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칭기스 칸에게 딸들이 없었다면 몽골 제국은 없었을 것이다
무굴 제국의 타지마할이 몽골의 게르를 본떠서 만들었다는 사실,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의 주인공이 몽골 공주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칭기스 칸이 영토 확장에 매진하는 동안 정복한 영토를 다스리며 제국을 유지한 것은 그의 딸들이었다. 이들은 제국을 통치하며 언어와 관습이 제각각이었던 제국에 체계를 부여했고, 때로는 아버지의 정복 전쟁에 동참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칭기스 칸의 사후에 방탕하고 무능했던 아들들이 누이들의 영토를 탐내 그녀들을 숙청하면서 이들에 관한 이야기는 몽골 왕조사인 《몽골 비사》에서 잘려 나갔다. 몽골 족은 은밀하게 정부를 운영하며 기록을 거의 남기지 않은 데다가, 공식적인 기록까지 검열자들의 손을 거친 탓에 지금까지도 칭기스 칸의 딸들이 몇 명인지조차 정확히 모르고 있다. 이렇게 칭기스 칸의 딸들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가 모두 사라져버린 듯했지만, 이 책의 저자 잭 웨더포드는 포기하지 않고 딸들의 이야기를 진실에 가깝게 복원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가 조사하면 할수록 더욱 분명해지는 건 “칭기스 칸에게 딸들이 없었다면 몽골 제국 역시 없었을 것이다”라는 사실이었다. 주요 거점 지역에 딸들을 통치자로 임명해 중국 정복의 발판을 마련하였고, 그녀들이 실크로드를 하나의 도로망으로 연결하여 제국에 군사적 번영과 경제적 부를 가져다주었다는 등 딸들에게 주목함으로써 숨겨져 있던 몽골 제국 운영의 실체가 드러난다.
이색적이면서도 흥미진진한 몽골 제국의 역사를 만난다
잭 웨더포드는 검열자들에 의해 굴절된 공식 기록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몽골 민요, 설화, 현지인 인터뷰 등을 자료로 활용하였다. 또한 800년 전의 칭기스 칸을 좀 더 생생히 체험하기 위해 계절마다 몽골을 방문하고 서양 학자로는 최초로 부르칸 칼둔 산에 오르는 등, 기록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몽골을 직접 겪어봄으로써 몽골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려고 했다. 여기에 문화인류학자로서의 스토리텔링 솜씨를 발휘하여 읽는 재미까지 더했다. 그리하여 그는 자신의 연구 성과를 정리하는 데서 나아가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읽을거리를 만들었다. 형수취수 풍속, 차찰 의식, 오보와 술데로 대표되는 자연숭배 사상, 게르 생활 등 조상들이 자연과 상호작용하면서 만들어낸 전통 속에서 당대의 인물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상상력을 발휘하여 생생하게 서술하였다. 칭기스 칸의 어머니와 아내, 그의 딸들, 《투란도트》의 모델 쿠툴룬 공주, 칭기스 칸이 여성의 몸으로 환생했다고 믿어지는 만두하이 현비까지,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몽골의 영웅적 여성들과 함께 이색적이면서도 흥미진진한 몽골 제국의 역사를 만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제국의 건국과 유지는 종종 별개의 문제이다. 정복자 칭기스 칸이 북유럽부터 중앙아시아와 동아시아에 걸쳐 광대한 제국의 외연을 마음껏 확장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군사적 실력과 더불어 제국의 내부가 그만큼 안정되었기 때문이었다. 종교, 복식, 언어, 관습 등이 제각각이던 스텝 지역의 씨족들을 몽골이라는 이름으로 묶어낸 것은 그의 네 딸들이었다. 칭기스 칸과 몽골 제국이 동서 문명의 교류에 미친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8년간 몽골에 머물렀던 저자가 칭기스 칸을 매개로 응축한 연구 성과물이 《칭기스 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라면, 이번 《칭기스 칸의 딸들, 제국을 경영하다》는 그 과정에서 새롭게 발견한 그의 딸들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이다.
미지의 검열자에 의해 공식적인 역사에서는 삭제되었지만, 몽골 제국의 역사에서 칭기스 칸의 여자 후손들이 해낸 역할은 매우 중요했다. 이 책의 1부에서는 칭기스 칸의 네 딸들이 ‘결혼 동맹’을 통해 제국의 운영에 참여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당시의 결혼 동맹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정략결혼과 다른 모습이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양가의 정치적 목적에 따라 일단 결혼이 성사되고 나면 아내는 출가외인으로서 역사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칭기스 칸의 딸들은 달랐다. 그녀들은 결혼을 통해 남편이 속한 씨족의 지배자가 되어 제국의 이데올로기를 관철시켰다. 일례로 그의 딸 알라카이의 이야기가 나온다. 칭기스 칸은 고비 사막 때문에 중국을 정복할 엄두를 못 내고 있었다. 그러나 알라카이가 고비 사막의 남쪽인 옹구드 족에게 시집간 다음에 그 지역을 병참기지로 키워내면서 칭기스 칸은 중국에 도전할 수 있었다. 이렇듯 요충지로 시집을 간 그의 딸들은 남편 씨족의 통치자가 되어 몽골 제국의 유지와 확장에 기여했다.
1부가 칭기스 칸과 그 딸들이 일구어낸 제국의 탄생기라면, 2부는 아들들에 의해서 제국이 쇠락하는 몰락기이다. 칭기스 칸 사후, 뒤를 이어 대칸이 된 아들들은 누이들을 숙청하고 그녀들의 영토를 빼앗았다. 그 뒤로 그녀들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역사에서 한동안 딸들의 이름이 사라졌다. 그 공백을 대신하여 정치 일선에 등장한 것이 칭기스 칸의 며느리들이었다. 정치적 동맹 관계에 따라 타 부족에서 칭기스 칸의 가문으로 시집 온 이들은 일찍부터 정치적 계산이 빨랐고 주색잡기에 빠진 남편들을 대신하며 제국을 통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며느리들 간에 자신의 아들을 대칸으로 옹립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복수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여성들의 정치 참여가 금기시되었다. 이후 칭기스 칸의 손자인 쿠빌라이 칸이 원나라를 건설하면서 제국의 부흥은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중국에서의 정주생활이 주는 풍요로움에 빠진 후손들이 방탕한 생활을 이어갔고, 결국 제국이 분열되기 시작했다. 쇠락한 원 왕조는 명 왕조에게 자리를 내주었고, 칭기스 칸의 후예들은 중국에서의 사치스러운 생활을 포기하고 스텝 지역으로 쫓겨나야 했다.
난세에는 반드시 영웅이 등장하듯이, 3부는 칭기스 칸의 현신이라고 불렸던 만두하이 왕비가 15세기에 몽골을 다시 통합하는 이야기이다. 대칸의 부인이던 만두하이는 20대 초반의 나이에 남편을 잃었다. 그 후 그녀는 다음 대칸을 지명하는 자리에서 수많은 유혹을 물리치고 칭기스 칸의 유일한 직계 후손이던 일곱 살짜리 남자아이를 남편으로 맞이하였다. 그녀는 어린 남편을 대칸으로 옹립하기 위하여 직접 훈련시켰고, 국정을 주도하며 최고 사령관으로 전쟁에 직접 참전하기도 했다. 대칸이 성인이 된 뒤에도 둘은 부부로서의 금슬을 유지하며 여덟 명의 자녀를 낳았다. 그간의 역사에서 중국을 정복하는 것은 가능하나 통치하기는 어려움을 깨달은 부부는 그 대신 몽골을 통합하는 데 힘쓰며 칭기스 칸의 영광을 재현했다.
▣ 작가 소개
저 : 잭 웨더포드
Jack Weatherford
잭 웨더포드는 현재 미네소타주 세인트 폴에 살면서 매칼래스터(Macalester) 대학 인류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Indian Givers』, 『Native Roots』에서 아메리카 원주민과 유럽 문화 간의 충돌에 대하여 서술하였다. 그는 『야만과 문명,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Savages and Civilization)』에서는 전 대륙의 도시와 오지를 오가며 현존하는 문명과 문화를 객관적이고 날카롭게 통찰하여 인류의 1만 년 역사 속에 있었던 문명과 야만 사이의 교류와 협력, 폭력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부족민 연구 전문가인 그는 중국, 중동, 유럽을 연결하는 비단길과 세계 교역의 역사에서 부족민이 차지하는 역할을 연구하던 중, 칭기스 칸과 몽골 제국이 세계사에 끼친 영향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작가의 이러한 학자로서의 전문성이 잘 드러난 책이 바로 『칭기스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이다. 저자는 『칭기스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를 저술하기 위해 8년 동안 몽골의 옛 중심지들을 답사했고, 베이징의 자금성에서부터 중앙아시아를 거쳐 이스탄불의 토프카피 궁전에 이르는 길을 따라다니며, 고고학적 발굴 현장과 도서관을 찾아보고 학자들과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잭 웨더포드는 이에 그치지 않고 1998년 칭기스 칸의 고향 부르칸 칼둔을 방문했다. 그는 800년 동안 금지된 구역이었던 그곳에 대한 현지 답사를 통해, 칭기스 칸의 성장 기반이었던 곳은 예상 외로 초원이 아니라 숲으로 가득 찬 곳이었고, 그러한 환경은 칭기스 칸의 전쟁 전술에까지 영향을 주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는 800년 전의 칭기스 칸을 좀더 생생히 체험하기 위해, 계절마다 그의 고향을 방문했으며, 칭기스 칸이 유목민 생활을 했음을 감안하여 그의 이동 경로를 추측해 ‘이동의 고고학’ 탐사를 벌이기도 했다. 이러한 그의 노력의 결과, 워싱턴 포스트지에 실린 한 서평은 필자의 피와 땀이 담긴 이 책을 호머의 『일리아드』에 비견하기도 했다.
그의 저서로는 『Indian Givers』, 『Native Roots』, 『야만과 문명,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Savages and Civilization)』, 『돈의 역사와 비밀, 그 은밀한 유혹(The History of Money)』 등이 있다.
역 : 이종인
1954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한국 브리태니커 편집국장과 성균관대학교 전문번역가 양성과정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주로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교양서를 번역했고 최근에는 E.M.포스터, 존 파울즈, 폴 오스터, 제임스 존스 등 현대 영미작가들의 소설을 번역하기 시작했다. 전문 번역가로 활동한 이래 지금까지 140권의 책을 번역했으며, 500권을 목표로 열심히 번역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번역을 잘 할 수 있을까, 늘 고민하며 20만 매에 달하는 번역 원고를 주무르는 동안 글에 대한 안목이 희미하게 생겨났고 번역 글쓰기에 대한 나름의 체계를 정리할 수 있었다. 또한 유현한 문장의 숲을 방황하는 동안 흘낏 엿본 기화요초의 추억 덕분에 산문 30여 편을 모아 수필집을 내기도 했다. 앞으로도 우자일득(愚者一得: 어리석은 자도 많은 궁리를 하다 보면 한 가지 기특한 생각을 할 때가 있다)의 넉자를 마음에 새기며 더 좋은 번역, 글을 써 볼 생각을 갖고 있다.
번역서로는 『촘스키, 사상의 향연』『폴 오스터의 뉴욕 통신』『오픈북』『나를 디자인하라』『촘스키, 세상의 물음에 답하다』『고전 읽기의 즐거움』『가르칠 수 있는 용기』『파더링: 아버지가 된다는 것』『백만장자 파트너십』『촘스키 이펙트』,『프로이트와 모세』등이 있고, 저서로는 『번역은 내 운명』(공저)와 『지하철 헌화가』가 있다.
▣ 주요 목차
프롤로그 사라진 챕터
제1부 실크로드의 호랑이 왕비들 1206~41
1장 그런 일에는 영웅이 필요하다
2장 울부짖는 청룡과 춤추는 공작
3장 딸들은 우리의 방패
4장 제국을 경영하는 공주들
* 지도: 칭기스 칸의 몽골 제국(1227년)
제2부 부서지는 비취 왕국 1242~1470
5장 복수하는 제국의 왕비들
6장 저항하는 손녀들
7장 토마의 복수
8장 황룡의 딸
9장 추락하는 왕자와 떠오르는 왕비
* 지도: 몽골 제국의 확장과 분열(1280년경)
제3부 늑대 어머니 1470~1509
10장 과부가 된 전사 앞에 놓여 있는 하얀 길
11장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남편을 키우는 방법
12장 성벽을 마주하며
13장 현비가 비취 왕국을 재건하다
* 지도: 몽골 제국의 부흥(16세기 말)
에필로그 역사의 비밀들
자료 이용 및 몽골 어 표기 체계에 관하여
감사의 말
미주
참고문헌
역자 후기
칭기스 칸에게 딸들이 없었다면 몽골 제국은 없었을 것이다
무굴 제국의 타지마할이 몽골의 게르를 본떠서 만들었다는 사실,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의 주인공이 몽골 공주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칭기스 칸이 영토 확장에 매진하는 동안 정복한 영토를 다스리며 제국을 유지한 것은 그의 딸들이었다. 이들은 제국을 통치하며 언어와 관습이 제각각이었던 제국에 체계를 부여했고, 때로는 아버지의 정복 전쟁에 동참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칭기스 칸의 사후에 방탕하고 무능했던 아들들이 누이들의 영토를 탐내 그녀들을 숙청하면서 이들에 관한 이야기는 몽골 왕조사인 《몽골 비사》에서 잘려 나갔다. 몽골 족은 은밀하게 정부를 운영하며 기록을 거의 남기지 않은 데다가, 공식적인 기록까지 검열자들의 손을 거친 탓에 지금까지도 칭기스 칸의 딸들이 몇 명인지조차 정확히 모르고 있다. 이렇게 칭기스 칸의 딸들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가 모두 사라져버린 듯했지만, 이 책의 저자 잭 웨더포드는 포기하지 않고 딸들의 이야기를 진실에 가깝게 복원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가 조사하면 할수록 더욱 분명해지는 건 “칭기스 칸에게 딸들이 없었다면 몽골 제국 역시 없었을 것이다”라는 사실이었다. 주요 거점 지역에 딸들을 통치자로 임명해 중국 정복의 발판을 마련하였고, 그녀들이 실크로드를 하나의 도로망으로 연결하여 제국에 군사적 번영과 경제적 부를 가져다주었다는 등 딸들에게 주목함으로써 숨겨져 있던 몽골 제국 운영의 실체가 드러난다.
이색적이면서도 흥미진진한 몽골 제국의 역사를 만난다
잭 웨더포드는 검열자들에 의해 굴절된 공식 기록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몽골 민요, 설화, 현지인 인터뷰 등을 자료로 활용하였다. 또한 800년 전의 칭기스 칸을 좀 더 생생히 체험하기 위해 계절마다 몽골을 방문하고 서양 학자로는 최초로 부르칸 칼둔 산에 오르는 등, 기록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몽골을 직접 겪어봄으로써 몽골을 종합적으로 이해하려고 했다. 여기에 문화인류학자로서의 스토리텔링 솜씨를 발휘하여 읽는 재미까지 더했다. 그리하여 그는 자신의 연구 성과를 정리하는 데서 나아가 독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읽을거리를 만들었다. 형수취수 풍속, 차찰 의식, 오보와 술데로 대표되는 자연숭배 사상, 게르 생활 등 조상들이 자연과 상호작용하면서 만들어낸 전통 속에서 당대의 인물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상상력을 발휘하여 생생하게 서술하였다. 칭기스 칸의 어머니와 아내, 그의 딸들, 《투란도트》의 모델 쿠툴룬 공주, 칭기스 칸이 여성의 몸으로 환생했다고 믿어지는 만두하이 현비까지,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몽골의 영웅적 여성들과 함께 이색적이면서도 흥미진진한 몽골 제국의 역사를 만날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제국의 건국과 유지는 종종 별개의 문제이다. 정복자 칭기스 칸이 북유럽부터 중앙아시아와 동아시아에 걸쳐 광대한 제국의 외연을 마음껏 확장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군사적 실력과 더불어 제국의 내부가 그만큼 안정되었기 때문이었다. 종교, 복식, 언어, 관습 등이 제각각이던 스텝 지역의 씨족들을 몽골이라는 이름으로 묶어낸 것은 그의 네 딸들이었다. 칭기스 칸과 몽골 제국이 동서 문명의 교류에 미친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8년간 몽골에 머물렀던 저자가 칭기스 칸을 매개로 응축한 연구 성과물이 《칭기스 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라면, 이번 《칭기스 칸의 딸들, 제국을 경영하다》는 그 과정에서 새롭게 발견한 그의 딸들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이다.
미지의 검열자에 의해 공식적인 역사에서는 삭제되었지만, 몽골 제국의 역사에서 칭기스 칸의 여자 후손들이 해낸 역할은 매우 중요했다. 이 책의 1부에서는 칭기스 칸의 네 딸들이 ‘결혼 동맹’을 통해 제국의 운영에 참여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당시의 결혼 동맹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정략결혼과 다른 모습이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양가의 정치적 목적에 따라 일단 결혼이 성사되고 나면 아내는 출가외인으로서 역사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칭기스 칸의 딸들은 달랐다. 그녀들은 결혼을 통해 남편이 속한 씨족의 지배자가 되어 제국의 이데올로기를 관철시켰다. 일례로 그의 딸 알라카이의 이야기가 나온다. 칭기스 칸은 고비 사막 때문에 중국을 정복할 엄두를 못 내고 있었다. 그러나 알라카이가 고비 사막의 남쪽인 옹구드 족에게 시집간 다음에 그 지역을 병참기지로 키워내면서 칭기스 칸은 중국에 도전할 수 있었다. 이렇듯 요충지로 시집을 간 그의 딸들은 남편 씨족의 통치자가 되어 몽골 제국의 유지와 확장에 기여했다.
1부가 칭기스 칸과 그 딸들이 일구어낸 제국의 탄생기라면, 2부는 아들들에 의해서 제국이 쇠락하는 몰락기이다. 칭기스 칸 사후, 뒤를 이어 대칸이 된 아들들은 누이들을 숙청하고 그녀들의 영토를 빼앗았다. 그 뒤로 그녀들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역사에서 한동안 딸들의 이름이 사라졌다. 그 공백을 대신하여 정치 일선에 등장한 것이 칭기스 칸의 며느리들이었다. 정치적 동맹 관계에 따라 타 부족에서 칭기스 칸의 가문으로 시집 온 이들은 일찍부터 정치적 계산이 빨랐고 주색잡기에 빠진 남편들을 대신하며 제국을 통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며느리들 간에 자신의 아들을 대칸으로 옹립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복수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여성들의 정치 참여가 금기시되었다. 이후 칭기스 칸의 손자인 쿠빌라이 칸이 원나라를 건설하면서 제국의 부흥은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중국에서의 정주생활이 주는 풍요로움에 빠진 후손들이 방탕한 생활을 이어갔고, 결국 제국이 분열되기 시작했다. 쇠락한 원 왕조는 명 왕조에게 자리를 내주었고, 칭기스 칸의 후예들은 중국에서의 사치스러운 생활을 포기하고 스텝 지역으로 쫓겨나야 했다.
난세에는 반드시 영웅이 등장하듯이, 3부는 칭기스 칸의 현신이라고 불렸던 만두하이 왕비가 15세기에 몽골을 다시 통합하는 이야기이다. 대칸의 부인이던 만두하이는 20대 초반의 나이에 남편을 잃었다. 그 후 그녀는 다음 대칸을 지명하는 자리에서 수많은 유혹을 물리치고 칭기스 칸의 유일한 직계 후손이던 일곱 살짜리 남자아이를 남편으로 맞이하였다. 그녀는 어린 남편을 대칸으로 옹립하기 위하여 직접 훈련시켰고, 국정을 주도하며 최고 사령관으로 전쟁에 직접 참전하기도 했다. 대칸이 성인이 된 뒤에도 둘은 부부로서의 금슬을 유지하며 여덟 명의 자녀를 낳았다. 그간의 역사에서 중국을 정복하는 것은 가능하나 통치하기는 어려움을 깨달은 부부는 그 대신 몽골을 통합하는 데 힘쓰며 칭기스 칸의 영광을 재현했다.
▣ 작가 소개
저 : 잭 웨더포드
Jack Weatherford
잭 웨더포드는 현재 미네소타주 세인트 폴에 살면서 매칼래스터(Macalester) 대학 인류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Indian Givers』, 『Native Roots』에서 아메리카 원주민과 유럽 문화 간의 충돌에 대하여 서술하였다. 그는 『야만과 문명,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Savages and Civilization)』에서는 전 대륙의 도시와 오지를 오가며 현존하는 문명과 문화를 객관적이고 날카롭게 통찰하여 인류의 1만 년 역사 속에 있었던 문명과 야만 사이의 교류와 협력, 폭력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부족민 연구 전문가인 그는 중국, 중동, 유럽을 연결하는 비단길과 세계 교역의 역사에서 부족민이 차지하는 역할을 연구하던 중, 칭기스 칸과 몽골 제국이 세계사에 끼친 영향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작가의 이러한 학자로서의 전문성이 잘 드러난 책이 바로 『칭기스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이다. 저자는 『칭기스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를 저술하기 위해 8년 동안 몽골의 옛 중심지들을 답사했고, 베이징의 자금성에서부터 중앙아시아를 거쳐 이스탄불의 토프카피 궁전에 이르는 길을 따라다니며, 고고학적 발굴 현장과 도서관을 찾아보고 학자들과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잭 웨더포드는 이에 그치지 않고 1998년 칭기스 칸의 고향 부르칸 칼둔을 방문했다. 그는 800년 동안 금지된 구역이었던 그곳에 대한 현지 답사를 통해, 칭기스 칸의 성장 기반이었던 곳은 예상 외로 초원이 아니라 숲으로 가득 찬 곳이었고, 그러한 환경은 칭기스 칸의 전쟁 전술에까지 영향을 주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는 800년 전의 칭기스 칸을 좀더 생생히 체험하기 위해, 계절마다 그의 고향을 방문했으며, 칭기스 칸이 유목민 생활을 했음을 감안하여 그의 이동 경로를 추측해 ‘이동의 고고학’ 탐사를 벌이기도 했다. 이러한 그의 노력의 결과, 워싱턴 포스트지에 실린 한 서평은 필자의 피와 땀이 담긴 이 책을 호머의 『일리아드』에 비견하기도 했다.
그의 저서로는 『Indian Givers』, 『Native Roots』, 『야만과 문명,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Savages and Civilization)』, 『돈의 역사와 비밀, 그 은밀한 유혹(The History of Money)』 등이 있다.
역 : 이종인
1954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한국 브리태니커 편집국장과 성균관대학교 전문번역가 양성과정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주로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교양서를 번역했고 최근에는 E.M.포스터, 존 파울즈, 폴 오스터, 제임스 존스 등 현대 영미작가들의 소설을 번역하기 시작했다. 전문 번역가로 활동한 이래 지금까지 140권의 책을 번역했으며, 500권을 목표로 열심히 번역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번역을 잘 할 수 있을까, 늘 고민하며 20만 매에 달하는 번역 원고를 주무르는 동안 글에 대한 안목이 희미하게 생겨났고 번역 글쓰기에 대한 나름의 체계를 정리할 수 있었다. 또한 유현한 문장의 숲을 방황하는 동안 흘낏 엿본 기화요초의 추억 덕분에 산문 30여 편을 모아 수필집을 내기도 했다. 앞으로도 우자일득(愚者一得: 어리석은 자도 많은 궁리를 하다 보면 한 가지 기특한 생각을 할 때가 있다)의 넉자를 마음에 새기며 더 좋은 번역, 글을 써 볼 생각을 갖고 있다.
번역서로는 『촘스키, 사상의 향연』『폴 오스터의 뉴욕 통신』『오픈북』『나를 디자인하라』『촘스키, 세상의 물음에 답하다』『고전 읽기의 즐거움』『가르칠 수 있는 용기』『파더링: 아버지가 된다는 것』『백만장자 파트너십』『촘스키 이펙트』,『프로이트와 모세』등이 있고, 저서로는 『번역은 내 운명』(공저)와 『지하철 헌화가』가 있다.
▣ 주요 목차
프롤로그 사라진 챕터
제1부 실크로드의 호랑이 왕비들 1206~41
1장 그런 일에는 영웅이 필요하다
2장 울부짖는 청룡과 춤추는 공작
3장 딸들은 우리의 방패
4장 제국을 경영하는 공주들
* 지도: 칭기스 칸의 몽골 제국(1227년)
제2부 부서지는 비취 왕국 1242~1470
5장 복수하는 제국의 왕비들
6장 저항하는 손녀들
7장 토마의 복수
8장 황룡의 딸
9장 추락하는 왕자와 떠오르는 왕비
* 지도: 몽골 제국의 확장과 분열(1280년경)
제3부 늑대 어머니 1470~1509
10장 과부가 된 전사 앞에 놓여 있는 하얀 길
11장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남편을 키우는 방법
12장 성벽을 마주하며
13장 현비가 비취 왕국을 재건하다
* 지도: 몽골 제국의 부흥(16세기 말)
에필로그 역사의 비밀들
자료 이용 및 몽골 어 표기 체계에 관하여
감사의 말
미주
참고문헌
역자 후기
01. 반품기한
- 단순 변심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신청
- 상품 불량/오배송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3개월 이내, 혹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30일 이내 반품 신청 가능
02. 반품 배송비
반품사유 | 반품 배송비 부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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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변심 | 고객 부담이며, 최초 배송비를 포함해 왕복 배송비가 발생합니다. 또한, 도서/산간지역이거나 설치 상품을 반품하는 경우에는 배송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
고객 부담이 아닙니다. |
03. 배송상태에 따른 환불안내
진행 상태 | 결제완료 | 상품준비중 | 배송지시/배송중/배송완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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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태 | 주문 내역 확인 전 | 상품 발송 준비 중 | 상품이 택배사로 이미 발송 됨 |
환불 | 즉시환불 | 구매취소 의사전달 → 발송중지 → 환불 | 반품회수 → 반품상품 확인 → 환불 |
04. 취소방법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05. 환불시점
결제수단 | 환불시점 | 환불방법 |
---|---|---|
신용카드 |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 신용카드 승인취소 |
계좌이체 |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
계좌입금 |
휴대폰 결제 |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
포인트 |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 환불 포인트 적립 |
06. 취소반품 불가 사유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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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 |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