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주요 목차
괜찮은 침대
어째서 네 엄마야?
와하 박쥐
끈바지와 무릎바지
오종민의 대답
슬픈 손라락
비밀 본부
멋진 손가락들
▣ 책 소개
"찬이 왔구나."
엄마가 반갑게 나를 맞았어요. 다른 날보다 훨씬 더 밝은 목소리로,
그런데 나는 문 앞에 멍하니 서서 엄마를 모았어요.
엄마 옆에 낯선 꼬마가 서 있는 거예요. 엄마 옷소매를 붙들고서,
겁먹은 얼굴로 나를 빤히 보다가 눈을 피하는 쪼끄만 남자애.
성주라는 느낌이 딱 들었어요.
성주는 그렇게 우리 집으로 왔어요.
두 눈을 반짝이며, 왼손을 꼭꼭 숨긴 채 말예요.
▣ 신문 서평
''새 동생’과 친해지기
딱 한 번 보았을 뿐인 동화작가 황선미씨는 말을 아끼는 사람이었다. 대신 눈이 깊었다. 말로 하지 않아도 상대의 마음을 구석구석 읽어내고 있는 듯한 섬세하고 차분한 눈길.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황선미를 두고 심리묘사에 뛰어난 작가라고 입을 모은다.
‘넌 누구야?’에서 역시 독자들은 주인공 찬이와 성주의 흔들리는 내면 풍경에 푹 빠지게 될 게 틀림없다. 외동아이 찬이의 갈등은 보육원 아이 성주가 한 달에 한 번 찬이네 집으로 오면서 일어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찬이가 어릴 때 입었던 옷, 갖고 놀았던 장난감을 손에 쥐고 있는 성주를 보자 찬이는 공연히 심통이 나고 억울하다.
작가는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아이들에게도 얼마나 큰 아픔이고 버거움인지 잘 보여준다. 시간이 흐르면 정이 들겠다 싶으면서도 찬이의 마음 문은 쉽게 열리지 않는다. 엄마 아빠 없는 성주가 불쌍하면서도 막상 얼굴을 대하면 심술이 난다. 계기는 오히려 어린 성주가 마련한다. 찬이의 환심을 얻기 위해 보육원 다른 아이의 바이오니클을 훔쳐와 ‘선물’하는 것이다.
이 일로 성주는 더 이상 찬이 집에 올 수 없게 된다. 찬이의 마음속엔 그제야 성주를 받아들일 자리가 마련된다. 아무 사정도 모른 채 보육원으로 되돌아가는 성주의 등에 대고 찬이는 진심을 다해 외친다. “성주야, 또 와! 또 오면 내가 가졌던 거 다 물려줄게.”
재미를 위해 기교를 부리지 않고, 교훈을 주기 위해 억지를 부리지 않은, 맑은 수채화 같은 작품이다.[2004.8.6 조선일보 김윤덕 기자]
괜찮은 침대
어째서 네 엄마야?
와하 박쥐
끈바지와 무릎바지
오종민의 대답
슬픈 손라락
비밀 본부
멋진 손가락들
▣ 책 소개
"찬이 왔구나."
엄마가 반갑게 나를 맞았어요. 다른 날보다 훨씬 더 밝은 목소리로,
그런데 나는 문 앞에 멍하니 서서 엄마를 모았어요.
엄마 옆에 낯선 꼬마가 서 있는 거예요. 엄마 옷소매를 붙들고서,
겁먹은 얼굴로 나를 빤히 보다가 눈을 피하는 쪼끄만 남자애.
성주라는 느낌이 딱 들었어요.
성주는 그렇게 우리 집으로 왔어요.
두 눈을 반짝이며, 왼손을 꼭꼭 숨긴 채 말예요.
▣ 신문 서평
''새 동생’과 친해지기
딱 한 번 보았을 뿐인 동화작가 황선미씨는 말을 아끼는 사람이었다. 대신 눈이 깊었다. 말로 하지 않아도 상대의 마음을 구석구석 읽어내고 있는 듯한 섬세하고 차분한 눈길.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황선미를 두고 심리묘사에 뛰어난 작가라고 입을 모은다.
‘넌 누구야?’에서 역시 독자들은 주인공 찬이와 성주의 흔들리는 내면 풍경에 푹 빠지게 될 게 틀림없다. 외동아이 찬이의 갈등은 보육원 아이 성주가 한 달에 한 번 찬이네 집으로 오면서 일어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찬이가 어릴 때 입었던 옷, 갖고 놀았던 장난감을 손에 쥐고 있는 성주를 보자 찬이는 공연히 심통이 나고 억울하다.
작가는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아이들에게도 얼마나 큰 아픔이고 버거움인지 잘 보여준다. 시간이 흐르면 정이 들겠다 싶으면서도 찬이의 마음 문은 쉽게 열리지 않는다. 엄마 아빠 없는 성주가 불쌍하면서도 막상 얼굴을 대하면 심술이 난다. 계기는 오히려 어린 성주가 마련한다. 찬이의 환심을 얻기 위해 보육원 다른 아이의 바이오니클을 훔쳐와 ‘선물’하는 것이다.
이 일로 성주는 더 이상 찬이 집에 올 수 없게 된다. 찬이의 마음속엔 그제야 성주를 받아들일 자리가 마련된다. 아무 사정도 모른 채 보육원으로 되돌아가는 성주의 등에 대고 찬이는 진심을 다해 외친다. “성주야, 또 와! 또 오면 내가 가졌던 거 다 물려줄게.”
재미를 위해 기교를 부리지 않고, 교훈을 주기 위해 억지를 부리지 않은, 맑은 수채화 같은 작품이다.[2004.8.6 조선일보 김윤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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