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가쟁명 -300여 년에 걸쳐 세기를 뛰어넘는 위대한 논쟁과 변론이 시작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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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이중톈
출판사항에버리치홀딩스, 발행일:2010/01/25
형태사항p.727p. 46판:20cm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92708593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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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중국문명의 무형의 뿌리를 찾아서

어떤 중국인이 미국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다. 어느 날 파티석상에서 중국인의 아들이 회사 사장의 아들인 미국인과 싸움이 붙었다. 그러자 중국인은 다짜고짜 자기 아들의 따귀를 때렸다. 이후 사건은 법정까지 가게 되어 중국인과 미국인 사장이 모두 법정에 서게 되었다. 변호사가 중국인이 자신의 아들을 때렸느냐고 묻자 사장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두 사람이 모두 퇴정한 후 중국인이 화를 참을 수 없다는 듯이 성난 얼굴로 사장에게 말했다. “정말 너무하시는군요! 어떻게 법정에서 그런 말을 할 수 있습니까? 내가 내 아들을 때린 것은 당신 체면을 살려주기 위한 것인데.” 그의 말을 들은 미국인 사장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당신 아들을 때린 게 내 체면을 위해서라고? 이 무슨 기이한 중국식 논리란 말인가!
중국식 사고방식에 따르면 체면이 살아난 미국인 사장은 그 즉시 자신의 아들 뺨을 때림으로써 “예의는 오고가는 것”임을 보여주었어야 했다. “아버지는 아들을 위해 숨기고, 아들은 아버지를 위해 숨기니 정직함이 그 가운데 있다”는 공자의 논리에 따라서 적어도 미국인 사장 역시 중국인이 아들의 뺨을 때린 사실을 숨겨야 했다. 동서양의 문화 차이를 잘 보여준 <괄사>라는 영화의 에피소드다.

서양인은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할 수 없는 동양인의 체면문화. 이는 논리에 앞서 정서적인 교감이 없이는 납득도 설명도 불가능하다. 중국은 서주 봉건시대부터 진나라가 육국을 멸망시키고, 역대 왕조를 거쳐 신해혁명으로 새로운 중화민국이 성립되고 다시 현재의 중국이 있기까지 사회제도, 물질문명, 정신적 풍모, 심지어 생활습관에 이르기까지 일일이 셀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그러나 아무리 많이 변했다고 해도 중국인은 중국인이고, 중화민족은 중화민족이다. 이유는 무엇인가? 중국문화에 핵심 가치와 가치관이 있기 때문이다.
그 무형적인 가치가 2000년 전 중국 선진先秦 시대에 등장한 사상가 유가, 묵가, 도가, 법가 등과 이들이 벌인 논쟁을 압축하여 이르는 ‘백가쟁명’에서 비롯되었음을 역설하는 책이 출간되었다. 바로 춘추전국시대 제자諸子들의 탄생부터 각 파의 계승 과정, 현대에 미친 영향까지를 특유의 재담으로 알기 쉽게 풀이한 이중톈의 《백가쟁명百家爭鳴》(원제: 先秦諸子百家爭鳴)이다. ‘백가쟁명’은 13억 중국인을 이해하고 나아가 동양문화의 근원을 찾을 수 있는 출발선인 셈이다.

백가쟁명은 동양의 르네상스다

이중톈은 중국의 르네상스인, 스타 강사, 전방위 지식인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며 끊임없이 중국사를 흥미롭게 재구성해 새롭게 해석함으로써 현대인에게 살아가는 방법을 일깨운다. 작가는 이번 책에서 서양문명의 뿌리가 그리스?로마 시대에서 비롯되었다면 수많은 지식인들이 사상의 향연을 펼친 백가쟁명이야말로 동양의 르네상스였다고 본다. 300년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그토록 위대한 사상가들이 탄생했으며, 이들의 사상이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강인한 생명력과 매력을 뿜어내며 중국뿐 아니라 동양권 전역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이야기가 단순히 먼 옛날 뛰어난 사상가들의 논설과 논쟁이 아니라 바로 지금 우리 TV 속 정치판과 오버랩되는 점도 흥미롭다. 책은 당장이라도 제자백가들의 침 튀는 논쟁 속으로 빨려 들어갈 듯 흡인력이 있다. 무엇보다 어깨 힘을 빼고 쉽고 친절하고 자세하게 유가, 묵가, 도가, 법가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풀어쓰고자 했던 작가의 노력을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논어》나 《사기》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이는 이해가 힘들었던 기존의 강독 유의 책과는 다르다. 과거와 현재를 수시로 넘나들며 끊임없이 현재 시점에서 균형 잡힌 시각으로 새롭게 해석해내는 작가의 통찰력은 인문학자들의 본보기가 될 만하다.

논쟁과 변론이 중국을 만들었다!

잘 알다시피 ‘백가쟁명’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를 모아간다는 차원에서 누구든 자기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다는 뜻으로 쓰인다. 그러나 과연 지식인들의 현란한 입담이 말과 글에 한정되었을까? 실제로 오늘날과 다름없는 혈전의 난투극이 벌어졌다. 제자백가 가운데 가장 늦게 형성된 법가가 바로 그 주인공인데, 상앙商?은 자신이 모셨던 효공이 죽고 태자가 자리에 오르자 모반죄로 몰려 극형에 처해졌다. 한비韓非 역시 반대 세력의 질투와 시기로 비명횡사했다. 공자가 제나라 안영에 의해 배척받고, 초나라에서 자서에게 물을 먹은 것은 약과라 할 정도다.
쟁명의 시작은 공자로 대표되는 유가였지만, 공자를 뛰어넘고자 했던 묵가, 도가, 법가 삼가三家의 반론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화려한 논쟁이 전개된다.
공자는 평생 관직에 나가고자 틈틈이 기회를 엿보았다. 그는 제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재상의 자리까지 올랐다. 불행히도 73년 생애에 비하면 관직생활은 14년간으로 그리 길지 않았다. 그런 공자가 그토록 집요하게 관직에 탐을 냈던 이유는 무엇일까? 공자의 학문은 주로 정치와 윤리에 관계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는 관가에 필요한 것이고 윤리는 사회에 필요한 것이다. 이것은 쓰임이 없으면 헛일이다.
그다음 등장한 묵가는 고의로 언쟁을 벌여 사사건건 공자와 어긋났으며 《묵자》의 편명을 <비유非儒>라고 할 정도로 공자 죽이기에 앞장섰다. 그래서 후대의 학자들은 묵가가 사소한 문제를 일부러 크게 부풀렸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사실 그 둘의 차이는 ‘인애(자신에게 가까운 신변에서 시작하여 점차 타인까지 미루어나가는 사랑)’냐 ‘겸애(자기와 남을 구분하지 않고 모든 인간을 똑같이 사랑함)’냐 정도에서 그친다.
그러나 세 번째 주인공 도가는 다르다. 도가는 유가나 묵가처럼 어떤 일을 도모하고자 하는 유위有爲에 반대해 아예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위無爲를 주장했다.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인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는 것이 옳으며, 무엇인가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하지 말고 무엇을 어떻게 하지 말아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공자가 제자들을 곤궁에 빠뜨리면서까지 사방팔방 어디든지 부르는 대로 달려간 것을 비웃으며 ‘무위이치無爲而治’를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내세웠다. 나아가 도가는 백성과 관리, 신하는 물론이고 임금도 우매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아래가 모두 멍청이 바보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백성을 우매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반지反智’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후세 통치자들이 즐겨 썼던 우민정책의 사상적 내원 가운데 하나이다. 그러나 후세의 우민정책이 주로 백성만 우매하게 만들고, 마땅히 같이 우매해져야 할 통치계급은 오히려 더욱 영리하게 만들었다는 점은 잘못된 계승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 네 번째 주인공 법가의 처방은 엄격하고 공평한 형벌이었다. 아무리 현명한 군주라도 생명이 다하면 태평성대가 끝나버리기 때문에 인치人治를 법치法治로 대신하고, 만인이 법 앞에 평등할 수 있기를 바랐다.
이렇듯 유가, 묵가, 도가, 묵가의 주장은 반론에 재반론으로 이어졌고 결코 합의점에 이를 수 없을 만큼 팽팽하게 맞섰다. 하지만 난세를 극복하기 위한 이들 나름의 처방전은 오늘날 중국을 이루는 핵심 주춧돌이 되었다.

회색의 승선표 한 장

이제는 선진제자들이 살았던 시대와는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 치국의 방법, 인간답게 행동하는 방법같이 그들이 내놓은 문제들은 때로 우리를 곤혹스럽게 할 뿐이다. 그렇다고 중국민족의 소중한 유산이자 인류 문명의 값진 유산을 책 속에 가둬두기도 어렵다. 현재에도 그 영향력이 지나치게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선진제자의 값진 유산을 계승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시대, 계급적 낙인을 떨쳐버리고 합리적인 핵심 내용과 보편적인 가치를 지닌 것들만 받아들이면 된다. 저자가 주장하는 ‘추상계승’, ‘합리지향’이다.
예를 들어 공자가 ‘인애’를 주장한 것은 등급제도를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인애 자체는 좋은 것이니 우리는 인애 정신은 받아들이되 등급제도는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만이다. 또한 한비는 ‘공평’을 주장했는데 이는 군주독재를 지원하기 위해서였다. 마찬가지로 ‘공평’ 자체는 좋은 사상이므로, 이 역시도 이 사상을 받아들이되 군주독재는 실시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이것이 바로 ‘색채 제거’ 작업이다.
이렇게 ‘세척’을 하고 나면, 이들은 어떤 모습을 하게 되는가? 제자들은 회색으로 변하고 만다. 왜 회색이 되어버리는가? 회색만이 다른 모든 색과 배합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색으로 변한다”는 것은 우리가 계승한 유산이 보편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에도 또한 현재에도 적용할 수 있으며, 중국민족뿐만 아니라 인류 전체에게도 적용을 할 수 있는 사상, 이것이 바로 ‘회색’의 의미이다.

축구장, 철공소, 손가락

선진제자와 백가쟁명에 대해 저자는 세 가지 비유를 들어 설명한다. 하나는 축구장이고 다른 하나는 철공소이며, 마지막 하나는 손가락이다. 왜 ‘축구장’인가? 사유가 활발하기 때문이다. 왜 ‘철공소’인가? 사상을 단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진제자는 사상을 단련시킬 수 있는 사상이다. 백가쟁명은 민족의 지혜와 영혼을 단련시키는 과정이었다. 그 과정은 마치 쇠를 두들기는 것과 같아 한 번만 친다거나 또는 한 면만 두들겨서는 안 된다. 이쪽저쪽 두들기고 달구기를 수없이 반복해야만 비로소 강철이 탄생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손가락’을 보면 지혜를 일깨울 수 있다. 손가락은 달을 가리키지만 달은 손가락이 아니다. 따라서 손가락을 달로 생각할 수는 없다. 달이 어떤지는 직접 보고 깨달아야 한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은 단지 당신에게 달이 어디에 있다고 알려주는 것에 불과하다. 제자의 말씀 역시 그저 손가락일 뿐이다.

▣ 작가 소개

저자 이중톈(易中天)
1947년 후난성湖南省 창사長沙에서 태어났다. 1981년 우한武漢대학교를 졸업하고, 문학 석사 학위 취득과 동시에 이 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현재는 샤먼廈門대학교 인문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오랫동안 문학, 예술, 미학, 심리학, 인류학, 역사학 등 다양한 분야 연구에 종사하고 있다. 《<문심조룡> 미학사상 논고》, 《예술교육학》 등의 저서가 있다. 일찍이 출간된 ‘이중톈 수필체 학술 저작 : 중국 문화 시리즈’로 《품인록》, 《제국의 슬픔》, 《중국 남녀 엿보기》, 《이중톈, 중국인을 말하다》가 있으며, 중국 독자들로부터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2005년 4월 CCTV의 <백가강단百家講壇> 프로그램을 통해 《초한지 강의》를 강의하면서 ‘고전 대중화’의 길을 개척했다. 이 강의는 당시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고, 그 열기가 2006년 《삼국지 강의》로 이어졌다. 현재 중국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학술 스타로 각광받고 있다.

역자 심규호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제주산업정보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육조 삼가 창작론 연구》, 《연표와 사진으로 보는 중국사》, 《한자로 세상읽기》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중국사상사-도론》, 《위치우위의 중국문화기행》, 《중국의 마르크스주의 문학론-구추백의 영향》, 《삼성퇴의 청동문명》 《인생이 첫 만남과 같다면》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옮긴이의 말
머리말

제1장 공자에 대한 이야기

1. 공자는 누구인가?
2. 학문을 하면서 여유가 있으면 벼슬을 한다
3. 군자는 진정 곤궁하다
4. 최고의 교사
5. 누가 좋은 학생인가?
6. 상심과 농담

제2장 유가와 묵가의 논쟁

1. 유와 협
2. 공자의 처방
3. 묵자의 처방
4. 두 부류의 협사
5. 세 가지 차이점
6. 유가와 묵가의 재평가

제3장 유가와 도가의 논쟁

1. 은사 철학자
2. 양주에서 노장까지
3. 무위의 수수께끼
4. 도의 수수께끼
5. 노자와 장자의 차이
6. 유가와 도가의 재평가

제4장 유가와 법가의 논쟁

1. 피에 물든 사상
2. 모사의 철학
3. 횡행패도
4. 양면삼도
5. 문제는 인성이다
6. 유가와 법가의 재평가

제5장 원인과 결과

1. 일에는 원인이 있기 마련이다
2. 사람이 근본이다
3. 거대한 한 가족
4. 운명은 변화를 부르고
5. 사인의 등장
6. 매력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제6장 계승하여 발전하다

1. 회색의 승선표
2. 묵자와 양주
3. 노자와 장자
4. 다시 법가를 말하다
5. 사랑의 외침
6. 정의와 자강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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