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믿는 세상 -풍요로운 인간중심 사회-

고객평점
저자E. F. 슈마허
출판사항문예출판사, 발행일:2013/05/10
형태사항p.348 국판:23cm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31004090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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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의 담론은 단순함의 발견,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 소박한 밥상이나 육식에 대한 문제의식 등 공존과 상생, 탈물질화와 정신적인 것의 가치에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피력하고 있는 책들은 독자들이 쉽게 접근할 만한, 그야말로 ‘소프트’한 주제를 다룬다. 그러나 정작 이러한 담론의 내용을 채우고 지탱해줄 수 있는 경제적인 것의 문제, 즉 생산양식의 문제는 좀처럼 담론화되지 않고 있다.

거대 조직화와 전문화를 진척시키는 개발 논리가 경제적 비능률과 환경오염, 자연의 불균형 상태 그리고 비인간적인 작업조건을 낳았다면 현재의 경제적·기술적·과학적 원칙에 도전한 최초의 사상가로 이름을 남긴 슈마허는 그의 명저 『작은 것이 아름답다』에 이어 인간중심 경제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거의 반 세기 전의 글이라 할지라도 슈마허가 제시하는 내용들은 오늘에서야 비로소 정치적 의제로 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슈마허의 신념과 사고의 편린이 담긴, 『작은 것이 아름답다』의 속편

1973년 11월부터 1977년 8월까지 잡지 『리서전스 Resurgence』에 실린 슈마허의 글 스물세 편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 바로 『내가 믿는 세상』(원제:This I Believe)이다. 이 잡지의 편집인인 사티쉬 쿠마르에 따르면 슈마허의 이 글들은 영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 내적인 것과 외적인 것, 이상과 현실, 상상과 실재의 전체적인 통합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이 책은 오늘날의 구호이자 대안적 발전논리의 개념으로 종종 거론되었던 ‘지속 가능한 발전’ 개념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저작이기도 하다.

이제 종교가 되어버린 경제학의 논리로 수렴된 인간적 가치. 이를 비판하는 슈마허의 사상적 근거를 통상 경제이상학(metaeconomics)이라고 부른다. 물리학에 대한 형이상학에 빗대어 만들어낸 말이다. 과연 영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은 어떻게 통합될 수 있는가? 불교와 기독교의 가치를 경제학과 어떻게 결합할 수 있을까? 규모의 경제논리에 사로잡혀 있는 산업적·기술적 진보 논리에 의해 인간관계와 영적인 가치는 부차적인 것이 되어버렸다. 슈마허의 단순하면서도 도발적인 어투를 통해서 소비사회의 미래와 가치에 대한 의문을 곱씹어보고 생활 방식을 의식적으로 바꾸려는 실천적 지혜를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은 슈마허의 믿음을 넘어 그가 생각하는 ‘인간중심의 경제’를 위한 디딤돌이 될 것이다.

슈마허의 ‘나의 믿음’은 무엇인가

지속성이 보장되지 않는 문명에 대한 비판을 통해서 거대 자본의 효율성 논리에 억눌린 인간다움을 살려내고, 사람과 사람 간의 친밀성과 서로에 대한 봉사 정신이 숨 쉴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강한 신념, 이것이 바로 슈마허의 믿음이다. 『내가 믿는 세상』은 슈마허가 자신의 생애에서 수렴해온 여러 주제를 다루고 있다. 처음 제 1, 2부는 서양의 경제적 거대주의에 대한 회의와 인간적 규모 및 지속 가능성과 관계되는 새로운 경제학을 찾아야 할 필요성에 대해 개관하고 있다.

인간은 생태계의 한 종속적 부분일 뿐

슈마허에게 있어서 영적인거나 종교적인 것의 개념은 관념론이 아니다. 그가 제기하는 영적으로 파산된 상태에 대한 문제의식은 지혜보다 과학을 선호하는 사고방식에 대한 비판이다. 가령 슈마허의 ‘불교 경제학’에 나오는 불교적 관점은 일의 기능을 최소한 셋으로 본다. 즉 사람의 재능을 활용하고 발전시킬 기회를 주고, 다른 사람들과 공동 작업을 함으로써 자기중심성을 극복하며, 생산 과정에 필요한 재화와 용역을 만들어내는 일이 그것이다.

슈마허의 불교 경제학은 베르트랑 드 쥐브날의 ‘서구인’에 대한 묘사에 잘 나타나 있다. “그는 인생이 여러 생명체들로 이루어진 생태계의 한 종속적 부분이라는 것을 전혀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 사람이 사람 외의 다른 어떤 생물 종과도 절연된 장소인 도시가 세상을 지배하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한 생태계에 속해 있다는 느낌이 살아나지 않는다. 그 결과 물과 삼림처럼 우리가 궁극적인 생활 터전으로 삼는 것들을 가혹하고 무절제하게 취급하게 되었다.” - p.65

주도 세력 자체를 주도해야 하는 자발적 기관의 새로운 역할

제6, 7, 8장은 건전하고 생산적인 사회의 기초로서 인간의 일이 가진 존엄성과 창조성에 관해서, 정부 기관과 능동적인 공생관계에서 활동하는 책임 있는 자발적 기관의 새로운 역할에 관해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고 있으며, 또한 지방에 기반을 둔 상향식 발전 모형의 효능과 바람직스러움을 재확인해주고 있다.

단순하게 사는 방법보다 중요한 것은 단순함의 삶을 영위하게 만드는 가치관과 생산양식이다. 슈마허의 단순함의 경제, 단순함의 삶은 생산과 분배, 교환의 과정에서 거대해지고 복잡해진 삶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된다. 즉 그에게 “복잡성은 많은 경우 그 자체가 과도하게 큰 데서 비롯된 결과이며, 인간적 요소를 과도하게 제거함으로써 일의 인간적 내용을 말살하고 사람들이 지혜에 도달할 수 없을 정도로 지나친 전문화와 분업을 요구한다. 그러므로 복잡성은 악으로 간주되어야 하며 이 악을 최소화하고 그것이 창궐하도록 방치하지 않는 것이 인간 지성의 과제요, 산업적 맥락에서 연구 개발의 과제다.” - p.115

한편 전작 『작은 것이 아름답다』에서 지역 노동과 자원을 이용한 소규모 작업장을 제안하고 더 작은 소유, 더 작은 노동단위에 기초를 둔 중간 기술 구조를 주장한 것처럼, 이 책에서 슈마허는 ‘자발적 기관의 새로운 역할’을 계속해서 강조한다. 그러나 자발적 기관이 해야 할 새 역할의 관점은 더욱 명확하다. 즉 그러한 기관의 역할은 “개발이 아래에서부터, 촌에서부터 주도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위에서부터, 곧 중앙이나 국가에서부터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이것은 간디주의의 요체이기도 하다. 그러나 주도 세력이 아래에서 나오기는 힘들다. 그래서 슈마허는 “주도 세력 자체를 주도해야만 한다. 이는 권력 없이 기능하는 민간의 자발적 기구들에 의해서만 행해질 수 있다. 이 기구들이 돈을 걷는 데 최선의 지혜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면 그 기구들의 영향력은 보잘것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민간의 노력이 공적 기금의 지원을 받도록 하면 된다”(p.121)고 덧붙이고 있다.

목적을 달성해줄 수 있는 것은 ‘대량생산’이 아니라 오직 ‘대중에 의한 생산’

‘의식적인 가난의 문화’를 역설하는 슈마허에게 ‘가난 문화의 본질’은 덧없는 재화와는 관계가 없고 오로지 영원한 재화와 관계있는 것에 있다. 덧없는 재화가 강조되면 자동적으로 대량생산이 선호된다. 따라서 간디는 “목적을 달성해줄 수 있는 것은 대량생산이 아니라 오직 대중에 의한 생산”이라고 말한 것이다. 영원한 가치를 주로 강조하는 사회는 자연스럽게 대중에 의한 생산을 선호한다. 영속적인 가치는 표준화를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다.(131쪽) 이른바 ‘대량생산’이라는 말에는 어느 정도 ‘효율의 신화’가 덧씌워져 있다. 그러나 슈마허에 따르면 효율성을 주된 목표로 추구하는 사회는 효율성 자체도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그 예로서 미국의 자동차 산업은 그 자체만 볼 때 아주 효율적이다. 가령 로스엔젤레스는 인구 700만 명이 거의 390만 대의 자동차를 보유하고 그 지역의 8% 인구만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한다. 슈마허는 “이런 (전체적) 효율성이 어떻게 인구 700만 명에 거의 400만 대의 차를 굴리는 기괴한 비효율성을 상쇄할 수 있단 말인가?” 하고 묻는다. 효율과 비효율의 문제는 산업 측면의 성과가 아닌 전체적 성과를 토대로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 p.141

슈마허는 개발논리가 초래한 비능률과 환경오염,
자연의 불균형과 비인간적인 작업조건 등을 일찌감치 간파하고
이를 해결할 새로운 생산양식에 눈을 돌렸다.
『내가 믿는 세상』은 그가 지금까지의 경제논리에 대한 대안으로서 제시하는
“인간중심의 경제”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는 책이다.
- 《한국경제》

▣ 작가 소개

저 : E. F. 슈마허
Ernst Friedrich Schumacher
(Ernst Friedrich Schumacher 1911~1977) 독일에서 태어나 1930년 로드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영국 옥스퍼드 뉴칼리지에서 경제학을 공부했으며, 스물두 살 때부터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경제학을 강의했다. 거대기술과 물질주의에 근원적 도전을 던지며, 인류의 ''생각의 대전환''을 이루어낸 극소수의 창조적 인물. E. F. 슈마허는 1911년 독일 본에서 태어나 1차 세계대전과 대공황을 겪으며 궁핍한 유년시절을 보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스물 두 살의 나이에 미국 콜롬비아 대학의 교수가 되었다. 그러나 미래가 보장된 교수직을 버리고 전운이 감돌던 독일로 귀국했다. 1934년 나치의 박해를 피해 영국으로 피신했지만 적국 국민이라는 이유로 수감되었다. 1945년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영국 정부의 요청으로 복지정책의 기초를 닦았으며, 세계 평화를 위해 제안한 금융제도는 그 유명한 ''케인즈 플랜''에 반영되었다. 1950년부터 20여 년간 영국 국립석탄위원회 자문을 맡으며 재생 불가능한 자원에 기반한 서구문명의 종언을 예고했지만 주목받지 못했다. 1955년 경제 자문관으로 버마를 방문하면서 ''불교경제학''이라는 새로운 경제철학을 제시했다. 인도에서 처참한 빈곤을 목격하면서는 지역 규모에 알맞으며 사용하기 쉽고 생태적인 ''중간기술'' 개념을 창조했다. 이는 기계중심에서 인간중심으로 나아가게 하는 실질적 대안으로 받아들여졌다. 1965년 ''중간기술개발그룹''을 발족해 전 세계에 중간기술을 보급하고, 제3세계를 돌며 자급경제를 지원했다. 1973년 첫 저서 『작은 것이 아름답다』를 출간했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는 단 한 문장은 한 시대의 상징이 되어 퍼져나갔다.

실제 경험이 없는 이론화에 불만을 느낀 그는 여러 분야에 진출하여 기업가, 언론인, 경제학자로 알려졌으며 전쟁 중에는 옥스퍼드에서 잠시 학업을 재개했다. 독일의 영국 점령 지역 통제위원회 경제 자문관, 영국 석탄공사 경제 자문관, 영국 토양협회 의장, 스코드 바더 사 이사를 역임했으며, 개발도상국을 위해 중간 기술 개념을 창안하고 중간기술개발집단을 설립하여 의장으로 활동했다. 이후 농촌 개발에 대한 그의 권고안은 수많은 개발도상국 정부에서 주목받았으며 1974년에는 대영제국 지도자 훈장(CBE)을 받았다.

현대 환경 운동사에서 최초의 전체주의적 사상가로 평가받는 슈마허는 매우 다양한 관심사를 하나의 틀 속에 버무릴 줄 아는 위대한 경제학자였다. 주요 저서에 『작은 것이 아름답다』, 『혼돈으로부터의 도피』, 『좋은 작업』, 『경제 성장의 근원』 등이 있다. 말년에는 인류의 미래를 위해 나무의 잠재력을 연구했으나 1977년 강연 순회 도중 사망하면서 그 사상은 결실을 맺지 못했다. 그가 생의 마지막에 우러러본 것은 한 그루의 나무였다.

저자 : 이승무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경제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LG 환경연구원 선임연구원을 거쳐 순환경제연구소를 설립하고 환경부 등의 자원순환 정책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논문으로 『레옹왈라스의 사회 경제 사상에 관한 연구』와 『산업 재해와 산재 보험에 관한 경제학적 연구』가 있으며, 옮긴 책으로 『칼 카우츠키 그리스도교의 기원』이, 함께 옮긴 책으로 『하느님의 경제학』이 있다.

▣ 주요 목차

옮긴이의 말
추천사
서문

제1부 무대 설치하기
1. 잔치는 끝났다
2. 한 시대의 종언

제2부 경제학
3. 불교 경제학
4. 새로운 경제학
5. 크기라는 결정적 문제

제3부 일과 여가
6. 광적인 일로는 정상적인 사회를 만들 수 없다
7. 자발적 사업을 위한 공적 기금
8. 의식적인 가난의 문화

제4부 산업
9. 산업과 도덕
10. 기술과 정치 변동
11. 서유럽의 에너지 위기

제5부 발전
12. 건강한 발전
13. 중간 기술을 통한 공업화
14. 사람은 굶지 않아도 된다

제6부 도시와 땅
거대 도시에는 미래가 없다
토지의 사용
토지 투기, 어떻게 근절할 것인가

제7부 영성과 비폭력
18. 폭력의 뿌리
19. 아시아의 침식
20. 우주에서 온 메시지
21. 나의 믿음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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