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고
세대를 이어가며 사랑받는 음식, 짜장면.
짜장면 한 그릇에 담겨 있는 추억과 맛을 만나 보자!
“짜장면 왔습니다!”
부다다다 오토바이 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어느새 철가방을 든 중국집 배달원이 짜장면을 가져왔어요. 김이 모락모락, 갓 볶은 짜장면 냄새에 입 안에는 침이 저절로 고여요. 이제 필요한 건 스피드! 젓가락을 들고 최대한 빨리 손을 놀려 양념과 국수가 잘 섞이게 비빈 다음 한입 가득 집어넣어요. 부드러운 면발에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짜장면 특유의 향과 맛에 오감이 반응을 해요. 이때만큼은 세상에서 부러울 게 없지요.
배달 음식 1위이자 한국인이 하루에 가장 많이 찾는 외식, 짜장면! 엄마 아빠 어렸을 때에는 입학식이나 졸업식, 생일날같이 특별한 날에나 먹었던 짜장면을 지금은 출출할 때 언제 어디서나 전화 한통화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짜장면은 어느 나라 음식일까요? 중국집에서 파는 음식이니 중국 음식일까요?
미래아이 인문 그림책 14『짜장면』은 백여 년 전 중국에서 건너와 우리나라 음식으로 다시 태어나고 자라 뿌리내린 새로운 음식, 짜장면의 역사와 그와 관련된 우리 근현대 생활과 문화사를 살펴봅니다. 중국의 자지앙미엔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짜장면이 되고 우리나라 외식 문화의 꽃으로 자리잡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화교들과 그들의 이민사가 겹친 한중 교류사와 우리 근현대 생활사와 문화사가 함께 펼쳐집니다.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은 짜장면 한 그릇에 담겨 있는 우리의 삶과 역사, 문화를 만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국수 천국 중국에서 건너온 자지앙미엔
짜장면의 주된 재료는 밀가루로 만든 국수와 춘장이라고 하는 양념입니다. 중국은 밀가루로 만든 국수를 만들어 먹은 최초의 민족이자 가장 오랜 세월을 간직한 곳이지요. 중국에서 만들어 먹던 국수는 실크로드를 따라 우리나라를 비롯해 몽골, 미얀마, 베트남, 러시아, 인도네이사, 멀리 이탈리아에까지 퍼져 나갔습니다.
우리나라에 밀이 들어온 시기는 삼국시대이나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 기후로 인해 밀농사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중국에서 밀이나 밀가루를 수입해서 쓸 수밖에 없어서 돈 많은 귀족이나 왕 이외에는 국수를 먹을 엄두를 낼 수가 없었지요. 서민들은 비싼 밀가루 대신 메밀가루나 녹두가루 따위로 국수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그러나 1년에 한번 음력 6월 15일인 유둣날에는 유두 국수라고 하여 밀국수를 만들어 먹었는데, 그 과정이 너무나 어렵고 품이 많이 들어 국수는 잔치 때나 먹는 귀한 음식이라는 인식이 박히게 되었습니다. 국수에 대한 이런 인식은 짜장면이 처음 우리나라에 소개될 때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게 되는 배경이 됩니다.
이에 비해 중국은 국수 종류만 몇백 가지가 될 정도로 다양한 방법으로 국수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이미 송나라 때에는 시장에서 국수를 만들어 파는 가게가 생길 정도였으니까요. 특히 산둥 지방에서는 ‘자지앙미엔’이라고 하는 국수를 먹었는데, 이 국수는 삶은 콩에 밀가루를 넣어 발효시킨 총장을 돼지기름에 튀겨 국수에 얹어 먹은 것으로 국물이 없어 뻑뻑하고 느끼한 맛이 나는 국수였습니다. 이 자지앙미엔이 1800년대 우리나라에 들어와 발전한 것이 짜장면이지요.
자지앙미엔이 짜장면이 될 수 있었던 배경
제물포에 청나라 조계지가 생기면서 화교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그 중에서도 제물포와 가까웠던 산둥 지방 사람들이 대거 들어왔습니다. 산둥 사람들은 여전히 총장을 만들어 고향에서 먹던 자지앙미엔을 만들어 먹거나 화교가 차린 음식점에서 사 먹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전쟁이 끝난 후 우리나라는 공산당이 세운 중국의 중화인민공화국과 국교를 단절합니다. 이 때문에 오도가도 못 하게 된 화교들은 살길을 찾아 너도나도 중국 음식점을 열었지요.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의 음식 습관을 잘 알지 못해서 장사가 잘 되진 않았습니다.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고민을 거듭한 화교들은 마침내 총장에 캐러멜을 첨가하여 단맛이 확 도는 총장을 만들어 냈고, 뻑뻑하던 자지앙미엔에 국물을 가미하면서 우리 입맛을 사로잡게 되지요. 하지만 196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는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때라 돈을 내고 사 먹어야 하는 음식인 짜장면은 여전히 인기를 끌지 못했습니다.
짜장면이 우리 생활에 가까이 다가오게 된 것은 한국전쟁 후 주한미군의 주둔과 미국이 밀가루를 원조 식량으로 풀면서부터입니다. 당시 정부는 경제개발 계획 아래 주한미군에 납품한다고 샐러리, 양상추, 양배추, 피망, 양파 등 그때까지만 해도 낯선 작물들을 재배하게 했습니다. 농민들은 그나마 익숙한 양파를 선택했고, 농사만 지으면 정부가 다 사들일 거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주한민군에 납품하는 양은 한계가 있었고, 남아도는 양파는 헐값에 시장에 풀리게 됩니다. 덕분에 중국집에서는 그동안 비싸서 넣지 못했던 양파를 짜장면에 넣으면서 짜장면의 맛이 한결 좋아졌습니다.
한편 정부는 남아도는 밀가루와 부족한 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식 장려 운동을 펼쳤는데 그것도 성에 차지 않자 아예 ‘무미일’이라 하여 8년 동안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 쌀밥 못 먹는 날을 정해 버렸습니다. 밀가루로 국수나 만두를 파는 음식점과 중국집이 크게 혜택을 입었지요.
손님들이 몰리면서 가족 단위로 운영하던 중국집은 한국인들을 ‘뽀이’로 고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어깨너머로 중국 음식 만드는 법을 배운 뽀이들은 독립하여 하나둘 중국집을 차렸고, 한국인이 중국집을 개점하면서 중국집 분위기도 한결 밝고 깨끗해졌습니다. 중국집은 비위생적이라고 생각하던 사람들의 인식도 바뀌기 시작했지요. 거기에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배달통의 등장과 대림산업이 오토바이를 대량으로 생산해 내면서 짜장면은 배달음식의 상징으로 떠오르게 됩니다. 특히 1997~1998년에 한 이동통신사에서 “짜장면 시키신 분!”이라는 광고를 하면서 짜장면은 사람들에게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완전히 자리잡게 됩니다.
추억과 맛의 대명사 짜장면
1980년대 이후 외국문물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외식 문화가 다양해지자 짜장면은 다시 위기를 겪는 듯했으나, 쟁반짜장면, 버섯짜장면, 해물짜장면 등 다양한 형태로 변신을 거듭하면서 극복해 냈습니다. 그러나 굳이 그 모습이 변하지 않아도 백여 년간 한결같은 맛과 저렴한 가격으로 우리 곁을 지켜온 짜장면이기에 짜장면은 단순한 맛이 아닌 추억과 우리 삶의 흔적을 간직한 음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음식의 맛은 추억과 함께 한다면 그 으뜸은 짜장면이지 싶습니다.
▣ 작가 소개
글 : 임선아
우리나라 역사 가운데 생활사, 민속에 관심이 많아 강의도 듣고 책도 읽다가 이 책 『짜장면』을 쓰게 되어 기뻤답니다. 신춘문예에 등단하여 동화 작가가 되었으며, 창작 동화 『호랑이 식당 범희네』를 비롯해 기획책 『육십 고개 넘었다, 우리 할머니』, 『외계인을 위한 주사기 사용 설명서』 등이 있습니다.
그림 : 탁영호
동화 일러스트와 만화 제작을 하고 있으며 단편 애니메이션과 만화 실기 이론서 『단편만화를 위한 강의노트』를 집필했습니다. 작품으로는 『아라비안나이트 1,2,3』, 『광개토대왕』, 『장산곶매』, 『백두산 천지』, 『미리 미리 미래과학』등이 있습니다.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고
세대를 이어가며 사랑받는 음식, 짜장면.
짜장면 한 그릇에 담겨 있는 추억과 맛을 만나 보자!
“짜장면 왔습니다!”
부다다다 오토바이 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어느새 철가방을 든 중국집 배달원이 짜장면을 가져왔어요. 김이 모락모락, 갓 볶은 짜장면 냄새에 입 안에는 침이 저절로 고여요. 이제 필요한 건 스피드! 젓가락을 들고 최대한 빨리 손을 놀려 양념과 국수가 잘 섞이게 비빈 다음 한입 가득 집어넣어요. 부드러운 면발에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짜장면 특유의 향과 맛에 오감이 반응을 해요. 이때만큼은 세상에서 부러울 게 없지요.
배달 음식 1위이자 한국인이 하루에 가장 많이 찾는 외식, 짜장면! 엄마 아빠 어렸을 때에는 입학식이나 졸업식, 생일날같이 특별한 날에나 먹었던 짜장면을 지금은 출출할 때 언제 어디서나 전화 한통화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짜장면은 어느 나라 음식일까요? 중국집에서 파는 음식이니 중국 음식일까요?
미래아이 인문 그림책 14『짜장면』은 백여 년 전 중국에서 건너와 우리나라 음식으로 다시 태어나고 자라 뿌리내린 새로운 음식, 짜장면의 역사와 그와 관련된 우리 근현대 생활과 문화사를 살펴봅니다. 중국의 자지앙미엔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짜장면이 되고 우리나라 외식 문화의 꽃으로 자리잡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화교들과 그들의 이민사가 겹친 한중 교류사와 우리 근현대 생활사와 문화사가 함께 펼쳐집니다.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은 짜장면 한 그릇에 담겨 있는 우리의 삶과 역사, 문화를 만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국수 천국 중국에서 건너온 자지앙미엔
짜장면의 주된 재료는 밀가루로 만든 국수와 춘장이라고 하는 양념입니다. 중국은 밀가루로 만든 국수를 만들어 먹은 최초의 민족이자 가장 오랜 세월을 간직한 곳이지요. 중국에서 만들어 먹던 국수는 실크로드를 따라 우리나라를 비롯해 몽골, 미얀마, 베트남, 러시아, 인도네이사, 멀리 이탈리아에까지 퍼져 나갔습니다.
우리나라에 밀이 들어온 시기는 삼국시대이나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 기후로 인해 밀농사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중국에서 밀이나 밀가루를 수입해서 쓸 수밖에 없어서 돈 많은 귀족이나 왕 이외에는 국수를 먹을 엄두를 낼 수가 없었지요. 서민들은 비싼 밀가루 대신 메밀가루나 녹두가루 따위로 국수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그러나 1년에 한번 음력 6월 15일인 유둣날에는 유두 국수라고 하여 밀국수를 만들어 먹었는데, 그 과정이 너무나 어렵고 품이 많이 들어 국수는 잔치 때나 먹는 귀한 음식이라는 인식이 박히게 되었습니다. 국수에 대한 이런 인식은 짜장면이 처음 우리나라에 소개될 때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게 되는 배경이 됩니다.
이에 비해 중국은 국수 종류만 몇백 가지가 될 정도로 다양한 방법으로 국수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이미 송나라 때에는 시장에서 국수를 만들어 파는 가게가 생길 정도였으니까요. 특히 산둥 지방에서는 ‘자지앙미엔’이라고 하는 국수를 먹었는데, 이 국수는 삶은 콩에 밀가루를 넣어 발효시킨 총장을 돼지기름에 튀겨 국수에 얹어 먹은 것으로 국물이 없어 뻑뻑하고 느끼한 맛이 나는 국수였습니다. 이 자지앙미엔이 1800년대 우리나라에 들어와 발전한 것이 짜장면이지요.
자지앙미엔이 짜장면이 될 수 있었던 배경
제물포에 청나라 조계지가 생기면서 화교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그 중에서도 제물포와 가까웠던 산둥 지방 사람들이 대거 들어왔습니다. 산둥 사람들은 여전히 총장을 만들어 고향에서 먹던 자지앙미엔을 만들어 먹거나 화교가 차린 음식점에서 사 먹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전쟁이 끝난 후 우리나라는 공산당이 세운 중국의 중화인민공화국과 국교를 단절합니다. 이 때문에 오도가도 못 하게 된 화교들은 살길을 찾아 너도나도 중국 음식점을 열었지요.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의 음식 습관을 잘 알지 못해서 장사가 잘 되진 않았습니다.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고민을 거듭한 화교들은 마침내 총장에 캐러멜을 첨가하여 단맛이 확 도는 총장을 만들어 냈고, 뻑뻑하던 자지앙미엔에 국물을 가미하면서 우리 입맛을 사로잡게 되지요. 하지만 196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는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때라 돈을 내고 사 먹어야 하는 음식인 짜장면은 여전히 인기를 끌지 못했습니다.
짜장면이 우리 생활에 가까이 다가오게 된 것은 한국전쟁 후 주한미군의 주둔과 미국이 밀가루를 원조 식량으로 풀면서부터입니다. 당시 정부는 경제개발 계획 아래 주한미군에 납품한다고 샐러리, 양상추, 양배추, 피망, 양파 등 그때까지만 해도 낯선 작물들을 재배하게 했습니다. 농민들은 그나마 익숙한 양파를 선택했고, 농사만 지으면 정부가 다 사들일 거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주한민군에 납품하는 양은 한계가 있었고, 남아도는 양파는 헐값에 시장에 풀리게 됩니다. 덕분에 중국집에서는 그동안 비싸서 넣지 못했던 양파를 짜장면에 넣으면서 짜장면의 맛이 한결 좋아졌습니다.
한편 정부는 남아도는 밀가루와 부족한 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분식 장려 운동을 펼쳤는데 그것도 성에 차지 않자 아예 ‘무미일’이라 하여 8년 동안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 쌀밥 못 먹는 날을 정해 버렸습니다. 밀가루로 국수나 만두를 파는 음식점과 중국집이 크게 혜택을 입었지요.
손님들이 몰리면서 가족 단위로 운영하던 중국집은 한국인들을 ‘뽀이’로 고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어깨너머로 중국 음식 만드는 법을 배운 뽀이들은 독립하여 하나둘 중국집을 차렸고, 한국인이 중국집을 개점하면서 중국집 분위기도 한결 밝고 깨끗해졌습니다. 중국집은 비위생적이라고 생각하던 사람들의 인식도 바뀌기 시작했지요. 거기에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배달통의 등장과 대림산업이 오토바이를 대량으로 생산해 내면서 짜장면은 배달음식의 상징으로 떠오르게 됩니다. 특히 1997~1998년에 한 이동통신사에서 “짜장면 시키신 분!”이라는 광고를 하면서 짜장면은 사람들에게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완전히 자리잡게 됩니다.
추억과 맛의 대명사 짜장면
1980년대 이후 외국문물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외식 문화가 다양해지자 짜장면은 다시 위기를 겪는 듯했으나, 쟁반짜장면, 버섯짜장면, 해물짜장면 등 다양한 형태로 변신을 거듭하면서 극복해 냈습니다. 그러나 굳이 그 모습이 변하지 않아도 백여 년간 한결같은 맛과 저렴한 가격으로 우리 곁을 지켜온 짜장면이기에 짜장면은 단순한 맛이 아닌 추억과 우리 삶의 흔적을 간직한 음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음식의 맛은 추억과 함께 한다면 그 으뜸은 짜장면이지 싶습니다.
▣ 작가 소개
글 : 임선아
우리나라 역사 가운데 생활사, 민속에 관심이 많아 강의도 듣고 책도 읽다가 이 책 『짜장면』을 쓰게 되어 기뻤답니다. 신춘문예에 등단하여 동화 작가가 되었으며, 창작 동화 『호랑이 식당 범희네』를 비롯해 기획책 『육십 고개 넘었다, 우리 할머니』, 『외계인을 위한 주사기 사용 설명서』 등이 있습니다.
그림 : 탁영호
동화 일러스트와 만화 제작을 하고 있으며 단편 애니메이션과 만화 실기 이론서 『단편만화를 위한 강의노트』를 집필했습니다. 작품으로는 『아라비안나이트 1,2,3』, 『광개토대왕』, 『장산곶매』, 『백두산 천지』, 『미리 미리 미래과학』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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