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1

고객평점
저자한비야
출판사항푸른숲주니어, 발행일:2011/11/24
형태사항p.132 B5판:25
매장위치어린이부(B1)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71846681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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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2005~2011 대한민국 100만 독자가 읽은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이제 어린이를 만나러 갑니다!

우리 시대 멘토 한비야, 어린이를 만나다!
네티즌이 만나고 싶은 사람 1위, 외국인에게 자랑하고 싶은 젊은 한국인 1위, 환경재단 선정 세상을 밝게 만드는 100인, 평화를 만드는 100인……. 한비야를 나타내는 수식어는 이외에도 굉장히 많다.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역할 모델을 물으면 3분의 1 이상이 한비야를 꼽는다고 한다. 대체 그녀 안의 무엇이 사람들을 이토록 열광하게 만드는 것일까? 아마도 남의 눈에 그럴듯하게 보이는 일이 아니라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끊임없이 ‘도전’하기 때문이 아닐까? 오지 여행가로 널리 알려져 있던 한비야가, 어느 날 ‘긴급 구호 팀장’이라는 낯선 직함이 적힌 명함을 내밀었을 때 그 누구도 지금 우리들 가슴속에 새겨진 한비야의 모습을 상상하지 못했다. 심지어 “세계 여행이나 계속하지 무슨 긴급 구호 활동이냐?”라며 코웃음을 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 한비야가 세계 곳곳의 긴급 구호 현장을 누비고 다닌 지 벌써 10년의 시간이 흘렀다. 숨 가쁘게 달려온 지난 10년간, 한비야는 긴급 구호의 세계에서 초보 딱지를 떼고 자신만의 영역을 맡아 훌륭히 임무를 완수해 냈다. 그리고 마침내 피교육자에서 교육자로 거듭났다. 2005년에 펴낸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에는 한비야가 그동안 밟아 온 세계 긴급 구호 현장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들어 있다. ‘바람의 딸’에서 ‘세계의 딸’로 다시 태어난 그녀의 무한 에너지와 가능성이 행간마다 깨알처럼 촘촘히 박혀 있다. 그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가 얼마 전 100만 부 돌파라는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푸른숲주니어에서는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를 통해 어른과 청소년들이 느꼈던 감동과 희망을 어린이들에게도 선물하기 위해 《어린이를 위한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를 기획하였다.

한비야와 함께 더 넓고 큰 세상으로!
이 책은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의 내용 중에서 우리 어린이들이 꼭 알아야 할 것과 공감할 만한 것을 충실하게 가려 뽑았다.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가 출간되고 세월이 흘러서 달라진 부분은 그에 맞게 고쳐 썼다. 어린이들이 즐겁게 읽을 수 있도록 멋진 그림과 생생한 사진도 많이 넣었다. 어린이들의 독서 수준과 호흡을 감안하여 두 권으로 구성하였다. 1권에서는 한비야가 긴급 구호 요원으로 첫발을 내딛었던 아프가니스탄을 시작으로, 굶주림과 에이즈에 시달리고 있는 말라위와 잠비아 사람들, 정부군과 반군의 오랜 내전으로 고통받고 있는 네팔 사람들, 그리고 한비야가 후원하고 있는 세 딸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영어만 가르치는 것이 세계화 교육이 아니다!
우리 어린이들에게 지구촌 아이들의 다양한 삶을 보여 주고 들려줌으로써 단순히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를 깨닫는 차원을 넘어서 ‘나’ 아닌 ‘우리’가 더불어 살아가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나아가, 지구촌 모든 사람들이 다 같이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세계 시민으로서의 마인드를 심어 준다. 너나없이 귀한 자식으로 자라서 풍요로움 속에 있어도 풍요로운 줄 모르는 요즘 아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영어만 가르치는 것이 세계화 교육이 아니다. 먼저 삶의 목적을 정하고 세계 속에서 내가 할 일이 무엇인가를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인권, 그중에서도 어린이 인권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이 책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세계 어린이 인권 보고서로서도 가치가 있다.

‘우리’의 범위를 조금만 더 넓히자!
한비야가 들여다보고 있는 곳은 우리가 애써 외면하고 피하고만 싶어 하는 세계 곳곳의 긴급 구호 현장들이다. 고통받고 외면당하고 끝없이 죽음과 사투를 벌이는 곳……. 그러나 한비야 특유의 따뜻함과 적극적인 삶의 태도는, 우리에게 세상은 더 이상 먹고 먹히는 정글의 법칙만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일러 준다. 그보다는 우리 서로는 경쟁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해야 할 대상, 가진 것을 나누는 대상이라는 점을 일깨운다. 그리고 잊혀진 현장, 버려진 사람들까지 보듬어 안을 수 있을 때, 유난히 ‘우리’를 좋아하는 대한민국 사람들이 ‘우리’의 범위를 조금 더 넓혀 ‘우리 아시아’ ‘우리 세계’의 다른 가족들에게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디딤돌을 만들어 줄 수 있을 때,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전 세계와 진정으로 ‘지구촌 한가족’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다.

저 먼지가 모두 밀가루였으면
1권은 한비야가 긴급 구호 요원으로 첫발을 내딛었던 아프가니스탄 편으로 시작한다. 탈레반의 통치에서 벗어나 평온을 찾아가는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먹을 것이 없어서 독초를 씹으며 배고픔을 달래는 다섯 살짜리 아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학교에 가는 여자아이들, 책이나 곰 인형 속에 묻어 놓은 지뢰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열일곱 살 된 엄마가 축 늘어진 한 살 남짓한 아이를 안고 있었다. 태어날 때부터 시작된 설사가 멈추지 않는다는 아슈라프는 얼굴이 창백하고 수세미처럼 숱 없는 머리카락에 뼈와 가죽만 남아 꼭 미라 같다. 이 집도 지난 몇 달간 쌀 한 톨 구경 못 하고 풀을 데쳐 먹고 살고 있다.
엄마가 먹은 것이 없으니 젖이 나올 리 없다. 이 아기는 태어나서부터 그냥 물만 먹고 살았던 거다. 저 조그만 몸뚱이가 얼마나 괴로울까? 언제까지 견뎌 줄까?
불면 꺼질 것같이 가벼운 아이를 조심스레 안아 보았다. 새털처럼 가볍다. 얼떨결에 내 품에 안긴 아이가 나를 빤히 쳐다본다. 마치 ‘아줌마는 누구세요?’라고 묻는 것 같다. 내가 누구라고 설명해야 할까.
나는 한국이라는 먼 나라에서 온 아줌마야. 너희들이 여기서 이렇게 굶고 있다는 걸 한국 사람들에게 알려 주려고 온 아줌마야. 너희를 삶 쪽으로 끌어올리려고 무진장 애를 쓰고 있는 아줌마야.
아이가 눈을 깜빡이며 쳐다본다. 이번에는 이렇게 묻는 것 같다.
‘아줌마, 나는 무슨 잘못을 한 건가요?’
네가 무슨 잘못을 했냐고? 세상을 채 2년도 살지 않은 너에게 도대체 무슨 잘못이나 죄가 있겠니? 아니, 생각해 보니 죄가 있구나. 가난한 나라에서 가난한 부모의 자식으로 태어난 죄.
이 말을 알아들은 것일까? 세상에 태어나서 단 한 번도 배불리 먹어 보지 못한 아이가 이제 그 고통스러웠던 삶의 끈을 놓으려는지, 눈을 가늘게 뜬 채 가늘고도 밭은 숨을 몰아쉬며 바르르 떤다.
아, 안 돼! -24~26쪽에서

아프리카는 더 이상 동물의 왕국이 아니다
그다음에 찾아간 곳은 남부아프리카의 말라위와 잠비아.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13명만 굶어 죽어도 전 세계가 들썩이지만, 남부아프리카에서는 천문학적인 숫자가 굶어 죽기 직전인데도 세계 언론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그 속에서 먹고살기 위해 유곽에서 몸을 파는 아이들……. 결국 그것은 에이즈를 사방으로 퍼뜨리는 주범이 되고 만다.

한 유곽에 가 보았다. 큰 건물에 침대 하나가 겨우 들어갈 만큼 좁은 쪽방 수십 개가 늘어서 있다. 십대 여자아이들은 대부분 에이즈 고아로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아직 어린 티가 가시지 않은 열여섯 살 디에스도 그런 경우다. 조그만 몸집에 짙은 눈썹과 하얗게 고른 이가 예쁜 아이.
디에스의 부모님은 일 년 전 모두 ‘기침을 심하게 하다가’ 돌아가셨단다. 이 아이의 집은 읍내에 있었는데, 시골 사는 친척들이 올라와 집에 있던 물건을 다 팔아서 성대하게 장례식을 치르고 나니, 삼 남매에게 남은 것은 고작 매트리스 한 장뿐이었다고 한다.
한동안은 동생들과 삼촌네서 같이 살았는데 6개월 전 그 삼촌 내외마저 모두 ‘피부병’으로 돌아가셔서 자기가 본격적으로 돈벌이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엄마 아빠가 몇 년 동안 앓아누워 있는 바람에 뒷바라지를 하느라 학교에 못 다녔어요. 하기는 싫지만, 그래도 이 일이 제가 유일하게 돈을 벌 수 있는 길이에요.”
“그래서 돈은 많이 벌어요?”
PD가 물었다.
“아니요, 조금이라도 벌었으면 좋겠어요. 내 여동생이 이 일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만요.”
콘돔을 쓰냐고 물었다. 자기도 어디선가 에이즈를 예방하려면 콘돔을 써야 한다는 말을 들어서 그렇게 하고 싶지만, 운전사들이 싫어해서 실제로는 쓸 수가 없단다.
“에이즈에 걸리는 게 무섭지 않아요?”
“무섭죠. 그렇지만 에이즈에 걸린다고 해서 당장 죽는 건 아니잖아요. 우리 식구는 지금 당장 먹고살 게 없는걸요.” -68~70쪽에서

평화로워 더 안타까운 산들의 고향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비롯한 산들의 고향, 네팔. 이 나라는 우리가 무심한 동안 전 국토의 90퍼센트 이상이 공산 반군의 손에 들어갔다. 정부군과 반군 사이에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 채 고통을 겪고 있는 네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밥을 꼭 챙겨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한비야를 졸졸 따라다니는 남자 가정부 나렌드라 이야기에서는 슬며시 웃음이 비어져 나오기도 한다.

이곳은 산악 지역이라 길이 좁고, 강을 건널 다리가 없고, 홍수가 잦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길을 넓히거나, 다리를 놓거나, 관개수로를 만드는 일이 시급하다. 각 마을에서 자기 고장에 가장 긴요한 시설을 결정하면, 우리는 필요한 자재를 대고 공사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식량으로 임금을 준다. 이렇게 하면 주민들은 필요한 시설을 얻게 되고, 우리는 주민들의 독립심과 자존심을 지켜 주면서 식량을 배분할 수 있다.
1주일 임금은 대략 40킬로그램짜리 쌀 한 부대. 여섯 식구 한 가족이 감자나 옥수수, 조 등과 섞어 먹으면 한 달 반 정도 견딜 수 있는 양이고, 보통 공사 기간이 2~3주 정도라 적어도 석 달 식량은 확보되는 셈이다. 이곳 주민들이 수확한 곡식으로 6개월 정도 버틸 수 있다니 적어도 1년에 9개월치 식량은 해결되는 것이다. 그럼 나머지 3개월은? 고스란히 굶어야 한단다.
그런데 네팔은 왜 이렇게 식량이 부족한 건가. 원래 산악 지역이라는 척박한 환경에다 반군 문제까지 겪고 있기 때문이다. 네팔은 50년 전부터 마오쩌둥 사상을 따르는 반군, 소위 마오이스트와 왕이 이끄는 정부가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는데, 2001년 왕족 일가 몰살 사건을 계기로 이 갈등이 더욱 악화되었다. -87~88쪽에서

나에게는 딸이 셋 있습니다
여기서는 한비야가 후원하는 세 아이를 만날 수 있다. 에티오피아에 사는 큰딸 젠네부. 돈벌이 때문에 떨어져 살아야 했던 가족이 함께 살 수 있게 되었을뿐더러 젠네부는 학교까지 다니게 되었다. 방글라데시에 사는 둘째 딸 아도리는 후원금 덕분에 담보 노동에서 벗어났다. 후원금으로 염소 한 마리를 사 주어 먹고사는 데 필요한 종잣돈을 마련해 준 덕분이다. 셋째 딸 엔크흐진은 하도 못 먹어서 다리가 O자로 구부러져 있었는데, 후원금으로 병을 치료하고 반듯하게 걸을 수 있게 되었다.

내 딸 아도리도 담보 노동 어린이였다. 다섯 살 때부터 담배 잎 마는 일, 성냥갑에 성냥개비 집어넣는 일을 하느라 학교는커녕 햇빛 아래서 실컷 놀아 본 적도 없는 아이다.
고사리 같은 손은 아이 손이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거칠고 상처투성이였다. 담보 노동에서 풀려난 지 몇 달 지난 손이 이런데 일할 때에는 어땠을까 상상이 된다. 손바닥의 상처가 아물지 않아, 아직도 밤마다 손을 소금물에 담가야 진통이 된단다.
담보 노동 아이가 풀려났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구조적으로 돈을 빌리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이 아이가 다시 담보 노동을 하게 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정기 후원은 이래서 중요하다.
내가 5만 원을 들여 아이를 풀려나게 하고, 2만 원을 보낸다고 해서 당장 아도리가 학교에 다닐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진짜로 가난한 사람들은 애든 어른이든 돈벌이를 할 수 있는 사람을 총동원해야 겨우 먹고살 수 있기 때문에 일을 할 수 있는 아이는 학교에 보내지 않게 마련이다.
그래서 우선 아이가 벌어 오는 만큼의 수입을 보장해 주는 게 중요하다. 그 방법 중의 하나가 젖이 나오는 어미 염소를 빌려 주는 것이다. 그 염소젖을 팔아 아이 수입을 대체하면 아이가 학교에 다닐 수 있다. 게다가 어미 염소가 새끼를 낳으면 그 새끼는 이 집 것이 된다. 점점 수입이 늘어나는 것이다.다. -120~121쪽에서

▣ 작가 소개

글 : 한비야

韓飛野
지구촌(global village)가 아니라 지구집(global home)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다른나라의 다른 민족들도 진정한 한 공동체 안에 있음을 강조하고 서로 도와야 한다고 말하는 그녀는 오지탐험가에서 NGO의 긴급구호 팀장으로, 이제는 학생으로 청소년과 젊은 여성들의 멘토로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1958년 서울에서 태어나 숭의여자고등학교 졸업을 했다. 대학입시에서 떨어지고 클래식 다방 DJ, 번역 등의 경험을 쌓으며 가족의 생계에 보탬이 되었다. 그러다 6년 뒤 특별장학생으로 홍익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미국 유타대학교 언론대학원에서 국제홍보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국제 홍보회사 버슨 마스텔라 한국 지사에서 3년간 근무, 타고난 능력으로 고속 승진의 길을 밟을 수 있었으나 15살에 돌아가신 아버지와 약속한 ''세계일주''의 꿈을 접지 못해 사표를 내던지고 세계여행길에 오른다.

7년. 세계 오지 마을을 다니며 겪은 여행 경험을 책으로 펴낸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전4권)과 해남 땅끝 마을에서 강원도 통일전망대까지 우리 땅을 걸어다니며 쓴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등이 센세이셔널한 반향을 일으키며 인기 저자로 단숨에 급부상한다.

그녀는 오지를 다닐 때 지키는 세 가지 원칙이 있다고 한다. 육로로만 다닌다, 한곳에서 적어도 일주일 이상 민박을, 한 나라에서는 적어도 한달 이상 있는다, 그리고 생활은 현지인들과 똑같이 한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손님일까 생각하던 눈빛이 어느새 친근하게 바뀌면서 곧 친구가 되어버린단다.

그렇게 정말 ''바람''처럼 지구를 걸어다니던 오지여행가 한비야씨가 2002년 3월을 기점으로 국제난민운동가로의 변신을 시도했다. ''비극의 땅'' 아프가니스탄에 발을 딛게 된 이유도 첫 시작은 육로 이동의 원칙을 지키려던 의도에서였다. 그러나 전쟁의 한가운데 있던 아프가니스탄, 그 곳에서 지뢰를 밟아 왼쪽 다리와 오른팔을 잃은 여자 아이가 까만 눈망울을 반짝이며 건넨 ''귀한'' 빵을 한입 덥석 베어 물어 난민촌 아이들의 친구로 거듭나던 순간, 그녀는 그간의 오지 여행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결정적 계기를 발견해 내었다.

저자는 말한다 "한순간 어쩔까 망설였다. 이 빵을 이 아이가 먹고 배가 부른 것이 좋은 건지, 내가 먹어 내가 이 아이들의 친구라는 걸 알리는 것이 좋은 건지. 찰나의 망설임 끝에 나는 빵을 받아 한입 베어 물었다. 그러자 같이 있던 아이들이 손뼉을 치고 소리를 지르며 좋아서 어쩔 줄을 몰랐다. 순간 가슴 밑바닥에서 마그마처럼 뜨거운 것이 솟아올라왔다. 그날 나는 마음을 굳혔다. 여행이 끝나면 난민기구에서 일하리라고. 특히 아이들을 위해 나를 아낌없이 쓰겠다고. 돌아보면 국제홍보를 전공한 것도, 7년 간 세계를 돌아다닌 것도 이 일을 하기로 마음먹는 과정, 이 일을 잘하기 위해 운명적으로 거쳐야 했던 과정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한비야, 한비야의 중국견문록, 푸른숲, 2006)

2001년부터 2009년 6월까지 국제 NGO 월드비전에서 긴급구호 팀장으로 일하면서 전세계 구호현장에서 전문 구호 활동가로 일했으며, 네티즌이 만나고 싶은 사람 1위, 여성특위가 뽑은 신지식인 5인 중 한 명, 대학생이 존경하는 인물, 평화를 만드는 100인 등에 선정되었고, 2004년 ''YWCA 젊은 지도자 상''을 수상했다. 이후 이론을 갖춘 구호전문가로 거듭나기 위해 2009년 8월 미국 터프츠대학교 국제관계 및 국제법 전문대학원 ''플레처스쿨''에 진학해 인도적 지원 석사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그녀가 받은 광고료와 인세로 자신의 문제와 고통뿐 아니라 지구촌의 어려움까지 대처하고 참여할 수 있는 시민 의식 배양을 위해 ''세계시민학교 지도밖 행군단''을 구성하였다.

세계 여행 전에는 난민에 대해 전혀 관심도 없었고, 처음엔 그저 구경거리에 지나지 않던 그들인데 아프리카 여행을 끝으로 무엇을 하면 좋을까 고민하던 그녀에게 어린 소녀와의 만남은 인생을 결정짓게 되는 커다란 사건으로 꼽힌다.

저자는 자신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저는 들국화예요. 늦깎이, 그래요. 사실 사람들마다 생애 최고의 시절이 각각 다르잖아요. 어떤 이는 10대, 어떤 사람은 20대에 맞이하지만 저에게는 아직 안 왔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국화라는 거죠. 가을에 피는 한 송이 들국화." 전쟁이 무서운 것은 사실이나, 만에 하나라도 죽는 장소를 택할 수 있다면 현장에서 인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바람도 밝히고 있다.

저서로는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한비야의 중국견문록』,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6인 6색 21세기를 바꾸는 상상력』¸ 『그건, 사랑이었네』 등이 있다.

그림 : 김무연
계원조형예술대학에서 애니메이션과를 졸업하고 한겨레 일러스트레이션학교 시각언어 과정을 수료했다. 지금은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독자들이 그림 속 다양한 인물들을 즐겁게 만날 수 있을까 늘 고민하며 작업한다고 한다. 꼬부랑 할머니가 될 때까지 상쾌한 풀 향기를 맡으며 반짝이는 조약돌 같은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 그린 책으로『게 섯거라!』『가벼운 공주』『바보 아들과 마녀들의 비행』『열일곱 살의 바다』『삐삐는 언제나 마음대로야』『선생님이 작아졌어요』『60명의 아버지가 있는 집』『아슬아슬 삼총사』『속 좁은 아빠』『빛을 훔쳐온 까마귀』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작가의 말

저 먼지가 모두 밀가루였으면 _아프가니스탄
독수리도 기는 법부터 배운다 | 새내기 긴급 구호 요원의 호된 신고식 | 척박한 돌 틈에서 얼마나 애썼니? | 산 입에 거미줄 치랴 | 저 먼지가 모두 밀가루였으면 움직이는 파란 감옥 | 꽃미남 애국 청년 | 희망이 소리치는 천막 교실 | 지뢰를 모두 없애려면 천 년이 걸린다고? | 살아 줘서 정말 고마워 | 사랑의 총알이 필요해
■ 이슬람 여성들이 쓰는 베일은 모두 똑같다?

아프리카는 더 이상 동물의 왕국이 아니다 _말라위·잠비아
들쥐 한번 먹어 볼래요? | 착한 PD의 잔인한 주문 | 한 줌의 씨앗 | 에이즈, 강 건너 불 아니다 | 아이들은 죄가 없다 | 저 아이들의 밝은 얼굴을 보라
■ 12월 1일은 세계 에이즈의 날!

평화로워 더 안타까운 산들의 고향 _네팔
우리는 모두 대한민국 대표 선수 | 주물라, 그 예상치 않았던 곳 | 달콤한 중독 사람은 밥을 먹어야 한다! | 죽거나 혹은 까무러치거나 | 딱 15분만 만날 수 있다면 | 초라한 화분에서도 꽃은 핀다
■ 세상을 바꾸고 싶은 사람들, 무장 단체

나에게는 딸이 셋 있습니다
나를 꼭 빼닮은 젠네부 | 담보 노동에서 벗어난 열한 살 아도리 | 엔크흐진도 이제 반듯이 걸을 수 있어요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치 | 여러분은 요술 지갑 있으세요? |‘우리’의 범위를 조금만 넓힌다면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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