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녀석이 내게 신호를 보내고 있다!”
시퍼렇게 멍든 소리들이 아우성치는 그곳. 바로 우리들의 ‘해피 하우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교감 交感’
폭력으로 얼룩진 가족 내면에 잠재된 진한 눈물을
일깨우는 따뜻한 신호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청소년 소설 작가 이옥수의 신작 『개 같은 날은 없다』가 비룡소에서 출간되었다. 작가 이옥수는 2004년 「푸른 사다리」 로 사계절 문학상을 수상한 이후, 『키싱 마이 라이프』, 『어쩌자고 우린 열일곱』,『내 사랑 사북』,『킬리만자로에서, 안녕』과 같은 청소년 소설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다. 작가 이옥수는 도시 빈민촌, 탄광촌, 산업 현장과 같이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을 무대로 펼쳐지는 10대의 삶을 농익게 풀어놓기도 하고, 때로는 미혼모나 입시 문제 등 사회적 이슈를 불러일으킬 만한 소재로 10대들의 모습을 너무나도 사실적으로 현실감 있게 그려내 우리 청소년 문학의 근육을 탄탄히 키워 온 작가다.
이번 신작은, 형제남매 간의 폭력을 소재로, 폭력으로 얼룩진 가족 내에 잠재된 진한 눈물을 일깨우는 이야기다. 소리 없는 아우성을 지르는 뭉크의 그림 『절규』처럼 우리는 어느새 ‘뭉크 가족’이 되어 버린 지 오래다. 서로의 마음이 퍼렇게 멍들어 가고 그 외침은 이미 대문 밖을 넘어서고 있지만 아직도, 우리 가정, 사회는 한 집안의 일이겠거니 넘겨버리거나, 또는 부모의 자존심과 관련된 일이라 세상에 드러내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형제간의 폭력이 발생하면 일방적인 힘의 논리에 의해 가해자와 피해자가 정해지고 그 대결 구도는 끊임없이 되풀이되며, 세월이 지나도 내·외적 상처로 남아 불신과 갈등의 원인이 된다. 작가는 그간 경험을 통해 알게 된 형제간의 여러 폭력 이야기들이 마음속에 켜켜이 쌓여 현재의 이야기가 탄생되었다고 한다. 언젠가 시간이 가면 해결해 주겠지라고 생각되었던 가족 내의 폭력이 얼마나 많은 상처를 서로에게 안기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 진지한 해결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자 독자에게 신호를 던진다. 작가는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라는 독특한 직업을 등장시켜 시종일관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이끈다. 이 이야기는 자신의 멍든 마음을 내보이는 작은 깜빡임이자, 서로의 아픈 신호에 귀 기울이라는 간곡한 메시지이다.
■ 우리 시대와 교감交感하는 청소년 소설가 이옥수가 당신에게 건넵니다.
“서로의 신호를 들으세요.”
주인공 강민은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는 아버지와 형의 폭력을 참지 못하고 어느 날 마음이 폭발하게 되고 급기야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 찡코를 죽이게 된다. 한편 옆집의 미나 씨는 외삼촌 집에서 기거하며 정보 신문 기자로 일한다. 미나 씨는 거식증 증세가 있어 심리치료를 받던 중 우연히 정신과 진료실에서 찡코의 사진을 보게 되고 사진속의 강아지 눈동자가 자신의 마음속에 스캔 되는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을 받는다. 그 후에도 찡코의 눈동자는 계속 미나씨에게 어떤 신호를 보낸다. 이 일로 인해 미나 씨는 애니멀 커뮤니케이터를 찾아가게 되고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게 되는데 그곳에서 본인도 잊고 있었던 어릴 적 일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자신도 강민과 마찬가지로 폭력의 피해자라는 사실과 그 아픈 기억으로 인해 해리성 기억상실증에 걸렸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강민과 미나 씨, 오늘날 크고 작은 폭력에 노출된 나와 너이며 반복적으로 당하고만 있어야 하는 폭력의 피해자들이다. 이 상처로 만신창이가 된 인물들이 서로 공유하며 상처를 보듬으려 함께 손을 잡았다. 그들이 상처를 치유받고 극복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기 시작한 것이다.
날마다 형한테, 혹은 오빠한테 폭행을 당하고 사는 아이가 있다면 정말 ‘개 같은 날’의 연속일 것이다. 드라마 속 얘기 같겠지만 우리 사는 세상에는 그런 아이가 수없이 많다. 『개 같은 날은 없다』라는 제목은 바로 이런 ‘개 같은 날’을 ‘개가 훨훨 나는 재미있는 날’로 바꿀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제목이다.
작가는 “부모들이 창피하다고 집 안에만 가둬 두었던 형제간의 싸움, 그때그때 손쉬운 미봉책으로 막아 두었던, 그리고 세월이 흘러가면 저절로 해결될 것이라고 믿고 있는 것들을 밖으로 돌출시킨 이야기.”라고 말한다. 이제는 형제간의 폭력을 각 가정의 부모에게만 맡길 수 없는 현실적인 여건과 상황임을 모두가 이해해야 할 때며, 빗장을 열고, 솔직 대담하게 얘기할 것을 이 소설은 요구한다. 왜냐면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서로의 교집합이며 뚝뚝 분질러 흩어 버릴 수 없는 것들 이기” 때문이다.
작가 소개
1962년 경북 울진에서 태어나 숭실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고, 고려대학교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산문화재단의 창작지원금을 받으면서 동화를 쓰기 시작하였으며, 한국문인협회 문학 작품 공모 최우수상, KBS 자녀교육 체험수기 대상, 사계절 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는 《엄마랑 둘이서》, 《내 친구는 천사병동에 있다》, 《파라나》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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