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영혼 조선의 비밀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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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이상주
출판사항다음생각, 발행일:2012/02/10
형태사항p.296 국판:23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96756149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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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세계문화유산 종묘에 숨겨진 역사이야기

신들의 정원 종묘, ‘생사生死와 시간’의 경계를 넘다!

사람들은 흔히 왕이 죽어서 가는 곳을 왕릉이라고 생각하지만, 왕은 죽어서 두 군데로 간다. 몸은 왕릉으로, 그 영혼은 종묘로 가 안식을 취한다. 왕이 살았을 때 지내는 궁궐은 이제 주인 없이 죽어 있는 공간이 되었다. 그러나 종묘에서는 조선 왕조가 쇠한 지 100년이 넘은 지금도 전통 방식 그대로 제사의식이 진행되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임금이 죽어서 가는 종묘가 여전히 산 공간으로 남아있는 것이다.

서울 도성에 불이 나면 진화 1순위는 어디?

“화재가 발생했다. 돈과 식량이 들어 있는 창고는 구제할 수 없게 되더라도, 종묘와 창덕궁은 힘을 다하여 구하라!”

종묘는 조상의 영혼이 깃든 곳이기 때문에 임금의 머릿속에서 늘 떠나지 않았다. 그만큼 조선 시대에 종묘는 매우 신성하고 중요한 곳이었다. 종묘를 잃는 것은 나라를 잃는 것이요, 종묘가 불타는 것은 곧 나라가 불타는 것으로 여겨졌다. 도성에 불이 나면 진화 1순위로 종묘가 꼽혔던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다.

종묘에서 보인 아들 세종과 임금 세종의 두 모습

세종은 아들의 역할에 더 충실했다. 아버지 태종에게 정통성이 있음을 알리려고 큰아버지인 정종을 임금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죽은 임금에게 당연히 올려야 하는 묘호를 정종에게는 모른체 했다. 명나라에 보낸 국서에서도 정종을 임금이 아닌 ''큰아버지(伯父)''로 표현하고, 행장에도 국왕이 아닌 ''전 권서국사(前權署國事)''로 적었다. 권서국사는 임시로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이다. 보감도 정종을 제외하고 태조와 태종의 것만 편찬하도록 한다. 큰아버지를 임금으로 예우하지 않은 세종의 시각은 여진 평정에 대한 하례를 받은 뒤 내린 교서에서 ‘태종이 태조의 대통을 이어 유업을 계승했다''고 했다. 즉 아버지 태종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큰아버지 정종을 임금으로 인정할 수 없었던 것이다.

세종은 스물아홉 살 때의 종묘제례에서 따뜻한 리더십으로 노대신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제관인 허조가 실수로 계단으로 굴러떨어지며 술잔을 떨어뜨렸다. 이 때 세종은 기지를 발휘했다. 나이 많고 몸이 불편한 신하의 탓이 아닌 환경 탓으로 돌렸다. 그 짧은 순간에 종묘 정전의 계단을 넓히라고 한 것이다. 백지장처럼 굳었던 문무백관들은 세종의 리더십에 탄복을 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당시 허조는 쉰일곱이었다. 세종은 따뜻한 감성으로 서른네 살이나 연상인 황희, 서른일곱 살이 많은 맹사성 등 노련한 원로 정치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효심이 깊은 왕, 영조가 어머니의 제사를 지내지 못한 사연

“지금은 사계절에 드리는 제사조차 몸소 행하지 못하옵니다. 하늘에 계신 어머니의 영혼을 생각하며 눈물을 삼키곤 합니다. 아, 이 술잔에 6년 동안 움츠려 있던 마음을 폅니다.”

이는 영조가 즉위 후 모친 숙빈 최씨의 사당에 올린 제문이다. 숙빈 최씨는 본래 궁녀 중에 가장 미천한 침방나인이었다. 손가락이 성할 날 없이 바느질을 했을 어머니를 생각해 영조는 평생 누비를 걸치지 않을 정도로 효심이 깊었다. 그러나 왕의 생모임에도 불구하고 후궁이었기에 숙빈 최씨는 종묘에 모셔질 수 없었다. 임금은 친어머니가 후궁이면 제사를 직접 지낼 수도 없었다. 임금은 명분상 정비인 왕후의 소생이 되기 때문이다. 조선은 이토록 명분을 중요시하는 성리학의 나라였다.

친일파 이완용이 어떻게 신성한 종묘에 배향되었을까?

그러나 명분에 어긋나게 종묘에 배향된 인물도 있었다. 바로 한일합병조약을 체결한 이완용이다. 그가 어떻게 조선 임금들의 영혼이 잠든 종묘에 배향되었을까? 황제를 협박하고 나라를 일본에 넘긴 이완용은 상식적으로 절대 배향공신이 될 수 없었지만, 일제의 통치가 이미 너무나 많이 진행돼 반대할 인사가 없었다. 그 틈을 타 이완용의 신주는 은근슬쩍 종묘에 안치된다. 이 사건은 망국이 되어버린 조선의 일면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안타까운 예다.

조선 왕실 사당에 웬 고려왕?

종묘는 조선의 임금을 받드는 신전이다. 종묘의 정전 19실(室)에는 19위의 왕과 30위의 왕후 신주가 모셔져 있다. 또 영녕전에는 정전에서 옮겨진 15위의 왕과 17위의 왕후 및 의민황태자의 신주가 있다. 모두 조선의 임금과 왕후, 황태자다. 그런데 뜻밖에도 망묘루와 향대청 사이에 고려 임금인 공민왕 신당이 있다. 고려 31대 군주인 공민왕(1330~1374년)은 충숙왕의 둘째아들로 태어나 원나라 위왕의 딸인 노국대장공주를 비로 맞았다. 원명 교체기의 대륙 정세를 이용해 쌍성총관부를 회복하는 등 많은 개혁을 한 공민왕은 언제부터, 왜 조선군주들의 사당에 모셔졌을까. 정확하게 아는 이는 없어 더욱 신비로울 뿐이다.

세계문화유산 종묘에 숨겨진 역사의 재발견

이렇듯 조선왕조의 사당인 종묘에는 당시의 이데올로기와 역사가 숨어 있다. 역대 국왕과 왕후에게 제사를 지냄으로써 유교의 핵심 원리인 효와 충을 실천했고, 백성에게 유교적 가치관을 전파하면서 통치권을 강화했다. 이를 위한 건축, 제례, 제례악은 세계적 수준의 예술성을 보여주고 있다. 종묘에는 이렇게 조선의 역사와 문화, 정신이 아우러져 있다. 그런 점에서 ‘종묘’는 조선을 이해하는 데 있어 빠질 수 없는 키워드라 할 수 있다. 차별화 된 교양 역사서인 이 책을 통해 조선 시대의 전반을 쉽고도 새로운 방향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책은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춰 종묘에 숨은 스토리와 궁금증과 조선 왕들의 일화를 더해 부드럽고 흥미롭게 소개하고 있다. 그래서 ‘해를 품은 달’과 같은 사극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점도 이 책만의 큰 장점이다.

▣ 작가 소개

저 : 이상주
조선 황실 문화에 관심이 많은 신문기자다. 20여 년 동안 신문기사를 쓰면서도 우리의 것에 대한 많은 공부를 해왔다. 조선황실 의례에 관련된 종묘대제, 사직대제, 능제향 전수자이고, 종묘제례보존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세종대왕 후손들의 모임인 영전회 멤버로 세종 사상과 리더십 교육관 전파에 노력하고 있다. 또 여러 문중의 종손, 사학자들과 교유하면서 우리의 것에 대한 정보와 흥미를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글쓰기를 하고 있다. 《세종대왕 가문의 500년 야망과 교육》, 《자녀를 리더로 이끄는 아빠의 대화법》 등을 집필하며, 두 자녀를 둔 아버지로서 세상의 모든 부모들처럼 올바른 자녀교육법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해왔다.
글쓰기 강사이자 독서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글쓰기와 브랜드 홍보법에 관심이 많아 정부청사, 행정안전부, 서울대병원, 한양대 등에서 작은 CEO 홍보법, 기사가 되는 보도자료 작성법, 스타들의 자기암시 방법 등의 특강을 했으며, 《유머가 통한다》등을 집필했다. 끊임없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배움의 열정을 간직하며 살아가고 있다.

사진 : 이규대
중요문서 영구보존 및 재현시스팀을 공급하는 홍인시스팀 대표다. 규장각, 정신문화연구원 등 우리 옛 자료를 비롯하여 대우자동차연구소, Imtec Group社(영), Lampertz社(독), Defem社(스웨덴) 한국대리점의 중요보존문서 및 디지탈미디어의 화재방어 및 보존시스팀도 공급했다. 종묘사직대제전승교육 종합1기를 수료했고, (사)전주이씨 대동종약원 제무위원을 맡고 있다. 또 서울문화사학회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공학대학원 공업경영학과를 졸업했다.

▣ 주요 목차

1장 왕의 절대권력이 통하지 않는 곳, 종묘
도성에 불이 나면 진화 1순위는?
임금이 이레 동안 근신하는 이유는?
임금도 밟지 못한 길
국왕들의 메아리, 종보다 조로 불러주오
임금의 이름은 어떻게 지어지나
비행 왕자 반성문을 쓰다
한국에서 가장 긴 117자의 이름을 가진 황제

2장 죽은 왕은 말이 없다
재치로 왕업을 닦다
두만강을 가르는 기적
손자의 조선 개국을 알리는 꿈을 꾸다
아들이 왕이 될 것이오
영조를 세실로 모시는 이유
조선왕실 사당에 웬 고려왕?
정종대왕은 임금이 아니오!
왕과 세자는 라이벌
개똥이에서 태왕까지

3장 왕들의 아내, 어머니 그리고 신하
어머니를 추승한 시인 임금, 반정에 울다
임금이 어머니에게 제사도 못 지낸단 말인가종묘에서 쫓겨난 임금의 어머니
왕후의 이레 사랑, 200년 회한
민간신앙이 된 원통한 임금의 영혼
소년 임금, 250년 만에 부묘되던 순간
벼락 덕분에 부묘되고 추숭된 왕후
종묘 배향공신의 빛과 그림자
고종황제와 명성왕후가 종묘에 모셔지던 날신하의 위세에 눌린 임금의 와신상담

4장 사대주의의 또 다른 얼굴, 자주국 조선
황제국의 정신이 깃든 종묘
조선은 명나라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북벌군주, 중국의 시호를 없애다
백강 이경여 가문에 전승된 북벌의 혼
한국과 중국에 태조, 태종, 세종이 많은 이유조선의 국왕은 폐하인가, 전하인가?
일본 막부의 종묘에 치제문을 내리다

5장 더럽혀진 종묘
종묘에 떼도둑, 임진왜란의 예고편
종묘에 배향된 이완용
종묘의 신령에 혼비백산한 왜군
임금을 바보로 만든 소 이야기
종묘 악기를 훔친 죄명은?
악기 도둑과 선비의 우정
골프가 어보보다 앞선 나라
해방조국, 종묘에 국회의사당을

6장 너무나 까다롭게 때로는 부드럽게, 종묘제례
종묘 신들이 제향을 거부하다
뇌물 먹은 검은 소
종묘의 희생은 음악 속에 생을 건넌다
임금은 싼 막걸리를 조상께 올린다
희생에 쓰는 소의 기준은?
종묘제례는 향기제례인가?
신이 된 임금은 생고기를 찾는다
제향에서 빛난 세종의 리더십
종묘제례 제관들의 벼슬
종묘대제의 재계를 해학으로 풀다

7장 신성한 공간 비밀의 문, 종묘
종묘의 못은 두 개, 세 개, 네 개?
종묘의 상징목은 향나무
왕조의 운명을 걱정하는 황제, 창엽문의 비밀하마비 앞에서 임금은 어떻게 하나?
종묘에 관한 21가지 궁금증

부록: 종묘 둘러보기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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