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현대인의 필수품, 다이어트! 그런데 다이어트는 이미 인류의 필수품이었다?
그들은 언제, 무엇 때문에, 그리고 ‘어떻게’ 다이어트를 시작했을까?
영국의 의학사가 루이스 폭스크로프트가 들려주는 인류의 다이어트 2천 년의 역사!
텔레비전을 켜면 여기저기 맛집 투어 방송과 온갖 치장을 한 음식에 대한 소위 전문가들의 예찬으로 우리의 식욕을 자극하고 있다. 하지만 곧바로 언제 그랬냐는 듯이 비만을 조롱하는 개그프로그램을 보며 깔깔대다 군살 없는 잘빠진 몸매를 가진 선남선녀들의 모습에 부러움을 느끼고는 결국 홈쇼핑몰에서 각종 저칼로리 음식과 착용만 해도 저절로 살이 빠진다는 다이어트 기구 광고에 눈이 가는 경험을 해 봤을 것이다. 현대인들에게 비만이란 증오스러운 나의 일부이자 드러내지 말아야할 수치심이다. 그럴수록 우리는 ‘다이어트’라는 만병통치약에 빠져들고 만다. 어느새 부턴가 인간은 다이어트와 함께 태어난 것처럼 분간되지 않을 만큼 다이어트는 생활의 필수품이 된지 오래다. 그러나 이런 강박적인 쳇바퀴 속에서 한번쯤은 이런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도대체 내가 왜 이 짓을 해야 하는 거지?’
이 책의 작성에 도움을 받기 위해 직접 다이어트에 돌입한 저자 루이스 폭스크로프트도 매일 아침 몸무게를 재고, 입으로 들어가는 칼로리를 계산하면서 신경질적으로 변하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진정한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쳇바퀴에서 내려와 이것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떻게 움직여왔는지를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복적이고 불만족스러운 다이어트의 경험은 다이어트의 긴 역사를 면밀히 돌아봄으로써 그것이 잘못되었음을 증명할 수 있다. 그렇게 해야 우리는 유행 다이어트와 단기 집중 다이어트라는 폭군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17쪽)
| 위대한 지성들을 고뇌하게 만든 한 단어, ‘다이어트!’
다이어트 2천 년의 역사를 들춰보면 수많은 지성들이 다이어트를 앞에 두고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들로 놀라게 된다.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뿐만 아니라 성 아우구스티누스, 토마스 아퀴나스, 니체 같은 한 번쯤은 들어봤을 위대한 철학자들도 그렇고, 존 밀튼, 바이런 같은 시인들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중세시기 코르나르, 브리야 사바랭 같은 이들은 당대 최고의 지성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각광받는 다이어트 전문가로서 평가받으며 한 시대를 풍미하기도 했다.
이들이 얼마나 다이어트에 곤욕을 치루고 있었는지는 책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너무 뚱뚱한 나머지 시신이 관에 들어가지 않을 만큼 거구였음에도 불구하고 탐식은 곧바로 지옥의 문제이며 비만은 악마의 유혹이자 지옥의 구더기 같다며 저주를 퍼부었다. 또한 낭만주의 시대를 대표하는 시인이자 당대 청소년의 최고 인기스타였던 바이런은 비만은 문학적 창의력을 죽인다고 믿고는 단식을 하거나 식초를 자주 먹었지만 이내 스트레스가 쌓이자 폭식으로 이를 풀기도 했다. 오스트리아 황제 요제프 1세의 황후인 시씨는 몸무게가 48kg밖에 나가지 않았음에도 매일같이 설사약을 먹고 강도 높은 운동으로 살을 빼려 노력했다. 니체는 당시 최고의 다이어트 전문가로 알려진 코르나르의 기법을 직접 해보았지만 효과를 못보고는 건강을 해치기만 할 뿐이라며 퉁명스럽게 말하기도 했다.
| 무조건 먹지 말고 토하고 싸라!
이 책에서 나오는 몇몇 다이어트 처방책을 보면 어처구니없기도 하다. 음식물을 토해내는 것이 다이어트 효과에 탁월하다느니, 섹스는 사람을 나태하게 만들어 비만을 유발하니 피해야 하며, 지방을 짜내려고 온몸을 심하게 때리고 꼬집는 경우도 있었다. 심지어 당대 다이어트 권위자로 평가받았던 이들은 살을 빼려는 이들에게 협박도 예사였다.
“내 말을 따르지 않으면 뚱뚱해져서 추해질 뿐만 아니라 천식도 걸리고 나중에는 자기 살에 파묻혀서 죽을 것이다. 그렇게 되는지 안 되는지 어디 한번 내가 지켜볼 것이다.”(사바랭)
“단지 관습과 관행이 다를 뿐이지, 가축의 고기를 먹는 것은 인육을 먹는 것과 마찬가지다.”(체인 박사)
살을 빼려는 열망은 민간요법에서도 그대로 보여진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람들에게 신뢰를 받고 있는 담배를 피우라는 이야기부터, 매일 비누를 복용하는 것은 예사고 아예 음식을 끊고 식초만 먹어 죽음직전까지 간 경우도 있었다. 심지어 남녀 가릴 것 없이 코르셋을 너무 꽉 조이는 바람에 가슴뼈가 폐를 관통해 사망하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그런데 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당시 사람들이 살을 빼는 목적이 제각각이었음도 확인할 수 있다. 처음으로 자연과 외부에 대한 철학적, 과학적 인식을 성립시킨 고대 그리스 시기부터 신이 지배하는 세계였던 기독교적 중세, 인본주의적 부활을 주창한 르네상스와 자본주의가 태동한 근대까지 비만은 시대에 따라 새롭게 규정되었고, 다이어트 자체가 적절하든 쓸데없든 그 방법들 역시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 무한반복의 다이어트로부터 총체적인 삶의 방식인 다이어트로!
<칼로리 앤 코르셋>을 통해 독자들은 오늘날 다이어트가 지난 2천 년의 다이어트보다 ‘과학적이고, 효과적이며, 건강에 이롭다’는 믿음이 무색할 정도로 형편없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오히려 오늘날의 산업화된 다이어트, 유행 다이어트가 과거보다 훨씬 속임수가 판친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게 될지 모른다. 그렇다면 이제 살은 어떻게 빼야 하는가? 우리는 단지 과거에 사용된 믿을만한 다이어트 방법들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일까? 인류와 함께해 온 다이어트 2천 년, 그 역사 자체가 가진 의미가 과연 무엇일까? 이 책은 살을 빼기 위해 살을 빼는 무한반복의 다이어트로부터 탈출해 총체적인 삶의 방식으로서 정의되었던 다이어트를 발견하는 실마리를 독자들에게 제시할 것이다.
작가 소개
지은이 : 루이스 폭스크로프트
영국에서 태어난 루이스 폭스크로프트는 케임브리지대학 의학사가로 <가디언The Guardian>, <런던북리뷰The London Review of Books>, <인디펜던트Independent> 등에 글을 기고했으며 그녀의 최신작 《화끈거리는 얼굴과 냉철한 과학Hot Flushes, Cold Science》은 비평가들의 극찬을 받으며 2009년 롱맨-히스토리 투데이 올해의 책 상을 수상했다.
옮긴이 : 차윤진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제주대학교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하고 출판번역에이전시 베네트랜스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불 속의 사람들≫ ≪버리는 글쓰기≫ ≪신의 농담≫ ≪칼로리 앤 코르셋≫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 차
2. 다이어트의 기원
3. 사치와 나태
4. 위험한 생각은 절대 하지 마라
5. 살찐 사람들을 위한 조언
6. 유행 다이어트와 식생활
7. 눈은 크게 뜨고 입은 꽉 다물라
8. 자몽 반 개와 올리브 두 알
9. 해골과 스웨터걸
10. 현대의 산업 다이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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