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노자(老子) [도덕경(道德經)]에 대하여
노자의 저서를 흔히 [도덕경]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상편(上篇)의 제1장 첫머리에서 “도(道)라고 불리는 도는 참다운 도가 아니고, 이름으로 불리는 이름은 변함없는 이름이 아니다. 이름조차 없음은 하늘과 땅의 시작이고, 이름이 있음은 만물의 어머니이다.” 라는 제1장의 도(道)와, 하편(下篇)의 제38장 첫머리에서 “뛰어난 덕(德)을 지닌 사람은 덕을 마음에 두지 않기 때문에 덕을 지니게 된다. 그러나 덕이 적은 사람은 덕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기 때문에 덕이 없게 마련이다. 뛰어난 덕을 지닌 사람은 하는 바가 없으니 인위적인 데가 없고, 덕이 적은 사람은 억지로 하여 인위적인 데가 있다.”
라고 덕(德)을 말하여 [도덕경]이라 불린다.
노자는 주 왕조(周王朝) 시대에 큰 덕을 지닌 숨은 군자(君子)였다. 그런데 어떤 임금 시대에 살았었는지 아직도 확실하지 않다.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에 의하면 노자는 초(楚)나라의 고현(苦縣) 여향(鄕) 곡인리(曲仁里) 사람이다. 성은 이(李), 이름은 이(耳), 자(字)는 백양(伯陽)이고 시호는 담(聃)이다.
史記에 나온 대로 공자(孔子)가 노자에게 예(禮)를 물은 것이 사실이라면 노자는 공자와 시대를 같이하는 인물이 된다. 그러나 노자는 춘추시대(春秋時代) 이전 사람이 아니라 공자보다 뒤에 나왔고 맹자(孟子)보다 얼마 앞서지 않은 시대의 사람으로, 이미 선유(先儒)들이 자세히 밝힌 바이므로 여기에서는 덧붙여 말하지 않겠다.
예부터 노자의 [도덕경]을 주해(註解)한 사람들은 아주 많았으며 그중에서도 장자(莊子)는 노자의 사상을 크게 발전시켜 지금도 노장 사상(老莊思想)이라고 일컫고 있다. 열자(列子) 또한 노자의 말을 많이 인용하여 그 뜻을 발전시켰다. 또 한비자(韓非子)는 그의 저서에 해로편(解老篇)과 유로편(喩老篇)을 지어 넣을 정도였다. 그는 해로편(解老篇) 첫머리에서,
“덕(德)이란 내면적인 것이고 이득이란 외부적인 것이다. ‘으뜸가는 덕은 덕으로 여기지 않는다.’고 한 노자의 말은 덕의 신묘함이 외부의 사물에 의하여 혼란되지 않음을 말한다.”
라고 하였고 이어서,
“대저 덕(德)이란 무위(無爲)로써 모여들고, 무욕(無欲)으로써 이루어지며, 생각하지 않음으로써 안정되고, 쓰지 않음으로써 굳어진다.”
라고 하였다. 또 인(仁)에 대하여는,
“인(仁)이란 마음속으로부터 기꺼이 남을 사랑함을 이르는 말이다. 남을 사랑하면 복을 받고, 남을 미워하면 재앙을 받는다.”
고 하였으며 도(道)에 대하여는,
“도(道)란 만물이 그렇게 된 곳이며 모든 이치가 머무는 곳이다. 이치란 사물이 이루어지는 근거이며, 도(道)란 만물이 이루어지는 까닭이다.”
라고 하였다.
또 유로편(喩老篇)에서는 이렇게 말하였다.
“형체가 있는 것으로 큰 것은 반드시 작은 것에서 일어났고, 오래 행한 것으로 많은 것은 반드시 적은 데서 일어났다. 그러므로 노자는 ‘천하의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일에서 일어났고, 천하의 큰 일은 반드시 작은 일로부터 일어났다.’고 말한 것이다.”
또 회남자(淮南子)에도 노자의 말을 부연한 사례가 많다. 당(唐)나라에 이르러서는 노자를 추증하여 ‘태상현원황제(太上玄元皇帝)’라고 하였으며 노자의 [도덕경]을 과거 시험에 출제하였고 현종(玄宗) 자신이 이 책에 주를 달아 집집마다 간직하게 했다. 또한 당나라 임금의 성(姓)이 이씨(李氏)라 노자에게 대성조(大聖祖)라는 존호(尊號)를 추증하고 숭원관(崇元館)을 두어 노자를 숭배하였다. 또 송(宋)나라에 이르러서는 박사(博士)를 두어 이 도덕경을 강의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며, 소철(蘇轍)과 임희일(林希逸) 등은 주를 달았다. 이때부터 원(元), 명(明), 청(淸)나라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노자의 도덕경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나고 있으며 이제야말로 동양 철학(東洋哲學)의 대종(大宗)을 이루는 노자의 도덕경을 학자(學者)라면 반드시 읽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노자는 ‘형체 없는 형체를 보고, 소리 없는 소리를 듣는 것’을 중국에서 최초로 가르친 철인(哲人)이다. 노자는 제38장에서,
“그러므로 도(道)를 잃은 뒤에 덕(德)이 생겨나고, 덕을 잃은 뒤에 인(仁)이 생겨나고, 인을 잃은 뒤에 의(義)가 생겨나고, 의를 잃은 뒤에 예(禮)가 생겨난 것이다.”
고 말하여 유교(儒敎)에서 덕목으로 여기는 인의예지(仁義禮智)를 극력 반대하였다.
노자는 또 제8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최고의 선(善)은 물과 같다. 물은 능히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 처한다. 그러므로 도(道)에 가까운 것이다.”
또 제14장에서는 이렇게 말하였다.
“도(道)는 그것을 보려 해도 보이지 않는지라 이름 하여 빛깔 없는 것이라 하고, 그것을 들으려 해도 들리지 않는지라 이름 하여 소리 없는 것이라 하고, 그것을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는지라 이름 하여 형체 없는 것이라 한다. 이 세 가지로는 도(道)의 본체를 파악할 수 없다. 그러므로 도(道)란 이 세 가지가 뒤섞여 하나가 된 것이다.”
노자는 또 제67장에서 이렇게 말한다.
“세상에서는 모두 나를 크기는 하되 어리석은 것 같다고 말한다. 대저 크기 때문에 어리석어 보이는 것이다. 만일 똑똑하다면 오래 전부터 작았을 것이다.
나에게는 세 가지 보배가 있어 그것을 소중히 지니고 있다. 첫째는 인자함이요, 둘째는 검소함이요, 셋째는 감히 천하에 앞서지 않음이다.”
노자는 또 제6장에서 이렇게 말한다.
“골짜기 귀신은 죽는 일이 없으니 이를 일러 검은 암컷이라고 한다. 검은 암컷의 문이야말로 하늘과 땅을 낳은 생명의 근원이라고 말한다. 태고부터 계속 되어 왔건만 아무리 써도 지칠 줄 모른다.”
노자는 또 제25장에서 이렇게 말한다.
“뒤엉킨 한 사물이 있어 하늘과 땅보다 먼저 생겨났는데, 고요하고 쓸쓸하여 소리도 없고 형체도 없건만 홀로 우뚝 서서 영원히 변함이 없으며 모든 것에 두루 행하여 잠시도 그침이 없으니 가히 천하 만물의 어머니라 하겠다.”
또 제76장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이 태어날 때는 부드럽고 약하나 죽을 때는 굳고 강해진다. 풀과 나무도 태어날 때는 부드럽고 연하나 죽을 때는 말라서 딱딱해진다. 그러므로 굳고 강한 것은 죽음의 무리이고, 부드럽고 약한 것은 삶의 무리이다.”
이상에서 예로 든 글들을 요약해서 말한다면 노자의 사상은 그윽하고도 심오하여 그 깊이를 헤아리기 어렵다 하겠다. 원래 노자의 사상은 하늘과 땅보다 먼저 생겨난 ‘형체도 없고 소리조차 없는’ 허무 자연(虛無自然)의 도(道)에 대해 깊이 연구하고 있다. 노자는 특히 사람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을 택하는 물과, 부드럽고 약하면서도 능히 거세고 강한 수컷을 이겨내는 암컷과, 소박한 통나무와, 낮은 곳에 있는 골짜기를 좋아한 것 같다. 만물을 이롭게 하되 다투지 않는 물, 바위를 깎아 자갈이나 작은 모래로 만드는 물, 가두어 놓으면 갇혀 있고 둥근 그릇에 담으면 둥근 모양으로 있는 물, 그러면서도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낮은 곳으로만 흘러가는 물, 그래서 노자는 물을 좋아하였다.
태어날 때는 부드럽고 약하지만 쥐는 손의 힘이 무섭고, 종일 울어대도 목쉬지 않는 어린이들을 노자는 좋아했고, 어릴 때는 부드럽고 연하지만 가을철이 되면 굳어지고 딱딱해지는 풀과 나뭇가지들을 노자는 좋아했으며, 부드럽고 약하고 아래에 있으면서도 거세고 강한 수컷을 능히 이겨내는 암컷을 노자는 몹시 좋아했으며, 소박한 통나무를 좋아하고 항상 낮은 곳에 있는 골짜기를 좋아했던 것이다.
노자가 유토피아로 삼고 있던 제80장을 소개한다.
“작은 나라에 적은 수의 백성, 뛰어난 재능이 있어도 사용하지 못하게 하며, 백성들로 하여금 죽음을 중히 여기고, 멀리 이사가지 못하게 해야 한다.
비록 배와 수레가 있어도 타고 갈 곳이 없고, 갑옷과 무기가 있어도 진을 칠 곳이 없으며, 백성들로 하여금 다시 매듭지은 끈을 사용토록 해야 한다.
자신의 음식을 달게 여기게 하고, 자신의 옷을 아름답게 여기게 하고, 자신의 거처를 편안히 여기게 하고, 자신의 풍속을 즐겁게 여기게 해야 한다.
이웃 나라가 서로 바라보이고 닭과 개가 짖는 소리가 들려도 백성들이 늙어 죽을 때까지 서로 왕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노자(老子) [도덕경(道德經)]에 대하여
노자의 저서를 흔히 [도덕경]이라고 부른다. 이것은 상편(上篇)의 제1장 첫머리에서 “도(道)라고 불리는 도는 참다운 도가 아니고, 이름으로 불리는 이름은 변함없는 이름이 아니다. 이름조차 없음은 하늘과 땅의 시작이고, 이름이 있음은 만물의 어머니이다.” 라는 제1장의 도(道)와, 하편(下篇)의 제38장 첫머리에서 “뛰어난 덕(德)을 지닌 사람은 덕을 마음에 두지 않기 때문에 덕을 지니게 된다. 그러나 덕이 적은 사람은 덕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기 때문에 덕이 없게 마련이다. 뛰어난 덕을 지닌 사람은 하는 바가 없으니 인위적인 데가 없고, 덕이 적은 사람은 억지로 하여 인위적인 데가 있다.”
라고 덕(德)을 말하여 [도덕경]이라 불린다.
노자는 주 왕조(周王朝) 시대에 큰 덕을 지닌 숨은 군자(君子)였다. 그런데 어떤 임금 시대에 살았었는지 아직도 확실하지 않다.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에 의하면 노자는 초(楚)나라의 고현(苦縣) 여향(鄕) 곡인리(曲仁里) 사람이다. 성은 이(李), 이름은 이(耳), 자(字)는 백양(伯陽)이고 시호는 담(聃)이다.
史記에 나온 대로 공자(孔子)가 노자에게 예(禮)를 물은 것이 사실이라면 노자는 공자와 시대를 같이하는 인물이 된다. 그러나 노자는 춘추시대(春秋時代) 이전 사람이 아니라 공자보다 뒤에 나왔고 맹자(孟子)보다 얼마 앞서지 않은 시대의 사람으로, 이미 선유(先儒)들이 자세히 밝힌 바이므로 여기에서는 덧붙여 말하지 않겠다.
예부터 노자의 [도덕경]을 주해(註解)한 사람들은 아주 많았으며 그중에서도 장자(莊子)는 노자의 사상을 크게 발전시켜 지금도 노장 사상(老莊思想)이라고 일컫고 있다. 열자(列子) 또한 노자의 말을 많이 인용하여 그 뜻을 발전시켰다. 또 한비자(韓非子)는 그의 저서에 해로편(解老篇)과 유로편(喩老篇)을 지어 넣을 정도였다. 그는 해로편(解老篇) 첫머리에서,
“덕(德)이란 내면적인 것이고 이득이란 외부적인 것이다. ‘으뜸가는 덕은 덕으로 여기지 않는다.’고 한 노자의 말은 덕의 신묘함이 외부의 사물에 의하여 혼란되지 않음을 말한다.”
라고 하였고 이어서,
“대저 덕(德)이란 무위(無爲)로써 모여들고, 무욕(無欲)으로써 이루어지며, 생각하지 않음으로써 안정되고, 쓰지 않음으로써 굳어진다.”
라고 하였다. 또 인(仁)에 대하여는,
“인(仁)이란 마음속으로부터 기꺼이 남을 사랑함을 이르는 말이다. 남을 사랑하면 복을 받고, 남을 미워하면 재앙을 받는다.”
고 하였으며 도(道)에 대하여는,
“도(道)란 만물이 그렇게 된 곳이며 모든 이치가 머무는 곳이다. 이치란 사물이 이루어지는 근거이며, 도(道)란 만물이 이루어지는 까닭이다.”
라고 하였다.
또 유로편(喩老篇)에서는 이렇게 말하였다.
“형체가 있는 것으로 큰 것은 반드시 작은 것에서 일어났고, 오래 행한 것으로 많은 것은 반드시 적은 데서 일어났다. 그러므로 노자는 ‘천하의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일에서 일어났고, 천하의 큰 일은 반드시 작은 일로부터 일어났다.’고 말한 것이다.”
또 회남자(淮南子)에도 노자의 말을 부연한 사례가 많다. 당(唐)나라에 이르러서는 노자를 추증하여 ‘태상현원황제(太上玄元皇帝)’라고 하였으며 노자의 [도덕경]을 과거 시험에 출제하였고 현종(玄宗) 자신이 이 책에 주를 달아 집집마다 간직하게 했다. 또한 당나라 임금의 성(姓)이 이씨(李氏)라 노자에게 대성조(大聖祖)라는 존호(尊號)를 추증하고 숭원관(崇元館)을 두어 노자를 숭배하였다. 또 송(宋)나라에 이르러서는 박사(博士)를 두어 이 도덕경을 강의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며, 소철(蘇轍)과 임희일(林希逸) 등은 주를 달았다. 이때부터 원(元), 명(明), 청(淸)나라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노자의 도덕경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나고 있으며 이제야말로 동양 철학(東洋哲學)의 대종(大宗)을 이루는 노자의 도덕경을 학자(學者)라면 반드시 읽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노자는 ‘형체 없는 형체를 보고, 소리 없는 소리를 듣는 것’을 중국에서 최초로 가르친 철인(哲人)이다. 노자는 제38장에서,
“그러므로 도(道)를 잃은 뒤에 덕(德)이 생겨나고, 덕을 잃은 뒤에 인(仁)이 생겨나고, 인을 잃은 뒤에 의(義)가 생겨나고, 의를 잃은 뒤에 예(禮)가 생겨난 것이다.”
고 말하여 유교(儒敎)에서 덕목으로 여기는 인의예지(仁義禮智)를 극력 반대하였다.
노자는 또 제8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최고의 선(善)은 물과 같다. 물은 능히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에 처한다. 그러므로 도(道)에 가까운 것이다.”
또 제14장에서는 이렇게 말하였다.
“도(道)는 그것을 보려 해도 보이지 않는지라 이름 하여 빛깔 없는 것이라 하고, 그것을 들으려 해도 들리지 않는지라 이름 하여 소리 없는 것이라 하고, 그것을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는지라 이름 하여 형체 없는 것이라 한다. 이 세 가지로는 도(道)의 본체를 파악할 수 없다. 그러므로 도(道)란 이 세 가지가 뒤섞여 하나가 된 것이다.”
노자는 또 제67장에서 이렇게 말한다.
“세상에서는 모두 나를 크기는 하되 어리석은 것 같다고 말한다. 대저 크기 때문에 어리석어 보이는 것이다. 만일 똑똑하다면 오래 전부터 작았을 것이다.
나에게는 세 가지 보배가 있어 그것을 소중히 지니고 있다. 첫째는 인자함이요, 둘째는 검소함이요, 셋째는 감히 천하에 앞서지 않음이다.”
노자는 또 제6장에서 이렇게 말한다.
“골짜기 귀신은 죽는 일이 없으니 이를 일러 검은 암컷이라고 한다. 검은 암컷의 문이야말로 하늘과 땅을 낳은 생명의 근원이라고 말한다. 태고부터 계속 되어 왔건만 아무리 써도 지칠 줄 모른다.”
노자는 또 제25장에서 이렇게 말한다.
“뒤엉킨 한 사물이 있어 하늘과 땅보다 먼저 생겨났는데, 고요하고 쓸쓸하여 소리도 없고 형체도 없건만 홀로 우뚝 서서 영원히 변함이 없으며 모든 것에 두루 행하여 잠시도 그침이 없으니 가히 천하 만물의 어머니라 하겠다.”
또 제76장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이 태어날 때는 부드럽고 약하나 죽을 때는 굳고 강해진다. 풀과 나무도 태어날 때는 부드럽고 연하나 죽을 때는 말라서 딱딱해진다. 그러므로 굳고 강한 것은 죽음의 무리이고, 부드럽고 약한 것은 삶의 무리이다.”
이상에서 예로 든 글들을 요약해서 말한다면 노자의 사상은 그윽하고도 심오하여 그 깊이를 헤아리기 어렵다 하겠다. 원래 노자의 사상은 하늘과 땅보다 먼저 생겨난 ‘형체도 없고 소리조차 없는’ 허무 자연(虛無自然)의 도(道)에 대해 깊이 연구하고 있다. 노자는 특히 사람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을 택하는 물과, 부드럽고 약하면서도 능히 거세고 강한 수컷을 이겨내는 암컷과, 소박한 통나무와, 낮은 곳에 있는 골짜기를 좋아한 것 같다. 만물을 이롭게 하되 다투지 않는 물, 바위를 깎아 자갈이나 작은 모래로 만드는 물, 가두어 놓으면 갇혀 있고 둥근 그릇에 담으면 둥근 모양으로 있는 물, 그러면서도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낮은 곳으로만 흘러가는 물, 그래서 노자는 물을 좋아하였다.
태어날 때는 부드럽고 약하지만 쥐는 손의 힘이 무섭고, 종일 울어대도 목쉬지 않는 어린이들을 노자는 좋아했고, 어릴 때는 부드럽고 연하지만 가을철이 되면 굳어지고 딱딱해지는 풀과 나뭇가지들을 노자는 좋아했으며, 부드럽고 약하고 아래에 있으면서도 거세고 강한 수컷을 능히 이겨내는 암컷을 노자는 몹시 좋아했으며, 소박한 통나무를 좋아하고 항상 낮은 곳에 있는 골짜기를 좋아했던 것이다.
노자가 유토피아로 삼고 있던 제80장을 소개한다.
“작은 나라에 적은 수의 백성, 뛰어난 재능이 있어도 사용하지 못하게 하며, 백성들로 하여금 죽음을 중히 여기고, 멀리 이사가지 못하게 해야 한다.
비록 배와 수레가 있어도 타고 갈 곳이 없고, 갑옷과 무기가 있어도 진을 칠 곳이 없으며, 백성들로 하여금 다시 매듭지은 끈을 사용토록 해야 한다.
자신의 음식을 달게 여기게 하고, 자신의 옷을 아름답게 여기게 하고, 자신의 거처를 편안히 여기게 하고, 자신의 풍속을 즐겁게 여기게 해야 한다.
이웃 나라가 서로 바라보이고 닭과 개가 짖는 소리가 들려도 백성들이 늙어 죽을 때까지 서로 왕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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