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소년이 사랑한 우리 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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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김어진
출판사항장수하늘소, 발행일:2012/03/25
형태사항p.201 B5판:24
매장위치어린이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94627199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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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대안학교에 다니는 어린 생태 사진작가의 빛나는 특종

어진이는 파주에 있는 조그마한 대안학교인 ‘파주자유학교’의 11학년 학생입니다. 공교육으로 치면 고등학교 2학년이지요. 대안학교의 상대적인 자율성에 힘입어 어진이는 어릴 때부터 탐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하호’라는 도시 조류 탐조 활동 모임에 참여하기 시작한 뒤로 중학생 시절부터는 아예 혼자서 탐조를 다녔습니다. 어른들처럼 뛰어난 성능의 카메라가 있는 것도 아니고, 산으로 강으로 바다로 마음껏 헤집고 다닐 수 있는 사륜구동 탐조 차량이 있는 것도 아닌 상태로 어진이는 자기 마음이 이끌면 카메라 한 대 어깨에 걸치고 김밥 두어 줄 사들고 새가 있는 곳으로 떠났습니다. 마을버스가 가 닿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곳까지 가서는, 거기서부터 걷고 또 걸었습니다.

그렇게 어진이가 헤집고 다닌 우리 산하의 자연 생태계는 뜻밖에도 너무도 생동감이 넘치고 아름다웠습니다. 공릉천 하류의 생태계가, 한강과 임진강의 생태계가, 외할머니댁이 있는 영종도의 바다 갯벌 조류 생태계가, 아빠의 고향집이 있는 경남 남해도의 바다 조류 생태계가, 그리고 아주 가까운 동네 공원의 조류 생태계가 어린 생태 연구가이자 사진작가의 순수한 마음처럼 너무도 착한 우리 자연 그 모습 그대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감동이었습니다.

어진이는 특히 수릿과와 매, 부엉이나 올빼밋과의 맹금류 조류들에 매료되어 있었습니다. 어진이의 조류 생태 관찰기나 사진은 기성 탐조가나 사진작가에 미치지 못할지언정 그 열정과 세밀함, 새들과 몸과 마음을 하나로 섞어 내는 독특한 탐구 방식은 어른들이 오히려 본받아 할 지경입니다.

도시 소년의 가슴으로 들어온 특종 / 공릉천 삵, 긴꼬리딱새, 흰머리오목눈이
어진이는 손과 발로만 돌아다니면서도 여러 차례의 탐조 특종을 하고는 했습니다.

사라진 줄로만 알았던 공릉천의 삵을 직접 발견하여 카메라에 담아냈습니다. 그러나 그 삵은 독극물을 먹은 새들을 먹고 마찬가지로 독극물에 희생되었습니다. 공릉천의 하류 생태계가 건강한 한편으로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는 것의 방증이지요.

특히 어진이가 동네 공원에서 찾아낸 긴꼬리딱새(삼광조)는 그 빛나는 푸른빛의 고고한 몸짓을 어진이에게만 허락했습니다. 남쪽 바다 섬에서만 어쩌다 눈에 띈다는 긴꼬리딱새가 한반도 중부지방인 고양시 일산의 도심 공원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은 분명 기성 생태연구가나 환경연구가, 관련 분야의 학술 단체들을 분발케 하는 큰 사건이자 특종임에 분명합니다. 한반도의 온난화가 일상적인 일이 되었을 뿐 아니라 한반도 자연생태계의 변화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음에 대한 연구와 대책이 내일이면 너무 늦을 수도 있다는 경고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어진이는 바로 그 공원에서 흔하지 않은 겨울철새로 알려진 흰머리오목눈이를 한여름에 카메라에 담아내기도 했습니다. 박새와 딱새, 곤줄박이 등의 새들을 따라 흰머리오목눈이가 이동하는 경로를 관찰하는 세심한 눈은 매우 인간적이기까지 합니다.

수리부엉이 식구들과 보낸 한 철

이 책에서 어진이의 가장 빛나는 작품은 파주 통일동산 근처의 어느 빌라 단지 바로 뒤 민둥산 바위틈에서 새끼를 키워 내던 수리부엉이와 그 새끼들 이야기입니다. 어진이는 KBS의 생태 다큐에서 소재를 얻어 직접 수리부엉이 가족의 둥지를 찾아가 어미 수리부엉이의 육아 과정과 새끼 수리부엉이들의 성장 과정을 카메라에 담고 일기 형식의 글로 서술해 갑니다. 첫 만남에서부터 보송보송한 솜털이 차츰 그럴 듯한 깃털로 변모해 가는 어린 수리부엉이들을 관찰해 가는 어진의 모습은, 마치 어린 파브르나 시턴이 여기 이곳에 찾아와 그 눈부신 호기심과 애정을 듬뿍 담아 한 날짐승 식구의 일대기를 다시 서술해 가는 게 아닐까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까지 합니다.

특히, 새끼 수리부엉이들이 자연 속에서의 온갖 고난들을 이겨내고 둥지를 박차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모습을 담아낸 어진이의 글과 사진에는 냉철한 관찰자이면서도 어미 수리부엉이 못지않게 새끼 수리부엉이한테 쏟았던 어진이의 지극한 관심과 사랑은 그 자체로 큰 감동으로 남을 것입니다. 말 그대로 한편의 훌륭한 생태 서사극의 클라이맥스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곁에는 이렇게 어진이가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입시와 스펙에 짓눌린 아이들의 또 한 켠에는 자기만의 색깔 있는 꿈으로 모두와 함께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나가려는 어린 벗들이 있습니다. 그 벗들이 있어 우리의 미래는 오래도록 이어질 것입니다.

어진이 눈에 담긴 우리 새, 가슴에서 빛나는 우리 자연

몇 해 전 겨울, 그러니까 12월의 끝 무렵이었을 거예요. 그 해 겨울에는 눈이 참 많이 내렸습니다. 북극 진동으로 인한 한파가 한반도로 수시로 밀어닥쳐 춥기도 참 추웠지요. 그때 간밤부터 쏟아진 눈이 오전 내내 그치지 않고 쏟아져 세상이 온통 하얗게 뒤덮였습니다. 나는 그렇게 펑펑 쏟아지는 눈을 방에서만 볼 수 없어서 아내와 함께 조심조심 차를 몰아 경기도 파주에 있는 공릉천 하류로 갔습니다. 공릉천 하류의 풍경은 사계절 언제 보아도 아름다웠지만, 함박눈이 수북이 쌓인 공릉천의 풍경은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인적 끊긴 공릉천 남쪽 제방 길을 거슬러 오르는 동안 아카시아 가지에 앉았던 콩새 몇 마리가 포르르 날아갔고, 조금 더 가니까 이번엔 자작나무 끄트머리에 앉았던 참매 한 마리도 날아올랐습니다. 그렇게 천천히 수문이 가까워질 무렵 문득 강 건너편을 보았습니다. 강 건너 눈발에 흐릿해진 누군가가 제방을 왔다 갔다 하기도 하고 오르내리기도 했습니다. 수문 다리를 건너 그 누군가에게 가까워지는 동안 나는 그냥 밀렵꾼이거니 여겼습니다.

그러다가 두텁게 옷을 입고 복면을 얼굴과 머리까지 뒤집어쓴 그 누군가를 지나치려는데 사진기가 보였습니다. 그는 사진기 렌즈 부분을 비닐로 씌워 눈을 맞지 않게 하고는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몹시 춥고 눈까지 쌓인 들판 한가운데 강가에서! 왠지 모를 고마운 마음과 훈훈해진 가슴으로 그는 모를 눈인사 정도 하고 지나치려다가 문득 언젠가 보았던 기사 하나가 생각났습니다. 한 고교생이 인터넷 언론인 오마이뉴스에 올린 공릉천 탐조 기사! 혹시나 싶어 이름을 확인했고, 녀석은 복면을 올리고 하얀 이를 드러내며 씨익 웃어 보였습니다. 그렇게 어진이를 만났습니다. 어진이는 자기가 만난 자연과 새, 동물들을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보여주고 싶어했습니다.

알고 보니까 어진이는 꽤 오래 전부터 우리 새와 자연 생태를 탐구해 왔습니다. 추운 날이든 더운 날이든 어진이는 자기 마음이 이끌면 사진기를 어깨에 메고, 김밥 두어 줄 사들고는 새가 있는 곳을 찾아 떠났습니다. 기특하게도 엄마 아빠의 손을 빌리지 않고, 오로지 자기 손과 발의 힘만으로 새가 있는 곳을 찾아 걷고 또 걸었습니다. 그렇게 어린 생태 연구가이자 생태 사진작가의 꿈이 커나가고 있습니다.

먼 훗날 어진이가 사랑하고 가슴에 담아 둔 우리 자연, 우리 자연 생태계가 그 모습 그대로 아름답게 우리 곁에 남아 있기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어진이는 자기 바로 밑의 후배들, 동생들에게 자기가 보고 관찰한 우리 자연과 우리 새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 작가 소개

글,사진 : 김어진
1996년에 태어나 고양 백마초등학교을 졸업했습니다. 중학교부터는 대안학교인 고양자유학교를 다니기 시작했고, 현재 파주자유학교 11학년에 재학중입니다. 2006년부터 고양시의 환경운동연합 소모임인 ‘하호’에서 탐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탐조 활동을 시작한 이후로 특히 공릉천 하류 지역의 생태 관찰과 사진 촬영에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공릉천 둑방길, 억새 갈대 우거진 갯벌 저 아래쪽, 한강 건너 스러져 가는 아름다운 저녁노을을 모든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합니다.

▣ 주요 목차

들어가는 말
새를 사랑한 도시소년

1 생태계의 보고,공릉천의 생명들
공릉천의 맹수,삵
위장의 명수,칡부엉이
황금 눈동자,금눈쇠올빼미
신출귀몰 잿빛개구리매
겨울철 귀한 손님,황새
도움닫기 선수,재두루미

2.동네 사는 새들과 반갑게 인사하기
학교를 찾아온 새들
들곶이 습지의 아침
남해 큰고니의 새해 인사
새들의 공원 산책
도요새의 천국 영종도

3.수리부엉이 관찰 일기
반갑다,수리부엉이야

부록 공릉천 생태 지도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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