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아이들을 오래된 미래로 이끄는 ‘이호철 사계절 동화 시리즈·여름’
한여름에 저수지와 개울에서 벌거벗고 신 나게 물놀이 하며 노는 아이들
불볕더위도 잊게 하는 개구쟁이 악동들의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이야기
2009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뽑힌 장호 화가의 정감어린 그림들
《늑대할배 산밭 참외 서리》는 이호철 선생님이 들려주는 철 따라 노는 어린 시절 이야기, ‘이호철 사계절 동화’ 여름 편입니다.
가난했지만 농사지으며 자연의 순리대로 한데 어울려 오순도순 살던 예전 농촌 아이들이 무더운 여름날에 놀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2009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뽑힌 장호 화가의 정감어린 그림들이 이야기를 더더욱 배꼽 잡게 합니다.
이 책에 풀어놓은 이야기는 사계절 가운데 여름 이야기랍니다. 참외 서리했던 이야기 늑대할배산밭참외서리, 신 나게 물놀이했던 이야기 한여름의 물놀이, 연꽃 꺾으며 놀았던 이야기 연꽃 꺾기 세 편이 실렸습니다.
이 책은 입말로 쓰여서 아이들과 부모님이 함께 읽으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사투리로 쓰인 부분은 모두 주를 달아서 그 뜻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였습니다. 정겨운 경상도 사투리를 살려 읽다보면 저절로 흥이 납니다.
때로는 서로 놀리고 싸우기도 하지만, 금방 화해하고, 또 농사일로 바쁜 부모님 일손도 거들 줄 아는 속 깊은 악동들이 벌거벗고 논 이야기를 읽으며 잠시라도 더위를 식혔으면 좋겠습니다.
늑대할배 산밭 참외 서리는 늑대할배는 몸집이 크고 눈이 부리부리하고 힘이 장사입니다. 아이들과는 늘 산에서 부딪치게 되고, 그때마다 혼나기 때문에 아이들은 산에서 사는 무서운 할아버지라는 뜻으로 ‘늑대할배’라 불렀습니다.
겨울에 산에서 나무를 해 가지고 오는데 늑대할배가 쫓아와서 막대기로 똥꼬를 쑤셔대며 지청구하던 늑대할배에게 복수하기 위해 여름까지 벼르고 벼르다가, 늑대할배의 산밭에 심은 참외 서리를 하게 되는,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이야기입니다.
한여름의 물놀이는 개울, 웅덩이, 계곡의 용소 같은 자연 속에서 발가벗고 물놀이하며 놀던 이야기입니다. 요즘 같은 수영장도 없고, 워터파크도 없습니다. 수영복이 있을 리 없지요. 그냥 벌거벗고 물속으로 풍덩 뛰어듭니다. 남자아이들은 발가벗고 물놀이를 하지만, 어른들은 등목을 합니다. 그리고 여자아이들은 밤이 되면 개울로 가서 목욕을 하지요.
서로 놀리고 싸움도 하지만, 헤엄치기를 가르쳐 주기도 하고,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동무를 건져주기 위해 물속에 풍덩 뛰어들기도 하고, 개울물이 불어 건너기 힘들 때면 서로서로 손을 꽉 잡고 저보다 나이어린 동생들을 돌볼 줄도 압니다.
장난꾸러기들이 건강하고 씩씩하게 커가는 모습이 눈앞에 보이는 듯해서 저절로 웃음이 납니다.
연꽃 꺾기는 지난 일을 생각하면서 웃고 화내다가 결국 두려움을 이기고 연못에 들어가 연꽃을 한 아름 꺾어 나온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감정이 달라지는 것을 잘 보여 줍니다. 웃긴 일을 떠올리면 웃음이 큭큭 터지지만, 속상한 일을 떠올리면 화가 치밀기도 합니다. 생각의 흐름에 따라 일어났다 사라지는 감정의 흐름이 잘 나타났고, 아이의 심리 묘사가 뛰어납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책을 다 읽고 나면 왠지 마음이 꽉 찬 듯하고, 차분하게 가라앉습니다.
본문 줄거리
1) 늑대할배 산밭 참외서리
여름날, 논에는 벼가 짙푸르게 자라 있고 밭에는 수박이며 참외가 한창 익어가고 있습니다. 소먹이와 물놀이를 하던 장난꾸러기 아이들은 늑대할배의 산밭에 가서 참외 서리를 하기로 합니다. 늑대할배는 겨울철에 아이들이 산에서 나무를 할 때 소나무의 생가지를 꺾었다고 아이들의 똥꼬를 마구 쑤시며 혼내던 할아버지입니다.(이호철 사계절 동화·겨울 편《산토끼》참조)
호철이, 광수, 복이, 성태는 늑대할배 산밭 참외 서리를 하기 위해 작전을 세웁니다. 들키지 않으려고 넓은 저수지를 헤엄쳐 건너갑니다. 그런데 중간에서 힘이 빠진 광수가 물속에서 허우적거립니다. 복이는 허리에 감았던 칡덩굴을 풀어 던지자 광수는 그것을 잡고 물 밖으로 나왔습니다. 가는 동안 성태는 벌에 쏘이기도 하고, 복이는 칡덩굴에 걸려 넘어지고 맙니다. 그렇게 어렵사리 늑대할배 산밭에 다달았는데, 아! 글쎄 거기 늑대할배가 있는 겁니다. 첫 번째 작전 실패! 그 속상한 기분은 말로 다할 수 없습니다.
두 번째 작전은, 산을 에둘러 돌아가는 겁니다. 마침내 아이들은 노랗게 익은 참외를 서리한 다음 달콤한 맛을 즐깁니다. 하지만 풀을 뜯고 있던 소들이 마구 달아나기 시작했고, 아이들은 깜짝 놀라 뛰어갔습니다. 그런데 그 소들은 붙잡아 준 사람이 바로 늑대할배입니다. 아이들은 늑대할배가 “너거가 우리 참외 서리했지?” 하고 뒷목을 잡아챌까 봐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습니다.
2) 한여름의 물놀이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한여름입니다. 나무에서는 매미가 맴맴맴 울어 젖히고 저녁이면 모기떼가 달려듭니다.
소먹이 하던 아이들은 웅덩이에 풍덩 뛰어들어 멱감기를 합니다. 개울에서, 웅덩이에서, 계곡 용소에서 발가벗고 물놀이를 합니다. 다이빙을 한다며 높은 데서 뛰어내리는데, 엄마 젖이나 더 먹고 오라고 놀리는 봉식이 때문에 화가 난 호철이는 아주 높은 데 올라가서 뛰어내립니다. 아차! 그만 물속 돌멩이에 머리를 박고 맙니다. 피가 찌르르 흐르고 혹불이 솟아났지만, 동무들의 칭찬에 아픔 따위는 잊고 싱긋 웃고 맙니다.
한여름 밤에 개울에서 목욕을 하는 누나들한테 가서 귀신 흉내를 내며 골리기도 합니다. 어른들은 마당에 모깃불을 피워놓고 멍석 위에 누워 이야기꽃을 피우고, 호철이는 할머니의 부채질에 모기 따위에 물린 걱정 없이 소르르 잠이 듭니다.
3) 연꽃 꺾기
물놀이하며 놀다가 깜빡하고 숙제를 하지 못한 호철이는 저녁이 되자 등잔불에 불을 켜고 숙제를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노는데 정신이 팔린 호철이를 나무라며 더운데 웬 등잔불을 켜느냐고 핀잔을 줍니다. 그래서 숙제를 못한 호철이는 수업이 끝난 뒤 남아서 숙제를 하느라 동무들과 돌아오지 못합니다.
한낮에 집으로 돌아오던 호철이는 연꽃이 환하게 핀 연못을 지나게 됩니다. 들판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호철이는 연못의 연꽃이랑 연잎을 보며 지난날에 있었던 일들을 되새겨 봅니다.
연꽃을 꺾기 위해 물속에 들어갔다가 뱀을 만나 놀란 이야기, 광수와 물고기를 잡으려다 뻘에 빠져 뒤엉켜 놀던 이야기, 발가벗고 연못에 들어가 연꽃을 꺾어 나왔는데 그만 복이 고추를 지렁이가 문 이야기, 물고기와 논고둥을 잡던 삼촌이 물 밖으로 나왔는데 그만 팬티가 홀랑 벗겨졌던 이야기들을 떠올립니다. 마침내 두려움을 이기고 연못에 들어가 연꽃을 한 아름 꺾어 나옵니다. 호철이의 용기를 칭찬하는지 논 가운데에서 뜸부기가 뜸뜸뜸 웁니다.
▣ 작가 소개
저 : 이호철
1952년 경북 성주에서 태어났다. 1973년 안동 교육 대학을 졸업한 뒤 지금까지 30년 가까이 경상 북도에 있는 농촌 초등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오랫동안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얻은 놀라운 교육 성과를 『살아 있는 글쓰기』, 『재미있는 숙제, 신나는 아이들』, 『연필을 잡으면 그리고 싶어요』 같은 책에 담아 냈다.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어린 시절 이야기로 『우리 소 늙다리』가 있습니다. 지금도 ‘참, 사랑, 땀’이라는 급훈을 실천하며 아이들과 함께 삶을 가꾸어 가고 있다.
그림 : 장호
1962년 전라북도 김제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대학 시절부터 사람과 사람살이를 다룬 개인 작업으로 우리 사는 현실을 담아내고자 했다. 2009년에는 볼로냐 국제 아동 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뽑혔다. 사람과 사람살이라는 주제의 어린이책을 많이 그렸고, 작품마다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는 꾸준히 노력하는 화가이다. 그동안 그린 책으로는 그림책 『나비잠』, 『달은 어디에 떠 있나?』, 『행복한 이티 할아버지』, 동화책 『명혜』, 『큰애기 복순이』, 『어린 엄마』, 『귀신 고래』와 인물 이야기책 『신채호』등이 있다.
아이들을 오래된 미래로 이끄는 ‘이호철 사계절 동화 시리즈·여름’
한여름에 저수지와 개울에서 벌거벗고 신 나게 물놀이 하며 노는 아이들
불볕더위도 잊게 하는 개구쟁이 악동들의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이야기
2009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뽑힌 장호 화가의 정감어린 그림들
《늑대할배 산밭 참외 서리》는 이호철 선생님이 들려주는 철 따라 노는 어린 시절 이야기, ‘이호철 사계절 동화’ 여름 편입니다.
가난했지만 농사지으며 자연의 순리대로 한데 어울려 오순도순 살던 예전 농촌 아이들이 무더운 여름날에 놀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2009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뽑힌 장호 화가의 정감어린 그림들이 이야기를 더더욱 배꼽 잡게 합니다.
이 책에 풀어놓은 이야기는 사계절 가운데 여름 이야기랍니다. 참외 서리했던 이야기 늑대할배산밭참외서리, 신 나게 물놀이했던 이야기 한여름의 물놀이, 연꽃 꺾으며 놀았던 이야기 연꽃 꺾기 세 편이 실렸습니다.
이 책은 입말로 쓰여서 아이들과 부모님이 함께 읽으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사투리로 쓰인 부분은 모두 주를 달아서 그 뜻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였습니다. 정겨운 경상도 사투리를 살려 읽다보면 저절로 흥이 납니다.
때로는 서로 놀리고 싸우기도 하지만, 금방 화해하고, 또 농사일로 바쁜 부모님 일손도 거들 줄 아는 속 깊은 악동들이 벌거벗고 논 이야기를 읽으며 잠시라도 더위를 식혔으면 좋겠습니다.
늑대할배 산밭 참외 서리는 늑대할배는 몸집이 크고 눈이 부리부리하고 힘이 장사입니다. 아이들과는 늘 산에서 부딪치게 되고, 그때마다 혼나기 때문에 아이들은 산에서 사는 무서운 할아버지라는 뜻으로 ‘늑대할배’라 불렀습니다.
겨울에 산에서 나무를 해 가지고 오는데 늑대할배가 쫓아와서 막대기로 똥꼬를 쑤셔대며 지청구하던 늑대할배에게 복수하기 위해 여름까지 벼르고 벼르다가, 늑대할배의 산밭에 심은 참외 서리를 하게 되는,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이야기입니다.
한여름의 물놀이는 개울, 웅덩이, 계곡의 용소 같은 자연 속에서 발가벗고 물놀이하며 놀던 이야기입니다. 요즘 같은 수영장도 없고, 워터파크도 없습니다. 수영복이 있을 리 없지요. 그냥 벌거벗고 물속으로 풍덩 뛰어듭니다. 남자아이들은 발가벗고 물놀이를 하지만, 어른들은 등목을 합니다. 그리고 여자아이들은 밤이 되면 개울로 가서 목욕을 하지요.
서로 놀리고 싸움도 하지만, 헤엄치기를 가르쳐 주기도 하고,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동무를 건져주기 위해 물속에 풍덩 뛰어들기도 하고, 개울물이 불어 건너기 힘들 때면 서로서로 손을 꽉 잡고 저보다 나이어린 동생들을 돌볼 줄도 압니다.
장난꾸러기들이 건강하고 씩씩하게 커가는 모습이 눈앞에 보이는 듯해서 저절로 웃음이 납니다.
연꽃 꺾기는 지난 일을 생각하면서 웃고 화내다가 결국 두려움을 이기고 연못에 들어가 연꽃을 한 아름 꺾어 나온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감정이 달라지는 것을 잘 보여 줍니다. 웃긴 일을 떠올리면 웃음이 큭큭 터지지만, 속상한 일을 떠올리면 화가 치밀기도 합니다. 생각의 흐름에 따라 일어났다 사라지는 감정의 흐름이 잘 나타났고, 아이의 심리 묘사가 뛰어납니다. 그래서 그럴까요? 책을 다 읽고 나면 왠지 마음이 꽉 찬 듯하고, 차분하게 가라앉습니다.
본문 줄거리
1) 늑대할배 산밭 참외서리
여름날, 논에는 벼가 짙푸르게 자라 있고 밭에는 수박이며 참외가 한창 익어가고 있습니다. 소먹이와 물놀이를 하던 장난꾸러기 아이들은 늑대할배의 산밭에 가서 참외 서리를 하기로 합니다. 늑대할배는 겨울철에 아이들이 산에서 나무를 할 때 소나무의 생가지를 꺾었다고 아이들의 똥꼬를 마구 쑤시며 혼내던 할아버지입니다.(이호철 사계절 동화·겨울 편《산토끼》참조)
호철이, 광수, 복이, 성태는 늑대할배 산밭 참외 서리를 하기 위해 작전을 세웁니다. 들키지 않으려고 넓은 저수지를 헤엄쳐 건너갑니다. 그런데 중간에서 힘이 빠진 광수가 물속에서 허우적거립니다. 복이는 허리에 감았던 칡덩굴을 풀어 던지자 광수는 그것을 잡고 물 밖으로 나왔습니다. 가는 동안 성태는 벌에 쏘이기도 하고, 복이는 칡덩굴에 걸려 넘어지고 맙니다. 그렇게 어렵사리 늑대할배 산밭에 다달았는데, 아! 글쎄 거기 늑대할배가 있는 겁니다. 첫 번째 작전 실패! 그 속상한 기분은 말로 다할 수 없습니다.
두 번째 작전은, 산을 에둘러 돌아가는 겁니다. 마침내 아이들은 노랗게 익은 참외를 서리한 다음 달콤한 맛을 즐깁니다. 하지만 풀을 뜯고 있던 소들이 마구 달아나기 시작했고, 아이들은 깜짝 놀라 뛰어갔습니다. 그런데 그 소들은 붙잡아 준 사람이 바로 늑대할배입니다. 아이들은 늑대할배가 “너거가 우리 참외 서리했지?” 하고 뒷목을 잡아챌까 봐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습니다.
2) 한여름의 물놀이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한여름입니다. 나무에서는 매미가 맴맴맴 울어 젖히고 저녁이면 모기떼가 달려듭니다.
소먹이 하던 아이들은 웅덩이에 풍덩 뛰어들어 멱감기를 합니다. 개울에서, 웅덩이에서, 계곡 용소에서 발가벗고 물놀이를 합니다. 다이빙을 한다며 높은 데서 뛰어내리는데, 엄마 젖이나 더 먹고 오라고 놀리는 봉식이 때문에 화가 난 호철이는 아주 높은 데 올라가서 뛰어내립니다. 아차! 그만 물속 돌멩이에 머리를 박고 맙니다. 피가 찌르르 흐르고 혹불이 솟아났지만, 동무들의 칭찬에 아픔 따위는 잊고 싱긋 웃고 맙니다.
한여름 밤에 개울에서 목욕을 하는 누나들한테 가서 귀신 흉내를 내며 골리기도 합니다. 어른들은 마당에 모깃불을 피워놓고 멍석 위에 누워 이야기꽃을 피우고, 호철이는 할머니의 부채질에 모기 따위에 물린 걱정 없이 소르르 잠이 듭니다.
3) 연꽃 꺾기
물놀이하며 놀다가 깜빡하고 숙제를 하지 못한 호철이는 저녁이 되자 등잔불에 불을 켜고 숙제를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노는데 정신이 팔린 호철이를 나무라며 더운데 웬 등잔불을 켜느냐고 핀잔을 줍니다. 그래서 숙제를 못한 호철이는 수업이 끝난 뒤 남아서 숙제를 하느라 동무들과 돌아오지 못합니다.
한낮에 집으로 돌아오던 호철이는 연꽃이 환하게 핀 연못을 지나게 됩니다. 들판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호철이는 연못의 연꽃이랑 연잎을 보며 지난날에 있었던 일들을 되새겨 봅니다.
연꽃을 꺾기 위해 물속에 들어갔다가 뱀을 만나 놀란 이야기, 광수와 물고기를 잡으려다 뻘에 빠져 뒤엉켜 놀던 이야기, 발가벗고 연못에 들어가 연꽃을 꺾어 나왔는데 그만 복이 고추를 지렁이가 문 이야기, 물고기와 논고둥을 잡던 삼촌이 물 밖으로 나왔는데 그만 팬티가 홀랑 벗겨졌던 이야기들을 떠올립니다. 마침내 두려움을 이기고 연못에 들어가 연꽃을 한 아름 꺾어 나옵니다. 호철이의 용기를 칭찬하는지 논 가운데에서 뜸부기가 뜸뜸뜸 웁니다.
▣ 작가 소개
저 : 이호철
1952년 경북 성주에서 태어났다. 1973년 안동 교육 대학을 졸업한 뒤 지금까지 30년 가까이 경상 북도에 있는 농촌 초등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오랫동안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얻은 놀라운 교육 성과를 『살아 있는 글쓰기』, 『재미있는 숙제, 신나는 아이들』, 『연필을 잡으면 그리고 싶어요』 같은 책에 담아 냈다.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어린 시절 이야기로 『우리 소 늙다리』가 있습니다. 지금도 ‘참, 사랑, 땀’이라는 급훈을 실천하며 아이들과 함께 삶을 가꾸어 가고 있다.
그림 : 장호
1962년 전라북도 김제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대학 시절부터 사람과 사람살이를 다룬 개인 작업으로 우리 사는 현실을 담아내고자 했다. 2009년에는 볼로냐 국제 아동 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뽑혔다. 사람과 사람살이라는 주제의 어린이책을 많이 그렸고, 작품마다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는 꾸준히 노력하는 화가이다. 그동안 그린 책으로는 그림책 『나비잠』, 『달은 어디에 떠 있나?』, 『행복한 이티 할아버지』, 동화책 『명혜』, 『큰애기 복순이』, 『어린 엄마』, 『귀신 고래』와 인물 이야기책 『신채호』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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