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사람은 요리하는 동물이다. 자연이 준 것을 그대로 먹지 않는다. 온종일 먹을거리를 구하러 다니던 구석기인들도, 만주 벌판을 달리던 활달한 고구려인들도, 가공식품에 둘러싸여 사는 오늘날의 우리도 저마다 나름의 방식으로 밥상을 차려왔다. 수만 년 긴 세월 동안 한반도 일대에서 살던 이들은 무엇을, 어떻게 먹고 즐기며 살아왔을까? 이들이 차려온 밥상의 모든 것, 한반도 음식 문화의 역사를 한 권의 그림책에 담았다.
음식은 자연이 준 생명이자 인간이 만든 역사다
목숨을 지닌 것들은 모두 먹는다. 먹어야 살 수 있다. 먹고 먹히는 순환 속에 생명이 있다. 그리고 사람은 요리를 하는 동물이다. 동서고금, 언제 어느 곳에서나 사람은 저마다 주어진 환경에 따라 나름의 방식으로 먹을거리를 구하고 요리하고 먹는다. 그러한 삶이 쌓여 전통을 이루고 문화를 만든다.
우리 음식은 보통 한식이라고 불린다. 우리는 흔히 김치와 장으로 대표되는 몇몇 음식의 효능이나 영양적으로 균형 잡힌 식단을 들어 한식의 고유함과 우수성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우리 음식 문화의 고유함과 우리다움은 오랜 세월 동안 한반도라는 환경 속에서 먹을거리를 확보하고 밥상을 차리고 밥을 먹어 온 과정 모두에서, 즉 식재료의 생산과 선택, 조리 과정과 상차림, 먹는 도구와 먹는 방법, 음식에 관한 생각과 관습 전반에서 두루 살펴야 할 것이다. 또한 음식 문화가 이웃 나라들과 끊임없이 교류하며 형성된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며 인류의 역사에서 우리 음식 문화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짚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배고픔이라는 본능적이고 보편적인 욕구를, 우리 조상들이 한반도라는 자연환경과 사회 제도 속에서 어떻게 채워 왔으며, 그것이 쌓여 이룬 음식 문화와 전통은 무엇인가를 꼼꼼하게 살핀다. 먹이사슬에서 그다지 우위를 차지하지 못했던 잡식동물이 도구를 쓰고 불을 이용하며 요리를 시작한 구석기시대, 동식물의 성장과 번식의 이치를 깨닫고 야생 곡물에서 식량의 미래를 보았던 신석기시대로부터 패스트푸드.가공식품.수입농산물의 홍수 속에서 자연환경과 인간 모두에게 이로운 먹을거리를 찾는 것이 지상 과제가 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22개의 주제로 나누어 차근차근 흥미롭게 설명한다,
이 땅에서 나고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좋은 음식
장을 설명할 때는 신석기 농업혁명 이래로 곡물이 주식이 되면서 모든 문화권에게 공통으로 떠오른 염분 섭취 문제를 한반도 일대에서는 쉽게 구할 수 있는 콩과 바닷물을 이용하여 장을 만들어 해결했다는 점과 함께, 물이 배어나지 않는 삼국시대 경질 토기가 등장한 뒤에야 액체로 된 간장을 만들 수 있었다는 점을 들어 우리나라 장의 시작이 짠 메주 비슷한 것이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또한 곡물과는 달리 오래 보관하기 어려운 채소나 생선을 가공하는 과정에서 장아찌와 짠지, 젓갈이 등장했다는 사실을 설명하면서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로 파오차이나 즈게모노, 피클 등의 절임 음식이나 느억맘 같은 생선장을 만들었다는 점도 빠뜨리지 않는다. 본디 콩.조.수수.기장과 같은 잡곡의 땅이던 한반도에 벼가 전파된 경로나 같은 곡물이라도 조리 도구와 가공 기술에 따라, 그리고 곡물의 성질에 따라 죽, 떡, 밥, 빵과 같이 다른 양상의 음식으로 전개된다는 점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한반도 일대에서 즐겨 먹던 곡물과 채소 등 식재료, 밥.국.반찬이라는 한식 상차림의 기본 구조나 장.김치와 같은 음식의 형성 과정, 수저.그릇.밥상 등의 도구, 음식과 관련된 세시풍속을 두루 다루었고, 고추.국수.두부 따위 외래 작물이나 음식의 수용 과정도 빠뜨리지 않았다. 삼국시대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밥 그릇 용량의 비교, 잔칫상이나 제사상에 오르는 고임 음식의 전통이 고구려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사실도 재미있고, 불교.유교와 같은 세계관이 음식 문화에 끼친 영향, 먹는 것을 약으로 여겼던 의식동원의 정신과 내의원 식의 제도, 조선시대 식이요법도 흥미롭다.
스물두 개의 주제에 담은 한반도 음식 문화의 역사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홍길동전의 작가 허균이 귀양살이 허술한 밥상 앞에서 입맛을 다시며 썼다는 팔도 별미음식 안내서 《도문대작》에 실린 각종 먹을거리와, 산해진미와 춤과 음악과 꽃이 어우러진 화려한 조선의 궁중 잔치가 엄격한 절차와 격식을 통해 임금의 권위와 기강을 세우는 정치적인 행사였다는 사실. 또 날마다 12첩 반상을 받는다고 알려진 임금의 밥상이 생각보다 소박한 것이었을 뿐 아니라 백성들의 형편에 따라 반찬 수를 줄이는 등 백성을 생각하고 백성과 더불어 먹는 밥상이라는 사실, 엄격한 규범에 얽매인 것으로 알려진 제사 음식이나 제사상 차리기에 대한 오해와 진실도 낱낱이 밝혔다. 국밥이 조선 후기 상업의 발달과 함께 성장한 조선의 패스트푸드였다는 지적이나 1883년의 조일통상장정 기념 연회도를 통해 살펴보는 서양 음식의 도입 과정도 새롭다.
음식 인문학을 주창하며 활발한 연구와 저술 활동을 펴고 있는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주영하 교수가 글을 쓰고, 주목받는 젊은 일러스트레이터 서영아가 성실하고 꼼꼼하게 그림을 그렸다. 수만 년 긴 세월의 음식 문화를 재현하기 위해 수많은 사료와 연구 논문, 의궤, 문학 작품과 회화 작품들이 동원되었다. 빽빽한 참고문헌 목록이 눈길을 끈다.
《한양 1770년》, 《달리는 기계, 개화차, 자전거》에 이은 보림출판사의 ‘작은 역사’ 시리즈 세 번째 권.
▣ 작가 소개
글 : 주영하
서강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김치의 문화인류학적 연구〉로 석사 학위를, 중국 중앙민족대학에서 〈중국 사천 양산 이족의 전통 칠기 연구〉로 민족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문화예술학부 교수로 있다. 주로 음식의 문화적 현상과 음식의 역사에 대한 연구를 한다. 주요 저서로 《음식 인문학》, 《맛있는 세계사》, 《차폰 잔폰 짬뽕》, 《그림 속의 음식, 음식 속의 역사》, 《음식 전쟁, 문화 전쟁》, 《중국 중국인 중국음식》 등이 있다.
그림 : 서영아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조형예술을 전공하였다. 거리에서 마주친 동물들을 주제로 2007년에 첫 번째 개인전 ‘길에서 만나다’를 열었다. 요즘은 주로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한다. 음식을 좋아한다. 음식을 찾아다니는 것도 즐겁고, 음식의 역사를 아는 것도 즐겁고, 음식을 보고 그리는 것도 즐겁다. 그래도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가 가장 즐겁다.《레이철, 잘 날아야 해!》, 《해리엇》, 《지도를 따라가요》, 《안녕, 여긴 열대 바다야》, 《마주 보는 한국사 교실》, 《마주 보는 세계사 교실》 등의 여러 책에 그림을 그렸다.
▣ 주요 목차
요리하는 동물
인간, 농부가 되다
밥의 탄생
장을 담그다
가장 오래된 김치는 장아찌와 짠지
고구려 귀족의 식탁
음식을 담는 도구, 음식을 먹는 도구
채식을 즐기는 사람들
그윽한 차 향기
새로운 음식이 들어오다
조선의 임금은 밥상 앞에서 백성을 생각한다
먹는 것이 약이다
홍길동전의 작가 허균, 팔도의 맛난 음식을 말하다
고추가 들어오다
조선 밥상의 완성
계절 따라 즐기는 음식
사람이 먹는 것은 귀신도 먹는다
품위와 격식을 갖춘 궁중 잔치
바쁜 세상, 간편한 식사
밥상 위에서 만나는 세계
대량생산되는 음식
지금 우리 밥상을 생각한다
찾아보기
참고문헌
사람은 요리하는 동물이다. 자연이 준 것을 그대로 먹지 않는다. 온종일 먹을거리를 구하러 다니던 구석기인들도, 만주 벌판을 달리던 활달한 고구려인들도, 가공식품에 둘러싸여 사는 오늘날의 우리도 저마다 나름의 방식으로 밥상을 차려왔다. 수만 년 긴 세월 동안 한반도 일대에서 살던 이들은 무엇을, 어떻게 먹고 즐기며 살아왔을까? 이들이 차려온 밥상의 모든 것, 한반도 음식 문화의 역사를 한 권의 그림책에 담았다.
음식은 자연이 준 생명이자 인간이 만든 역사다
목숨을 지닌 것들은 모두 먹는다. 먹어야 살 수 있다. 먹고 먹히는 순환 속에 생명이 있다. 그리고 사람은 요리를 하는 동물이다. 동서고금, 언제 어느 곳에서나 사람은 저마다 주어진 환경에 따라 나름의 방식으로 먹을거리를 구하고 요리하고 먹는다. 그러한 삶이 쌓여 전통을 이루고 문화를 만든다.
우리 음식은 보통 한식이라고 불린다. 우리는 흔히 김치와 장으로 대표되는 몇몇 음식의 효능이나 영양적으로 균형 잡힌 식단을 들어 한식의 고유함과 우수성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우리 음식 문화의 고유함과 우리다움은 오랜 세월 동안 한반도라는 환경 속에서 먹을거리를 확보하고 밥상을 차리고 밥을 먹어 온 과정 모두에서, 즉 식재료의 생산과 선택, 조리 과정과 상차림, 먹는 도구와 먹는 방법, 음식에 관한 생각과 관습 전반에서 두루 살펴야 할 것이다. 또한 음식 문화가 이웃 나라들과 끊임없이 교류하며 형성된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며 인류의 역사에서 우리 음식 문화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짚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배고픔이라는 본능적이고 보편적인 욕구를, 우리 조상들이 한반도라는 자연환경과 사회 제도 속에서 어떻게 채워 왔으며, 그것이 쌓여 이룬 음식 문화와 전통은 무엇인가를 꼼꼼하게 살핀다. 먹이사슬에서 그다지 우위를 차지하지 못했던 잡식동물이 도구를 쓰고 불을 이용하며 요리를 시작한 구석기시대, 동식물의 성장과 번식의 이치를 깨닫고 야생 곡물에서 식량의 미래를 보았던 신석기시대로부터 패스트푸드.가공식품.수입농산물의 홍수 속에서 자연환경과 인간 모두에게 이로운 먹을거리를 찾는 것이 지상 과제가 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22개의 주제로 나누어 차근차근 흥미롭게 설명한다,
이 땅에서 나고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좋은 음식
장을 설명할 때는 신석기 농업혁명 이래로 곡물이 주식이 되면서 모든 문화권에게 공통으로 떠오른 염분 섭취 문제를 한반도 일대에서는 쉽게 구할 수 있는 콩과 바닷물을 이용하여 장을 만들어 해결했다는 점과 함께, 물이 배어나지 않는 삼국시대 경질 토기가 등장한 뒤에야 액체로 된 간장을 만들 수 있었다는 점을 들어 우리나라 장의 시작이 짠 메주 비슷한 것이었다는 것을 알려준다.
또한 곡물과는 달리 오래 보관하기 어려운 채소나 생선을 가공하는 과정에서 장아찌와 짠지, 젓갈이 등장했다는 사실을 설명하면서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로 파오차이나 즈게모노, 피클 등의 절임 음식이나 느억맘 같은 생선장을 만들었다는 점도 빠뜨리지 않는다. 본디 콩.조.수수.기장과 같은 잡곡의 땅이던 한반도에 벼가 전파된 경로나 같은 곡물이라도 조리 도구와 가공 기술에 따라, 그리고 곡물의 성질에 따라 죽, 떡, 밥, 빵과 같이 다른 양상의 음식으로 전개된다는 점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한반도 일대에서 즐겨 먹던 곡물과 채소 등 식재료, 밥.국.반찬이라는 한식 상차림의 기본 구조나 장.김치와 같은 음식의 형성 과정, 수저.그릇.밥상 등의 도구, 음식과 관련된 세시풍속을 두루 다루었고, 고추.국수.두부 따위 외래 작물이나 음식의 수용 과정도 빠뜨리지 않았다. 삼국시대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밥 그릇 용량의 비교, 잔칫상이나 제사상에 오르는 고임 음식의 전통이 고구려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사실도 재미있고, 불교.유교와 같은 세계관이 음식 문화에 끼친 영향, 먹는 것을 약으로 여겼던 의식동원의 정신과 내의원 식의 제도, 조선시대 식이요법도 흥미롭다.
스물두 개의 주제에 담은 한반도 음식 문화의 역사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홍길동전의 작가 허균이 귀양살이 허술한 밥상 앞에서 입맛을 다시며 썼다는 팔도 별미음식 안내서 《도문대작》에 실린 각종 먹을거리와, 산해진미와 춤과 음악과 꽃이 어우러진 화려한 조선의 궁중 잔치가 엄격한 절차와 격식을 통해 임금의 권위와 기강을 세우는 정치적인 행사였다는 사실. 또 날마다 12첩 반상을 받는다고 알려진 임금의 밥상이 생각보다 소박한 것이었을 뿐 아니라 백성들의 형편에 따라 반찬 수를 줄이는 등 백성을 생각하고 백성과 더불어 먹는 밥상이라는 사실, 엄격한 규범에 얽매인 것으로 알려진 제사 음식이나 제사상 차리기에 대한 오해와 진실도 낱낱이 밝혔다. 국밥이 조선 후기 상업의 발달과 함께 성장한 조선의 패스트푸드였다는 지적이나 1883년의 조일통상장정 기념 연회도를 통해 살펴보는 서양 음식의 도입 과정도 새롭다.
음식 인문학을 주창하며 활발한 연구와 저술 활동을 펴고 있는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주영하 교수가 글을 쓰고, 주목받는 젊은 일러스트레이터 서영아가 성실하고 꼼꼼하게 그림을 그렸다. 수만 년 긴 세월의 음식 문화를 재현하기 위해 수많은 사료와 연구 논문, 의궤, 문학 작품과 회화 작품들이 동원되었다. 빽빽한 참고문헌 목록이 눈길을 끈다.
《한양 1770년》, 《달리는 기계, 개화차, 자전거》에 이은 보림출판사의 ‘작은 역사’ 시리즈 세 번째 권.
▣ 작가 소개
글 : 주영하
서강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김치의 문화인류학적 연구〉로 석사 학위를, 중국 중앙민족대학에서 〈중국 사천 양산 이족의 전통 칠기 연구〉로 민족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문화예술학부 교수로 있다. 주로 음식의 문화적 현상과 음식의 역사에 대한 연구를 한다. 주요 저서로 《음식 인문학》, 《맛있는 세계사》, 《차폰 잔폰 짬뽕》, 《그림 속의 음식, 음식 속의 역사》, 《음식 전쟁, 문화 전쟁》, 《중국 중국인 중국음식》 등이 있다.
그림 : 서영아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조형예술을 전공하였다. 거리에서 마주친 동물들을 주제로 2007년에 첫 번째 개인전 ‘길에서 만나다’를 열었다. 요즘은 주로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한다. 음식을 좋아한다. 음식을 찾아다니는 것도 즐겁고, 음식의 역사를 아는 것도 즐겁고, 음식을 보고 그리는 것도 즐겁다. 그래도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가 가장 즐겁다.《레이철, 잘 날아야 해!》, 《해리엇》, 《지도를 따라가요》, 《안녕, 여긴 열대 바다야》, 《마주 보는 한국사 교실》, 《마주 보는 세계사 교실》 등의 여러 책에 그림을 그렸다.
▣ 주요 목차
요리하는 동물
인간, 농부가 되다
밥의 탄생
장을 담그다
가장 오래된 김치는 장아찌와 짠지
고구려 귀족의 식탁
음식을 담는 도구, 음식을 먹는 도구
채식을 즐기는 사람들
그윽한 차 향기
새로운 음식이 들어오다
조선의 임금은 밥상 앞에서 백성을 생각한다
먹는 것이 약이다
홍길동전의 작가 허균, 팔도의 맛난 음식을 말하다
고추가 들어오다
조선 밥상의 완성
계절 따라 즐기는 음식
사람이 먹는 것은 귀신도 먹는다
품위와 격식을 갖춘 궁중 잔치
바쁜 세상, 간편한 식사
밥상 위에서 만나는 세계
대량생산되는 음식
지금 우리 밥상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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