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동화로 읽고 작품과 함께 만나는
천재화가 이중섭 이야기
이중섭은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화가이자 현대 미술사를 대표하는 예술가이다. 그가 그린 소 그림들뿐만 아니라 닭과 게와 아이들이 어우러져 노는 그림, 가족 그림, 은종이에 그린 은지화 등은 너무나 유명하고 예술적, 역사적 가치가 높은 작품들이다. 이 안에는 우리 민족의 정신이 담겨 있고 일제 강점기와 해방, 전쟁과 분단이라는 비극이 같이하고 있으며, 한 예술가의 지독한 외로움과 그리움 그리고 불타는 예술혼이 복잡하게 뒤엉켜 있다. 그래서 여느 화가와 달리 이중섭은 작품과 함께 그가 살다 간 41년의 짧은 삶 자체가 하나의 예술로 평가받는다.
『천재화가 이중섭과 아이들』은 이중섭의 예술과도 같은 생애와 작품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게 엮은 동화이자 평전이다. 이중섭의 그림은 어린이들이 보기에도 친숙하게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또 가족을 그리워하고 아이들을 사랑했던 화가의 천진하고 순수한 삶 또한 어린이들의 맑은 심성과 맞닿아 있다. 이 책을 통해 천재화가 이중섭의 주옥 같은 작품들을 보면서 그의 미의식을 감상하고, 아울러 한 예술가로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치열하게 살았던 이중섭의 뜨거운 삶을 만나 보았으면 한다.
참고로 이 책은 1999년 아동서로는 처음으로 이중섭 이야기를 담아 반향을 일으켰던 동명의 책을 13년 만에 다시 펴낸 것으로, 화가의 작품을 아름다운 문장의 글과 더불어 좀 더 잘 감상할 수 있도록 디자인을 바꾸고 내용을 보강하였다.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이다.
고구려 고분 벽화를 보고 묵묵히 화가의 길을 간 소년 이야기
1916년 평안북도 청원군에서 태어난 이중섭은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어렸을 때부터 세심하고 차분한 성격이었는데, 평양 외가에 나가 공부를 하던 중 고구려 고분 벽화를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살아 있는 듯한 그림의 매력을 알게 된 것이다. 이중섭은 일제 강점기의 그늘 아래서 우리 민족의 예술과 전통문화에 더없는 애정을 가지고 그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이후 오산학교에 들어가 임용련 선생 밑에서 본격적으로 그림을 배우면서 사물을 깊이 관찰하고 그리는 습관을 몸에 익히며 화가로서의 장래를 생각했다. 오산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간 이중섭은 1936년 일본문화학원에서 그림 공부를 시작했다.
루오와 피카소 화풍을 뛰어넘어 자신만의 그림 세계를 만든 예술가
일본에서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던 이중섭은 매년 자유미술가협회에 작품을 출품했다. 당시 학생들에게 서양의 화가 루오와 피카소가 우상이었는데, 이중섭은 이들의 화풍을 뛰어넘은 그만의 붓터치와 그림 세계를 만들어 갔다. 〈서 있는 소〉, 〈작품〉, 〈망월〉 등 이중섭이 그린 작품들은 미술 평단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시기에 또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동반자를 만나는데, 훗날 아내가 된 야마모토 마사코(이남덕)이다. 이중섭과 마사코는 한국인과 일본인이라는 굴레를 벗어나 자유롭게 그림을 이야기하고 마음을 나누었다. 이중섭이 한국으로 돌아오자, 마사코 또한 태평양 전쟁의 위험을 무릅쓰고 한국으로 건너와 둘은 결혼을 한다.
잠시의 행복, 예기치 않은 시련의 나날들
1945년 8월 15일 해방의 기쁨도 잠시, 이중섭은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형을 잃고 얼마 안 돼 첫아들까지 병으로 잃게 된다. 그 뒤 6·25전쟁으로 인해 어머니를 고향에 두고 가족과 함께 남쪽으로 피란을 떠났다. 아내인 이남덕, 두 아들 태현과 태성을 데리고 부산에 있다가 제주도로 가 8개월간 살게 되는데, 이 제주 생활이 이중섭의 가족에게 가장 평화로웠던 시기이자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가난과 고통 속에서도 함께 모여 살면서 세상의 시름을 잊었던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감정은 이 무렵 그린 〈서귀포의 환상〉, 〈바닷가와 아이들〉 등에도 잘 표현되어 있다. 이후 이중섭은 한국에서 힘들어하는 아내와 아들들을 일본으로 보내고 홀로 부산과 대구, 서울과 통영 등을 오가며 살게 되는데, 이미 마음은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고통으로 누더기가 되어 있었다.
고통 속에서도 그림을 포기하지 않은 정직한 화공
이중섭은 가족과 다시 만날 날을 꿈꾸며 열심히 그림 그리고, 담뱃갑의 은지에 자신만의 기법으로 은지화를 그렸지만, 경제적 상황은 더 나아지지 않았다. 전시회도 성공적인 개최와 달리 그림이 팔리지 않아 가족을 만나고자 하는 희망을 접게 된다. 이즈음 정신적인 아픔과 육체적인 고통 속에서 그린 〈달과 까마귀〉, 〈투계〉, 〈흰 소〉, 〈자화상〉에는 화가의 간절한 그리움과 외로움이 가득 차 있다. 그림에 대한 고뇌, 고독과 싸우던 이중섭은 1956년 9월 영양실조와 간장염으로 홀로 세상을 마감했다. 가장 한국적인 화가이자 예술가였던 화가의 생이 끝난 것이다.
어린이들에게 가장 전하고 싶은 아름다운 화가와 작품 이야기
이중섭의 호는 대향(大鄕)으로, 말 그대로 늘 고향과 가족을 그리워했으며 우리 민족 고유의 것들을 사랑했다. 이 그리움이야말로 그림 속에서 소의 맑고 힘찬 모습으로 나타났고, 닭과 어린이들의 순수한 동심으로 그려졌으며, 은지화의 애틋한 그림으로 표현되었다. 이중섭이 살아온 불행한 시대뿐만 아니라 그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장 인간적인 정서가 그림 속에 살아 숨 쉬어 온 까닭에 작품 속에서 힘찬 슬픔과 뜨거운 애틋함이 느껴지고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전한다.
『천재화가 이중섭과 아이들』은 이중섭의 소설 같은 생애와 작품을 문학적인 감수성으로 잘 빚어 낸 책이다. 이 책을 쓴 강원희 작가는 학생 시절부터 이중섭의 작품에 매료되어 손수 자료를 찾고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면서 꼼꼼하게 글을 썼다고 한다. 또 이중섭이 학생 때부터 두터운 우정을 나누었던 구상 시인이 작고하시기 전에 쓰신 서문과 화가의 유족들 허락 아래 소개할 수 있었던 작품까지도 책의 출간 의의를 풍성하게 해 준다.
어느 때는 그림을 고민하는 화가로, 어느 때는 가족을 그리워하는 아버지로, 또 어느 때는 순수한 소년의 동심을 가진 또래 친구로, 어린이들은 이중섭의 다양한 모습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마음속에 가장 아름다운 예술가의 한 사람으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중섭은 참으로 어린이를 사랑했으며 어린이 그림을 많이 남겼습니다. 어린이와 그들의 마음이 펼치는 세계를 가장 즐기고 사랑하여서 그의 화폭은 마치 어린이 놀이터였다고나 하겠습니다. 하기는 중섭의 인품이 바로 천진, 그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말을 자칫 유치하고 바보스럽다거나 어질고 착하기만 한 일반적 의미의 선량을 떠올려서는 그의 사람됨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구태여 비교한다면 우리가 성자라고 부르는 인물들에게서 그의 지혜가 수양이나 성격의 온순만에서 온 것이라고 생각지 않듯이 인품도 저런 성질의 것이라고나 할까요? 오직 저 성자들과 중섭과의 삶의 모습과 그 자취가 다른 것은 [진]과 [선]의 수행자들은 곧고 바르기만 한 데 비해 [미]의 수행자인 그는 웃음을 떠올릴 만큼 멋들어졌다고나 하겠습니다.
-구상 시인이 작고하시기 전에 쓰신 서문 중에서-
어렵고 힘겨운 시대에도 맑고 빛나는 영혼으로 진정 예술을 사랑하고 어린이를 사랑했던 화가 이중섭 그분은 새 천년 빛의 걸음걸이로 어린이들을 향해 천천히 다가오십니다. 이 책은 어린이들에게 바치는 선물로 이중섭 미술관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땅의 어린이들이 이 책을 통해 고흐나 피카소를 이야기하기보다 먼저 우리의 화가 이중섭을 이야기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글쓴이의 말 중에서-
▣ 작가 소개
글 : 강원희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를 나왔으며 『꿈을 긷는 두레박』으로 아동문학평론 신인상 수상, 『씨앗가게』로 계몽아동문학상 동시 부문 수상, 『북청에서 온 사자』로 제1회 MBC 장편동화 대상 수상, 『잿빛 느티나무』로 세종아동문학상, 『바람이 찍은 발자국』으로 한정동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미주 중앙일보 ''이민100주년기념'' 단편소설 부문과 미주 한국일보 동시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지금은 태평양을 오가며 멕시코 인디오에 대한 깊은 관심으로 집필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동화집 『술래와 풍금소리』 『훈장을 단 허수아비』『어린 까망이의 눈물』『북청에서 온 사자』『별들은 휘파람을 분다』 『아침 풀잎은 눈부시다』 등이 있으며 동시집으로 『날고 싶은 나무』『바람이 찍은 발자국』이 있습니다.
▣ 주요 목차
추천의 글/ 구상(시인)
이야기에 들어가며/ 은종이 그림 속의 아이들
엄마 손은 참 따뜻해
사과 속에는 한 그루 사과나무가 들어 있지
마음속에 찍힌 고구려 고분 벽화
지금쯤 하늘까지 걸어가셨을걸
루오 그림의 예수 같소
재떨이 속 방 한가운데 난초가 자라고 있어
저 사람이 바로 소도둑이에요
죽음의 바다를 건너서
하늘나라 가면 심심하니까 길동무 하라고
다시는 네 형과 같은 죽음을 보고 싶지 않다
이보시오, 당신들도 같은 동포가 아니오
봄의 아이들
높고 뚜렷하고 참된 숨결
아내와 아이들이 남기고 간 바다
가족과 함께한 마지막 날들
낙화암 낙화암, 왜 말이 없느냐
소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지
정직한 화공이라고 자처하오
좋은 그림은 산골 농부도 아는 거야
은종이 그림 철거 소동
내 그림을 스페인의 투우와 비교하다니
나는 그림을 그린답시고 세상을 속였어
넌 나를 정신병자라고 믿지 않지?
돌아오지 않는 강
참, 자넨 대답할 수가 없지
간추려 본 이중섭의 생애
이중섭의 작품 보기
글쓴이의 말
동화로 읽고 작품과 함께 만나는
천재화가 이중섭 이야기
이중섭은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화가이자 현대 미술사를 대표하는 예술가이다. 그가 그린 소 그림들뿐만 아니라 닭과 게와 아이들이 어우러져 노는 그림, 가족 그림, 은종이에 그린 은지화 등은 너무나 유명하고 예술적, 역사적 가치가 높은 작품들이다. 이 안에는 우리 민족의 정신이 담겨 있고 일제 강점기와 해방, 전쟁과 분단이라는 비극이 같이하고 있으며, 한 예술가의 지독한 외로움과 그리움 그리고 불타는 예술혼이 복잡하게 뒤엉켜 있다. 그래서 여느 화가와 달리 이중섭은 작품과 함께 그가 살다 간 41년의 짧은 삶 자체가 하나의 예술로 평가받는다.
『천재화가 이중섭과 아이들』은 이중섭의 예술과도 같은 생애와 작품들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게 엮은 동화이자 평전이다. 이중섭의 그림은 어린이들이 보기에도 친숙하게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또 가족을 그리워하고 아이들을 사랑했던 화가의 천진하고 순수한 삶 또한 어린이들의 맑은 심성과 맞닿아 있다. 이 책을 통해 천재화가 이중섭의 주옥 같은 작품들을 보면서 그의 미의식을 감상하고, 아울러 한 예술가로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치열하게 살았던 이중섭의 뜨거운 삶을 만나 보았으면 한다.
참고로 이 책은 1999년 아동서로는 처음으로 이중섭 이야기를 담아 반향을 일으켰던 동명의 책을 13년 만에 다시 펴낸 것으로, 화가의 작품을 아름다운 문장의 글과 더불어 좀 더 잘 감상할 수 있도록 디자인을 바꾸고 내용을 보강하였다.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이다.
고구려 고분 벽화를 보고 묵묵히 화가의 길을 간 소년 이야기
1916년 평안북도 청원군에서 태어난 이중섭은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어렸을 때부터 세심하고 차분한 성격이었는데, 평양 외가에 나가 공부를 하던 중 고구려 고분 벽화를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살아 있는 듯한 그림의 매력을 알게 된 것이다. 이중섭은 일제 강점기의 그늘 아래서 우리 민족의 예술과 전통문화에 더없는 애정을 가지고 그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이후 오산학교에 들어가 임용련 선생 밑에서 본격적으로 그림을 배우면서 사물을 깊이 관찰하고 그리는 습관을 몸에 익히며 화가로서의 장래를 생각했다. 오산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으로 건너간 이중섭은 1936년 일본문화학원에서 그림 공부를 시작했다.
루오와 피카소 화풍을 뛰어넘어 자신만의 그림 세계를 만든 예술가
일본에서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던 이중섭은 매년 자유미술가협회에 작품을 출품했다. 당시 학생들에게 서양의 화가 루오와 피카소가 우상이었는데, 이중섭은 이들의 화풍을 뛰어넘은 그만의 붓터치와 그림 세계를 만들어 갔다. 〈서 있는 소〉, 〈작품〉, 〈망월〉 등 이중섭이 그린 작품들은 미술 평단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시기에 또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동반자를 만나는데, 훗날 아내가 된 야마모토 마사코(이남덕)이다. 이중섭과 마사코는 한국인과 일본인이라는 굴레를 벗어나 자유롭게 그림을 이야기하고 마음을 나누었다. 이중섭이 한국으로 돌아오자, 마사코 또한 태평양 전쟁의 위험을 무릅쓰고 한국으로 건너와 둘은 결혼을 한다.
잠시의 행복, 예기치 않은 시련의 나날들
1945년 8월 15일 해방의 기쁨도 잠시, 이중섭은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형을 잃고 얼마 안 돼 첫아들까지 병으로 잃게 된다. 그 뒤 6·25전쟁으로 인해 어머니를 고향에 두고 가족과 함께 남쪽으로 피란을 떠났다. 아내인 이남덕, 두 아들 태현과 태성을 데리고 부산에 있다가 제주도로 가 8개월간 살게 되는데, 이 제주 생활이 이중섭의 가족에게 가장 평화로웠던 시기이자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가난과 고통 속에서도 함께 모여 살면서 세상의 시름을 잊었던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감정은 이 무렵 그린 〈서귀포의 환상〉, 〈바닷가와 아이들〉 등에도 잘 표현되어 있다. 이후 이중섭은 한국에서 힘들어하는 아내와 아들들을 일본으로 보내고 홀로 부산과 대구, 서울과 통영 등을 오가며 살게 되는데, 이미 마음은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고통으로 누더기가 되어 있었다.
고통 속에서도 그림을 포기하지 않은 정직한 화공
이중섭은 가족과 다시 만날 날을 꿈꾸며 열심히 그림 그리고, 담뱃갑의 은지에 자신만의 기법으로 은지화를 그렸지만, 경제적 상황은 더 나아지지 않았다. 전시회도 성공적인 개최와 달리 그림이 팔리지 않아 가족을 만나고자 하는 희망을 접게 된다. 이즈음 정신적인 아픔과 육체적인 고통 속에서 그린 〈달과 까마귀〉, 〈투계〉, 〈흰 소〉, 〈자화상〉에는 화가의 간절한 그리움과 외로움이 가득 차 있다. 그림에 대한 고뇌, 고독과 싸우던 이중섭은 1956년 9월 영양실조와 간장염으로 홀로 세상을 마감했다. 가장 한국적인 화가이자 예술가였던 화가의 생이 끝난 것이다.
어린이들에게 가장 전하고 싶은 아름다운 화가와 작품 이야기
이중섭의 호는 대향(大鄕)으로, 말 그대로 늘 고향과 가족을 그리워했으며 우리 민족 고유의 것들을 사랑했다. 이 그리움이야말로 그림 속에서 소의 맑고 힘찬 모습으로 나타났고, 닭과 어린이들의 순수한 동심으로 그려졌으며, 은지화의 애틋한 그림으로 표현되었다. 이중섭이 살아온 불행한 시대뿐만 아니라 그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장 인간적인 정서가 그림 속에 살아 숨 쉬어 온 까닭에 작품 속에서 힘찬 슬픔과 뜨거운 애틋함이 느껴지고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전한다.
『천재화가 이중섭과 아이들』은 이중섭의 소설 같은 생애와 작품을 문학적인 감수성으로 잘 빚어 낸 책이다. 이 책을 쓴 강원희 작가는 학생 시절부터 이중섭의 작품에 매료되어 손수 자료를 찾고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면서 꼼꼼하게 글을 썼다고 한다. 또 이중섭이 학생 때부터 두터운 우정을 나누었던 구상 시인이 작고하시기 전에 쓰신 서문과 화가의 유족들 허락 아래 소개할 수 있었던 작품까지도 책의 출간 의의를 풍성하게 해 준다.
어느 때는 그림을 고민하는 화가로, 어느 때는 가족을 그리워하는 아버지로, 또 어느 때는 순수한 소년의 동심을 가진 또래 친구로, 어린이들은 이중섭의 다양한 모습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마음속에 가장 아름다운 예술가의 한 사람으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
중섭은 참으로 어린이를 사랑했으며 어린이 그림을 많이 남겼습니다. 어린이와 그들의 마음이 펼치는 세계를 가장 즐기고 사랑하여서 그의 화폭은 마치 어린이 놀이터였다고나 하겠습니다. 하기는 중섭의 인품이 바로 천진, 그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말을 자칫 유치하고 바보스럽다거나 어질고 착하기만 한 일반적 의미의 선량을 떠올려서는 그의 사람됨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구태여 비교한다면 우리가 성자라고 부르는 인물들에게서 그의 지혜가 수양이나 성격의 온순만에서 온 것이라고 생각지 않듯이 인품도 저런 성질의 것이라고나 할까요? 오직 저 성자들과 중섭과의 삶의 모습과 그 자취가 다른 것은 [진]과 [선]의 수행자들은 곧고 바르기만 한 데 비해 [미]의 수행자인 그는 웃음을 떠올릴 만큼 멋들어졌다고나 하겠습니다.
-구상 시인이 작고하시기 전에 쓰신 서문 중에서-
어렵고 힘겨운 시대에도 맑고 빛나는 영혼으로 진정 예술을 사랑하고 어린이를 사랑했던 화가 이중섭 그분은 새 천년 빛의 걸음걸이로 어린이들을 향해 천천히 다가오십니다. 이 책은 어린이들에게 바치는 선물로 이중섭 미술관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땅의 어린이들이 이 책을 통해 고흐나 피카소를 이야기하기보다 먼저 우리의 화가 이중섭을 이야기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글쓴이의 말 중에서-
▣ 작가 소개
글 : 강원희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를 나왔으며 『꿈을 긷는 두레박』으로 아동문학평론 신인상 수상, 『씨앗가게』로 계몽아동문학상 동시 부문 수상, 『북청에서 온 사자』로 제1회 MBC 장편동화 대상 수상, 『잿빛 느티나무』로 세종아동문학상, 『바람이 찍은 발자국』으로 한정동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미주 중앙일보 ''이민100주년기념'' 단편소설 부문과 미주 한국일보 동시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지금은 태평양을 오가며 멕시코 인디오에 대한 깊은 관심으로 집필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동화집 『술래와 풍금소리』 『훈장을 단 허수아비』『어린 까망이의 눈물』『북청에서 온 사자』『별들은 휘파람을 분다』 『아침 풀잎은 눈부시다』 등이 있으며 동시집으로 『날고 싶은 나무』『바람이 찍은 발자국』이 있습니다.
▣ 주요 목차
추천의 글/ 구상(시인)
이야기에 들어가며/ 은종이 그림 속의 아이들
엄마 손은 참 따뜻해
사과 속에는 한 그루 사과나무가 들어 있지
마음속에 찍힌 고구려 고분 벽화
지금쯤 하늘까지 걸어가셨을걸
루오 그림의 예수 같소
재떨이 속 방 한가운데 난초가 자라고 있어
저 사람이 바로 소도둑이에요
죽음의 바다를 건너서
하늘나라 가면 심심하니까 길동무 하라고
다시는 네 형과 같은 죽음을 보고 싶지 않다
이보시오, 당신들도 같은 동포가 아니오
봄의 아이들
높고 뚜렷하고 참된 숨결
아내와 아이들이 남기고 간 바다
가족과 함께한 마지막 날들
낙화암 낙화암, 왜 말이 없느냐
소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지
정직한 화공이라고 자처하오
좋은 그림은 산골 농부도 아는 거야
은종이 그림 철거 소동
내 그림을 스페인의 투우와 비교하다니
나는 그림을 그린답시고 세상을 속였어
넌 나를 정신병자라고 믿지 않지?
돌아오지 않는 강
참, 자넨 대답할 수가 없지
간추려 본 이중섭의 생애
이중섭의 작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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