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조동화 시집 『나 하나 꽃 피어』가 출간되었다. 그의 이번 시집은 여덟 번째 시집으로 모두 75편의 시가, 제1부 계요등, 제2부 도라지꽃, 제3부 겨울 산협, 제4부 고대적 시간, 제5부 관계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후미에 유종인 시인의 해설과 시인의 말이 실려 있다.
이번 시집을 보면 제4부 「고대적 시간」에 「서동의 노래」라는 5편의 연작시가 나온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서동(후일 백제 무왕)은 신라의 선화공주가 아름답다는 말을 듣고 서라벌로 와서 참요(讖謠)적 성격의 향가 「서동요』를 지어 퍼뜨림으로써 결국 선화공주를 아내로 삼았다는 설화가 삼국유사에 전한다. 노래의 힘을 단적으로 보여준 이야기라 할 만하다.
제법 긴 시인의 말을 보면 주로 이 시집의 표제시인 「나 하나 꽃 피어」라는 한 편의 시에 대한 이야기로 지면을 거의 송두리째 할애하고 있다. 이 시는 20여 년 전에 쓴 시라는 것, 인터넷에 소개되면서 네티즌들이 지속적으로 퍼 날라 요원의 불길처럼 번져갔다는 것, 급기야 지난 해 11월에는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후보가 기자토론회 말미에 이 시를 낭송함으로써 메가톤급 폭발을 일으켰다는 것 등을 소개하고 있다.
아울러 이 시집의 하단을 장식하고 있는 띠지에는 정면에 「나 하나 꽃 피어」가 대통령 후보, 입법부 수장, CEO, 금융인, 지자체 수장, 각급단체장, 공무원, 회사원, 일반인, 초등학생에 이르기까지 가장 많이 인용하고 암송하는 시임과 동시에, 내가 먼저 변함으로써 온 세상의 변화를 이끄는 시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후면에는 네이버와 다음의 블로그와 카페 검색 건수를 표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데, 그 수치가 무려 적게는 11만5천 건에서 많게는 97만8천 건에 이르고 있다. 실로 대단한 노래(시)의 위력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끝으로 시인은 워낙 많은 네티즌들이 퍼 옮기다 보니「나 하나 꽃 피어」에 대한 오류가 확산된 점을 말하고, 그 오류가 크게 세 가지임을 밝힌다. 곧 제목의 변형(‘나 하나 꽃 되어’, ‘나 하나 꽃이 되어’, ‘나 하나 꽃이 피어’ 등), 본문의 변형(달라지겠느냐고→달라지겠냐고, 말아라→마라 등), 지은이의 이름이 ‘조병화’로 잘못 소개된 것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런 오류의 확산을 막고 바로잡기 위해 이번 시집을 상재하게 되었노라고 밝히고 있다.
■출판사 리뷰
도대체 어떤 시(詩)이기에?
참 놀라운 일도 다 있다. 정지용 시인의 시 한 구절처럼,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평범한 시 한 편이 온 세상을 달구고 있다는 사실이 그렇다. 이 시는 맨 처음 『처용 형님과 더불어』(1995)라는 시인의 세 번째 시집에 수록되었다. 시인은 어느 날 컴퓨터에 자신의 이름을 검색해 보다가 뜻밖에도 「나 하나 꽃 피어」라는 자신의 시가 블로그, 카페 등에 상당수 올라있는 사실을 발견했지만 어쩌다 그러려니 하고 개의치 않았다. 그리고 시일이 지나면 그렇게 또 수그러들고 말려니 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갈수록 확산되는 기세가 예사롭지 않고 드세어지기만 했다.
2000년 무렵, 서울 외환은행 모 지점장이자 시인의 지인이기도 한 K시인이 아침마다 출근하면 전 직원이 기립자세로 서서 「나 하나 꽃 피어」를 낭송한 다음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는 소식을 들려주었다. 2004년 무렵에는 삼성그룹의 한 부장이 시인이 사는 곳 경주를 방문하여 삼성생명과 삼성화제가 공히 사내 환경정리와 사원교육에 활용하기 위해 「나 하나 꽃 피어」의 사용허가를 요청해와 수락했다. 2008년에는 어청수 경찰청장이 「나 하나 꽃 피어」를 경찰청 책자에 수록하는 한편 자신이 지방경찰청을 순시할 때마다 이 시를 낭송하곤 했다. 2010년 조직 활성화교육 전문기업 에듀멕스는 「나 하나 꽃 피어」에서 ‘하나 꽃’ 과정을 개발하여 16개 정부 부처에서 공직 가치교육 ‘하나 꽃’ 과정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2010년 8월에는 민병덕 국민은행장이 취임사에서 「나 하나 꽃 피어」를 낭송했다. 2011년 3월 「나 하나 꽃 피어」가 초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되었다. 2011년 6월 LG전자 휴대폰 연구소 직원들이 「나 하나 꽃 피어」를 낭송하며 글로벌 휴대폰 명가 회복 각오를 다지고 있다는 소식이 서울경제신문에 보도되었다. 2011년 9월 부산시청 문화글판에 「나 하나 꽃 피어」 후반부가 채택되어 400만 부산시민의 사랑을 담뿍 받았다. 2012년 7월 대안학교인 공주 ‘꽃 피는 학교’에서는 공부시간에 들기 전에 전교생이「나 하나 꽃 피어」를 일제히 낭송하고 수업을 시작한다는 소식이 연합뉴스에 보도되었다. 2012년 11월,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가 기자협회 초청 토론회에서「나 하나 꽃 피어」를 낭송하여 일약 세간에 화제를 불러일으켰을 때, 『나 하나 꽃 피어』라는 시집은 없느냐는 시집주문 전화가 빗발쳤다. 2013년 신년벽두 국회 시무식에서 강창희 국회의장이 다시 한 번「나 하나 꽃 피어」를 낭송하여 이 시의 존재감을 세상에 알렸다. 여러 해를 두고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동안 인터넷 상에서도 역시 「나 하나 꽃 피어」는 불에 기름을 끼얹는 듯 확산에 확산을 거듭해왔다.
성냥개비 하나, 혹은 담배꽁초 하나의 작은 불씨가 큰 산을 태우는 일을 우리는 적잖게 목격해왔다. 그런데 짤막한 시 한 편이 무수한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가졌다는 사실은 금시초문이다. 이것은 분명 하나의 기적이다. 그러나 그 불가능할 것 같은 기적이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시 「나 하나 꽃 피어」를 중심으로 일어난 지는 벌써 여러 해가 되었다. 그동안 이 시를 읽은 사람들의 마음이 하나 둘 피어나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너도 꽃피고 나도 꽃피어 요원의 불길처럼 전국으로 퍼져나가기에 이른 것이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이 시집 속의 시들이 「나 하나 꽃 피어」 뿐 아니라, 한 편 한 편이 주옥같이 아름다운 서정시들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책을 읽지 않는 이 시대에 난해한 문장에 지치고 문명의 이기에 병들어가는 피로한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고 따뜻하게 위무해줄 수 있는 쉽고 아름답고 편안한 시! 그것이 이 시집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동화처럼 예쁘고 앙증맞은 삽화와, 화가 서예가의 작품들이 좋은 눈요기 거리를 제공해준다.
■ 유종인의 시 해설 「사랑의 순명順命과 순리順理의 서정들」에서
조동화의 시는 풍경과 사물이 어우러지는 가운데 사람이 살아가는, 혹은 살아내야 하는 그 절대적 자연自然으로서의 사랑을 조율하고 풀어놓는다. 그 사랑은 너무나 평범하여 사랑이 아닌 듯한 순간에도 그 고유한 형질形質을 번져낸다. 선택과 배제의 분별심이유난스런 편벽偏僻한 사랑이 아니라, 너름새 있는 늡늡한 품으로써 주변에의 번짐이 감도는 여백의 사랑이 완연하다. 그런 질박하고 웅숭깊은 사랑의 편재遍在를 위해서는 모든 숨탄것들의 생명의 소요所要로서의 시간이 대두된다. 시간은 그냥 물리적인 균질의 균일한 단순한 일과성一過性이 아니라 모든 숨탄것들 미적이들이 스스로를 감각하고 감득感得하는 생체生體로써 온유한 심성(plutonism)을 깨우치는 트임의 순간적 연속續들이다. 모호模糊가 아닌 구체具體(concrete)의 순간, 구체적 대상과 현실 속에서 몸은 사랑의 기저基低(foundation)로 거듭 숙주宿主가 될 요량이다.
날 흐려도
자귀나무 잎 열면
아침밥 때
비 내려도
자귀나무 잎 오므리면
저녁밥 때 - 「고대적古代的 시간」 전문
만일 보통의 물리적 시간의 계측과 지각만으로 숨탄것들의 생명 주기를 획일화한다면, 모든 대상 주체들은 그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그 자신의 몸에 가둬버릴 공산이 크다. 이 자기함몰은 인간에 편향적 가치를 근거로 중세(中世)의 어둠처럼 참혹한 인간에의 환멸을 낳았다. 그러나 주변과 그 주변의 현상現象(phenomenon)들을 온전히 생명의 보편적 시야로 함께 넘나들이하며 갈마드는 관계로 받아들인다면 여느 물리적物理的 시간은 인간의 주관적主觀的 시간을 넘어 영성性의 생체(organism) 시간으로 확장되는 쾌활快活에 이른다. 그것은 ‘날 흐려도/자귀나무 잎 열면/아침밥 때’라는 자연물에의 생득적生得的인 감각 속에서 돋아난다. 문명의 시계가 멈추었을 때도 자연의 시간을 볼 줄 아는 눈이 있을 때, 시詩도 더불어 불현듯 깨어나 작동한다. 시계라는 문명의 발명품에서만 시간을 보지 않고 그 대상 범위를 넓혀가기 시작하는 것, 여기에 다양한 시간의 질감(texture)과 질량質量이 존재의 감각으로 전이되고 합성된다. 사랑의 시간은 이런 융기하고 확산되는 시간의 질감 속에 번져있다.
■ 네티즌 “꿈꾸는 바다”님의 「나하나 꽃 피어」 감상
''나 하나 꽃 피어''라는 시를 읽었습니다. 읽고 또 읽어도 정말 멋있는 시입니다.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이렇게 풀어쓰면 서너 줄 밖에 되지 않는 글임에도 이 속에는 세계의 변화에 대한 진리를 담고 있습니다.
세계의 변화는 제도나 사상의 변화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변화에 있고, 그 변화를 추동하는 사람의 올곧은 마음 혹은 신념에 있음을 직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것을 거창한 담론으로 말하지 않고 꽃과 산이라는 친숙한 언어로 풀어서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꽃이 만발한 풀밭과 낙엽이 불타는 가을 산의 평화로운 그림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이 점이 이 시를 멋있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학교 때 배운 우리의 시는 쪼개고 나누고 분석하는 것으로서의 시였습니다. 상징적, 희망적, 서정적, 서사적, 예찬적, 관조적이라는 비평용어를 배웠고, 4.4조, 7.5조의 율격과 3음보, 4음보의 보격과 정형시냐 자유시냐 산문시냐 등의 형식과 기-승-전-결의 구조를 배웠습니다. ''내 마음은 호수''에서는 은유법을, ''보드레한 에메랄드''에서는 시적 허용을, ''푸른 휘파람 소리''에서는 공감각적 심상을, ''엄마야 누나야''에서는 수미상응의 기법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것들이 다 소용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느끼지 못하는 시 읽기는 괴로운 일일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는 기쁘게 읽어야 하고, 시에 드러난 시인의 마음과 함께 해야 하고, 그래서 그 시가 즐거운 것이 되어야 제대로 된 시 읽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눈으로 머리로 시를 읽지 않고, 입으로 소리 내어 읽었고 눈을 감고 머릿속에서 시를 그림으로 그렸고, 굳이 하고 많은 말들 중에서 왜 시인은 이 단어를 사용했을까를 생각했고 그 마음에 다가가고자 했습니다. 그랬더니 더 이상 시 읽기는 머리 싸매고 부딪혀야 하는 괴로운 작업이 아니었고 기쁘게 즐기는 시 읽기가 되었습니다. 예전에 괴롭게 읽었던 시들도 아주 즐거운 시로 거듭났고, 또 새롭게 와 닿는 시들은 그것들대로 소중해졌습니다. 시는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다만 기쁘게 읽고 즐겁게 받아들이면 됩니다. 시 읽기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 작가 소개
저자 : 조동화
1948년 경북 구미시 무을면 오가리 81번지에서 태어나, 영남대 문리대 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문화고등학교 교사, 경주문인협회 회장, 21세기문예창작아카데미 원장 등을 역임했다. 1978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조 「낙화암」이 당선된 이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첨성대」, 부산일보신춘문예에 시 「낙동강」이 각각 당선되었다.
1985년 중앙시조대상 신인상을 수상하고, 이호우 문학상(2003), 유심작품상(2010) 등을 수상했다.
시집으로는 첫시집 『낙화암』을 비롯하여 『산성리에서』, 『처용 형님과 더불어』, 『강은 그림자가 없다』, 『낮은 물소리』, 『눈 내리는 밤』, 『영원을 꿈꾸다』, 등이 있다.
특기할 것은, 시인은 실력 있는 문인들을 가족으로 거느린 가장이란 것이다. 그의 가족들은 시, 시조, 동시, 동화 등, 각 장르별로 무려 일곱 번이나 신춘문예에 당선하는 기록을 세웠다. 하늘의 별따기라는 신춘문예에 당선한 실력파들이 좌우에서 쏘아대는 감시의 눈초리를 감당해 내려면 그는 늘 긴장하는 시인이 되지 않을 수 없었으리라.
▣ 주요 목차
제1부
산벚꽃 있는 자리
낙동강
지난밤 꾼 꿈이
참깨꽃
김장
별리別離
산위에서
소록도
제천행
가을 편지 Ⅰ
가을 편지 Ⅱ
가을 편지 Ⅲ
무제無題
사랑
부지不知
제2부
나생이
도라지꽃
인과율因果
나무의 정체
나 하나 꽃 피어
지구의 무게
강은 그림자가 없다
꿈꾸는 숲
초개의 꿈
파적破寂
봄 산
조화의 힘
가을 산행
에밀레종 곁에서
봄 바다에서
제3부
2월
나의 하나님
근황近況
감은사지에서
등허리 때려주니
초겨울 언덕 위에
별똥별
겨울 산협山峽
시詩
사랑한다는 것
또 벼가 익는다
봄은 무슨 법으로
고사목
새가 있는 풍경
우음偶淫
제4부
남녘 봄, 북녘 가을
연화리에서
반 고흐의 눈
고대적古代的 시간
감은사종
왕릉에 기대어
서동의 노래 Ⅰ
서동의 노래 Ⅱ
서동의 노래 Ⅲ
서동의 노래 Ⅳ
서동의 노래 Ⅴ
백결가百結歌
마침계磨針溪의 소년
금관
민들레에게
춘분 무렵
제5부
나의 시
무無에 관하여
관계關係
산위에서
흔들바위
잠들기 전 한참을
두일포斗日浦
경포 바다
내력歷 Ⅰ
내력歷 Ⅱ
내력歷 Ⅲ
내력歷 Ⅳ
내력歷 Ⅴ
내력歷 Ⅵ
해설 유종인
시인의 말
조동화 시집 『나 하나 꽃 피어』가 출간되었다. 그의 이번 시집은 여덟 번째 시집으로 모두 75편의 시가, 제1부 계요등, 제2부 도라지꽃, 제3부 겨울 산협, 제4부 고대적 시간, 제5부 관계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후미에 유종인 시인의 해설과 시인의 말이 실려 있다.
이번 시집을 보면 제4부 「고대적 시간」에 「서동의 노래」라는 5편의 연작시가 나온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서동(후일 백제 무왕)은 신라의 선화공주가 아름답다는 말을 듣고 서라벌로 와서 참요(讖謠)적 성격의 향가 「서동요』를 지어 퍼뜨림으로써 결국 선화공주를 아내로 삼았다는 설화가 삼국유사에 전한다. 노래의 힘을 단적으로 보여준 이야기라 할 만하다.
제법 긴 시인의 말을 보면 주로 이 시집의 표제시인 「나 하나 꽃 피어」라는 한 편의 시에 대한 이야기로 지면을 거의 송두리째 할애하고 있다. 이 시는 20여 년 전에 쓴 시라는 것, 인터넷에 소개되면서 네티즌들이 지속적으로 퍼 날라 요원의 불길처럼 번져갔다는 것, 급기야 지난 해 11월에는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후보가 기자토론회 말미에 이 시를 낭송함으로써 메가톤급 폭발을 일으켰다는 것 등을 소개하고 있다.
아울러 이 시집의 하단을 장식하고 있는 띠지에는 정면에 「나 하나 꽃 피어」가 대통령 후보, 입법부 수장, CEO, 금융인, 지자체 수장, 각급단체장, 공무원, 회사원, 일반인, 초등학생에 이르기까지 가장 많이 인용하고 암송하는 시임과 동시에, 내가 먼저 변함으로써 온 세상의 변화를 이끄는 시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후면에는 네이버와 다음의 블로그와 카페 검색 건수를 표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데, 그 수치가 무려 적게는 11만5천 건에서 많게는 97만8천 건에 이르고 있다. 실로 대단한 노래(시)의 위력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끝으로 시인은 워낙 많은 네티즌들이 퍼 옮기다 보니「나 하나 꽃 피어」에 대한 오류가 확산된 점을 말하고, 그 오류가 크게 세 가지임을 밝힌다. 곧 제목의 변형(‘나 하나 꽃 되어’, ‘나 하나 꽃이 되어’, ‘나 하나 꽃이 피어’ 등), 본문의 변형(달라지겠느냐고→달라지겠냐고, 말아라→마라 등), 지은이의 이름이 ‘조병화’로 잘못 소개된 것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런 오류의 확산을 막고 바로잡기 위해 이번 시집을 상재하게 되었노라고 밝히고 있다.
■출판사 리뷰
도대체 어떤 시(詩)이기에?
참 놀라운 일도 다 있다. 정지용 시인의 시 한 구절처럼,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평범한 시 한 편이 온 세상을 달구고 있다는 사실이 그렇다. 이 시는 맨 처음 『처용 형님과 더불어』(1995)라는 시인의 세 번째 시집에 수록되었다. 시인은 어느 날 컴퓨터에 자신의 이름을 검색해 보다가 뜻밖에도 「나 하나 꽃 피어」라는 자신의 시가 블로그, 카페 등에 상당수 올라있는 사실을 발견했지만 어쩌다 그러려니 하고 개의치 않았다. 그리고 시일이 지나면 그렇게 또 수그러들고 말려니 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갈수록 확산되는 기세가 예사롭지 않고 드세어지기만 했다.
2000년 무렵, 서울 외환은행 모 지점장이자 시인의 지인이기도 한 K시인이 아침마다 출근하면 전 직원이 기립자세로 서서 「나 하나 꽃 피어」를 낭송한 다음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는 소식을 들려주었다. 2004년 무렵에는 삼성그룹의 한 부장이 시인이 사는 곳 경주를 방문하여 삼성생명과 삼성화제가 공히 사내 환경정리와 사원교육에 활용하기 위해 「나 하나 꽃 피어」의 사용허가를 요청해와 수락했다. 2008년에는 어청수 경찰청장이 「나 하나 꽃 피어」를 경찰청 책자에 수록하는 한편 자신이 지방경찰청을 순시할 때마다 이 시를 낭송하곤 했다. 2010년 조직 활성화교육 전문기업 에듀멕스는 「나 하나 꽃 피어」에서 ‘하나 꽃’ 과정을 개발하여 16개 정부 부처에서 공직 가치교육 ‘하나 꽃’ 과정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2010년 8월에는 민병덕 국민은행장이 취임사에서 「나 하나 꽃 피어」를 낭송했다. 2011년 3월 「나 하나 꽃 피어」가 초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되었다. 2011년 6월 LG전자 휴대폰 연구소 직원들이 「나 하나 꽃 피어」를 낭송하며 글로벌 휴대폰 명가 회복 각오를 다지고 있다는 소식이 서울경제신문에 보도되었다. 2011년 9월 부산시청 문화글판에 「나 하나 꽃 피어」 후반부가 채택되어 400만 부산시민의 사랑을 담뿍 받았다. 2012년 7월 대안학교인 공주 ‘꽃 피는 학교’에서는 공부시간에 들기 전에 전교생이「나 하나 꽃 피어」를 일제히 낭송하고 수업을 시작한다는 소식이 연합뉴스에 보도되었다. 2012년 11월,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가 기자협회 초청 토론회에서「나 하나 꽃 피어」를 낭송하여 일약 세간에 화제를 불러일으켰을 때, 『나 하나 꽃 피어』라는 시집은 없느냐는 시집주문 전화가 빗발쳤다. 2013년 신년벽두 국회 시무식에서 강창희 국회의장이 다시 한 번「나 하나 꽃 피어」를 낭송하여 이 시의 존재감을 세상에 알렸다. 여러 해를 두고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동안 인터넷 상에서도 역시 「나 하나 꽃 피어」는 불에 기름을 끼얹는 듯 확산에 확산을 거듭해왔다.
성냥개비 하나, 혹은 담배꽁초 하나의 작은 불씨가 큰 산을 태우는 일을 우리는 적잖게 목격해왔다. 그런데 짤막한 시 한 편이 무수한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가졌다는 사실은 금시초문이다. 이것은 분명 하나의 기적이다. 그러나 그 불가능할 것 같은 기적이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시 「나 하나 꽃 피어」를 중심으로 일어난 지는 벌써 여러 해가 되었다. 그동안 이 시를 읽은 사람들의 마음이 하나 둘 피어나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너도 꽃피고 나도 꽃피어 요원의 불길처럼 전국으로 퍼져나가기에 이른 것이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이 시집 속의 시들이 「나 하나 꽃 피어」 뿐 아니라, 한 편 한 편이 주옥같이 아름다운 서정시들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책을 읽지 않는 이 시대에 난해한 문장에 지치고 문명의 이기에 병들어가는 피로한 사람들의 마음을 편안하고 따뜻하게 위무해줄 수 있는 쉽고 아름답고 편안한 시! 그것이 이 시집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동화처럼 예쁘고 앙증맞은 삽화와, 화가 서예가의 작품들이 좋은 눈요기 거리를 제공해준다.
■ 유종인의 시 해설 「사랑의 순명順命과 순리順理의 서정들」에서
조동화의 시는 풍경과 사물이 어우러지는 가운데 사람이 살아가는, 혹은 살아내야 하는 그 절대적 자연自然으로서의 사랑을 조율하고 풀어놓는다. 그 사랑은 너무나 평범하여 사랑이 아닌 듯한 순간에도 그 고유한 형질形質을 번져낸다. 선택과 배제의 분별심이유난스런 편벽偏僻한 사랑이 아니라, 너름새 있는 늡늡한 품으로써 주변에의 번짐이 감도는 여백의 사랑이 완연하다. 그런 질박하고 웅숭깊은 사랑의 편재遍在를 위해서는 모든 숨탄것들의 생명의 소요所要로서의 시간이 대두된다. 시간은 그냥 물리적인 균질의 균일한 단순한 일과성一過性이 아니라 모든 숨탄것들 미적이들이 스스로를 감각하고 감득感得하는 생체生體로써 온유한 심성(plutonism)을 깨우치는 트임의 순간적 연속續들이다. 모호模糊가 아닌 구체具體(concrete)의 순간, 구체적 대상과 현실 속에서 몸은 사랑의 기저基低(foundation)로 거듭 숙주宿主가 될 요량이다.
날 흐려도
자귀나무 잎 열면
아침밥 때
비 내려도
자귀나무 잎 오므리면
저녁밥 때 - 「고대적古代的 시간」 전문
만일 보통의 물리적 시간의 계측과 지각만으로 숨탄것들의 생명 주기를 획일화한다면, 모든 대상 주체들은 그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그 자신의 몸에 가둬버릴 공산이 크다. 이 자기함몰은 인간에 편향적 가치를 근거로 중세(中世)의 어둠처럼 참혹한 인간에의 환멸을 낳았다. 그러나 주변과 그 주변의 현상現象(phenomenon)들을 온전히 생명의 보편적 시야로 함께 넘나들이하며 갈마드는 관계로 받아들인다면 여느 물리적物理的 시간은 인간의 주관적主觀的 시간을 넘어 영성性의 생체(organism) 시간으로 확장되는 쾌활快活에 이른다. 그것은 ‘날 흐려도/자귀나무 잎 열면/아침밥 때’라는 자연물에의 생득적生得的인 감각 속에서 돋아난다. 문명의 시계가 멈추었을 때도 자연의 시간을 볼 줄 아는 눈이 있을 때, 시詩도 더불어 불현듯 깨어나 작동한다. 시계라는 문명의 발명품에서만 시간을 보지 않고 그 대상 범위를 넓혀가기 시작하는 것, 여기에 다양한 시간의 질감(texture)과 질량質量이 존재의 감각으로 전이되고 합성된다. 사랑의 시간은 이런 융기하고 확산되는 시간의 질감 속에 번져있다.
■ 네티즌 “꿈꾸는 바다”님의 「나하나 꽃 피어」 감상
''나 하나 꽃 피어''라는 시를 읽었습니다. 읽고 또 읽어도 정말 멋있는 시입니다.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이렇게 풀어쓰면 서너 줄 밖에 되지 않는 글임에도 이 속에는 세계의 변화에 대한 진리를 담고 있습니다.
세계의 변화는 제도나 사상의 변화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변화에 있고, 그 변화를 추동하는 사람의 올곧은 마음 혹은 신념에 있음을 직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것을 거창한 담론으로 말하지 않고 꽃과 산이라는 친숙한 언어로 풀어서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꽃이 만발한 풀밭과 낙엽이 불타는 가을 산의 평화로운 그림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이 점이 이 시를 멋있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학교 때 배운 우리의 시는 쪼개고 나누고 분석하는 것으로서의 시였습니다. 상징적, 희망적, 서정적, 서사적, 예찬적, 관조적이라는 비평용어를 배웠고, 4.4조, 7.5조의 율격과 3음보, 4음보의 보격과 정형시냐 자유시냐 산문시냐 등의 형식과 기-승-전-결의 구조를 배웠습니다. ''내 마음은 호수''에서는 은유법을, ''보드레한 에메랄드''에서는 시적 허용을, ''푸른 휘파람 소리''에서는 공감각적 심상을, ''엄마야 누나야''에서는 수미상응의 기법이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것들이 다 소용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느끼지 못하는 시 읽기는 괴로운 일일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는 기쁘게 읽어야 하고, 시에 드러난 시인의 마음과 함께 해야 하고, 그래서 그 시가 즐거운 것이 되어야 제대로 된 시 읽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눈으로 머리로 시를 읽지 않고, 입으로 소리 내어 읽었고 눈을 감고 머릿속에서 시를 그림으로 그렸고, 굳이 하고 많은 말들 중에서 왜 시인은 이 단어를 사용했을까를 생각했고 그 마음에 다가가고자 했습니다. 그랬더니 더 이상 시 읽기는 머리 싸매고 부딪혀야 하는 괴로운 작업이 아니었고 기쁘게 즐기는 시 읽기가 되었습니다. 예전에 괴롭게 읽었던 시들도 아주 즐거운 시로 거듭났고, 또 새롭게 와 닿는 시들은 그것들대로 소중해졌습니다. 시는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다만 기쁘게 읽고 즐겁게 받아들이면 됩니다. 시 읽기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 작가 소개
저자 : 조동화
1948년 경북 구미시 무을면 오가리 81번지에서 태어나, 영남대 문리대 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문화고등학교 교사, 경주문인협회 회장, 21세기문예창작아카데미 원장 등을 역임했다. 1978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조 「낙화암」이 당선된 이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첨성대」, 부산일보신춘문예에 시 「낙동강」이 각각 당선되었다.
1985년 중앙시조대상 신인상을 수상하고, 이호우 문학상(2003), 유심작품상(2010) 등을 수상했다.
시집으로는 첫시집 『낙화암』을 비롯하여 『산성리에서』, 『처용 형님과 더불어』, 『강은 그림자가 없다』, 『낮은 물소리』, 『눈 내리는 밤』, 『영원을 꿈꾸다』, 등이 있다.
특기할 것은, 시인은 실력 있는 문인들을 가족으로 거느린 가장이란 것이다. 그의 가족들은 시, 시조, 동시, 동화 등, 각 장르별로 무려 일곱 번이나 신춘문예에 당선하는 기록을 세웠다. 하늘의 별따기라는 신춘문예에 당선한 실력파들이 좌우에서 쏘아대는 감시의 눈초리를 감당해 내려면 그는 늘 긴장하는 시인이 되지 않을 수 없었으리라.
▣ 주요 목차
제1부
산벚꽃 있는 자리
낙동강
지난밤 꾼 꿈이
참깨꽃
김장
별리別離
산위에서
소록도
제천행
가을 편지 Ⅰ
가을 편지 Ⅱ
가을 편지 Ⅲ
무제無題
사랑
부지不知
제2부
나생이
도라지꽃
인과율因果
나무의 정체
나 하나 꽃 피어
지구의 무게
강은 그림자가 없다
꿈꾸는 숲
초개의 꿈
파적破寂
봄 산
조화의 힘
가을 산행
에밀레종 곁에서
봄 바다에서
제3부
2월
나의 하나님
근황近況
감은사지에서
등허리 때려주니
초겨울 언덕 위에
별똥별
겨울 산협山峽
시詩
사랑한다는 것
또 벼가 익는다
봄은 무슨 법으로
고사목
새가 있는 풍경
우음偶淫
제4부
남녘 봄, 북녘 가을
연화리에서
반 고흐의 눈
고대적古代的 시간
감은사종
왕릉에 기대어
서동의 노래 Ⅰ
서동의 노래 Ⅱ
서동의 노래 Ⅲ
서동의 노래 Ⅳ
서동의 노래 Ⅴ
백결가百結歌
마침계磨針溪의 소년
금관
민들레에게
춘분 무렵
제5부
나의 시
무無에 관하여
관계關係
산위에서
흔들바위
잠들기 전 한참을
두일포斗日浦
경포 바다
내력歷 Ⅰ
내력歷 Ⅱ
내력歷 Ⅲ
내력歷 Ⅳ
내력歷 Ⅴ
내력歷 Ⅵ
해설 유종인
시인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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