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아이들의 눈에 비친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보통의 어린이 책은 어른이 어린이를 위해 쓴 책이지만 『난 하트가 되고 싶어』에 수록된 아흔 두 편의 작품은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어린이 아흔두 명이 쓴 시, 동화, 희곡 등으로 엮었다. 다양한 장르에 담은 아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슬픔, 희망, 외로움 등 아이들의 마음에 담긴 오늘의 시대를 읽어볼 수 있다.
“선생님, 문학이 뭐예요?”라고 묻는 아이, 어떻게 대답할까?
예술 강사 윤동희는 이렇게 답한다. “무엇이든 말하고 써보는 거야.”문학은 사상이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한 예술이다. 예술은 아름다움을 표현하려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초등 교육을 통해 언어를 습득한 아이들이 자신의 욕구를 문자로 표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아이들은 언어라는 구체적인 도구를 가졌고, 이 책의 저자들인 어린이들은 도란도란, 쏙닥쏙닥 자신을 표현하였다.
난 하트가 되고 싶어
아이들은 투명 인간이 되고 싶고, 무지개가 되고 싶고, 축구공이 되고 싶고, 하트가 되고 싶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볼 수 없는 세계까지 보는 마법의 눈을 가졌고, 어른은 알 수 없는 신비한 마음을 가진 존재들인가 보다. 아이들이 어떤 글을 쓸까 호기심에 책을 펼치면 싱그러운 상상력은 물론이요, 백배 공감하는 삶의 고독에 우리 아이들의 얼굴이 문득 그리워질 것이다.
열다섯 번의 설렘, 15주의 기적과 같은 프로젝트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최하고 중앙대학교 연구진들이 주관한 ''2011 학교문화예술교육 문학분야 시범사업''의 목표는 새로운 문학 교육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이를 실행하는 것이었다. 문학 교육을 기존의 문학 작품을 읽고 감상하고 분석하는 학습의 형태가 아닌, 어린이 자신이 생각을 정리하고 글로 만들어 내는 놀이로 여기게 하자는 데서 이 프로젝트는 시작되었다.
전국에서 94개 학교가 이 시범사업을 함께 하고자 접수를 했고, 이중 서울, 경기, 충청에서 22개 학교를 선정하였다. 1∼2학년 아이들은 도란도란 반에 모이고, 3∼4학년 친구들은 쏙닥쏙닥 반에, 5∼6학년은 시시비비 반에 모였다. 그리고 12명의 문학, 교육, 아동문학의 전문 자문위원과 7명의 문학 및 예술 전문 연구원, 창작, 교육의 경력을 갖춘 14명의 예술 강사들이 15주 일정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물론, 그 주인공은 어린이들이었다. 이 교육, 아니 이 놀이 과정은 무엇보다 어린이들의 감성 소통이 중요한 과제였다.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시 낭송을 한 후 몇몇 아이들이 앞으로 나와 입을 움직이지 않고 시를 읽었어요. 이 때 재미난 일이 벌어졌어요. 주원이는 입술을 다문 상태에서 시를 읽고, 민지는‘아’의 입모양으로, 아라는‘이’의 입모양으로 시를 읽는 게 아니겠어요. 미리 일러주지도 않았는데 먼저 발표한 친구의 입모양과 다른 입모양을 시도하는 아이들의 재치가 놀라웠습니다.”_예술 강사 구지원의 강의 후기 중, 38쪽
이 ‘놀이’에서는 교과서가 따로 없었다. 개념의 ‘문학’보다는 나 자신에 대해 살펴보게 하고, 주변을 관찰하도록 했다. 그리하여 1~2학년 어린이들은 내 이름으로 삼행시를 짓기로 하고, 내 몸의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 해보기도 하고, 꿈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도 한다. 3~4학년 어린이들에게는 관계와 공간이라는 다소 어려운 주제를 상상을 통해 표현해 보기를, 5~6학년 어린이들은 내 생각에 비추어 다른 문학 작품의 뒷이야기를 상상해보고, 시, 소설, 대본 등을 직접 써보도록 했다.
“아이들의 글은 모두 멋지다. 그리고 재미있다. 가장 큰 이유는 솔직하기 때문이 아닐까? 툭, 하고 내뱉은 그 이야기에, “네 마음이 담겨 있잖아. 이건 바로 네 문학이야. 무엇이든 말하고 써보는 거야. 쉽지?”라고 말해준다. 아이들은 믿어지지 않는 듯 삐죽거리지만, 가만히 자기가 쓴 글을 바라보는 모습에서는 설렘이 느껴졌다.“ _예술 강사 윤동희의 강의 후기 중, 109쪽
어린이들은 처음에는 소리를 내다가, 말을 하기 시작했고, 자신을 표현하게 되었고, 상상했으며, 상상한 것을 글로 썼다. 감히 이 프로젝트를 설렘과 기적에 비유하는 이유다. 『난 하트가 되고 싶어』는 이러한 문학 창작 교육의 결과물로, 어린이들이 직접 쓴 작품들을 모은 책이다. 소파 방정환 선생의 “어린이는 모두 시인이다”라는 어린이 예찬을 떠오르게 한다.
아이들이 쓰고 어른이 읽는다.
어린이 작가들이 들려주는 몸과 마음과 세상에 대한 이야기!
보통의 어린이들이 읽는 책은 어른이 어린이를 위해 쓴 것들이다. 어른이 어린이들의 눈높이에서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고, 언어적으로 시각적으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렇게 만들어진 많은 책들이 학습 능력의 향상을 목표로 하?, 그러다보니 정말 어린이들의 마음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알기가 쉽지 않다.
『난 하트가 되고 싶어』에는 어린이들이 직접 글을 쓰고 자신을 표현한 글들을 가감 없이 담았다. 여기 수록된 작품들은 특별히 재미있거나 잘 쓴 작품들을 선별한 것이 아니다.
“여기에 실린 글은 모두 문학 수업 현장에서 나온 것입니다. 최고의 작품을 골라 뽑은 것은 아닙니다. 다른 상상력을 보여주는 여러 유형을 보여주는 글들을 엮었습니다. 혼자만 보고 싶다고 내지 않은 어린이들도 있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어린이들에게 이러한 문학 교육의 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우리 어린이들의 첫 열매를 책으로 묶었습니다.”_소설가/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방현석의 책을 펴내며 중에서, 5쪽
이 책에서 어린이들이 쓴 글은 쉽게 읽힌다. 결코 생각이 단순해서가 아니라, 누군가에게서 배우거나 흉내내려하지 않고 자신이 아는 말들을 쓰기 때문이다. 어린들이 쓴 글은 감동을 준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면서도 때때로 놀랄 만큼 상대방을 배려하기 때문이다.
난 하트가 되고 싶어
하트로 사람들과 사랑을 나누고 싶거든
하트는 여러 가지가 있어
하트 인형, 하트 램프, 우리들의 마음도 하트잖아
난 하트 중에서도
우리들의 마음이 정말 좋아
그러니 나와 친구들의 마음에 상처주지 않기
_‘난 하트가 되고 싶어’ 전문 서윤서 삼릉초등학교, 68쪽
어른들이 보기에 아이들은 이상한 것들을 좋아한다. 똥 얘기를 자주 하고, 마녀를 좋아하고, 괴물을 흉내 낸다. 이런 아이들의 마음에도 ‘상처’에 대한 고민과 배려가 있다는 것을 우리 어른들은 상상이나 했을까.
어린이들의 글은 슬프다.
난 샤프심이다
난 약하다
오늘도 난 부러진다
난 오늘도 최선을 다하여
검정 줄을 긋는다
힘을 다한 나는 짧아져
주인에게 버림받는다
_‘샤프심’ 전문 이래환 시화초등학교, 132쪽
이 어린이는 시적 화자를 샤프심으로 삼고, 연약한 자신으로서는 최선을 다하지만 끝끝내 쓸모없어져 버림받는 샤프심의 슬픔을 시로 썼다. 어딘지 모르게 마음에 드리운 슬픔이 드러나는 대목이라 읽는 사람의 마음이 아프다. 그리고 이런 어린이의 글을 읽는다면 어른은 어떻게 해야 할까?
아예 난 투명 인간이 되어 눈에 안 띄는 사람이 되고 싶다.
계속 이대로만 살았다가는 화병과 스트레스 병으로 죽을 것 같다. 그리고 부모님과 동생이 깨달으면 그제야 제 모습으로 찾아 올 것이다.
_‘투명 인간이 되고 싶어’중에서, 김기연 안양초등학교, 49쪽
어린이들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일상이 고되고 지친다. 이 어린이를 꼭 보듬어주고 싶다.
어린이들도 텔레비전을 보고 인터넷을 하기에 어떤 작품들에는 텔레비전에서 흔히 나오는 드라마의 스토리를 흉내 낸 글쓰기도 눈에 띈다. 백설 공주보다 예뻐지기 위해 마녀가 성형수술을 감행한다는 극본을 쓰기도 하며(「성형수술을 하러 간 마녀」_이나현, 송창영 안양초등학교, 154쪽), 흥미진진하고 뒷이야기가 궁금해지는 납치 사건(「보, 납치사건」_백승주, 조한희, 조예슬, 김혜림, 안병철, 송재욱 시목초등학교, 163쪽)을 소재로 삼기도 한다.
어떤 형식이 되었든 어린이 작가들이 표현해낸 글 속에는 작고 여리지만 어른의 그것과 같은 슬픔과 분노와 꿈이 있다. 스마트폰, 소셜 네트웨크 등 어른들의 세계는 ‘과잉’네트워크, 소통의 세계다. 과잉 소통의 세계에 외로운 것은 어른들만이 아니다. 아이들도 그 어른들의 세계 안에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배우며 함께 살아가고 있다.
다양한 형식의 글쓰기를 통해 ‘자기 드러내기’를 막 시작한 어린이 작가들의 목소리는 당차고 그 아이들의 꿈만큼 다채롭고 새롭다. 때때로 떼를 쓰는 아이들을 위해서 최신형 게임 기기를 사주거나 놀이동산 유람이 도움이 될 때가 있다. 그러나 보다 필요한 것은 아이들이 이 시대를 어떤 감정, 욕망으로 바라보고 겪어내고 있는지 그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노력이다. 『난 하트가 되고 싶어』는 아이들 스스로 ‘자기 목소리 듣기’를 체험하고 그 체험을 묶은 책이다. 그렇기에 그 생생한 목소리는 어른들에게까지 큰 울림을 준다.
▣ 주요 목차
책을 펴내며 문학 놀이의 열매를 묶어
도란도란 반
박해별 - 박해별 대곡초등학교
김민솔 - 김민솔 대곡초등학교
정민석 - 정민석 대곡초등학교
이하연 - 이하연 대곡초등학교
...
쏙닥쏙닥 반
차별 피아노 - 이승연 삼릉초등학교
동그란 피구 공이 데굴데굴 짜증내는 날 - 김정연 명천초등학교
거인 같은 현지 - 문현지 시목초등학교
투명 인간이 되고 싶어 - 김기연 안양초등학교
...
시시비비 반
가로등 - 조한희 시목초등학교
내 마음 - 임성은 수남초등학교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 뒤에 가려진 피아노의 아픔 - 윤채림 흥인초등학교
문은 억울해진다 - 강지윤 흥인초등학교
...
(중략)
아이들의 눈에 비친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보통의 어린이 책은 어른이 어린이를 위해 쓴 책이지만 『난 하트가 되고 싶어』에 수록된 아흔 두 편의 작품은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어린이 아흔두 명이 쓴 시, 동화, 희곡 등으로 엮었다. 다양한 장르에 담은 아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슬픔, 희망, 외로움 등 아이들의 마음에 담긴 오늘의 시대를 읽어볼 수 있다.
“선생님, 문학이 뭐예요?”라고 묻는 아이, 어떻게 대답할까?
예술 강사 윤동희는 이렇게 답한다. “무엇이든 말하고 써보는 거야.”문학은 사상이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한 예술이다. 예술은 아름다움을 표현하려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초등 교육을 통해 언어를 습득한 아이들이 자신의 욕구를 문자로 표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아이들은 언어라는 구체적인 도구를 가졌고, 이 책의 저자들인 어린이들은 도란도란, 쏙닥쏙닥 자신을 표현하였다.
난 하트가 되고 싶어
아이들은 투명 인간이 되고 싶고, 무지개가 되고 싶고, 축구공이 되고 싶고, 하트가 되고 싶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볼 수 없는 세계까지 보는 마법의 눈을 가졌고, 어른은 알 수 없는 신비한 마음을 가진 존재들인가 보다. 아이들이 어떤 글을 쓸까 호기심에 책을 펼치면 싱그러운 상상력은 물론이요, 백배 공감하는 삶의 고독에 우리 아이들의 얼굴이 문득 그리워질 것이다.
열다섯 번의 설렘, 15주의 기적과 같은 프로젝트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최하고 중앙대학교 연구진들이 주관한 ''2011 학교문화예술교육 문학분야 시범사업''의 목표는 새로운 문학 교육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이를 실행하는 것이었다. 문학 교육을 기존의 문학 작품을 읽고 감상하고 분석하는 학습의 형태가 아닌, 어린이 자신이 생각을 정리하고 글로 만들어 내는 놀이로 여기게 하자는 데서 이 프로젝트는 시작되었다.
전국에서 94개 학교가 이 시범사업을 함께 하고자 접수를 했고, 이중 서울, 경기, 충청에서 22개 학교를 선정하였다. 1∼2학년 아이들은 도란도란 반에 모이고, 3∼4학년 친구들은 쏙닥쏙닥 반에, 5∼6학년은 시시비비 반에 모였다. 그리고 12명의 문학, 교육, 아동문학의 전문 자문위원과 7명의 문학 및 예술 전문 연구원, 창작, 교육의 경력을 갖춘 14명의 예술 강사들이 15주 일정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물론, 그 주인공은 어린이들이었다. 이 교육, 아니 이 놀이 과정은 무엇보다 어린이들의 감성 소통이 중요한 과제였다.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시 낭송을 한 후 몇몇 아이들이 앞으로 나와 입을 움직이지 않고 시를 읽었어요. 이 때 재미난 일이 벌어졌어요. 주원이는 입술을 다문 상태에서 시를 읽고, 민지는‘아’의 입모양으로, 아라는‘이’의 입모양으로 시를 읽는 게 아니겠어요. 미리 일러주지도 않았는데 먼저 발표한 친구의 입모양과 다른 입모양을 시도하는 아이들의 재치가 놀라웠습니다.”_예술 강사 구지원의 강의 후기 중, 38쪽
이 ‘놀이’에서는 교과서가 따로 없었다. 개념의 ‘문학’보다는 나 자신에 대해 살펴보게 하고, 주변을 관찰하도록 했다. 그리하여 1~2학년 어린이들은 내 이름으로 삼행시를 짓기로 하고, 내 몸의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 해보기도 하고, 꿈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도 한다. 3~4학년 어린이들에게는 관계와 공간이라는 다소 어려운 주제를 상상을 통해 표현해 보기를, 5~6학년 어린이들은 내 생각에 비추어 다른 문학 작품의 뒷이야기를 상상해보고, 시, 소설, 대본 등을 직접 써보도록 했다.
“아이들의 글은 모두 멋지다. 그리고 재미있다. 가장 큰 이유는 솔직하기 때문이 아닐까? 툭, 하고 내뱉은 그 이야기에, “네 마음이 담겨 있잖아. 이건 바로 네 문학이야. 무엇이든 말하고 써보는 거야. 쉽지?”라고 말해준다. 아이들은 믿어지지 않는 듯 삐죽거리지만, 가만히 자기가 쓴 글을 바라보는 모습에서는 설렘이 느껴졌다.“ _예술 강사 윤동희의 강의 후기 중, 109쪽
어린이들은 처음에는 소리를 내다가, 말을 하기 시작했고, 자신을 표현하게 되었고, 상상했으며, 상상한 것을 글로 썼다. 감히 이 프로젝트를 설렘과 기적에 비유하는 이유다. 『난 하트가 되고 싶어』는 이러한 문학 창작 교육의 결과물로, 어린이들이 직접 쓴 작품들을 모은 책이다. 소파 방정환 선생의 “어린이는 모두 시인이다”라는 어린이 예찬을 떠오르게 한다.
아이들이 쓰고 어른이 읽는다.
어린이 작가들이 들려주는 몸과 마음과 세상에 대한 이야기!
보통의 어린이들이 읽는 책은 어른이 어린이를 위해 쓴 것들이다. 어른이 어린이들의 눈높이에서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고, 언어적으로 시각적으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렇게 만들어진 많은 책들이 학습 능력의 향상을 목표로 하?, 그러다보니 정말 어린이들의 마음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알기가 쉽지 않다.
『난 하트가 되고 싶어』에는 어린이들이 직접 글을 쓰고 자신을 표현한 글들을 가감 없이 담았다. 여기 수록된 작품들은 특별히 재미있거나 잘 쓴 작품들을 선별한 것이 아니다.
“여기에 실린 글은 모두 문학 수업 현장에서 나온 것입니다. 최고의 작품을 골라 뽑은 것은 아닙니다. 다른 상상력을 보여주는 여러 유형을 보여주는 글들을 엮었습니다. 혼자만 보고 싶다고 내지 않은 어린이들도 있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어린이들에게 이러한 문학 교육의 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우리 어린이들의 첫 열매를 책으로 묶었습니다.”_소설가/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 방현석의 책을 펴내며 중에서, 5쪽
이 책에서 어린이들이 쓴 글은 쉽게 읽힌다. 결코 생각이 단순해서가 아니라, 누군가에게서 배우거나 흉내내려하지 않고 자신이 아는 말들을 쓰기 때문이다. 어린들이 쓴 글은 감동을 준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면서도 때때로 놀랄 만큼 상대방을 배려하기 때문이다.
난 하트가 되고 싶어
하트로 사람들과 사랑을 나누고 싶거든
하트는 여러 가지가 있어
하트 인형, 하트 램프, 우리들의 마음도 하트잖아
난 하트 중에서도
우리들의 마음이 정말 좋아
그러니 나와 친구들의 마음에 상처주지 않기
_‘난 하트가 되고 싶어’ 전문 서윤서 삼릉초등학교, 68쪽
어른들이 보기에 아이들은 이상한 것들을 좋아한다. 똥 얘기를 자주 하고, 마녀를 좋아하고, 괴물을 흉내 낸다. 이런 아이들의 마음에도 ‘상처’에 대한 고민과 배려가 있다는 것을 우리 어른들은 상상이나 했을까.
어린이들의 글은 슬프다.
난 샤프심이다
난 약하다
오늘도 난 부러진다
난 오늘도 최선을 다하여
검정 줄을 긋는다
힘을 다한 나는 짧아져
주인에게 버림받는다
_‘샤프심’ 전문 이래환 시화초등학교, 132쪽
이 어린이는 시적 화자를 샤프심으로 삼고, 연약한 자신으로서는 최선을 다하지만 끝끝내 쓸모없어져 버림받는 샤프심의 슬픔을 시로 썼다. 어딘지 모르게 마음에 드리운 슬픔이 드러나는 대목이라 읽는 사람의 마음이 아프다. 그리고 이런 어린이의 글을 읽는다면 어른은 어떻게 해야 할까?
아예 난 투명 인간이 되어 눈에 안 띄는 사람이 되고 싶다.
계속 이대로만 살았다가는 화병과 스트레스 병으로 죽을 것 같다. 그리고 부모님과 동생이 깨달으면 그제야 제 모습으로 찾아 올 것이다.
_‘투명 인간이 되고 싶어’중에서, 김기연 안양초등학교, 49쪽
어린이들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일상이 고되고 지친다. 이 어린이를 꼭 보듬어주고 싶다.
어린이들도 텔레비전을 보고 인터넷을 하기에 어떤 작품들에는 텔레비전에서 흔히 나오는 드라마의 스토리를 흉내 낸 글쓰기도 눈에 띈다. 백설 공주보다 예뻐지기 위해 마녀가 성형수술을 감행한다는 극본을 쓰기도 하며(「성형수술을 하러 간 마녀」_이나현, 송창영 안양초등학교, 154쪽), 흥미진진하고 뒷이야기가 궁금해지는 납치 사건(「보, 납치사건」_백승주, 조한희, 조예슬, 김혜림, 안병철, 송재욱 시목초등학교, 163쪽)을 소재로 삼기도 한다.
어떤 형식이 되었든 어린이 작가들이 표현해낸 글 속에는 작고 여리지만 어른의 그것과 같은 슬픔과 분노와 꿈이 있다. 스마트폰, 소셜 네트웨크 등 어른들의 세계는 ‘과잉’네트워크, 소통의 세계다. 과잉 소통의 세계에 외로운 것은 어른들만이 아니다. 아이들도 그 어른들의 세계 안에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배우며 함께 살아가고 있다.
다양한 형식의 글쓰기를 통해 ‘자기 드러내기’를 막 시작한 어린이 작가들의 목소리는 당차고 그 아이들의 꿈만큼 다채롭고 새롭다. 때때로 떼를 쓰는 아이들을 위해서 최신형 게임 기기를 사주거나 놀이동산 유람이 도움이 될 때가 있다. 그러나 보다 필요한 것은 아이들이 이 시대를 어떤 감정, 욕망으로 바라보고 겪어내고 있는지 그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노력이다. 『난 하트가 되고 싶어』는 아이들 스스로 ‘자기 목소리 듣기’를 체험하고 그 체험을 묶은 책이다. 그렇기에 그 생생한 목소리는 어른들에게까지 큰 울림을 준다.
▣ 주요 목차
책을 펴내며 문학 놀이의 열매를 묶어
도란도란 반
박해별 - 박해별 대곡초등학교
김민솔 - 김민솔 대곡초등학교
정민석 - 정민석 대곡초등학교
이하연 - 이하연 대곡초등학교
...
쏙닥쏙닥 반
차별 피아노 - 이승연 삼릉초등학교
동그란 피구 공이 데굴데굴 짜증내는 날 - 김정연 명천초등학교
거인 같은 현지 - 문현지 시목초등학교
투명 인간이 되고 싶어 - 김기연 안양초등학교
...
시시비비 반
가로등 - 조한희 시목초등학교
내 마음 - 임성은 수남초등학교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 뒤에 가려진 피아노의 아픔 - 윤채림 흥인초등학교
문은 억울해진다 - 강지윤 흥인초등학교
...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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