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여섯 명의 시인들이 쓴 합동 동시집의 특징은 아이들과 함께하고픈 눈높이의 마음자리일 것입니다. 직장 생활에 바쁘고 아이들을 키우는 일이 힘들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아이들의 세계를 무한히 긍정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이 곳곳에 배어 있습니다. 더불어 그 마음 높이에서 함께 바라보고, 함께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도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갓난아기부터 초등학교에 이르는 아이들의 세계가 예상하지 못했을 정도로 놀랍다는 것을 발견하고 그 소중함을 즐거운 마음으로 노래했습니다.
또한 아무리 시대가 변하고 아이들의 놀이가 달라져도 변하지 않는 아이들의 마음자리를 읽어내려는 노력도 보입니다. 이제는 아이들도 바쁜 시대라고 합니다. 자신의 마음자리를 키우기보다는 정해진 스케줄이 더 익숙한 것도 아이들 세상입니다. 그럼에도 그런 마음의 한 자락에 잠시라도 쉬어갈 수 있는 다락방이라도 만들어 거기서 함께하고픈 마음일 것입니다. 시인들은 아이들을 위해 주려던 생각에서 오히려 아이들로부터 위로를 받았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섣부른 위로가 아니라 눈높이를 맞추어 보면서 거기서 발견한 따뜻함의 이야기 때문일 것입니다. 시인들이 행복한 마음을 가지고 노래한 작품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씨앗만큼 작은 아가가
고물고물 움직이네
엄마 뱃속에서
라라라 라 라 라
엄마가 새콤한 사과를 먹으면
아가도 새콤한 사과를 먹네
엄마가 달콤한 배를 먹으면
아가도 달콤한 배를 먹네
엄마 기분이 새콤달콤해지면
아가 기분도 새콤달콤해져
높은음자리표처럼 라라라
라 라 라 위로 솟아오르네
― 권현형, 「엄마랑 아가랑 라라라」 전문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이
많이 줄었어요
내 신발이 대신 커졌어요
바지가 길어졌어요
책가방이 무거워졌어요
아빠의 흰머리가 늘었어요
― 맹문재, 「1주기」 전문
수정초등학교 담장 아래
넝쿨장미들 포르릉 눈 뜨는 아침
학교 가던 꼬맹이들
장미꽃을 향해
따끈따끈한 햇살 뭉치를 던진다
반짝반짝, 눈빛 뭉치를 던진다
빨갛게 달아오른 꽃봉오리를
활짝 열어젖히는 장미꽃
종소리를 듣고 모여든 나비들
하나 둘 짝을 지어
낯붉히고 서 있는
장미 담장을 살짝 넘어간다
― 박완호, 「수정초등학교」 전문
공부도 잘하고
달리기도 잘하고
키도 크고 싶어요
근데 자꾸
게임하고 싶고
친구들과
놀고 싶어요
엄마
나도
속상해요
― 서안나, 「엄마 나도 속상해요」 전문
우주선을 타고 갔다는
이야기 말고
사실 달에는 아무도 살지 않는다는
그런 말 말고
그래도 달의 골짜기 너머
거기 어디 모래사막쯤에
잠들어 있을지도 모르는
계수나무 아래 토끼에게 편지를 쓴다면
다들 웃을까?
토끼가 아니라면
오래 전에 돌아가신 할머니
그 웃음처럼 둥근 저 달에 편지를 써볼까?
거기 아무도 없다고 왜 그래?
니가 가봤어?
언제나 우리 집 창문을 비추는 달
오늘은 내가 쓴 편지를 창문에 붙여놓고 싶은 날
― 이승희, 「달에게 편지를 써볼까」 전문
쓸개도 다 내주고
심장도 다 꺼내주는 게 사랑이라고
엄마가 말했어요
정말 그 말이 참말인가요?
천사님?
우리 엄마 거짓말쟁이죠?
― 장인수, 「거짓말」 전문
▣ 작가 소개
글 : 권현형
1966년 강원도 주문진에서 태어나 1995년 『시와시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시집 『중독성 슬픔』 『밥이나 먹자, 꽃아』가 있습니다. 현재 가천의과대학교 교양학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글 : 맹문재
1963년 충북 단양에서 태어나 1991년 『문학정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시집 『먼 길을 움직인다』 『물고기에게 배우다』 『책이 무거운 이유』, 아동용 백과사전 번역서 『포유동물』이 있습니다. 현재 안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글 : 박완오
1965년 충북 진천에서 태어나 1991년 『동서문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시집 『내 안의 흔들림』 『염소의 허기가 세상을 흔든다』 『아내의 문신』 『물의 낯에 지문을 새기다』가 있습니다. 현재 풍생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글 : 서안나
1965년 제주에서 태어나 1990년 『문학과비평』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시집 『푸른 수첩을 찢다』 『플롯 속의 그녀들』이 있습니다. 현재 한양대학교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글 : 이상희
1965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199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시집 『저녁을 굶은 달을 본 적이 있다』, 장편 동화 『살구는 왜 노랗게 익는 걸까』 『어린이를 위한 약속』, 저학년 동화 『1학년 1반 나눔 봉사단』이 있습니다. 현재 서울시 재능기부를 통해 〈어린이 시창작 교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글 : 장인수
1968년 충북 진천에서 태어나 2003년 『시인세계』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시집 『유리창』 『온순한 뿔』이 있습니다. 현재 중산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 주요 목차
권현형
분홍 기지개
엄마랑 아가랑 라라라
아빤 어렸을 때도 남자였어요?
식물아 사랑해
존댓말
우체통
심심해 아 심심해
공주님은 어디서 결혼하게?
난 지구가 예뻐
맹문재
얼굴
1주기
헌 의자
이슬방울
나무는 웃네
할머니
박완호
할머니
반달
축구공
수정초등학교
시골길
달빛 탐지기
나무 통신
얼마나 좋으면
서안나
산책
엄마는 외계인
침대를 숨겨 놓았어요
수박
딱풀
제비꽃
사슴벌레
흉터
변비 걸린 염소
엄마 나도 속상해요
벙어리장갑
이승희
달에게 편지를 써볼까
겨울비
먹이 사슬
풀꽃
숨바꼭질
봉숭아 물들다
비눗방울
꽃밭에는 꽃들이
장인수
거짓말
발바닥
아이스크림
생각하는 모자
꽃
지도 그리기
시계
여섯 명의 시인들이 쓴 합동 동시집의 특징은 아이들과 함께하고픈 눈높이의 마음자리일 것입니다. 직장 생활에 바쁘고 아이들을 키우는 일이 힘들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아이들의 세계를 무한히 긍정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이 곳곳에 배어 있습니다. 더불어 그 마음 높이에서 함께 바라보고, 함께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도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갓난아기부터 초등학교에 이르는 아이들의 세계가 예상하지 못했을 정도로 놀랍다는 것을 발견하고 그 소중함을 즐거운 마음으로 노래했습니다.
또한 아무리 시대가 변하고 아이들의 놀이가 달라져도 변하지 않는 아이들의 마음자리를 읽어내려는 노력도 보입니다. 이제는 아이들도 바쁜 시대라고 합니다. 자신의 마음자리를 키우기보다는 정해진 스케줄이 더 익숙한 것도 아이들 세상입니다. 그럼에도 그런 마음의 한 자락에 잠시라도 쉬어갈 수 있는 다락방이라도 만들어 거기서 함께하고픈 마음일 것입니다. 시인들은 아이들을 위해 주려던 생각에서 오히려 아이들로부터 위로를 받았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섣부른 위로가 아니라 눈높이를 맞추어 보면서 거기서 발견한 따뜻함의 이야기 때문일 것입니다. 시인들이 행복한 마음을 가지고 노래한 작품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씨앗만큼 작은 아가가
고물고물 움직이네
엄마 뱃속에서
라라라 라 라 라
엄마가 새콤한 사과를 먹으면
아가도 새콤한 사과를 먹네
엄마가 달콤한 배를 먹으면
아가도 달콤한 배를 먹네
엄마 기분이 새콤달콤해지면
아가 기분도 새콤달콤해져
높은음자리표처럼 라라라
라 라 라 위로 솟아오르네
― 권현형, 「엄마랑 아가랑 라라라」 전문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이
많이 줄었어요
내 신발이 대신 커졌어요
바지가 길어졌어요
책가방이 무거워졌어요
아빠의 흰머리가 늘었어요
― 맹문재, 「1주기」 전문
수정초등학교 담장 아래
넝쿨장미들 포르릉 눈 뜨는 아침
학교 가던 꼬맹이들
장미꽃을 향해
따끈따끈한 햇살 뭉치를 던진다
반짝반짝, 눈빛 뭉치를 던진다
빨갛게 달아오른 꽃봉오리를
활짝 열어젖히는 장미꽃
종소리를 듣고 모여든 나비들
하나 둘 짝을 지어
낯붉히고 서 있는
장미 담장을 살짝 넘어간다
― 박완호, 「수정초등학교」 전문
공부도 잘하고
달리기도 잘하고
키도 크고 싶어요
근데 자꾸
게임하고 싶고
친구들과
놀고 싶어요
엄마
나도
속상해요
― 서안나, 「엄마 나도 속상해요」 전문
우주선을 타고 갔다는
이야기 말고
사실 달에는 아무도 살지 않는다는
그런 말 말고
그래도 달의 골짜기 너머
거기 어디 모래사막쯤에
잠들어 있을지도 모르는
계수나무 아래 토끼에게 편지를 쓴다면
다들 웃을까?
토끼가 아니라면
오래 전에 돌아가신 할머니
그 웃음처럼 둥근 저 달에 편지를 써볼까?
거기 아무도 없다고 왜 그래?
니가 가봤어?
언제나 우리 집 창문을 비추는 달
오늘은 내가 쓴 편지를 창문에 붙여놓고 싶은 날
― 이승희, 「달에게 편지를 써볼까」 전문
쓸개도 다 내주고
심장도 다 꺼내주는 게 사랑이라고
엄마가 말했어요
정말 그 말이 참말인가요?
천사님?
우리 엄마 거짓말쟁이죠?
― 장인수, 「거짓말」 전문
▣ 작가 소개
글 : 권현형
1966년 강원도 주문진에서 태어나 1995년 『시와시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시집 『중독성 슬픔』 『밥이나 먹자, 꽃아』가 있습니다. 현재 가천의과대학교 교양학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글 : 맹문재
1963년 충북 단양에서 태어나 1991년 『문학정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시집 『먼 길을 움직인다』 『물고기에게 배우다』 『책이 무거운 이유』, 아동용 백과사전 번역서 『포유동물』이 있습니다. 현재 안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글 : 박완오
1965년 충북 진천에서 태어나 1991년 『동서문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시집 『내 안의 흔들림』 『염소의 허기가 세상을 흔든다』 『아내의 문신』 『물의 낯에 지문을 새기다』가 있습니다. 현재 풍생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글 : 서안나
1965년 제주에서 태어나 1990년 『문학과비평』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시집 『푸른 수첩을 찢다』 『플롯 속의 그녀들』이 있습니다. 현재 한양대학교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글 : 이상희
1965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1999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시집 『저녁을 굶은 달을 본 적이 있다』, 장편 동화 『살구는 왜 노랗게 익는 걸까』 『어린이를 위한 약속』, 저학년 동화 『1학년 1반 나눔 봉사단』이 있습니다. 현재 서울시 재능기부를 통해 〈어린이 시창작 교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글 : 장인수
1968년 충북 진천에서 태어나 2003년 『시인세계』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시집 『유리창』 『온순한 뿔』이 있습니다. 현재 중산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 주요 목차
권현형
분홍 기지개
엄마랑 아가랑 라라라
아빤 어렸을 때도 남자였어요?
식물아 사랑해
존댓말
우체통
심심해 아 심심해
공주님은 어디서 결혼하게?
난 지구가 예뻐
맹문재
얼굴
1주기
헌 의자
이슬방울
나무는 웃네
할머니
박완호
할머니
반달
축구공
수정초등학교
시골길
달빛 탐지기
나무 통신
얼마나 좋으면
서안나
산책
엄마는 외계인
침대를 숨겨 놓았어요
수박
딱풀
제비꽃
사슴벌레
흉터
변비 걸린 염소
엄마 나도 속상해요
벙어리장갑
이승희
달에게 편지를 써볼까
겨울비
먹이 사슬
풀꽃
숨바꼭질
봉숭아 물들다
비눗방울
꽃밭에는 꽃들이
장인수
거짓말
발바닥
아이스크림
생각하는 모자
꽃
지도 그리기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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