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인간과 자연이 하나되어 세상 모든 생명을 품고 부르는 노래.
도종환 시인의 자장가를 읽으면서 그 노래를 듣는 아가가 된 듯한 평온함과 따스함이 밀려왔습니다. 그 노래에는 그저 잠을 재우기 위한 수단과 장치로써의 자장노래가 아닌 평화와 사랑이 가득 담긴 세계가 있었습니다. 이 사랑스러운 동시에 그림을 입혀 끝없는 상상의 나래를 더하고 아가와 엄마가 펼치는 꿈과 사랑의 세계를 담고 싶어 그림책으로 기획,출간하였습니다.
시인의 자장노래는 아가의 마음을 헤아리고 다듬어주는 엄마 소리를 담은, 듣는 아가를 위한 자장가입니다. 잠을 재우는 엄마의 소리를 너머 아가가 진정 보호받고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진하게 전해옵니다. “자장자장 잘도 잔다, 우리 아가 잘도 잔다.”에서 “혼자 자는 우리 아가, 자장자장 잘도 잔다.”까지 아가는 엄마의 사랑을 온전히 느끼고 나아가 자신만을 위한 자장가로 스스로 체화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길고 깊은 평화로운 잠의 세계를 그대로 아가에게 전해주기 위해 방문을 열고 나가는 엄마의 뒷 모습 그림처럼 말입니다.
시인은 강아지와 토끼, 병아리 그리고 혼자 자는 벌레까지 뭇 생명에 대한 사랑의 마음으로 자장노래를 합니다. 생명을 가진 인간과 자연은 하나입니다. 자연 속에 우리가 있고, 우리와 함께 자연은 존재합니다. 우리는 세상과 생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숨을 쉬고 잠을 자며 생명을 영위하는 모든 자연을 사랑합니다. 『도종환 시인의 자장가』는 모든 자연의 생명이 걱정 없이 걱정 않고 깊은 잠을 잘 수 있도록 위안과 평온을 주는 자장노래입니다. 시인이 부르는 자장가는 세상에 쉼과 위안과 꿈과 사랑을 품어 주는 노래입니다.
피카소의 다색 판화 기법으로 작업!
하나의 판으로 다색 판화를 찍어내는 기법으로 작업했습니다. 이는 피카소가 처음 만들어낸 소멸법으로, 하나의 이미지를 판위에 새겨 판화지에 찍고 다시 같은 판 위에 다른 이미지를 새겨 같은 종이에 찍기를 반복하는 기법입니다. 이는 컬러 도수가 올라갈수록 색이 중첩되면서 그림에서 깊고 그윽한 느낌이 나지만, 원하지 않는 이미지나 컬러가 나왔을때는 처음부터 다시 작업해야 하는 고밀도의 정과 성이 요구되는 기법입니다.
안선재(Brother Anthony)교수의 영문 자장노래
영문페이지를 곁들여 시 그림책의 다른 느낌을 살렸습니다. 대한민국 문학상 번역대상을 수상하였고 한국 문학 30권을 영역, 출판한 안선재(Brother Anthony)교수가 영문 번역하였습니다.
“..The rabbits sleep then wake,twelve times every night
while our baby, once asleep, stays sound asleep till dawn.
Lullaby, lullaby, little child, our baby sleeps so well...“
추천의 글
“우리가 찾았던 자장노래, 도종환의 자장가”
- 아동문학 평론가 김현숙
1. 도종환식 우리네 자장가
도종환의 자장가는 우리네 자장가를 닮았다. 그의 자장가는 전래 자장가를 기본 골격으로 삼은 것이다. 도종환의 자장가에는, 새롭고 튀기보다 익숙한 노래를 빌어와 잠자리를 편히 다듬는 지혜가 있다. 그렇지만 도종환의 자장가는 결국 도종환의 자장가로 남는다. 전래 자장가는, 아가가 잘 자도록 주변을 정리한 엄마가, 자신의 금자동이 은자동이가 나라에는 충신 되고 부모에는 효도하길 기원한다. 아기를 애지중지하는 엄마 마음과 아가가 바람직스런 인물이 되라는 엄마의 비나리를 표출한 것이다. 도종환의 자장가 역시 엄마의 발화이지만, 독자는 엄마 음성 뒤로 엄마의 행동들을 그리게 된다는 특징이 있다. 이 시의 엄마는 아가의 평화로운 잠을 위해, 누가 어디서 어떻게 자는지 살핀 후, 아가가 깊고 긴 잠을 자기를 독려하고, 어리고 외로운 것들을 품어 때론 골바람과 빗줄기가 몰아치는 극악한 밤을 막는다. 이 자장가를 듣는 아가가 보호받고 사랑받는다는 느낌에 흠씬 젖지 않을 수 있을까? 이 느낌으로 아가는 엄마 바람대로 길고 편안한 잠의 세계로 들어선다. 그렇다면 도종환의 자장가는 기본적으로 듣는 자를 위한 자장가이다.
전래요와 도종환의 자장가가 엄마 음성을 담은 노래라는 것은 같다. 그러나 전래요가 엄마의 바람 토로에 초점을 겨눴다면, 도종환의 노래는 아가가 엄마의 사랑을 느끼는 지점까지 나아가고자 했다. 요컨대 도종환은 외형적으로는 전래요를 따랐지만 화자의 발언에 얽힌 목표점을 바꿈으로써 자신만의 자장가를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도종환의 자장가는 오늘의 아동문학과 맥을 같이 한다. 아이들을 향해 어른의 생각을 들려주던 일에 몰두하던 아동문학이었다. 근자의 아동문학은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일에 주력한다. 도종환의 자장가는 이러한 현대 아동문학에 자연스레 부합된다. 한편 도종환은 결코 4·4조 율격을 놓지 않았다. 자장가 즉 노래라 그랬겠지만, 다른 율격을 취하지 않고 4·4조를 움켜쥔 것은 우리 아가를 우리 노래로 키우고자 했기 때문이다. 전래요의 일부를 옮겨 쓴 것도, 후렴구를 취한 것도 마찬가지 이유이리라. 때문에 도종환의 자장가는 이 시대의 노래이면서 오래 전부터 이어지던 우리네 자장가로 다가온다.
2. 만인을 뭇 생명을 위로하는 노래
아가는 입으로 젖을 먹고 귀로 사랑을 듣고 자란다. 어른이 되었고, 젖 대신 밥으로 빵으로 풍족히 위장을 채우지만 무언가 허기진 것은, 사랑의 말에 주린 탓이다. 이 어른들을 위해, 도종환의 자장가는 너를 품어 비바람을 막아줄 터이니 걱정 말고 깊고 긴 잠을 자라며 위로한다. 저마다 힘든 하루를 치룬 우리들, 지치고 작아져 어느덧 아가가 되었으니, 우리가 원하는 것은 자장노래이다. 도종환의 자장가를 소리 내어 읽거나 노래로 불러보라. 너는 이제 그만 쉬라, 이제부터 아침까지 내가 너를 지켜주리라는 엄마의 사랑을 받은 우리는 위로에 감싸인 채 단잠을 이루리라는 예감을 맛보리라. 자장가가 단지 잠들게 하는 노래일 리가 없다. 잠이 깊은 쉼, 평온, 더 나아가 위로와 안온함도 뜻한다면, 자장가는 쉼과 위로를 주는 노래이기도 하다. 도종환의 자장가는 이에 부응한다. 때문에 자장가의 한 정수로 다가온다. 어디서 어떻게 그리고 어떤 거친 상황에서든, 도종환의 자장가가 있는 곳은 가장 푸근한 곳이 된다. 만인을 위로하는 노래, 생명을 가졌기에 잠을 자야 하는 세상 모든 것을 품어주는 노래인, 도종환의 자장가 앞에 서보라. 시나브로 찾아오는 위로를 받을 것이다. 김슬기의 그림은 검은 장막을 드리워서 그 위로가 어떤 것인지를 느끼도록 유도한다. 까만 밤에 피어나는 위로가 별빛처럼 영롱하길 바라는 화가의 마음씀이 곱다.
▣ 작가 소개
글 : 도종환
도종환,都鍾煥
부드러우면서도 곧은 시인, 앞에는 아름다운 서정을 두고 뒤에는 굽힐 줄 모르는 의지를 두고 끝내 그것을 일치시키는 시인으로 불리고 있다. 1954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났으며 충북대 사범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충남대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였으며, 주성대학 문예창작과 겸임교수를 역임하였다. 이른바 동인지 문단시대로 불리던 1980년대 초 동인지 <분단시대>에 「고두미마을에서」등 5편의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77년 청산고등학교 교사를 시작으로 교사의 길과 시인의 길을 함께 걸어오던 시인은 1989년 전교조 활동으로 인해 해직되고 투옥되었으며, 1998년 해직 십 년 만에 덕산중학교로 복직하여 아이들을 가르치다 건강 사정으로 인해 학교를 그만 두고 보은군 내북면에서 잠시 쉬기도 했다.
현재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을 맡고 있으며 2006년 5월부터 2007년 4월까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문학집배원''을 맡아 매주 시 한 편씩을 독자들에게 전하기도 했다. 제 8회 신동엽 창작기금, 제 7회 민족예술상, 제 2회 KBS 바른 언어상, 2006년 올해의 예술상, 현대 충북 예술상, 거창평화인권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을 수상하였고 2006년 세상을 밝게 만든 100인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그의 시에는 찢긴 역사 속의 이웃의 삶을 아프게 공감하며 민족적 양심을 찾아나가는 시인의 의지와 진정한 우리의 정서를 담고자 한다. 각박하고 혼란스러운 시대에 인간에 대한 따뜻한 사랑과 맑은 감수성을 보여주어 마음의 등불을 켜고 조용히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것을 권한다. 자연을 인간처럼 이해하고, 인간을 자연처럼 이해하는 시인으로 그의 시와 산문에는 자연과 인간에 대한 깊고 맑은 통찰의 눈이 빛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자연을 통해 인간이 어떻게 사랑하며 살아가야 하는가를 일깨워주며, 진주가 아름다운 것, 모과가 향기로운 것은 그 상처 때문이라는 것을 고요히 어머니처럼 말하고 있다.
시집으로 『고두미 마을에서』, 『접시꽃 당신』, 『사람의 마을에 꽃이 진다』, 『부드러운 직선』, 『슬픔의 뿌리』, 『해인으로 가는 길』 등이 있으며, 산문집으로 『그때 그 도마뱀은 무슨 표정을 지었을까』, 『모과』, 『마지막 한 번을 더 용서하는 마음』,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마음의 쉼표』 등이 있다. 교육에세이 『마지막 한 번을 더 용서하는 마음』이 있고, 어른을 위한 동화 『바다유리』가 있다.
그림 : 김슬기
홍익 대학교에서 도예와 판화를 공부하고 일본에 있는 DIC COLOR 디자인 스쿨에서 색채 심리와 디자인을 공부했다. 지금은 여러 그림책에 그림을 그리는 그림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쓰고 그린 책 『딸기 한 알』로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 신인 작가 공모전에 당선되었다.
영문 번역 : 안선재
앤서니 수사, Brother Anthony of Taize. 영문 번역영국에서 태어나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1969년 프랑스 테제 수도 공동체에 입회했다. 이후 한국에 와 서강 대학교에서 영문과 교수, 명예 교수와 초빙 교수로 일했고, 지금은 단국 대학교에서 석좌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1994년에 우리나라로 귀화하여 시와 소설(고은, 서정주, 구상) 등 한국 문학 30권을 영역, 출판한 공로로 2008년에 옥관 문화 훈장을 받았다.
인간과 자연이 하나되어 세상 모든 생명을 품고 부르는 노래.
도종환 시인의 자장가를 읽으면서 그 노래를 듣는 아가가 된 듯한 평온함과 따스함이 밀려왔습니다. 그 노래에는 그저 잠을 재우기 위한 수단과 장치로써의 자장노래가 아닌 평화와 사랑이 가득 담긴 세계가 있었습니다. 이 사랑스러운 동시에 그림을 입혀 끝없는 상상의 나래를 더하고 아가와 엄마가 펼치는 꿈과 사랑의 세계를 담고 싶어 그림책으로 기획,출간하였습니다.
시인의 자장노래는 아가의 마음을 헤아리고 다듬어주는 엄마 소리를 담은, 듣는 아가를 위한 자장가입니다. 잠을 재우는 엄마의 소리를 너머 아가가 진정 보호받고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진하게 전해옵니다. “자장자장 잘도 잔다, 우리 아가 잘도 잔다.”에서 “혼자 자는 우리 아가, 자장자장 잘도 잔다.”까지 아가는 엄마의 사랑을 온전히 느끼고 나아가 자신만을 위한 자장가로 스스로 체화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길고 깊은 평화로운 잠의 세계를 그대로 아가에게 전해주기 위해 방문을 열고 나가는 엄마의 뒷 모습 그림처럼 말입니다.
시인은 강아지와 토끼, 병아리 그리고 혼자 자는 벌레까지 뭇 생명에 대한 사랑의 마음으로 자장노래를 합니다. 생명을 가진 인간과 자연은 하나입니다. 자연 속에 우리가 있고, 우리와 함께 자연은 존재합니다. 우리는 세상과 생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숨을 쉬고 잠을 자며 생명을 영위하는 모든 자연을 사랑합니다. 『도종환 시인의 자장가』는 모든 자연의 생명이 걱정 없이 걱정 않고 깊은 잠을 잘 수 있도록 위안과 평온을 주는 자장노래입니다. 시인이 부르는 자장가는 세상에 쉼과 위안과 꿈과 사랑을 품어 주는 노래입니다.
피카소의 다색 판화 기법으로 작업!
하나의 판으로 다색 판화를 찍어내는 기법으로 작업했습니다. 이는 피카소가 처음 만들어낸 소멸법으로, 하나의 이미지를 판위에 새겨 판화지에 찍고 다시 같은 판 위에 다른 이미지를 새겨 같은 종이에 찍기를 반복하는 기법입니다. 이는 컬러 도수가 올라갈수록 색이 중첩되면서 그림에서 깊고 그윽한 느낌이 나지만, 원하지 않는 이미지나 컬러가 나왔을때는 처음부터 다시 작업해야 하는 고밀도의 정과 성이 요구되는 기법입니다.
안선재(Brother Anthony)교수의 영문 자장노래
영문페이지를 곁들여 시 그림책의 다른 느낌을 살렸습니다. 대한민국 문학상 번역대상을 수상하였고 한국 문학 30권을 영역, 출판한 안선재(Brother Anthony)교수가 영문 번역하였습니다.
“..The rabbits sleep then wake,twelve times every night
while our baby, once asleep, stays sound asleep till dawn.
Lullaby, lullaby, little child, our baby sleeps so 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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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찾았던 자장노래, 도종환의 자장가”
- 아동문학 평론가 김현숙
1. 도종환식 우리네 자장가
도종환의 자장가는 우리네 자장가를 닮았다. 그의 자장가는 전래 자장가를 기본 골격으로 삼은 것이다. 도종환의 자장가에는, 새롭고 튀기보다 익숙한 노래를 빌어와 잠자리를 편히 다듬는 지혜가 있다. 그렇지만 도종환의 자장가는 결국 도종환의 자장가로 남는다. 전래 자장가는, 아가가 잘 자도록 주변을 정리한 엄마가, 자신의 금자동이 은자동이가 나라에는 충신 되고 부모에는 효도하길 기원한다. 아기를 애지중지하는 엄마 마음과 아가가 바람직스런 인물이 되라는 엄마의 비나리를 표출한 것이다. 도종환의 자장가 역시 엄마의 발화이지만, 독자는 엄마 음성 뒤로 엄마의 행동들을 그리게 된다는 특징이 있다. 이 시의 엄마는 아가의 평화로운 잠을 위해, 누가 어디서 어떻게 자는지 살핀 후, 아가가 깊고 긴 잠을 자기를 독려하고, 어리고 외로운 것들을 품어 때론 골바람과 빗줄기가 몰아치는 극악한 밤을 막는다. 이 자장가를 듣는 아가가 보호받고 사랑받는다는 느낌에 흠씬 젖지 않을 수 있을까? 이 느낌으로 아가는 엄마 바람대로 길고 편안한 잠의 세계로 들어선다. 그렇다면 도종환의 자장가는 기본적으로 듣는 자를 위한 자장가이다.
전래요와 도종환의 자장가가 엄마 음성을 담은 노래라는 것은 같다. 그러나 전래요가 엄마의 바람 토로에 초점을 겨눴다면, 도종환의 노래는 아가가 엄마의 사랑을 느끼는 지점까지 나아가고자 했다. 요컨대 도종환은 외형적으로는 전래요를 따랐지만 화자의 발언에 얽힌 목표점을 바꿈으로써 자신만의 자장가를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도종환의 자장가는 오늘의 아동문학과 맥을 같이 한다. 아이들을 향해 어른의 생각을 들려주던 일에 몰두하던 아동문학이었다. 근자의 아동문학은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일에 주력한다. 도종환의 자장가는 이러한 현대 아동문학에 자연스레 부합된다. 한편 도종환은 결코 4·4조 율격을 놓지 않았다. 자장가 즉 노래라 그랬겠지만, 다른 율격을 취하지 않고 4·4조를 움켜쥔 것은 우리 아가를 우리 노래로 키우고자 했기 때문이다. 전래요의 일부를 옮겨 쓴 것도, 후렴구를 취한 것도 마찬가지 이유이리라. 때문에 도종환의 자장가는 이 시대의 노래이면서 오래 전부터 이어지던 우리네 자장가로 다가온다.
2. 만인을 뭇 생명을 위로하는 노래
아가는 입으로 젖을 먹고 귀로 사랑을 듣고 자란다. 어른이 되었고, 젖 대신 밥으로 빵으로 풍족히 위장을 채우지만 무언가 허기진 것은, 사랑의 말에 주린 탓이다. 이 어른들을 위해, 도종환의 자장가는 너를 품어 비바람을 막아줄 터이니 걱정 말고 깊고 긴 잠을 자라며 위로한다. 저마다 힘든 하루를 치룬 우리들, 지치고 작아져 어느덧 아가가 되었으니, 우리가 원하는 것은 자장노래이다. 도종환의 자장가를 소리 내어 읽거나 노래로 불러보라. 너는 이제 그만 쉬라, 이제부터 아침까지 내가 너를 지켜주리라는 엄마의 사랑을 받은 우리는 위로에 감싸인 채 단잠을 이루리라는 예감을 맛보리라. 자장가가 단지 잠들게 하는 노래일 리가 없다. 잠이 깊은 쉼, 평온, 더 나아가 위로와 안온함도 뜻한다면, 자장가는 쉼과 위로를 주는 노래이기도 하다. 도종환의 자장가는 이에 부응한다. 때문에 자장가의 한 정수로 다가온다. 어디서 어떻게 그리고 어떤 거친 상황에서든, 도종환의 자장가가 있는 곳은 가장 푸근한 곳이 된다. 만인을 위로하는 노래, 생명을 가졌기에 잠을 자야 하는 세상 모든 것을 품어주는 노래인, 도종환의 자장가 앞에 서보라. 시나브로 찾아오는 위로를 받을 것이다. 김슬기의 그림은 검은 장막을 드리워서 그 위로가 어떤 것인지를 느끼도록 유도한다. 까만 밤에 피어나는 위로가 별빛처럼 영롱하길 바라는 화가의 마음씀이 곱다.
▣ 작가 소개
글 : 도종환
도종환,都鍾煥
부드러우면서도 곧은 시인, 앞에는 아름다운 서정을 두고 뒤에는 굽힐 줄 모르는 의지를 두고 끝내 그것을 일치시키는 시인으로 불리고 있다. 1954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났으며 충북대 사범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충남대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였으며, 주성대학 문예창작과 겸임교수를 역임하였다. 이른바 동인지 문단시대로 불리던 1980년대 초 동인지 <분단시대>에 「고두미마을에서」등 5편의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77년 청산고등학교 교사를 시작으로 교사의 길과 시인의 길을 함께 걸어오던 시인은 1989년 전교조 활동으로 인해 해직되고 투옥되었으며, 1998년 해직 십 년 만에 덕산중학교로 복직하여 아이들을 가르치다 건강 사정으로 인해 학교를 그만 두고 보은군 내북면에서 잠시 쉬기도 했다.
현재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을 맡고 있으며 2006년 5월부터 2007년 4월까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문학집배원''을 맡아 매주 시 한 편씩을 독자들에게 전하기도 했다. 제 8회 신동엽 창작기금, 제 7회 민족예술상, 제 2회 KBS 바른 언어상, 2006년 올해의 예술상, 현대 충북 예술상, 거창평화인권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을 수상하였고 2006년 세상을 밝게 만든 100인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그의 시에는 찢긴 역사 속의 이웃의 삶을 아프게 공감하며 민족적 양심을 찾아나가는 시인의 의지와 진정한 우리의 정서를 담고자 한다. 각박하고 혼란스러운 시대에 인간에 대한 따뜻한 사랑과 맑은 감수성을 보여주어 마음의 등불을 켜고 조용히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것을 권한다. 자연을 인간처럼 이해하고, 인간을 자연처럼 이해하는 시인으로 그의 시와 산문에는 자연과 인간에 대한 깊고 맑은 통찰의 눈이 빛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자연을 통해 인간이 어떻게 사랑하며 살아가야 하는가를 일깨워주며, 진주가 아름다운 것, 모과가 향기로운 것은 그 상처 때문이라는 것을 고요히 어머니처럼 말하고 있다.
시집으로 『고두미 마을에서』, 『접시꽃 당신』, 『사람의 마을에 꽃이 진다』, 『부드러운 직선』, 『슬픔의 뿌리』, 『해인으로 가는 길』 등이 있으며, 산문집으로 『그때 그 도마뱀은 무슨 표정을 지었을까』, 『모과』, 『마지막 한 번을 더 용서하는 마음』,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 『그대 언제 이 숲에 오시렵니까』, 『마음의 쉼표』 등이 있다. 교육에세이 『마지막 한 번을 더 용서하는 마음』이 있고, 어른을 위한 동화 『바다유리』가 있다.
그림 : 김슬기
홍익 대학교에서 도예와 판화를 공부하고 일본에 있는 DIC COLOR 디자인 스쿨에서 색채 심리와 디자인을 공부했다. 지금은 여러 그림책에 그림을 그리는 그림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쓰고 그린 책 『딸기 한 알』로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 신인 작가 공모전에 당선되었다.
영문 번역 : 안선재
앤서니 수사, Brother Anthony of Taize. 영문 번역영국에서 태어나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1969년 프랑스 테제 수도 공동체에 입회했다. 이후 한국에 와 서강 대학교에서 영문과 교수, 명예 교수와 초빙 교수로 일했고, 지금은 단국 대학교에서 석좌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1994년에 우리나라로 귀화하여 시와 소설(고은, 서정주, 구상) 등 한국 문학 30권을 영역, 출판한 공로로 2008년에 옥관 문화 훈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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