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이보디보가 밝혀낸 흥미롭고 놀라운 생명 진화의 비밀
아리스토텔레스, 뷔퐁, 다윈 그리고 굴드로 이어지는 과학사상의 진정한 모험들
그리고 생명의 이해를 둘러싼 현대 생명과학의 새로운 진전
2008년 ‘장 로스탕 상’ 수상!!!
“생명의 이해를 위한 매우 중요한 열쇠는 물론,
정확한 연구 사례를 통해 지식이 만들어지는 역사적 방식까지 보여준다.”
이보디보라는 현대 생물학의 새로운 흐름
하나의 유령이 생물학을 배회하고 있다. 이보디보라는 유령이… 세포학, 유전학, 생리학, 생화학, 분자생물학, 생태학, 내분비학, 면역학, 신경생물학에서부터, 고생물학, 진화학, 계통분류학, 집단유전학까지 현대 생물학의 거의 모든 분야가 이보디보라는 유령에 초대되어 활발히 융합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유령의 정체는 무엇인가?
이보디보(evo devo)는 진화발생생물학(evolutionary developmental biology), 즉 진화론과 발생학이 만나서 태어난 과학이다. 20세기 초반, 한때는 결별한 사이였던 이 두 학문이 최근에 다시 재결합하면서 생물학에 새로운 통합의 흐름을 만든 것이다. 그리고 다른 분야들 역시 생물학에서 가장 심오하고 근원적인 질문에 대답하기 위하여 이 흐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생명의 다양성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으며, 종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존재하는가?’라는 오래됐지만 매우 중요한, 바로 그 질문!
이보디보가 써내려간 동물의 발생과 진화 이야기: 이 책은 독특한 자연사 책이다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동물들의 진화 이야기』는 생물학의 이 최신 흐름을 통해 다양한 동물에 대해 이야기하는 독특한 자연사 책이다. ‘달팽이 택시를 탄 선충 이야기’라는 제목의 이 책의 첫 장부터 흥미를 끈다. 빠르기로 따지자면 벌레나 달팽이나 매한가지일 텐데, 아니 오히려 벌레가 한숨 자고 일어나도 경주에서 가뿐히 이길 수도 있을 텐데, 달팽이 택시를 타고 벌레는 도대체 어디로 간다는 것일까? 그리고 그 사실이 생명의 문제에서 왜 중요할까?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동물의 발생과 진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이보디보라는 학문이 밝혀낸 놀라운 생명의 비밀을 하나씩 발견하게 된다. 여기서 말하는 발생이란 수정란에서 배아가 되어 성체로 성장하는 생활사를 말한다. 발생 과정에서 동물들은 유생 단계를 거치거나, 허물을 벗어 변태를 하기도 한다. 그리고 각각의 단계는 발생유전자와 호메오 유전자에 의해 제어된다. 바로 이들 유전자에 의해 전후대칭이라든가, 몸통의 각 체절마다 달려 있는 부속지의 형태와 성질이 결정된다.
생물학에서 발생은 동물의 분류에서 많은 부분을 명확하게 해주고 종을 식별할 때 생길 수 있는 오류를 바로잡게끔 해준다. 어떻게 생명의 형태가, 10억 년 전에 출현한 말미잘이나 해파리의 방사형 대칭에서 5억 년 전에 출현한 곤충과 갑각류와 척추동물의 좌우대칭으로 변했을까? 이 책에 따르면, 유전학자들은 이들에게 공통 조상이 있었는데, 후손에서 유전자가 다르게 발현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물론 여기서 어떤 변이가 있었고, 어떤 상황에서 변화가 생겼는지 알아야 할 것이다. 바로 이런 것들을 이야기하는 학문이 이보디보이고 이 책의 골격이다.
생물들이 깃들어 사는 거대한 도서관: 이 책은 또한 과학사상사 책이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히 이보디보라는 학문 이야기에만 매달리지 않는다. 이 책의 흐름은 과학사의 물결 위에 놓여 있다. 우리가 흔히 인문, 자연, 철학으로 부르는 것들의 역사가 다채롭게 펼쳐지는 것이다(그래서 이 책은 말랑말랑하고 따뜻하기까지 하다). 18세기부터, 더 멀리는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까지의 생물학의 역사가 수많은 동물들과 과학자들의 이야기와 함께 이 책에 수 놓여 있다.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조금 과장해서) 수천수만 갈래의 통로가 끝없이 이어지는, 생물들의 거대한 도서관에 들어온 착각이 들 정도이다.
실제로 책 속에는 고생대의 사라진 화석동물들부터 실험실에서 탄생한 동물들까지 다양한 생명이 깃들어 있고, 이 동물들의 발생과 진화의 비밀을 캐내려 하는 80여 명의 과학자들이 관찰력과 상상력의 양초를 켜들고 통로 사이를 뛰어다니고 있다. 어떤 동물은 붙박인 채 생활하고, 또 어떤 동물들은 유영하고, 기어다니고, 날아다닌다. 어떤 과학자는 실험실에 처박혀 있고, 또 어떤 과학자들은 아주 먼 항해 길에 오르거나 화석을 찾아다니고, 실험실을 박차고 나와 시골길을 헤매는 자도 있다. 특히 다양한 과학자 중에서도 레오뮈르와 뷔퐁, 다윈과 스티븐 제이 굴드 등이 생명체를 관찰하고 비교하고 분류하면서 서로 간에 생각지 못했던 관계를 발견하는 모습을 목격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이다.
12편의 옴니버스 영화에 등장하는 주인공들
가짜 유니콘과 가짜 소 이야기, 아가미로 나는 곤충 이야기, 다윈이 범했던 오류에 대한 이야기 등등 이 책에 나오는 12편의 이야기들은 마치 신비한 과학 옴니버스 영화를 연상시킨다. 이 영화들의 시놉시스는 대략 다음과 같다.
제1장은 실험실에서의 열연으로 과학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꼬마선충이 주인공이다. 실험실에서 과학자들에게 꼭 필요한 길이 1밀리미터의 작은 선충은 자연 속에서 자신의 유전적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해 환경에 적응하면서 자신보다 빨리, 그리고 더 멀리 갈수 있는 달팽이 택시를 탄다!
제2장의 주인공 역시 실험실의 스타인 초파리, 바로 드로소필라이다. 18세기에 자연발생설을 부인했던 레오뮈르가 얼마나 뛰어난 과학자였는지, 그리고 당시에 자연발생설이 얼마나 맹위를 떨치며 논쟁의 중심에 있었는지를 엿보게 해준다. 생물 교과서에 꼭 실리는 파스퇴르의 백조 목 모양의 플라스크 실험 이야기도 이 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따개비라는 흥미로운 동물이 제3장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종의 기원』으로 유명한 찰스 다윈도 여기서 비중 있는 역할을 맡는다. 다윈이 따개비 연구에 8년씩이나 할애했다는 이야기가 소개되는데, 그가 상동관계를 바탕으로 연구하면서 겪게 되는 오류를 추적한다.
제4장은 곤충, 그중에서도 날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곤충의 날개가 어디서부터 생겼는지, 육각류가 어떻게 물 밖으로 나와서 적응했고, 어떻게 아가미가 날개로 변화되었는지를 설명한다. ‘희망적인 괴물’이라는, 당대에는 조롱거리가 된 아이디어를 낸 리처드 골드슈미트의 업적이 이야기의 수미쌍관을 장식한다.
제5장은 동물 클로닝 이야기로 매머드와 현생 코끼리가 등장하는데, 여기서는 ‘살아 있는’ DNA만으로 멸종된 동물을 왜 다시 만들 수 없는지 잘 설명해주고 있다. 특히 한국 독자에겐 씁쓸한 이야기가 될 수 있는, 다름 아닌 황우석 교수에 대한 내용도 소개한다.
제6장의 주인공은 방사형 대칭동물인 말미잘인데, 사실은 현생 좌우대칭동물들의 몸매에 관한, 고생물학 차원에서 아주 기나긴 ‘회상(?)’이다. 그러니까 좌우대칭동물의 기원에 관한 질문을 이 장에서 던지는데, 그 답은 발생과 진화에서 얻을 수 있다고 저자는 보여준다.
제7장의 제목에는 가짜 유니콘과 가짜 소가 나온다. 이 장은 21세기 말에 발견된 신종 반추동물이 DNA 검사를 통해 결국 가짜임이 밝혀진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저자는 DNA 검사의 유용성을 확인할 수 있고, 미래에는 DNA 조각이 바코드처럼 이용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제8장은 오스트레일리아를 배경으로 한 호러무비가 펼쳐지는데, 무시무시한 괴물 역할은 두꺼비가 맡았다. 생물학적 방제를 위해 오스트레일리아에 들여온 사탕수수두꺼비가 방제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지만 지역에 서식하는 뱀에 형태적이고 행동적인 변화를 가져왔음을 소개한다. 수백만 년에 걸쳐 일어난다고 생각했던 진화가 뱀에서는 20세대(약 70년) 만에 일어난 것이다!
제9장은 새우들의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장은 상동관계에 관한 내용으로, 갑각류의 유생 단계인 노플리우스와 판다의 ‘엄지손가락’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상동관계와 비교해부학을 통해 밝힌다.
제10장은 개미 공화국에 얽힌 역사물이다. 저자는 진화에 대한 이해를 위해 날개 없는 암컷개미 디아캄마를 소개한다. 비록 날개가 없어 여왕은 아니지만 특수 기관을 갖는 암컷이 우위자 역할을 맡음으로써 평화롭고 안정된 계급사회를 구축한다는 내용이다.
제11장은 때까치와 뿔 달린 도마뱀이 펼치는 스릴러라 할 수 있겠다. 생물학의 기본 개념 중 하나인 ‘적응’에 관한 것으로, 저자는 뿔 달린 도마뱀이 때까치에게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뿔이 더 커진 게 아닐까, 라는 질문을 던진다.
마지막 장인 제12장의 주인공은 성서에서부터 열연을 펼친 바 있던 뱀에 대한 이야기이다. 성서에 등장했을 때만 해도 있었던 뱀 다리의 행방을 쫓는데, 현생 뱀 중에 다리의 흔적이 발견되는 종이 있다는 사실을 추적하는 내용이다.
이 독특한 자연사 이야기를 마치면서 저자는 생물학의 다양한 분야 간에 협력이 더욱 심화되기를 기원한다. 그는 분자생물학과 유전학, 형태해부학과 발생생물학, 그리고 동물행동학 및 생태학까지 모든 분야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하는데, 이 모든 학문들이 계통발생적 분석을 통해 종간 친척 관계를 규명해주는, 다차원적인 계통수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말한다.
“나는 진화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모든 지식은, 나무와 같은 형상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나무의 모든 가지는 무수한 방향으로 성장을 결코 멈추지 않는다는 환상을 품고서…….”
이 12편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생물학적 사고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우회로를 가지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작은 유전적 변화에 의해 생명체의 기관이 변형되고, 이 변화가 향후에 자연환경 속에서 또 다른 영향을 주는 것이다.
주류 생물학과 다른 독특한 색깔
이 책의 저자 장 되치는 파리6대학에서 25년 넘게 유전학과 동물학에 대해 연구하면서 후학을 가르쳤고 현재는 이 대학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자가 서문에도 그 이름들을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은 아리스토텔레스, 뷔퐁 그리고 스티븐 제이 굴드로 이어지는 자연사 서술의 전통을 잇고 있다. 특히 에드워드 윌슨, 리처드 도킨스 등 주류 진화생물학과 대립각을 형성한 것으로 유명한 하버드대학의 고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의 이름을 책 속에서 종종 발견할 수 있는데, 장 되치의 자연사 서술 역시 주류와 다른 독특한 색깔을 보여주고 있다.
그가 이 책에서 보여주는 장점은 독자들로 하여금 생물학자들의 추론을 엿보고, 다양한 생물학적 발견과 해석 그리고 다른 생물학 데이터와 비교를 할 수 있도록 훌륭하게 이끌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책이 갖는 가장 큰 장점은 전문적이고도 어려운 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12편의 에세이마다 저자의, 생명에 대한 해박하고 깊이 있는 학식과 폭넓은 인문적 교양이 깊게 배어 있다. 이런 점들 때문에 이 책은 현지에서도 높은 평가를 얻었다. 2008년, 프랑스에서 과학기술 분야를 대중적으로 소개하는 데에 공헌을 세운 책에 수여하는 장 로스탕 상을 받았던 것이다.
추천의 글
이 책은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 발생과 진화 이야기를 매우 기지 넘치는 문장으로 쉽고 재미있게 풀어간다. 최근의 진화생물학은 발생생물학과 가까워지면서 주목할 만한 변화와 더 깊이 있는 연구를 보여줬는데, 이 책은 ‘이보디보’라 불리는 이 새로운 흐름 위에 있다. 달팽이를 택시로 이용한 선충, 수관을 잃어버린 말미잘, 가짜 유니콘과 가짜 소, 때까치와 뿔 달린 도마뱀과 같은 이야기들을 따라가다 보면, 과학에서 생명의 이해를 둘러싼 놀랍고 새로운 진전이 있었음을 목격하게 된다. _김명희(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교실 교수)
현대 생명 연구의 트렌드를 반영하는 매우 근본적인 사안들이 다뤄지지만 결코 관심을 잃게 하거나 읽기 어렵게 만들지 않는다. (…) 논쟁들은 읽기 편하고, 정확하며 동시에 생생하다. (…) 이 저작은 생명의 이해를 위한 매우 중요한 열쇠는 물론, 정확한 연구 사례를 통해 지식이 만들어지는 역사적인 방식까지 동시에 보여준다. _ ‘장 로스탕 상’ 보도자료 중에서
곤충 날개의 기원, 홍합이 호수를 옮겨 다니는 방식 또는 뱀이 다리를 잃으면서 갈비뼈를 갖게 된 12편의 이야기를 통해 저자는 프랑스 최초로 이보디보 과학 선구자가 저술한 참고 문헌을 대중들에게 안겨줬다. _토마 라몬리, 리용 고등사범학교 교수
유전학자이며 동물학자인 장 되치는 경쾌한 문체로 쓴 12편의 동물 이야기를 통해 생물학 분야의 최신 성과인 이보디보 또는 동물 발생의 비교유전학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_폴 마즐리악, 프랑스의 과학사가
이 책의 저자는 멸종되고 있는 과학자 부류에 속한다. 분자생물학 이외의 분야가 존재함을, 생물학은 생명에 관한 연구이며 놀라움과 수수께끼가 가득한 괴상한 세상임을 알고 있는 과학자 말이다. 이 책은 재미있기도 하고 교육적이기도 하며, 생명이 단지 유전자에만 국한되지 않음을 강력하게 상기시켜준다. _《레제코》 지
유전학과 동물학을 가르치는 저자는 과거와 오늘날의 실험실에서 이뤄진 연구에 대해 흥미진진하게 수사한다. 우리는 초파리에서부터 말미잘 그리고 뱀까지 12편의 놀라운 이야기들을 통해 다양한 동물을 만나게 된다. 이 동물들을 통해 관찰을 위한 인내심과 실험적 호기심을 적절히 동원할 줄 아는 과학자들의 지적 여정을 쫓아갈 수 있을 것이다. _《라크루아》 지
▣ 작가 소개
저자 장 되치(Jean Deutsch)
파리6대학에서 25년 넘게 유전학과 동물학을 연구하고 후학을 가르쳤으며, 파리1대학에도 출강했다. 현재는 파리6대학 명예교수로 있으면서 생명과학을 대중에게 소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2007년에 출간한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동물들의 진화 이야기(원제: Le ver qui prenait l’escargot comme taxi)』는 그 출발선에 있는 책으로 과학기술 분야의 진보를 이뤄낸 저작물에 수여하는 장 로스탕 상을 받았다. 2008년, ‘Forum National de SVT(프랑스의 자연과학 분야 교사 및 전문가 포럼)’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과학 분야 질문에 답변을 해주는 역할을 맡았으며, 2010년에는 장 로스탕 상 심사위원으로 임명됐다. 주요 저서로 『La Drosophile: Des chromosomes aux molecules』 『Genetique: Genes et genomes』(공저) 등이 있으며, 편저로는 『Hox Genes: Studies from the 20th to the 21st Century』가 있다.
역자 심영섭
연세대학교 생명과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생물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또한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불과 국제회의통역학 석사를 거쳐 파리3대학 통역번역대학원 번역과정을 이수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과에서 연구 조교로 근무한 바 있으며, 현재 주한 프랑스대사관 공보과에서 일하고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출강 중. 옮긴 책으로 『생쥐, 인간 게놈을 구하러 가다』가 있다.
▣ 주요 목차
마지막에 읽어도 되는 서문
제1장> 달팽이 택시를 탄 선충 이야기
: 어떻게 다를 수 있는가
애완동물, 예쁜꼬마선충 / 이 매우 우아한 동물의 특이한 성징 / 자연 속의 예쁜꼬마선충 / 프랑스 시골의 외딴곳에서 만난 예쁜꼬마선충 / 달팽이 타고 히치하이킹 / 가설과 검증 / 생물학자들의 머릿속에는 뭐가 들어 있을까 / 왜 유전적 다양성인가 / 다윈과 히치하이킹
제2장> 이슬에서 태어난 파리 이야기
: 식초로 파리 잡기
프랑스 과학아카데미 회원이 된 레오뮈르 / 레오뮈르, 파리를 잡다 / 이슬 한 방울 더 드실 거죠? / 자연박물학적 방법에 관한 연설 / 매우 잘 숨겨져 있는 평균곤 / 파리, 알 그리고 구더기 / 파스퇴르보다 한 세기 전에 자연발생설에 반대한 레오뮈르 / 18세기, 자연발생설에 찬성 또는 반대하다 / 그리고 여기서 뷔퐁의 역할은? / 뷔퐁과 니덤에 반대하다 / 당연히 파스퇴르다 / 자연발생설 그리고 발생과 진화
제3장> 다윈이 좋아했던 만각류 이야기
: 위대한 인물의 시각과 오류
만각류라고 하셨나요? / 만각류의 전설 / 과학에 입문한 만각류 / 만각류에 대한 다윈의 열정 / 정말 왜 만각류인가: 상동성 / 왜 만각류인가: 발달 / 다윈의 오류, 몸통의 구조 / 끔찍한 아브도미날리아 / 원형: 오언을 따라간 다윈 / 이마의 선상구조와 더듬이
제4장> 아가미로 날아다니는 곤충 이야기
: 희망적인 괴물의 성공
1933년, 유태계 독일인 머리에서 태어난 괴물 / 날개가 있거나 없는 곤충 / 육각류는 갑각류다! / 곤충의 날개는 어떻게 형성되는가? / 곤충의 날개는 다리의 일부일 뿐이다 / 아가미와 날개 / 날개와 호메오 유전자 / 육각류는 어떻게 물 밖으로 나왔는가? / 아가미로 어떻게 날 수 있는가? / 날개로 노 젓기! / 희망적인 괴물의 엄청난 성공
제5장> 과거, 현재, 미래의 코끼리 이야기
: 매머드는 속임수를 쓰는가?
크리스마스 이야기 / 살아 있는 DNA! / 게놈 시퀀스 / 고집 센 클론! / 동물 클로닝, 개구리에서 돌리까지 / 클로닝과 유전학 / 시퀀싱과 클로닝이 매머드 부활의 두 가지 방식인가? / DNA와 현생 코끼리 / 매머드와 코끼리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인가? / 귀와 꼬리 / 한국의 매머드 / 부록: 유전자, DNA와 유전학자
제6장> 수관을 잃어버린 말미잘 이야기
: 예술과 자연에서의 대칭
빈센트 반 고흐의 귀 / 모든 동물이 좌우대칭이지는 않다 / 대칭과 해부 구조 / 좌우대칭의 기원: 진화와 발생 / 좌우대칭동물의 기원과 고생물학 / 좌우대칭동물의 기원과 계통발생학 / 유생에서 성체까지, 말미잘의 발달 / 이들은 먼 친척인가: 네마토스텔라와 좌우대칭동물의 혹스 유전자 / Anthox6 유전자와 말미잘의 축 / 해파리에서는 어떤가? / 방사대칭동물 / 말미잘이 고랑을 파다 / 좌우대칭동물에서 등배축이 뒤바뀌다 / 말미잘에서 등배축을 찾다 / 말미잘한테 배가 있다고? / 제 위치에 놓기
제7장> 가짜 유니콘과 정말 가짜 소 이야기
: 인도차이나 유니콘의 비밀
신종 사냥 / 짖는 사슴 / 가짜 유니콘 / 원시종일까, 진화된 종일까? / 정말 가짜 소 / 뱀을 먹는 소! / 프세우도노비보스는 샤무아인가? / 앞 장의 주인공들을 다시 만나다 / 돼지와 바코드
제8장> 다윈만큼 커지고 싶었던 두꺼비 이야기
: 어떻게 하면 오류를 더해갈까
다윈과 오스트레일리아 / 위험에 빠진 양서류 / 생물학적 방제 / 황소두꺼비, 포식자이자 먹이 / 두꺼비와 뱀, 전속력의 포식과 선택 / 두꺼비에게 전쟁 선포하기 / 성과 염색체 / 성, 온도와 호르몬 / 최종 해법 또는 어떻게 하면 오류를 더해갈까
제9장> 새우 유생 이야기
: 뒤로 가는 진화
유생들의 바다 / 갑각류 / 연갑류 갑각류의 계통수 / 유생과 배아 / 선조의 유생 / 생물학자들의 언어에서 ‘상동관계’란 무슨 뜻일까? / 모든 노플리우스 유생은 상동인가? / 판다에게는 손가락이 너무 많다 / 상동관계와 비교해부학 / 상대적 개념인 상동관계 / 여전히 임시 가설인 상동관계 / 진화는 거꾸로 갈 수 있는가? / 유전학에서 복귀 돌연변이 / 배아-유생! / 프로그램에 관여하는 호르몬 / 가능한 진화 시나리오: 발달의 헤테로크로니 / 뒷걸음질 치기 / 부록: 계통수 만들기
제10장> 여왕이 없는 개미 이야기
: 공화국에서 권력은 어떻게 잡는가
결합에서 날개까지 / 개미 사회에서 날개는 권력의 상징이다 / 날개와 염색체 / 디아캄마: 여왕이 없는 개미 / 다른 이들보다 더 평등한 이들: 우위자 / 눈이 손상되어 이로운 점 / 성충 원기 / 날개 원기인가 눈 원기가 / 원기와 유전자 / 그렇다면 눈은 어디서 비롯되는가? / ‘디아캄마의 진화’라는 영화
제11장> 때까치와 뿔 달린 도마뱀 이야기
: 드라큘라 날다
진짜 이야기 / 복면 도적 때까치 / 뿔 달린 도마뱀 / 도마뱀과 드라큘라 / 논쟁 / 적응주의 프로그램 비판 / 적응, 전적응, 굴절적응 / 도마뱀 뿔은 적응된 것인가, 전적응된 것인가, 굴절적응된 것인가 / 용의 아들, 드라큘라 왕자
제12장> 다리를 잃어버린 왕뱀 이야기
: 과연 어떻게 하면 갈비뼈를 얻을 수 있는가
창세기 / 뱀과 도마뱀 / 다리 없는 도마뱀 / 뱀에서 볼 수 있는 다리 흔적 / 다리가 있는 뱀 화석 / 바다뱀이라… / 독을 통한 진실 / 갈비뼈를 거슬러 올라가다 / 진화가 맞이한 한계 / 지식의 나무
옮긴이의 말
용어 설명 및 주요 인물 소개
자료와 참고 문헌
이보디보가 밝혀낸 흥미롭고 놀라운 생명 진화의 비밀
아리스토텔레스, 뷔퐁, 다윈 그리고 굴드로 이어지는 과학사상의 진정한 모험들
그리고 생명의 이해를 둘러싼 현대 생명과학의 새로운 진전
2008년 ‘장 로스탕 상’ 수상!!!
“생명의 이해를 위한 매우 중요한 열쇠는 물론,
정확한 연구 사례를 통해 지식이 만들어지는 역사적 방식까지 보여준다.”
이보디보라는 현대 생물학의 새로운 흐름
하나의 유령이 생물학을 배회하고 있다. 이보디보라는 유령이… 세포학, 유전학, 생리학, 생화학, 분자생물학, 생태학, 내분비학, 면역학, 신경생물학에서부터, 고생물학, 진화학, 계통분류학, 집단유전학까지 현대 생물학의 거의 모든 분야가 이보디보라는 유령에 초대되어 활발히 융합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유령의 정체는 무엇인가?
이보디보(evo devo)는 진화발생생물학(evolutionary developmental biology), 즉 진화론과 발생학이 만나서 태어난 과학이다. 20세기 초반, 한때는 결별한 사이였던 이 두 학문이 최근에 다시 재결합하면서 생물학에 새로운 통합의 흐름을 만든 것이다. 그리고 다른 분야들 역시 생물학에서 가장 심오하고 근원적인 질문에 대답하기 위하여 이 흐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생명의 다양성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으며, 종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존재하는가?’라는 오래됐지만 매우 중요한, 바로 그 질문!
이보디보가 써내려간 동물의 발생과 진화 이야기: 이 책은 독특한 자연사 책이다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동물들의 진화 이야기』는 생물학의 이 최신 흐름을 통해 다양한 동물에 대해 이야기하는 독특한 자연사 책이다. ‘달팽이 택시를 탄 선충 이야기’라는 제목의 이 책의 첫 장부터 흥미를 끈다. 빠르기로 따지자면 벌레나 달팽이나 매한가지일 텐데, 아니 오히려 벌레가 한숨 자고 일어나도 경주에서 가뿐히 이길 수도 있을 텐데, 달팽이 택시를 타고 벌레는 도대체 어디로 간다는 것일까? 그리고 그 사실이 생명의 문제에서 왜 중요할까?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동물의 발생과 진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이보디보라는 학문이 밝혀낸 놀라운 생명의 비밀을 하나씩 발견하게 된다. 여기서 말하는 발생이란 수정란에서 배아가 되어 성체로 성장하는 생활사를 말한다. 발생 과정에서 동물들은 유생 단계를 거치거나, 허물을 벗어 변태를 하기도 한다. 그리고 각각의 단계는 발생유전자와 호메오 유전자에 의해 제어된다. 바로 이들 유전자에 의해 전후대칭이라든가, 몸통의 각 체절마다 달려 있는 부속지의 형태와 성질이 결정된다.
생물학에서 발생은 동물의 분류에서 많은 부분을 명확하게 해주고 종을 식별할 때 생길 수 있는 오류를 바로잡게끔 해준다. 어떻게 생명의 형태가, 10억 년 전에 출현한 말미잘이나 해파리의 방사형 대칭에서 5억 년 전에 출현한 곤충과 갑각류와 척추동물의 좌우대칭으로 변했을까? 이 책에 따르면, 유전학자들은 이들에게 공통 조상이 있었는데, 후손에서 유전자가 다르게 발현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물론 여기서 어떤 변이가 있었고, 어떤 상황에서 변화가 생겼는지 알아야 할 것이다. 바로 이런 것들을 이야기하는 학문이 이보디보이고 이 책의 골격이다.
생물들이 깃들어 사는 거대한 도서관: 이 책은 또한 과학사상사 책이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히 이보디보라는 학문 이야기에만 매달리지 않는다. 이 책의 흐름은 과학사의 물결 위에 놓여 있다. 우리가 흔히 인문, 자연, 철학으로 부르는 것들의 역사가 다채롭게 펼쳐지는 것이다(그래서 이 책은 말랑말랑하고 따뜻하기까지 하다). 18세기부터, 더 멀리는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까지의 생물학의 역사가 수많은 동물들과 과학자들의 이야기와 함께 이 책에 수 놓여 있다.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조금 과장해서) 수천수만 갈래의 통로가 끝없이 이어지는, 생물들의 거대한 도서관에 들어온 착각이 들 정도이다.
실제로 책 속에는 고생대의 사라진 화석동물들부터 실험실에서 탄생한 동물들까지 다양한 생명이 깃들어 있고, 이 동물들의 발생과 진화의 비밀을 캐내려 하는 80여 명의 과학자들이 관찰력과 상상력의 양초를 켜들고 통로 사이를 뛰어다니고 있다. 어떤 동물은 붙박인 채 생활하고, 또 어떤 동물들은 유영하고, 기어다니고, 날아다닌다. 어떤 과학자는 실험실에 처박혀 있고, 또 어떤 과학자들은 아주 먼 항해 길에 오르거나 화석을 찾아다니고, 실험실을 박차고 나와 시골길을 헤매는 자도 있다. 특히 다양한 과학자 중에서도 레오뮈르와 뷔퐁, 다윈과 스티븐 제이 굴드 등이 생명체를 관찰하고 비교하고 분류하면서 서로 간에 생각지 못했던 관계를 발견하는 모습을 목격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이다.
12편의 옴니버스 영화에 등장하는 주인공들
가짜 유니콘과 가짜 소 이야기, 아가미로 나는 곤충 이야기, 다윈이 범했던 오류에 대한 이야기 등등 이 책에 나오는 12편의 이야기들은 마치 신비한 과학 옴니버스 영화를 연상시킨다. 이 영화들의 시놉시스는 대략 다음과 같다.
제1장은 실험실에서의 열연으로 과학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꼬마선충이 주인공이다. 실험실에서 과학자들에게 꼭 필요한 길이 1밀리미터의 작은 선충은 자연 속에서 자신의 유전적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해 환경에 적응하면서 자신보다 빨리, 그리고 더 멀리 갈수 있는 달팽이 택시를 탄다!
제2장의 주인공 역시 실험실의 스타인 초파리, 바로 드로소필라이다. 18세기에 자연발생설을 부인했던 레오뮈르가 얼마나 뛰어난 과학자였는지, 그리고 당시에 자연발생설이 얼마나 맹위를 떨치며 논쟁의 중심에 있었는지를 엿보게 해준다. 생물 교과서에 꼭 실리는 파스퇴르의 백조 목 모양의 플라스크 실험 이야기도 이 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따개비라는 흥미로운 동물이 제3장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데, 『종의 기원』으로 유명한 찰스 다윈도 여기서 비중 있는 역할을 맡는다. 다윈이 따개비 연구에 8년씩이나 할애했다는 이야기가 소개되는데, 그가 상동관계를 바탕으로 연구하면서 겪게 되는 오류를 추적한다.
제4장은 곤충, 그중에서도 날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곤충의 날개가 어디서부터 생겼는지, 육각류가 어떻게 물 밖으로 나와서 적응했고, 어떻게 아가미가 날개로 변화되었는지를 설명한다. ‘희망적인 괴물’이라는, 당대에는 조롱거리가 된 아이디어를 낸 리처드 골드슈미트의 업적이 이야기의 수미쌍관을 장식한다.
제5장은 동물 클로닝 이야기로 매머드와 현생 코끼리가 등장하는데, 여기서는 ‘살아 있는’ DNA만으로 멸종된 동물을 왜 다시 만들 수 없는지 잘 설명해주고 있다. 특히 한국 독자에겐 씁쓸한 이야기가 될 수 있는, 다름 아닌 황우석 교수에 대한 내용도 소개한다.
제6장의 주인공은 방사형 대칭동물인 말미잘인데, 사실은 현생 좌우대칭동물들의 몸매에 관한, 고생물학 차원에서 아주 기나긴 ‘회상(?)’이다. 그러니까 좌우대칭동물의 기원에 관한 질문을 이 장에서 던지는데, 그 답은 발생과 진화에서 얻을 수 있다고 저자는 보여준다.
제7장의 제목에는 가짜 유니콘과 가짜 소가 나온다. 이 장은 21세기 말에 발견된 신종 반추동물이 DNA 검사를 통해 결국 가짜임이 밝혀진다는 내용이다. 여기서 저자는 DNA 검사의 유용성을 확인할 수 있고, 미래에는 DNA 조각이 바코드처럼 이용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제8장은 오스트레일리아를 배경으로 한 호러무비가 펼쳐지는데, 무시무시한 괴물 역할은 두꺼비가 맡았다. 생물학적 방제를 위해 오스트레일리아에 들여온 사탕수수두꺼비가 방제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지만 지역에 서식하는 뱀에 형태적이고 행동적인 변화를 가져왔음을 소개한다. 수백만 년에 걸쳐 일어난다고 생각했던 진화가 뱀에서는 20세대(약 70년) 만에 일어난 것이다!
제9장은 새우들의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장은 상동관계에 관한 내용으로, 갑각류의 유생 단계인 노플리우스와 판다의 ‘엄지손가락’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상동관계와 비교해부학을 통해 밝힌다.
제10장은 개미 공화국에 얽힌 역사물이다. 저자는 진화에 대한 이해를 위해 날개 없는 암컷개미 디아캄마를 소개한다. 비록 날개가 없어 여왕은 아니지만 특수 기관을 갖는 암컷이 우위자 역할을 맡음으로써 평화롭고 안정된 계급사회를 구축한다는 내용이다.
제11장은 때까치와 뿔 달린 도마뱀이 펼치는 스릴러라 할 수 있겠다. 생물학의 기본 개념 중 하나인 ‘적응’에 관한 것으로, 저자는 뿔 달린 도마뱀이 때까치에게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뿔이 더 커진 게 아닐까, 라는 질문을 던진다.
마지막 장인 제12장의 주인공은 성서에서부터 열연을 펼친 바 있던 뱀에 대한 이야기이다. 성서에 등장했을 때만 해도 있었던 뱀 다리의 행방을 쫓는데, 현생 뱀 중에 다리의 흔적이 발견되는 종이 있다는 사실을 추적하는 내용이다.
이 독특한 자연사 이야기를 마치면서 저자는 생물학의 다양한 분야 간에 협력이 더욱 심화되기를 기원한다. 그는 분자생물학과 유전학, 형태해부학과 발생생물학, 그리고 동물행동학 및 생태학까지 모든 분야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하는데, 이 모든 학문들이 계통발생적 분석을 통해 종간 친척 관계를 규명해주는, 다차원적인 계통수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말한다.
“나는 진화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모든 지식은, 나무와 같은 형상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나무의 모든 가지는 무수한 방향으로 성장을 결코 멈추지 않는다는 환상을 품고서…….”
이 12편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생물학적 사고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우회로를 가지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작은 유전적 변화에 의해 생명체의 기관이 변형되고, 이 변화가 향후에 자연환경 속에서 또 다른 영향을 주는 것이다.
주류 생물학과 다른 독특한 색깔
이 책의 저자 장 되치는 파리6대학에서 25년 넘게 유전학과 동물학에 대해 연구하면서 후학을 가르쳤고 현재는 이 대학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자가 서문에도 그 이름들을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은 아리스토텔레스, 뷔퐁 그리고 스티븐 제이 굴드로 이어지는 자연사 서술의 전통을 잇고 있다. 특히 에드워드 윌슨, 리처드 도킨스 등 주류 진화생물학과 대립각을 형성한 것으로 유명한 하버드대학의 고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의 이름을 책 속에서 종종 발견할 수 있는데, 장 되치의 자연사 서술 역시 주류와 다른 독특한 색깔을 보여주고 있다.
그가 이 책에서 보여주는 장점은 독자들로 하여금 생물학자들의 추론을 엿보고, 다양한 생물학적 발견과 해석 그리고 다른 생물학 데이터와 비교를 할 수 있도록 훌륭하게 이끌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책이 갖는 가장 큰 장점은 전문적이고도 어려운 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12편의 에세이마다 저자의, 생명에 대한 해박하고 깊이 있는 학식과 폭넓은 인문적 교양이 깊게 배어 있다. 이런 점들 때문에 이 책은 현지에서도 높은 평가를 얻었다. 2008년, 프랑스에서 과학기술 분야를 대중적으로 소개하는 데에 공헌을 세운 책에 수여하는 장 로스탕 상을 받았던 것이다.
추천의 글
이 책은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 발생과 진화 이야기를 매우 기지 넘치는 문장으로 쉽고 재미있게 풀어간다. 최근의 진화생물학은 발생생물학과 가까워지면서 주목할 만한 변화와 더 깊이 있는 연구를 보여줬는데, 이 책은 ‘이보디보’라 불리는 이 새로운 흐름 위에 있다. 달팽이를 택시로 이용한 선충, 수관을 잃어버린 말미잘, 가짜 유니콘과 가짜 소, 때까치와 뿔 달린 도마뱀과 같은 이야기들을 따라가다 보면, 과학에서 생명의 이해를 둘러싼 놀랍고 새로운 진전이 있었음을 목격하게 된다. _김명희(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해부학교실 교수)
현대 생명 연구의 트렌드를 반영하는 매우 근본적인 사안들이 다뤄지지만 결코 관심을 잃게 하거나 읽기 어렵게 만들지 않는다. (…) 논쟁들은 읽기 편하고, 정확하며 동시에 생생하다. (…) 이 저작은 생명의 이해를 위한 매우 중요한 열쇠는 물론, 정확한 연구 사례를 통해 지식이 만들어지는 역사적인 방식까지 동시에 보여준다. _ ‘장 로스탕 상’ 보도자료 중에서
곤충 날개의 기원, 홍합이 호수를 옮겨 다니는 방식 또는 뱀이 다리를 잃으면서 갈비뼈를 갖게 된 12편의 이야기를 통해 저자는 프랑스 최초로 이보디보 과학 선구자가 저술한 참고 문헌을 대중들에게 안겨줬다. _토마 라몬리, 리용 고등사범학교 교수
유전학자이며 동물학자인 장 되치는 경쾌한 문체로 쓴 12편의 동물 이야기를 통해 생물학 분야의 최신 성과인 이보디보 또는 동물 발생의 비교유전학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_폴 마즐리악, 프랑스의 과학사가
이 책의 저자는 멸종되고 있는 과학자 부류에 속한다. 분자생물학 이외의 분야가 존재함을, 생물학은 생명에 관한 연구이며 놀라움과 수수께끼가 가득한 괴상한 세상임을 알고 있는 과학자 말이다. 이 책은 재미있기도 하고 교육적이기도 하며, 생명이 단지 유전자에만 국한되지 않음을 강력하게 상기시켜준다. _《레제코》 지
유전학과 동물학을 가르치는 저자는 과거와 오늘날의 실험실에서 이뤄진 연구에 대해 흥미진진하게 수사한다. 우리는 초파리에서부터 말미잘 그리고 뱀까지 12편의 놀라운 이야기들을 통해 다양한 동물을 만나게 된다. 이 동물들을 통해 관찰을 위한 인내심과 실험적 호기심을 적절히 동원할 줄 아는 과학자들의 지적 여정을 쫓아갈 수 있을 것이다. _《라크루아》 지
▣ 작가 소개
저자 장 되치(Jean Deutsch)
파리6대학에서 25년 넘게 유전학과 동물학을 연구하고 후학을 가르쳤으며, 파리1대학에도 출강했다. 현재는 파리6대학 명예교수로 있으면서 생명과학을 대중에게 소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2007년에 출간한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동물들의 진화 이야기(원제: Le ver qui prenait l’escargot comme taxi)』는 그 출발선에 있는 책으로 과학기술 분야의 진보를 이뤄낸 저작물에 수여하는 장 로스탕 상을 받았다. 2008년, ‘Forum National de SVT(프랑스의 자연과학 분야 교사 및 전문가 포럼)’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과학 분야 질문에 답변을 해주는 역할을 맡았으며, 2010년에는 장 로스탕 상 심사위원으로 임명됐다. 주요 저서로 『La Drosophile: Des chromosomes aux molecules』 『Genetique: Genes et genomes』(공저) 등이 있으며, 편저로는 『Hox Genes: Studies from the 20th to the 21st Century』가 있다.
역자 심영섭
연세대학교 생명과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생물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또한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불과 국제회의통역학 석사를 거쳐 파리3대학 통역번역대학원 번역과정을 이수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과에서 연구 조교로 근무한 바 있으며, 현재 주한 프랑스대사관 공보과에서 일하고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출강 중. 옮긴 책으로 『생쥐, 인간 게놈을 구하러 가다』가 있다.
▣ 주요 목차
마지막에 읽어도 되는 서문
제1장> 달팽이 택시를 탄 선충 이야기
: 어떻게 다를 수 있는가
애완동물, 예쁜꼬마선충 / 이 매우 우아한 동물의 특이한 성징 / 자연 속의 예쁜꼬마선충 / 프랑스 시골의 외딴곳에서 만난 예쁜꼬마선충 / 달팽이 타고 히치하이킹 / 가설과 검증 / 생물학자들의 머릿속에는 뭐가 들어 있을까 / 왜 유전적 다양성인가 / 다윈과 히치하이킹
제2장> 이슬에서 태어난 파리 이야기
: 식초로 파리 잡기
프랑스 과학아카데미 회원이 된 레오뮈르 / 레오뮈르, 파리를 잡다 / 이슬 한 방울 더 드실 거죠? / 자연박물학적 방법에 관한 연설 / 매우 잘 숨겨져 있는 평균곤 / 파리, 알 그리고 구더기 / 파스퇴르보다 한 세기 전에 자연발생설에 반대한 레오뮈르 / 18세기, 자연발생설에 찬성 또는 반대하다 / 그리고 여기서 뷔퐁의 역할은? / 뷔퐁과 니덤에 반대하다 / 당연히 파스퇴르다 / 자연발생설 그리고 발생과 진화
제3장> 다윈이 좋아했던 만각류 이야기
: 위대한 인물의 시각과 오류
만각류라고 하셨나요? / 만각류의 전설 / 과학에 입문한 만각류 / 만각류에 대한 다윈의 열정 / 정말 왜 만각류인가: 상동성 / 왜 만각류인가: 발달 / 다윈의 오류, 몸통의 구조 / 끔찍한 아브도미날리아 / 원형: 오언을 따라간 다윈 / 이마의 선상구조와 더듬이
제4장> 아가미로 날아다니는 곤충 이야기
: 희망적인 괴물의 성공
1933년, 유태계 독일인 머리에서 태어난 괴물 / 날개가 있거나 없는 곤충 / 육각류는 갑각류다! / 곤충의 날개는 어떻게 형성되는가? / 곤충의 날개는 다리의 일부일 뿐이다 / 아가미와 날개 / 날개와 호메오 유전자 / 육각류는 어떻게 물 밖으로 나왔는가? / 아가미로 어떻게 날 수 있는가? / 날개로 노 젓기! / 희망적인 괴물의 엄청난 성공
제5장> 과거, 현재, 미래의 코끼리 이야기
: 매머드는 속임수를 쓰는가?
크리스마스 이야기 / 살아 있는 DNA! / 게놈 시퀀스 / 고집 센 클론! / 동물 클로닝, 개구리에서 돌리까지 / 클로닝과 유전학 / 시퀀싱과 클로닝이 매머드 부활의 두 가지 방식인가? / DNA와 현생 코끼리 / 매머드와 코끼리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인가? / 귀와 꼬리 / 한국의 매머드 / 부록: 유전자, DNA와 유전학자
제6장> 수관을 잃어버린 말미잘 이야기
: 예술과 자연에서의 대칭
빈센트 반 고흐의 귀 / 모든 동물이 좌우대칭이지는 않다 / 대칭과 해부 구조 / 좌우대칭의 기원: 진화와 발생 / 좌우대칭동물의 기원과 고생물학 / 좌우대칭동물의 기원과 계통발생학 / 유생에서 성체까지, 말미잘의 발달 / 이들은 먼 친척인가: 네마토스텔라와 좌우대칭동물의 혹스 유전자 / Anthox6 유전자와 말미잘의 축 / 해파리에서는 어떤가? / 방사대칭동물 / 말미잘이 고랑을 파다 / 좌우대칭동물에서 등배축이 뒤바뀌다 / 말미잘에서 등배축을 찾다 / 말미잘한테 배가 있다고? / 제 위치에 놓기
제7장> 가짜 유니콘과 정말 가짜 소 이야기
: 인도차이나 유니콘의 비밀
신종 사냥 / 짖는 사슴 / 가짜 유니콘 / 원시종일까, 진화된 종일까? / 정말 가짜 소 / 뱀을 먹는 소! / 프세우도노비보스는 샤무아인가? / 앞 장의 주인공들을 다시 만나다 / 돼지와 바코드
제8장> 다윈만큼 커지고 싶었던 두꺼비 이야기
: 어떻게 하면 오류를 더해갈까
다윈과 오스트레일리아 / 위험에 빠진 양서류 / 생물학적 방제 / 황소두꺼비, 포식자이자 먹이 / 두꺼비와 뱀, 전속력의 포식과 선택 / 두꺼비에게 전쟁 선포하기 / 성과 염색체 / 성, 온도와 호르몬 / 최종 해법 또는 어떻게 하면 오류를 더해갈까
제9장> 새우 유생 이야기
: 뒤로 가는 진화
유생들의 바다 / 갑각류 / 연갑류 갑각류의 계통수 / 유생과 배아 / 선조의 유생 / 생물학자들의 언어에서 ‘상동관계’란 무슨 뜻일까? / 모든 노플리우스 유생은 상동인가? / 판다에게는 손가락이 너무 많다 / 상동관계와 비교해부학 / 상대적 개념인 상동관계 / 여전히 임시 가설인 상동관계 / 진화는 거꾸로 갈 수 있는가? / 유전학에서 복귀 돌연변이 / 배아-유생! / 프로그램에 관여하는 호르몬 / 가능한 진화 시나리오: 발달의 헤테로크로니 / 뒷걸음질 치기 / 부록: 계통수 만들기
제10장> 여왕이 없는 개미 이야기
: 공화국에서 권력은 어떻게 잡는가
결합에서 날개까지 / 개미 사회에서 날개는 권력의 상징이다 / 날개와 염색체 / 디아캄마: 여왕이 없는 개미 / 다른 이들보다 더 평등한 이들: 우위자 / 눈이 손상되어 이로운 점 / 성충 원기 / 날개 원기인가 눈 원기가 / 원기와 유전자 / 그렇다면 눈은 어디서 비롯되는가? / ‘디아캄마의 진화’라는 영화
제11장> 때까치와 뿔 달린 도마뱀 이야기
: 드라큘라 날다
진짜 이야기 / 복면 도적 때까치 / 뿔 달린 도마뱀 / 도마뱀과 드라큘라 / 논쟁 / 적응주의 프로그램 비판 / 적응, 전적응, 굴절적응 / 도마뱀 뿔은 적응된 것인가, 전적응된 것인가, 굴절적응된 것인가 / 용의 아들, 드라큘라 왕자
제12장> 다리를 잃어버린 왕뱀 이야기
: 과연 어떻게 하면 갈비뼈를 얻을 수 있는가
창세기 / 뱀과 도마뱀 / 다리 없는 도마뱀 / 뱀에서 볼 수 있는 다리 흔적 / 다리가 있는 뱀 화석 / 바다뱀이라… / 독을 통한 진실 / 갈비뼈를 거슬러 올라가다 / 진화가 맞이한 한계 / 지식의 나무
옮긴이의 말
용어 설명 및 주요 인물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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