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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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이이화
출판사항한겨레출판, 발행일:2011/07/18
형태사항p.523 국판:22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84314825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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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당대의 역사가가 쓴, 너무나 진솔한 자서전
역사가가 쓴 자서전은 그리 많지 않다. 학계의 주류에 있던 이들이 회갑연이나 정년퇴임 등의 기념일에 맞춰 서둘러 출간하는 자기 중심적 서술로 일관한 책들이 넘쳐나긴 하지만, 오랜 집필 과정을 거친 진솔한 회고록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다행스럽게도 지난 2010년 강만길 선생의 『역사가의 시간』이 출간되어 잔잔한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한편 강만길 선생과 이이화 선생은 같은 진보학계의 진영에 있지만, 역사학자로서 성장한 내력은 판이하다. 강만길 선생은 기존의 보수적 역사학계의 반대편에서 최초로 분단 시대의 역사학을 주창하고, 좌익계열의 독립운동 활동을 우리 독립운동사에 포함시킴으로써 근현대사 연구의 큰 족적을 남겼지만, 선생 역시 기성학계의 기반 위에서 새로운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반면 이이화 선생은 고졸 학력에 제대로 된 정규 과정을 거치지 않은 아웃사이더 중의 아웃사이더라 할 수 있다. 팔삭둥이 서자로 태어나 작은 키와 허약한 체질의 신체적 조건을 지닌 채, 전국의 고아원을 전전하며 공부의 꿈을 키웠다. 이이화 선생이 짊어진 삶의 조건은 대다수 국민들이 궁핍했던 해방공간과 한국전쟁 전후 시절을 감안하더라도 보잘 것 없었다. 하지만 주역의 대가 아버지 이달 선생에게 배운 한문 실력과 남다른 총기, 세상에 이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는 열정으로 선생은 한국에서 가장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당대 최고의 역사가가 되었다. 당대의 역사가가 쓴 ‘자신의 역사’는 어떤 무늬를 빚을 것인가? 그는 ‘진솔함과 자기 과시의 차이’에서 긴장했다고 담담히 밝히지만, 이 책의 미덕은 단연 ‘진솔함’이다. 감추고 싶은 가족사, 남달리 혹독한 유년기 청년기를 거쳐온 신고의 세월을 선생은 진실하고 솔직하게 드러낸다. 때로는 철저하지 못했던 정직성이나 민주운동 과정에서 한 발 뒤에 서 소심히 방관했던 부끄러움도 이 자서전에 담아냈다.

가출 소년에서 민중의 역사가로
그는 가출 소년이었다. 신학문을 배우는 것은 일본놈이 되는 것이라는 부친의 엄격한 신념에 따라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한문만을 배웠다. 학교에 다니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다. 전쟁통에 고아원에 들어가면 학교에 다닐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전국의 고아원을 전전했다. 명문 광주고등학교에 들어가 ‘여관뽀이’ 생활을 하며, 생애 유일한 졸업장을 손에 쥐지만, ‘문학도’의 꿈을 안고 들어간 서라벌예술대학은 1년을 채 다니지 못한다. 그러고는 먹고살기 위한 십수 가지 직업을 거친다. 가짜로 서울대 배지를 달고 문제집 장사를 하기도 하고, 아이스케끼, 빈대약, 가루치약 장사, 보험사 외무원, 술집 웨이터, 급기야 매혈까지. 큰 장애물이었던 병역 문제가 해결되고, 역사가로서 출발하는 큰 계기를 마련해준 동아일보사 연감 작업 임시직이 된 것이 선생의 나이 서른한 살 때다. 인생의 승부처였다.

선생은 국립도서관과 동아일보사 조사부의 책을 훑으며 평생 한국사를 공부하겠다고 마음먹는다. 당시 이이화가 동아일보사 조사부 책을 다 읽었다는 소문이 날 정도였다. 부친에게 배운 한문 실력과 문학도로서의 글쓰기 능력, 그리고 본인이 체험한 ‘민중적 삶’이 결부된 ‘한국사에 대한 새로운 시선’이 《창작과비평》《신동아》《뿌리깊은나무》《월간중앙》 등의 매체에 실리고, 독자들은 자신들의 눈높이에 맞춰진 ‘역사 텍스트’에 열렬히 호응한다. 한편 척사위정과 북벌론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담은 논문을 발표함으로써 기성학계에서도 소장 역사학자로 인정을 받고, 민족문화추진회의 국역위원, 규장각 고전 해제 집필, 정신문화연구원 전문위원 등을 거치며 기존의 학제에서 배우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자신만의 전문성을 키울 수 있었다.

전업 역사저술가의 롤 모델
선생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고하면서, “생각이 삐딱하다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고 말하는데, 선생의 굴곡진 삶과 바로 그 ‘삐딱한 생각’은 남들과는 다르게 역사를 바라보는 이이화식 시선의 바탕이 된다. 1970년대 말 무렵부터 이미 영호남의 지역감정이나 파벌 문제에 깊은 관심을 기울여 ‘한국의 파벌’이란 제목으로 한국사 속의 당파, 지벌, 문벌, 학벌 문제를 《월간중앙》에 연재해 인기를 얻었으며, 이미 알려진 사건이나 인물에 대해서도 기존의 내용을 답습하지 않고 새로운 해석을 던졌다. 폐륜적 폭군으로 폄하되었던 광해군을 새로이 조명했으며, 정여립?강홍립?정인홍 등 역적으로 알려진 인물을 재평가하고, 전봉준?이필제 등의 동학지도자, 신돌석?장지필 등 한국사의 아웃사이더 인물들을 발굴했다. 역사 속의 잊혀진 인물들을 새롭게 발굴하거나 특정 사건을 색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는 식의 역사 서술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 1990년대 이후임을 감안했을 때, 이이화 선생의 당시 작업은 명실공히 선구적이었다. 물론 역사 집필가로서 선생의 능력과 안목, 그리고 치열한 열정이 집대성된 작업은 10년간의 집필과정을 거쳐 원고지 2만7천 매에 새겨진 22권의 한국통사 『한국사 이야기』였다.

『한국사 이야기』라는 ‘역사를 쓰다’
한반도의 빙하기부터 거슬러 올라가 1945년 해방까지의 한국통사를 22권의 책으로 한 개인이 집필한 것은 전대미문의 작업이었다. 집필 기간과 분량만이 압도적인 것은 아니었다. 선생은 ‘역사에서의 평등’이라는 자신만의 화두를 끝까지 밀어붙였다. 왕조사?정치사?사건사 위주의 역사 서술이 아닌 역사의 또 다른 주인으로서 일반 백성, 노비, 백정, 여성 등 민중들의 삶과 생활사를 포괄한 ‘완전히 새로운 한국사’를 펴냈다. 서술 방식도 논문식이 아닌, 일반인의 눈높이를 염두에 둔 이야기체를 지향했다. 이러한 역사 서술은, 누구보다 현장을 중시하는 길 위의 역사가로서의 삶과도 일치하는 것이었다. 기존의 문헌에 파묻히지 않고, 전국의 역사적 현장을 찾아다니며 새로운 기록을 발굴하거나 현장의 목소리를 채록했다. 선생이 오랫동안 관여하고 활동한 역사문제연구소의 중요한 행동과제가 ‘현장 답사’였던 것이나, 자서전 속에 담긴 많은 내용이 답사나 역사 기행, 역사 강좌 등에 할애된 까닭도 그와 맥락을 같이한다.

역사가의 시대정신
선생이 인생의 후반기, 역사 집필뿐만 아니라 역사운동가로서 활발히 활동하게 된 내력도 그와 이어진다. 선생만의 독보적 영역을 이룬 주전공 분야가 ‘동학농민전쟁’ 연구라 할 수 있는데, 선생은 관련 저서의 집필에 그치지 않고 ‘동학농민운동사의 재조명’이라는 사회운동으로 확장한다. 이는 선생이 뒤에 고구려사 보전 운동, 과거사 정리 운동, 친일청산 운동 등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 행보와도 연결된다. 자신의 생을 되돌아본다는 것은 자신이 지나온 ‘사회’와 ‘세계’를 돌아보는 것이며, 그 ‘세계와 맞섰던 자신’을 성찰하는 것이리라. 이 자서전을 통해 독자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저자의 성찰과 독서의 감흥이 그다지 모순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사실일 것이다. 자신의 생을 들여다보는 역사가의 렌즈가 자서전의 흔한 맹점이라 할 수 있는, 무조건적인 자기 긍정의 흔적을 공들여 걷어냈기 때문일 것이다.

▣ 작가 소개

저 : 이이화

Lee E-Hwa,李離和
50여 년간 역사 탐구와 저술에만 몰두해 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역사학자. 1937년 주역의 대가인 야산(也山) 이달(李達)의 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자녀들에게 주역의 팔괘에 따라 이름을 붙여주었는데 그에게는 이괘(離卦)의 이(離)자로 지어주었고, 화(和)는 돌림자이다. 대구에서 태어나 해방되기 3년 전에 익산으로 이사와 살다가 1945년부터 아버지를 따라 대둔산에 들어가 한문공부를 하였으며, 열 여섯 살 되던 해에 학교를 다니려고 가출하여 부산, 여수, 광주 등지에서 고학하였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따라 대둔산에 들어가 종일토록 꿇어앉아 한학을 배우던 그는 열여섯 살에 집을 뛰쳐나와 부산과 광주 등지에서 혼자 힘으로 학교를 다녔다. 광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 올라온 그는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에서 김주영, 천승세, 이근배, 홍기삼과 떠들썩한 문학청년 시절을 보내던 중 한국학에 더 매력을 느껴 작가의 꿈을 접고 역사가의 길로 방향을 돌렸다.

서울에 올라와 대학에 다니며 문학에 열중하기도 했으나 한국학에 더 매력을 느껴 중퇴하고 역사 분야로 방향을 돌렸다. 그는 한국의 지역갈등과 전통적 신분질서를 타파하는 글을 쓰면서 민족사, 생활사, 민중사를 복원하는 데 열정을 기울였으며 오늘의 관점에서 역사인물을 재평가하는 역사의 현재화, 재미있고 쉬운 문체로 일반에게 다가가는 역사의 대중화에 공헌하였다.

민족문화추진회, 서울대 규장각 등에 봉직하였고, 성심여대 등에서 역사학도들을 지도하였고, 서원대학교 석좌교수를 지냈니다. 특히 역사문제연구소 소장, 『역사비평』 편집인으로서 근현대사 연구를 위한 사업에 동참했으며, 동학농민전쟁 100주년 사업을 주도하였다. 현재는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과 고구려역사문화보전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전 22권의 방대한 분량으로 저술해낸 우리 나라 5천년의 통사『한국사 이야기』를 비롯해 『동학농민전쟁 인물열전』『이야기 한국 인물사』『조선후기 정치사상과 사회변동』『한국의 파벌』『허균』『우리 겨레의 전통생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리니』 등이 있으며, 편서로 『동학농민전쟁 사료총서』(30권)가 있다.

또한, 우리나라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어떻게 고난을 겪었는지를 따져보는 역사책을 쉽게 풀어 써왔다. 그 결과 『한국사 이야기』 22권과 『만화 한국사』 10권 등을 펴냈다. 또 『찬란했던 700년 역사, 고구려』 『해동성국 발해』 『녹두장군 전봉준』 등 청소년의 읽을거리 책도 지었다.

▣ 주요 목차

머리글 _ 진솔함과 자기 과시의 차이

1장 아버지에게 한문을 배우다
가출 / 아버지 야산 이달 선생 / 역사 공부의 밑천이 된 한문을 배우다

2장 고학의 길
소설을 읽으며 꿈꾼 새로운 세상 / 고아원 생활 / 유일학 학력증서, 광주고 졸업장 / 짧은 대학생활 / 고단했던 밥벌이

3장 편집자에서 한국사 집필가로
번듯한 학사과정, 동아일보사 임시직 시절 / 학계에 데뷔하다

4장 대중 속으로 들어간 역사학
일반 독자들이 읽을 역사 글을 쓰다 / 서울대 규장각 시절 / 10.26과 서울의 봄 / 아치울에 정착하다 / 대중들과 함께 호흡한 역사기행?역사강좌

5장 역사문제연구소와 《역사비평》
신군부 독재에 맞선 ‘역사문제연구소’ 발족 / 《역사비평》을 창간하다 / 6월 항쟁 이후의 변화들

6장 한국사의 흔적을 찾아서, 미개척지 중국 답사
한국사의 미개척지, 수교 전인 중국 답사 / 박완서, 송우혜 선행과 함께한 두 번째 중국 답사 /‘조선의용군’의 흔적을 찾아나선 중국 서쪽 답사 / 실록 사건과 세 번째 중국 답사

7장 동학 농민국의 역사를 재조명하다
동학농민전쟁 백주년 기념사업 추진 ‘선봉장’ 맡아 / 동학군을 재조명한 실질적 주역, 향토사학자들 /
동학농민혁명 100돌 사업의 성과 /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의 출범

8장 민족, 민중을 중심에 둔 첫 ‘한국사 이야기’
평생의 소원, 한국통사 집필 / 고대사와 고려사를 각 4권으로 출간하다 / 집필의 피로를 덜어준 문밖 나들이 / 10년의 결실, 22권의 한국통사 완간

9장 고구려사 보전과 과거사 청산
고구려사 지키기와 동북공정 / 남북학자들이 함께한 고려사 학술토론 / 과거사 청산의 중심, 민간인 학살 문제 / 과거사 정리법 통과와 한계

10장 역사의 현장에서
통합민주당 공천 심사에 참여하다 / 촛불의 현장에서 /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몸을 싣다 / 압록강·두만강 국경지대 탐방 / 친일 문제와 국치 100년

에필로그 _ 남기고 싶은 가족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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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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