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한테 빗자루로 맞은 날

고객평점
저자박일환
출판사항창비, 발행일:2013/12/16
형태사항p.114 A5판:21
매장위치어린이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36446390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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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두 딸의 아빠이자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 박일환의 첫 번째 동시집. 시인은 오랫동안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본 아이들의 생활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것은 물론 그들의 마음 깊은 곳의 이야기까지 생생하게 표현해낸다. 아이 스스로 경험을 통해 성장해나갈 수 있도록 한발 떨어진 곳에서 위로와 용기를 건네는 시인의 따뜻한 눈길을 만날 수 있는 든든한 동시집이다.

무릎을 굽혀 아이들과 같은 눈높이로 나누는 대화

박일환 동시의 가장 큰 특징은 아이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그들을 바라보는 데 있다. 어른의 입장에서 아이들의 모습을 순수하고 이상화된 모습으로 그려내거나 교육 효과를 위해 교훈적인 내용을 담는 대신,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그들과 대화를 나눈다. 그래서 아이들은 박일환의 동시를 읽으면서 자신의 이야기로 받아들이면서 감상할 수 있다.

교실에서 공놀이하다 / 유리창을 깼다. // 하필 그쪽으로 날아갈 게 뭐람. // 깨진 유리창도 억울하겠지만 / 나도 참 억울하다. // 야단맞고…… 공 뺏기고……. // 그러니 공놀이는 밖에서 하라고? // 운동장은 형들이 차지했는걸. / 나는 아직 4학년인걸. 「억울한 사연」 전문

시는 아이들의 생활을 묘사하는 것으로 끝맺지 않는다. 시인의 눈은 아이의 마음속 깊은 곳까지 닿는다. “운동장은 형들이 차지”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교실에서 놀다가 유리창을 깨뜨린 “아직 4학년”인 아이의 억울한 사연에까지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시인은 복잡다단한 아이들의 감정도 세심하게 살펴보려 한다. 그동안 많은 동시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그려냈지만, 아이들의 감정은 대부분 기쁨이나 슬픔 등으로 단순하게 표현되어 왔다. 하지만 아이들의 감정은 어른의 생각처럼 단순하지 않다.

세상이 너무 커다래요. / 우리 집 마당만큼 작아지면 좋겠어요. // 내가 숨어드는 다락방만큼 / 나를 덮어 주는 이불만큼 / 동화책을 펼친 만큼 // 딱 그만큼만 / 세상이 작아지면 좋겠어요. 「세상이 너무 커다래요」 전문

「세상이 너무 커다래요」는 성장에 대한 아이의 두려움이 담겨 있다. “마당”에서 놀고 “다락방”에서 “이불”을 덮은 채 “동화책”을 읽던 아이는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면서 신기함과 설렘을 느끼지만 동시에 두려움을 가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다시 세상이 예전처럼 작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기도 한다. 시인은 아이에게 용기를 가지고 커다란 세상 속으로 나아가라고 말하는 대신, 아이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준다. 관심을 가지고 아이들 곁에서 오랫동안 서 있었던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 커다란 위로가 된다는 사실을 시인은 알고 있는 것이다.

빙그레 웃음 짓게 하는 아이들의 모습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오랫동안 아이들의 생활 모습을 지켜본 시인은 아이들의 익살스러운 모습도 놓치지 않는다.

곰 사냥을 가자. / 이왕이면 북극으로 / 흰곰을 잡으러 가자. (…) 썰매를 끌고 북극에 가서 / 흰곰이 좋아하는 생선을 매달고 / 우리 집까지 달려서 돌아오는 거야. // 그런 다음 죽어라 뒤쫓아 온 북극곰을 / 우리에 집어넣으면 되는 거지. // 문제는 딱 한 가지. / 북극까지 갔다 오려면 / 겨울 방학이 너무 짧으니까 // 선생님, 겨울 방학 좀 늘려 주세요. 「겨울 방학 계획표 짜기」 부분

아이들은 어른들의 생각보다 철부지이기도 하지만 생각보다 능청맞은 때도 적지 않다. 이 시에는 흰곰을 잡으러 북극에 다녀오겠다며 겨울 방학을 늘려달라고 조르는 아이들의 모습이 실감 나게 그려져 있다. 아마 아이는 선생님이 마음대로 방학을 늘릴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 괜스레 떼를 써보는 게 분명하다. 선생님 또한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빙그레 웃어주었을 것이고, 이처럼 익살맞은 아이와 따뜻한 선생님의 모습은 시를 읽는 독자도 빙그레 미소 짓게 할 것이다.

아이들의 성장을 응원하는 따뜻한 목소리

『엄마한테 빗자루로 맞은 날』에는 아이들의 ‘성장’과 관련한 작품들이 여러 편 들어 있다. 그동안 아동문학에서 꾸준히 다루어진 주제지만, 박일환 시인은 새로운 방식으로 ‘성장’에 접근한다. 그중에서도 「거울 놀이」는 재미있는 상황을 통해 성장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다.

거울아, 거울아! /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 그야 강다솜이지. / 딩동댕! // 엄마, 누나가 미쳤나 봐. / 거울만 보면 헛소리해. // 놔둬라. / 나도 다솜이만 할 때 그랬다. 「거울 놀이」 전문

아이들의 성장을 응원한다면서 교훈적인 내용을 강요하는 어른들이 많다. 하지만 박일환 시인은 가만두어도 아이들 스스로 잘 성장해나가리라는 믿음이 있다. 시인의 성장론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놔둬라”이다. 어린 시절의 행동에는 그 나름의 이유가 다 있으므로, 이상한 행동처럼 보이지만 나름의 의미가 있으므로, 강요하거나 훈계하는 방식으로 고치려 하기보다는 한발 떨어진 곳에서 지켜봐주는 게 필요하다는 것처럼 여겨진다. 이처럼 시인은 아이들의 새로운 면모를 찾아내고 그들의 성장을 응원한다. “이 책에 실린 동시 중에서 다만 몇 편이라도 어린이들의 마음에 가닿을 수 있다면 행복하겠습니다.”라는 「시인의 말」처럼 『엄마에게 빗자루로 맞은 날』에 실린 동시들이 독자들에게 따뜻한 기운으로 전달되길 기대한다.

▣ 작가 소개

저 : 박일환

중학교에서 아이들 가르치는 일을 하며, 아내와 두 딸로 이루어진 여자들 틈에서 살고 있다. 문학을 한답시고 여러 모임에 쫓아다니고, 틈틈이 사람들 사이에 섞여 촛불을 들고 다니느라 좋은 아버지 노릇은 제대로 하지 못했다. 시집 『푸른 삼각뿔』 『끊어진 현』을 펴냈으며, 우리말에 관심이 많아 『우리말 유래사전』 『미주알고주알 우리말 속담』 『국어 선생님 잠든 우리말을 깨우다』 등의 책을 썼다. 그밖에도 시해설집 『선생님과 함께 읽는 이용악』, 교육시산문집 『똥과 더불어 사라진 아이들』을 펴냈다. 문학단체 ‘리얼리스트100’ 회원으로 활동하며, 문학이 낮은 자리에 있는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이 될 수 있는 길을 찾아가고 있다.

그림 : 오윤화
만화를 좋아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꼭두 일러스트레이션 교육원을 졸업한 후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작품으로는 『돌고래 파치노』『꼭 가요 꼬끼오』, 『나에게 힘을 주는 이야기』, 『엄마에게 말하고 싶은 솔직한 이야기』등이 있다.

▣ 주요 목차

머리말

제1부 세상이 너무 커다래요
제2부 엄마한테 빗자루로 맞은 날
제3부 억울한 사연
제4부 빈집

해설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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