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1. 시골닭 삐까의 자유 찾기
아프리카의 어느 시골에 수탉 삐까가 살았습니다. 어느 날 삐까는 별별 걸 다 싣는 조그만 버스에 실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먼 여행을 떠나지요. 사람이며 짐이며 돼지, 염소, 닭 들을 꽉꽉 채운 뒤에야 먼지 날리는 황톳길을 달려가는 버스. 그런데 이상하게도 버스가 설 때마다 돼지, 염소, 닭 들이 하나씩 사라져 버립니다. ‘도대체 어디로 가 버리는 거지?’, ‘나는 또 어디로 데려가는 걸까?’ 삐까는 더럭 겁이 나는데, 버스는 아랑곳없이 구불구불한 산길을 오르락내리락 달려갑니다. 차창 너머 나무가 우거진 산길을 자유로이 돌아다니는 다른 닭들을 보며 삐까는 생각합니다. ‘도대체 이 길은 언제 끝날까?’, ‘길 끝에는 뭐가 있는 걸까?’ ‘내가 가는 길은 끝이 있기나 한 걸까?’
버스가 다다른 곳은 말도 못하게 복잡하고 시끄러운 도시 한 복판. 버스가 멈춰 서자, 누군가 삐까의 발목을 끈으로 묶어 들고 차에서 내려 자전거에 매어답니다. 자전거는 좌판이 잔뜩 벌어진 거리를 지나고, 삐까는 거꾸로 매달려서도 주의 깊게 사방을 살핍니다. 과일가게, 옷감가게, 자동차 부품가게, 그리고 ...... 앗, 통닭집까지! 삐까는 절대로 거기 있는 닭들처럼 털이 뽑히고 싶지 않아요! 자전거는 이윽고 커다란 시장에 멈춰서고, 지나가던 아주머니들이 진열된 생선을 보고 “저 녀석 아주 먹음직스럽게 생겼다.” 말하며 웃어대는 그곳에서, 삐까는 흥정꺼리가 되고 맙니다. 낡은 운동화? 생선 몇 마리?, 찢어진 지폐? 사람들은 갖가지 물건으로 자신의 값어치를 가늠하는데, 삐까는 숨이 막혀 견딜 수가 없습니다. 어서 달아나고만 싶습니다.
바로 그때, 이 사람 저 사람이 들어도 보고 흔들어도 보고 만져도 보고 하는 통에 헐거워진 끈이 저절로 풀어지고, 흥정을 마친 주인이 삐까를 잠깐 내려놓았을 때, 삐까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습니다. ‘바로 이때다!’ 물건 더미를 헤치고, 사람들 사이를 빠져 삐까는 온힘을 다해 달립니다. 미로처럼 복잡한 시장 거리를 이리로 저리로 헤매고 다닙니다. 통닭집의 닭 굽는 냄새가 속을 뒤집어놓을 무렵, 드디어 출구를 찾은 삐까. 누군가 여전히 쫓아오는지도 모르지만 삐까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더 힘껏 달립니다. 마침내 숨 막히는 시장을 벗어나 큰길로 나온 삐까는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며 생각합니다. ‘이 길은 또 언제 끝이 날까?’ 삐까는 큰길을 쉬지 않고 걸으며 간절히 바랍니다. 이 길이 정말로 먼 길이기를, 끝없이 멀고 먼 길이기를.....
2. 지구 반 바퀴 저편의 삐까와 이편의 아이들이 나누는 공감과 이해
삐까는 지구 반 바퀴를 돌아 저~편 아프리카 하고도, 이름도 낯선 부르키나파소의 수탉입니다. 지구 반 바퀴 이편의 아이들에게 삐까의 이야기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요? “삐까가 불쌍해요. 통닭 신세가 될 뻔했잖아요.” “하지만 자유를 찾아서 다행이에요!” “삐까가 너무 웃겨요! 처음엔 길이 빨리 끝나길 바라다가 나중엔 끝나지 않길 바라요.” “그림이 재밌어요. 이렇게는 나도 그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볼거리가 다닥다닥 많아서 재밌어요.” “근데 부르키나파소 버스는 정말 이래요? 시장도요?”……. 이 책을 미리 본 아이들은 정말 다양한 느낌들을 쏟아냈습니다. 그렇습니다. 백 사람에게는 백 개의 감상이 있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백 개의 감상이 수렴되는 곳은 결국 두 지점입니다. 주인공 삐까의 처지에 대한 공감과, 낯선 땅 낯선 문화에 대한 호기심과 이해.
자기 의지와는 무관하게 버스에 실린 채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먼 길을 떠나며 불안해하는 삐까, 자전거에 거꾸로 매달려서도 사방을 주의 깊게 살피는 삐까, 통닭집의 닭들처럼 털이 뽑히고 싶지 않은 삐까, 마침내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는 힘껏 뛰어 달아나는 삐까, 그리고 마침내 탈출에 성공해 얻은 자유의 길이 끝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삐까를 보며 아이들은 함께 불안해하고, 함께 주의를 기울이고, 함께 조마조마해하고, 함께 마음으로 달리고, 함께 간절히 바랍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 아이들의 처지도 수탉 삐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합니다. 자기 의지와는 무관하게 어른들이 설계해 놓은 프로그램을 따라, 무엇이 될지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불안한 미래를 향해 먼 길을 가고 있는 것이 여기 우리 아이들의 현실이니까요. 낯선 곳 아프리카의 수탉 삐까의 이야기에 강하게 공감하는 걸 보면, 어쩌면 아이들도 막연하게나마 그걸 느끼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삐까의 여정을 함께하면서, 아이들은 그 길에서 만나는 풍경과 사람들과 사물들에 주의를 기울입니다. 황갈색 땅과 검은 피부의 사람들, 작고 낡은 버스, 갖가지 모양의 나무들, 황토색 건물들, 좌판이 늘어선 시장 풍경, 거기 진열된 과일들, 토속 목각인형들……. 거기에 덧붙여, 꼼키, 땡띨루, 땅갱다우리, 와가두구와 같이 낯선 도시 이름들까지, 책속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이 아이들에게는 신기한 것투성이입니다. 하지만 또 생각해 보면, 그것들도 우리네와 같은 것의 다른 모양일 뿐입니다. 사람살이와 그것을 둘러싼 환경의 본질이야 어디든 다르지 않은 것이니까요. 그렇게 남과 나의 서로 다름에 호기심을 보이고, 결국은 그것의 서로 같음을 알아가는 것이 바로 타인의 삶과 문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일 테지요.
이것이 바로 여기 우리의 어린이들에게, 이 멀고도 먼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의 수탉 이야기를 소개하는 까닭입니다. 마치 아이가 그린 것처럼 자유분방하면서도 깨알 같은 볼거리가 가득한 그림의 매력과 함께 말이지요.
▣ 작가 소개
글, 그림 : 베로니크 베르네트
1972년 마르세유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고 아프리카에 관심이 많았다. 미술대학에 다닐 때 부르키나파소에 봉사활동을 하러 갔다가 그곳에 정이 들어 오랫동안 머물며 그림을 그렸다. 2001년에는 부르키나파소의 수도 와가두구의 중학교에서 미술을 가르치기도 했다. 와가두구의 장터와 주변 마을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즐겨 그려 왔는데, 『꼬끼오! 삐까 살려요!』도 그런 가운데 나온 작품이다. 사자나 기린 같은 야생동물의 천국이 아니라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삶의 터전으로서 아프리카를 사랑하며, 바로 그런 모습들을 그림책에 담으려 애쓰고 있다.『기술자 아다마네 집에서』,『빗물 마시기』,『이야기 만들기』, 『난 비를 기다렸어』등 아프리카를 주제로 한 작품들과 우정을 다룬 작품『아바, 나의 평생 친구』등 여러 권의 책을 출간했다.
역자 : 김노엘라
오랫동안 프랑스에 거주하면서, 한국 어린이책을 프랑스어로 번역하고 소개하는 일을 해 오고 있다. 시낭송을 좋아하고 아이들에게 책 읽어 주는 것을 좋아해서 동화 구연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번역한 책으로 『선 따라 걷는 아이』가 있다.
1. 시골닭 삐까의 자유 찾기
아프리카의 어느 시골에 수탉 삐까가 살았습니다. 어느 날 삐까는 별별 걸 다 싣는 조그만 버스에 실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먼 여행을 떠나지요. 사람이며 짐이며 돼지, 염소, 닭 들을 꽉꽉 채운 뒤에야 먼지 날리는 황톳길을 달려가는 버스. 그런데 이상하게도 버스가 설 때마다 돼지, 염소, 닭 들이 하나씩 사라져 버립니다. ‘도대체 어디로 가 버리는 거지?’, ‘나는 또 어디로 데려가는 걸까?’ 삐까는 더럭 겁이 나는데, 버스는 아랑곳없이 구불구불한 산길을 오르락내리락 달려갑니다. 차창 너머 나무가 우거진 산길을 자유로이 돌아다니는 다른 닭들을 보며 삐까는 생각합니다. ‘도대체 이 길은 언제 끝날까?’, ‘길 끝에는 뭐가 있는 걸까?’ ‘내가 가는 길은 끝이 있기나 한 걸까?’
버스가 다다른 곳은 말도 못하게 복잡하고 시끄러운 도시 한 복판. 버스가 멈춰 서자, 누군가 삐까의 발목을 끈으로 묶어 들고 차에서 내려 자전거에 매어답니다. 자전거는 좌판이 잔뜩 벌어진 거리를 지나고, 삐까는 거꾸로 매달려서도 주의 깊게 사방을 살핍니다. 과일가게, 옷감가게, 자동차 부품가게, 그리고 ...... 앗, 통닭집까지! 삐까는 절대로 거기 있는 닭들처럼 털이 뽑히고 싶지 않아요! 자전거는 이윽고 커다란 시장에 멈춰서고, 지나가던 아주머니들이 진열된 생선을 보고 “저 녀석 아주 먹음직스럽게 생겼다.” 말하며 웃어대는 그곳에서, 삐까는 흥정꺼리가 되고 맙니다. 낡은 운동화? 생선 몇 마리?, 찢어진 지폐? 사람들은 갖가지 물건으로 자신의 값어치를 가늠하는데, 삐까는 숨이 막혀 견딜 수가 없습니다. 어서 달아나고만 싶습니다.
바로 그때, 이 사람 저 사람이 들어도 보고 흔들어도 보고 만져도 보고 하는 통에 헐거워진 끈이 저절로 풀어지고, 흥정을 마친 주인이 삐까를 잠깐 내려놓았을 때, 삐까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습니다. ‘바로 이때다!’ 물건 더미를 헤치고, 사람들 사이를 빠져 삐까는 온힘을 다해 달립니다. 미로처럼 복잡한 시장 거리를 이리로 저리로 헤매고 다닙니다. 통닭집의 닭 굽는 냄새가 속을 뒤집어놓을 무렵, 드디어 출구를 찾은 삐까. 누군가 여전히 쫓아오는지도 모르지만 삐까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더 힘껏 달립니다. 마침내 숨 막히는 시장을 벗어나 큰길로 나온 삐까는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며 생각합니다. ‘이 길은 또 언제 끝이 날까?’ 삐까는 큰길을 쉬지 않고 걸으며 간절히 바랍니다. 이 길이 정말로 먼 길이기를, 끝없이 멀고 먼 길이기를.....
2. 지구 반 바퀴 저편의 삐까와 이편의 아이들이 나누는 공감과 이해
삐까는 지구 반 바퀴를 돌아 저~편 아프리카 하고도, 이름도 낯선 부르키나파소의 수탉입니다. 지구 반 바퀴 이편의 아이들에게 삐까의 이야기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요? “삐까가 불쌍해요. 통닭 신세가 될 뻔했잖아요.” “하지만 자유를 찾아서 다행이에요!” “삐까가 너무 웃겨요! 처음엔 길이 빨리 끝나길 바라다가 나중엔 끝나지 않길 바라요.” “그림이 재밌어요. 이렇게는 나도 그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볼거리가 다닥다닥 많아서 재밌어요.” “근데 부르키나파소 버스는 정말 이래요? 시장도요?”……. 이 책을 미리 본 아이들은 정말 다양한 느낌들을 쏟아냈습니다. 그렇습니다. 백 사람에게는 백 개의 감상이 있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백 개의 감상이 수렴되는 곳은 결국 두 지점입니다. 주인공 삐까의 처지에 대한 공감과, 낯선 땅 낯선 문화에 대한 호기심과 이해.
자기 의지와는 무관하게 버스에 실린 채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먼 길을 떠나며 불안해하는 삐까, 자전거에 거꾸로 매달려서도 사방을 주의 깊게 살피는 삐까, 통닭집의 닭들처럼 털이 뽑히고 싶지 않은 삐까, 마침내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는 힘껏 뛰어 달아나는 삐까, 그리고 마침내 탈출에 성공해 얻은 자유의 길이 끝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삐까를 보며 아이들은 함께 불안해하고, 함께 주의를 기울이고, 함께 조마조마해하고, 함께 마음으로 달리고, 함께 간절히 바랍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 아이들의 처지도 수탉 삐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합니다. 자기 의지와는 무관하게 어른들이 설계해 놓은 프로그램을 따라, 무엇이 될지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불안한 미래를 향해 먼 길을 가고 있는 것이 여기 우리 아이들의 현실이니까요. 낯선 곳 아프리카의 수탉 삐까의 이야기에 강하게 공감하는 걸 보면, 어쩌면 아이들도 막연하게나마 그걸 느끼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삐까의 여정을 함께하면서, 아이들은 그 길에서 만나는 풍경과 사람들과 사물들에 주의를 기울입니다. 황갈색 땅과 검은 피부의 사람들, 작고 낡은 버스, 갖가지 모양의 나무들, 황토색 건물들, 좌판이 늘어선 시장 풍경, 거기 진열된 과일들, 토속 목각인형들……. 거기에 덧붙여, 꼼키, 땡띨루, 땅갱다우리, 와가두구와 같이 낯선 도시 이름들까지, 책속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이 아이들에게는 신기한 것투성이입니다. 하지만 또 생각해 보면, 그것들도 우리네와 같은 것의 다른 모양일 뿐입니다. 사람살이와 그것을 둘러싼 환경의 본질이야 어디든 다르지 않은 것이니까요. 그렇게 남과 나의 서로 다름에 호기심을 보이고, 결국은 그것의 서로 같음을 알아가는 것이 바로 타인의 삶과 문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일 테지요.
이것이 바로 여기 우리의 어린이들에게, 이 멀고도 먼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의 수탉 이야기를 소개하는 까닭입니다. 마치 아이가 그린 것처럼 자유분방하면서도 깨알 같은 볼거리가 가득한 그림의 매력과 함께 말이지요.
▣ 작가 소개
글, 그림 : 베로니크 베르네트
1972년 마르세유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고 아프리카에 관심이 많았다. 미술대학에 다닐 때 부르키나파소에 봉사활동을 하러 갔다가 그곳에 정이 들어 오랫동안 머물며 그림을 그렸다. 2001년에는 부르키나파소의 수도 와가두구의 중학교에서 미술을 가르치기도 했다. 와가두구의 장터와 주변 마을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즐겨 그려 왔는데, 『꼬끼오! 삐까 살려요!』도 그런 가운데 나온 작품이다. 사자나 기린 같은 야생동물의 천국이 아니라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삶의 터전으로서 아프리카를 사랑하며, 바로 그런 모습들을 그림책에 담으려 애쓰고 있다.『기술자 아다마네 집에서』,『빗물 마시기』,『이야기 만들기』, 『난 비를 기다렸어』등 아프리카를 주제로 한 작품들과 우정을 다룬 작품『아바, 나의 평생 친구』등 여러 권의 책을 출간했다.
역자 : 김노엘라
오랫동안 프랑스에 거주하면서, 한국 어린이책을 프랑스어로 번역하고 소개하는 일을 해 오고 있다. 시낭송을 좋아하고 아이들에게 책 읽어 주는 것을 좋아해서 동화 구연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번역한 책으로 『선 따라 걷는 아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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