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굿다운로더 캠페인에 던지는 질문
자신이 목욕하던 모습을 훔쳐보던 나무꾼에게 선녀는 두 눈을 부릅뜨며 이렇게 일갈한다. “아직도 훔쳐보는 게냐?” 굿다운로더 캠페인의 한 장면이다. 보고 싶으면 대가를 지불하고 보라는 것이다. 저작권법은 저작물에 대해 배타적이고 독점적인 권리를 인정하고 이를 침해하는 행위를 일종의 범죄 행위로 규정한다. 인터넷 펌질이나 P2P 파일 공유 및 웹하드 서비스 이용 등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저작물의 사적 이용에 대해서도 무단 복제 및 해적 행위라는 비난과 낙인이 확산되고 있다.
저작권법은 원래 저작자의 권리와 이용자의 권리를 균형 있게 보호함으로써 문화발전에 기여한다는 취지에서 생겨난 제도이다. 저작물이 가지는 재산권으로서의 권리와 공공이 저작물을 향유할 수 있는 권리가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출판 인쇄 문화의 발달과 함께 확립된 저작권 개념은 무한 복제와 가공 변형이 가능한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기술 환경의 출현에 따라 흔들리게 되었다. 배타적이고 독점적인 재산권으로서의 권리가 위협받게 되고, 저작권의 이해 당사자들은 지적 재산권으로서의 성격을 강화하고 확장하고 있다. 이 책은 18세기 영국에서 저작권 개념이 확립되던 시기에 저작권의 개념과 기한을 둘러싸고 벌어진 영구 저작권 분쟁이라는 역사적 재판을 집중 조명한다. 이를 통해 오늘날 저작권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재산권으로서의 저작권을 옹호하고, 이를 침해하는 행위를 해적질로 비난하고 있는 현실에 도전적인 질문을 던진다.
지식의 독점과 공유를 둘러싼 논쟁의 기원을 찾아서
디지털 환경에서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콘텐츠 제작사들이 법원에서 벌이는 힘겨루기와 저작권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의회에 로비를 벌이는 모습 등 현재 지적재산권을 둘러싼 분쟁 구도는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도널드슨 대 베케트 재판의 구도와 거의 판박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유사하다. 저작권 시한이 만료될 때마다 저작권법을 개정하며 이익을 방어하는 소위 ‘미키마우스법’을 비롯해 소리바다, 냅스터,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과 에이즈 치료제,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와 리눅스의 대결, 종자와 식물 품종 등에 관한 생명 특허 등을 둘러싼 논쟁은 지적재산권의 보호가 과연 누구의 이익을 보호하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 책은 18세기 영국의 법정에서 저작권을 둘러싸고 벌어진 세기의 재판을 한 편의 법정 드라마로 재구성해 보여줌으로써 저작권이 영구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기한이 정해지게 된 역사적 배경을 펼쳐 보인다. 영구 저작권을 주장하는 독점 출판업자 베케트와 해적 출판업자 도널드슨이 벌이는 치열한 법적 공방을 흥미진진하게 묘사하면서 저자는 오늘날 너무나 당연한 권리로서 인식되는 저작권이 사실상 서로 충돌하는 이해관계의 산물에 불과하며 또한 흔히 불법적인 것으로 인식되는 해적판이 문화 발전에 상당히 기여했음을 드러낸다. 저자의 권리를 방패삼아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려는 독점 세력들의 행태는 도널드슨 대 베케트 재판으로부터 2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저작권법이 탄생한 18세기 영국의 사례를 통해 저자는 저작권 및 지적재산권 문제를 ‘재산권 대 도둑질’의 구도가 아니라 ‘지식의 독점이냐, 공유냐’라는 구도로 논의함으로써 지금의 저작권 분쟁이 갖는 의미를 되짚어본다.
저작권의 탄생, 저작권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저작권법이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해적 출판업자 도널드슨과 독점 출판업자 베케트의 대립하는 이해관계와 그 배후 세력들 간의 알력, 출판 인쇄 문화의 발달, 재산권의 형성과 강화,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관계, 계몽주의와 종교개혁의 흐름, 신교의 등장과 식자율의 관계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저작권 제도라는 것이 보편타당한 것이 아니라 근대로의 전환기였던 18세기 영국이라는 특정한 시기와 장소의 역사적 산물로서 성립한 것임을 보여준다.
애초에 저작권은 저작자의 권리가 아닌 카피라이트copyright, 즉 인쇄할 권리를 뜻했다. 하지만 저작권은 저작권자의 권리를 의미하는 것으로 확대되었고, 1980년대 이후 자본주의 시장 논리가 지식과 정보에 투사되면서 저작권 제도는 창조자인 저작자의 권리를 보호한다기보다는 저작권을 확보한 저작권자, 즉 거대 문화 자본의 이익을 대변하게 되었다. 이러한 현실은 디즈니사 애니메이션의 저작권 보호 기한을 연장하기 위해 거듭 개정되어 ‘미키마우스법’이라는 조롱을 받고 있는 미국의 저작권법이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저작권법을 독점 이익을 방어하고 확장하는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2004년 한해에만 지적재산권 로열티로 513억 달러(약 60조 원)에 달하는 수입을 올렸다.
오늘날 문화 산업 혹은 문화 콘텐츠 산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인식은 개인과 기업을 넘어 국가 차원으로 확대되어가고 있고, 저작권법은 다국적 기업의 세계 시장 지배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스탠더드를 빙자하여 각국의 고유한 역사적 배경과 현실을 무시하며 미국 자본의 이해관계를 관철시키고 있다. 18세기 영국에서 공유지였던 토지를 귀족이 사유화하는 인클로저 운동이 진행됐던 것처럼, 저자는 저작권 소유자들이 문화의 영토를 사유화하면서 마치 대농원의 소유자인 양 행동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는다. 이 책은 저작권의 역사적 탄생 과정을 되짚으며, 저작권이 과연 누구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를 되묻고 있다.
책의 내용
저작권을 둘러싼 법정 투쟁, 도널드슨 대 베케트 재판
이 책은 저작권의 영구적인 독점을 꾀하는 대형 서점주들에게 도전한 ‘해적 출판업자’ 도널드슨의 법정 투쟁을 축으로 저작권법의 탄생 과정을 다루고 있다. 1774년 2월 22일, 영구 저작권을 둘러싼 세기의 분쟁이었던 도널드슨 대 베케트 재판에서 역사적인 판결이 내려진다. 당시 스코틀랜드의 시인 톰슨의 시집인 『사계절』의 출판권을 놓고 벌인 재판에서 독점 서점주가 패하고 해적 출판업자가 승리한 것이다. 당시에는 세계 최초의 저작권법으로 평가되는 앤여왕법이 있었다. 앤여왕법은 저작권자에게 인쇄의 독점권을 인정하는 대신 14년의 기한과 작가의 생존시 1회의 연장, 1710년 이전 출판물의 경우 21년의 독점권을 인정한다는 법률이었다. 독점 서점주들은 앤여왕법으로 보호되는 기간이 끝나가자 학문의 진흥을 명목으로 보호기간 연장을 의회에 청원한다. 이들은 책이란 고귀한 정신을 지닌 저자의 노력이 담겨 있는 것이므로 그 출판권을 영구적으로 인정해주는 것이 곧 저자의 인권을 지켜주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해적 출판업자 도널드슨은 천부의 재능을 독점하는 것이야말로 인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19일간의 치열한 법정공방 끝에 재판부는 결국 해적 출판업자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 재판 이후 저작권 개념은 저작권자의 권리를 인정하는 동시에 그 권리를 기한을 정해 제한하는 것으로 확립되었고, 오늘날 저작권법의 근간이 되어주고 있다.
18세기 저작권 분쟁을 생생히 재현한 한 편의 법정 시대극
저자는 이러한 저작권 분쟁 과정을 재판 서기가 법정 일지를 써내려가듯 날짜와 요일별로 기록해 당시 상황을 생생히 재현한다. 여기에는 도널드슨 측과 베케트 측 양 진영의 법률가들과 귀족들의 치밀한 논리와 팽팽한 대결 구도에 근거하여 진행되는 재판과정, 그리고 당시 가면재판을 열어 해적판을 몰아내고자 했던 독점 서점주들의 책략과 음모가 드라마틱하게 담겨 있다. 끈질긴 사투 끝에 저작권은 관습법이며 저자가 가진 권리는 영구적이라는 판결을 얻어낸 독점 서점주들과 이에 맞서 상황을 역전시키려는 도널드슨의 치밀하면서도 험난한 시나리오가 극적으로 펼쳐진다. 특히 서로 라이벌 관계에 있는 당대의 지식인과 귀족, 법률가들의 명예욕과 원한 등 사적인 관계가 저작권 분쟁을 둘러싼 재판에 개입되고, 재판 이후를 소개하는 이들의 후일담 등은 한 편의 시대극을 읽는 것처럼 흥미롭다. 저자는 도널드슨이 저작권 분쟁에서 승리를 거두기까지 19일 동안의 법정 투쟁 과정을 다양한 기록들의 증언을 통해 극적인 드라마로 구성해내고 있다.
18세기 영국의 문화적 풍경을 생생히 재현하다
이 책은 저작권 분쟁을 중심으로 책의 인쇄에서 유통, 판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던 18세기 서점의 풍경, 지금의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당대 지식인들의 활동, 최초의 세책점과 당시의 식자율, 교육 제도와 종교의 관계, 저작권 문제를 둘러싸고 일어난 런던의 ‘고든 폭동’ 등 문화사적으로 풍부한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칼뱅의 종교개혁 이후 가톨릭교에서 분리되어 나온 장로파 교회는 성서절대주의를 신봉하고 있었기 때문에 민중들에게 성서를 보급하고 읽히는 문제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했다. 장로파 교회의 성서절대주의는 교리문답서, 성서, 찬송가책 등이 이른바 해적판으로 대량생산되는 계기가 되었고, 이는 스코틀랜드 출판업의 기반이 되었다. 장로파 교회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인쇄업자가 늘어나면서 스코틀랜드에서 출판업이 융성한 것이고, 교회의 필요에 의해 생겨난 수많은 해적판들이 당시 스코틀랜드의 문예 부흥에 커다란 기여를 한 셈이다. 실제로 18세기 스코틀랜드는 근대 문명의 요람이라고 할 만큼 애덤 스미스, 데이비드 흄, 제임스 와트, 애덤 퍼거슨 등 기라성 같은 인재들을 많이 배출했다. 그 밖에도 이 책은 18세기 전반 에든버러에서 문화인으로 활동했던 시인 램지의 생애를 추적하며 산업혁명 시기 광산 노동자의 일상이나 문인들의 문예그룹 혹은 근대사회의 기초를 만든 사람들의 네트워크 등 18세기 영국의 다양한 문화적 풍경을 소개한다.
▣ 작가 소개
저 : 야마다 쇼지
山田奬治
오사카 출신의 정보학자이자 국제일본문화센터 준교수, 총합연구대학원대학 준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학에서 정보학을 전공한 후 저작권 등 지식재산권을 둘러싼 문제를 연구했으며, 인문 자료의 컴퓨터 해석이나 데이터베이스 구축, 텔레비전 광고, 무도학武道學연구 등 폭넓은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문화 자료와 화상 처리文化資料と畵像處理』(2000), 『일본 문화의 모방과 창조日本文化の模倣と創造-オリジナリティとは何か』(2002), 『모방과 창조의 다이너미즘模倣と創造のダイナミズム』(2003), 『정보의 시각情報のみかた』(2005), 『문화로서의 텔레비전 광고文化としてのテレビ·コマ一シャル』(2007) 등이 있다.
역 : 송태욱
연세대학교 국문과와 같은 대학 대학원을 졸업하고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도쿄외국어대학교 연구원을 지냈으며, 현재 연세대학교에서 강의하며 번역 일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르네상스인 김승옥』(공저)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사랑의 갈증』, 『비틀거리는 여인』, 『세설』, 『만년』, 『환상의 빛』, 『탐구 1』, 『형태의 탄생』, 『눈의 황홀』, 『윤리 21』, 『포스트콜로니얼』, 『트랜스크리틱』, 『천천히 읽기를 권함』, 『번역과 번역가들』, 『연애의 불가능성에 대하여』, 『소리의 자본주의』, 『베델의 집 사람들』, 『매혹의 인문학 사전』, 『책으로 찾아가는 유토피아』, 『핀란드 공부법』, 『빈곤론』, 『유럽 근대문학의 태동』, 『세계지도의 탄생』, 『십자군 이야기』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머리말
주요 등장인물
1장 책의 ''해적''과 독점
2장 카피라이트로 몰려드는 사람들
3장 19일간의 법정투쟁
4장 스코틀랜드 ''악덕 지식''의 계보
5장 현대에 남긴 유산
에필로그
저자의 글
해제-저작권의 재구성을 위하여
참고문헌
찾아보기
굿다운로더 캠페인에 던지는 질문
자신이 목욕하던 모습을 훔쳐보던 나무꾼에게 선녀는 두 눈을 부릅뜨며 이렇게 일갈한다. “아직도 훔쳐보는 게냐?” 굿다운로더 캠페인의 한 장면이다. 보고 싶으면 대가를 지불하고 보라는 것이다. 저작권법은 저작물에 대해 배타적이고 독점적인 권리를 인정하고 이를 침해하는 행위를 일종의 범죄 행위로 규정한다. 인터넷 펌질이나 P2P 파일 공유 및 웹하드 서비스 이용 등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저작물의 사적 이용에 대해서도 무단 복제 및 해적 행위라는 비난과 낙인이 확산되고 있다.
저작권법은 원래 저작자의 권리와 이용자의 권리를 균형 있게 보호함으로써 문화발전에 기여한다는 취지에서 생겨난 제도이다. 저작물이 가지는 재산권으로서의 권리와 공공이 저작물을 향유할 수 있는 권리가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출판 인쇄 문화의 발달과 함께 확립된 저작권 개념은 무한 복제와 가공 변형이 가능한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기술 환경의 출현에 따라 흔들리게 되었다. 배타적이고 독점적인 재산권으로서의 권리가 위협받게 되고, 저작권의 이해 당사자들은 지적 재산권으로서의 성격을 강화하고 확장하고 있다. 이 책은 18세기 영국에서 저작권 개념이 확립되던 시기에 저작권의 개념과 기한을 둘러싸고 벌어진 영구 저작권 분쟁이라는 역사적 재판을 집중 조명한다. 이를 통해 오늘날 저작권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재산권으로서의 저작권을 옹호하고, 이를 침해하는 행위를 해적질로 비난하고 있는 현실에 도전적인 질문을 던진다.
지식의 독점과 공유를 둘러싼 논쟁의 기원을 찾아서
디지털 환경에서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콘텐츠 제작사들이 법원에서 벌이는 힘겨루기와 저작권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의회에 로비를 벌이는 모습 등 현재 지적재산권을 둘러싼 분쟁 구도는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도널드슨 대 베케트 재판의 구도와 거의 판박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유사하다. 저작권 시한이 만료될 때마다 저작권법을 개정하며 이익을 방어하는 소위 ‘미키마우스법’을 비롯해 소리바다, 냅스터,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과 에이즈 치료제,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와 리눅스의 대결, 종자와 식물 품종 등에 관한 생명 특허 등을 둘러싼 논쟁은 지적재산권의 보호가 과연 누구의 이익을 보호하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 책은 18세기 영국의 법정에서 저작권을 둘러싸고 벌어진 세기의 재판을 한 편의 법정 드라마로 재구성해 보여줌으로써 저작권이 영구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기한이 정해지게 된 역사적 배경을 펼쳐 보인다. 영구 저작권을 주장하는 독점 출판업자 베케트와 해적 출판업자 도널드슨이 벌이는 치열한 법적 공방을 흥미진진하게 묘사하면서 저자는 오늘날 너무나 당연한 권리로서 인식되는 저작권이 사실상 서로 충돌하는 이해관계의 산물에 불과하며 또한 흔히 불법적인 것으로 인식되는 해적판이 문화 발전에 상당히 기여했음을 드러낸다. 저자의 권리를 방패삼아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려는 독점 세력들의 행태는 도널드슨 대 베케트 재판으로부터 2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다. 저작권법이 탄생한 18세기 영국의 사례를 통해 저자는 저작권 및 지적재산권 문제를 ‘재산권 대 도둑질’의 구도가 아니라 ‘지식의 독점이냐, 공유냐’라는 구도로 논의함으로써 지금의 저작권 분쟁이 갖는 의미를 되짚어본다.
저작권의 탄생, 저작권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저작권법이 탄생하게 된 배경에는 해적 출판업자 도널드슨과 독점 출판업자 베케트의 대립하는 이해관계와 그 배후 세력들 간의 알력, 출판 인쇄 문화의 발달, 재산권의 형성과 강화,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관계, 계몽주의와 종교개혁의 흐름, 신교의 등장과 식자율의 관계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저작권 제도라는 것이 보편타당한 것이 아니라 근대로의 전환기였던 18세기 영국이라는 특정한 시기와 장소의 역사적 산물로서 성립한 것임을 보여준다.
애초에 저작권은 저작자의 권리가 아닌 카피라이트copyright, 즉 인쇄할 권리를 뜻했다. 하지만 저작권은 저작권자의 권리를 의미하는 것으로 확대되었고, 1980년대 이후 자본주의 시장 논리가 지식과 정보에 투사되면서 저작권 제도는 창조자인 저작자의 권리를 보호한다기보다는 저작권을 확보한 저작권자, 즉 거대 문화 자본의 이익을 대변하게 되었다. 이러한 현실은 디즈니사 애니메이션의 저작권 보호 기한을 연장하기 위해 거듭 개정되어 ‘미키마우스법’이라는 조롱을 받고 있는 미국의 저작권법이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저작권법을 독점 이익을 방어하고 확장하는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2004년 한해에만 지적재산권 로열티로 513억 달러(약 60조 원)에 달하는 수입을 올렸다.
오늘날 문화 산업 혹은 문화 콘텐츠 산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인식은 개인과 기업을 넘어 국가 차원으로 확대되어가고 있고, 저작권법은 다국적 기업의 세계 시장 지배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스탠더드를 빙자하여 각국의 고유한 역사적 배경과 현실을 무시하며 미국 자본의 이해관계를 관철시키고 있다. 18세기 영국에서 공유지였던 토지를 귀족이 사유화하는 인클로저 운동이 진행됐던 것처럼, 저자는 저작권 소유자들이 문화의 영토를 사유화하면서 마치 대농원의 소유자인 양 행동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는다. 이 책은 저작권의 역사적 탄생 과정을 되짚으며, 저작권이 과연 누구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를 되묻고 있다.
책의 내용
저작권을 둘러싼 법정 투쟁, 도널드슨 대 베케트 재판
이 책은 저작권의 영구적인 독점을 꾀하는 대형 서점주들에게 도전한 ‘해적 출판업자’ 도널드슨의 법정 투쟁을 축으로 저작권법의 탄생 과정을 다루고 있다. 1774년 2월 22일, 영구 저작권을 둘러싼 세기의 분쟁이었던 도널드슨 대 베케트 재판에서 역사적인 판결이 내려진다. 당시 스코틀랜드의 시인 톰슨의 시집인 『사계절』의 출판권을 놓고 벌인 재판에서 독점 서점주가 패하고 해적 출판업자가 승리한 것이다. 당시에는 세계 최초의 저작권법으로 평가되는 앤여왕법이 있었다. 앤여왕법은 저작권자에게 인쇄의 독점권을 인정하는 대신 14년의 기한과 작가의 생존시 1회의 연장, 1710년 이전 출판물의 경우 21년의 독점권을 인정한다는 법률이었다. 독점 서점주들은 앤여왕법으로 보호되는 기간이 끝나가자 학문의 진흥을 명목으로 보호기간 연장을 의회에 청원한다. 이들은 책이란 고귀한 정신을 지닌 저자의 노력이 담겨 있는 것이므로 그 출판권을 영구적으로 인정해주는 것이 곧 저자의 인권을 지켜주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해적 출판업자 도널드슨은 천부의 재능을 독점하는 것이야말로 인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19일간의 치열한 법정공방 끝에 재판부는 결국 해적 출판업자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 재판 이후 저작권 개념은 저작권자의 권리를 인정하는 동시에 그 권리를 기한을 정해 제한하는 것으로 확립되었고, 오늘날 저작권법의 근간이 되어주고 있다.
18세기 저작권 분쟁을 생생히 재현한 한 편의 법정 시대극
저자는 이러한 저작권 분쟁 과정을 재판 서기가 법정 일지를 써내려가듯 날짜와 요일별로 기록해 당시 상황을 생생히 재현한다. 여기에는 도널드슨 측과 베케트 측 양 진영의 법률가들과 귀족들의 치밀한 논리와 팽팽한 대결 구도에 근거하여 진행되는 재판과정, 그리고 당시 가면재판을 열어 해적판을 몰아내고자 했던 독점 서점주들의 책략과 음모가 드라마틱하게 담겨 있다. 끈질긴 사투 끝에 저작권은 관습법이며 저자가 가진 권리는 영구적이라는 판결을 얻어낸 독점 서점주들과 이에 맞서 상황을 역전시키려는 도널드슨의 치밀하면서도 험난한 시나리오가 극적으로 펼쳐진다. 특히 서로 라이벌 관계에 있는 당대의 지식인과 귀족, 법률가들의 명예욕과 원한 등 사적인 관계가 저작권 분쟁을 둘러싼 재판에 개입되고, 재판 이후를 소개하는 이들의 후일담 등은 한 편의 시대극을 읽는 것처럼 흥미롭다. 저자는 도널드슨이 저작권 분쟁에서 승리를 거두기까지 19일 동안의 법정 투쟁 과정을 다양한 기록들의 증언을 통해 극적인 드라마로 구성해내고 있다.
18세기 영국의 문화적 풍경을 생생히 재현하다
이 책은 저작권 분쟁을 중심으로 책의 인쇄에서 유통, 판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던 18세기 서점의 풍경, 지금의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당대 지식인들의 활동, 최초의 세책점과 당시의 식자율, 교육 제도와 종교의 관계, 저작권 문제를 둘러싸고 일어난 런던의 ‘고든 폭동’ 등 문화사적으로 풍부한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칼뱅의 종교개혁 이후 가톨릭교에서 분리되어 나온 장로파 교회는 성서절대주의를 신봉하고 있었기 때문에 민중들에게 성서를 보급하고 읽히는 문제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했다. 장로파 교회의 성서절대주의는 교리문답서, 성서, 찬송가책 등이 이른바 해적판으로 대량생산되는 계기가 되었고, 이는 스코틀랜드 출판업의 기반이 되었다. 장로파 교회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인쇄업자가 늘어나면서 스코틀랜드에서 출판업이 융성한 것이고, 교회의 필요에 의해 생겨난 수많은 해적판들이 당시 스코틀랜드의 문예 부흥에 커다란 기여를 한 셈이다. 실제로 18세기 스코틀랜드는 근대 문명의 요람이라고 할 만큼 애덤 스미스, 데이비드 흄, 제임스 와트, 애덤 퍼거슨 등 기라성 같은 인재들을 많이 배출했다. 그 밖에도 이 책은 18세기 전반 에든버러에서 문화인으로 활동했던 시인 램지의 생애를 추적하며 산업혁명 시기 광산 노동자의 일상이나 문인들의 문예그룹 혹은 근대사회의 기초를 만든 사람들의 네트워크 등 18세기 영국의 다양한 문화적 풍경을 소개한다.
▣ 작가 소개
저 : 야마다 쇼지
山田奬治
오사카 출신의 정보학자이자 국제일본문화센터 준교수, 총합연구대학원대학 준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학에서 정보학을 전공한 후 저작권 등 지식재산권을 둘러싼 문제를 연구했으며, 인문 자료의 컴퓨터 해석이나 데이터베이스 구축, 텔레비전 광고, 무도학武道學연구 등 폭넓은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문화 자료와 화상 처리文化資料と畵像處理』(2000), 『일본 문화의 모방과 창조日本文化の模倣と創造-オリジナリティとは何か』(2002), 『모방과 창조의 다이너미즘模倣と創造のダイナミズム』(2003), 『정보의 시각情報のみかた』(2005), 『문화로서의 텔레비전 광고文化としてのテレビ·コマ一シャル』(2007) 등이 있다.
역 : 송태욱
연세대학교 국문과와 같은 대학 대학원을 졸업하고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도쿄외국어대학교 연구원을 지냈으며, 현재 연세대학교에서 강의하며 번역 일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르네상스인 김승옥』(공저)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사랑의 갈증』, 『비틀거리는 여인』, 『세설』, 『만년』, 『환상의 빛』, 『탐구 1』, 『형태의 탄생』, 『눈의 황홀』, 『윤리 21』, 『포스트콜로니얼』, 『트랜스크리틱』, 『천천히 읽기를 권함』, 『번역과 번역가들』, 『연애의 불가능성에 대하여』, 『소리의 자본주의』, 『베델의 집 사람들』, 『매혹의 인문학 사전』, 『책으로 찾아가는 유토피아』, 『핀란드 공부법』, 『빈곤론』, 『유럽 근대문학의 태동』, 『세계지도의 탄생』, 『십자군 이야기』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머리말
주요 등장인물
1장 책의 ''해적''과 독점
2장 카피라이트로 몰려드는 사람들
3장 19일간의 법정투쟁
4장 스코틀랜드 ''악덕 지식''의 계보
5장 현대에 남긴 유산
에필로그
저자의 글
해제-저작권의 재구성을 위하여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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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반품기한
- 단순 변심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7일 이내 신청
- 상품 불량/오배송인 경우 : 상품 수령 후 3개월 이내, 혹은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30일 이내 반품 신청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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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품사유 | 반품 배송비 부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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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변심 | 고객 부담이며, 최초 배송비를 포함해 왕복 배송비가 발생합니다. 또한, 도서/산간지역이거나 설치 상품을 반품하는 경우에는 배송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
고객 부담이 아닙니다. |
03. 배송상태에 따른 환불안내
진행 상태 | 결제완료 | 상품준비중 | 배송지시/배송중/배송완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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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태 | 주문 내역 확인 전 | 상품 발송 준비 중 | 상품이 택배사로 이미 발송 됨 |
환불 | 즉시환불 | 구매취소 의사전달 → 발송중지 → 환불 | 반품회수 → 반품상품 확인 → 환불 |
04. 취소방법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05. 환불시점
결제수단 | 환불시점 | 환불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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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 신용카드 승인취소 |
계좌이체 |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
계좌입금 |
휴대폰 결제 |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
포인트 |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 환불 포인트 적립 |
06. 취소반품 불가 사유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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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 |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