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밤

고객평점
저자이혜리
출판사항보림, 발행일:2013/11/25
형태사항p. 국배판:31
매장위치유아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43309732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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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어린이다운 상상과 놀이의 세계를 경쾌하고 세련된 감각으로 그려내는 작가 이혜리가 새 그림책 《달밤》을 펴냈다. 전작 《비가 오는 날에》에서 빗줄기가 그려내는 다채로운 아름다움과 자유로운 상상력을 선보이고, 《달려》에서 속도감 넘치는 필치로 따분한 일상 속 아이들에게 해방감을 안겨준데 이어, 새 책 《달밤》에서는 보름달 뜨는 밤 고층 아파트 숲에서 펼쳐지는 마법과 같은 상상의 세계를 아름답게 보여준다. 탑에 갇힌 라푼젤처럼 뛰어놀 자유를 잃은 아이들이 꾸는 꿈, 아이들의 숨통을 틔워줄 그림책이다.

고층 아파트 숲에 보름달이 떴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아파트들이 빽빽하게 늘어섰다. 새로울 것 하나 없는 익숙한 도시 풍경이다. 다닥다닥 들어선 똑같은 모양의 건물들, 똑같은 모양의 창문들 사이로 활짝 열린 작은 창 하나가 보인다. 창가에는 남자아이 하나가 앉아 있다. 늦도록 잠이 오지 않는 모양이다. 달은 이지러진 곳 없이 꽉 찬 보름달이다. 달빛은 휘영청 밝다.
아이는 환한 달빛에 이끌려 무심코 달을 올려다본다. 달은 유난히 크고 유난히 밝다. 아이는 보름달이 가까이 다가오는 듯한 기이한 기분을 느낀다. 마법에라도 걸린 듯 보름달은 점점 커지고 아이를 덮칠 기세로 가까워지더니, 두둥! 느닷없이 보름달처럼 둥글고 커다란 얼굴이 아이 앞을 가로막는다. 아이 앞에 등장한 것은 보름달처럼 둥근 얼굴에 오색 빛깔의 갈기를 휘날리는 사자! 사자는 놀자는 듯 고개를 까닥거리며 아이를 부른다. 놀랄 틈도 망설일 이유도 없다. 아이는 냉큼 사자 등 위로 뛰어내린다.

얘들아 다들 모여라, 사자가 왔다

아이는 사자와 함께 동네를 돌며 외친다. “얘들아, 모여라. 신나게 놀자!” 어디에 숨어 있었는지 아이들이 쏟아져 나온다. 성냥갑 같은 집, 레고블록으로 쌓아올린 것 같은 동네에도 뛰어놀고 싶은 아이들이 살고 있다.
아이들은 환한 보름달 달빛 아래에서 사자와 함께 신명나게 뛰어논다. 뛰고 구르고 뒹굴며, 웃고 떠들고 소리치며. 사자의 오색 갈기가 달빛에 반짝이며 휘날리고, 아이들의 즐거운 함성이, 힘차게 뛰는 맥박이, 가쁜 숨소리가 온 세상을 채우고 온 우주를 뒤흔들며 유유히 뻗어나간다.
아이가 문득 정신을 차려 보니 사자도 아이들도 모두 사라졌다. 달빛은 아파트 숲을 환하게 물들이고 보름달은 언제 그랬냐는 듯 얌전히 하늘에 걸려 시치미를 떼고 있다. 사자는 정말 찾아왔던 걸까? 아니면 그저 아이의 상상이었을까? 이 모든 것이 보름달의 마법인 건 아닐까?

겹겹이 쌓아올린 섬세한 펜 선이 빚어낸 몽환적인 달밤

시원스럽게 커다란 판형에 펜 터치가 섬세하면서도 힘차고, 잉크·물감·파스텔·볼펜 등 다양한 재료로 표현한 색감은 깊고도 아련하다. 검푸른 빛을 기조로 노랑과 녹색, 보랏빛으로 번지는 색조의 변화는 몽환적이면서도 시간과 감정의 흐름을 은근하게 드러낸다.
작가 특유의 생생한 표정과 활기찬 동작은 여전히 생동감이 넘치고 구도는 대담하고 역동적이나, 섬세한 펜 선을 겹겹이 쌓아올려 빚어낸 세계는 한결 깊고 농밀해졌으며 감성적이다. 가로 50㎝, 세로 30㎝에 이르는 커다란 지면을 보름달로, 또 사자 얼굴로 가득 채운 도입 부분은 강렬하고, 거침없이 뻗은 힘찬 선과 연속 동작으로 그려낸 사자와 아이들은 책장을 넘길 때마다 살아 움직인다. 사자와 아이들은 보름달 환한 달빛 아래에서 탈춤을 추듯 발을 구르고 머리를 흔들고 어깻짓을 하고, 원을 그리며 휘돌고 소용돌이처럼 뻗어나가며 달의 춤을 춘다. 자유롭고 아름답다.

지금 이곳의 아이들이 꾸는 꿈

《달밤》이 그려내는 세상은 흥겹고 아름다우나 씁쓰레한 뒷맛을 남긴다. 아이들에게 놀이는 본능이지만 그 본능이 억눌려 있으며 쉽게 풀려나기 어렵다는 걸 작가가 알고 안타까워하기 때문이다. 견고한 사각의 틀로 이루어진 아파트들, 그 아파트 속 아이는 탑에 갇힌 라푼젤을 연상시킨다. 라푼젤을 가둔 건 마녀지만 아이를 가둔 것은 누구일까?
보름달과 함께 등장한 존재가 하필 북청사자놀음의 사자인 것도 흥미롭다. 북청사자놀음은 정월대보름 밤에 마을공동체가 합심하여 한바탕 신명나게 벌이던 대동 놀이다. 이웃과 나누는 삶, 함께 사는 즐거움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자. 대문 밖에서 들리는 “아무개야, 놀자” 소리에 달려 나가 놀던 시절이 그립지 않은가.
보름달 뜨는 밤을 손꼽아 기다려 보자. 혹시 아는가,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 아파트 숲 사이 조각난 하늘에 떠오르는 밤, 보름달만큼이나 환하고 둥근 얼굴의 사자를 만날지. 우리 아이들은 모두 선뜻, 망설이지 않고 달려 나갈 차비를 이미 마쳤다.

▣ 작가 소개

저 : 이혜리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시각디자인 전공을 하였고, 신문, 잡지, 단행본, 어린이책 등 다양한 매체에 일러스트를 발표하였다. 특유의 유머 감각과 재기발랄한 상상력으로 어린 독자들과 평단 모두에게 인기가 높다. 『아무도 모를 거야, 내가 누군지』, 『이게 뭔지 아니?』, 『주먹이』, 『짐크노프/기관차대모험』, 『우리 집에는 괴물이 우글우글』, 『우리 몸의 구멍』 등에 그림을 그렸으며, 지은책으로 그림책 『보바보바』 등이 있다. 쓰고 그린 그림책 『비가 오는 날에』와 『우리 집에는 괴물이 우글우글』은 일본어·프랑스어·독일어·스페인어로 번역 출간되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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