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 나무가 부르는 슬픈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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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권오삼
출판사항창작과비평사, 발행일:2011/05/30
형태사항p.157 국판:23
매장위치어린이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36441937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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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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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만은 안 돼요

와! 이제야
숙제 다 했네
일기 다 썼네
이젠 편안히
꿈나라로 갈 시간

오늘도 내 곁에서
힘들게 굴던

▣ 신문 서평

아파트 갇힌 동심에 연민의 시선

“맨 아래에서 맨 꼭대기까지/층마다 칸마다/벌통 속 벌처럼 들어 있는 사람들/오늘도 하루종일 들락날락 무얼 갖다 날랐나?”(아파트).

이 짧은 동시가 무척 많은 생각을 떠올리게 했다. 놀이터 벤치에 앉아 높다란 아파트 건물을 바라보는 아이의 시선과 마음 한구석도 그럴 것이다. 퇴근하는 아빠를 기다릴 수도, 신나게 친구들과 어울리다가 집으로 들어가는 참일 수도 있겠지만, 그 아이에게도 ‘익숙한 공간’이 ‘낯선 공간’으로 느껴지는 때가 있을 것이다.

아이에게도 단조로운 일상에서 복잡한 심사가 일 때가 있을 것이다. 아무일도 없었던 듯이 야단스럽게 집에 들어서는 아이에게도 학교에서 부닥치고, 친구들에게 치이고, 부모에게 서운했던 ‘고단한 삶’이 분명 있을 것이다.

시인 권오삼씨의 동시집 <도토리나무가 부르는 슬픈 노래>는 그렇게 도시에 사는 아이들의 일상을 소재로 다뤘다. 성장이 빠르면 사춘기도 겹치는 초등학교 고학년의 고민거리와 느낌을 섬세한 시어로 담아냈다.

아이들의 시선을 따라잡는 시인은 ‘안돼’ ‘싫어’처럼 아이들의 부정적인 말투를 따뜻하게 감싼다.“ 오늘 하루쯤은 코가 비뚤어지게 낮잠자기... 그러다가 ‘이러면 안 되지 안 돼’하고, 후다닥 잠에서 깨어나기... 아, 오늘 하루쯤은 이러는 것도 괜찮을 거야/그치?”(오늘 하루쯤).

“컴퓨터 게임 그만해라/공부 좀 해라 하시던/아빠 엄마 말씀/이젠 안녕!/더 이상 날따라 오지 마세요/꿈나라에서만은 싫어요/아셨죠!”(이곳만은 안 돼요). 어른들에게는 ‘투정’ 같아 보이는 일들에서 성숙해가는 아이들의 속마음을 읽어낸다.

도시에서 아이들이 느끼는 자연도 애틋하다. “잔디밭 위를 종종거리며 삐약삐약 애처롭게 우는 300원짜리 장난감 가여운 봄 병아리들”(봄병아리)처럼 ‘풀’, ‘서울까치’, ‘길을 가다가’,‘뿌리’등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마음조각을 시인은 놓치지 않는다. 아이들이 세상을 천진무구하게 바라보고 살았으면 하는 어른들의 바람은 그저 ‘희망사항’일 뿐이다.

“어이구 못살겠네/성미급한 사람들땜에/빨리빨리 도토리를/떨어뜨리지 않았다간/골병들어 죽겠네...저 욕심쟁이들 머리 위로/내 작고 귀여운 열매/어서어서 떨어뜨리세...”(도토리나무가 부르는 슬픈 노래 1).[2001.09.28 문화일보 오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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