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일웨이 맨(2014.6)

고객평점
저자에릭 로맥스
출판사항황소자리, 발행일:2014/06/05
형태사항p.350 A5판:21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91185093079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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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콜린 퍼스, 니콜 키드먼 주연,, 영화 〈레일웨이 맨〉 원작!!

에릭 로맥스는 1919년 영국 에든버러에서 태어났다. 내성적이고 수줍음을 탔으나 그리 유별날 것 없는 외동아이였다. 기계문명이 인류에게 신세계를 선사할 거라는 믿음이 팽배하던 그 시절, 소년 로맥스는 주변 여러 친구들처럼 ‘철도광’이 되었다. 예측가능성과 정확성을 중시하는 그의 성향은 거대한 기차의 동력과 거미줄처럼 얽힌 철도망 탐색에 안성맞춤이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 취미가 훗날 최악의 철도에서 그를 후려쳐 지옥의 구렁텅이로 밀어넣게 될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비통하되 강직하고, 사려 깊은 회고록
이 책 《레일웨이 맨The Railway Man》은 기차를 향한 열정과 전쟁 고문이 남긴 상처, 두 가지 치유 불가한 병이 얽히고설켜 결코 예사롭지 않은 삶을 살아내야만 했던 한 남자의 특별한 회고록이다.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한 수십억 마디 말보다 이 책 한 권을 읽는 편이 더 낫다”는 상찬을 들은 《레일웨이 맨》에서 70대에 접어든 에릭 로맥스는 자신의 삶을 무자비하게 관통한 태평양전쟁과 그 과정에서 자행한 일본군의 패륜적 만행을 냉정하고 통렬하게 고발한다. 아울러 전쟁과 고문이 남긴 상처로 인해 순수성과 안정성을 탐미하던 세계로부터 영원히 격리된 채 절뚝발이처럼 살아오면서도 반세기에 걸친 집요한 추적으로 가해자를 찾아내고 마침내 그와 대면하기까지, 가슴 저린 이야기를 담담하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들려준다.

대영제국이 무너졌다. 에릭 로맥스는 일본군 전쟁포로가 되었다
1939년, 우체국에 다니던 에릭 로맥스는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그건 바다 건너 먼 곳의 이야기였다. 스무 살 나던 해에 영국 육군 통신장교로 자원한 것도, 순전히 재미없는 직장생활의 돌파구를 찾아보자는 심산이었다. 그러나 먼 바다에서 폭풍이 몰려오듯이 전쟁은 소리 없이 성큼성큼 다가왔고, 로맥스가 속한 노스 시그널 국왕 수비대는 1941년 3월 중순 대영제국 동쪽 국경을 수비한다는 임무 아래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군악대가 연주하는 〈영국은 영원하리〉를 들으며 승리감에 취했던 것도 잠시. 야맹증에 근시까지 있다던 일본군의 무차별적 공격 앞에서 대영제국 육군과 해군은 속수무책으로 나가떨어졌다. 이제 에릭 로맥스 소위는 이름조차 생소한 극동지역 밀림 속에 버려진 전쟁포로였다.
일본군은 아시아 패권을 영구화할 목적으로 착공한 버마-시암(미얀마-태국) 간 철도 건설현장에 연합군 전쟁포로들을 투입했다. 역사상 최악의 토목공학 참사이자 침목 하나 꼴로 한 명의 인명이 희생된, 이른바 ‘죽음의 철도’ 공사판이었다. 장소와 시간 소유권을 박탈당하고, 굶주림과 중노동에 시달리며 이미 죽음의 아가리에 들어와 있다고 생각했지만, 무심함을 가장한 저들에게 더 음험한 계략이 숨어 있다는 걸 간파하지 못한 게 화근이었다.

라디오를 제작하고 철도지도를 그려 소지했다는 이유로 스파이 혐의를 씌웠다
1943년 8월 29일 동틀 무렵, 기술 인력이 따로 머무는 칸차나부리 포로 막사에 일단의 일본군이 들이닥쳤다. 그들은 로맥스와 동료들이 조립한 라디오를 찾아냈고 오래지 않아 ‘철도광’ 로맥스가 열정과 애정을 아낌없이 쏟아부어 그린 현지 지도를 손에 넣었다. 도리깨질 하듯 무차별로 쏟아지는 폭행이 며칠 밤새 이어졌다. 아무리 주님을 부르고 도와달라고 소리쳐도 소용없는 철저한 고독과 절망 속에서 매질을 당하는 동안 갈비뼈가 부러지고, 엉치뼈와 팔목이 으스러지고, 두개골이 함몰되었다.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동료 두 명의 시신을, 일본군은 변소에 던져버렸다. 설상가상! 에릭 로맥스는 철도 루트가 표기된 지도를 그려 소지한 영국군 통신장교 출신이었다.
홀로 불려간 켐페이타이(일본 군경찰인 헌병대) 건물에서 그 끔찍한 심문이 시작되었다. “꽤 상세한 지도다. 철도 루트는 어떻게 알았나? 지도는 어디서 구했나? 누구와 내통했나? 어디로 도주하려 했나? 배후를 대라.” 어린시절부터 ‘철도광’이었다고, 기차와 철도시스템을 관찰하는 일이 얼마나 즐겁고 매혹적인지 아무리 설명해도 그들은 믿지 않았다. 휴식도 잠도 없는 심문이 줄기차게 이어지던 어느 순간부터 고문이 동원됐다. 물이 콸콸 뿜어져 나오는 파이프가 로맥스의 입과 코로 향했다. 물줄기는 기관지와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 폐와 위장까지 가득 채웠다. 그리고 또다시 심문과 폭행, 고문…. 숨을 쉴 수도, 견뎌낼 수도 없는 고통 속에서 차라리 무의식 상태가 되고 싶어 애를 썼지만 노련한 고문기술자였던 헌병대 하사관은 로맥스가 완전히 까무러지도록 내버려두지 않았다.
내장이 뒤집힐 듯한 구토와 함께 자존감의 마지막 한 조각까지 게워내던 순간, 짐승처럼 널브러져 “엄마”를 찾아 울부짖던 기억, 섬망과 코마에 빠져 생과 사를 오가던 장면들, 그리고 “로맥스 말해.”라고 끊임없이 다그치던 키 작은 통역관의 목소리, 문득 자신의 맥을 짚던 그의 손길….
형언할 수 없는 폭력과 야만 속에 내린 한 줄기 은총 덕에 로맥스는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나를 폭행하고 심문하고 고문한 놈들을 찾기까지 무려 반세기가 걸렸다
전쟁이 끝나고 조국으로 돌아온 직후 영국 육군센터에서 짧은 의료검진을 받았다. 제대로 걸을 수 있고 정상 체온에 눈에 띄는 외상도 없었다. “이제 당신 삶을 사세요.” 인간적 존엄성이 뿌리째 뽑혀나가는 지옥에서 간신히 빠져나온 로맥스에게, 의사는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그는 알았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자신은 전쟁 이전의 세계, 정연하고 아름다웠던 세상으로 복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그만 잊고 털어버리라고 충고한다. 그러나 나는 잊을 수도, 용서할 마음도 없다.” 종전 후 영국을 비롯한 서구사회에서는 2차 대전 당시 일본이 저지른 과오를 서둘러 봉합하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로맥스는 절대로 그럴 수가 없었다. 시시때때로 치밀어 오르는 분노와 복수심을 무기 삼아 그는 그때 그곳에서 왜 그렇게 치욕적인 고통을 겪어야 했는지, 자신을 때리고 감금하고 고문한 자는 누구인지를 끈질기게 추적했다.
마침내 50년이 지난 후, 단 한순간도 잊을 수 없던 일본군 통역관 나가세 다카시(그는 “1942년 싱가포르에 도착한 조선인 위안부들은 모두 군용선으로 실려왔다. 그녀들은 애초 일본군 식당에서 일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도착한 후 일본군이 위안부를 할 것을 강요했다.”라며 일본 정부의 위안부 강제징용을 증언하기도 했다)를 찾아내고, 비극이 자행된 그 장소에서 다시 만나 진정한 속죄와 용서를 이루어내기까지….

진정한 속죄와 화해를 이끌어내는 특별하고 올곧은 방식!
참혹한 개인사를 정밀하고 품격 있는 문장으로 써내려간 이 책은 1995년 초판이 출간되자마자 충격적인 화제를 불러왔고 그해 Waterstone’s 논픽션상을 수상했다. 이후 NCR Book Award, Esquire 논픽션상, JR Ackerley Prize를 연거푸 수상하면서 세계 여러 나라에 소개되었다. 2013년에는 조너선 테플리츠키가 감독하고 콜린 퍼스, 니콜 키드먼이 주연한 영화로 제작되었다.
우리는,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과거사로 인해 여전히 고통스럽다. 그런 한국의 독자들에게 이 책 《레일웨이 맨》은 눈물겨운 감동을 넘어 여러 겹의 울림과 각성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에릭 로맥스Eric Lomax(1919~2012)
1919년 영국 에든버러에서 태어났다. 유아기를 막 벗어날 무렵 아버지의 손을 잡고 걷던 산책로에서 트램을 처음 보았다. 이후 선로를 달리는 기차의 육중하고 아름다운 외관과 철도 시스템이 내포한 예측가능성 및 질서정연함에 푹 빠지면서 못 말리는 ‘철도광’으로 성장했다.
20세 되던 해에 영국 육군 통신장교로 자원,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1년 3월 중순경 대영제국 동쪽 국경을 수비한다는 임무 아래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일본군에 함락당하고, 전쟁포로가 된 로맥스는 이른바 ‘죽음의 철도’라 불리는 버마-시암(미얀마-태국) 간 철도 건설현장에 투입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라디오를 제작하고 철도 지도를 그려 소지했다는 이유로 연합군 스파이 혐의를 받아 일본 군경찰인 헌병대로부터 죽음 직전에 이르는 폭행과 고문을 당했다.
종전 후 영국으로 돌아가 에든버러 대학 고위장교 양성단에서 통신장교로 복무한 뒤 식민행정서비스에 입사해 대영제국 식민지였던 골드코스트(현재 가나)의 독립지원 업무를 맡았다. 이후 공무원과 대학 강사로 일하면서 외형적으로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듯했지만 전쟁과 고문이 남긴 상흔은... 전쟁 이전의 정서적 삶으로 복귀하는 걸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1943년에 일어난 ‘칸부리 라디오 사건’ 진상 및 자신을 스파이로 몰아 때리고 심문하고 고문했던 일본군 책임자들에 대한 추적을 멈추지 않았던 로맥스는 무려 반세기가 지난 어느 날, 고문 현장에서 통역을 맡았던 나가세 다카시라는 인물을 찾아내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마침내 피해자와 가해자가 다시 만나 진심 어린 속죄와 용서를 이루어내기까지의 과정을 기록한 책 《레일웨이 맨The Railway Man》을 1995년에 출간했다. 야만적인 고문과 치욕과 고통을 견뎌낸 자신의 이야기가 세계적으로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영화로도 제작되는 과정을, 말년의 로맥스는 직접 지켜보았다. 2012년 10월 8일, 93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역자 : 송연수
고려대학교 사범대학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교 국제대학원에서 북미유럽 분야를 전공해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1995년부터 2005년까지 외교통상부 외교안보연구원(현 국립외교원) 아태연구부 선임연구원을 지냈다.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며 번역한 책으로《용서라는 고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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