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 바르부르크 평전 -이미지 역사가 아비 바르부르크의 광기와 지성의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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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다나카 준
출판사항HUMANART, 발행일:2013/08/26
형태사항p.467 국판:23CM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58626466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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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광기와 지성의 이미지 역사가 아비 바르부르크
그의 사상과 생애 그리고 불가사의한 이미지 세계

이 책 《아비 바르부르크 평전》은 현대적인 시각문화 연구 및 이미지론 분야의 토대를 구축한 연구자로 평가받는 독일의 미술사가 아비 바르부르크Aby Warburg, 1866~1929의 광적인 내면으로 향하는 강렬한 여정이다. 저자 다나카 준田中純은 사상사와 표상문화론 연구로 동시대 일본의 인문지성을 대표하는 학자이다.(이 책으로 2002년 산토리 학예상을 받았다.) 그는 정신분열이라는 망상과 착락 속에서도 유럽 지성의 역사를 그려 나간 바르부르크의 광기와 지성의 연대기를 중심으로 대서사를 풀어간다.

미술사가, 문화사가, 문헌학자이자 도상해석학iconology의 창시자인 바르부르크는 1866년 함부르크의 부유한 유대인 은행 가문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열세 살 때 장자상속권을 한 살 아래 동생에게 양도하면서 그 대가로 평생 자신이 구입하는 책값을 원조해 줄 것을 약속받은 일화가 유명하다. 그는 본, 뮌헨, 스트라스부르의 대학에서 문화심리학, 고고학과 미술사, 의학, 심리학, 종교사를 배운 후 대학에 소속되지 않고 많은 사재를 털어 이탈리아 초기 르네상스 미술에 관계된 전 분야(문학, 철학, 민속학 등)의 문헌 약 6만 권을 자택에 수집했다. 고대 그리스·로마 문화가 15세기 이탈리아 르네상스에 끼친 영향에 주목하여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봄』을 기초로, 소위 ‘도상학적 분석’이라는 이미지 연구의 방법론상 개념을 제언한 것으로 유명하다. 점성술 도상 연구, 신화학의 이미지 연구, 미국 원주민 문화 연구 등으로 자신만의 방법론을 구축하고, 이는 프리츠 작슬, 파노프스키, 곰브리치 등이 시도한 르네상스 연구의 결실로 이어진다. 1926년 자신의 방대한 분량의 장서를 바탕으로 바르부르크 문화학 도서관을 개관하고 유럽 지적 네트워크의 중심이 된다. 말년에는 도상 아틀라스 ‘므네모시네Mnemosyne’ 프로젝트 연구에 매진하여 유럽 이미지 역사의 심층에 도달하려 했다.

현대 미술사학과 문화사 연구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아비 바르부르크
그의 종합적인 ‘면모’를 가감 없이 그려내다

바르부르크가 제언한 ‘神은 세부에 깃든다’라는 탁월한 모토라든가 ‘도상학적 분석’이라는 이미지 연구의 방법론상 개념은 후대 연구자들에 의해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르부르크가 실제로 남긴 문장과 생애를 연구한 사례는 많지 않다. 다나카 준이 2001년 이 책을 쓰기 전 세상에는 바르부르크에 관한 전기가 한 편 있었다. 곰브리치의 《아비 바르부르크 전기-어느 지적 생애Aby Warburg: an Intellectual Biography》(1970)가 그것이다.(다나카 준의 책이 나온 지 1년 후인 2002년 프랑스 미술사가 조르주 디디 위베르망의 《잔존하는 이미지-아비 바르부르크의 미술사와 유령들의 시간들》이 출간되었다.) 곰브리치의 바르부르크 전기는 바르부르크 연구소가 소장한 제1차 자료를 바탕으로 풍성한 정보를 담고 있다. 그러나 1918년부터 1924년까지 바르부르크가 정신병으로 겪은 사고 분열과 착란을 다루지 않은 상태에서 바르부르크의 지적 생애를 그린다. 다나카 준의 바르부르크 연구는 곰브리치가 간과한 부분에 바르부르크의 진면목을 이해하는 비밀이 숨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정신병에 걸린 시기의 망상과 바르부르크의 학문적 견해에 어떤 연속성이 있는 것일까.

다나카 준은 곰브리치의 연구에 접목하는 동시에 탈구축을 시도한다. 그것은 바로 1918년부터 1924년까지, 즉 바르부르크가 정신병을 앓은 시기를 중심으로 하여 그의 사색에 내포되어 있는 분열이나 착란과 정면으로 맞서는 것을 피하지 않는 것이다. 바르부르크의 불가피한 광기 그리고 그 속에 내재한 지知가 니체, 프로이트, 벤야민, 클로소프스키에 이르는 사상적 별자리 사이에 놓여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방향성이다. 그렇기에 다나카 준은 지금까지 논의되어 온 바르부르크의 이미지를 일시적으로 해체하고, 또 하나의 새로운 이야기를 재편집하고 전달한다.

현대 미술사학과 문화사 연구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아비 바르부르크. 그가 마주한 광기 그리고 그것과 끊임없이 긴장관계를 유지하며 빛을 발하는 지知의 힘. 이 책은 영혼의 방랑 속에서 유럽 문화사의 한 축을 그려 나간 아비 바르부르크의 고통과 지성을 중첩시킨 섬세한 관찰이다.

아비 바르부르크의 사상과 생애에 가 닿는 세 가지 핵심어,
‘양극성’ ‘정념’ ‘기억’

다나카 준은 청년기 이후 바르부르크의 삶을 크게 세 시기(1908~1923년, 1886~1907년, 1924~1929년)로 나눈다. 그리고 각각의 시기마다 그의 삶을 아우르는 핵심어 ‘양극성’ ‘정념’ ‘기억’을 달았다. 이 세 가지 핵심어를 통해 바르부르크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강렬한 여정을 체험할 수 있다.

제1부 ‘양극성 1908~1923’
독일제국에서 살아가는 유대인 바르부르크의 내적 갈등을 중심으로, 제1차 세계대전 말기부터 정신적 균형이 붕괴되는 시기까지 살펴본다. 바르부르크의 정신 상태가 유년 시절부터 불안이나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기 쉬운 예민한 성격이었다는 점을 가족사와 더불어 주도면밀하게 파헤친다. 독일 제국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졸부 유대인 출신이라는 태생적 한계 때문에 바르부르크의 내면세계가 정신적 ‘양극성’으로 분열되었고, 이로 인해 바르부르크의 생애에서 이는 중요한 핵심 개념이 된다는 것을 전제한다.

바르부르크는 자신을 ‘유대인의 피를 이어받은, 마음은 함부르크인, 영혼은 피렌체인’으로 규정했다. 바르부르크의 자기 이미지가 유대인, 함부르크인, 피렌체인이라는 세 가지로 분열되었다면, 그 분열을 통합하는 가상의 초점이 그에게는 ‘독일인’이었다. 바르부르크가 찾고 있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그대로 타자에게 평가받는’ 것, 즉 자기 이미지와 어긋나지 않는 사회적 제도적 인정이다. 자기 이미지가 타자로부터의 인정과 완전히 일치하는 공상적인 이 상태가 독일제국과 함께 성장한 유대인 아비 바르부르크가 생각하는 ‘독일인’이 아닐까? 그리고 자신이 유대인이라는 사실은 반대로 그에게 항상 이 이상적인 일치를 저해하는 요인이 되었다. 좀더 ‘독일인’이고자 했기 때문에 그는 거의 반유대주의의 시선과 동일화할 수밖에 없는 지점까지 나아간 것이다._본문 31쪽에서

제2부 ‘정념 1886~1907’
그런 다음 다나카 준은 회상 기법을 이용하여 바르부르크의 대학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2부에서는 바르부르크의 르네상스 연구를 집중 분석한다. 바르부르크는 르네상스인의 심리적 특성을 고전고대의 조형예술이나 문학작품에서 찾는다. 이러한 ‘고대의 잔존殘存’은 바르부르크가 평생 추구한 테마이며, 특히 격렬한 정념을 표현하는 데 반복적으로 사용된 고대 작품의 몸짓을 ‘정념정형Pathosformel, 情念定型’으로 명명하고 그 형태론적 지속과 변용 과정을 문헌학적으로 고증하며 탐구했다. 다나카 준은 바르부르크가 시도한 보티첼리의 작품 분석이 프로이트의 꿈 해석과 유사한 방법론이었음을 지적한다.

바르부르크의 관심은 어디까지나 회화 작품을 동시대의 문학 텍스트, 이미지 그리고 실제 사건과의 다양한 관계 속에서 해석하고, 그 도상 표현을 중층 결정하고 있는 요인을 끄집어내는 데 있다. 각각의 논점이 가지는 타당성은 제쳐두더라도, 그의 방법론은 훗날 파노프스키나 곰브리치의 연구 그리고 마이클 박산달이 시도한 15세기 이탈리아 사회사를 비롯한 종합적 연구를 낳은 풍부한 결실을 얻었다. 작품에 그려진 인물의 정체를 밝히는 작업을 통해서 회화를 역사적 현실의 눈에 비친 고문서로 간주하고, 사회사, 경제사, 정치사의 자료로 삼는 것을 가능하게 한 이 방법론은 하나의 강력한 ‘인식론적 모델’을 제시한 것이었다._본문 169쪽에서

제3부 ‘기억 1924~1929’
이제 이야기는 단숨에 시간을 건너뛰어 바르부르크가 여전히 요양소에 머무는 1924년으로 이어진다. 제3부에서는 1929년 10월 심장 발작으로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기 전까지 바르부르크의 충만한 말년을 다룬다. 문화학 도서관 설립과 도상 아틀라스 ‘므네모시네Mnemosyne’ 프로젝트를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다나카 준은 말년의 바르부르크가 추구한 이미지를 통한 역사인식의 방법을 부조하고, 바르부르크가 품고 있는 지성과 광기의 긴장관계를 규명한다.

바르부르크가 행했던 것은 유럽의 시각문화에 잠재된 ‘흔적’으로서의 ‘근원’을 고대의 상징적 도상 속에서 파악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겠다. 벤야민이 말한 변증법적 형상이란 ‘예전’과 ‘지금’ 이 시간의 연속성을 끊고, 섬광처럼 한순간에 만나서 만들어낸 ‘별자리 배치’이다. 그가 형상이라고 부른 것은 이와 같이 긴장 상태에 놓인 복수적인 힘의 배치이다. 이 도상 아틀라스 위에서는 개개의 도상이 아니라 서로 복잡하게 관계하고 서로 마주하고, 각각 서로 ‘전사’와 ‘후사’를 이루는 도상의 총체가 천공에 걸린 별자리와 비슷한 변증법적 형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거기에서 ‘근원’으로서의 고대의 ‘흔적’, 아르카디아의 ‘흔적’이 떠도는 것이다._본문 369쪽에서

▣ 작가 소개

저 : 다나카 준
TaNaKa Jun,田中純
사상사와 표상문화론 연구로 동시대 일본의 인문지성을 대표하는 학자다. 새로운 인문학 분야인 ‘도시시학都市詩學’의 권위자이기도 하다. 1960년 미야기 현 센다이 시에서 태어났다. 도쿄 대학교에서 독일지역학을 전공한 후, 1991년 같은 대학 대학원 박사과정 중에 독일학술교류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독일연방공화국 쾰른 대학교에서 유학했다. 2001년 건축가 미스 반 데어 로에Mies van der Rohe에 관한 박사학위 논문을 썼다. 현재 도쿄 대학 대학원 총합문화연구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이 책 《아비 바르부르크 평전》으로 2002년 산토리 학예상(사상·역사 부문)을 수상했다. 그 후 《도시의 시학-장소의 기억과 징후》로 2008년 예술선장 신인상(평론 부문), 《정치의 미학-권력과 표상》으로 2009년 마이니치 출판문화상을 수상했다. 이밖에 지은 책으로 《이미지의 자연사-천사에서 패각까지》 《명부의 건축가》 등이 있다. 2010년 독일 정부로부터 독일 문화 소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필리프 프란츠 폰 지볼트 상Philipp Franz von Siebold-Preis을 받았다.

역 : 김정복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예술사, 예술전문사 과정에서 미술 이론을 공부했다. 2006년 하이브리드적 상상력에 관한 평론으로 제3회 뉴 비전 미술평론상을 수상한 뒤 미술 비평과 출판 번역을 하고 있다. 현재 한국과 일본의 현대미술 교류와 영향 관계에 관해 연구 중이다. 《일본·현대·미술》 《동서양 기괴 명화》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시대》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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