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동화책 없던 시대엔 이야기를 어떻게 읽었을까?
동화 작가 김기정이 들려주는
이야기책 읽어 주는 사람, 전기수 이야기
이 시대 뛰어난 이야기꾼 김기정의 신작 『조선에서 가장 재미난 이야기꾼』이 비룡소에서 출간되었다. 『조선에서 가장 재미난 이야기꾼』은 조선시대 종로 거리에서 이야기를 들려주고 먹고살던 이야기꾼, ‘전기수’에 대한 국내 최초의 동화로 전기수를 만난 네 사람의 입을 통해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전기수’란 직업을 입체적으로 조명했다. 작가 특유의 입담과 유려한 문체는 물론, 작가의 ‘이야기’에 대한 고민까지 엿볼 수 있는 수작이다.
김기정은 날카로운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뛰어난 해학과 전복적 상상력, 독특한 실험으로 우리 동화의 새 장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동화 작가다. 전국 팔도 사투리와 각 지역 민담을 활용해 우리 역사 속 어린이를 그린 창비아동문학수상작 『해를 삼킨 아이들』, 전복적 상상력을 구수한 말투와 해학의 어법으로 담아낸 『바나나가 뭐예유?』, 아이들 삶의 본질은 ‘놀이’에 있음을 신나게 증명한 『박뛰엄이 노는 법』 등 발표한 작품마다 큰 관심을 불러 모았다. 이번 작품에서도 김기정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인 ‘전기수’를 통해 ‘왜 이야기를 하고, 이야기는 어떻게 만드는 것인가’ 하는 작가의 존재론적 고민을 옛이야기로 재미있게 풀어낸다. 아이들은 ‘옛날 옛날에’로 시작되는 김기정 표 해학적인 옛이야기 한판을 읽으며, 조선시대 ‘전기수’라는 직업은 물론, ‘이야기’가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세상에 이야기는 왜 있어야 하는지 등을 곰곰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갖게 된다.
■ 이야기꾼은 어디에서 왔을까?
“옛날에는 책도 귀하거니와 글을 못 읽는 이가 많았어. 그래서 이야기꾼이 세상에 짠 하고 나타난 거야!”
『조선에서 가장 재미난 이야기꾼』은 조선시대 사람들을 이야기로 울고 웃긴 이야기꾼, 즉 전기수를 이야기 속 주인공으로 말깔 나게 되살려낸 동화다. 책이 귀하던 시절, 종로 거리는 늘 이야기꾼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붐볐다. 사람들은 매일 이야기꾼의 이야기에 푹 빠져 지냈지만 정작 이야기꾼의 이름이며 사는 곳조차 아무도 몰랐던 것. 바람처럼 나타나 이야기를 풀어놓고 사라져 버린 이야기꾼은 과연 어떤 사람이었을까? 이야기꾼을 만난 네 사람을 각각 화자로 내세워 소리 없이 사라져 버린 이야기꾼의 행적을 추적한다.
■ 이야기의 힘, 그리고 아동문학의 힘
“밤이 새도록 움막에서는 얘기 소리가 흘러나왔고, 난 그 뒤로 더는 도둑이 아니라우.”
『조선에서 가장 재미난 이야기꾼』에는 총 4편의 이야기가 액자식 구성으로 담겨 있다. 네 편의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이야기꾼이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증언하지만 각각의 이야기는 독립적인 단편으로 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하나하나 완성도가 높다.
자기 자식 낳기만을 바라던 ‘못난이 아줌마’는 이야기꾼을 만난 뒤 이웃에서 밥 굶고 있던 아이들을 돌보게 되고, 자신의 잘난 해금 실력을 믿고 혼자 뽐내던 ‘해금수’는 이야기꾼의 재치와 너그러움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구두쇠 영감’은 죽을 때 빈손이었던 부자 영감 이야기를 이야기꾼에게 전해 듣고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이야기꾼이 부자일 거라고 뒤쫓던 ‘도둑놈’은 이야기꾼의 이야기에 감동을 받아 도둑질을 멈춘다.
이야기꾼을 만난 사람들은 각각 이야기꾼의 이야기에 감동과 깨달음을 얻고 변화를 맞는다.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고자 하는 각각의 장면은 본디 이야기가 갖고 있는 놀라운 변화의 힘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왜 우리가 이야기를, 아동문학을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명쾌한 대답일 것이다.
■ 이야기와 어우러진 서정적이고 따뜻한 그림
김대규 작가의 자유로운 먹 선과 서정적이고 따뜻한 색감은 이야기꾼의 삶이 담긴 이야기 속에 스며들어 감동을 배가한다. 그림을 따라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기면, 이야기꾼의 이야기 세계로 빠져드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그림이 환상적이다. 김대규 작가 특유의 섬세한 붓 터치는 옛이야기 느낌을 잘 살려 내며 이야기꾼의 익살스러운 표정과 몸짓을 통해 이야기의 해학적인 맛도 잘 살려 냈다.
작가 소개
지은이 : 김기정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했고, 2002년 『바나나가 뭐예유?』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야, 그림 속으로 들어가 보자!』, 『장승 벌타령』, 『박각시와 주락시』, 『비야 비야 오너라』, 『금두껍의 첫 수업』, 『큰일 났다』가 있습니다. 시리즈로는 『역사의 한 순간』과 『명탐정 두덕 씨』가 있습니다.
그린이 : 김대규
대학에서 환경 공학을 전공했습니다. 그림책을 하고 싶어 편집디자인을 배우고 한겨레 아동문학작가학교와 한국일러스트레이 션학교에서 글과 그림책을 배웠습니다. 『춤추고 싶어요』, 『저어새는 왜?』 등을 만들었고 『해모수와 유화』, 『대이동, 동물들의 위 대한 도전』, 『조선에서 가장 재미난 이야기꾼』, 『저 많이 컸죠』 등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목 차
종로의 이야기꾼
못난이 아줌마 이야기
깽깽이꾼 이야기
구두쇠 이야기
도둑 이야기
이야기꾼은 어디에 있을까?
작가의 말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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