 글의 내용과 구성상 크게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선 제1장부터 제2장까지에는 발칸유럽이 왜 종교와 문화의 모자이크로 불리게 되었는지를 이해하기 위한 역사적 배경에 대한 전반적인 정리가 이루어질 것이다. 그리고 제3장부터 제7장까지는 종교와 문화적 특성에 맞추어 발칸유럽 국가를 총 5개 권역(I. 가톨릭 문화권, II. 정교 문화권, III. 이슬람 문화권, IV. 정교와 이슬람 혼재 문화권, V. 가톨릭, 정교, 이슬람 혼재 문화권)으로 나누고, 각 권역별 해당 국가들의 종교 문화적 특징과 사건별 사안들에 관한 내용을 더 깊이 있게 살펴보게 될 것이다. 특히 국가별 종교와 문화적 특징과 사례 연구로 들어가는 제3장부터는 내용 서두에 자리한 「역사적 함의와 진실을 읽는 키워드」라는 항목을 통해 해당 내용에 대한 전반적인 흐름과 내용 파악을 우선으로 제공할 생각이다. 더불어 외래어 고유 명사의 경우, 본 책의 첫 단어에 영어 혹은 현지어 기록을 원칙으로 하였음을 밝히고자 한다. (하략)
▣ 작가 소개
김철민
유고슬라비아 베오그라드 국립대학교에서 동유럽 역사학(국제정치사 전공) 박사학위를 받고, 유고슬라비아 현대사 연구소(Savremena istorija Jugoslavije) 객원연구원으로 근무했다. 현재 한국동유럽발칸학회 연구이사, 한국유럽학회 이사를 맡고 있으며,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교양학부 객원교수,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유럽연합학과 객원교수, 한국외국어대학교 동유럽학대학 세르비아·크로아티아어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발칸유럽 사회와 문화」(2004), 「보스니아 역사: 무슬림을 중심으로」(2005), 「동유럽의 민족분쟁: 보스니아, 코소보, 마케도니아」(2007), 「한국전쟁과 동유럽: 유고슬라비아는 왜 남침설을 지지했는가?」(2008), 「FLEX 세르비아어」(2009), 「또 하나의 유럽, 발칸유럽을 읽는 키워드」(2009)(공저), 「발칸유럽 민족 문제의 이해: 민족 기원과 민족주의」(2010), 「역사와 인물로 동유럽 들여다보기」(2011), 「국제 난민 이야기」(2012), 「문화와 사회로 발칸유럽 들여다보기」(2013) 논문으로는 발칸유럽 및 동유럽의 민족문제, 사회와 문화 및 국제정치사와 관련한 논문들이 다수 있다.
▣ 주요 목차
제 1장 종교와 문화의 모자이크, 발칸유럽의 역사 개관 (I)
1. 고대 I(~BC 4C): 선사시대와 그리스 문화의 유입 19
2. 고대 II(BC 3C~AD 6C): 로마의 지배와 동·서로마의 분리 24
3. 중세 I(7C~14C) : 슬라브족의 이주와 남슬라브족 왕국들의 크리스트교화 35
4. 중세 II(15C~17C): 외세 지배하의 발칸유럽과 제국주의 시대 47
5. 근대(18C~19C): 계몽전제주의에 대한 저항과 문화적 민족주의의 발흥 56
1) 합스부르크 제국 지배 지역 56
2) 오스만 터키 제국 지배 지역 62
제 2장 종교와 문화의 모자이크, 발칸유럽의 역사 개관 (II)
1. 현대 I(20C초~1944): 제 1, 2차 세계대전과 발칸유럽 73
1) 제 1차 세계대전의 배경과 역사적 의미 73
2) 양차 대전 사이의 발칸유럽 78
3) 제 2차 세계대전의 내용과 발칸유럽 82
2. 현대 II(1945~1989): 사회주의, 공산 체제하에서의 발칸유럽 87
3. 현대 III(1990년대): 자본주의, 민주주의 체제로의 전환과 민족분쟁 95
4. 21세기(2000~오늘날): EU 가입 및 진정한 유럽을 향한 움직임 105
제 3장 가톨릭 문화권
1. 슬로베니아: 게르만 제국의 지배 위에 핀 민족적 자주성 113
1) 생각하기 115
2) 슬로베니아 민족의 발칸유럽 정착과 발전 118
3. 게르만 제국의 지배와 슬로베니아인들의 문화 정체성 찾기 122
4) 19세기 민족주의 시대, 슬로베니아의 독자적 민족 문화 정체성 수립 노력 128
5) 남슬라브족 통합 운동(유고슬라비아주의)과 슬로베니아의 자주성 134
6) 정리하기 136
2. 크로아티아: 슬라브적 자기 문화 이해와 민족 정체성 구축 139
1) 생각하기 141
2) 크로아티아 민족의 발칸유럽 정착과 가톨릭 수용 146
3) 헝가리 지배 하의 크로아티아: 문화적 자기 이해를 향한 노력 153
4) 합스부르크 제국의 지배와 슬라브 의식 증대 159
5) 19세기 민족주의 시대, 크로아티아의 민족 정체성 구축과 확대 171
6) 정리하기 180
제 4장 정교 문화권
1. 세르비아: 문화적, 종교적 민족주의의 발흥, 세르비아니즘 187
1) 생각하기 188
2) 세르비아 민족의 발칸유럽 정착과 중세 세르비아 독립 정교의 역할 191
3) 제 1, 2차 농민 봉기의 역사적 의미와 자치 공국의 수립 201
4) 세르비아 근대 왕국의 수립과 세르비아니즘의 형성 205
5) 정리하기 209
2. 몬테네그로: 또 하나의 세르비아? vs 또 다른 몬테네그로? 212
1) 생각하기 213
2) 정착 초기 역사 속에 비친 몬테네그로와 세르비아 216
3) 세르비아 중세 왕국의 몰락과 몬테네그로 223
4) 근대 페트로비치 왕조 하의 몬테네그로와 세르비아 231
5) 세르비아니즘의 확대와 몬테네그로의 저항 236
6) 정리하기 241
제 5장 이슬람 문화권
1. 알바니아: 동유럽의 이슬람 국가, 알바니아 민족주의와 코소보 247
1) 생각하기 248
2) 코소보를 통해 본 알바니아 민족 기원 논쟁과 이슬람화 251
3) 문화적 민족주의 시대, 대(大)알바니아주의의 탄생과 발전 258
4) 20세기 초, 코소보에 비친 알바니아주의 대(對) 세르비아니즘 간의 충돌 263
5) 국제 사회의 코소보 주권 인정, 알바니아와 세르비아 267
6) 정리하기 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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