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제임스 조이스,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과 더불어
현대문학에 새로운 길을 개척한 20세기 최고 최대의 소설
문학이 도달할 수 있는 극한을 보여준 걸작
프루스트 전공 1세대 이형식 교수의 유려하고도 가장 원문에 충실한 번역!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는 단순히 과거를 추적하는 회고담이 아니라, 삶을 낭비하지 않고 삶에 대해 감사할 수 있는 법을 가르쳐주는
실천적이면서도 보편적인 함의를 가지고 있는 이야기이다.” _ 알랭 드 보통
펭귄클래식의 특별 한정판으로 출간된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는 전 세계 문학을 통틀어서 고전 중의 고전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문학이 도달할 수 있는 극한에 다다랐다는 평을 받는 이 소설은 한 작가의 탐구정신이 얼마나 치열할 수 있으며, 그 치열함 끝에 얻게 된 문학적 결실이 읽는 이의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지 여실히 증명한다. 작가의 행복한 유년 시절, 사교계 생활, 연애경험 등을 기억에 의해 재구성해, 복잡하게 얽힌 테마와 긴밀하게 결부시키면서, 잔혹한 시간의 흐름에 소멸해 가는 사람들과 자신, 시대상을 그려낸 이 작품은 무려 삼천 페이지에 달하는 감동과 사색의 기록을 선사할 것이다. 펭귄클래식은 1권 『스완 댁 쪽으로』를 시작으로 다음 달 6월에 2권 『피어나는 소녀들의 그늘에서』을 연이어 출간하고, 연말에는 3권 『게르망뜨 성』을, 그리고 완역이 되는 대로, 해마다 아름다운 디자인의 특별 양장판을 총 7권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타임스』 『르 몽드』 선정 20세기 최고의 책
미국대학위원회 SAT 추천도서
미국 하버드생이 가장 많이 읽는 책
서울대 추천 고교 필독서 100선
실존의 기저와 비밀을 예언하고 깊이 있게 다룬 선구자적 소설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는 일곱 권의 책이 모여서 하나의 거대한 세계를 이루는 문학적 성찬의 공간이다. 파리의 부르주아 출신 문학청년인 ‘나(마르셀)‘의 1인칭 고백 형식으로 쓰인 이 책은, 뛰어난 지성과 예민한 감수성을 지닌 화자의 절대적 행복을 추구하는 시간의 드라마이다. 제3공화정 시대의 풍속사이자 ‘화자‘의 기억을 통해 탐색된 인간의 심층심리를 담고 있기도 해서 복잡다단한 구조로 인해, 고딕 양식의 대성당이나, 교향악에 비유되기도 한다. 소설 속의 ‘내’가 장구한 세월에 걸쳐 들려주는 이 고백이 비단 그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어느새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다가오는 까닭은 우리 역시 기뻐하고, 고뇌하고, 욕망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작품은 오늘날 우리가 ‘현대성‘이라고 부르는 실존의 기저와 비밀을 예언하고 깊이 있게 다룬 선구자적 소설이라 칭송받는 것이다.
한 권으로 읽는 『스완 댁 쪽으로』 : 문학이 도달할 수 있는 극한을 보여준 걸작
이제까지 보통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라는 제목으로 알려졌으며, 두 권으로 나누어 출간되었던『스완 댁 쪽으로』를 원전 그대로 묶어 한 권으로 출간했다. 어느 추운 겨울날, 외출에서 돌아온 마르셀은 어머니가 내온 뜨거운 홍차에 마들렌 과자를 적셔 마신다. 그 순간 그는 까닭 없이 커다란 희열감에 휩싸이며, 내부에서 뭔가가 꿈틀대며 떠오르는 기억을 느낀다. 이윽고 조금 전 홍차에 적셔 먹었던 마들렌느 과자가 아주 오래전 이모 집에서 맛봤던 바로 그 맛이었음을 기억해내자, 그때의 모든 기억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현재의 시간 안으로 홍수처럼 밀려든다. 바로 이 책의 제목만큼이나 유명한 마들렌느 과자에 관한 일화이다. 이러한 마들렌 과자의 경험을 통해 마르셀은 죽은 듯이 보였던 과거가 자기 안에 생생히 살아 있음을 느끼고, 현재의 시간 위로 범람해 오는 과거의 시간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오르는 기나긴 여행을 떠난다. 1부 「꽁브레」의 전체적인 이야기이다. 2부 『스완의 어떤 사랑』은 소설의 화자가 이웃에 사는 스완 씨와 ‘영혼의 교류‘를 이뤄, 지난 날 스완의 사랑을 자신의 일인 양 재구성해서 독자들에게 들려준다.(‘스완네‘가 아닌 반드시 ‘스완 댁‘으로 번역을 해야 하는 이유이다.) 프루스트의 작품 중에서 따로 떼어 내어 가장 널리 읽히는 편이기도 하다. 옮긴이 이형식 서울대 명예교수는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는 총 7권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각 권을 한 편의 완결된 형식으로 읽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의 말을 직접 옮긴다.
Q. 각 권이 하나의 연결된 구성이지만, 꼭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되는 이유
사라진 줄 알았던 시절들이 부활하여 세월(시간)의 질서로부터 해방된 존재를 문득 문득 부각시키곤 하는 것이 이 작품의 전체적 구성입니다. 즉, 이 작품은 그러한 해방의 순간 혹은 격정의 순간들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부활의 계기를 마련해 주는 사건들은 다양하며, 그 각 사건들이 나름대로 독립된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 각 권을, 다양한 소재들에 입각하여 명상을 펼치되 그 명상들이 죽음에 대한 공포 내지 일체의 불안으로부터 스스로를 해방시키려는 의지로 수렴되는 쎄네카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혹은 몽떼뉴 등과 같은 이들의 작품을 읽듯, 따로 떼어 읽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각 권에 이야기된 여러 일화들이 각각 언제든 독자에게 명상의 계기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프루스트 전공 1세대의 단단하고도 유려한 번역의 힘
프루스트는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문장의 길이가 대단히 길고, 무수한 삽입절과 관계절, 분사구, 수식어 등을 쓴 탓에 복잡다단함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문장을 구사하는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과거를 향한 지고의 감수성이 빚는 이 언어, 지극히도 섬세하고 거의 본능적으로 운율이 담긴 이 문장들을 우리말로 어떻게 옮길 것인가? 원문의 내용과 리듬에 충실해서 옮기는 경우 말도 안 되는 우리말 문장이 되기 십상일 터이며, 내용 전달에 치중하는 경우 이는 이미 프루스트 문장이 아닐 터이기 때문이다. 펭귄클래식의 이 책은 국내 프루스트 전공 학자 중 1세대에 속하는 이형식 서울대 명예교수가 가장 유려하고 정확한 번역을 해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흔히『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로 번역되었던 ‘시간‘을 ‘시절‘로 정정한 부분이다.
Q . 잃어버린 ‘시간’이 아니라 잃어버린 ‘시절’인 이유
‘시간’이라는 것은 광대무변한 공간 속에 처한 무시무종의 질료세계에서 포착되는 물리적 이동 및 변화 현상을 기술하기 위하여 고안된 합의개념일 뿐, 즉 공간 및 그 속에서 부유하는 질료덩이들에 종속되는 개념일 뿐, 그 독립된 실체가 없는 일종의 허개념입니다. 따라서 ‘시간’이라는 것은 잃거나 되찾을 수 있는 그 무엇일 수 없습니다. 반면 ‘시절’이란 하나의 오성(감각 및 인지의 주체)이 이미 겪은 실존의 퇴적물이며, 그 ‘시절’은 오직 질료적 접촉에 의해서만 필연적으로 부활하는, 그리고 전적으로 주관적인 새로운 정서적 국면입니다. 물론 그 ‘시절’ 또한 엄밀히 말해 우리의 염원이나 의지에 따라 되찾을 수 있는 무엇은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의 계시(쏘크라테스적 의미로써의 계시) 혹은 영감처럼 번개가 명멸하듯 우리를 스쳐갈 뿐, 따라서 그것을 ‘찾는다’ 하는 말은 그러한 계시에 귀 기울인다는 정도의 뜻을 가질 수 있을 듯합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시절’은 ‘시간’과 달리, 기다림이나 명상 혹은 모색의 대상일 수 있습니다. 여하튼 작품의 말미에서 주인공은 ‘잃어버린 시절(le temps perdu)’이 곧 ‘옛날(les jours anciens)’을 가리킨다고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번역어는 ‘롤랑의 노래’나 ‘니벨룽겐의 노래’, ‘음유시인’, ‘서사시’ 등처럼, 우리가 외래 문물을 받아들이던 초기에 오역된 숱한 말들 중 하나일 듯합니다.
▣ 작가 소개
저 : 마르셀 프루스트
Marcel Proust,Marcel Valentin Louis Eugene Georges Proust
파리 근처 오퇴유 출생으로 20세기 전반의 소설 중 질·양에 있어서 모두 최고의 것으로 일컬어지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1913∼1928)의 작자이다. 아버지 아드리언 프루스트 박사는 보스 지방 출신인 위생학의 대가로 파리대학교 교수였으며, 어머니 잔은 알자스 출신의 유대계 부르주아지 집안 출신이었다.
섬세한 신경과 풍부한 교양을 갖추어 모자간의 마음의 교류는 프루스트의 정신생활에 큰 영향을 끼쳤다. 철학자 베르그송은 외가 쪽으로 친척이 된다. 프루스트는 아홉 살 때 심한 천식을 앓았는데, 이것은 그의 생애 동안 여러 신경증 증상으로 복잡하게 발전될 신체적 질환이었다.
그는 어린 시절 노르망디에 있는 해변가 별장에서 휴가를 보내곤 했는데, 이곳은 그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발베크의 모델이 되었다. 프루스트는 건강이 좋지 않아 가족들로부터 특별한 기대를 모으지 못했다. 대신 그는 부유한 집안 환경 덕분에 포부르 생제르맹의 귀족과 상류층 전용 술집을 드나들며 사교계의 나태함 속으로 빠져들었다. 또한 그는 이따금씩 소품을 쓰거나 영국 미술평론가인 존 러스킨의 작품을 번역했으며, 이야기꾼이자 비전문적 문인으로서 많은 글을 발표했다.
헌신적인 어머니의 보살핌 속에서 프루스트는 낮에는 잠을 자고, 밤에는 글을 쓰며 사교계를 드나드는 생활을 계속했다. 그의 건강상태는 동성애에 대한 죄의식 때문에 더욱 악화되었고, 이러한 동성애로 인해 그는 부자들과 세력가들이 드나드는 술집뿐만 아니라 남자 하인의 숙소와 매춘굴까지 드나들었다. 그리하여 1890년대의 프루스트는 나중에 그의 작품에서 표현되었던 것처럼, 사교계의 관심이나 끌려고 속태우는 천박하고 이기적인 속물처럼 보였다. 1905년 어머니의 죽음은 프루스트에게 길고 고통스러운 슬픔을 안겨주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자신의 방탕한 생활이 어머니의 죽음을 야기시킨 주요 원인이라는 사실도 점차 깨달았다.
그의 초기작『장 상퇴유』는 1,000매를 넘는 대작으로 3인칭 수법으로 저술되었는데, 1896∼1900년에 걸친 작품으로 추정되며, 또 『생트 뵈브에 거역해서』는 1908∼1910년경의 습작인데, 모두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집대성될 일관된 노력이 남긴 행적으로 보아야 할 작품들이다.
그의 이름이 알려지게 된 작품『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제1권 『스완네 집 쪽으로』는 1911년경에 대체로 완성을 보았으나 출판사를 구하지 못하여 1913년이 되어 가까스로 자비출판되었다. 이 책이 출판되고 나서 비로소 주목받기 시작하였다. 2권은 시간이 좀 흘러서 출간이 되었는데, 제1차 세계대전의 영향도 있고 해서 제2권 『꽃피는 아가씨들의 그늘에』는 1918년에 발간되었다. 이 책으로 이듬해에 공쿠르상을 수상하여 프루스트는 비로소 원래 꿈이었던 문학적 영광을 차지할 수 있게 되었다. 그 후 죽음에 이르기까지 코르크로 둘러싼 병실 안에서 죽음의 예감과 대결하면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완성을 위한 수도사와 같은 생활이 계속되었다. 일생과 바꿀 대작을 남겼다는 점에서 프루스트는 작가로서의 영광과 비참을 모두 맛보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의 작품 외에 2권의 문집, 10여 권의 서간집과 미발표 원고가 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시간을 다시 회복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또한 과거가 무의식적 기억의 도움을 받아 예술 속에서 회복되고 보존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탐구한다. 이 소설에서 그가 이룩한 혁신의 중심은 등장 인물들을 고정된 존재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정황과 지각에 의해 점차 드러나고 형성되는 유동적인 존재로 그리는 것이다. 시간과 공간의 장벽을 완전한 예술적 전체 속으로 무너뜨리는 인생을 그려내는 프루스트의 강력한 실례는 20세기 문학에서 획기적인 영향력 중 하나였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와 더불어 근본적으로 소설의 형식을 바꾸었고, 소설의 여러 가지 기본 원칙들을 변화시켰다는 평을 받았다. 또한 집요할 만큼 강박적으로 비전을 표현하고 전달함에 있어서 그가 개인적으로 기여한 바는 문인의 현대적인 역할을 규정해 주었다.
역 : 이형식
李亨植
서울대학교 불어교육과를 졸업하고 파리 8대학에서 마르셀 프루스트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불어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마르셀 프루스트』,『프루스트의 예술론』, 『작가와 신화-프루스트의 신화 세계』, 『프랑스 문학, 그 천년의 몽상』, 『그 먼 여름』이 있으며, 역서로는 『외상 죽음』, 『밤 끝으로의 여행』, 『미덕의 불운』, 『사랑의 죄악』, 『철부지 시절』, 『미소 띤 부조리』, 『트리스탄과 이즈』, 『중세의 연가』, 『롤랑전』, 『웃는 남자』, 『까르멘』, 『메를랭과 아서』 등이 있다.
표지 일러스트 : 허정은
홍익대학교에서 디자인을 공부했으며,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출판, 광고 등 다양한 분야의 작업들을 해왔다. 세상 너머에 있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기를 좋아하며, 저 너머의 세계를 이 세상의 언어로 표현하고자 많은 그림을 그렸다. 언제라도 산뜻하게 떠날 수 있을 이 세상 속에도 생각하면 각별히 애틋한 게 있으니, 그 중 하나로 프루스트를 꼽는다.
▣ 주요 목차
1부 스완 부인의 주변에서
2부 고장들의 명칭-고장
옮긴이 주
제임스 조이스,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과 더불어
현대문학에 새로운 길을 개척한 20세기 최고 최대의 소설
문학이 도달할 수 있는 극한을 보여준 걸작
프루스트 전공 1세대 이형식 교수의 유려하고도 가장 원문에 충실한 번역!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는 단순히 과거를 추적하는 회고담이 아니라, 삶을 낭비하지 않고 삶에 대해 감사할 수 있는 법을 가르쳐주는
실천적이면서도 보편적인 함의를 가지고 있는 이야기이다.” _ 알랭 드 보통
펭귄클래식의 특별 한정판으로 출간된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는 전 세계 문학을 통틀어서 고전 중의 고전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문학이 도달할 수 있는 극한에 다다랐다는 평을 받는 이 소설은 한 작가의 탐구정신이 얼마나 치열할 수 있으며, 그 치열함 끝에 얻게 된 문학적 결실이 읽는 이의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지 여실히 증명한다. 작가의 행복한 유년 시절, 사교계 생활, 연애경험 등을 기억에 의해 재구성해, 복잡하게 얽힌 테마와 긴밀하게 결부시키면서, 잔혹한 시간의 흐름에 소멸해 가는 사람들과 자신, 시대상을 그려낸 이 작품은 무려 삼천 페이지에 달하는 감동과 사색의 기록을 선사할 것이다. 펭귄클래식은 1권 『스완 댁 쪽으로』를 시작으로 다음 달 6월에 2권 『피어나는 소녀들의 그늘에서』을 연이어 출간하고, 연말에는 3권 『게르망뜨 성』을, 그리고 완역이 되는 대로, 해마다 아름다운 디자인의 특별 양장판을 총 7권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타임스』 『르 몽드』 선정 20세기 최고의 책
미국대학위원회 SAT 추천도서
미국 하버드생이 가장 많이 읽는 책
서울대 추천 고교 필독서 100선
실존의 기저와 비밀을 예언하고 깊이 있게 다룬 선구자적 소설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는 일곱 권의 책이 모여서 하나의 거대한 세계를 이루는 문학적 성찬의 공간이다. 파리의 부르주아 출신 문학청년인 ‘나(마르셀)‘의 1인칭 고백 형식으로 쓰인 이 책은, 뛰어난 지성과 예민한 감수성을 지닌 화자의 절대적 행복을 추구하는 시간의 드라마이다. 제3공화정 시대의 풍속사이자 ‘화자‘의 기억을 통해 탐색된 인간의 심층심리를 담고 있기도 해서 복잡다단한 구조로 인해, 고딕 양식의 대성당이나, 교향악에 비유되기도 한다. 소설 속의 ‘내’가 장구한 세월에 걸쳐 들려주는 이 고백이 비단 그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어느새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다가오는 까닭은 우리 역시 기뻐하고, 고뇌하고, 욕망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작품은 오늘날 우리가 ‘현대성‘이라고 부르는 실존의 기저와 비밀을 예언하고 깊이 있게 다룬 선구자적 소설이라 칭송받는 것이다.
한 권으로 읽는 『스완 댁 쪽으로』 : 문학이 도달할 수 있는 극한을 보여준 걸작
이제까지 보통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라는 제목으로 알려졌으며, 두 권으로 나누어 출간되었던『스완 댁 쪽으로』를 원전 그대로 묶어 한 권으로 출간했다. 어느 추운 겨울날, 외출에서 돌아온 마르셀은 어머니가 내온 뜨거운 홍차에 마들렌 과자를 적셔 마신다. 그 순간 그는 까닭 없이 커다란 희열감에 휩싸이며, 내부에서 뭔가가 꿈틀대며 떠오르는 기억을 느낀다. 이윽고 조금 전 홍차에 적셔 먹었던 마들렌느 과자가 아주 오래전 이모 집에서 맛봤던 바로 그 맛이었음을 기억해내자, 그때의 모든 기억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현재의 시간 안으로 홍수처럼 밀려든다. 바로 이 책의 제목만큼이나 유명한 마들렌느 과자에 관한 일화이다. 이러한 마들렌 과자의 경험을 통해 마르셀은 죽은 듯이 보였던 과거가 자기 안에 생생히 살아 있음을 느끼고, 현재의 시간 위로 범람해 오는 과거의 시간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오르는 기나긴 여행을 떠난다. 1부 「꽁브레」의 전체적인 이야기이다. 2부 『스완의 어떤 사랑』은 소설의 화자가 이웃에 사는 스완 씨와 ‘영혼의 교류‘를 이뤄, 지난 날 스완의 사랑을 자신의 일인 양 재구성해서 독자들에게 들려준다.(‘스완네‘가 아닌 반드시 ‘스완 댁‘으로 번역을 해야 하는 이유이다.) 프루스트의 작품 중에서 따로 떼어 내어 가장 널리 읽히는 편이기도 하다. 옮긴이 이형식 서울대 명예교수는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는 총 7권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각 권을 한 편의 완결된 형식으로 읽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의 말을 직접 옮긴다.
Q. 각 권이 하나의 연결된 구성이지만, 꼭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되는 이유
사라진 줄 알았던 시절들이 부활하여 세월(시간)의 질서로부터 해방된 존재를 문득 문득 부각시키곤 하는 것이 이 작품의 전체적 구성입니다. 즉, 이 작품은 그러한 해방의 순간 혹은 격정의 순간들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부활의 계기를 마련해 주는 사건들은 다양하며, 그 각 사건들이 나름대로 독립된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 각 권을, 다양한 소재들에 입각하여 명상을 펼치되 그 명상들이 죽음에 대한 공포 내지 일체의 불안으로부터 스스로를 해방시키려는 의지로 수렴되는 쎄네카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혹은 몽떼뉴 등과 같은 이들의 작품을 읽듯, 따로 떼어 읽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각 권에 이야기된 여러 일화들이 각각 언제든 독자에게 명상의 계기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프루스트 전공 1세대의 단단하고도 유려한 번역의 힘
프루스트는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문장의 길이가 대단히 길고, 무수한 삽입절과 관계절, 분사구, 수식어 등을 쓴 탓에 복잡다단함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문장을 구사하는 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과거를 향한 지고의 감수성이 빚는 이 언어, 지극히도 섬세하고 거의 본능적으로 운율이 담긴 이 문장들을 우리말로 어떻게 옮길 것인가? 원문의 내용과 리듬에 충실해서 옮기는 경우 말도 안 되는 우리말 문장이 되기 십상일 터이며, 내용 전달에 치중하는 경우 이는 이미 프루스트 문장이 아닐 터이기 때문이다. 펭귄클래식의 이 책은 국내 프루스트 전공 학자 중 1세대에 속하는 이형식 서울대 명예교수가 가장 유려하고 정확한 번역을 해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흔히『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로 번역되었던 ‘시간‘을 ‘시절‘로 정정한 부분이다.
Q . 잃어버린 ‘시간’이 아니라 잃어버린 ‘시절’인 이유
‘시간’이라는 것은 광대무변한 공간 속에 처한 무시무종의 질료세계에서 포착되는 물리적 이동 및 변화 현상을 기술하기 위하여 고안된 합의개념일 뿐, 즉 공간 및 그 속에서 부유하는 질료덩이들에 종속되는 개념일 뿐, 그 독립된 실체가 없는 일종의 허개념입니다. 따라서 ‘시간’이라는 것은 잃거나 되찾을 수 있는 그 무엇일 수 없습니다. 반면 ‘시절’이란 하나의 오성(감각 및 인지의 주체)이 이미 겪은 실존의 퇴적물이며, 그 ‘시절’은 오직 질료적 접촉에 의해서만 필연적으로 부활하는, 그리고 전적으로 주관적인 새로운 정서적 국면입니다. 물론 그 ‘시절’ 또한 엄밀히 말해 우리의 염원이나 의지에 따라 되찾을 수 있는 무엇은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의 계시(쏘크라테스적 의미로써의 계시) 혹은 영감처럼 번개가 명멸하듯 우리를 스쳐갈 뿐, 따라서 그것을 ‘찾는다’ 하는 말은 그러한 계시에 귀 기울인다는 정도의 뜻을 가질 수 있을 듯합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시절’은 ‘시간’과 달리, 기다림이나 명상 혹은 모색의 대상일 수 있습니다. 여하튼 작품의 말미에서 주인공은 ‘잃어버린 시절(le temps perdu)’이 곧 ‘옛날(les jours anciens)’을 가리킨다고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번역어는 ‘롤랑의 노래’나 ‘니벨룽겐의 노래’, ‘음유시인’, ‘서사시’ 등처럼, 우리가 외래 문물을 받아들이던 초기에 오역된 숱한 말들 중 하나일 듯합니다.
▣ 작가 소개
저 : 마르셀 프루스트
Marcel Proust,Marcel Valentin Louis Eugene Georges Proust
파리 근처 오퇴유 출생으로 20세기 전반의 소설 중 질·양에 있어서 모두 최고의 것으로 일컬어지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1913∼1928)의 작자이다. 아버지 아드리언 프루스트 박사는 보스 지방 출신인 위생학의 대가로 파리대학교 교수였으며, 어머니 잔은 알자스 출신의 유대계 부르주아지 집안 출신이었다.
섬세한 신경과 풍부한 교양을 갖추어 모자간의 마음의 교류는 프루스트의 정신생활에 큰 영향을 끼쳤다. 철학자 베르그송은 외가 쪽으로 친척이 된다. 프루스트는 아홉 살 때 심한 천식을 앓았는데, 이것은 그의 생애 동안 여러 신경증 증상으로 복잡하게 발전될 신체적 질환이었다.
그는 어린 시절 노르망디에 있는 해변가 별장에서 휴가를 보내곤 했는데, 이곳은 그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발베크의 모델이 되었다. 프루스트는 건강이 좋지 않아 가족들로부터 특별한 기대를 모으지 못했다. 대신 그는 부유한 집안 환경 덕분에 포부르 생제르맹의 귀족과 상류층 전용 술집을 드나들며 사교계의 나태함 속으로 빠져들었다. 또한 그는 이따금씩 소품을 쓰거나 영국 미술평론가인 존 러스킨의 작품을 번역했으며, 이야기꾼이자 비전문적 문인으로서 많은 글을 발표했다.
헌신적인 어머니의 보살핌 속에서 프루스트는 낮에는 잠을 자고, 밤에는 글을 쓰며 사교계를 드나드는 생활을 계속했다. 그의 건강상태는 동성애에 대한 죄의식 때문에 더욱 악화되었고, 이러한 동성애로 인해 그는 부자들과 세력가들이 드나드는 술집뿐만 아니라 남자 하인의 숙소와 매춘굴까지 드나들었다. 그리하여 1890년대의 프루스트는 나중에 그의 작품에서 표현되었던 것처럼, 사교계의 관심이나 끌려고 속태우는 천박하고 이기적인 속물처럼 보였다. 1905년 어머니의 죽음은 프루스트에게 길고 고통스러운 슬픔을 안겨주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자신의 방탕한 생활이 어머니의 죽음을 야기시킨 주요 원인이라는 사실도 점차 깨달았다.
그의 초기작『장 상퇴유』는 1,000매를 넘는 대작으로 3인칭 수법으로 저술되었는데, 1896∼1900년에 걸친 작품으로 추정되며, 또 『생트 뵈브에 거역해서』는 1908∼1910년경의 습작인데, 모두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집대성될 일관된 노력이 남긴 행적으로 보아야 할 작품들이다.
그의 이름이 알려지게 된 작품『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제1권 『스완네 집 쪽으로』는 1911년경에 대체로 완성을 보았으나 출판사를 구하지 못하여 1913년이 되어 가까스로 자비출판되었다. 이 책이 출판되고 나서 비로소 주목받기 시작하였다. 2권은 시간이 좀 흘러서 출간이 되었는데, 제1차 세계대전의 영향도 있고 해서 제2권 『꽃피는 아가씨들의 그늘에』는 1918년에 발간되었다. 이 책으로 이듬해에 공쿠르상을 수상하여 프루스트는 비로소 원래 꿈이었던 문학적 영광을 차지할 수 있게 되었다. 그 후 죽음에 이르기까지 코르크로 둘러싼 병실 안에서 죽음의 예감과 대결하면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완성을 위한 수도사와 같은 생활이 계속되었다. 일생과 바꿀 대작을 남겼다는 점에서 프루스트는 작가로서의 영광과 비참을 모두 맛보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의 작품 외에 2권의 문집, 10여 권의 서간집과 미발표 원고가 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시간을 다시 회복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또한 과거가 무의식적 기억의 도움을 받아 예술 속에서 회복되고 보존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탐구한다. 이 소설에서 그가 이룩한 혁신의 중심은 등장 인물들을 고정된 존재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정황과 지각에 의해 점차 드러나고 형성되는 유동적인 존재로 그리는 것이다. 시간과 공간의 장벽을 완전한 예술적 전체 속으로 무너뜨리는 인생을 그려내는 프루스트의 강력한 실례는 20세기 문학에서 획기적인 영향력 중 하나였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와 더불어 근본적으로 소설의 형식을 바꾸었고, 소설의 여러 가지 기본 원칙들을 변화시켰다는 평을 받았다. 또한 집요할 만큼 강박적으로 비전을 표현하고 전달함에 있어서 그가 개인적으로 기여한 바는 문인의 현대적인 역할을 규정해 주었다.
역 : 이형식
李亨植
서울대학교 불어교육과를 졸업하고 파리 8대학에서 마르셀 프루스트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불어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마르셀 프루스트』,『프루스트의 예술론』, 『작가와 신화-프루스트의 신화 세계』, 『프랑스 문학, 그 천년의 몽상』, 『그 먼 여름』이 있으며, 역서로는 『외상 죽음』, 『밤 끝으로의 여행』, 『미덕의 불운』, 『사랑의 죄악』, 『철부지 시절』, 『미소 띤 부조리』, 『트리스탄과 이즈』, 『중세의 연가』, 『롤랑전』, 『웃는 남자』, 『까르멘』, 『메를랭과 아서』 등이 있다.
표지 일러스트 : 허정은
홍익대학교에서 디자인을 공부했으며,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출판, 광고 등 다양한 분야의 작업들을 해왔다. 세상 너머에 있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기를 좋아하며, 저 너머의 세계를 이 세상의 언어로 표현하고자 많은 그림을 그렸다. 언제라도 산뜻하게 떠날 수 있을 이 세상 속에도 생각하면 각별히 애틋한 게 있으니, 그 중 하나로 프루스트를 꼽는다.
▣ 주요 목차
1부 스완 부인의 주변에서
2부 고장들의 명칭-고장
옮긴이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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