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어렵게 느껴지지만 읽어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을 갖고 있던 고전을 즐기면서 읽을 수 있게 도와주는 책. 지금까지의 독서 기술이나 명작을 소개한 어떤 책보다도 밝고 유쾌한 이 책은 고전에 대한 설명과 저자의 의견을 이야기한 다음, 여섯 가지(오래된 소문, 사람들이 모르는-그러나 알아야 할-것, 최고의 구절, 성性스러운 이야기, 기묘한 사실, 건너뛸 부분) 특징으로 각 작품의 느낌이나 성격을 알려 준다.
1. 도서 소개
문학 사상 최고의 명작 50편 속에서 사랑할 것과 건너뛸 것
『고전의 유혹』은 기원전 『일리아스』부터 1987년 작 『빌러비드』까지, 이미 고전이 되었거나 앞으로 고전이 될 명작 50편을 작가 특유의 유쾌함으로 소개하며 진정 즐길 수 있게 해 준다. 저자는 많은 독자들이 어렵게 느끼지만 읽어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을 줬던 고전이 어쩌면 문학시간에 따분하고 어렵게 만났기 때문일 거라 보고, 시험을 위해서가 아니라 즐거움을 위해 읽는 고전이 얼마나 멋지고 좋은지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여섯 가지 특징으로 각 작품의 매력과 즐길 점, 때로는 버려야 할 점을 소개한다.
이 책 속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을 접하며 점잖은 어르신들만 살 것 같은 보수적인 시대에 이런 글이 읽히는 게 가능했을까 의아해지고, 별 생각 없이 스쳤던 카프카의 『소송』을 작가의 눈을 통해 다시 보며 90여 년 전의 부조리함에 대한 묘사들이 21세기의 상황에도 들어맞는 모습에 놀라고, 『백년의 고독』에 대한 저자의 열렬한 칭송을 들으며 읽어 보리라 다짐하게 된다. 『고전의 유혹』은 지금까지의 독서 기술이나 명작을 소개한 그 어떤 책보다도 밝고 유쾌하다. 그리고 고전을 읽고 싶게 만든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분명 읽고 싶은 고전들을 다이어리에 표시하고, 읽으리라 다짐하게 될 것이다. 잭 머니건이, 독자가 고전을 사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대로 유혹하기 때문이다.
묵직한 고전을 가볍게 안아 드는 유쾌한 독서법
여러분이 어른이 된 지금 다시 고전을 들추지 않는다면, 시험을 위해서가 아니라 즐거움을 위해 읽는 고전이 얼마나 좋은지 영영 알지 못할 것이다. 이른바 위대한 책들이 상아탑에 갇혀 있는 한, 사람들은 그 책들이 얼마나 흥미진진하고 의미심장한지 알지 못하고 그 주마등같은 광채는 흩어져 버린다.
어렵게 느껴지지만 읽어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을 갖고 있던 고전을 즐기면서 읽을 수 있게 해 주는 유쾌한 가이드
잭 머니건은 ‘모든 고전은 즐겁게 읽혀야 한다’는 생각으로 정말 재미있게 고전을 소개하며 그것을 읽길 권한다. 그리고 독자들에게 고전문학에서 재미를 느끼고 감동하고 삶의 자양분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들려준다. 그는 사람들이 미련을 느끼는 책들을 다루고 싶었다고 한다. 읽지 않았거나 재미있게 읽지 못한 책, 그래서 늘 찜찜함을 느끼는 그런 책들. 저자는 우선 사람들의 의견을 취합해 그런 책의 일차 목록을 뽑아 연대순으로 놓은 다음, 문학사적으로 공백이 생긴 시기의 작품을 채워 넣었다. 그리고 흔히 고전으로 꼽히지는 않지만 그가 선구자적이라 여기는 작품들을 추가했다. 그렇게 간추린 50편에 대해서 유쾌한 이야기와 함께, 작품에 관한 설명과 눈여겨 볼만 한 점들을 소개한다. 그 가운데는 그가 위대하다고 공감하거나 좋아하는 책은 아니지만, 세간에 오르내리고 사람들이 읽고 싶은 책으로 꼽았다는 이유로 포함 시킨 듯한 책도 있다. 그의 솔직한 면모는 그런 책을 설명할 때에 드러난다. 『맥베스』가 왜 셰익스피어의 3대 희곡 필독서로 꼽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투덜거리는가 하면 그동안 『보바리 부인』이 인기작이었던 건 ‘오독’ 때문이라고 추측하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 자신이 추앙하는 작품에 대해선 다른 모든 일을 하지 않더라도 이 책은 꼭 읽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그리고 아울러 고전이라고 다 완벽한 것은 아니라면서, 읽지 않고 건너뛰어도 될 부분을 추려 낸다. 여기서 약간 거부감을 느끼거나 의견이 다른 독자들도 있겠지만, 이것이야말로 그의 솔직함이고 유머이며 (다시 읽을 때는 건너뛰지 않을 테니까) 철저히 독자 중심적인 입장이다.
즐겨라. 처음부터 끝까지 이 책이 말하는 바는 그것이고, 저자가 그 즐기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 준다. 아마도 수많은 독자들이 ‘읽어야 할 책’ 목록에 고전작품을 올리고서도 몇 년째 지우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리고 누구나 고전을 거론하면서도 정작 읽은 사람은 거의 없다는 말을 우스개처럼 하고, 그 사실에서 위안을 삼는다. 하지만 이 꺼림칙함을 계속 안고 살기는 싫고, 머리는 점점 굳어 가고 감수성은 둔해지는데 과연 고전 작품을 펴 들고 읽을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는 그것을 가능하게 해 준다. 그리고 독자가 책 속의 삶? 새롭게 만날 기회를 열어 준다.
고전 읽기를 즐길 수 있는 여섯 가지 비법
이 책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 중 하나가 각 작품을 여섯 가지 특징으로 설명한다는 것이다. 오래된 소문, 사람들이 모르는-그러나 알아야 할-것, 최고의 구절, 성(性)스러운 이야기, 기묘한 사실, 건너뛸 부분. 이 여섯 가지 특징이 각 작품의 색깔을 제대로 드러내고 장·단점 또한 보여 준다.
- 아래는 본문 중 여섯 가지를 통해 살펴 본『전쟁과 평화』이다(332~334페이지).
오래된 소문
『전쟁과 평화』는 역사소설이다. 나폴레옹의 러시아 침공은 이 책의 배경을 이룰 뿐 아니라 나폴레옹 자신이 대사 분량이 있는 카메오로 여러 번 등장한다. 전투 장면들, 특히나 유명한 아우스터리츠 전투 장면은 문학사에서 가장 생생한 전쟁 묘사로 꼽힌다 ― 그리고 가장 사실적인 전투 장면이다. 톨스토이는 군사 전술과 실전 경험 모두에서 낭만성과 신화성을 없애기 위해 엄청난 노고를 기울인다. 그 장면을 다 읽으면 여러분은 전쟁이 생각만큼 추악하고, 절망적이며, 지지할 여지가 없는 것임을 알게 된다.
사람들이 모르는 (그러나 알아야 할) 것
『전쟁과 평화』는 『안나 카레니나』보다 훨씬 더 문학적인 소설이다. 깜짝 놀랄 만큼 세련된 문체로 쓰인 수많은 순간 중에서 그리고 다음 페이지 ‘최고의 구절’과는 별개로, 확장된 두 가지 은유는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로, 아우스터리츠 전투가 개시되는 순간은 커다란 시계의 움직임처럼 묘사되었다(시계만큼 복잡한 은유를 통해). 둘째로 정복당한 모스크바는 죽은 벌집으로 묘사되었다. 마지막 남은 벌들이 본능적으로 방어하고는 있지만, 여왕도 없고 생명도 없고 결국에는 벌치는 사람에 의해 불 질러져 버려진다. 두 가지 은유 모두 절묘한 솜씨이며 그 자체로 이 소설이 톨스토이의 걸작임을 입증한다.
최고의 구절
여기 번뜩이는 깨달음의 아름다운 한 순간이 있다. 그러나 소설 전체를 읽으면서 피에르의 발전이란 맥락 속에서 이 구절을 경험한다면 훨씬 더 풍부하게 다가올 것이다. “포로가 되어 수용소에 수감된 피에르는 머리가 아니라 자기의 전 존재에 의해서, 생명에 의해서 ― 인간은 행복을 위해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행복은 자기 자신 속의 자연스러운 인간적 욕구를 만족시키는 데 있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불행은 부족이 아니라 과잉에서 생긴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지금 3주간에 걸친 이 행군에서 그는 다시 새로운, 마음의 위로를 주는 진리를 알았다 ― 이 세상에는 무엇 하나 무서운 것이 없다는 것을 안 것이다. (……) 그는 고통에는 한계가 있고 자유에도 한계가 있으며, 그 한계는 매우 가깝다는 것을 알았다. 장미 침상에서 꽃잎이 한 개 뒤집혔다고 해서 고민하는 사람은, 현재 자기가 젖은 땅에서 자면서 괴로운 생각을 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성(性)스러운 이야기
『전쟁과 평화』에는 섹시한 대목이 많지 않지만, 가장 섹시한 대목은 피에르가 선택한 아내 엘렌 그리고 그녀와 결혼하게 된 애초의 동기와 관련된 부분이다. “그녀는 파티에 참석할 때면 항상 그러는 것처럼 당시의 유행에 따라 앞과 뒤가 많이 파인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피에르에게는 항상 대리석으로 조각된 것처럼 여겨졌던 그녀의 상반신이 그의 눈과 너무도 가까이 있어 그는 그만 자신의 근시안인 눈으로 그녀의 어깨와 목이 뿜어내는 생생한 매력을 보고 말았고, 그의 입술이 그녀에게서 너무도 가까이 있어 그녀에게 입을 닿게 하려면 조금만 더 몸을 숙이면 될 정도였다. 그는 그녀의 육체가 풍기는 온기를 느꼈고 향수 냄새를 맡았으며 그녀가 숨 쉴 때마다 그녀의 코르셋이 사각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그는 자신이 이전에 항상 보았고 느껴 왔던 그녀, 드레스와 함께 하나의 전체를 형성하는 대리석으로 깎은 듯한 미녀로서의 그녀가 아니라, 갑자기 옷 하나로만 감추어진 그녀의 육체를 보고 느끼게 되었던 것이다.”
기묘한 사실
『전쟁과 평화』에는 두 개의 에필로그가 있다. 첫 번째 것은 본래의 내러티브가 끝난 후 몇 십 년 사이에 주요 등장인물들에게 생긴 일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두 번째 것은 역사, 작인, 자유의지, 인과관계, 신성에 관해 덧붙인 (그리고 대체로 약간 지루한) 철학적 에세이이다. 본래의 소설 속에 철학적 부분들을 슬쩍 집어넣는 것은 받아들일 만하지만(플로베르의 『부바르와 페퀴셰』가 그 가운데 가장 악명 높은 예다), 소설에 내러티브 에필로그가 한 개 붙고 그런 다음 순전히 철학적인 에필로그가 또 붙는 것은 좀 우습다. 톨스토이는 여전히 미련이 남는 것이 몇 가지 있었나 보다.
건너뛸 부분
천오백 페이지짜리 책치고는 정말 믿기지 않을 만큼 적다. 소모적인 두 번째 에필로그를 빼면, 군사 전술에 관한 긴 논문은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건너뛰거나 대충 읽어도 되며, 역사의 속성(그리고 제대로 강의하기가 얼마나 불가능한지)에 관한 강의를 한 번 읽은 후에는 똑같이 반복되는 나머지 강의는 건너뛰어도 좋다. 그는 자기 자신을 반복해서 반복한다.
▣ 작가 소개
저 : 잭 머니건
Jack Murnighan
일리노이 중부에서 자랐고, 브라운대학교 지리학과에 입학했으나 철학과 기호학을 공부하고 1990년에 졸업했다. 그 후 2년동안 주로 파리에 머물면서 오웰리언의 생활 방식을 실험하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미국으로 돌아와 듀크대학교에서 알레고리에 관한 논문과 중세 및 르네상스 문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학위 논문을 쓰던 중, Nerve.com의 편집자 겸 사내 작가로 일했고 〈글래머〉등에 기고했다. 그리고 문학사에 나타난 성(性)을 다룬 주간 칼럼인 〈Jack''s Naughty Bits〉에 쓴 내용을 엮어 『외설스런 이야기들』과 『고전 속의 외설』등 두 권의 책을 출간했다. 지금은 뉴욕에 살며 유니버시티오브디아츠에서 창의적 논픽션을 가르치고 있다.
역 : 오숙은
1965년 제주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브리태니커 편집실에서 일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러시아 기행』, 『토다 라바』, 조르지 아마두의 『도나 플로르와 그녀의 두 남편』, 헬레나 레킷과 페기 펠런의 『미술과 페미니즘』, 앤드루 파커의 『눈의 탄생』, 시배스천 폭스의 『바보의 알파벳』, 콘웨이 로이드 모건의 『스탁』,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들어가는 말
호메로스
1 일리아스
2 오디세이아
성서
3 구약성서
4 신약성서
베르길리우스
5 아이네이스
오비디우스
6 변신 이야기
작자 미상
7 베어울프
단테 알리기에리
8 지옥
9 천국
조반니 보카치오
10 테카메론
제프리 초서
11 캔터베리 이야기
에드먼드 스펜서
12 선녀 여왕
윌리엄 셰익스피어
개관
13 햄릿
14 리어 왕
15 맥베스
미겔 데 세르반테스
16 돈키호테
존 밀턴
17 실낙원
헨리 필딩
18 톰 존스
제인 오스틴
19 오만과 편견
요한 볼프강 폰 괴테
20 파우스트 I+II
알렉산드르 푸슈킨
21 예브게니 오네긴
오노레 드 발자크
22 고리오 영감
샬롯 브론테
23 제인 에어
에밀리 브론테
24 워더링 하이츠
허먼 멜빌
25 모비딕
찰스 디킨스
26 황폐한 집
27 위대한 유산
귀스타브 플로베르
28 보바리 부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29 죄와 벌
30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레프 톨스토이
31 전쟁과 평화
32 안나 카레리나
조지 엘리엇
33 미들마치
헨리 제임스
34 비둘기의 날개
마르셀 프루스트
35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제임스 조이스
36 율리시즈
토마스 만
37 마의 산
프란츠 카프카
38 소송
버지니아 울프
39 등대로
윌리엄 포크너
40 음향과 분노
어니스트 헤밍웨이
41 무기여 잘 있거라
헨리 밀러
42북회귀선
리처드 라이트
43 네이티브 선
로베르트 무질
44 특성 없는 남자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45 롤리타
제임스 볼드윈
46 조반니의 방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47 백 년의 고독
토머스 핀천
48 중력의 무지개
코맥 매카시
핏빛 자오선
토니 모리슨
50 빌러비드
고전 및 명작 읽기 방법
선택한 책에 대하여
감사의 말
인용한 책
옮긴이의 말
번역에 참고한 책
어렵게 느껴지지만 읽어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을 갖고 있던 고전을 즐기면서 읽을 수 있게 도와주는 책. 지금까지의 독서 기술이나 명작을 소개한 어떤 책보다도 밝고 유쾌한 이 책은 고전에 대한 설명과 저자의 의견을 이야기한 다음, 여섯 가지(오래된 소문, 사람들이 모르는-그러나 알아야 할-것, 최고의 구절, 성性스러운 이야기, 기묘한 사실, 건너뛸 부분) 특징으로 각 작품의 느낌이나 성격을 알려 준다.
1. 도서 소개
문학 사상 최고의 명작 50편 속에서 사랑할 것과 건너뛸 것
『고전의 유혹』은 기원전 『일리아스』부터 1987년 작 『빌러비드』까지, 이미 고전이 되었거나 앞으로 고전이 될 명작 50편을 작가 특유의 유쾌함으로 소개하며 진정 즐길 수 있게 해 준다. 저자는 많은 독자들이 어렵게 느끼지만 읽어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을 줬던 고전이 어쩌면 문학시간에 따분하고 어렵게 만났기 때문일 거라 보고, 시험을 위해서가 아니라 즐거움을 위해 읽는 고전이 얼마나 멋지고 좋은지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여섯 가지 특징으로 각 작품의 매력과 즐길 점, 때로는 버려야 할 점을 소개한다.
이 책 속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을 접하며 점잖은 어르신들만 살 것 같은 보수적인 시대에 이런 글이 읽히는 게 가능했을까 의아해지고, 별 생각 없이 스쳤던 카프카의 『소송』을 작가의 눈을 통해 다시 보며 90여 년 전의 부조리함에 대한 묘사들이 21세기의 상황에도 들어맞는 모습에 놀라고, 『백년의 고독』에 대한 저자의 열렬한 칭송을 들으며 읽어 보리라 다짐하게 된다. 『고전의 유혹』은 지금까지의 독서 기술이나 명작을 소개한 그 어떤 책보다도 밝고 유쾌하다. 그리고 고전을 읽고 싶게 만든다. 이 책을 읽는 독자는 분명 읽고 싶은 고전들을 다이어리에 표시하고, 읽으리라 다짐하게 될 것이다. 잭 머니건이, 독자가 고전을 사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대로 유혹하기 때문이다.
묵직한 고전을 가볍게 안아 드는 유쾌한 독서법
여러분이 어른이 된 지금 다시 고전을 들추지 않는다면, 시험을 위해서가 아니라 즐거움을 위해 읽는 고전이 얼마나 좋은지 영영 알지 못할 것이다. 이른바 위대한 책들이 상아탑에 갇혀 있는 한, 사람들은 그 책들이 얼마나 흥미진진하고 의미심장한지 알지 못하고 그 주마등같은 광채는 흩어져 버린다.
어렵게 느껴지지만 읽어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을 갖고 있던 고전을 즐기면서 읽을 수 있게 해 주는 유쾌한 가이드
잭 머니건은 ‘모든 고전은 즐겁게 읽혀야 한다’는 생각으로 정말 재미있게 고전을 소개하며 그것을 읽길 권한다. 그리고 독자들에게 고전문학에서 재미를 느끼고 감동하고 삶의 자양분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들려준다. 그는 사람들이 미련을 느끼는 책들을 다루고 싶었다고 한다. 읽지 않았거나 재미있게 읽지 못한 책, 그래서 늘 찜찜함을 느끼는 그런 책들. 저자는 우선 사람들의 의견을 취합해 그런 책의 일차 목록을 뽑아 연대순으로 놓은 다음, 문학사적으로 공백이 생긴 시기의 작품을 채워 넣었다. 그리고 흔히 고전으로 꼽히지는 않지만 그가 선구자적이라 여기는 작품들을 추가했다. 그렇게 간추린 50편에 대해서 유쾌한 이야기와 함께, 작품에 관한 설명과 눈여겨 볼만 한 점들을 소개한다. 그 가운데는 그가 위대하다고 공감하거나 좋아하는 책은 아니지만, 세간에 오르내리고 사람들이 읽고 싶은 책으로 꼽았다는 이유로 포함 시킨 듯한 책도 있다. 그의 솔직한 면모는 그런 책을 설명할 때에 드러난다. 『맥베스』가 왜 셰익스피어의 3대 희곡 필독서로 꼽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투덜거리는가 하면 그동안 『보바리 부인』이 인기작이었던 건 ‘오독’ 때문이라고 추측하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 자신이 추앙하는 작품에 대해선 다른 모든 일을 하지 않더라도 이 책은 꼭 읽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그리고 아울러 고전이라고 다 완벽한 것은 아니라면서, 읽지 않고 건너뛰어도 될 부분을 추려 낸다. 여기서 약간 거부감을 느끼거나 의견이 다른 독자들도 있겠지만, 이것이야말로 그의 솔직함이고 유머이며 (다시 읽을 때는 건너뛰지 않을 테니까) 철저히 독자 중심적인 입장이다.
즐겨라. 처음부터 끝까지 이 책이 말하는 바는 그것이고, 저자가 그 즐기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 준다. 아마도 수많은 독자들이 ‘읽어야 할 책’ 목록에 고전작품을 올리고서도 몇 년째 지우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리고 누구나 고전을 거론하면서도 정작 읽은 사람은 거의 없다는 말을 우스개처럼 하고, 그 사실에서 위안을 삼는다. 하지만 이 꺼림칙함을 계속 안고 살기는 싫고, 머리는 점점 굳어 가고 감수성은 둔해지는데 과연 고전 작품을 펴 들고 읽을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는 그것을 가능하게 해 준다. 그리고 독자가 책 속의 삶? 새롭게 만날 기회를 열어 준다.
고전 읽기를 즐길 수 있는 여섯 가지 비법
이 책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 중 하나가 각 작품을 여섯 가지 특징으로 설명한다는 것이다. 오래된 소문, 사람들이 모르는-그러나 알아야 할-것, 최고의 구절, 성(性)스러운 이야기, 기묘한 사실, 건너뛸 부분. 이 여섯 가지 특징이 각 작품의 색깔을 제대로 드러내고 장·단점 또한 보여 준다.
- 아래는 본문 중 여섯 가지를 통해 살펴 본『전쟁과 평화』이다(332~334페이지).
오래된 소문
『전쟁과 평화』는 역사소설이다. 나폴레옹의 러시아 침공은 이 책의 배경을 이룰 뿐 아니라 나폴레옹 자신이 대사 분량이 있는 카메오로 여러 번 등장한다. 전투 장면들, 특히나 유명한 아우스터리츠 전투 장면은 문학사에서 가장 생생한 전쟁 묘사로 꼽힌다 ― 그리고 가장 사실적인 전투 장면이다. 톨스토이는 군사 전술과 실전 경험 모두에서 낭만성과 신화성을 없애기 위해 엄청난 노고를 기울인다. 그 장면을 다 읽으면 여러분은 전쟁이 생각만큼 추악하고, 절망적이며, 지지할 여지가 없는 것임을 알게 된다.
사람들이 모르는 (그러나 알아야 할) 것
『전쟁과 평화』는 『안나 카레니나』보다 훨씬 더 문학적인 소설이다. 깜짝 놀랄 만큼 세련된 문체로 쓰인 수많은 순간 중에서 그리고 다음 페이지 ‘최고의 구절’과는 별개로, 확장된 두 가지 은유는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로, 아우스터리츠 전투가 개시되는 순간은 커다란 시계의 움직임처럼 묘사되었다(시계만큼 복잡한 은유를 통해). 둘째로 정복당한 모스크바는 죽은 벌집으로 묘사되었다. 마지막 남은 벌들이 본능적으로 방어하고는 있지만, 여왕도 없고 생명도 없고 결국에는 벌치는 사람에 의해 불 질러져 버려진다. 두 가지 은유 모두 절묘한 솜씨이며 그 자체로 이 소설이 톨스토이의 걸작임을 입증한다.
최고의 구절
여기 번뜩이는 깨달음의 아름다운 한 순간이 있다. 그러나 소설 전체를 읽으면서 피에르의 발전이란 맥락 속에서 이 구절을 경험한다면 훨씬 더 풍부하게 다가올 것이다. “포로가 되어 수용소에 수감된 피에르는 머리가 아니라 자기의 전 존재에 의해서, 생명에 의해서 ― 인간은 행복을 위해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행복은 자기 자신 속의 자연스러운 인간적 욕구를 만족시키는 데 있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불행은 부족이 아니라 과잉에서 생긴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지금 3주간에 걸친 이 행군에서 그는 다시 새로운, 마음의 위로를 주는 진리를 알았다 ― 이 세상에는 무엇 하나 무서운 것이 없다는 것을 안 것이다. (……) 그는 고통에는 한계가 있고 자유에도 한계가 있으며, 그 한계는 매우 가깝다는 것을 알았다. 장미 침상에서 꽃잎이 한 개 뒤집혔다고 해서 고민하는 사람은, 현재 자기가 젖은 땅에서 자면서 괴로운 생각을 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성(性)스러운 이야기
『전쟁과 평화』에는 섹시한 대목이 많지 않지만, 가장 섹시한 대목은 피에르가 선택한 아내 엘렌 그리고 그녀와 결혼하게 된 애초의 동기와 관련된 부분이다. “그녀는 파티에 참석할 때면 항상 그러는 것처럼 당시의 유행에 따라 앞과 뒤가 많이 파인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피에르에게는 항상 대리석으로 조각된 것처럼 여겨졌던 그녀의 상반신이 그의 눈과 너무도 가까이 있어 그는 그만 자신의 근시안인 눈으로 그녀의 어깨와 목이 뿜어내는 생생한 매력을 보고 말았고, 그의 입술이 그녀에게서 너무도 가까이 있어 그녀에게 입을 닿게 하려면 조금만 더 몸을 숙이면 될 정도였다. 그는 그녀의 육체가 풍기는 온기를 느꼈고 향수 냄새를 맡았으며 그녀가 숨 쉴 때마다 그녀의 코르셋이 사각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그는 자신이 이전에 항상 보았고 느껴 왔던 그녀, 드레스와 함께 하나의 전체를 형성하는 대리석으로 깎은 듯한 미녀로서의 그녀가 아니라, 갑자기 옷 하나로만 감추어진 그녀의 육체를 보고 느끼게 되었던 것이다.”
기묘한 사실
『전쟁과 평화』에는 두 개의 에필로그가 있다. 첫 번째 것은 본래의 내러티브가 끝난 후 몇 십 년 사이에 주요 등장인물들에게 생긴 일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두 번째 것은 역사, 작인, 자유의지, 인과관계, 신성에 관해 덧붙인 (그리고 대체로 약간 지루한) 철학적 에세이이다. 본래의 소설 속에 철학적 부분들을 슬쩍 집어넣는 것은 받아들일 만하지만(플로베르의 『부바르와 페퀴셰』가 그 가운데 가장 악명 높은 예다), 소설에 내러티브 에필로그가 한 개 붙고 그런 다음 순전히 철학적인 에필로그가 또 붙는 것은 좀 우습다. 톨스토이는 여전히 미련이 남는 것이 몇 가지 있었나 보다.
건너뛸 부분
천오백 페이지짜리 책치고는 정말 믿기지 않을 만큼 적다. 소모적인 두 번째 에필로그를 빼면, 군사 전술에 관한 긴 논문은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건너뛰거나 대충 읽어도 되며, 역사의 속성(그리고 제대로 강의하기가 얼마나 불가능한지)에 관한 강의를 한 번 읽은 후에는 똑같이 반복되는 나머지 강의는 건너뛰어도 좋다. 그는 자기 자신을 반복해서 반복한다.
▣ 작가 소개
저 : 잭 머니건
Jack Murnighan
일리노이 중부에서 자랐고, 브라운대학교 지리학과에 입학했으나 철학과 기호학을 공부하고 1990년에 졸업했다. 그 후 2년동안 주로 파리에 머물면서 오웰리언의 생활 방식을 실험하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미국으로 돌아와 듀크대학교에서 알레고리에 관한 논문과 중세 및 르네상스 문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학위 논문을 쓰던 중, Nerve.com의 편집자 겸 사내 작가로 일했고 〈글래머〉등에 기고했다. 그리고 문학사에 나타난 성(性)을 다룬 주간 칼럼인 〈Jack''s Naughty Bits〉에 쓴 내용을 엮어 『외설스런 이야기들』과 『고전 속의 외설』등 두 권의 책을 출간했다. 지금은 뉴욕에 살며 유니버시티오브디아츠에서 창의적 논픽션을 가르치고 있다.
역 : 오숙은
1965년 제주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브리태니커 편집실에서 일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러시아 기행』, 『토다 라바』, 조르지 아마두의 『도나 플로르와 그녀의 두 남편』, 헬레나 레킷과 페기 펠런의 『미술과 페미니즘』, 앤드루 파커의 『눈의 탄생』, 시배스천 폭스의 『바보의 알파벳』, 콘웨이 로이드 모건의 『스탁』,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들어가는 말
호메로스
1 일리아스
2 오디세이아
성서
3 구약성서
4 신약성서
베르길리우스
5 아이네이스
오비디우스
6 변신 이야기
작자 미상
7 베어울프
단테 알리기에리
8 지옥
9 천국
조반니 보카치오
10 테카메론
제프리 초서
11 캔터베리 이야기
에드먼드 스펜서
12 선녀 여왕
윌리엄 셰익스피어
개관
13 햄릿
14 리어 왕
15 맥베스
미겔 데 세르반테스
16 돈키호테
존 밀턴
17 실낙원
헨리 필딩
18 톰 존스
제인 오스틴
19 오만과 편견
요한 볼프강 폰 괴테
20 파우스트 I+II
알렉산드르 푸슈킨
21 예브게니 오네긴
오노레 드 발자크
22 고리오 영감
샬롯 브론테
23 제인 에어
에밀리 브론테
24 워더링 하이츠
허먼 멜빌
25 모비딕
찰스 디킨스
26 황폐한 집
27 위대한 유산
귀스타브 플로베르
28 보바리 부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29 죄와 벌
30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레프 톨스토이
31 전쟁과 평화
32 안나 카레리나
조지 엘리엇
33 미들마치
헨리 제임스
34 비둘기의 날개
마르셀 프루스트
35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제임스 조이스
36 율리시즈
토마스 만
37 마의 산
프란츠 카프카
38 소송
버지니아 울프
39 등대로
윌리엄 포크너
40 음향과 분노
어니스트 헤밍웨이
41 무기여 잘 있거라
헨리 밀러
42북회귀선
리처드 라이트
43 네이티브 선
로베르트 무질
44 특성 없는 남자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45 롤리타
제임스 볼드윈
46 조반니의 방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47 백 년의 고독
토머스 핀천
48 중력의 무지개
코맥 매카시
핏빛 자오선
토니 모리슨
50 빌러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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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한 책에 대하여
감사의 말
인용한 책
옮긴이의 말
번역에 참고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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