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신문 서평
대외정벌 마무리 '평화시대' 황태자 폐위등 '그늘'도
책이 관심을 끄는 또다른 이유는 역사적 인물을 다룬 평전 가운데 백미라는 점이다. 두 책의 저자인 조너선 스펜서 미국 예일대 석좌교수와 일본 동양사학계의 대표적 석학인 미야자키 이치사다(宮崎市定)는 동서양을 대표하는 중국사가라는 명성에 걸맞게 평전서술의 모범을 제시한다.
특히 스펜서가 각종 사료를 짜맞춰 강희제가 직접 자신의 삶을 회고하는 자서전 형식을 빌렸다면 미야자키는 전형적인 전기형식을 통해 옹정제의 시대를 재현해냈다. 철저하게 자료에 근거해 강희제와 옹정제의 황제로서의 측면뿐 아니라 인간적인 면모를 추적함으로써 소설책 못지 않은 재미를 제공해주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각각 1974년과 1950년에 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균형잡힌 관점과 서술은 최근 국내에서 나온 어떤 역사인물에 대한 전기보다도 뛰어나다. 실제 옹정제는 지난해 일본에서 역사에 길이 남을 10대 전기의 하나로 평가받기도 했다. 따라서 책은 아직까지 제대로 된 평전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우리 현실에서 참고할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1661년부터 1722년까지 61년간 중국을 다스린 강희제는 대내적으로는 ‘삼번의 난’을 진압하고 타이완을 점령했으며, 대외적으로는 고비사막을 넘어 갈단원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청조의 평화’시대를 연 황제중의 황제였다.
스펜서는 [강희제]에서 손자인 건륭제와 함께 중국 역사상 가장 재위기간이 길었던 강희제의 일생을 사냥과 원정, 다스림, 사고(思考), 장수(長壽), 황자들, 상유(上諭) 등의 색다른 주제들로 나눠 접근하며 그의 내면세계를 탐구하고 있다.
평전의 초점이 강희제가 1717년 내린 고별 상유를 완역한 마지막 장에 맞춰져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일종의 유조(遺詔)이자 짧은 자서전이라고 할 수 있는 고별 상유를 통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었던 강희제는 자신의 치적과 함께 제왕으로서의 고뇌, 황태자를 자기 손으로 두번씩이나 폐위시키는 등 말년에 겪었던 가정 내분을 비롯한 일생의 사건을 묘사하고 있다.
“간을 드러내고 쓸개를 끄집어내고 오장을 보여주는 것처럼 진심을 털어놓았다”고 밝힌 강희제가 천하를 다스리는 일이 번거롭고 힘들며 고달프다고 강조하는 데서 송·명대를 거치며 확립된 군주독재체제의 실상을 엿볼 수 있다. [2001.02.01 문화일보]
대외정벌 마무리 '평화시대' 황태자 폐위등 '그늘'도
책이 관심을 끄는 또다른 이유는 역사적 인물을 다룬 평전 가운데 백미라는 점이다. 두 책의 저자인 조너선 스펜서 미국 예일대 석좌교수와 일본 동양사학계의 대표적 석학인 미야자키 이치사다(宮崎市定)는 동서양을 대표하는 중국사가라는 명성에 걸맞게 평전서술의 모범을 제시한다.
특히 스펜서가 각종 사료를 짜맞춰 강희제가 직접 자신의 삶을 회고하는 자서전 형식을 빌렸다면 미야자키는 전형적인 전기형식을 통해 옹정제의 시대를 재현해냈다. 철저하게 자료에 근거해 강희제와 옹정제의 황제로서의 측면뿐 아니라 인간적인 면모를 추적함으로써 소설책 못지 않은 재미를 제공해주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각각 1974년과 1950년에 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균형잡힌 관점과 서술은 최근 국내에서 나온 어떤 역사인물에 대한 전기보다도 뛰어나다. 실제 옹정제는 지난해 일본에서 역사에 길이 남을 10대 전기의 하나로 평가받기도 했다. 따라서 책은 아직까지 제대로 된 평전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우리 현실에서 참고할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1661년부터 1722년까지 61년간 중국을 다스린 강희제는 대내적으로는 ‘삼번의 난’을 진압하고 타이완을 점령했으며, 대외적으로는 고비사막을 넘어 갈단원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청조의 평화’시대를 연 황제중의 황제였다.
스펜서는 [강희제]에서 손자인 건륭제와 함께 중국 역사상 가장 재위기간이 길었던 강희제의 일생을 사냥과 원정, 다스림, 사고(思考), 장수(長壽), 황자들, 상유(上諭) 등의 색다른 주제들로 나눠 접근하며 그의 내면세계를 탐구하고 있다.
평전의 초점이 강희제가 1717년 내린 고별 상유를 완역한 마지막 장에 맞춰져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일종의 유조(遺詔)이자 짧은 자서전이라고 할 수 있는 고별 상유를 통해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었던 강희제는 자신의 치적과 함께 제왕으로서의 고뇌, 황태자를 자기 손으로 두번씩이나 폐위시키는 등 말년에 겪었던 가정 내분을 비롯한 일생의 사건을 묘사하고 있다.
“간을 드러내고 쓸개를 끄집어내고 오장을 보여주는 것처럼 진심을 털어놓았다”고 밝힌 강희제가 천하를 다스리는 일이 번거롭고 힘들며 고달프다고 강조하는 데서 송·명대를 거치며 확립된 군주독재체제의 실상을 엿볼 수 있다. [2001.02.01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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