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난 그들과 다르다는 착각, 내가 안 하면 누군가가 할 거라는 착각,
다수의 의견은 맞을 거라는 착각,
속아도 또 속는 당신의 내면을 조종하는 심리법칙!
왜 38명의 목격자는 피해자를 돕지 않았을까?
왜 그들은 뻔히 틀린 줄 알면서도 다수의 의견을 따를까?
왜 그들은 부당한 줄 알면서도 권력 앞에 순순히 복종할까?
왜 배울 만큼 배운, 완벽해 보이는 그들이 종종 어리석은 결정을 내리는 걸까?
살다 보면 말도 안 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목격하거나 그런 일들을 자신도 모르게 직접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가령, 지구의 종말을 예언하며 알 수 없는 행동과 언어들로 오지 않을 죽음을 준비하는 특정 종파라든가, 뻔히 눈앞에서 피해자가 죽어가는 데도 그저 수수방관하고 있었던 수십 명의 목격자라든가, 뻔히 잘못된 답인 줄 알면서도 다수의 의견이나 선택에 동조하고 따라간다든가, 배울 만큼 배운, 소위 엘리트 집단이 오히려 더 비합리적이고 바보 같은 짓을 스스럼없이 한다든가….
이는 비단 영화 속에서나 등장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공공연하게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거나 때로는 우리 자신이 저지르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왜 그들은, 아니 우리는 틀린 줄 알면서도 다수의 의견에 동조하고, 부당한 줄 알면서도 순순히 권력에 복종하며, 합리화를 시켜가면서까지 바보 같은 짓을 계속하는 걸까? 이 책은 살면서 이성이 마비되는 바로 그 순간에 자신도 모르게 작동하는 심리학적 기제들을 사회심리학 분야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20여 가지의 기발한 실험들을 통해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이성적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인간 행동의 밑바탕에 깔린 심리적 원인들을 따라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저지르는 실수나 어리석은 짓의 근원적인 문제를 자연스럽게 파악하게 된다. 또한 내가 속한 조직 내에서, 그리고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람과 사람, 집단과 집단 사이의 갈등을 궁극적으로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 심리적 해법을 찾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이 책이 인상적인 것은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사회심리학이라는 소재를 카툰과 함께 녹임으로써 인문의 대중화를 꾀하고 있다는 점이다. 책 속 카툰은 책의 주제를 적절하고 위트 있게 담아내는 것은 물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실제 상황들을 캐릭터와 함께 익살스럽게 그려냄으로써 독자들의 공감대 형성과 감정이입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인간의 행동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실험들!
왜 그들은 말도 안 되는 어처구니없는 선택을 할까?
맹목적 믿음과 인지 부조화
▶ 왜 우리는 어처구니없는 짓을 할까?
사건 - 메리언 키치는 거듭 확신에 차서 말했다. 12월 21일 바로 그날이라고. 지구에 재앙이 닥칠 테지만 우리는 살아남을 거라고 했다. 메리언은 자정이 되기 전 서로 연락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제 몇 시간 남지 않았다. 드디어 자정. 어? 왜 아무 일도 안 일어나지? 비행접시는 대체 어디 있는 거야?
위 상황은 가상의 상황이 아니다.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위 사건을 주도했던 종파의 지도자와 추종자들은 주변 사람들과 연락을 끊고, 직장도 그만두고 오로지 종파에만 투자하고 헌신하도록 강요받았다. 물론 예고한 날짜가 지났어도 대홍수는커녕 외계인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추종자들은 자신들의 믿음이 옳았다고 증명되지 않자 나름대로 그 이유를 합리화시킬 방법을 찾았다. 그리고 자신들의 모든 행동들을 부정할 바에는 차라리 믿음을 더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심리학자 페스팅거는 갈증을 심하게 느끼는 사람이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안달하는 것처럼 부조화로 인해 영향을 받은 사람은 그 부조화를 줄이려고 안간힘을 쓰게 된다고 말한다. 즉, 부조화에 영향을 받은 사람은 부조화를 증대시킬 수 있는 것이라면 무조건 피하려 하고 반대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정보를 열심히 찾게 되는 것이다.
사회적 영향과 규범화
▶ 왜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볼까?
실험 - 나를 포함한 세 명의 학생이 어두운 방 안에 앉아 맞은편에서 깜박이는 불빛을 쳐다보고 있다. 실험자는 불빛이 움직일 때마다 버튼을 누른 후 불빛이 각각 얼마나 이동했는지 알려달라고 했다. 셋은 매번 서로가 추정한 거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의견일치를 보았다. 대체 이게 무슨 실험인지 도통 알 수 없었지만….
인지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요소들에 대해 연구했던 셰리프는 한 집단 안에서 규범이 형성되는 과정을 알아내기로 했다. 이 과정을 규범화라고 한다. 그는 애매한 상황에 처하면 사람들의 행동은 획일화되면서 사회규범이 형성된다고 주장한다. 위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은 불빛을 깜박이는 횟수가 늘수록 나름의 규범을 만들어나갔다. 자신의 대답과 상대의 대답 사이의 편차를 빠르게 줄여나가며 나름대로의 규범을 만든 것이다. 셰리프는 이를 불확실성을 줄이려는 데서 기인한다고 본다. 실험 참여자들은 각자 타당성을 가늠할 만한 객관적인 기준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집단의 다른 구성원들이 내놓은 대답에 자신의 답을 맞추려고 했다. 상황이 애매모호할수록 개인은 타인의 대답을 따라 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는 것이다.
권위에 대한 복종
▶ 무엇이 부당한 명령에 복종하게 만드는가?
실험 - 나는 지금 체벌이 학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는 실험에 참여하고 있다. 우리들 중 한 명은 단어를 외우는 학생 역할을, 다른 한 사람은 학습을 감독하는 교사 역할을 맡기로 되어 있다. 다행히 난 교수 역할이다. 근데 하다 보니 이 역할, 정말 난감하다. 학생 역할의 남자가 오답을 말할 때마다 실험자의 명령으로 전기 충격을 보내야 하다니. 전력은 벌써 110볼트! 이를 어쩌지.
스탠리 밀그램의 실험에서 사전에 진단을 맡았던 정신과 의사들은 이 실험에서 전력을 끝까지 올릴 사람은 없을 것이고(아무도 450볼트까지 전력을 올리지 않을 것이고!) 최대 전력은 기껏해야 120볼트 정도까지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참여자의 62.5%가 명령에 끝까지 복종했고, 그중 3분의 1정도가 학생에게 450볼트까지 충격을 가했다. 이들은 왜 순순히 명령에 복종한 것일까? 권위에의 복종에 대해 밀그램은 두 가지 심리 상태를 구분지어 해석한다. 하나는 자율성의 상태이고, 다른 하나는 대리자 또는 대행자의 상태이다(개인이 스스로를 자신이 하는 행위의 당사자가 아니라 어떤 권위의 결정에 따라 단순히 집행만 하는 대리자라고 생각하는 면책 상태). 밀그램에 의하면, 대리자적 상태란 “스스로를 자신이 하는 행위의 당사자라고 생각하는 자율적인 상태와는 반대로 스스로를 타인의 의지를 집행하는 대리인이라고 생각하는 조건”을 뜻한다. 그 사람은 집행자로서 해야 하는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뿐 그 행동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지 않는다.
▣ 작가 소개
저 : 실뱅 들루베
Sylvain Delouvee
파리 제5대학교인 데카르트 대학에서 ‘집단행동과 사회적 표현’을 연구해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프랑스 렌느 제2대학교의 사회심리학과 전임강사이자 프랑스 사회심리학 잡지 [국제 사회심리학 저널Les Cahiers Internationaux de Psychologie Sociale]의 편집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국제 사회심리학 사이트psychologie-sociale.org의 운영자로서 사회심리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저서로는 《고정관념과 편견 그리고 차별》(2018), 《사회심리학》(2010) 등이 있다.
역 : 문신원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이화여자대학교 불어교육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소르본 대학교 카톨릭 대학에서 DEC(현대문학과 예술 연구)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프랑스어와 영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번역서로는 『퀸의 리드 싱어, 프레디 머큐리』, 『파리카페』, 『악의 쾌락 ― 변태에 대하여』, 『여자와 남자 그리고 알코올』, 『사막에 펭귄이? 허풍도 심하시네』, 『빠삐용』, 『뉴욕의 역사』, 『화려함의 역사 베르사유』, 『체위의 역사』, 『철학자들의 동물원』, 『왕비의 침실』, 『베르낭의 그리스 신화』, 『과학의 천일야화』, 『죽음의 행군』, 『갈릴레오 이전 사람들은 세상을 어떻게 보았는가』, 『느리게 사는 즐거움』, 『미친 세상 현명하게 살아가기』, 『사랑의 찬가』, 『우리가 못할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새로운 여성적 가치의 선택』 등이 있다.
그림 : 니콜라스 베디 Nicolas Vaidis
일명 마르고.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이야기의 영감을 찾는 삽화가이자 만화가이다. 그가 창조한 캐릭터 ‘쿠이크’를 등장시켜 인문서의 대중화에 참여한 것은 이 책이 두 번째이다.
▣ 주요 목차
여는 글
1. 왜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볼까?
_ 사회적 영향과 규범화
2. 무엇이 사람들을 패닉에 빠지게 하는가?
_ 군중과 집단 히스테리
3. 유언비어는 어떻게 널리 퍼지는가?
_ 유언비어의 확산
4. 틀린 줄 알면서도 왜 다수의 의견에 따를까?
_ 사회적 영향과 체제 순응주의
5. 우리’와 ‘그들’은 언제 하나가 될까?
_ 사회 범주화의 효과
6. 왜 우리는 어처구니없는 짓을 할까?
_ 맹목적 믿음과 인지 부조화
7. 무엇이 부당한 명령에 복종하게 만드는가?
_ 권위에 대한 복종
8. 완벽해 보이는 그들이 어리석은 결정을 내리는 이유
_ 집단 극화와 집단 사고
9. 그들은 왜 피해자를 외면했을까?
_ 무감각과 방관자 효과
10. 왜 사람들은 권력에 쉽게 눈이 머는 걸까?
_ 스탠퍼드 감옥 실험
11. 이타심은 타고나는 것일까?
_ 착한 사마리아인의 우화
12. 무엇이 진정 군중을 움직이는가?
_ 사회적 사유와 연관성
난 그들과 다르다는 착각, 내가 안 하면 누군가가 할 거라는 착각,
다수의 의견은 맞을 거라는 착각,
속아도 또 속는 당신의 내면을 조종하는 심리법칙!
왜 38명의 목격자는 피해자를 돕지 않았을까?
왜 그들은 뻔히 틀린 줄 알면서도 다수의 의견을 따를까?
왜 그들은 부당한 줄 알면서도 권력 앞에 순순히 복종할까?
왜 배울 만큼 배운, 완벽해 보이는 그들이 종종 어리석은 결정을 내리는 걸까?
살다 보면 말도 안 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목격하거나 그런 일들을 자신도 모르게 직접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가령, 지구의 종말을 예언하며 알 수 없는 행동과 언어들로 오지 않을 죽음을 준비하는 특정 종파라든가, 뻔히 눈앞에서 피해자가 죽어가는 데도 그저 수수방관하고 있었던 수십 명의 목격자라든가, 뻔히 잘못된 답인 줄 알면서도 다수의 의견이나 선택에 동조하고 따라간다든가, 배울 만큼 배운, 소위 엘리트 집단이 오히려 더 비합리적이고 바보 같은 짓을 스스럼없이 한다든가….
이는 비단 영화 속에서나 등장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공공연하게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거나 때로는 우리 자신이 저지르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왜 그들은, 아니 우리는 틀린 줄 알면서도 다수의 의견에 동조하고, 부당한 줄 알면서도 순순히 권력에 복종하며, 합리화를 시켜가면서까지 바보 같은 짓을 계속하는 걸까? 이 책은 살면서 이성이 마비되는 바로 그 순간에 자신도 모르게 작동하는 심리학적 기제들을 사회심리학 분야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20여 가지의 기발한 실험들을 통해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이성적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인간 행동의 밑바탕에 깔린 심리적 원인들을 따라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저지르는 실수나 어리석은 짓의 근원적인 문제를 자연스럽게 파악하게 된다. 또한 내가 속한 조직 내에서, 그리고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람과 사람, 집단과 집단 사이의 갈등을 궁극적으로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 심리적 해법을 찾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이 책이 인상적인 것은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사회심리학이라는 소재를 카툰과 함께 녹임으로써 인문의 대중화를 꾀하고 있다는 점이다. 책 속 카툰은 책의 주제를 적절하고 위트 있게 담아내는 것은 물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실제 상황들을 캐릭터와 함께 익살스럽게 그려냄으로써 독자들의 공감대 형성과 감정이입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인간의 행동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실험들!
왜 그들은 말도 안 되는 어처구니없는 선택을 할까?
맹목적 믿음과 인지 부조화
▶ 왜 우리는 어처구니없는 짓을 할까?
사건 - 메리언 키치는 거듭 확신에 차서 말했다. 12월 21일 바로 그날이라고. 지구에 재앙이 닥칠 테지만 우리는 살아남을 거라고 했다. 메리언은 자정이 되기 전 서로 연락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제 몇 시간 남지 않았다. 드디어 자정. 어? 왜 아무 일도 안 일어나지? 비행접시는 대체 어디 있는 거야?
위 상황은 가상의 상황이 아니다.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위 사건을 주도했던 종파의 지도자와 추종자들은 주변 사람들과 연락을 끊고, 직장도 그만두고 오로지 종파에만 투자하고 헌신하도록 강요받았다. 물론 예고한 날짜가 지났어도 대홍수는커녕 외계인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추종자들은 자신들의 믿음이 옳았다고 증명되지 않자 나름대로 그 이유를 합리화시킬 방법을 찾았다. 그리고 자신들의 모든 행동들을 부정할 바에는 차라리 믿음을 더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심리학자 페스팅거는 갈증을 심하게 느끼는 사람이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안달하는 것처럼 부조화로 인해 영향을 받은 사람은 그 부조화를 줄이려고 안간힘을 쓰게 된다고 말한다. 즉, 부조화에 영향을 받은 사람은 부조화를 증대시킬 수 있는 것이라면 무조건 피하려 하고 반대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정보를 열심히 찾게 되는 것이다.
사회적 영향과 규범화
▶ 왜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볼까?
실험 - 나를 포함한 세 명의 학생이 어두운 방 안에 앉아 맞은편에서 깜박이는 불빛을 쳐다보고 있다. 실험자는 불빛이 움직일 때마다 버튼을 누른 후 불빛이 각각 얼마나 이동했는지 알려달라고 했다. 셋은 매번 서로가 추정한 거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의견일치를 보았다. 대체 이게 무슨 실험인지 도통 알 수 없었지만….
인지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요소들에 대해 연구했던 셰리프는 한 집단 안에서 규범이 형성되는 과정을 알아내기로 했다. 이 과정을 규범화라고 한다. 그는 애매한 상황에 처하면 사람들의 행동은 획일화되면서 사회규범이 형성된다고 주장한다. 위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은 불빛을 깜박이는 횟수가 늘수록 나름의 규범을 만들어나갔다. 자신의 대답과 상대의 대답 사이의 편차를 빠르게 줄여나가며 나름대로의 규범을 만든 것이다. 셰리프는 이를 불확실성을 줄이려는 데서 기인한다고 본다. 실험 참여자들은 각자 타당성을 가늠할 만한 객관적인 기준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집단의 다른 구성원들이 내놓은 대답에 자신의 답을 맞추려고 했다. 상황이 애매모호할수록 개인은 타인의 대답을 따라 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는 것이다.
권위에 대한 복종
▶ 무엇이 부당한 명령에 복종하게 만드는가?
실험 - 나는 지금 체벌이 학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는 실험에 참여하고 있다. 우리들 중 한 명은 단어를 외우는 학생 역할을, 다른 한 사람은 학습을 감독하는 교사 역할을 맡기로 되어 있다. 다행히 난 교수 역할이다. 근데 하다 보니 이 역할, 정말 난감하다. 학생 역할의 남자가 오답을 말할 때마다 실험자의 명령으로 전기 충격을 보내야 하다니. 전력은 벌써 110볼트! 이를 어쩌지.
스탠리 밀그램의 실험에서 사전에 진단을 맡았던 정신과 의사들은 이 실험에서 전력을 끝까지 올릴 사람은 없을 것이고(아무도 450볼트까지 전력을 올리지 않을 것이고!) 최대 전력은 기껏해야 120볼트 정도까지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참여자의 62.5%가 명령에 끝까지 복종했고, 그중 3분의 1정도가 학생에게 450볼트까지 충격을 가했다. 이들은 왜 순순히 명령에 복종한 것일까? 권위에의 복종에 대해 밀그램은 두 가지 심리 상태를 구분지어 해석한다. 하나는 자율성의 상태이고, 다른 하나는 대리자 또는 대행자의 상태이다(개인이 스스로를 자신이 하는 행위의 당사자가 아니라 어떤 권위의 결정에 따라 단순히 집행만 하는 대리자라고 생각하는 면책 상태). 밀그램에 의하면, 대리자적 상태란 “스스로를 자신이 하는 행위의 당사자라고 생각하는 자율적인 상태와는 반대로 스스로를 타인의 의지를 집행하는 대리인이라고 생각하는 조건”을 뜻한다. 그 사람은 집행자로서 해야 하는 행동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뿐 그 행동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지 않는다.
▣ 작가 소개
저 : 실뱅 들루베
Sylvain Delouvee
파리 제5대학교인 데카르트 대학에서 ‘집단행동과 사회적 표현’을 연구해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프랑스 렌느 제2대학교의 사회심리학과 전임강사이자 프랑스 사회심리학 잡지 [국제 사회심리학 저널Les Cahiers Internationaux de Psychologie Sociale]의 편집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국제 사회심리학 사이트psychologie-sociale.org의 운영자로서 사회심리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저서로는 《고정관념과 편견 그리고 차별》(2018), 《사회심리학》(2010) 등이 있다.
역 : 문신원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이화여자대학교 불어교육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소르본 대학교 카톨릭 대학에서 DEC(현대문학과 예술 연구)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프랑스어와 영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번역서로는 『퀸의 리드 싱어, 프레디 머큐리』, 『파리카페』, 『악의 쾌락 ― 변태에 대하여』, 『여자와 남자 그리고 알코올』, 『사막에 펭귄이? 허풍도 심하시네』, 『빠삐용』, 『뉴욕의 역사』, 『화려함의 역사 베르사유』, 『체위의 역사』, 『철학자들의 동물원』, 『왕비의 침실』, 『베르낭의 그리스 신화』, 『과학의 천일야화』, 『죽음의 행군』, 『갈릴레오 이전 사람들은 세상을 어떻게 보았는가』, 『느리게 사는 즐거움』, 『미친 세상 현명하게 살아가기』, 『사랑의 찬가』, 『우리가 못할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새로운 여성적 가치의 선택』 등이 있다.
그림 : 니콜라스 베디 Nicolas Vaidis
일명 마르고.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이야기의 영감을 찾는 삽화가이자 만화가이다. 그가 창조한 캐릭터 ‘쿠이크’를 등장시켜 인문서의 대중화에 참여한 것은 이 책이 두 번째이다.
▣ 주요 목차
여는 글
1. 왜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볼까?
_ 사회적 영향과 규범화
2. 무엇이 사람들을 패닉에 빠지게 하는가?
_ 군중과 집단 히스테리
3. 유언비어는 어떻게 널리 퍼지는가?
_ 유언비어의 확산
4. 틀린 줄 알면서도 왜 다수의 의견에 따를까?
_ 사회적 영향과 체제 순응주의
5. 우리’와 ‘그들’은 언제 하나가 될까?
_ 사회 범주화의 효과
6. 왜 우리는 어처구니없는 짓을 할까?
_ 맹목적 믿음과 인지 부조화
7. 무엇이 부당한 명령에 복종하게 만드는가?
_ 권위에 대한 복종
8. 완벽해 보이는 그들이 어리석은 결정을 내리는 이유
_ 집단 극화와 집단 사고
9. 그들은 왜 피해자를 외면했을까?
_ 무감각과 방관자 효과
10. 왜 사람들은 권력에 쉽게 눈이 머는 걸까?
_ 스탠퍼드 감옥 실험
11. 이타심은 타고나는 것일까?
_ 착한 사마리아인의 우화
12. 무엇이 진정 군중을 움직이는가?
_ 사회적 사유와 연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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