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죽음의 역사

고객평점
저자엘라니 킹
출판사항사람의무늬, 발행일:2011/08/12
형태사항p.302 국판:23
매장위치사회과학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79868838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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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죽는다는 건 참으로 지루하고도 쓸쓸한 일이야.
가능하면 엮이지 않는 편이 좋을 거야.”

흡입력 있는 당돌한 문체,죽음에 대한 유쾌한 수다!

“인생에서 유일하게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죽음과 세금뿐이다.”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데이비드 실즈 지음, 문학동네, 2010)라는 책 제목처럼, 우리는 모두 언젠가 죽는다. 그 ‘언젠가’가 정확하게 ‘언제’인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죽는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이에 관해서 마크 트웨인은 “죽음은 훌륭한 평등주의자”라는 말을 남긴 바 있다. 그렇다고 해도 죽음은 민주주의자는 아닐 것이며, 모든 사람이 동일한 죽음을 경험하는 것은 아니다. 죽음은 사실 우리 각각의 삶만큼 독창적일 수 있고, 그 사회의 역사 및 문화적 배경에 따라 각자 다른 방식으로 실현된다. 따라서 죽음의 역사를 이해한다는 것은 보다 넓은 의미의 역사적 이해로 재해석될 수 있다.

흥미로운 죽음의 역사를 한 권에!
『거의 모든 죽음의 역사』는 사망 진단에서부터 매장과 장례, 추모 문화, 시신 보존 방식에 이르기까지 죽음이라는 개념에서 파생된 다소 무거울 수 있는 각각의 주제를 생동감 있게 풀어나가고 있다. 이제는 영화에나 등장하는 미라가 한때 특효 약제로 활용되었다는 사실이 선뜻 이해가 되는가? 시신을 먹는 풍습이 단순한 식인 행위가 아니라 고인에 대한 일종의 애틋함과 존경의 표시인 종족인 있다면 믿기는가? 사후 섣불리 입관 및 매장된 탓에 관 속에서 혹시나 숨이 붙어 있을 가능성에 대해 조금이라도 생각해보았는가? 그런 가능성 때문에 행여 고인이 관 속에서 깨어날까 무덤이나 시체 안치소를 지키던 관리인이 있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또 과학 수사나 시신 보존에 관한 문제는 우리에게 여전히 낯선 영역인가?
이처럼 이 책은 죽음이라는 평범한 개념과 연관되어 있지만 한편으로 꽤 새롭게 다가오는 주제들을 넓은 시선으로 꼼꼼히 다루고 있다. 칙칙한 잿빛을 띠던 죽음의 영역이 다양한 빛깔로 재탄생하는 순간이다. 이제 죽음이라는 세계를 향해 가져왔던 무거운 눈초리와 불안한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 유쾌한 입담꾼이 풀어내는 죽음의 또 다른 이면에 주목해보자. 지루했던 역사 시간보다 훨씬 재미있고, 터무니없는 공상 과학소설보다 한결 친숙하게 다가올 여정이 곧 시작된다.

죽는다는 건 참으로 지루하고도 쓸쓸한 일이야.
서머싯 몸은 임종 당시 조카에게 “죽는다는 건 참으로 지루하고도 쓸쓸한 일이야. 가능하면 엮이지 않는 편이 좋을 꺼야.”라고 말했다. 누구도 죽음을 피해갈 수 없다. 그러나 죽음이 항상 따분하고 적적한 것은 아니다. 사실 죽음은 윤리와 경제, 종교, 법률, 오락, 기술 분야를 아우르며 곳곳에서 다양한 접목 형태를 보인다. 살아가는 일과 마찬가지로 죽음에도 종종 모험적 요소가 수반될 수 있다.

두렵지만 너무나 궁금한,
죽음에의 고찰

사망 진단의 문제점과 생매장에 대한 공포
“생매장에 대한 공포는 인류의 가장 근원적인 두려움에 해당합니다. 산 채로 땅속에 묻히는 장면을 생각하기만 해도 오싹한 전율이 느껴지고 심장은 빨리 뛰지요. 고대의 여러 문서에서도 사망 선고가 내려지고 나서 소생한 사람들에 관한 기록을 찾아볼 수 있으며, 화장대에 뉘인 다음에야 의식이 돌아와 끔찍하게도 산 채로 화장되어야 했던 사례를 담은 문건도 다수 존재합니다.”

생매장에 대한 두려움은 사망 시 심장에 구멍을 내거나 경동맥을 절단한 후 매장하도록 유언을 남기기도 했다. 나아가서 관 속에 종일 흔들어 살아날 때를 대비하거나 사다리를 장착하기도 했다. 심지어 독일에서는 시체 대기 안치소를 마련했는데, 시체가 부패하기 전까지는 매장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조기 매장에 대한 공포는 대개 사망 진단 과정의 어려움으로 인한 것이다. 콜레라, 장티푸스 등의 질병은 현대 의학이 발전하기 전까지 유럽에서 흔하게 발병했으며, 사망 징후로 간주되는 혼수상태나 심장박동 및 체온 저하를 동반함에 따라 전문의들조차 진단에 혼돈을 느꼈다.
따라서 사망을 진단하고 사망 징후를 보이는 환자를 되살리기 위한 다양한 검사법이 개발되었다. 때때로 유두를 꼬집거나(니플 핀처) 담배를 이용한 관장법 등 다소 엽기적인 방법들이 사용되기도 했다. 19세기 중반에 이르러서야 유럽의 병리학자들은 인체에서 관찰되는 변화를 세 단계로 나누어 사망을 진단했다. 첫 번째 단계는 사후 강직으로, 사망 시점에서 한 시간 안에 신체 근육이 점차 뻣뻣하게 굳는 현상이다. 두 번째는 사후 냉각, 시신이 서서히 차가워지는 것을 뜻한다. 마지막 단계는 시반, 즉 신체에서 납빛에 가까운 적자색 반점이 관찰되는 현상이다.

안식을 방해하는 시신 활용
“1901년 링컨 대통령의 아들은 부친의 시신 보호를 위해 엄격한 조치가 단행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당시 링컨의 시신을 약탈하여 몸값을 요구하려고 시도한 사건이 이미 한 번 발생했으나 다행히 2만 달러의 몸값 요구는 무산되었다. (……) 이런 일을 겪자 로버트는 부친의 관을 철근으로 둘러싸고 지하 3미터 아래에 매장했으며, 그것도 모자란 듯 수십 톤의 시멘트가 덮인 대리석 선관에 안치했다.”

죽음은 최후의 안식처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 각종 범죄 행위와 문화적 관습, 정치적 사건, 법정 판결 그리고 흡혈귀와 관련된 온갖 미신 등으로 망자가 안식처에 머물지 못하고 묘지가 파헤쳐지거나 이장(移葬)되는 경우는 흔했다. 시체의 치아나 인체 기관을 척출하기 위한 의학적 연구용 시체 도굴이 성행하자, 부유층들은 돈을 모아 묘지에 초소를 세우거나 램프를 배치함으로써 시신 약탈자의 도굴을 막고자 애썼다. 사체가 이승의 삶에 편의를 제공한 역사는 꽤 길다. 중세에는 환자에게 사람의 피를 마시게 하거나 두개골을 빻은 가루를 먹게 하는 등 거의 식인에 가까운 풍습이 성행했고, 처형된 범죄자의 잘린 손가락으로 자기 몸을 애무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외에도 시신은 해부 모델로 활용되거나, 물감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오늘날에는 장기와 조직을 이식 수술에 쓰거나 콜라겐 등 미용 제품에 이용하기도 한다.

놀라운 미라 제작 기술
방부 처리라고 하면 대개 붕대로 친친 감긴 고대 이집트 미라의 이미지를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 이런 방식으로 시신을 보존하려 한 시도는 이집트인이 처음은 아니었다.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 칠레의 친초로 부족 역시 이보다 앞서 방부 처리를 시도했다. 이집트에서는 내세를 떠도는 망자의 영혼이 부패하지 않고 고이 보존된 육신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기원하며 방부 처리를 했다. 그런가 하면 친초로 부족은 애틋한 이와 작별하는 것을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해 방추 처리를 했다. 다양한 이유가 상관없이 각 문화권에서 방부 처리 방식과 기법은 다양하게 발전했고, 그 양상이 기이하기까지 하다.
폰 하겐스는 인체 표본화 기법을 고안한 사람으로 폰 하겐스의 유명한 전시회 [인체의 신비전]에 발을 들여놓으면 역동적 자세를 취하는 여러 인체 모형과 맞닥뜨리게 된다. 그는 진공 기술을 이용해 실리콘이나 에폭시 수지 등을 이용해 부패를 막았는데, 이는 해부학 표본을 보존시켜 학습 및 교육용으로 이용되었다. 가톨릭에서는 망자의 존엄성을 모독한다는 이유로, 그를 비난하기도 했다.
어쨌든 부패 방지나 미라 제작 등 망자를 기리기 위한 온갖 조치가 아무리 훌륭하다 할지라도, 잡초가 무성하게 우거진 초라한 묘석 사이를 거니노라면 생전에 주변인들에게 애틋했던 고인이 가장 가까웠던 사람들에게서도 얼마나 빨리 잊히는지 금세 깨닫게 된다. 이집트 미라는 3,000년 동안 보존을 목표로 방부 처리되었으나 다수는 얼마 지나지 않아 후대인들에게 약제나 물감(머미 브라운색 안료)으로 사용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단지 오락거리로 해부되거나 빅토리아풍 미술 소재로 전락하기도 했다. 나아가 도시 정화를 목표로 불태워진 적도 있다. 우리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머물지 못하는 고인들처럼, 수많은 이집트 미라도 끝내 영생의 바람을 이루지는 못한 셈이다.

죽음의 재발견
『거의 모든 죽음의 역사』는 다사다난했던 죽음의 역사를 속속들이 파헤치며 고대는 물론 현재에도 벌어지는 기이하면서도 섬뜩한 각종 의식을 소개한다. 저자는 생물학, 윤리, 법학의 영역을 넘나들며 다양한 일화로 독자들을 매료시킨다. 오싹함을 선사하는 동시에 유쾌하고도 유익한 이 책은 최후의 금기이자 유사 이래 언제나 인간과 함께해온 죽음이라는 영역의 모든 것을 철저히 들춰내고 있다. 심지어 우리가 굳이 알고 싶지 않았던 부분까지도. 담겨 있다.
사실 죽음의 정복은 인간의 내면과 실체를 구성하는 많은 부분의 포기를 의미하기도 한다. 영생주의자들의 주장처럼 매년 자연사로 5,000만 명의 소중한 인적 자원이 소멸되는 것도 사실이다. 반면 죽음이 인류에 기여한 바도 없지 않다. 즉 죽음이라는 개념은 종교적 믿음과 예술, 건축 양식, 철학 체계, 과학적 진보의 근간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인류에게 명절과 각종 풍습, 미신 문화를 선사하기도 했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죽음의 영역은 인류의 근원적인 공포와 집착의 대상이 되어왔다. 이처럼 다채로운 의미를 선사하는 죽임이라는 미지의 땅에서 벗어나 아예 이를 무시해버린다면 인생의 의미도 그만큼 퇴색되고 말 것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멜라니 킹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와 서식스대학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했으며 지금은 전업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남편이자 작가인 로스 킹(Ross King)과 함께 옥스퍼드에 살고 있다.

역자 : 이민정
계명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했다. 통번역가로 일했으며, 특히 인문사회 분야 책에 관심이 많다. 번역에이전시에서 출판기획 및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 주요 목차

시작하는 말 : 죽음의 대안

1장 무덤에서 나는 소리
-조기 매장과 대응

2장 살아계십니까?
-사망진단의 문제점

3장 휴식을 방해하는 자
-도굴과 이장

4장 뿔뿔이 흩어진 자취들
-유해의 각 부위와 그 활용

5장 발전하는 미라 제작술
-방부 처리와 인체 표본화, 수축 기술의 합작품

6장 태고의 기술
-부패하지 않는 미라와 천연 방부

7장 지상에서 우주까지
-추모의 다각화

8장 이승과 저승의 행보, 축제와 속죄
-영혼의 구제

9장 대세는 과학 수사
-범죄와 감식

10장 죽음의 재발견
-신기술, 대안을 제시하다

참고문헌
옮긴이의 말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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