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자 시집보내기

▣ 책 소개

“그럼, 연애해요.”
두 볼을 붉게 물들이고 뱉어낸 말이 얼마나 많은 용기가 필요했을지 모습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어떻게 하고 싶은데?”
“어……. 일단 데이트 하고……, 그리고 다른 사람들 다 하는 그……, 프, 프로포즈도 받고…….”
잘 말하던 명자가 ‘프로포즈’라는 단어에서 멈췄다.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라 부끄러운 듯 멈췄다.
그가 미처 명자가 말하지 못한 뒷부분을 말했다.
“받고 싶다고? 그래, 그럼 그렇게 하자. 원래 하려고 했는데……, 아무튼 그게 중요하지는 않으니까. 그런데 데이트는 우리 이미 하고 있던 거 아니었어?”
“예?”
놀란 명자의 단 한마디가 인우에게 전해졌다.
“생각해보면 명희는 나랑 거의 삼일에 한번, 아니면 일주일에 한번 만나서 밥 먹고 얘기하지 않았어? 다른 걸 할 때도 있었지만 보통 이걸 데이트라고 부르지 않을까?”
“아……. 그런 거 같기도……. 아니에요! 데이트는 연애하는 사람들끼리 하는 거라고요!”
명자가 인우오빠의 저 말에 넘어가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얼른 그녀의 생각을 말했다.
“그래. 그럼 뭐하고 싶어? 이번 주 일요일 어때? 그때부터 하루하루 매일같이 보자. 그럼 될 것 같지?”
인우의 말에 명자가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그런 그들의 모습이 겨울의 서늘함을 녹여버릴 듯 따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