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열국지』는 어떤 책인가
원래 『열국지』는 춘추시대부터 전국시대 말 진시황의 천하통일까지 550년에 이르는 쟁패爭覇의 역사를 알기 쉽게 풀어낸 연의演義소설이다. 『열국지』에는 인간의 생존을 위한 인욕과 굴종, 패권을 잡기 위한 계략과 지모 등 온갖 기상천외한 발상과 무궁무진한 책략이 담겨 있다. 이 책은 원래 원나라 때 여소어余邵魚가 춘추전국 시대의 고사를 『열국지전』列國志傳이란 제목으로 편찬했던 것을 명대의 문장가인 풍몽룡馮夢龍이 『신新열국지』란 제목으로 개작한 것이다. 개작 과정에서 그는 『좌전』, 『사기』 등의 역사서에 근거해서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부분은 삭제하고 누락됐던 사실을 덧붙였다.
고건 전 총리는 “『열국지』는 웅장한 대하 서사시이자. 가치 있는 역사서다. 수많은 열국들의 흥망성쇠를 잘 들여다보면 거기엔 무엇이 나라의 미래를 결정하는지, 어떻게 해야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 수 있는지에 관한 많은 지혜들이 담겨 있다”며 이 『열국지』라는 고전의 가치를 높이 평가한 바 있다. 실제로 그는 총리 재임 시절에 퇴임하는 모든 각료에게 『열국지』를 선물하기도 했다
우리는 왜 『열국지』에 주목하는가
최근 『뉴욕 타임스』는 중국이 G2로 부상한 것을 두고 ‘세기적 사건’으로 평가했다. 또한 세계의 수많은 석학들이 G2시대가 열렸음을 공공연하게 인정한다. 저자는 중국의 굴기는 우리가 이룬 ‘한강의 기적’이 일제의 식민 지배 굴욕을 딛고 일어서려는 의지 위에서 가능했던 것과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달빛 아래서 은밀히 실력을 키우는 도광양회韜光養晦 전략은 결코 등소평 시대에 한정된 것이 아니며 G2를 넘어 G1의 자리에 오를 때까지 ‘신 중화제국’의 기본전략으로 작동할 것이라 말한다. 또한 미국에서 최고의 중국통으로 인정받는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최근에 펴낸 『중국론』(On China)에서 미국과 중국이 함께 보조를 맞추어 나가야 한다는 공진供進 전략을 취할 것을 권했음을 지적하며 이런 분석이 현 세계정세의 정곡을 찌른 것이라 평한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을 바로 지척에 두고 있는 우리의 입장에서 중국에 대한 이해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이를 위해서는 동양 전래의 역사문화와 학문사상의 뿌리인 춘추전국시대를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춘추전국시대를 이해할 때 흥미로운 역사소설의 형식을 빌려 당시의 역사를 밀도 있게 기술한 『열국지』만큼 좋은 텍스트는 없다. 춘추전국시대가 분열과 혼란이 정리되고 진나라의 통일로 이어지는 시대임을 감안하면 현재 남북으로 갈려서 통일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현 시점에서 우리에게 여러모로 생각할 문제들을 던져준다.
『열국지 교양강의』는 무엇이 다른가
『열국지』는 중국을 이해하는 데 관건적인 책이지만 등장인물이 턱없이 많은 데다 전개되는 사건 또한 매우 복잡하게 뒤엉켜 있기 때문에 이해가 쉽지 않다. 또한 춘추전국시대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역사서와 제자백가서에 대한 깊은 이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러나 각종 업무로 바쁜 현대인이 이런 요구를 다 충족할 수는 없다. 저자는 춘추전국시대의 사건 흐름과 인물의 특징 등을 일목요연하면서도 보다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일종의 안내서로 썼다.
『열국지 교양강의』의 대표적인 특징을 꼽아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춘추전국시대를 제대로 공부한 전공자가 썼다.
춘추전국시대의 정치사상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은 필자는 『사기』와 『춘추좌전』, 『자치통감』의 기록을 시간대별로 정리한 가운데 내용이 겹치는 대목마다 원문을 그대로 수록해 비교 검토가 가능하도록 한 『실록 열국지』를 펴낸 바 있다. 『열국지』를 한국 독자에게 교양서로 집필함에 있어 최고의 자격을 갖춘 저자인 셈이다.
둘째, 춘추전국시대를 엄밀한 역사적 사실에 기초해 입체적으로 조명했다.
이를 위해 저자는 『춘추좌전』 『국어』 『자치통감』 『전국책』 『오월춘추』 『논어』 『한비자』 『회남자』 『여씨춘추』 등 역사서와 제자백가서의 관련 기록을 면밀히 검토했다. 그 과정에서 『열국지』가 크게 의존하고 있는 『사기』에서 문제가 되는 대목도 적잖이 잡아냈다.
셋째, 『열국지』를 꿰뚫는 코드를 인물로 보고, 핵심적인 인물을 쌍으로 묶어 주제별로 소개한다.
『열국지』를 관통하는 핵심어는 군주의 덕과 신하의 충성이다. 그러나 이러한 군신 간의 의리는 일방적인 충성을 강요하는 전통 윤리와는 달리 상호적이다. 저자가 각 장을 폭군과 간신, 암군과 요부, 명군과 현신 등으로 쌍을 이루어 등장시킨 이유이다. 예컨대 주 유왕, 제 양공, 초 영왕 등의 암군을 선정을 베풀고 부국강병을 이룬 제 환공, 진 문공, 초 장왕 등 춘추시대를 대표하는 패자들과 비교한다. 그리고 이들 명군의 위업이 하나같이 관중과 조최, 백리해, 손숙오 등 현신의 보필을 받아 가능했음을 설파한다. 한편 진 시황에 대해 논하면서 『열국지』의 저자 풍몽룡이 6국의 관점에서만 진 시황을 평가했다고 꼬집으면서 진 시황은 천하를 일사불란하게 다스리는 중앙집권적 관료체제가 등장할 수밖에 없었던 천하의 대세를 따른 것이라고 짚어낸 대목에서는 저자의 현실주의적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이러한 시각은 철제 농구와 대규모 수리 시설로 농업 생산량이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민간교역이 열국의 경계를 허물고 급격히 증가하던 약동적인 시기였기에 강력한 중앙집권적 통치체제가 필요했다는 탁월한 논리에 기반하고 있다.
네째, 『열국지』를 ‘인간학의 보고’라는 시각에서 접근한다.
저자는 제자백가의 출현은 귀족의 전유물이었던 학문과 지식이 일반 서민에게까지 확산되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반증이며, 지식 연마를 통해 신분상승을 꾀하는 이들의 강력한 욕구가 분출된 증거로 본다. 혼란한 세상에서 실력만 제대로 갖추고 있으면 파격적인 발탁까지 가능해졌고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다종다양한 유능한 인간들이 양산될 수 있었으며 그것이 『열국지』에 오롯이 담겼다고 보는 것이다.
춘추전국시대는 인류 최대의 격변기였다. 인류가 청동기 시대에서 철기시대로 옮아가는 단계에서 갑작스럽게 불어난 생산력은 탐욕스러운 인간들 사이에 잔혹한 쟁탈전을 야기했다.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역시 춘추전국시대에 못지않은 격변기라 할 수 있다. 신동준 선생의 『열국지 교양강의』는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모를 구하는 사람, 살아남기 위해 계책을 찾는 사람 그리고 더 큰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지략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앞선 시기에 비슷한 길을 걸었던 선인들의 조언을 들려줌으로써 역사 교양서 읽기의 새로운 전범을 제시한다.
▣ 작가 소개
저 : 신동준
申東埈
신동준은 1956년 충남 천안 출생. 경기고 재학 시절 태동고전연구소에서 한학의 대가 임창순任昌淳 선생에게 사서삼경과『춘추좌전』등의 고전을 배웠다. 서울대 정치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조선일보』『한겨레신문』 정치부 기자로 활약했다. 그 뒤 다시 모교로 돌아가 동양정치사상을 전공하고 동경대 동양문화연구소 객원연구원 등을 지냈으며,「춘추전국시대의 정치사상」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치도治道의 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가진 저자는 동양정치사상과 리더십의 문제를 다룬 저술활동을 활발하게 펼쳐왔다. 현재 21세기정경연구소장으로 서울대, 고려대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공자와 천하를 논하다』『제자백가, 사상을 논하다』를 비롯해 『통치학원론』 『삼국지통치학』 『조조통치론』 『덕치ㆍ인치ㆍ법치』 『연산군을 위한 변명』 『중국문명의 기원』 『조선의 왕과 신하 부국강병을 논하다』 『CEO의 삼국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춘추좌전』(전3권)을 비롯해『후흑학』 『자치통감: 삼국지』 『실록 열국지』 『국어』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추천의 말
머리말 『열국지』를 읽으면 중국이 보인다
제1강 『열국지』의 저자와 시대 배경
풍몽룡은 누구인가/『열국지』의 간행 배경/『열국지』의 시대 배경
제2강 주나라 유왕과 포사: 왜 만고의 폭군과 요녀로 낙인찍혔는가
주 여왕과 ‘공화’/찬역과 혁명/왕권과 신권의 충돌/세 쌍의 폭군과 요녀/주 유왕과 포사
제3강 제나라 환공과 관중: 왜 명군과 현신의 만남으로 해석하는가
왕도와 패도/남북 대립의 분석틀/5패와 7웅/역사의 구슬 꿰기/회맹과 패자/대절과 소절/패업의 길/정나라 토벌/존망계절과 존왕양이/군약신강/남북 충돌/경세제민
제4강 진나라 문공과 초나라 성왕: 왜 초 성왕 대신 진 문공을 패자로 꼽는가
송양지인/진 헌공과 여희/공자 중이의 망명/진 문공의 패업/정패와 휼패/멸국치현/진 목공과 백희/초 성왕의 횡사
제5강 초나라 장왕과 손숙오: 왜 뛰어난 패업을 이뤘다는 평을 받는가
초 장왕의 ‘명장경인’/권신의 발호/초 장왕의 문정/투월초의 반란/경국지색 하희/필 지역과 초나라의 승리/현대부 손숙오/송나라 토벌/
제6강 정나라 자산과 안영: 왜 공자와 사마천은 다른 평가를 내렸는가
현상 시대/남북의 허브/언론과 법/자산과 인간학/박물군자/약소국과 강소국/안영의 왕도 행보/군주와 사직
제7강 오왕 부차와 월왕 구천: 왜 같은 상황에서 정반대의 길을 걸었는가
오나라의 흥기/오?초의 대립/오자서의 망명/공자 광의 보위 찬탈/합려의 패업/부차와 오자서/도광양회와 후흑/지낭 범리/미인계와 서시/토사구팽
제8강 진나라 효공과 제나라 위왕: 왜 군사대국과 문화대국의 길로 나아갔는가
조양자와 예양/예양의 의리/중산국과 위나라/위 문후와 악양/오기연저/진 효공과 상앙/상앙의 최후/제 위왕과 직하학사/손빈과 방연
제9강 조나라 무령왕과 진나라 소왕: 왜 호복기사와 원교근공 책략을 선택했는가
호복기사/조 무령왕의 최후/초 회왕과 굴원/『초사』와 「이소」/진 소왕과 범수/장평대전과 두우참/백기와 두우참
제10강 진나라 시황과 형가: 왜 후대의 평이 극단적으로 엇갈리는가
태자 단과 형가/자객과 협객/여불위와 조희/통일 전야/군주정에 대한 재평가
맺음말 『열국지』를 읽는 의미
『열국지』는 어떤 책인가
원래 『열국지』는 춘추시대부터 전국시대 말 진시황의 천하통일까지 550년에 이르는 쟁패爭覇의 역사를 알기 쉽게 풀어낸 연의演義소설이다. 『열국지』에는 인간의 생존을 위한 인욕과 굴종, 패권을 잡기 위한 계략과 지모 등 온갖 기상천외한 발상과 무궁무진한 책략이 담겨 있다. 이 책은 원래 원나라 때 여소어余邵魚가 춘추전국 시대의 고사를 『열국지전』列國志傳이란 제목으로 편찬했던 것을 명대의 문장가인 풍몽룡馮夢龍이 『신新열국지』란 제목으로 개작한 것이다. 개작 과정에서 그는 『좌전』, 『사기』 등의 역사서에 근거해서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부분은 삭제하고 누락됐던 사실을 덧붙였다.
고건 전 총리는 “『열국지』는 웅장한 대하 서사시이자. 가치 있는 역사서다. 수많은 열국들의 흥망성쇠를 잘 들여다보면 거기엔 무엇이 나라의 미래를 결정하는지, 어떻게 해야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 수 있는지에 관한 많은 지혜들이 담겨 있다”며 이 『열국지』라는 고전의 가치를 높이 평가한 바 있다. 실제로 그는 총리 재임 시절에 퇴임하는 모든 각료에게 『열국지』를 선물하기도 했다
우리는 왜 『열국지』에 주목하는가
최근 『뉴욕 타임스』는 중국이 G2로 부상한 것을 두고 ‘세기적 사건’으로 평가했다. 또한 세계의 수많은 석학들이 G2시대가 열렸음을 공공연하게 인정한다. 저자는 중국의 굴기는 우리가 이룬 ‘한강의 기적’이 일제의 식민 지배 굴욕을 딛고 일어서려는 의지 위에서 가능했던 것과 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달빛 아래서 은밀히 실력을 키우는 도광양회韜光養晦 전략은 결코 등소평 시대에 한정된 것이 아니며 G2를 넘어 G1의 자리에 오를 때까지 ‘신 중화제국’의 기본전략으로 작동할 것이라 말한다. 또한 미국에서 최고의 중국통으로 인정받는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최근에 펴낸 『중국론』(On China)에서 미국과 중국이 함께 보조를 맞추어 나가야 한다는 공진供進 전략을 취할 것을 권했음을 지적하며 이런 분석이 현 세계정세의 정곡을 찌른 것이라 평한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을 바로 지척에 두고 있는 우리의 입장에서 중국에 대한 이해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이를 위해서는 동양 전래의 역사문화와 학문사상의 뿌리인 춘추전국시대를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춘추전국시대를 이해할 때 흥미로운 역사소설의 형식을 빌려 당시의 역사를 밀도 있게 기술한 『열국지』만큼 좋은 텍스트는 없다. 춘추전국시대가 분열과 혼란이 정리되고 진나라의 통일로 이어지는 시대임을 감안하면 현재 남북으로 갈려서 통일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현 시점에서 우리에게 여러모로 생각할 문제들을 던져준다.
『열국지 교양강의』는 무엇이 다른가
『열국지』는 중국을 이해하는 데 관건적인 책이지만 등장인물이 턱없이 많은 데다 전개되는 사건 또한 매우 복잡하게 뒤엉켜 있기 때문에 이해가 쉽지 않다. 또한 춘추전국시대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역사서와 제자백가서에 대한 깊은 이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러나 각종 업무로 바쁜 현대인이 이런 요구를 다 충족할 수는 없다. 저자는 춘추전국시대의 사건 흐름과 인물의 특징 등을 일목요연하면서도 보다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일종의 안내서로 썼다.
『열국지 교양강의』의 대표적인 특징을 꼽아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춘추전국시대를 제대로 공부한 전공자가 썼다.
춘추전국시대의 정치사상을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은 필자는 『사기』와 『춘추좌전』, 『자치통감』의 기록을 시간대별로 정리한 가운데 내용이 겹치는 대목마다 원문을 그대로 수록해 비교 검토가 가능하도록 한 『실록 열국지』를 펴낸 바 있다. 『열국지』를 한국 독자에게 교양서로 집필함에 있어 최고의 자격을 갖춘 저자인 셈이다.
둘째, 춘추전국시대를 엄밀한 역사적 사실에 기초해 입체적으로 조명했다.
이를 위해 저자는 『춘추좌전』 『국어』 『자치통감』 『전국책』 『오월춘추』 『논어』 『한비자』 『회남자』 『여씨춘추』 등 역사서와 제자백가서의 관련 기록을 면밀히 검토했다. 그 과정에서 『열국지』가 크게 의존하고 있는 『사기』에서 문제가 되는 대목도 적잖이 잡아냈다.
셋째, 『열국지』를 꿰뚫는 코드를 인물로 보고, 핵심적인 인물을 쌍으로 묶어 주제별로 소개한다.
『열국지』를 관통하는 핵심어는 군주의 덕과 신하의 충성이다. 그러나 이러한 군신 간의 의리는 일방적인 충성을 강요하는 전통 윤리와는 달리 상호적이다. 저자가 각 장을 폭군과 간신, 암군과 요부, 명군과 현신 등으로 쌍을 이루어 등장시킨 이유이다. 예컨대 주 유왕, 제 양공, 초 영왕 등의 암군을 선정을 베풀고 부국강병을 이룬 제 환공, 진 문공, 초 장왕 등 춘추시대를 대표하는 패자들과 비교한다. 그리고 이들 명군의 위업이 하나같이 관중과 조최, 백리해, 손숙오 등 현신의 보필을 받아 가능했음을 설파한다. 한편 진 시황에 대해 논하면서 『열국지』의 저자 풍몽룡이 6국의 관점에서만 진 시황을 평가했다고 꼬집으면서 진 시황은 천하를 일사불란하게 다스리는 중앙집권적 관료체제가 등장할 수밖에 없었던 천하의 대세를 따른 것이라고 짚어낸 대목에서는 저자의 현실주의적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이러한 시각은 철제 농구와 대규모 수리 시설로 농업 생산량이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민간교역이 열국의 경계를 허물고 급격히 증가하던 약동적인 시기였기에 강력한 중앙집권적 통치체제가 필요했다는 탁월한 논리에 기반하고 있다.
네째, 『열국지』를 ‘인간학의 보고’라는 시각에서 접근한다.
저자는 제자백가의 출현은 귀족의 전유물이었던 학문과 지식이 일반 서민에게까지 확산되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반증이며, 지식 연마를 통해 신분상승을 꾀하는 이들의 강력한 욕구가 분출된 증거로 본다. 혼란한 세상에서 실력만 제대로 갖추고 있으면 파격적인 발탁까지 가능해졌고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다종다양한 유능한 인간들이 양산될 수 있었으며 그것이 『열국지』에 오롯이 담겼다고 보는 것이다.
춘추전국시대는 인류 최대의 격변기였다. 인류가 청동기 시대에서 철기시대로 옮아가는 단계에서 갑작스럽게 불어난 생산력은 탐욕스러운 인간들 사이에 잔혹한 쟁탈전을 야기했다.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역시 춘추전국시대에 못지않은 격변기라 할 수 있다. 신동준 선생의 『열국지 교양강의』는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모를 구하는 사람, 살아남기 위해 계책을 찾는 사람 그리고 더 큰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지략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앞선 시기에 비슷한 길을 걸었던 선인들의 조언을 들려줌으로써 역사 교양서 읽기의 새로운 전범을 제시한다.
▣ 작가 소개
저 : 신동준
申東埈
신동준은 1956년 충남 천안 출생. 경기고 재학 시절 태동고전연구소에서 한학의 대가 임창순任昌淳 선생에게 사서삼경과『춘추좌전』등의 고전을 배웠다. 서울대 정치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조선일보』『한겨레신문』 정치부 기자로 활약했다. 그 뒤 다시 모교로 돌아가 동양정치사상을 전공하고 동경대 동양문화연구소 객원연구원 등을 지냈으며,「춘추전국시대의 정치사상」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치도治道의 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가진 저자는 동양정치사상과 리더십의 문제를 다룬 저술활동을 활발하게 펼쳐왔다. 현재 21세기정경연구소장으로 서울대, 고려대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공자와 천하를 논하다』『제자백가, 사상을 논하다』를 비롯해 『통치학원론』 『삼국지통치학』 『조조통치론』 『덕치ㆍ인치ㆍ법치』 『연산군을 위한 변명』 『중국문명의 기원』 『조선의 왕과 신하 부국강병을 논하다』 『CEO의 삼국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춘추좌전』(전3권)을 비롯해『후흑학』 『자치통감: 삼국지』 『실록 열국지』 『국어』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추천의 말
머리말 『열국지』를 읽으면 중국이 보인다
제1강 『열국지』의 저자와 시대 배경
풍몽룡은 누구인가/『열국지』의 간행 배경/『열국지』의 시대 배경
제2강 주나라 유왕과 포사: 왜 만고의 폭군과 요녀로 낙인찍혔는가
주 여왕과 ‘공화’/찬역과 혁명/왕권과 신권의 충돌/세 쌍의 폭군과 요녀/주 유왕과 포사
제3강 제나라 환공과 관중: 왜 명군과 현신의 만남으로 해석하는가
왕도와 패도/남북 대립의 분석틀/5패와 7웅/역사의 구슬 꿰기/회맹과 패자/대절과 소절/패업의 길/정나라 토벌/존망계절과 존왕양이/군약신강/남북 충돌/경세제민
제4강 진나라 문공과 초나라 성왕: 왜 초 성왕 대신 진 문공을 패자로 꼽는가
송양지인/진 헌공과 여희/공자 중이의 망명/진 문공의 패업/정패와 휼패/멸국치현/진 목공과 백희/초 성왕의 횡사
제5강 초나라 장왕과 손숙오: 왜 뛰어난 패업을 이뤘다는 평을 받는가
초 장왕의 ‘명장경인’/권신의 발호/초 장왕의 문정/투월초의 반란/경국지색 하희/필 지역과 초나라의 승리/현대부 손숙오/송나라 토벌/
제6강 정나라 자산과 안영: 왜 공자와 사마천은 다른 평가를 내렸는가
현상 시대/남북의 허브/언론과 법/자산과 인간학/박물군자/약소국과 강소국/안영의 왕도 행보/군주와 사직
제7강 오왕 부차와 월왕 구천: 왜 같은 상황에서 정반대의 길을 걸었는가
오나라의 흥기/오?초의 대립/오자서의 망명/공자 광의 보위 찬탈/합려의 패업/부차와 오자서/도광양회와 후흑/지낭 범리/미인계와 서시/토사구팽
제8강 진나라 효공과 제나라 위왕: 왜 군사대국과 문화대국의 길로 나아갔는가
조양자와 예양/예양의 의리/중산국과 위나라/위 문후와 악양/오기연저/진 효공과 상앙/상앙의 최후/제 위왕과 직하학사/손빈과 방연
제9강 조나라 무령왕과 진나라 소왕: 왜 호복기사와 원교근공 책략을 선택했는가
호복기사/조 무령왕의 최후/초 회왕과 굴원/『초사』와 「이소」/진 소왕과 범수/장평대전과 두우참/백기와 두우참
제10강 진나라 시황과 형가: 왜 후대의 평이 극단적으로 엇갈리는가
태자 단과 형가/자객과 협객/여불위와 조희/통일 전야/군주정에 대한 재평가
맺음말 『열국지』를 읽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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