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늦봄 배추밭의 애벌레, 버려진 고양이, 집을 나간 사냥개, 굶주린 멧돼지 가족, 길을 잃은 꿀벌, 새로운 천적 때문에 죽어 가는 다람쥐…… 한 걸음만 가까이 가 보면 우리 모두는 같은 세상에 살고 있다!
♣ 안타깝고 치열한 사투, 누구의 이야기일까?
주인공 17호와 동료들은 쉴 새 없이 다가오는 생명의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친다. 17호가 몇 차례 죽을 고비를 가까스로 넘기는 사이 수많은 동료들이 죽어 널브러진다. 마치 전쟁터 같은 이곳이 한낮의 배추밭이고 주인공 17호가 아주 작은 배추벌레라는 사실이 밝혀지는 순간, 이제까지의 긴장감은 짜릿한 반전이 된다(용용 죽겠지?).
《잡을 테면 잡아 봐》는 각각 다른 여섯 생물의 살아남기를 담고 있다. 각 단편은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교묘히 숨긴 채 긴박한 상황을 그린다. 독자들은 긴장감과 호기심을 안은 채 주인공의 정체를 짐작하며 이야기에 빠져든다.
위험천만한 사투를 벌이는 주인공의 정체가 밝혀지는 극적인 순간, 독자들은 아주 작은 벌레에게도 커다란 멧돼지에게도 ‘살아남기’란 이토록 치열하고 어려운 일임을 깨닫는다. 인간의 눈에는 고요해 보이는 배추밭이나 숲 속, 과수원은 사실 수많은 생명들로 생생하게 살아 움직인다. 또한 모든 생명이 자기 몫의 삶을 살기 위해 애쓰며, 그러기에 똑같이 소중하다. 여섯 편의 동화는 이 당연하고 평범한 진리를 빠른 전개와 매력적인 반전을 통해 전달한다. 《잡을 테면 잡아 봐》는 어린이 독자들에게 ‘단편 동화’를 읽는 묘미를 만끽하게 하고, 자연의 생명력을 가장 흥미롭게 전달하는 생태 동화집이다.
♣ 하나하나 퍼즐을 맞추며 커다란 세계를 발견하다!
내 이름은 회오리바람의 주인공인 집고양이 ‘카오’는 숲에서 굶주림과 추위에 시달린다. 그러다 난생처음 날고기를 먹으며 비로소 동물로서의 본성에 눈을 뜬다. 독자들은 카오의 처지에 동정심을 느끼고, 본성을 되찾아 ‘회오리바람’이라는 이름으로 새 삶을 시작하는 마지막 장면에 안도할 것이다. 그런 독자들에게 작가는 또 다른 동물의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 준다. 잡을 테면 잡아 봐에는 새로운 천적 때문에 위기에 빠진 다람쥐 일족이 등장한다.
‘우리들의 천국에 놈들이 하나둘씩 모여들더니 이제는 아예 떼거리로 몰려다니며 우리를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다. 놈들은 사납기가 이를 데 없다. (중략) 놈들은 동작이 어찌나 날래고 영리한지, 여름 한 철을 지내고 나자 우리들의 숫자는 눈에 띄게 줄었다.’ _잡을 테면 잡아 봐 본문 중에서
다람쥐들을 공포에 빠뜨린 천적의 정체는 바로 회오리바람을 비롯한 고양이들이다. 독자들은 한없이 약해 보이던 존재가 다른 존재에게는 잔인한 천적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랄 것이다.
여섯 편의 단편 동화들은 이처럼 크고 작은 실마리로 치밀하게 연결된다. 배가 고파 민가로 내려온 어미 멧돼지는 새끼 대신 총에 맞아 쓰러지고(내 아들 큰이빨), 주인에게 새끼를 빼앗긴 어미 개는 사냥길에 그 멧돼지 가족의 죽음을 보고 더 이상 ‘사냥개’로 살지 않기로 결심한다(잘 가라, 멍청한 놈). 배추밭에서 살아남아 나비가 된 애벌레들(용용 죽겠지?)은 길 잃은 꿀벌 이야기(우리 집은 어디인가?)에도 등장한다.
언뜻 아무 상관 없어 보이는 생명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영향을 주고받는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관계에는 약자와 강자가 있을 뿐, 그것을 선악의 잣대로 잴 수는 없다. 이야기의 바탕에는 이렇듯 자연의 섭리가 깔려 있다. 독자들은 한 편 한 편 읽을 때마다 마치 퍼즐을 맞추듯 자연이라는 커다란 그림을 발견해 간다. 독특한 옴니버스식 구성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먹이사슬과 맞아떨어지면서 자연이라는 주제를 가장 잘 드러낸다. 또한 독자들이 부분에서 전체를 읽어냈을 때의 희열, 문학만이 주는 묘미를 경험하게 한다.
♣ 인간은 먹이사슬의 한 축일 뿐!
여섯 단편에 인간은 아예 등장하지 않거나, 등장하더라도 적은 비중을 차지한다. 각 단편은 위기에 몰린 생명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그것이 인간으로부터 비롯된 일이라는 사실을 알기에 더 안타까운 마음으로 작품에 몰입한다.
‘자연은 환경과 싸우면서 적응하는 방법을 스스로 깨우친다. 생물은 물론, 돌이나 흙 등 무생물까지도 그렇다. 그래서 자연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이 그들의 변화와 진화에 무차별적으로 끼어들어 간섭한다면 자연은 지옥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_작가의 말 중에서
인간이 고양이를 버리고, 고양이는 숲으로 가서 들쥐와 다람쥐의 새로운 천적이 된다. 그 바람에 수백 년을 살아 온 들쥐와 다람쥐는 씨가 마를 지경에 이른다. 자기가 기르는 개라고 해서, 어미 개가 낳은 새끼를 인간이 ‘분양’할 권리가 있을까? 이 작품 속에서처럼 인간과 함께 살기를 포기하는 개들이 늘어난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 인간은 친 농약에 꿀벌들이 사라지면, 꽃은 씨앗을 맺지 못한다. 실제로 꿀벌의 실종은 요즘 전세계적 과학자들이 한목소리로 염려하는 문제이다.
작가는 인간이 저지른 일의 댓가를 자연이 고스란히 치르고 있음을 어린이 독자들에게 보여 준다. 인간이 버린 고양이가 먹이사슬을 무너뜨리고, 어미 개가 살기 위해 사람을 물듯 자연이 고통받은 댓가가 언젠가는 고스란히 인간에게 돌아오리라고 경고한다. 그럼으로써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역시 자연이라는 커다란 세계의 한 축일 뿐이라는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을 전한다.
♣ 글과 그림이 함께 만들어낸 아름답고 비장한 세계
《잡을 테면 잡아 봐》는 죽고 죽이는 생물들의 관계, 인간이 저지른 잘못을 조금도 미화하지 않는다. 오히려 죽어 가는 생물들의 생생한 심리와 절박함은 비장하기까지 하다. 이 책을 쓴 원유순 작가는 방정환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등 수많은 상을 받았고, 소외된 존재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과 감성으로 사랑받아 왔다. 《잡을 테면 잡아 봐》는 옴니버스 동화라는 독특한 구성과 치밀한 전개, 아름답고 비장한 문체로 중견 작가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뛰어난 작품이다. 어린이를 위한 자연 그림 작업에 열정을 쏟아 온 윤봉선 화가는 ‘자연을 실제처럼 묘사’하는 것을 뛰어넘어 독특한 시선으로 그림을 전개한다. 한 걸음 떨어졌을 때는 한없이 아름답게만 보이는 풍경이 살아 움직이는 생명들의 삶터라는 사실을 조금씩 드러내며 긴장감을 유지한다. 《잡을 테면 잡아 봐》는 한국 어린이책 동네에서 한 축을 맡고 있는 작가와 화가가 한 호흡으로 만들어 낸 작품으로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고 고민하기에 손색 없는 작품이다.
용용 죽겠지? 초봄 배추밭, 17호는 갖은 방법으로 쉴 새 없이 다가오는 영감의 위협에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친다. 내 이름은 회오리바람 버려진 고양이 카오는 추위와 굶주림에 지쳤다. 개밥을 훔쳐 먹다 개에게 물리면서도 날고기는 입에 대지 않는다. 그때 눈앞에 나타난 다람쥐를 보며 문득 사냥 충동을 느끼고, 결국 그 살점을 씹으며 카오라는 이름을 버리고 ‘회오리바람’으로 살기로 한다. 잡을 테면 잡아 봐 수백 년 동안 다람쥐의 삶터였던 밤골이 언젠가부터 고양이의 천국이 되어 버렸다. 밤골의 다람쥐들은 고향을 버릴 것인가, 그대로 불안에 떨며 살 것인가를 두고 회의를 벌인다. 우리 집은 어디인가 여느 때처럼 꿀을 찾아 나선 일벌. 꿀과 꽃가루를 모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문득 자신이 길을 잃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꿀벌이 집을 잃어버리다니,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잘 가라, 멍청한 놈 작년 봄 주인은 흰눈이가 낳은 새끼들을 다른 사람에게 팔아넘겼다. 그때부터 흰눈이는 이상해졌다. 사냥길에 멧돼지 가족이 총을 맞고 쓰러지는 광경을 목격한 뒤로 흰눈이는 쓸모없는 사냥개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더 이상 사냥개로 살기 싫다며 집을 나가 버린다. 내 아들 큰이빨 산에서는 먹이를 구할 수 없는 혹독한 겨울. 가뜩이나 야윈 새끼들 중 둘째 벌름이는 덫에 걸려 발목을 다치고, 첫째인 큰이빨은 벌름이를 구하려다 소중한 어금니를 잃었다. 어미 멧돼지는 죽어 가는 새끼들을 두고 볼 수 없어 목숨을 걸고 민가로 내려간다.
▣ 작가 소개
저 : 원유순
1957년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나 인천교육대학과 인하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90년에 아동문학평론 신인상을 받으면서 동화를 쓰기 시작했고, 1993년 계몽아동문학상장편동화 부문과 MBC 창작동화 대상을 받았다. 2007년 현재 부천에서 초등학교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열 평 아이들』, 『날아라 풀씨야』, 『까막눈삼디기』, 『콩달이에게 집을』, 『아빠와 토스트』 등이 있다. 『열 평 아이들』은 성장의 그늘에서 소외된 결손 가정에서 열 평짜리 영구 임대 아파트에 살지만 마음만은 하늘만큼 넓고 꿋꿋한 아이들의 이야기이며, 『아빠와 토스트』는 가난과 빈곤의 어려움으로 인해 가정의 해체 과정에서 어렵고 힘들지만 꿋꿋하게 살아가는 우리 아버지의 모습과 희망을 잃지 않고 아버지의 등불이 되는 아들의 강동적인 이야기이다.
그림 : 윤봉선
서울대학교에서 서양화를 공부했다. 어린이들을 위한 생태 그림책을 오랫동안 꾸준히 그려 왔다. 쓰고 그린 책으로는 그림책 《태극 1장》, 《잡아 보아요》가 있으며, 《악어야, 내가 이빨 청소해 줄까?》, 《달팽이가 꿈틀》, 《숲 속 동물들이 사라졌어요》, 《나야, 제비야》, 《야생초 학교》, 《치카치카 하나 둘》, 《뻥쟁이 왕털이》, 《콩쥐 짝꿍, 팥쥐 짝꿍》 등 여러 책에 그림을 그렸다.
늦봄 배추밭의 애벌레, 버려진 고양이, 집을 나간 사냥개, 굶주린 멧돼지 가족, 길을 잃은 꿀벌, 새로운 천적 때문에 죽어 가는 다람쥐…… 한 걸음만 가까이 가 보면 우리 모두는 같은 세상에 살고 있다!
♣ 안타깝고 치열한 사투, 누구의 이야기일까?
주인공 17호와 동료들은 쉴 새 없이 다가오는 생명의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친다. 17호가 몇 차례 죽을 고비를 가까스로 넘기는 사이 수많은 동료들이 죽어 널브러진다. 마치 전쟁터 같은 이곳이 한낮의 배추밭이고 주인공 17호가 아주 작은 배추벌레라는 사실이 밝혀지는 순간, 이제까지의 긴장감은 짜릿한 반전이 된다(용용 죽겠지?).
《잡을 테면 잡아 봐》는 각각 다른 여섯 생물의 살아남기를 담고 있다. 각 단편은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교묘히 숨긴 채 긴박한 상황을 그린다. 독자들은 긴장감과 호기심을 안은 채 주인공의 정체를 짐작하며 이야기에 빠져든다.
위험천만한 사투를 벌이는 주인공의 정체가 밝혀지는 극적인 순간, 독자들은 아주 작은 벌레에게도 커다란 멧돼지에게도 ‘살아남기’란 이토록 치열하고 어려운 일임을 깨닫는다. 인간의 눈에는 고요해 보이는 배추밭이나 숲 속, 과수원은 사실 수많은 생명들로 생생하게 살아 움직인다. 또한 모든 생명이 자기 몫의 삶을 살기 위해 애쓰며, 그러기에 똑같이 소중하다. 여섯 편의 동화는 이 당연하고 평범한 진리를 빠른 전개와 매력적인 반전을 통해 전달한다. 《잡을 테면 잡아 봐》는 어린이 독자들에게 ‘단편 동화’를 읽는 묘미를 만끽하게 하고, 자연의 생명력을 가장 흥미롭게 전달하는 생태 동화집이다.
♣ 하나하나 퍼즐을 맞추며 커다란 세계를 발견하다!
내 이름은 회오리바람의 주인공인 집고양이 ‘카오’는 숲에서 굶주림과 추위에 시달린다. 그러다 난생처음 날고기를 먹으며 비로소 동물로서의 본성에 눈을 뜬다. 독자들은 카오의 처지에 동정심을 느끼고, 본성을 되찾아 ‘회오리바람’이라는 이름으로 새 삶을 시작하는 마지막 장면에 안도할 것이다. 그런 독자들에게 작가는 또 다른 동물의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 준다. 잡을 테면 잡아 봐에는 새로운 천적 때문에 위기에 빠진 다람쥐 일족이 등장한다.
‘우리들의 천국에 놈들이 하나둘씩 모여들더니 이제는 아예 떼거리로 몰려다니며 우리를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다. 놈들은 사납기가 이를 데 없다. (중략) 놈들은 동작이 어찌나 날래고 영리한지, 여름 한 철을 지내고 나자 우리들의 숫자는 눈에 띄게 줄었다.’ _잡을 테면 잡아 봐 본문 중에서
다람쥐들을 공포에 빠뜨린 천적의 정체는 바로 회오리바람을 비롯한 고양이들이다. 독자들은 한없이 약해 보이던 존재가 다른 존재에게는 잔인한 천적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랄 것이다.
여섯 편의 단편 동화들은 이처럼 크고 작은 실마리로 치밀하게 연결된다. 배가 고파 민가로 내려온 어미 멧돼지는 새끼 대신 총에 맞아 쓰러지고(내 아들 큰이빨), 주인에게 새끼를 빼앗긴 어미 개는 사냥길에 그 멧돼지 가족의 죽음을 보고 더 이상 ‘사냥개’로 살지 않기로 결심한다(잘 가라, 멍청한 놈). 배추밭에서 살아남아 나비가 된 애벌레들(용용 죽겠지?)은 길 잃은 꿀벌 이야기(우리 집은 어디인가?)에도 등장한다.
언뜻 아무 상관 없어 보이는 생명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영향을 주고받는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관계에는 약자와 강자가 있을 뿐, 그것을 선악의 잣대로 잴 수는 없다. 이야기의 바탕에는 이렇듯 자연의 섭리가 깔려 있다. 독자들은 한 편 한 편 읽을 때마다 마치 퍼즐을 맞추듯 자연이라는 커다란 그림을 발견해 간다. 독특한 옴니버스식 구성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먹이사슬과 맞아떨어지면서 자연이라는 주제를 가장 잘 드러낸다. 또한 독자들이 부분에서 전체를 읽어냈을 때의 희열, 문학만이 주는 묘미를 경험하게 한다.
♣ 인간은 먹이사슬의 한 축일 뿐!
여섯 단편에 인간은 아예 등장하지 않거나, 등장하더라도 적은 비중을 차지한다. 각 단편은 위기에 몰린 생명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그것이 인간으로부터 비롯된 일이라는 사실을 알기에 더 안타까운 마음으로 작품에 몰입한다.
‘자연은 환경과 싸우면서 적응하는 방법을 스스로 깨우친다. 생물은 물론, 돌이나 흙 등 무생물까지도 그렇다. 그래서 자연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이 그들의 변화와 진화에 무차별적으로 끼어들어 간섭한다면 자연은 지옥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_작가의 말 중에서
인간이 고양이를 버리고, 고양이는 숲으로 가서 들쥐와 다람쥐의 새로운 천적이 된다. 그 바람에 수백 년을 살아 온 들쥐와 다람쥐는 씨가 마를 지경에 이른다. 자기가 기르는 개라고 해서, 어미 개가 낳은 새끼를 인간이 ‘분양’할 권리가 있을까? 이 작품 속에서처럼 인간과 함께 살기를 포기하는 개들이 늘어난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 인간은 친 농약에 꿀벌들이 사라지면, 꽃은 씨앗을 맺지 못한다. 실제로 꿀벌의 실종은 요즘 전세계적 과학자들이 한목소리로 염려하는 문제이다.
작가는 인간이 저지른 일의 댓가를 자연이 고스란히 치르고 있음을 어린이 독자들에게 보여 준다. 인간이 버린 고양이가 먹이사슬을 무너뜨리고, 어미 개가 살기 위해 사람을 물듯 자연이 고통받은 댓가가 언젠가는 고스란히 인간에게 돌아오리라고 경고한다. 그럼으로써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역시 자연이라는 커다란 세계의 한 축일 뿐이라는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을 전한다.
♣ 글과 그림이 함께 만들어낸 아름답고 비장한 세계
《잡을 테면 잡아 봐》는 죽고 죽이는 생물들의 관계, 인간이 저지른 잘못을 조금도 미화하지 않는다. 오히려 죽어 가는 생물들의 생생한 심리와 절박함은 비장하기까지 하다. 이 책을 쓴 원유순 작가는 방정환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등 수많은 상을 받았고, 소외된 존재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과 감성으로 사랑받아 왔다. 《잡을 테면 잡아 봐》는 옴니버스 동화라는 독특한 구성과 치밀한 전개, 아름답고 비장한 문체로 중견 작가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뛰어난 작품이다. 어린이를 위한 자연 그림 작업에 열정을 쏟아 온 윤봉선 화가는 ‘자연을 실제처럼 묘사’하는 것을 뛰어넘어 독특한 시선으로 그림을 전개한다. 한 걸음 떨어졌을 때는 한없이 아름답게만 보이는 풍경이 살아 움직이는 생명들의 삶터라는 사실을 조금씩 드러내며 긴장감을 유지한다. 《잡을 테면 잡아 봐》는 한국 어린이책 동네에서 한 축을 맡고 있는 작가와 화가가 한 호흡으로 만들어 낸 작품으로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고 고민하기에 손색 없는 작품이다.
용용 죽겠지? 초봄 배추밭, 17호는 갖은 방법으로 쉴 새 없이 다가오는 영감의 위협에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친다. 내 이름은 회오리바람 버려진 고양이 카오는 추위와 굶주림에 지쳤다. 개밥을 훔쳐 먹다 개에게 물리면서도 날고기는 입에 대지 않는다. 그때 눈앞에 나타난 다람쥐를 보며 문득 사냥 충동을 느끼고, 결국 그 살점을 씹으며 카오라는 이름을 버리고 ‘회오리바람’으로 살기로 한다. 잡을 테면 잡아 봐 수백 년 동안 다람쥐의 삶터였던 밤골이 언젠가부터 고양이의 천국이 되어 버렸다. 밤골의 다람쥐들은 고향을 버릴 것인가, 그대로 불안에 떨며 살 것인가를 두고 회의를 벌인다. 우리 집은 어디인가 여느 때처럼 꿀을 찾아 나선 일벌. 꿀과 꽃가루를 모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문득 자신이 길을 잃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꿀벌이 집을 잃어버리다니,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잘 가라, 멍청한 놈 작년 봄 주인은 흰눈이가 낳은 새끼들을 다른 사람에게 팔아넘겼다. 그때부터 흰눈이는 이상해졌다. 사냥길에 멧돼지 가족이 총을 맞고 쓰러지는 광경을 목격한 뒤로 흰눈이는 쓸모없는 사냥개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더 이상 사냥개로 살기 싫다며 집을 나가 버린다. 내 아들 큰이빨 산에서는 먹이를 구할 수 없는 혹독한 겨울. 가뜩이나 야윈 새끼들 중 둘째 벌름이는 덫에 걸려 발목을 다치고, 첫째인 큰이빨은 벌름이를 구하려다 소중한 어금니를 잃었다. 어미 멧돼지는 죽어 가는 새끼들을 두고 볼 수 없어 목숨을 걸고 민가로 내려간다.
▣ 작가 소개
저 : 원유순
1957년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나 인천교육대학과 인하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90년에 아동문학평론 신인상을 받으면서 동화를 쓰기 시작했고, 1993년 계몽아동문학상장편동화 부문과 MBC 창작동화 대상을 받았다. 2007년 현재 부천에서 초등학교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열 평 아이들』, 『날아라 풀씨야』, 『까막눈삼디기』, 『콩달이에게 집을』, 『아빠와 토스트』 등이 있다. 『열 평 아이들』은 성장의 그늘에서 소외된 결손 가정에서 열 평짜리 영구 임대 아파트에 살지만 마음만은 하늘만큼 넓고 꿋꿋한 아이들의 이야기이며, 『아빠와 토스트』는 가난과 빈곤의 어려움으로 인해 가정의 해체 과정에서 어렵고 힘들지만 꿋꿋하게 살아가는 우리 아버지의 모습과 희망을 잃지 않고 아버지의 등불이 되는 아들의 강동적인 이야기이다.
그림 : 윤봉선
서울대학교에서 서양화를 공부했다. 어린이들을 위한 생태 그림책을 오랫동안 꾸준히 그려 왔다. 쓰고 그린 책으로는 그림책 《태극 1장》, 《잡아 보아요》가 있으며, 《악어야, 내가 이빨 청소해 줄까?》, 《달팽이가 꿈틀》, 《숲 속 동물들이 사라졌어요》, 《나야, 제비야》, 《야생초 학교》, 《치카치카 하나 둘》, 《뻥쟁이 왕털이》, 《콩쥐 짝꿍, 팥쥐 짝꿍》 등 여러 책에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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