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인간에게는 빵 못지않게 아름다움이 필요합니다.
아름다운 자연 속을 거닐다 보면,
몸과 마음에 쌓인 피로가 저절로 사라지지요.”
전 세계 곳곳을 자연과 교감하며 두 발로 걸어 다닌 사나이 존 뮤어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존 뮤어를 아냐고 물으면 대부분 모른다고 대답한다. 번역 출간된 책이 많은데도 인지도는 상당히 낮은 편이다. [월든]의 헨리 데이비드 소로나 [침묵의 봄]의 레이철 카슨은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존 뮤어에 대해서는 이름조차 생소한 경우가 많다. 존 뮤어는 어떤 사람일까?
존 뮤어는 미국의 대표적인 환경 운동가이다. 그렇다면 같은 환경 운동가로 불리면서 사상가인 소로와 과학자인 카슨과는 어떻게 다를까? 존 뮤어는 전 세계 곳곳을 두 발로 걸어 다닌 도보 여행가이다. 수많은 산을 오르고,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골짜기를 걸었으며, 자연 속에서 잠들고 자연과 더불어 살았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도보 여행을 멈추지 않았다.
도보 여행을 통해 경험한 아름답고 소중한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는 것이 존 뮤어의 신념이었다. 그래서 요세미티, 그랜드캐니언 등을 국립 공원으로 지정하기 위해 온 힘을 기울였다. 환경 운동 단체인 ‘시에라 클럽’을 창립하여 사람들의 힘을 모았다. 존 뮤어가 이 일을 하지 않았다면 수많은 자연림이 지구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한비야, 김남희 등 도보 여행가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고, 산티아고 가는 길에 대한 책들이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고, 올레길과 둘레길이 만들어지는 걷기 열풍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100년 전에 자연과 교감하며 조용히 걸었던 존 뮤어를 만나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영하 20도의 폭풍과 눈보라를 이겨 낸 강한 정신력을 지닌 존 뮤어
산에서 조난당한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흥미롭다. 과연 살아서 돌아올 수 있을까?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존 뮤어는 평생 동안 수많은 산에 올랐다. 절벽에서 추락할 뻔한 적도 있었고, 개와 함께 얼음 절벽을 건너야 했던 적도 있었다. 자신이 위기에 처한 일도 많았지만 위험에 빠진 동료를 구조한 일도 종종 있었는데, 존 뮤어는 여러 편의 산행 에세이를 통해 그때의 정황을 디테일하게 표현해 놓았다. 이 책은 [섀스타 산에서 겪은 위험한 하룻밤]을 기본으로 구성하였다.
존은 길 안내 청년 제롬과 섀스타 산 정상에 올라갔다. 산의 기압을 재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이 컴컴해지더니 우박이 후드득후드득 쏟아졌다. 기온은 영하 이십 도까지 떨어지고, 길을 꽁꽁 얼어붙고 말았다. 두 사람은 내려가는 것을 포기해야 했다.
다행히 섀스타 산은 한때 화산 활동이 이루어졌던 곳이었다. 아직도 땅 속에선 마그마가 부글부글 끓고 있었고, 증기를 내뿜는 구멍들이 있었다. 그곳에 있으면 최소한 얼어 죽는 건 피할 수 있었다. 위는 꽁꽁 얼어붙지만 바닥에 접한 부분은 따뜻했다. 그러나 졸음이 문제였다. 잠들면 체온이 떨어지고 생명이 위태롭게 될 수도 있었다. 존은 제롬의 잠을 깨우기 위해 여러 동물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두 사람은 아침이 되어 기쁜 마음으로 하산을 한다.
자연만물을 평등하게 보고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 존 뮤어
이야기 속에 여러 개의 짧은 이야기를 안고 있는 액자 소설 형식이다. 영하 이십 도의 추위와 폭풍과 눈보라 속에서도 강인한 의지로 정신을 잃지 않는 두 남자의 모습이 기본 이야기이다. 사이사이에 총에 맞은 새끼 돼지 이야기, 돌멩이에 맞은 기러기 이야기, 주인공과 눈싸움을 벌인 곰 이야기, 사람과 친구처럼 지내는 더글러스 다람쥐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침이 되어 두 사람은 동물 이야기 덕분에 졸음과 추위를 이겨 낼 수 있었다며 동물들이 우리를 살렸다고 즐거워한다.
동물들에 관한 여러 에피소드는 존 뮤어가 모든 생명을 귀하고 소중하며 평등하게 여기는 자세를 갖게 된 계기가 되었음을 드러낸다. 그런 체험이 결국 환경 운동가로 성장하게 된 원동력이 된 것이다. 사실 근대를 지나오면서 모든 사람이 자연을 희생시켜 건축한 산업 문명에 홀려 있던 시기에 존 뮤어처럼 자연 만물을 평등하게 바라보는 시각은 가히 혁명적이며 선구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숲이 사라지면 그 속에서 살던 동물들도
오갈 데가 없어 죽을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산소를 만들어 내는 나무들이 사라지면
인간도 더는 살 수 없어요.“
(/ p.59)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지켜 낸 환경 운동가 존 뮤어
요세미티 계곡의 아름다움에 감탄하여 그곳을 알리고 보호하기 위해 집필, 강연, 시위를 하고, 대통령의 마음을 움직이는 등 환경 운동가 존 뮤어의 여러 모습을 담고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존 뮤어는 수줍음을 심하게 많이 타는 성격이라는 점이다. 강연장에 처음 나섰을 때는 말도 못하고 부들부들 떨 정도로 소심하고 내성적인 존 뮤어가 어떻게 광산업자와 댐 건설업자, 벌목업자들과 싸울 수 있었을까 싶다. 결국 자연에 대한 무한한 사랑이 두려움과 불안을 억누르고 존 뮤어를 더욱 강하게 만들 수 있었으리라.
“자연은 단지 우리에게 목재와 식량을 대주는 곳이 아닙니다.
세상을 사는 지혜를 가르쳐 주고 용기를 북돋워 줍니다.
또한 모든 생명체들이 서로 잘 어울리면서
아름답고 평화롭게 사는 길을 일러줍니다.”
캐릭터의 특징을 잘 살린 글과 매력적인 그림!
인물의 다양한 감정이 표정과 행동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난다!
동화 같은 인물이야기 읽기
대부분의 인물이야기는 일대기를 건조하게 나열하기 때문에 지루하다. 이 책은 팩트에 근거하되 풍부한 상상력을 발휘한 동화식 구성으로 아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인물을 접할 수 있게 했다. 아이들은 이야기에 폭 빠져들어 저절로 인물에 감정이입이 되고, 인물이 느끼고 생각했던 것을 같이 경험할 수 있다. 캐릭터의 특징을 잘 살린 구성, 디테일이 살아 있는 묘사, 속도감 있는 내용 전개도 장점이다.
친구 같은 여행가 아저씨 존 뮤어의 캐릭터
긴 수염에 멋진 모자를 쓴 키다리 아저씨가 배낭을 메고 등산용 지팡이를 들고 성큼성큼 걷는 모습이 인상적인 그림이다. 캐릭터의 특징을 잘 살린 그림은 때로는 실루엣 기법으로 때로는 클로즈업 시켜서 인물의 감정과 행동을 풍부하게 표현하였다. 당황, 불안, 침착, 정다움, 기쁨, 행복, 감탄, 분노, 수줍음, 용기, 희망, 호기심 등의 다양한 감정이 인물의 표정과 행동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나 독자로 하여금 감정이입이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문학적 표현이 잘 살아난 그림
글의 분위기를 그림으로 표현해 내는 작가의 해석도 상당히 뛰어나다. 구멍에서 증기가 나오는 장면, 눈보라 치는 산과 하늘, 밝은 햇살이 부챗살처럼 펼쳐지는 장면은 등장인물 없이 배경으로만 묘사되었는데 오리무중에 빠진 상황, 깊은 피로와 암울함, 희망과 기쁨을 명쾌하게 드러낸다. 또 두 사람이 진흙탕에 가만히 앉아서 대화하는 장면이 6장면이나 반복해서 나오는데, 전혀 지루하지 않게 잘 풀어내었다.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고통스런 섀스타 산의 밤과 동물들이 나오는 따뜻하고 즐거운 낮의 대비 또한 자연스럽고 재미있다. 꽉 채운 그림과 흰 바탕의 그림이 번갈아 나오면서 그림의 강약이 저절로 조절되고 있고, 전혀 상반된 분위기에 적합한 차갑고 따뜻한 색감의 대비가 속도감을 느끼게 한다. 조금의 지루함도 없는 아주 매력적인 그림이다.
사랑스러운 동물 그림들
귀엽고 사랑스러운 동물들도 그림을 보는 즐거움을 배가시켜 준다. 포동포동 귀여운 돼지, 단호하고 용감한 기러기, 순하고 착해 보이는 곰, 경쾌하고 밝은 다람쥐의 모습은 동물과 친구가 되고픈 마음을 샘솟게 한다. 이런 동물 그림을 보는 아이들도 저절로 동물을 사랑하고, 자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깊어질 것이다.
▣ 작가 소개
글 : 원재길
서울에서 태어났고,연세대학교 사학과와 같은 대학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소설 열 권과 시집 두 권을 냈으며, 어린이를 위한 책으로 동화 『소라와 거인』『총알 방귀』, 민담집 『세상의 바보들』등을 냈다. 옮긴 책으로는 『드레곤 길들이기』시리즈, 『꿈의 비밀』『마음의 비밀』『구아바』등이 있다. 지금은 강원도 원주 산골마을에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아내와 딸과 두 마리 개와 한 쌍의 닭과 함께 살고 있다.
그림 : 오승민
“이야기 속에서 그림을 찾아내는 것은 고고학자가 유물을 찾아가는 것과 닮기도 했습니다.”
호랑이해 월출산 아래 마을에서 태어났다, 가난한 형편 탓에 자주 이사를 다녀 친구를 사귀기가 쉽지 않았고, 대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돌아가신 김회순 씨의 지원으로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세종대학에서 동양화를 공부하고 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교 그림책 과정을 수료했다. 『꼭꼭 숨어라』로 한국안데르센 그림자상 가작(2004), 노마콩쿠르 입상(2005)했으며, 『못생긴 아기 오리』가 BIB 브라티슬라바 비엔날레(2007)에 선정되었다. 『아깨비의 노래』로 2009년 볼로냐 국제도서전 한국관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되었다. 쓰고 그린 책으로 『꼭꼭 숨어라』, 그린 책으로 『못생긴 아기 오리』 『발명, 신화를 만나다』 『벽이』 『들소의 꿈』 『아깨비의 노래』 『최고운전』 『앨피의 다락방』 『뽕나무 프로젝트』 『로봇의 별』 『서울』『이야기는 이야기』『멋져 부러, 세발자전거!』 등이 있다.
“인간에게는 빵 못지않게 아름다움이 필요합니다.
아름다운 자연 속을 거닐다 보면,
몸과 마음에 쌓인 피로가 저절로 사라지지요.”
전 세계 곳곳을 자연과 교감하며 두 발로 걸어 다닌 사나이 존 뮤어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존 뮤어를 아냐고 물으면 대부분 모른다고 대답한다. 번역 출간된 책이 많은데도 인지도는 상당히 낮은 편이다. [월든]의 헨리 데이비드 소로나 [침묵의 봄]의 레이철 카슨은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존 뮤어에 대해서는 이름조차 생소한 경우가 많다. 존 뮤어는 어떤 사람일까?
존 뮤어는 미국의 대표적인 환경 운동가이다. 그렇다면 같은 환경 운동가로 불리면서 사상가인 소로와 과학자인 카슨과는 어떻게 다를까? 존 뮤어는 전 세계 곳곳을 두 발로 걸어 다닌 도보 여행가이다. 수많은 산을 오르고,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골짜기를 걸었으며, 자연 속에서 잠들고 자연과 더불어 살았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도보 여행을 멈추지 않았다.
도보 여행을 통해 경험한 아름답고 소중한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는 것이 존 뮤어의 신념이었다. 그래서 요세미티, 그랜드캐니언 등을 국립 공원으로 지정하기 위해 온 힘을 기울였다. 환경 운동 단체인 ‘시에라 클럽’을 창립하여 사람들의 힘을 모았다. 존 뮤어가 이 일을 하지 않았다면 수많은 자연림이 지구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한비야, 김남희 등 도보 여행가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고, 산티아고 가는 길에 대한 책들이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고, 올레길과 둘레길이 만들어지는 걷기 열풍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100년 전에 자연과 교감하며 조용히 걸었던 존 뮤어를 만나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영하 20도의 폭풍과 눈보라를 이겨 낸 강한 정신력을 지닌 존 뮤어
산에서 조난당한 이야기는 누구에게나 흥미롭다. 과연 살아서 돌아올 수 있을까?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존 뮤어는 평생 동안 수많은 산에 올랐다. 절벽에서 추락할 뻔한 적도 있었고, 개와 함께 얼음 절벽을 건너야 했던 적도 있었다. 자신이 위기에 처한 일도 많았지만 위험에 빠진 동료를 구조한 일도 종종 있었는데, 존 뮤어는 여러 편의 산행 에세이를 통해 그때의 정황을 디테일하게 표현해 놓았다. 이 책은 [섀스타 산에서 겪은 위험한 하룻밤]을 기본으로 구성하였다.
존은 길 안내 청년 제롬과 섀스타 산 정상에 올라갔다. 산의 기압을 재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이 컴컴해지더니 우박이 후드득후드득 쏟아졌다. 기온은 영하 이십 도까지 떨어지고, 길을 꽁꽁 얼어붙고 말았다. 두 사람은 내려가는 것을 포기해야 했다.
다행히 섀스타 산은 한때 화산 활동이 이루어졌던 곳이었다. 아직도 땅 속에선 마그마가 부글부글 끓고 있었고, 증기를 내뿜는 구멍들이 있었다. 그곳에 있으면 최소한 얼어 죽는 건 피할 수 있었다. 위는 꽁꽁 얼어붙지만 바닥에 접한 부분은 따뜻했다. 그러나 졸음이 문제였다. 잠들면 체온이 떨어지고 생명이 위태롭게 될 수도 있었다. 존은 제롬의 잠을 깨우기 위해 여러 동물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두 사람은 아침이 되어 기쁜 마음으로 하산을 한다.
자연만물을 평등하게 보고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 존 뮤어
이야기 속에 여러 개의 짧은 이야기를 안고 있는 액자 소설 형식이다. 영하 이십 도의 추위와 폭풍과 눈보라 속에서도 강인한 의지로 정신을 잃지 않는 두 남자의 모습이 기본 이야기이다. 사이사이에 총에 맞은 새끼 돼지 이야기, 돌멩이에 맞은 기러기 이야기, 주인공과 눈싸움을 벌인 곰 이야기, 사람과 친구처럼 지내는 더글러스 다람쥐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침이 되어 두 사람은 동물 이야기 덕분에 졸음과 추위를 이겨 낼 수 있었다며 동물들이 우리를 살렸다고 즐거워한다.
동물들에 관한 여러 에피소드는 존 뮤어가 모든 생명을 귀하고 소중하며 평등하게 여기는 자세를 갖게 된 계기가 되었음을 드러낸다. 그런 체험이 결국 환경 운동가로 성장하게 된 원동력이 된 것이다. 사실 근대를 지나오면서 모든 사람이 자연을 희생시켜 건축한 산업 문명에 홀려 있던 시기에 존 뮤어처럼 자연 만물을 평등하게 바라보는 시각은 가히 혁명적이며 선구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숲이 사라지면 그 속에서 살던 동물들도
오갈 데가 없어 죽을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산소를 만들어 내는 나무들이 사라지면
인간도 더는 살 수 없어요.“
(/ p.59)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지켜 낸 환경 운동가 존 뮤어
요세미티 계곡의 아름다움에 감탄하여 그곳을 알리고 보호하기 위해 집필, 강연, 시위를 하고, 대통령의 마음을 움직이는 등 환경 운동가 존 뮤어의 여러 모습을 담고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존 뮤어는 수줍음을 심하게 많이 타는 성격이라는 점이다. 강연장에 처음 나섰을 때는 말도 못하고 부들부들 떨 정도로 소심하고 내성적인 존 뮤어가 어떻게 광산업자와 댐 건설업자, 벌목업자들과 싸울 수 있었을까 싶다. 결국 자연에 대한 무한한 사랑이 두려움과 불안을 억누르고 존 뮤어를 더욱 강하게 만들 수 있었으리라.
“자연은 단지 우리에게 목재와 식량을 대주는 곳이 아닙니다.
세상을 사는 지혜를 가르쳐 주고 용기를 북돋워 줍니다.
또한 모든 생명체들이 서로 잘 어울리면서
아름답고 평화롭게 사는 길을 일러줍니다.”
캐릭터의 특징을 잘 살린 글과 매력적인 그림!
인물의 다양한 감정이 표정과 행동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난다!
동화 같은 인물이야기 읽기
대부분의 인물이야기는 일대기를 건조하게 나열하기 때문에 지루하다. 이 책은 팩트에 근거하되 풍부한 상상력을 발휘한 동화식 구성으로 아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인물을 접할 수 있게 했다. 아이들은 이야기에 폭 빠져들어 저절로 인물에 감정이입이 되고, 인물이 느끼고 생각했던 것을 같이 경험할 수 있다. 캐릭터의 특징을 잘 살린 구성, 디테일이 살아 있는 묘사, 속도감 있는 내용 전개도 장점이다.
친구 같은 여행가 아저씨 존 뮤어의 캐릭터
긴 수염에 멋진 모자를 쓴 키다리 아저씨가 배낭을 메고 등산용 지팡이를 들고 성큼성큼 걷는 모습이 인상적인 그림이다. 캐릭터의 특징을 잘 살린 그림은 때로는 실루엣 기법으로 때로는 클로즈업 시켜서 인물의 감정과 행동을 풍부하게 표현하였다. 당황, 불안, 침착, 정다움, 기쁨, 행복, 감탄, 분노, 수줍음, 용기, 희망, 호기심 등의 다양한 감정이 인물의 표정과 행동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나 독자로 하여금 감정이입이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문학적 표현이 잘 살아난 그림
글의 분위기를 그림으로 표현해 내는 작가의 해석도 상당히 뛰어나다. 구멍에서 증기가 나오는 장면, 눈보라 치는 산과 하늘, 밝은 햇살이 부챗살처럼 펼쳐지는 장면은 등장인물 없이 배경으로만 묘사되었는데 오리무중에 빠진 상황, 깊은 피로와 암울함, 희망과 기쁨을 명쾌하게 드러낸다. 또 두 사람이 진흙탕에 가만히 앉아서 대화하는 장면이 6장면이나 반복해서 나오는데, 전혀 지루하지 않게 잘 풀어내었다.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고통스런 섀스타 산의 밤과 동물들이 나오는 따뜻하고 즐거운 낮의 대비 또한 자연스럽고 재미있다. 꽉 채운 그림과 흰 바탕의 그림이 번갈아 나오면서 그림의 강약이 저절로 조절되고 있고, 전혀 상반된 분위기에 적합한 차갑고 따뜻한 색감의 대비가 속도감을 느끼게 한다. 조금의 지루함도 없는 아주 매력적인 그림이다.
사랑스러운 동물 그림들
귀엽고 사랑스러운 동물들도 그림을 보는 즐거움을 배가시켜 준다. 포동포동 귀여운 돼지, 단호하고 용감한 기러기, 순하고 착해 보이는 곰, 경쾌하고 밝은 다람쥐의 모습은 동물과 친구가 되고픈 마음을 샘솟게 한다. 이런 동물 그림을 보는 아이들도 저절로 동물을 사랑하고, 자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깊어질 것이다.
▣ 작가 소개
글 : 원재길
서울에서 태어났고,연세대학교 사학과와 같은 대학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소설 열 권과 시집 두 권을 냈으며, 어린이를 위한 책으로 동화 『소라와 거인』『총알 방귀』, 민담집 『세상의 바보들』등을 냈다. 옮긴 책으로는 『드레곤 길들이기』시리즈, 『꿈의 비밀』『마음의 비밀』『구아바』등이 있다. 지금은 강원도 원주 산골마을에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아내와 딸과 두 마리 개와 한 쌍의 닭과 함께 살고 있다.
그림 : 오승민
“이야기 속에서 그림을 찾아내는 것은 고고학자가 유물을 찾아가는 것과 닮기도 했습니다.”
호랑이해 월출산 아래 마을에서 태어났다, 가난한 형편 탓에 자주 이사를 다녀 친구를 사귀기가 쉽지 않았고, 대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돌아가신 김회순 씨의 지원으로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세종대학에서 동양화를 공부하고 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교 그림책 과정을 수료했다. 『꼭꼭 숨어라』로 한국안데르센 그림자상 가작(2004), 노마콩쿠르 입상(2005)했으며, 『못생긴 아기 오리』가 BIB 브라티슬라바 비엔날레(2007)에 선정되었다. 『아깨비의 노래』로 2009년 볼로냐 국제도서전 한국관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되었다. 쓰고 그린 책으로 『꼭꼭 숨어라』, 그린 책으로 『못생긴 아기 오리』 『발명, 신화를 만나다』 『벽이』 『들소의 꿈』 『아깨비의 노래』 『최고운전』 『앨피의 다락방』 『뽕나무 프로젝트』 『로봇의 별』 『서울』『이야기는 이야기』『멋져 부러, 세발자전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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