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고인환 문학평론가 겸 경희대 교수가 시집 해설에서 말했듯이 이종섶 시인은 사물을 본래의 자리에서 끌어내어 새로운 자리에 위치시키는 언어의 연금술사이다. 그의 언어에 닿는 순간 세상은 기지개를 켠다. 특히, 일상의 풍경을 낯설게 직조하는 능력이 일품인데, 시인이 손짓하는 서정으로의 동행은 ‘언어가 숨을 쉬는 순간’을 체험하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바람은 흔들리는 것들만 먹고 산다
흔들리지 않으면 죽은 것이라는 감별법에 따라
무엇을 만나든 먼저 흔들어야 직성이 풀린다
끼니때마다 바람의 식탁을 차려야하는 나무는
잎사귀의 흔들림까지 바쳐야 하는 삶이 괴로워
바람도 불지 않고 흔들림도 없는 어두운 땅속에서
어린뿌리들의 두 손을 꼭 잡고
아무도 보지 않는 곳으로 떠나라고 재촉한다
가느다란 가지 하나 바람결에 흔들리기라도 하면
탈출계획을 들켜버린 듯 화들짝 놀라는 나무
아무 일 없다는 표정을 간신히 지을 수 있지만
땅속에서는 시커먼 흙을 움켜쥔 뿌리들이
놀란 가슴 쓸어내리며 서럽게 울고 있다
입맛을 더욱 돋궈주는 그 소리는
나무 하나 붙잡고 통째로 뜯어먹는 바람의 양념
뼈만 앙상한 나무에 다시 푸른 살이 오를 때까지
기나긴 허기를 달래줄 맑고 차가운 독을 품는다
뾰족한 잎사귀나 딱딱한 잔가지들까지
모조리 핥아먹어버리는 바람의 습성 앞에
발이 묶여있는 나무들이 벌벌 떤다
바람은 흔들림을 먹고 사는 짐승
흰 이빨에 맹독을 키우며 나무를 사육한다
바람의 아가리에 물리면 약도 없어
봄가을로 빨갛게 부어올랐다 가라앉는 자국들
푸른 멍이나 이빨자국을 남기며 아문다(「바람의 식사법」 전문)
나무를 흔드는 바람이 연출하는 풍경이 가히 전복적이라 할 만하다. 바람은 “흔들림”으로 자신을 드러낸다. 하지만, 시인은 바람을 “흔들림을 먹고 사는 짐승”으로 형상화했다. 자신을 증명해주는 나무를 뿌리째 흔드는 탐욕적 존재인 셈이다. 반면, 나무는 “잎사귀의 흔들림마저 바쳐야 하는” 서러운 존재로 그려진다. 여기에서 바람의 지배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나무의 처절한 몸부림과 “흰 이빨에 맹독을 키우며 나무를 사육”하는 바람 사이의 팽팽한 긴장이 발생한다. 더불어 “끼니때마다” “바람의 식탁을 차려야 하는” 나무의 고통스러운 울부짖음이 생생하게 살아나고 있다. “뾰족한 잎사귀나 딱딱한 잔가지들까지/모조리 핥아먹어버리는 바람의 습성 앞에” “발이 묶여 있는 나무들이 벌벌 떤다.” 바람의 흔들림에서 벗어난 “어두운 땅속에서/어린뿌리들의 두 손을 꼭 잡고/아무도 보지 않는 곳으로 떠나라고 재촉”하는 나무. 이렇듯 “땅속에서는 시커먼 흙을 움켜쥔 뿌리들이/놀란 가슴 쓸어내리며 서럽게 울고 있다.” 하지만 이 울음소리는 “나무 하나 붙잡고 통째로 뜯어먹는” 바람의 “입맛을 더욱 돋궈주는” “양념”일 뿐이다. “바람의 아가리에 물리면 약도 없”다. “봄가을로 빨갛게 부어올랐다 가라앉는 자국들”은 “푸른 멍이나 이빨자국을 남기며” 아물 따름이다.
기존의 관습적 심상을 탈피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나무와 바람의 관계를 포착하고 있는 작품이다. 자연을 독특한 시각으로 전유하는 시인의 상상력이 보기 드문 역동적인 서정을 선사하고 있다. 이 나무와 바람의 공명(共鳴)이 빚어내는 낯선 풍경 속에서, 뿌리를 잃고 바람의 흔들림에 “간 쓸개 다 떼어버렸다는 듯 우뚝우뚝 일어서는” “만년 과장 김 씨”의 모습을 떠올리는 건 지나친 비약일까?
바람의 탐욕과 식욕 앞에서 “놀란 가슴 쓸어내려 서럽게 울고 있”는 나무들이 ‘오뚝이’처럼 일어서는 풍경은 이렇다.
백 번을 넘어져도 백 번 일어나는 만년 과장 김 씨, 홀로서기의 달인이 되어 누가 쓰러뜨리든 어김없이 일어서는 자리 보존 서커스 1인자, 엉덩이가 가벼워 바람만 불면 이리저리 날아가고 한번 날아가 버리면 다시 보기 힘든 세상에서 맨바닥에 붙은 끈질긴 뱃심으로 선천적인 눌러앉기에 들어간다
한 가지 기술로 버텨온 그, 단순함이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것을 처음부터 알았을까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다 저절로 깨달았을까 KO를 당해도 벌떡 일어서는 맷집과 순발력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아이들을 시켜 머리를 쥐어박는 점잖은 우두머리 앞에서 간 쓸개 다 떼어버렸다는 듯 우뚝우뚝 일어서는 나날, 차라리 중심 잡는 법을 배우지 말았어야 했다는 후회도 생길만 한데 뱃속에서 물려받은 유전자 덕에 일말의 자책도 없이 넉넉하게 견뎌내는 하루가 대견하다
고개를 들 때마다 꺾어버리는 권력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오늘도 딱딱하게 굳어버린 자존심을 붙잡고 마음보다 몸을 먼저 일으킨다 ‘내 사전에 실패는 없다’는 좌우명이 묵직하다
오른 뺨을 치는 자에게 왼 뺨도 마저 돌려대는 자세, 표정도 변하지 않고 반사적으로 일어나 상사를 대하는 유연함, 머리를 내미는 놈은 한 대 더 맞는 조직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법을 행동으로 보여준다
맞아야 존재감을 드러내는 배역은 흥분하지도 낙심하지도 않는다 눈빛 하나 흔들리지 않고 넘어진 자리에서 그대로 일어서는 복종과 충성, 전형적인 외유내강 고단수 처세술에 김 과장의 자리는 영원하다(「오뚝이」 전문)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김 과장’의 삶이 눈물겹도록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만년 과장 김씨”는 “바람만 불면 이리저리 날아가고 한번 날아가 버리면 다시 보기 힘든 세상에서” “맨바닥에 붙은 끈질긴 뱃심”(‘탈출을 꿈꾸는 뿌리들’의 변주이다)으로 “눌러앉기에 들어간다.” “KO를 당해도 벌떡 일어서는 맷집과 순발력”으로 “끝까지 살아남는 법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김 과장의 “하루”가 ‘오뚝이’처럼 숨을 쉬는 장면이다.
한편, 시인은 “두릅과 음나무”를 뜯다가 “가지 끝까지 촘촘하게” 박힌 가시를 발견한다. “가시”는 “자신의 향”을 보호하기 위한 울타리이다. 향이 짙을수록 가시가 뾰족하고 촘촘하다. 사람들은 “그들의 향기를 맡지 못해 뾰족한 가시만 보”아 왔다. 모름지기 시인은 “가시 많은 사람들”이 “내미는 가시를” “살살 붙잡고” “그 너머에 있는 향기를 맡”을 줄 아는 사람이다(「가시의 재발견」). 이 향기는 “허리를 깊숙이 숙인 채/얼굴에 구슬땀을 흘리는 자만이” “읽을 수 있는” “도톰한 점자”와도 같다.
이 언어가 “파문”을 일으켜 숨을 쉬는 순간(시인은 밥을 짓는 아낙의 ‘물결무늬 손뼈 화석’의 출렁임으로 포착하고 있다)에 접속할 때마다 마음(목구멍)의 “눈금”이 하나씩 늘어난다.
밥을 삼킬 때마다
목구멍의 눈금이 늘어나는 사람들은
그만큼 속이 깊어졌을 것이다(「물결무늬 손뼈 화석」 부분)
이종섶의 시에서 흘러넘치는 “포근한 잔물결”이 우리의 “속”을 “깊어”지게 하는 순간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이종섶
경남 하동에서 태어났다. 2008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뒤 기독교타임즈문학상, 수주문학상, 시흥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 주요 목차
■ 시인의 말
제1부
바람의 식사법
물의 독서
점자 경전
책장 애벌레
피아노
공룡 발자국
서울 쥐 시골 쥐
꼽추
립서비스센터
버드나무 장례식
별들의 연대기
그늘 농사
베란다 사막
감나무 양로원
복수(腹水)
제2부
나이테
할미꽃
눈밭
투명인간
의자장(葬)
김장배추 작농법
못나무 한 그루
삽
느티나무 마을회관
즐거운 나의 집
고드름
공중그네
꽃병원 신경정신과 진료기록부
바람이 기르는 나무
천수만
제3부
바람행전
봄밤
폐타이어
가로수가 사는 법
식물인간
가시의 재발견
바람의 이메일
삽질
창씨개명에 관한 사회학적 고찰
깨진 달걀을 사다
나뭇잎 지폐
K를 위한 론도 카프리치오소
그 여자의 섬
물결무늬 손뼈 화석
하늘의 별 따기
제4부
포크레인 복조리
아버지의 귀
지게차
철거반장 김 씨
귀항
장수하늘소
멋진 신세계
죽은 시인의 사회
오십견
파도 목수
아버지의 항해
4B연필
숨은그림찾기
오뚝이
메아리
해설 언어가 숨을 쉬는 순간-고인환
고인환 문학평론가 겸 경희대 교수가 시집 해설에서 말했듯이 이종섶 시인은 사물을 본래의 자리에서 끌어내어 새로운 자리에 위치시키는 언어의 연금술사이다. 그의 언어에 닿는 순간 세상은 기지개를 켠다. 특히, 일상의 풍경을 낯설게 직조하는 능력이 일품인데, 시인이 손짓하는 서정으로의 동행은 ‘언어가 숨을 쉬는 순간’을 체험하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바람은 흔들리는 것들만 먹고 산다
흔들리지 않으면 죽은 것이라는 감별법에 따라
무엇을 만나든 먼저 흔들어야 직성이 풀린다
끼니때마다 바람의 식탁을 차려야하는 나무는
잎사귀의 흔들림까지 바쳐야 하는 삶이 괴로워
바람도 불지 않고 흔들림도 없는 어두운 땅속에서
어린뿌리들의 두 손을 꼭 잡고
아무도 보지 않는 곳으로 떠나라고 재촉한다
가느다란 가지 하나 바람결에 흔들리기라도 하면
탈출계획을 들켜버린 듯 화들짝 놀라는 나무
아무 일 없다는 표정을 간신히 지을 수 있지만
땅속에서는 시커먼 흙을 움켜쥔 뿌리들이
놀란 가슴 쓸어내리며 서럽게 울고 있다
입맛을 더욱 돋궈주는 그 소리는
나무 하나 붙잡고 통째로 뜯어먹는 바람의 양념
뼈만 앙상한 나무에 다시 푸른 살이 오를 때까지
기나긴 허기를 달래줄 맑고 차가운 독을 품는다
뾰족한 잎사귀나 딱딱한 잔가지들까지
모조리 핥아먹어버리는 바람의 습성 앞에
발이 묶여있는 나무들이 벌벌 떤다
바람은 흔들림을 먹고 사는 짐승
흰 이빨에 맹독을 키우며 나무를 사육한다
바람의 아가리에 물리면 약도 없어
봄가을로 빨갛게 부어올랐다 가라앉는 자국들
푸른 멍이나 이빨자국을 남기며 아문다(「바람의 식사법」 전문)
나무를 흔드는 바람이 연출하는 풍경이 가히 전복적이라 할 만하다. 바람은 “흔들림”으로 자신을 드러낸다. 하지만, 시인은 바람을 “흔들림을 먹고 사는 짐승”으로 형상화했다. 자신을 증명해주는 나무를 뿌리째 흔드는 탐욕적 존재인 셈이다. 반면, 나무는 “잎사귀의 흔들림마저 바쳐야 하는” 서러운 존재로 그려진다. 여기에서 바람의 지배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나무의 처절한 몸부림과 “흰 이빨에 맹독을 키우며 나무를 사육”하는 바람 사이의 팽팽한 긴장이 발생한다. 더불어 “끼니때마다” “바람의 식탁을 차려야 하는” 나무의 고통스러운 울부짖음이 생생하게 살아나고 있다. “뾰족한 잎사귀나 딱딱한 잔가지들까지/모조리 핥아먹어버리는 바람의 습성 앞에” “발이 묶여 있는 나무들이 벌벌 떤다.” 바람의 흔들림에서 벗어난 “어두운 땅속에서/어린뿌리들의 두 손을 꼭 잡고/아무도 보지 않는 곳으로 떠나라고 재촉”하는 나무. 이렇듯 “땅속에서는 시커먼 흙을 움켜쥔 뿌리들이/놀란 가슴 쓸어내리며 서럽게 울고 있다.” 하지만 이 울음소리는 “나무 하나 붙잡고 통째로 뜯어먹는” 바람의 “입맛을 더욱 돋궈주는” “양념”일 뿐이다. “바람의 아가리에 물리면 약도 없”다. “봄가을로 빨갛게 부어올랐다 가라앉는 자국들”은 “푸른 멍이나 이빨자국을 남기며” 아물 따름이다.
기존의 관습적 심상을 탈피하여 새로운 시각으로 나무와 바람의 관계를 포착하고 있는 작품이다. 자연을 독특한 시각으로 전유하는 시인의 상상력이 보기 드문 역동적인 서정을 선사하고 있다. 이 나무와 바람의 공명(共鳴)이 빚어내는 낯선 풍경 속에서, 뿌리를 잃고 바람의 흔들림에 “간 쓸개 다 떼어버렸다는 듯 우뚝우뚝 일어서는” “만년 과장 김 씨”의 모습을 떠올리는 건 지나친 비약일까?
바람의 탐욕과 식욕 앞에서 “놀란 가슴 쓸어내려 서럽게 울고 있”는 나무들이 ‘오뚝이’처럼 일어서는 풍경은 이렇다.
백 번을 넘어져도 백 번 일어나는 만년 과장 김 씨, 홀로서기의 달인이 되어 누가 쓰러뜨리든 어김없이 일어서는 자리 보존 서커스 1인자, 엉덩이가 가벼워 바람만 불면 이리저리 날아가고 한번 날아가 버리면 다시 보기 힘든 세상에서 맨바닥에 붙은 끈질긴 뱃심으로 선천적인 눌러앉기에 들어간다
한 가지 기술로 버텨온 그, 단순함이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것을 처음부터 알았을까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다 저절로 깨달았을까 KO를 당해도 벌떡 일어서는 맷집과 순발력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아이들을 시켜 머리를 쥐어박는 점잖은 우두머리 앞에서 간 쓸개 다 떼어버렸다는 듯 우뚝우뚝 일어서는 나날, 차라리 중심 잡는 법을 배우지 말았어야 했다는 후회도 생길만 한데 뱃속에서 물려받은 유전자 덕에 일말의 자책도 없이 넉넉하게 견뎌내는 하루가 대견하다
고개를 들 때마다 꺾어버리는 권력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오늘도 딱딱하게 굳어버린 자존심을 붙잡고 마음보다 몸을 먼저 일으킨다 ‘내 사전에 실패는 없다’는 좌우명이 묵직하다
오른 뺨을 치는 자에게 왼 뺨도 마저 돌려대는 자세, 표정도 변하지 않고 반사적으로 일어나 상사를 대하는 유연함, 머리를 내미는 놈은 한 대 더 맞는 조직에서 끝까지 살아남는 법을 행동으로 보여준다
맞아야 존재감을 드러내는 배역은 흥분하지도 낙심하지도 않는다 눈빛 하나 흔들리지 않고 넘어진 자리에서 그대로 일어서는 복종과 충성, 전형적인 외유내강 고단수 처세술에 김 과장의 자리는 영원하다(「오뚝이」 전문)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김 과장’의 삶이 눈물겹도록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만년 과장 김씨”는 “바람만 불면 이리저리 날아가고 한번 날아가 버리면 다시 보기 힘든 세상에서” “맨바닥에 붙은 끈질긴 뱃심”(‘탈출을 꿈꾸는 뿌리들’의 변주이다)으로 “눌러앉기에 들어간다.” “KO를 당해도 벌떡 일어서는 맷집과 순발력”으로 “끝까지 살아남는 법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김 과장의 “하루”가 ‘오뚝이’처럼 숨을 쉬는 장면이다.
한편, 시인은 “두릅과 음나무”를 뜯다가 “가지 끝까지 촘촘하게” 박힌 가시를 발견한다. “가시”는 “자신의 향”을 보호하기 위한 울타리이다. 향이 짙을수록 가시가 뾰족하고 촘촘하다. 사람들은 “그들의 향기를 맡지 못해 뾰족한 가시만 보”아 왔다. 모름지기 시인은 “가시 많은 사람들”이 “내미는 가시를” “살살 붙잡고” “그 너머에 있는 향기를 맡”을 줄 아는 사람이다(「가시의 재발견」). 이 향기는 “허리를 깊숙이 숙인 채/얼굴에 구슬땀을 흘리는 자만이” “읽을 수 있는” “도톰한 점자”와도 같다.
이 언어가 “파문”을 일으켜 숨을 쉬는 순간(시인은 밥을 짓는 아낙의 ‘물결무늬 손뼈 화석’의 출렁임으로 포착하고 있다)에 접속할 때마다 마음(목구멍)의 “눈금”이 하나씩 늘어난다.
밥을 삼킬 때마다
목구멍의 눈금이 늘어나는 사람들은
그만큼 속이 깊어졌을 것이다(「물결무늬 손뼈 화석」 부분)
이종섶의 시에서 흘러넘치는 “포근한 잔물결”이 우리의 “속”을 “깊어”지게 하는 순간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이종섶
경남 하동에서 태어났다. 2008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뒤 기독교타임즈문학상, 수주문학상, 시흥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 주요 목차
■ 시인의 말
제1부
바람의 식사법
물의 독서
점자 경전
책장 애벌레
피아노
공룡 발자국
서울 쥐 시골 쥐
꼽추
립서비스센터
버드나무 장례식
별들의 연대기
그늘 농사
베란다 사막
감나무 양로원
복수(腹水)
제2부
나이테
할미꽃
눈밭
투명인간
의자장(葬)
김장배추 작농법
못나무 한 그루
삽
느티나무 마을회관
즐거운 나의 집
고드름
공중그네
꽃병원 신경정신과 진료기록부
바람이 기르는 나무
천수만
제3부
바람행전
봄밤
폐타이어
가로수가 사는 법
식물인간
가시의 재발견
바람의 이메일
삽질
창씨개명에 관한 사회학적 고찰
깨진 달걀을 사다
나뭇잎 지폐
K를 위한 론도 카프리치오소
그 여자의 섬
물결무늬 손뼈 화석
하늘의 별 따기
제4부
포크레인 복조리
아버지의 귀
지게차
철거반장 김 씨
귀항
장수하늘소
멋진 신세계
죽은 시인의 사회
오십견
파도 목수
아버지의 항해
4B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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