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아홉 평의 집’은 어떻게 일본의 국민주택이 되었는가?
작은 집 좋은 집을 꿈꾸는 당신에게 보내는 책
1999년 10월 ‘스미레 아오이 하우스’가 완공되었다. 집 이름은 큰 딸 스미레와 둘째 아오이의 이름에서 따왔다. 가족이 함께 자라나는 집이라는 소박한 꿈을 담은 이름이다. 건축 면적 9평에 지어올린 집이라고 해서 ‘아홉 평의 집’이다. 2층까지 포함한 실제 바닥 면적은 49.57제곱미터(15평).
이 집은 짓자마자 일본 전역에서 화제가 되었고, 2000년 일본인테리어협회(JID)의 인테리어스페이스상을 수상했다. 2002년에는 ‘9평 하우스’가 한 건축회사를 통해 상품화되어 전국적인 작은 집 붐이 일었고,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이 책의 저자 하기와라 슈와 그의 가족, 그리고 그들의 ‘아홉 평의 집’ 스미레 아오이 하우스가 있다.
이 책은 ‘스미레 아오이 하우스’의 집 주인인 하기와라 슈의 건축일기이자 10년간 생활하며 깨달은 집에 대한 작은 철학들을 담고 있다.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던 저자는 어째서 집 짓기를 결심했을까? 그와 그의 가족(아내와 두 딸)은 왜 “이 집에 살게 되어 정말 행복하다고 매일 실감”한다는 걸까? 15평도 안 되는 작은 집에 어떤 비밀이라도 감추어져 있는 걸까?
일본의 10대 베스트 작은 집 ‘마쓰자와 주택’과의 만남
1952년 일본 주택 역사의 명작이라고 평가받는 작은 집이 태어났다. 건축가 마쓰자와 마코토가 지은 가로세로 3Ⅹ3평의 정방형 9평의 집 ‘마쓰자와 주택’이다. 27세 젊은 건축가의 대담한 건축적 시도는 당시 해외에서도 주목받았고 오랜 시간 동안 ‘일본 주택사의 명작’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1989년에는 건축전문가 250인이 선정한 ‘전후 소주택 베스트 10’에 선정되기도 했다. 마쓰자와 주택에는 건축가의 가족이 실제 15년간 살았고, 그후 이축되어 지금까지 주택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마쓰자와 마코토의 건축은 건축가 개인의 실험에 그치고 만다. 이 책의 저자 하기와라 슈가 건축디자인 전시를 통해 이 집의 존재를 알기 전까지는 말이다.
아홉 평의 집은 왜 일본의 10대 작은 집인가? 이 작은 집에는 아름다운 조형미 속에 새로운 주거 생활에 대한 철학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아홉 평의 집은 ‘최소한의 주거(最小限住居)’를 추구한다. 최소한의 주거라면 작은 공간만을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적정한 주거의 크기를 의미한다. 즉, 이 작은 집에는 좋은 디자인으로 구현한 ‘풍족한 공간’이 있으며 편리한 ‘선진설비’와 가족이 중심이 되는 공간 구성을 통해 ‘새로운 생활’ 양식을 제안한다. 정말 중요한 것을 꼭 필요한 공간 속에 구현한다. 일견 당연한 듯한 건축 철학이 넓은 평수와 고급함만을 추구하는 잘못된 주택문화 속에 도외시 되어온 것은 아닐까.
평생 임대생활을 해도 좋다고 생각한 샐러리맨의 집 짓기 분투기
이 책의 저자는 ‘집을 짓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포기하고 있었’던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다. 부담스런 월세를 내느니 집을 사자는 아내의 원성에도 요지부동이었던 저자는 전람회에서 만난 마쓰자와 주택에 매료되어 이것을 꼭 재현해 보고 싶었다. “굉장히 불순한 동기의 집 짓기”였던 것이다.
충동적으로 시작된 집 짓기 프로젝트였기에 시작은 가족의 동의를 구하는 일부터였다. 10개월간 이루어진 아홉 평의 집 짓기는 아주 기본적인 질문들에 대한 답 찾기였다. 작은 집에 어울리는 장소는 어딜까? 자금은 어떻게 마련하나? 나는, 우리 가족은 어떤 생활을 하고 싶은 걸까? 건축설계와 시공은 누구에게 맡겨야 할까? 우리 집에 어울리는 소재는 무엇일까? 토지 계약이 뒤집히기도 하고 건축가와 사이가 벌어지기도 하면서 차츰 집이 완성되어가는 동안의 이야기에 흥미진진하게 빠져드는 동안 집 짓기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쓸만한 정보가 적지 않다.
부자들이 모두 좋은 집에 살고 있다고 단정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지금 집 짓기를 고민하고 있는 이들에게 선배가 전하는 조언과 격려이다. 제한된 예산과 시간의 제약 속에 어떤 집을 지어야 할지 고민하는 이들에게 저자는 ‘어떤 생활을 하고 싶은가?’부터 생각해 보라고 권한다. 그러한 고민 없이 겉만 번드르르한 집에 살고 있는 부자들이 모두 좋은 집에 살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버리는 기술’이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될 정도로 우리의 삶은 잡동사니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아홉 평의 집을 택한 가족은 이제까지 쓰던 가구를 버리기로 했고 텔레비전과 차가 없는 생활을 택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그에 맞춰 개축과 증축이 쉬운 것도 이 집의 장점이다. 중학생이 된 아이들을 위해 2층 공간을 나눠 방 두 칸을 저자가 직접 만들었다. 마당에 작은 오두막도 직접 지어보았다. 자연과 이웃에게 열려 있는 집을 추구했다. 저자는 이러한 생활을 통해 집에 대한 자세를 새로 갖게 되었다. 즉, ‘갖지 않는다’, ‘닫지 않는다’, ‘멈추지 않는다’.
“나는 스미레 아오이 하우스에 살기 시작하고서 ‘갖지 않는다’, ‘닫지 않는다’, ‘멈추지 않는다’는 집에 대한 자세가 생겼다. 집은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우연에 의해 지금 그 땅과 집을 사용하게 되었다는 의식, 집을 가족만을 위한 것으로 하지 않고 여러 사람에게 개방하겠다는 마음, 평생 그대로 살겠다는 마음이 아닌 생활에 맞추어 바꾸어 가겠다는 태도. 그런 마음이 되었다.
핵가족의 닫힌 집은 오히려 위험하다. 좋은 집이 되기 위해서는 외부와 연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옛날 농촌 공동체도 도시 공동체도 아닌 현대의 삶에 어울리는 공동체 모델을 모색해야 한다.”
추구하는 삶이 다르듯, 좋은 집에 대한 꿈과 생각은 백인백색이어야 하지 않을까. 아파트, 돈 들여 별장같이 지은 집이 우리의 답이 되지 못함은 자명하다. 먼저 고정관념으로 비좁아진 머릿속에 나의 집을 위한 빈 공간을 만들어 보기를, 이 책은 권한다. “집에 대한 생각을 한번 자유롭게 해 보자. 자신에게도 사회에게도 좋은 집은 무엇일까. 모두들 한 발 내디뎌 본다면 좋겠다.”
▣ 작가 소개
저자 : 하기와라 슈 萩原修
1961년 생. 무사시노미술대학 시각전달디자인학과 입학. 대학 졸업 후 10년간 대일본인쇄주식회사에서 기획 카탈로그, PR지, 캘린더 등의 인쇄물을 중심으로 기획, 디렉션했다. 1993년부터 리빙디자인센터 오존(OZONE)에 입사해 11년간 300건 이상의 전람회를 담당했다. 2004년 독립해 일용품, 주택, 점포, 전람회, 콘테스트, 서적, 잡지, 웹사이트 등의 기획 프로듀싱을 하고 있다. 2005년에는 어머니가 운영하던 ‘쓰쿠시 문구점’의 주인이 되었다. 1999년 아홉 평의 집 ‘스미레 아오이 하우스’를 지어 지금까지 살고 있다.
역자 : 박준호
목공소집 아들로 태어났고 건축기사가 되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를 졸업한 뒤 출판사, 건설회사, 다방에서 일했다. 번역한 책으로 『워크(Work)』가 있다. 서울 아트시네마 번역후원회원으로 몇 편의 영화 번역 작업에 참여했다.
▣ 주요 목차
여는 글. 주택사의 명작과 만나다
제1장 기둥으로부터 시작하는 집 만들기
- 집을 짓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포기하고 있었다.
- 반해버린 9평 하우스는 약 50평방미터
- 집을 팔러 다니는 영업사원처럼
- 고층빌딩의 안에 재현된 작은 집
- 대대적인 기둥전의 구성
- 축조를 본 마누라는 건성건성
- 마누라는 역시 회의주의자
- 결혼 10년, 두 번의 아파트
- 슬슬 이사할 타이밍이었다
제2장 재현된, 최소한의 주거
- ‘기둥’전의 기획 회의에서, 전후 명작인 마쓰자와 주택을 고르다
- 집에 있어서 기둥은 아주 중요하다
- 마쓰자와 씨의 사무소에 찾아가다
- ‘전후 작은 주택 베스트 10’에 들었던 마쓰자와 주택
- 축조의 재현을 어디에 부탁할까
- 이바타 건축이라는 강력한 아군을 만나다
- 집을 재현하는 일이 갖는 또 하나의 의미
- 옮겨진 집, 집도 재활용할 수 있다
- 비오는 날 요도가와 주택을 견학하다
제3장 스미레 아오이 하우스, 프로젝트 시동
- ‘기둥’전의 설치와 운영, 그리고 오프닝
- 잠이 오지 않는다! 그 축조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 토지, 그리고 자금은 어떻게 해야 구할 수 있을까?
- 집 짓기의 정보 수집은 정말로 어렵다
- ‘집이라는 것은 이래야만 한다’라는 책은 의심하는 편이 좋다
- 건축주와 건축가는 연애 관계와도 같다
- 설계는 ‘고이즈미 마코토’ 씨, 시공은 ‘이바타 건축’으로 결정
- 두 명의 ‘마코토’, 불가사의한 인연
- ‘하기와라 주택’으로는 재미없다. ‘스미레 아오이 하우스’로 명명
제4장 조건부 토지탐색
- 아이들이 통학할 수 있는 범위를 찾다
- 마을을 알기 위해서는 자동차나 자전거로 다니기 보다는 걷기가 최고
- 부동산중개소에는 혼자 들어가는 것이 부끄럽다
- 가족들과 함께 부동산 돌아다니기. 역시 쉽지 않다
- 오래된 집이 있는 땅, 이미 사람이 살고 있는 땅은 수상쩍은 느낌이다
- ‘바닥파’인 우리들은 살고 싶어 하는 장소가 일치
- 작은 집에 어울리는 장소는 어딜까
- 겨우 마음에 드는 토지가 나타났다고 생각했더니
- 벚꽃놀이를 할 수 있는 토지를 희망하다
제5장 35년의 계약
- 충격! 설마 했더니 처음으로 돌아오다
- 거의 포기했던 토지
- 일발역전, 최적의 토지를 발견하다
- 작은 집에는 자금을 빌려주지 않는다니!
- 은행에서 돈을 빌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35년 융자의 불가사의
- 또 뒤집히다
- 무엇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토지계약
-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또 문제가
제6장 리디자인이라고 하는 시험
- 설계 회의는 부부가 함께하지 않으면 안 된다
- 프라모델의 감각으로 집을 짓는다
- 지하에 증축할까, 말까
- 건축가와 시공사의 궁합이 좋지 않으면, 집 만들기는 잘 될 수 없다
- 재현이 아닌, 어디까지나 우리 가족의 집
- 최소한의 주택은 최대한 노력의 주택
- 목제문틀 뭔가 아슬아슬하다
- 건축가와 의견이 맞지 않은 시기도 있었다
- 딱 잘라 증축을 그만두다
제7장 생활을 디자인한다
- 어떤 생활을 하고 싶은지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 집에 맞추어 생활을 생각한다
- 마쓰자와 주택은 진보적인 생활양식이었다
- 스미레 아오이 하우스를 어떤 평면으로 해야 좋을까
- 집에는 ‘타인의 눈’이 필요하다
- 딸을 위해 여성 탈의실을 만들려 하다
- 이제까지 쓰던 가구들은 가져가지 않는다
- 차와 텔레비전이 없는 생활을 고르다
- 키친, 욕실…… 겨우 계획이 정리되다
제8장 집이 만들어지는 현장
- 실시도면 완성! 공사의 견적을 내다
- 최초의 지진제와 두 번째 상량식
- 공사 일정에 쫓겨 서둘러 정해가다
- 현장에 차와 과자를
- 스미레 아오이 하우스에는 어떤 소재가 좋을까?
- 바닥재와 다다미는 우리가 직접 사서 붙인다
- 외벽은 스트라이프로? 무지갯빛으로?
- 마누라가 까다롭게 고른 부엌가구는 따로 발주
- 욕조는 플라스틱으로, 주변은 노송나무로
제9장 오픈하우스
- 어이없는 인수식
- 인도 후 초보부대가 공사하다
- 모르는 사람들이 보러오는 집
- 혼자나 다름없는 저렴한 이사 비용
- 첫날밤은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
- 집의 안팎을 잇는 것
- 잡지와 텔레비전의 취재
- 샐러리맨이 처음으로 확정신고
- 매일매일이 신나는,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는 집
제10장 9평 하우스 프로젝트
- 9평 하우스의 상품화
- 9평 하우스의 5원칙이란?
- 건축가와 디자이너에 의한 새로운 디자인
- 9평 하우스는 전후 최소한 주택의 역습
- 13팀 14타입의 9평 하우스가 탄생
- 인터넷으로 집을 판다
- 부부라고 의견이 같은 것은 아니다
- 일본 각지에서 착착 완성
- 9평 하우스 오너스 클럽
제11장 정원, 벽면, 그리고 어린이 방의 개축
- 10년간의 실험 주택 실험 생활
- 겨우 정원에 손을 대다
- 1평의 어린이 방
- 증축, 감축, 개축, 이축
- 수제 종이를 장지에 사용하다
- 고양이가 왔다!
- 데크를 다시 만들다
- 모두가 사용하는 집
- ‘집을 보다’라는 것에서 ‘집에서 해보는 것’으로
제12장 집은 삶의 방식을 바꾼다
- 샐러리맨을 그만 둘 때
- 독립하니 사무실은 스미레 아오이 하우스
- 본가와 쓰쿠시 문구점
- 본가의 땅 안에 동생 가족의 집을 짓다
- 우리가 짓는 집을 우리만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 ‘사람과 사람의 연대’와 ‘여유 있는 시간’
- 일본인의 집에는 벽이 늘어왔다
- 2030년의 ‘주택 주사위놀이’
- 30인 이상이 사는 99평 하우스
맺는 글. 작은집에서 시작해, 벌어진 그 이후의 것들
‘아홉 평의 집’은 어떻게 일본의 국민주택이 되었는가?
작은 집 좋은 집을 꿈꾸는 당신에게 보내는 책
1999년 10월 ‘스미레 아오이 하우스’가 완공되었다. 집 이름은 큰 딸 스미레와 둘째 아오이의 이름에서 따왔다. 가족이 함께 자라나는 집이라는 소박한 꿈을 담은 이름이다. 건축 면적 9평에 지어올린 집이라고 해서 ‘아홉 평의 집’이다. 2층까지 포함한 실제 바닥 면적은 49.57제곱미터(15평).
이 집은 짓자마자 일본 전역에서 화제가 되었고, 2000년 일본인테리어협회(JID)의 인테리어스페이스상을 수상했다. 2002년에는 ‘9평 하우스’가 한 건축회사를 통해 상품화되어 전국적인 작은 집 붐이 일었고,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이 책의 저자 하기와라 슈와 그의 가족, 그리고 그들의 ‘아홉 평의 집’ 스미레 아오이 하우스가 있다.
이 책은 ‘스미레 아오이 하우스’의 집 주인인 하기와라 슈의 건축일기이자 10년간 생활하며 깨달은 집에 대한 작은 철학들을 담고 있다.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던 저자는 어째서 집 짓기를 결심했을까? 그와 그의 가족(아내와 두 딸)은 왜 “이 집에 살게 되어 정말 행복하다고 매일 실감”한다는 걸까? 15평도 안 되는 작은 집에 어떤 비밀이라도 감추어져 있는 걸까?
일본의 10대 베스트 작은 집 ‘마쓰자와 주택’과의 만남
1952년 일본 주택 역사의 명작이라고 평가받는 작은 집이 태어났다. 건축가 마쓰자와 마코토가 지은 가로세로 3Ⅹ3평의 정방형 9평의 집 ‘마쓰자와 주택’이다. 27세 젊은 건축가의 대담한 건축적 시도는 당시 해외에서도 주목받았고 오랜 시간 동안 ‘일본 주택사의 명작’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1989년에는 건축전문가 250인이 선정한 ‘전후 소주택 베스트 10’에 선정되기도 했다. 마쓰자와 주택에는 건축가의 가족이 실제 15년간 살았고, 그후 이축되어 지금까지 주택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마쓰자와 마코토의 건축은 건축가 개인의 실험에 그치고 만다. 이 책의 저자 하기와라 슈가 건축디자인 전시를 통해 이 집의 존재를 알기 전까지는 말이다.
아홉 평의 집은 왜 일본의 10대 작은 집인가? 이 작은 집에는 아름다운 조형미 속에 새로운 주거 생활에 대한 철학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아홉 평의 집은 ‘최소한의 주거(最小限住居)’를 추구한다. 최소한의 주거라면 작은 공간만을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적정한 주거의 크기를 의미한다. 즉, 이 작은 집에는 좋은 디자인으로 구현한 ‘풍족한 공간’이 있으며 편리한 ‘선진설비’와 가족이 중심이 되는 공간 구성을 통해 ‘새로운 생활’ 양식을 제안한다. 정말 중요한 것을 꼭 필요한 공간 속에 구현한다. 일견 당연한 듯한 건축 철학이 넓은 평수와 고급함만을 추구하는 잘못된 주택문화 속에 도외시 되어온 것은 아닐까.
평생 임대생활을 해도 좋다고 생각한 샐러리맨의 집 짓기 분투기
이 책의 저자는 ‘집을 짓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포기하고 있었’던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다. 부담스런 월세를 내느니 집을 사자는 아내의 원성에도 요지부동이었던 저자는 전람회에서 만난 마쓰자와 주택에 매료되어 이것을 꼭 재현해 보고 싶었다. “굉장히 불순한 동기의 집 짓기”였던 것이다.
충동적으로 시작된 집 짓기 프로젝트였기에 시작은 가족의 동의를 구하는 일부터였다. 10개월간 이루어진 아홉 평의 집 짓기는 아주 기본적인 질문들에 대한 답 찾기였다. 작은 집에 어울리는 장소는 어딜까? 자금은 어떻게 마련하나? 나는, 우리 가족은 어떤 생활을 하고 싶은 걸까? 건축설계와 시공은 누구에게 맡겨야 할까? 우리 집에 어울리는 소재는 무엇일까? 토지 계약이 뒤집히기도 하고 건축가와 사이가 벌어지기도 하면서 차츰 집이 완성되어가는 동안의 이야기에 흥미진진하게 빠져드는 동안 집 짓기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쓸만한 정보가 적지 않다.
부자들이 모두 좋은 집에 살고 있다고 단정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지금 집 짓기를 고민하고 있는 이들에게 선배가 전하는 조언과 격려이다. 제한된 예산과 시간의 제약 속에 어떤 집을 지어야 할지 고민하는 이들에게 저자는 ‘어떤 생활을 하고 싶은가?’부터 생각해 보라고 권한다. 그러한 고민 없이 겉만 번드르르한 집에 살고 있는 부자들이 모두 좋은 집에 살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버리는 기술’이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될 정도로 우리의 삶은 잡동사니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아홉 평의 집을 택한 가족은 이제까지 쓰던 가구를 버리기로 했고 텔레비전과 차가 없는 생활을 택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그에 맞춰 개축과 증축이 쉬운 것도 이 집의 장점이다. 중학생이 된 아이들을 위해 2층 공간을 나눠 방 두 칸을 저자가 직접 만들었다. 마당에 작은 오두막도 직접 지어보았다. 자연과 이웃에게 열려 있는 집을 추구했다. 저자는 이러한 생활을 통해 집에 대한 자세를 새로 갖게 되었다. 즉, ‘갖지 않는다’, ‘닫지 않는다’, ‘멈추지 않는다’.
“나는 스미레 아오이 하우스에 살기 시작하고서 ‘갖지 않는다’, ‘닫지 않는다’, ‘멈추지 않는다’는 집에 대한 자세가 생겼다. 집은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우연에 의해 지금 그 땅과 집을 사용하게 되었다는 의식, 집을 가족만을 위한 것으로 하지 않고 여러 사람에게 개방하겠다는 마음, 평생 그대로 살겠다는 마음이 아닌 생활에 맞추어 바꾸어 가겠다는 태도. 그런 마음이 되었다.
핵가족의 닫힌 집은 오히려 위험하다. 좋은 집이 되기 위해서는 외부와 연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옛날 농촌 공동체도 도시 공동체도 아닌 현대의 삶에 어울리는 공동체 모델을 모색해야 한다.”
추구하는 삶이 다르듯, 좋은 집에 대한 꿈과 생각은 백인백색이어야 하지 않을까. 아파트, 돈 들여 별장같이 지은 집이 우리의 답이 되지 못함은 자명하다. 먼저 고정관념으로 비좁아진 머릿속에 나의 집을 위한 빈 공간을 만들어 보기를, 이 책은 권한다. “집에 대한 생각을 한번 자유롭게 해 보자. 자신에게도 사회에게도 좋은 집은 무엇일까. 모두들 한 발 내디뎌 본다면 좋겠다.”
▣ 작가 소개
저자 : 하기와라 슈 萩原修
1961년 생. 무사시노미술대학 시각전달디자인학과 입학. 대학 졸업 후 10년간 대일본인쇄주식회사에서 기획 카탈로그, PR지, 캘린더 등의 인쇄물을 중심으로 기획, 디렉션했다. 1993년부터 리빙디자인센터 오존(OZONE)에 입사해 11년간 300건 이상의 전람회를 담당했다. 2004년 독립해 일용품, 주택, 점포, 전람회, 콘테스트, 서적, 잡지, 웹사이트 등의 기획 프로듀싱을 하고 있다. 2005년에는 어머니가 운영하던 ‘쓰쿠시 문구점’의 주인이 되었다. 1999년 아홉 평의 집 ‘스미레 아오이 하우스’를 지어 지금까지 살고 있다.
역자 : 박준호
목공소집 아들로 태어났고 건축기사가 되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를 졸업한 뒤 출판사, 건설회사, 다방에서 일했다. 번역한 책으로 『워크(Work)』가 있다. 서울 아트시네마 번역후원회원으로 몇 편의 영화 번역 작업에 참여했다.
▣ 주요 목차
여는 글. 주택사의 명작과 만나다
제1장 기둥으로부터 시작하는 집 만들기
- 집을 짓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포기하고 있었다.
- 반해버린 9평 하우스는 약 50평방미터
- 집을 팔러 다니는 영업사원처럼
- 고층빌딩의 안에 재현된 작은 집
- 대대적인 기둥전의 구성
- 축조를 본 마누라는 건성건성
- 마누라는 역시 회의주의자
- 결혼 10년, 두 번의 아파트
- 슬슬 이사할 타이밍이었다
제2장 재현된, 최소한의 주거
- ‘기둥’전의 기획 회의에서, 전후 명작인 마쓰자와 주택을 고르다
- 집에 있어서 기둥은 아주 중요하다
- 마쓰자와 씨의 사무소에 찾아가다
- ‘전후 작은 주택 베스트 10’에 들었던 마쓰자와 주택
- 축조의 재현을 어디에 부탁할까
- 이바타 건축이라는 강력한 아군을 만나다
- 집을 재현하는 일이 갖는 또 하나의 의미
- 옮겨진 집, 집도 재활용할 수 있다
- 비오는 날 요도가와 주택을 견학하다
제3장 스미레 아오이 하우스, 프로젝트 시동
- ‘기둥’전의 설치와 운영, 그리고 오프닝
- 잠이 오지 않는다! 그 축조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 토지, 그리고 자금은 어떻게 해야 구할 수 있을까?
- 집 짓기의 정보 수집은 정말로 어렵다
- ‘집이라는 것은 이래야만 한다’라는 책은 의심하는 편이 좋다
- 건축주와 건축가는 연애 관계와도 같다
- 설계는 ‘고이즈미 마코토’ 씨, 시공은 ‘이바타 건축’으로 결정
- 두 명의 ‘마코토’, 불가사의한 인연
- ‘하기와라 주택’으로는 재미없다. ‘스미레 아오이 하우스’로 명명
제4장 조건부 토지탐색
- 아이들이 통학할 수 있는 범위를 찾다
- 마을을 알기 위해서는 자동차나 자전거로 다니기 보다는 걷기가 최고
- 부동산중개소에는 혼자 들어가는 것이 부끄럽다
- 가족들과 함께 부동산 돌아다니기. 역시 쉽지 않다
- 오래된 집이 있는 땅, 이미 사람이 살고 있는 땅은 수상쩍은 느낌이다
- ‘바닥파’인 우리들은 살고 싶어 하는 장소가 일치
- 작은 집에 어울리는 장소는 어딜까
- 겨우 마음에 드는 토지가 나타났다고 생각했더니
- 벚꽃놀이를 할 수 있는 토지를 희망하다
제5장 35년의 계약
- 충격! 설마 했더니 처음으로 돌아오다
- 거의 포기했던 토지
- 일발역전, 최적의 토지를 발견하다
- 작은 집에는 자금을 빌려주지 않는다니!
- 은행에서 돈을 빌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35년 융자의 불가사의
- 또 뒤집히다
- 무엇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토지계약
-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또 문제가
제6장 리디자인이라고 하는 시험
- 설계 회의는 부부가 함께하지 않으면 안 된다
- 프라모델의 감각으로 집을 짓는다
- 지하에 증축할까, 말까
- 건축가와 시공사의 궁합이 좋지 않으면, 집 만들기는 잘 될 수 없다
- 재현이 아닌, 어디까지나 우리 가족의 집
- 최소한의 주택은 최대한 노력의 주택
- 목제문틀 뭔가 아슬아슬하다
- 건축가와 의견이 맞지 않은 시기도 있었다
- 딱 잘라 증축을 그만두다
제7장 생활을 디자인한다
- 어떤 생활을 하고 싶은지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 집에 맞추어 생활을 생각한다
- 마쓰자와 주택은 진보적인 생활양식이었다
- 스미레 아오이 하우스를 어떤 평면으로 해야 좋을까
- 집에는 ‘타인의 눈’이 필요하다
- 딸을 위해 여성 탈의실을 만들려 하다
- 이제까지 쓰던 가구들은 가져가지 않는다
- 차와 텔레비전이 없는 생활을 고르다
- 키친, 욕실…… 겨우 계획이 정리되다
제8장 집이 만들어지는 현장
- 실시도면 완성! 공사의 견적을 내다
- 최초의 지진제와 두 번째 상량식
- 공사 일정에 쫓겨 서둘러 정해가다
- 현장에 차와 과자를
- 스미레 아오이 하우스에는 어떤 소재가 좋을까?
- 바닥재와 다다미는 우리가 직접 사서 붙인다
- 외벽은 스트라이프로? 무지갯빛으로?
- 마누라가 까다롭게 고른 부엌가구는 따로 발주
- 욕조는 플라스틱으로, 주변은 노송나무로
제9장 오픈하우스
- 어이없는 인수식
- 인도 후 초보부대가 공사하다
- 모르는 사람들이 보러오는 집
- 혼자나 다름없는 저렴한 이사 비용
- 첫날밤은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
- 집의 안팎을 잇는 것
- 잡지와 텔레비전의 취재
- 샐러리맨이 처음으로 확정신고
- 매일매일이 신나는,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는 집
제10장 9평 하우스 프로젝트
- 9평 하우스의 상품화
- 9평 하우스의 5원칙이란?
- 건축가와 디자이너에 의한 새로운 디자인
- 9평 하우스는 전후 최소한 주택의 역습
- 13팀 14타입의 9평 하우스가 탄생
- 인터넷으로 집을 판다
- 부부라고 의견이 같은 것은 아니다
- 일본 각지에서 착착 완성
- 9평 하우스 오너스 클럽
제11장 정원, 벽면, 그리고 어린이 방의 개축
- 10년간의 실험 주택 실험 생활
- 겨우 정원에 손을 대다
- 1평의 어린이 방
- 증축, 감축, 개축, 이축
- 수제 종이를 장지에 사용하다
- 고양이가 왔다!
- 데크를 다시 만들다
- 모두가 사용하는 집
- ‘집을 보다’라는 것에서 ‘집에서 해보는 것’으로
제12장 집은 삶의 방식을 바꾼다
- 샐러리맨을 그만 둘 때
- 독립하니 사무실은 스미레 아오이 하우스
- 본가와 쓰쿠시 문구점
- 본가의 땅 안에 동생 가족의 집을 짓다
- 우리가 짓는 집을 우리만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 ‘사람과 사람의 연대’와 ‘여유 있는 시간’
- 일본인의 집에는 벽이 늘어왔다
- 2030년의 ‘주택 주사위놀이’
- 30인 이상이 사는 99평 하우스
맺는 글. 작은집에서 시작해, 벌어진 그 이후의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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