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박승우 시인은 2007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래 제7회 푸른문학상 ‘새로운시인상’을 수상하고 서울문화재단ㆍ대산문화재단 창작지원금을 받는 등 5년여 동안 괄목할 만한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백 점 맞은 연못』은 그의 첫 번째 동시집으로, 주목받는 신인답게 참신하면서도 탄탄한 역량의 작품을 보여 주고 있어요.
박승우의 동시는 우선 재미있습니다. 이 동시집에서 아무 페이지나 펼쳐도 웃음을 터뜨리게 하거나 무릎을 치게 만드는 기발한 작품들을 쉽게 만나 볼 수 있답니다.
하늘 선생님이/연못을 채점한다//부레옥잠, 수련, 소금쟁이/물방개, 붕어, 올챙이……//모두 모두/품속에 안아 주고/예쁘게 잘 키웠다고//여기도 동그라미/저기도 동그라미//빗방울로/동그라미 친다.
―「백 점 맞은 연못」
돌멩이가//콩/콩/콩//꿀밤을 준다//꿀밤 맞고도//호/호/호//호수는 웃는다.
―「물수제비 꿀밤」
「백 점 맞은 연못」에서 시인은 자연 현상을 가볍게 보아 넘기지 않는다. 연못에 빗방울이 떨어져 그리는 동그라미를, ‘하늘 선생님이 연못을 채점하며 치는 동그라미’로 표현했다. 연못이 부레옥잠, 수련, 소금쟁이, 물방개, 붕어, 올챙이 등을 모두 모두 품속에 안아 주고 예쁘게 잘 키웠다고, ‘참 잘했어요.’ 하고 빗방울로 동그라미를 친다는 것이다.
「물수제비 꿀밤」에서는 호수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는 밝히지 않는다. 다만 돌멩이가 호수에게 ‘콩콩콩’ 꿀밤을 준다고 했다. 그런데 그 꿀밤은 호수가 잘못을 저질러 때리는 꿀밤 같지는 않다. 호수는 꿀밤을 맞고도 ‘호호호’ 웃었기 때문이다. 돌멩이와 호수가 친구처럼 서로 장난을 치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정겹게 그려져 있다.
박승우의 동시가 재미있는 것은 재치 있는 표현 때문이다. 「접시꽃」에서는 꽃접시에 햇살 빗물 별빛이 담겨 있다며 ‘바람아 흔들지 마/햇살 빗물 별빛/쏟/아/진/다’고 했다. 또한 「가벼운 짐」에서는 풀도 짐을 진다며 ‘새벽엔/이슬 한 짐//맑은 날엔/햇볕 한 짐//꽃피운 날엔/나비 한 짐.’이라고 했다. 이런 재치 있는 표현에 힘입어 동시가 재미있게 읽힌다. 이것은 박승우 동시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본다. 독자들에게 널리 읽히는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승우의 동시는 내용 없이 재미만 추구하지는 않는다. 이 동시집에서는 아이들이 처한 현실을 냉정하게 들여다보면서 이를 풍자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시도 만날 수 있다.
‘물에 빠진 사람 구해 주니/보따리 내놓으라’ 한다는/속담이 있지//만약에 고 나쁜 사람이/나한테 그랬다면 말이야/어쩔 수 있겠어, 줘야지//보따리에/아빠의 돈 걱정/엄마의 내 공부 걱정/오빠의 취직 걱정/몽땅 넣어서 말이야.
―「걱정 보따리」
좀벌레야,/우리 집에 와서/엄마 잔소리 좀, 먹어라//공부해라!/컴퓨터 그만해라!/요런 잔소리 좀, 먹어라//시험 백 점 맞으면/새 휴대폰 사 준다는/이런 거짓말 좀, 먹어라//좀, 좀, 좀,/좀벌레야,//제발/우리 엄마/잔소리 좀,/거짓말 좀,/먹어 치워라!
―「좀벌레」
「걱정 보따리」는 ‘물에 빠진 사람 구해 주니 보따리 내놓으라’ 한다는 속담을 인용하며, 화자 가족의 걱정에 눈길을 돌린다. 아빠의 돈 걱정, 엄마의 내 공부 걱정, 오빠의 취직 걱정 등을 입에 올리며 이 모든 걱정을 몽땅 넣은 보따리를 ‘보따리 내놓으라’ 한다는 고 나쁜 사람에게 넘겨주겠다는 것이다.
「좀벌레」에서는 엄마 잔소리와 거짓말 때문에 속을 끓이는 아이가 등장한다. 아이는 좀벌레에게 ‘공부해라! 컴퓨터 그만해라!’ 요런 잔소리와 ‘시험 백 점 맞으면 새 휴대폰 사 준다’는 이런 거짓말 좀 먹어 치우라고 애원한다.
두 작품은 공부와 걱정에 짓눌려 사는 오늘날의 아이들과 가족의 모습을 실감나게 그렸다.
▣ 작가 소개
글 : 박승우
경북 군위의 산골마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경북대학교에서 식품공학을 공부하고 같은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2007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2009년 푸른문학상을 받았고, 2011년 서울문화재단으로부터 창작지원금을 받았습니다. 현재 경상북도보건환경연구원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백 점 맞은 연못」은 시인의 첫 동시집입니다.
그림 : 표주란
대학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하고 의상디자인 일을 하다 그림책의 매력에 빠져 어린이 그림책에 흥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입필”에서 북일러스트레이션 과정을 수료하고 현재는 프리랜스 일러스트레이터로 어린이 그림책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린책으로 큰바위 아저씨 아이들 눈에 비친 어른, 세상, 그리고 나 미술과 사진 맛보기등 다수의 일러스트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늘 어린이의 눈과 마음을 이해하려 하고 매번의 작업마다 새로운 아이들의 생각을 발견하는 것 같아 즐거운 작업이 되고 있습니다.
박승우 시인은 2007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래 제7회 푸른문학상 ‘새로운시인상’을 수상하고 서울문화재단ㆍ대산문화재단 창작지원금을 받는 등 5년여 동안 괄목할 만한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백 점 맞은 연못』은 그의 첫 번째 동시집으로, 주목받는 신인답게 참신하면서도 탄탄한 역량의 작품을 보여 주고 있어요.
박승우의 동시는 우선 재미있습니다. 이 동시집에서 아무 페이지나 펼쳐도 웃음을 터뜨리게 하거나 무릎을 치게 만드는 기발한 작품들을 쉽게 만나 볼 수 있답니다.
하늘 선생님이/연못을 채점한다//부레옥잠, 수련, 소금쟁이/물방개, 붕어, 올챙이……//모두 모두/품속에 안아 주고/예쁘게 잘 키웠다고//여기도 동그라미/저기도 동그라미//빗방울로/동그라미 친다.
―「백 점 맞은 연못」
돌멩이가//콩/콩/콩//꿀밤을 준다//꿀밤 맞고도//호/호/호//호수는 웃는다.
―「물수제비 꿀밤」
「백 점 맞은 연못」에서 시인은 자연 현상을 가볍게 보아 넘기지 않는다. 연못에 빗방울이 떨어져 그리는 동그라미를, ‘하늘 선생님이 연못을 채점하며 치는 동그라미’로 표현했다. 연못이 부레옥잠, 수련, 소금쟁이, 물방개, 붕어, 올챙이 등을 모두 모두 품속에 안아 주고 예쁘게 잘 키웠다고, ‘참 잘했어요.’ 하고 빗방울로 동그라미를 친다는 것이다.
「물수제비 꿀밤」에서는 호수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는 밝히지 않는다. 다만 돌멩이가 호수에게 ‘콩콩콩’ 꿀밤을 준다고 했다. 그런데 그 꿀밤은 호수가 잘못을 저질러 때리는 꿀밤 같지는 않다. 호수는 꿀밤을 맞고도 ‘호호호’ 웃었기 때문이다. 돌멩이와 호수가 친구처럼 서로 장난을 치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정겹게 그려져 있다.
박승우의 동시가 재미있는 것은 재치 있는 표현 때문이다. 「접시꽃」에서는 꽃접시에 햇살 빗물 별빛이 담겨 있다며 ‘바람아 흔들지 마/햇살 빗물 별빛/쏟/아/진/다’고 했다. 또한 「가벼운 짐」에서는 풀도 짐을 진다며 ‘새벽엔/이슬 한 짐//맑은 날엔/햇볕 한 짐//꽃피운 날엔/나비 한 짐.’이라고 했다. 이런 재치 있는 표현에 힘입어 동시가 재미있게 읽힌다. 이것은 박승우 동시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본다. 독자들에게 널리 읽히는 대중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승우의 동시는 내용 없이 재미만 추구하지는 않는다. 이 동시집에서는 아이들이 처한 현실을 냉정하게 들여다보면서 이를 풍자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시도 만날 수 있다.
‘물에 빠진 사람 구해 주니/보따리 내놓으라’ 한다는/속담이 있지//만약에 고 나쁜 사람이/나한테 그랬다면 말이야/어쩔 수 있겠어, 줘야지//보따리에/아빠의 돈 걱정/엄마의 내 공부 걱정/오빠의 취직 걱정/몽땅 넣어서 말이야.
―「걱정 보따리」
좀벌레야,/우리 집에 와서/엄마 잔소리 좀, 먹어라//공부해라!/컴퓨터 그만해라!/요런 잔소리 좀, 먹어라//시험 백 점 맞으면/새 휴대폰 사 준다는/이런 거짓말 좀, 먹어라//좀, 좀, 좀,/좀벌레야,//제발/우리 엄마/잔소리 좀,/거짓말 좀,/먹어 치워라!
―「좀벌레」
「걱정 보따리」는 ‘물에 빠진 사람 구해 주니 보따리 내놓으라’ 한다는 속담을 인용하며, 화자 가족의 걱정에 눈길을 돌린다. 아빠의 돈 걱정, 엄마의 내 공부 걱정, 오빠의 취직 걱정 등을 입에 올리며 이 모든 걱정을 몽땅 넣은 보따리를 ‘보따리 내놓으라’ 한다는 고 나쁜 사람에게 넘겨주겠다는 것이다.
「좀벌레」에서는 엄마 잔소리와 거짓말 때문에 속을 끓이는 아이가 등장한다. 아이는 좀벌레에게 ‘공부해라! 컴퓨터 그만해라!’ 요런 잔소리와 ‘시험 백 점 맞으면 새 휴대폰 사 준다’는 이런 거짓말 좀 먹어 치우라고 애원한다.
두 작품은 공부와 걱정에 짓눌려 사는 오늘날의 아이들과 가족의 모습을 실감나게 그렸다.
▣ 작가 소개
글 : 박승우
경북 군위의 산골마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경북대학교에서 식품공학을 공부하고 같은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2007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2009년 푸른문학상을 받았고, 2011년 서울문화재단으로부터 창작지원금을 받았습니다. 현재 경상북도보건환경연구원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백 점 맞은 연못」은 시인의 첫 동시집입니다.
그림 : 표주란
대학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하고 의상디자인 일을 하다 그림책의 매력에 빠져 어린이 그림책에 흥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입필”에서 북일러스트레이션 과정을 수료하고 현재는 프리랜스 일러스트레이터로 어린이 그림책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린책으로 큰바위 아저씨 아이들 눈에 비친 어른, 세상, 그리고 나 미술과 사진 맛보기등 다수의 일러스트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늘 어린이의 눈과 마음을 이해하려 하고 매번의 작업마다 새로운 아이들의 생각을 발견하는 것 같아 즐거운 작업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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