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다윈 이후 최고의 생물학자’, ‘과학 글쓰기의 계관시인’
스티븐 제이 굴드 사후 10주년 기념
■ 스티븐 제이 굴드, 왜 다윈 이후 ‘과학계의 전설’인가
지난 2월 23일 외신은 일제히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벌어진 한 토론회를 중요하게 보도했다. “세기의 설전”부터 “종교 대 과학의 대격돌”까지 헤드라인부터 화려했다. 바로 『만들어진 신』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와, 영국성공회의 로완 윌리엄스 캔터베리 대주교가 ‘신의 존재’를 두고 과학 대 종교의 입장에서 토론을 벌인 것이다. 리처드 도킨스는 ‘다윈주의를 계승하는 진화론자’ 무리 중에서도 스티븐 제이 굴드와 최고의 지적 라이벌로 겨루던 사이 아닌가. 도킨스는 굴드에 대해 이런 모호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내가 볼 때 스티븐 제이 굴드는… 대체로 옳다.”
화려한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저 토론회가 벌어졌지만, 관심 이상의 성과는 없었다는 게 곧 들려오는 평가이다. 그런데 ‘종교와 과학의 격돌’이라고 하면, 1980년대에 굴드가 훨씬 더 인상적이고 결정적인 토론회를 이미 벌인바 있다. 1981년에 미국 아칸소 주가 학교에서 진화론과 똑같이 창조론을 가르치도록 수업 시간을 배정해야 한다는 법률을 통과시켰을 때, 누구보다 창조론에 비판적이었으며 진화론이 과학적 사실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던 굴드는 이런 사태를 좌시하지 않았다. 굴드는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역사적인 연방 재판에서 핵심적인 전문가 증인으로 나섰으며, 증인석에서 진화의 화석 증거를 개괄하면서 진화가 훌륭하게 입증된 ‘사실’임을 모두 앞에서 분명히 했다. 재판장에 나선 굴드의 이 ‘과학적 증언’은 이내 전설로 여겨졌다.
굴드는 학문적으로도 숱한 ‘전설’을 낳았다. 그가 역설한 진화 이론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단속평형설’인데, 이는 진화가 점진적이지만은 않으며 갑작스럽게 일어날 수 있다는 이론으로, 전통적 다윈주의 관점에 이내 큰 파장을 일으켰다. 또한 굴드는 진화는 진보가 아니라는 점을 평생 역설했고, 생명이 복잡성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진화한다는 생각을 강력하게 비판했으며, 생명의 역사에서 ‘우연’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자신의 수많은 저작들을 통해 일생을 바쳐 강조했다. 이것들은 모두 기존의 권위적인 다윈주의 해석과 정면으로 부딪치는 이론들이었지만, 굴드만의 독보적인 논증과 통찰 덕분에 거부할 수 없는 설득력과 함께 전파되었다.
굴드의 영향력은 오늘날까지도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는 사실은, 2011년 말부터 국내 SNS를 통해 시작된 ‘백인천 프로젝트(“프로야구에서 왜 4할 타자가 사라졌을까”를 ‘집단지성’을 통해 연구하는 프로젝트)’를 보아도 알 수 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 과제인 ‘4할 타자 연구’는 바로 굴드가 1996년에 출간한 『풀 하우스』에서 진화의 패러독스를 설명하기 위해 던졌던 흥미로운 질문인 것이다.
굴드가 이룬 업적 중에서 가장 소중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자연학 에세이’이다. 굴드는 1974년부터 2001년까지, 무려 27년 동안 매달 미국 자연사박물관이 펴내는 월간지 《내추럴 히스토리Natural History》에 300여 편에 달하는 연재글을 남겼다. 그는 심지어 암으로 투병하는 중에도 단 한 번의 결호 없이 이 연재를 계속했다. 그 기간이나 편수로도 놀랍지만 그가 다룬 다양한 주제와 소재를 살펴보면 한 사람의 성과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이다. 언어, 문학, 음악, 건축, 심지어 스포츠(특히 야구)를 넘나들며, 학문적 성취는 물론 문체의 수준 또한 독보적이다.
2012년은 스티븐 제이 굴드가 세상을 떠난 지 꼭 10년이 되는 해로, 세계 곳곳에서 굴드 사후 10주년을 기념하는 출판 및 학술 행사들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굴드가 평생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사회생물학 대 진화생물학’의 논쟁도 다시 불붙을 분위기이다. 굴드는 이 책에서도 상당 부분을 할애하여(특히 5부 ‘인간 본성’) 생물학적 결정론의 함정을 고발하고 사회생물학에 대한 냉엄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다윈이 남긴 아래의 말을 다시금 매우 중요하게 상기시키면서 무엇보다도 진화론의 지식을 통해 ‘다양성’을 배우고 받아들일 것을 역설하고 있다.
가난한 자들의 비참이 자연의 법칙에 의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제도에 의한 것이라면, 우리의 죄는 얼마나 큰가.
현암사의 ‘자연학 에세이 선집’ 출간은 ‘굴드 사후 10주년’을 기념하는 기획이다. 이 ‘자연학 에세이 선집’은 굴드의 편집을 거쳐 총 10권의 원서가 출간되어 있는데, 현암사는 그중 주요작을 선정해 꾸준히 출간해나갈 계획이다. 『여덟 마리 새끼 돼지Eight Little Piggies』는 굴드의 지적 성취를 기리는 이 프로젝트의 첫 권이다.
■ 『여덟 마리 새? 돼지』에 대하여
무르익은 글쓰기 스타일로 완성한 ‘정점의 작품’
『여덟 마리 새끼 돼지』는 스티븐 제이 굴드가 《내추럴 히스토리》에 연재한 글을 모은 총 10권으로 된 시리즈 중 여섯째 권이다. 원서는 1993년에 출간되었지만, 여기에 실린 글 31편은 굴드가 1985년에서 1992년에 걸쳐 썼다. 개중에서도 1990~1992년에 발표된 글이 3분의 2를 차지하니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에 쓴 것들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이 글들은 여전히 신선하다. 평소 과학적 개념을 단순화한 이미지 전달 차원의 글에 반대했고 어떤 사상이나 인물의 전체가 아니라 부분만 논하는 것을 혐오했던 굴드답게, 그가 펼치는 논증과 통찰은 꼼꼼하면서도 열정적이며 무엇보다도 설득력이 뛰어나다. ‘낡은’ 느낌을 전혀 찾을 수 없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여덟 마리 새끼 돼지』는 첫 장부터 끝 장까지 어느 한 페이지도 뺄 것 없이 작가로서 가장 뛰어났던 시절의 굴드 그 자체다. 굴드 자신은 이 책을 비유적으로 ‘중년의 작품’이라고 불렀다. 보다 숙성을 거쳤다는 점에서 이 작업이 “젊음이 넘치던 『다윈 이후』보다 절대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자평하기도 한다. 그러니 이 중년의 작품이야말로 ‘굴드의 스타일이 완성된 정점’이라는 말이 틀리지 않다.
인간 중심적 환경 파괴 및 생물군 대량 멸종에 관한
굴드다운 과학적 진단과 근본적 비판
굴드는 책 들머리의 ‘반성적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털어놓는다. “그런데 그간의 글(기존에 여섯 권의 ‘자연학 에세이 선집’을 출간하면서)에서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한 가지 주제를 [부끄럽게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자연학자이자 다양성을 사랑한다고 자처하는 사람이, 어떻게 오늘날 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간 중심적 환경 파괴 및 대량 멸종이라는 주제를 무시할 수 있는가? … 이 주제를 중심적으로 그리고 전면적으로 상술한 적은 여태껏 없었다. 내가 주저했던 것은 결코 강렬한 감정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반대였다. 말하자면, 감정이 너무 격렬해서 눌러두고 있었다.”
그리하여 『여덟 마리 새끼 돼지』에는 인간으로 인한 파괴의 슬픔을 다룬 장들이 나온다. 가장 중요하게는 무레아 섬에서 일어나고 있는 크고 아름다우며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파르툴라 달팽이의 비극적이고 비합리적인 멸종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히 굴드는 그것을, 피해 동물들에게만 초점을 맞추는 이야기에서 위대한 달팽이 학자인 헨리 크램프턴을 주인공으로 삼은 인간 중심적으로 역전시킨 에세이로서 말하고자 한다. 멸종의 비극을 사람의 시각으로 뒤집어 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보다 극적인 호소를 위한 하나의 전략이며, 본질적으로는, 가장 기본적인 것은 자연의 권리라는 사실을 재차 강조한다.
굴드를 이해하는 중요한 관문, ‘성찰적 개인사’를 남기다
4부 ‘단상들’에 실린 네 편의 에세이들은 굴드의 ‘성찰적 개인사’를 담고 있다. 이 에세이들은 이 책을 통해 굴드가 자신의 기존 저서를 통틀어 “처음 시도한다”고 밝히는 성격의 글쓰기인 만큼 각별하다. 굴드의 말을 빌리자면 이것은 전통적인 에세이 형식을 시험해본 글들이다. 한마디로 과학이나 진화와 거리가 먼 소재를 붓 가는 대로 썼다는 말이다. 외할아버지와의 추억, 어느 샌프란시스코 식당에서의 사색 따위를 자유롭게 풀어낸 글들이다. 굴드는 이 에세이를 통해, 자신의 개인사에 관해 사색적이고 매우 묵상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기서 굴드는 인간의 삶에 끊이지 않는 연속성이 있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또한 선조 세대들과 현 세대의 연결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생물학자이자 한 개인의 입장에서 말한다.
굴드는 우리 인간이 과거의 일화를 회상할 때 잘못된 기억의 경로를 따르기 쉽다는 사실이나 우리가 흔히 목가적 신화와 좋았던 옛 시절이라는 그릇된 개념을 품고 싶어 한다는 점, 한편으로는 연속성과 직접적 체험을 얼마나 중시하는지와, 지역 다양성을 보존하는 데 일상적 관습과 건축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을 이야기한다. 이 에세이들은 공통적으로 우리가 역사적 기록을 어떻게 다루고 왜곡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사회생물학에 대한 냉엄한 비판
굴드는 5부 ‘인간 본성’의 에세이들을 통해서는, 사회생물학을 비판하며 진화생물학의 비전을 강조한다. 굴드의 주제는, 엄격한 적응주의와 사변적 관점에서 생겨나는 생물학적 결정론의 함정을 어떻게 피할 것이며, 사회생물학의 단순함과 어리석음을 어떻게 피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그리고 생물학적 전통과 진화적 변화의 원칙들이 인간 정신 및 행동의 본성에 관해 진정으로 알려주는 바는 무엇이고,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알아낼 것인가를 탐색한다. 굴드는 이들이 “진화생물학과 우리 삶의 접점에 존재하는 가장 급박하고 중요한 주제”들이라고 밝히고 있다.
표제작 「여덟 마리 새끼 돼지」에 대하여
이 책의 표제작인 「여덟 마리 새끼 돼지」는 2부 ‘척추동물 해부 구조의 기이한 조각들’에 실려 있다. 이 글은 척추동물의 손발가락은 예나 지금이나 다섯 개였을 것 같지만 초기에는 전혀 달랐다는 내용이다. 굴드는 일고여덟 개의 발가락을 지닌 선조 어류 화석들을 소개하면서, 어쩌다가 우리가 다섯 발가락을 갖게 되었을까 묻는다. 굴드가 논증을 통해 밝히는 것은, 인간의 손발가락이 원래 다섯이었을 거라는 믿음은 옳지 않고, 현재처럼 다섯 손발가락이 된 이유도 진화상 필연적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굴드는 더 나아가 몇 가지 핵심 원칙을 제시하며 진화적 유전과 전이를 설명하고, 척추동물 해부 구조의 부분 부분에 드러나는 흥미롭고 특이한 속성들을 예로 드는데, 이를테면 초기의 육상 척추동물들은 부속지당 손발가락이 최대 여덟 개였으므로 오지형( ???이 표준은 아니라는 사실 외에도, 익티오사우루스(어룡)의 꼬리 굴곡과 포유류의 귀뼈가 파충류의 턱뼈에서 진화했다는 사실, 폐에서 부레가 진화했다는 것은 척추동물의 진화 순서에 대한 보통의 시각을 배반하는 것도 역설적인 것도 아니라는 사실 등을 이야기한다.
■ ‘스티븐 제이 굴드 자연학 에세이 선집’ 기획에 대하여
국내 최고 과학 번역가들이 합심한 프로젝트
현암사의 ‘스티븐 제이 굴드 자연학 에세이 선집’은 역량 있는 국내 과학 번역가들(김동광?김명주?김명남)과 합심한 기획이다. 진화론과 관련한 다수의 주저를 번역한 경력의 번역가들이, 번역할 목록의 상의에서부터 여러 방식으로 표기되던 용어의 통일에 대해서도 긴밀히 의논하고 각 권에 첨부할 부록 원고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었다. 첫 권에는 굴드의 ‘래디컬’한 생애와 그가 남긴 과학적 유산을 조명한 「스티븐 제이 굴드의 생애와 업적」(김동광 `)를 실었으며, 근간 순서로 「자연학 에세이가 남긴 의미와 유산」, 「사회생물학 대 진화생물학」등을 수록할 예정이다.
현암사의 스티븐 제이 굴드 자연학 에세이 근간 목록
『힘내라, 브론토사우루스 Bully for Brontosaurus』, 김동광 옮김
『플라밍고의 미소 The Flamingo’s Smile』, 김명주 옮김
Natural History의 역어를 ‘자연사’에서 ‘자연학’으로 수정
Natural History는 기존 국내서에서 종종 ‘자연사’로 번역되었다. 하지만 Natural History의 두 단어를 직역하여 합쳤을 때는 당연히 ‘자연의 역사’ 또는 ‘자연사( ?z~)’가 되지만, 두 단어를 하나로 합쳐서 옮기자면 그 의미와 쓰임이 ‘자연의 지식’ 또는 ‘자연의 탐구’, 즉 ‘자연학( ?zj)’이 되므로, 이 책에는 ‘자연사’를 오역으로 판단하고 ‘자연학’으로 표기를 수정했다. Natural History Museum에 대해 중국 및 일본에서 통용되는 표기가 ‘자연박물관( ?z ?)’인 것도 하나의 근거이며, 영국에서 활동하는 한 학회의 이름이 The Society for the History of Natural History이며 이곳이 명백히 ‘자연사의 역사학회’가 아니라 ‘자연학사학회’라는 점도 덧붙여둘 근거이다. (단, 이 책에서 Natural History Museum 등을 옮길 때는 워낙 굳어진 표현을 따라 ‘자연사박물관’으로 적었으며, 잡지명에서는 《내추럴 히스토리》로 옮겼다.)
▣ 작가 소개
저 : 스티븐 제이 굴드
Stephen Jay Gould
전형적인 68세대인 굴드는 고생물학자이자 진화생물학자. 1941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1963년에 안티오크 대학 지질학과를 졸업했고, 1967년에 컬럼비아 대학에서 고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해부터 하버드 대학에서 강의를 시작했으며, 2002년 작고할 때까지 하버드 대학 지질학 및 동물학 교수로 재직했다. 말년에는 뉴욕 대학에 교환 교수로 있으면서 생물학과 진화론을 강의하기도 했다.
70년대 중반 케임브리지 보스턴을 중심으로 급진적인 성향의 과학자들이 모여 결성한 전국조직 ‘민중을 위한 과학(Science for the people)’에 참여했으며, 작고할 때까지 진보적인 생물학자들의 비영리단체인 ‘책임 있는 유전학을 위한 회의(Council for Responsible Genetics)’의 자문위원직을 유지했다.
굴드의 저술 활동은 왕성하고 전방위적이었다. 전체 22권의 저서와 101편의 서평과 497편의 과학 논문과 300여 편의 자연학 에세이를 남긴데다 그 글들의 소재는 언어, 문학, 음악, 건축, 심지어 스포츠(특히 야구)를 넘나든다. 한편 굴드는 ‘과학의 대중화 운동’을 적극적으로 벌였다. 과학을 사회로부터 분리된 절대적이고 균일한 것이 아닌, 사회적ㆍ역사적 맥락 속에서 이해해야 하는 것으로 보았으며 그에 따른 실천을 멈추지 않았다. 1970년대 중반에는 급진적인 성향의 과학자들이 모여 결성한 ‘민중을 위한 과학Science for the people’에 참여했으며, 진보적인 생물학자들의 비영리 단체인 ‘책임 있는 유전학을 위한 회의Council for Responsible Genetics’에서는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리고 고생물학회와 진화학회, 미국과학진흥회 회장을 역임하고, 40개 이상의 여러 학술상과 메달을 비롯해 44개의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다윈 이후(Since Darwin: Reflections in Natural History)』, 전미도서상을 수상한 『판다의 엄지(The Panda''s Thumb: More Reflections in Natural History)』, 『플라밍고의 미소(The Flamingo''s Smile)』, 『시간의 화살, 시간의 순환(Time''s Arrow, Time''s Cycle)』,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받은 『인간에 대한 오해(The Mismeasure of Man)』, 그리고 『불리 브론토사우루스(Bully for Brontosaurus)』등이 있다. 『생명,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Wonderful Life)』로 과학도서상을 받기도 했다.
역 : 김명남
KAIST 화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환경 정책을 공부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 편집팀장을 지냈고, 지금은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시크릿 하우스』『이보디보』『불편한 진실』『특이점이 온다』『한 권으로 읽는 브리태니커』『버자이너 문화사』, 『식품 진단서』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반성적 서문
1부 멸종의 규모
01 어느 황홀하지 않은 저녁
02 황금률 : 우리의 환경 위기를 평가할 적절한 규모
03 삿갓조개를 잃는다는 것
2부 척추동물 해부 구조의 기이한 조각들
04 여덟 마리 새끼 돼지
05 구부러진 꼬리뼈
06 귀가 트이는 턱 이야기
07 뜨거운 공기 가득
3부 사람들의 목소리
진화하는 사상들
08 서른세 번째 분열로 생겨난 인간 : 전체성에 관하여
09 다윈과 페일리, 보이지 않는 손을 만나다
10 잎들에게 더 많은 빛을
뉴턴 시대의 시간
11 에드먼드 핼리 다시 읽기
12 어셔 가의 몰락
4부 단상들
기억의 구름
13 멀러 브라더스 이사 및 보관
14 구두장이와 샛별
진실성
15 월컷과 접촉하다
16 카운터와 케이블카
5부 인간 본성
17 모차르트와 모듈성
18 타히티의 도덕 상태와 다윈의 도덕 상태
19 만 번의 친절
20 쇠락해가는 유인원의 제국
6부 진화의 장대한 패턴
생명의 복잡성에 대한 일반 이론으로 가는 두 걸음
21 운명의 바퀴와 진보의 쐐기
22 타이어에서 샌들로
다세포생물의 초기 역사에 관한 새로운 발견들
23 이단과 잉여를 변호함
24 할루치제니아의 역전
7부 다윈에 대한 수정과 확장
25 흠 없는 비둘기가 죄 많은 마음에 알려주는 바
26 국새 원리
27 골턴의 다면체를 통해서 본 개의 삶
28 우연에 걸기, 그리고 엿보기 없기
8부 역전 ? 쓰이지 못한 책의 편린들
29 기대의 방패, 그리고 실제
30 세 그림 이야기
31 진화의 보병
옮긴이 후기
부록?스티븐 제이 굴드의 생애와 업적(과학저술가 김동광)
참고문헌
찾아보기
‘다윈 이후 최고의 생물학자’, ‘과학 글쓰기의 계관시인’
스티븐 제이 굴드 사후 10주년 기념
■ 스티븐 제이 굴드, 왜 다윈 이후 ‘과학계의 전설’인가
지난 2월 23일 외신은 일제히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벌어진 한 토론회를 중요하게 보도했다. “세기의 설전”부터 “종교 대 과학의 대격돌”까지 헤드라인부터 화려했다. 바로 『만들어진 신』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와, 영국성공회의 로완 윌리엄스 캔터베리 대주교가 ‘신의 존재’를 두고 과학 대 종교의 입장에서 토론을 벌인 것이다. 리처드 도킨스는 ‘다윈주의를 계승하는 진화론자’ 무리 중에서도 스티븐 제이 굴드와 최고의 지적 라이벌로 겨루던 사이 아닌가. 도킨스는 굴드에 대해 이런 모호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내가 볼 때 스티븐 제이 굴드는… 대체로 옳다.”
화려한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저 토론회가 벌어졌지만, 관심 이상의 성과는 없었다는 게 곧 들려오는 평가이다. 그런데 ‘종교와 과학의 격돌’이라고 하면, 1980년대에 굴드가 훨씬 더 인상적이고 결정적인 토론회를 이미 벌인바 있다. 1981년에 미국 아칸소 주가 학교에서 진화론과 똑같이 창조론을 가르치도록 수업 시간을 배정해야 한다는 법률을 통과시켰을 때, 누구보다 창조론에 비판적이었으며 진화론이 과학적 사실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던 굴드는 이런 사태를 좌시하지 않았다. 굴드는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역사적인 연방 재판에서 핵심적인 전문가 증인으로 나섰으며, 증인석에서 진화의 화석 증거를 개괄하면서 진화가 훌륭하게 입증된 ‘사실’임을 모두 앞에서 분명히 했다. 재판장에 나선 굴드의 이 ‘과학적 증언’은 이내 전설로 여겨졌다.
굴드는 학문적으로도 숱한 ‘전설’을 낳았다. 그가 역설한 진화 이론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단속평형설’인데, 이는 진화가 점진적이지만은 않으며 갑작스럽게 일어날 수 있다는 이론으로, 전통적 다윈주의 관점에 이내 큰 파장을 일으켰다. 또한 굴드는 진화는 진보가 아니라는 점을 평생 역설했고, 생명이 복잡성이 증가하는 방향으로 진화한다는 생각을 강력하게 비판했으며, 생명의 역사에서 ‘우연’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자신의 수많은 저작들을 통해 일생을 바쳐 강조했다. 이것들은 모두 기존의 권위적인 다윈주의 해석과 정면으로 부딪치는 이론들이었지만, 굴드만의 독보적인 논증과 통찰 덕분에 거부할 수 없는 설득력과 함께 전파되었다.
굴드의 영향력은 오늘날까지도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는 사실은, 2011년 말부터 국내 SNS를 통해 시작된 ‘백인천 프로젝트(“프로야구에서 왜 4할 타자가 사라졌을까”를 ‘집단지성’을 통해 연구하는 프로젝트)’를 보아도 알 수 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 과제인 ‘4할 타자 연구’는 바로 굴드가 1996년에 출간한 『풀 하우스』에서 진화의 패러독스를 설명하기 위해 던졌던 흥미로운 질문인 것이다.
굴드가 이룬 업적 중에서 가장 소중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자연학 에세이’이다. 굴드는 1974년부터 2001년까지, 무려 27년 동안 매달 미국 자연사박물관이 펴내는 월간지 《내추럴 히스토리Natural History》에 300여 편에 달하는 연재글을 남겼다. 그는 심지어 암으로 투병하는 중에도 단 한 번의 결호 없이 이 연재를 계속했다. 그 기간이나 편수로도 놀랍지만 그가 다룬 다양한 주제와 소재를 살펴보면 한 사람의 성과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이다. 언어, 문학, 음악, 건축, 심지어 스포츠(특히 야구)를 넘나들며, 학문적 성취는 물론 문체의 수준 또한 독보적이다.
2012년은 스티븐 제이 굴드가 세상을 떠난 지 꼭 10년이 되는 해로, 세계 곳곳에서 굴드 사후 10주년을 기념하는 출판 및 학술 행사들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굴드가 평생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사회생물학 대 진화생물학’의 논쟁도 다시 불붙을 분위기이다. 굴드는 이 책에서도 상당 부분을 할애하여(특히 5부 ‘인간 본성’) 생물학적 결정론의 함정을 고발하고 사회생물학에 대한 냉엄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다윈이 남긴 아래의 말을 다시금 매우 중요하게 상기시키면서 무엇보다도 진화론의 지식을 통해 ‘다양성’을 배우고 받아들일 것을 역설하고 있다.
가난한 자들의 비참이 자연의 법칙에 의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제도에 의한 것이라면, 우리의 죄는 얼마나 큰가.
현암사의 ‘자연학 에세이 선집’ 출간은 ‘굴드 사후 10주년’을 기념하는 기획이다. 이 ‘자연학 에세이 선집’은 굴드의 편집을 거쳐 총 10권의 원서가 출간되어 있는데, 현암사는 그중 주요작을 선정해 꾸준히 출간해나갈 계획이다. 『여덟 마리 새끼 돼지Eight Little Piggies』는 굴드의 지적 성취를 기리는 이 프로젝트의 첫 권이다.
■ 『여덟 마리 새? 돼지』에 대하여
무르익은 글쓰기 스타일로 완성한 ‘정점의 작품’
『여덟 마리 새끼 돼지』는 스티븐 제이 굴드가 《내추럴 히스토리》에 연재한 글을 모은 총 10권으로 된 시리즈 중 여섯째 권이다. 원서는 1993년에 출간되었지만, 여기에 실린 글 31편은 굴드가 1985년에서 1992년에 걸쳐 썼다. 개중에서도 1990~1992년에 발표된 글이 3분의 2를 차지하니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에 쓴 것들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이 글들은 여전히 신선하다. 평소 과학적 개념을 단순화한 이미지 전달 차원의 글에 반대했고 어떤 사상이나 인물의 전체가 아니라 부분만 논하는 것을 혐오했던 굴드답게, 그가 펼치는 논증과 통찰은 꼼꼼하면서도 열정적이며 무엇보다도 설득력이 뛰어나다. ‘낡은’ 느낌을 전혀 찾을 수 없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여덟 마리 새끼 돼지』는 첫 장부터 끝 장까지 어느 한 페이지도 뺄 것 없이 작가로서 가장 뛰어났던 시절의 굴드 그 자체다. 굴드 자신은 이 책을 비유적으로 ‘중년의 작품’이라고 불렀다. 보다 숙성을 거쳤다는 점에서 이 작업이 “젊음이 넘치던 『다윈 이후』보다 절대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자평하기도 한다. 그러니 이 중년의 작품이야말로 ‘굴드의 스타일이 완성된 정점’이라는 말이 틀리지 않다.
인간 중심적 환경 파괴 및 생물군 대량 멸종에 관한
굴드다운 과학적 진단과 근본적 비판
굴드는 책 들머리의 ‘반성적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털어놓는다. “그런데 그간의 글(기존에 여섯 권의 ‘자연학 에세이 선집’을 출간하면서)에서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한 가지 주제를 [부끄럽게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자연학자이자 다양성을 사랑한다고 자처하는 사람이, 어떻게 오늘날 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간 중심적 환경 파괴 및 대량 멸종이라는 주제를 무시할 수 있는가? … 이 주제를 중심적으로 그리고 전면적으로 상술한 적은 여태껏 없었다. 내가 주저했던 것은 결코 강렬한 감정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반대였다. 말하자면, 감정이 너무 격렬해서 눌러두고 있었다.”
그리하여 『여덟 마리 새끼 돼지』에는 인간으로 인한 파괴의 슬픔을 다룬 장들이 나온다. 가장 중요하게는 무레아 섬에서 일어나고 있는 크고 아름다우며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파르툴라 달팽이의 비극적이고 비합리적인 멸종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히 굴드는 그것을, 피해 동물들에게만 초점을 맞추는 이야기에서 위대한 달팽이 학자인 헨리 크램프턴을 주인공으로 삼은 인간 중심적으로 역전시킨 에세이로서 말하고자 한다. 멸종의 비극을 사람의 시각으로 뒤집어 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보다 극적인 호소를 위한 하나의 전략이며, 본질적으로는, 가장 기본적인 것은 자연의 권리라는 사실을 재차 강조한다.
굴드를 이해하는 중요한 관문, ‘성찰적 개인사’를 남기다
4부 ‘단상들’에 실린 네 편의 에세이들은 굴드의 ‘성찰적 개인사’를 담고 있다. 이 에세이들은 이 책을 통해 굴드가 자신의 기존 저서를 통틀어 “처음 시도한다”고 밝히는 성격의 글쓰기인 만큼 각별하다. 굴드의 말을 빌리자면 이것은 전통적인 에세이 형식을 시험해본 글들이다. 한마디로 과학이나 진화와 거리가 먼 소재를 붓 가는 대로 썼다는 말이다. 외할아버지와의 추억, 어느 샌프란시스코 식당에서의 사색 따위를 자유롭게 풀어낸 글들이다. 굴드는 이 에세이를 통해, 자신의 개인사에 관해 사색적이고 매우 묵상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기서 굴드는 인간의 삶에 끊이지 않는 연속성이 있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또한 선조 세대들과 현 세대의 연결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생물학자이자 한 개인의 입장에서 말한다.
굴드는 우리 인간이 과거의 일화를 회상할 때 잘못된 기억의 경로를 따르기 쉽다는 사실이나 우리가 흔히 목가적 신화와 좋았던 옛 시절이라는 그릇된 개념을 품고 싶어 한다는 점, 한편으로는 연속성과 직접적 체험을 얼마나 중시하는지와, 지역 다양성을 보존하는 데 일상적 관습과 건축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을 이야기한다. 이 에세이들은 공통적으로 우리가 역사적 기록을 어떻게 다루고 왜곡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사회생물학에 대한 냉엄한 비판
굴드는 5부 ‘인간 본성’의 에세이들을 통해서는, 사회생물학을 비판하며 진화생물학의 비전을 강조한다. 굴드의 주제는, 엄격한 적응주의와 사변적 관점에서 생겨나는 생물학적 결정론의 함정을 어떻게 피할 것이며, 사회생물학의 단순함과 어리석음을 어떻게 피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그리고 생물학적 전통과 진화적 변화의 원칙들이 인간 정신 및 행동의 본성에 관해 진정으로 알려주는 바는 무엇이고,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알아낼 것인가를 탐색한다. 굴드는 이들이 “진화생물학과 우리 삶의 접점에 존재하는 가장 급박하고 중요한 주제”들이라고 밝히고 있다.
표제작 「여덟 마리 새끼 돼지」에 대하여
이 책의 표제작인 「여덟 마리 새끼 돼지」는 2부 ‘척추동물 해부 구조의 기이한 조각들’에 실려 있다. 이 글은 척추동물의 손발가락은 예나 지금이나 다섯 개였을 것 같지만 초기에는 전혀 달랐다는 내용이다. 굴드는 일고여덟 개의 발가락을 지닌 선조 어류 화석들을 소개하면서, 어쩌다가 우리가 다섯 발가락을 갖게 되었을까 묻는다. 굴드가 논증을 통해 밝히는 것은, 인간의 손발가락이 원래 다섯이었을 거라는 믿음은 옳지 않고, 현재처럼 다섯 손발가락이 된 이유도 진화상 필연적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굴드는 더 나아가 몇 가지 핵심 원칙을 제시하며 진화적 유전과 전이를 설명하고, 척추동물 해부 구조의 부분 부분에 드러나는 흥미롭고 특이한 속성들을 예로 드는데, 이를테면 초기의 육상 척추동물들은 부속지당 손발가락이 최대 여덟 개였으므로 오지형( ???이 표준은 아니라는 사실 외에도, 익티오사우루스(어룡)의 꼬리 굴곡과 포유류의 귀뼈가 파충류의 턱뼈에서 진화했다는 사실, 폐에서 부레가 진화했다는 것은 척추동물의 진화 순서에 대한 보통의 시각을 배반하는 것도 역설적인 것도 아니라는 사실 등을 이야기한다.
■ ‘스티븐 제이 굴드 자연학 에세이 선집’ 기획에 대하여
국내 최고 과학 번역가들이 합심한 프로젝트
현암사의 ‘스티븐 제이 굴드 자연학 에세이 선집’은 역량 있는 국내 과학 번역가들(김동광?김명주?김명남)과 합심한 기획이다. 진화론과 관련한 다수의 주저를 번역한 경력의 번역가들이, 번역할 목록의 상의에서부터 여러 방식으로 표기되던 용어의 통일에 대해서도 긴밀히 의논하고 각 권에 첨부할 부록 원고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누었다. 첫 권에는 굴드의 ‘래디컬’한 생애와 그가 남긴 과학적 유산을 조명한 「스티븐 제이 굴드의 생애와 업적」(김동광 `)를 실었으며, 근간 순서로 「자연학 에세이가 남긴 의미와 유산」, 「사회생물학 대 진화생물학」등을 수록할 예정이다.
현암사의 스티븐 제이 굴드 자연학 에세이 근간 목록
『힘내라, 브론토사우루스 Bully for Brontosaurus』, 김동광 옮김
『플라밍고의 미소 The Flamingo’s Smile』, 김명주 옮김
Natural History의 역어를 ‘자연사’에서 ‘자연학’으로 수정
Natural History는 기존 국내서에서 종종 ‘자연사’로 번역되었다. 하지만 Natural History의 두 단어를 직역하여 합쳤을 때는 당연히 ‘자연의 역사’ 또는 ‘자연사( ?z~)’가 되지만, 두 단어를 하나로 합쳐서 옮기자면 그 의미와 쓰임이 ‘자연의 지식’ 또는 ‘자연의 탐구’, 즉 ‘자연학( ?zj)’이 되므로, 이 책에는 ‘자연사’를 오역으로 판단하고 ‘자연학’으로 표기를 수정했다. Natural History Museum에 대해 중국 및 일본에서 통용되는 표기가 ‘자연박물관( ?z ?)’인 것도 하나의 근거이며, 영국에서 활동하는 한 학회의 이름이 The Society for the History of Natural History이며 이곳이 명백히 ‘자연사의 역사학회’가 아니라 ‘자연학사학회’라는 점도 덧붙여둘 근거이다. (단, 이 책에서 Natural History Museum 등을 옮길 때는 워낙 굳어진 표현을 따라 ‘자연사박물관’으로 적었으며, 잡지명에서는 《내추럴 히스토리》로 옮겼다.)
▣ 작가 소개
저 : 스티븐 제이 굴드
Stephen Jay Gould
전형적인 68세대인 굴드는 고생물학자이자 진화생물학자. 1941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1963년에 안티오크 대학 지질학과를 졸업했고, 1967년에 컬럼비아 대학에서 고생물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해부터 하버드 대학에서 강의를 시작했으며, 2002년 작고할 때까지 하버드 대학 지질학 및 동물학 교수로 재직했다. 말년에는 뉴욕 대학에 교환 교수로 있으면서 생물학과 진화론을 강의하기도 했다.
70년대 중반 케임브리지 보스턴을 중심으로 급진적인 성향의 과학자들이 모여 결성한 전국조직 ‘민중을 위한 과학(Science for the people)’에 참여했으며, 작고할 때까지 진보적인 생물학자들의 비영리단체인 ‘책임 있는 유전학을 위한 회의(Council for Responsible Genetics)’의 자문위원직을 유지했다.
굴드의 저술 활동은 왕성하고 전방위적이었다. 전체 22권의 저서와 101편의 서평과 497편의 과학 논문과 300여 편의 자연학 에세이를 남긴데다 그 글들의 소재는 언어, 문학, 음악, 건축, 심지어 스포츠(특히 야구)를 넘나든다. 한편 굴드는 ‘과학의 대중화 운동’을 적극적으로 벌였다. 과학을 사회로부터 분리된 절대적이고 균일한 것이 아닌, 사회적ㆍ역사적 맥락 속에서 이해해야 하는 것으로 보았으며 그에 따른 실천을 멈추지 않았다. 1970년대 중반에는 급진적인 성향의 과학자들이 모여 결성한 ‘민중을 위한 과학Science for the people’에 참여했으며, 진보적인 생물학자들의 비영리 단체인 ‘책임 있는 유전학을 위한 회의Council for Responsible Genetics’에서는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리고 고생물학회와 진화학회, 미국과학진흥회 회장을 역임하고, 40개 이상의 여러 학술상과 메달을 비롯해 44개의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다윈 이후(Since Darwin: Reflections in Natural History)』, 전미도서상을 수상한 『판다의 엄지(The Panda''s Thumb: More Reflections in Natural History)』, 『플라밍고의 미소(The Flamingo''s Smile)』, 『시간의 화살, 시간의 순환(Time''s Arrow, Time''s Cycle)』,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받은 『인간에 대한 오해(The Mismeasure of Man)』, 그리고 『불리 브론토사우루스(Bully for Brontosaurus)』등이 있다. 『생명,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Wonderful Life)』로 과학도서상을 받기도 했다.
역 : 김명남
KAIST 화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환경 정책을 공부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 편집팀장을 지냈고, 지금은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시크릿 하우스』『이보디보』『불편한 진실』『특이점이 온다』『한 권으로 읽는 브리태니커』『버자이너 문화사』, 『식품 진단서』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반성적 서문
1부 멸종의 규모
01 어느 황홀하지 않은 저녁
02 황금률 : 우리의 환경 위기를 평가할 적절한 규모
03 삿갓조개를 잃는다는 것
2부 척추동물 해부 구조의 기이한 조각들
04 여덟 마리 새끼 돼지
05 구부러진 꼬리뼈
06 귀가 트이는 턱 이야기
07 뜨거운 공기 가득
3부 사람들의 목소리
진화하는 사상들
08 서른세 번째 분열로 생겨난 인간 : 전체성에 관하여
09 다윈과 페일리, 보이지 않는 손을 만나다
10 잎들에게 더 많은 빛을
뉴턴 시대의 시간
11 에드먼드 핼리 다시 읽기
12 어셔 가의 몰락
4부 단상들
기억의 구름
13 멀러 브라더스 이사 및 보관
14 구두장이와 샛별
진실성
15 월컷과 접촉하다
16 카운터와 케이블카
5부 인간 본성
17 모차르트와 모듈성
18 타히티의 도덕 상태와 다윈의 도덕 상태
19 만 번의 친절
20 쇠락해가는 유인원의 제국
6부 진화의 장대한 패턴
생명의 복잡성에 대한 일반 이론으로 가는 두 걸음
21 운명의 바퀴와 진보의 쐐기
22 타이어에서 샌들로
다세포생물의 초기 역사에 관한 새로운 발견들
23 이단과 잉여를 변호함
24 할루치제니아의 역전
7부 다윈에 대한 수정과 확장
25 흠 없는 비둘기가 죄 많은 마음에 알려주는 바
26 국새 원리
27 골턴의 다면체를 통해서 본 개의 삶
28 우연에 걸기, 그리고 엿보기 없기
8부 역전 ? 쓰이지 못한 책의 편린들
29 기대의 방패, 그리고 실제
30 세 그림 이야기
31 진화의 보병
옮긴이 후기
부록?스티븐 제이 굴드의 생애와 업적(과학저술가 김동광)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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