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한중일 코드를 푸는 문화지도
김문학 씨가 또 새롭게 한ㆍ중ㆍ일 비교문화 신간을 낸다.
월경하는 귀재(鬼才)로 불리는 김문학 씨는 한국 독자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이다. 조선족 3세로 중국에서 출생하여 일본에서 오랫동안 비교문화를 연구해 온 40대의 젊은 학자다. 강릉 김 씨의 한국인 조부를 둔 그는 한ㆍ중ㆍ일 삼국을 동시에 바라볼 수 있는 희귀한 조건과 시각을 갖추고 있다.
이미 10여 년 전에 동아시아 삼국의 문화를 예리하게 비교, 분석한 『벌거숭이 3국지』 등 훌륭한 저작을 출간하여 한국 독서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바 있다.
“한국인과 일본인과 중국인, 그들은 과연 누구인가? 이 삼국인에게는 어떤 문화적 동질성과 이질성이 있을까? 왜 삼국인이 저마다 다른 문화를 구축했으며 외견은 그렇게 비슷하면서도 국민성은 또 그렇게 다를까?”
이러한 궁금증에 대해서 김문학 씨는 매우 흥미진진하고 예리한 관찰과 비교로 답을 해 나간다. 김문학 씨에게만 갖춰진 국제적 시야와 타문화 체험으로 풀어 가는 “비교문화 삼국지”는 간결하면서도 명료하게 동아시아 삼국인의 국민성과 삼국 문화의 오묘한 심층까지 자세하게 보여준다. 한ㆍ중ㆍ일 삼국의 언어와 문화에 능통한 그의 삼국 비교문화론은 항상 아속(雅俗)의 묘미가 어우러져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다. 때로는 정채로운 어구와 논단이 도처에서 튕겨 나오며, 사소한 데서 뭔가 발견을 하는 아취를 느낄 수도 있다.
오늘은 세계가 하나로 흐르고 있는 글로벌 시대, 문화의 시대다. 그리고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가 융성하는 시대다. 그래서 중국을 알고 일본을 알며 우리 자신의 문화도 잘 알아야 한다. 이렇게 되면 동아시아 문화도 유럽의 튼튼한 솥발처럼 설 수가 있다. ‘가위ㆍ바위ㆍ보’와 같은 역학관계와 유연구조를 갖춘 동아시아 문화가 유럽 세계가 갖지 못한 색다른 목소리로 세계에 설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김문학 씨의 이 책은 알기 쉬운 삼국의 문화지도 역할을 하게 된다.
김문학 교수와 나는 지난 세기 1999년부터 알게 되면서 지금까지 친분을 쌓아 온 사이다. 2004년 교토의 국제일보문화연구센터에서 일 년 동안 연구생활을 보내고 있을 무렵, 김문학 씨와 ‘동아시아 삼국 문화’에 대한 대담을 나눈 적도 있다. 그리고 내 자신이 주필을 맡은 ‘한ㆍ중ㆍ일 문화코드 읽기ㆍ비교문화 상징사전’ 시리즈의 집필멤버로도 활약해 왔다.
서울을 방문할 때마다 그는 꼭 잊지 않고 나를 찾아 주곤 하였다.
유연하고 섬세한 성격이면서도 독특한 시각과 비판성이 강한, 유려한 글 솜씨를 자랑하는 문명비평가이다. ‘아침에는 북경에서 기름 빵을, 점심은 서울에서 설렁탕을, 저녁은 동경에서 기린 맥주에 덮밥을 먹는다.’는 말과 같이 삼국의 국경을 허물고 넘나드는 월경의 문화 탐험가이기도 하다. 김문학 씨처럼 삼국의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삼국 문화를 종합적 시야로 바라보며 비교할 수 있는 학자는 정말 흔치 않다.
그만큼 우리에게는 소중한 존재다. 김문학 씨는 한ㆍ중ㆍ일 삼국의 문화를 숙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탁월한 비교문화의 통찰력으로 삼국 문화를 비교, 분석한 저작을 많이 펴낸 지성이다. 한ㆍ중ㆍ일 동양의 지성사에 떠오른 조선족의 젊은 준재는 문화의 경계를 넘어서 ‘코스모폴리탄적’인 특이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인물이다.
그런 김문학 씨는 또한 정이 많은 사람이다. 몇 년 전 그가 나의 졸저 『축소지향의 일본인』과 『바람 속에 저 흙 속에』를 중국 대륙에 처음으로 번역, 소개해 주었다. 그의 노력 덕분에 ‘이어령’이라는 이름이 대륙에도 알려지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자그마한 빚을 지고 있었다. 무엇으로 그 빚을 갚을 수 있을까? 김문학 씨를 위해 나는 아직 뭔가를 해준 적이 없다. 마침 이번에 그가 한국에서 새로운 ‘문화 삼국지’ 신간을 내신다니 이 기회를 빌려 서문으로 빚갚음을 대신하련다. 그래야 나도 안도의 숨을 쉴 수 있으니까.
물론 빚갚음 운운은 경쾌한 농담이다. 이 책이 지닌 의미와 가치의 지대함은 더 이상 언급할 나위도 없다.
누가 중국을 알고 일본을 안다고 했는가? 이 책은 비교를 통하여 타자와 우리 자신을 아는 문화거울이 될 것이다. 독서를 즐기는 모든 국민들에게 이 한권의 책을 추천하고 권장한다.
2010년 10월 10일
이어령
한국인과 일본인과 중국인? 그들은 누구인가? 이 삼국인에게는 어떤 동질성과 이질성이 있는가? 왜 저마다 다른 문화를 구축했을까? 외모는 거의 똑같은 세 나라 사람들이 왜 그렇게 유사하면서도 또 그렇게 다른 걸까?
이런 문제들은 비교문화 연구가이자 문필가인 내 자신이 늘 사고하고 관찰하고 비교해 온 것들이다.
무성한 나뭇잎을 보면 땅 밑에 뻗어 있는 굳건한 뿌리를 짐작할 수 있듯이, 나는 주로 현시대의 삼국인이 사는 모습들을 비교하는 것으로 명쾌한 문화 현상을, 그 심층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
비교문화 자체는 자칫 학구적으로 접근을 하려다간 난해의 미궁으로 독자를 끌고 갈 염려가 있다.
이번에도 일반 독자를 염두에 두고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하듯 쓰려고 노력했다. 솔직히 고백해서 이 글들은 거의 즉흥적으로 쓰여졌는데 여기에서는 겉으로 잘 안 보이는 뒷골목의 폄훼(貶毁)된 저질 풍속이나 습관을 있는 그대로, 실사구시(實事求是)와 솔직함을 넘어 자학(自虐)하는 기분으로 기록하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나 산모가 각고의 산고 끝에 낳은 자식과 같이, 내가 쓴 글은 다 내 자신의 분신이며 핏덩이 아닌가. 한국 속담에 열 손가락은 길고 짧아서 길이가 같지 않지만 어느 하나 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는 말마따나 그래도 아끼고 싶다.
앞으로 좀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여전히 나를 사랑해주는 독자들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라고 생각하면서.
2000년 8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저자 씀
우리는 흔히 아는 만큼 느낀다고 한다. 옳은 말이다. 자신의 앞에 무엇인가가 있어도 그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다.
한ㆍ중ㆍ일 삼국인들의 왕래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는 요즘, 삼국의 문화를 명쾌하고 재미있고 알기 쉽게 다룬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결코 의미 없는 작업이 아닐 것이다. 저자 김문학은 삼국을 두루 돌아다니면서 특유의 풍자적이고 유머러스하며 날카로운 시선으로 각국의 문화를 관찰하여 이 한 권의 책을 엮었다. 그러나 그의 시선은 거창하고 화려한 것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그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우리 일상의 아주 흔한 것들, 너무 흔해서 일반 사람들은 그냥 지나쳐 버리고 아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들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이고 드나드는 화장실, 하루 세 번 꼬박꼬박 대하는 밥상, 우리가 늘 살고 있는 집,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말, 별다른 생각 없이 습관적으로 하는 행동 등.
그는 이런 모든 것들에서 의미를 이끌어 내고 그것의 비교를 통해 삼국의 문화와 거기에 담긴 뜻을 밝혀낸다.
그의 시선이 작고 사소한 것들에 향해 있기에 우리에게 더 큰 도움이 되는 것이다. 이 책을 읽은 우리는 이제 일본이나 중국의 어디를 가나 새로운 시각으로 그것들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일본, 중국인들의 일상적 습관, 사고방식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야말로 저자가 본문 중에서도 말한 삼국의 융합에 커다란 힘이 될 것이다. 남을 안다는 것은 관용의 폭이 넓어진다는 말에 다름 아니니.
이 책은 십 년 전에 이미 한 번 출판되었던 내용이다. 거기에 새로이 첨삭을 가하지 않고 그대로 다시 출판한 것은 이 원고의 내용 자체에도 커다란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예전의 상황을 고스란히 알 수 있지 않은가? 이런 작업 또한 무의미한 것은 아니리라. 현 상황과 다른 부분이 군데군데 있지만 외관적인 형태만이 바뀐 것일 뿐 내적 모습은 크게 변하지 않았을 테니 감안하고 읽어 주시기 바란다.
이 책을 통해서 삼국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 지식의 폭 그리고 삼국인에 대한 관용의 폭이 더욱 넓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 작가 소개
저자 김문학
비교문화학자, 문명비평가, 작가. 독자적으로 한ㆍ중ㆍ일 비교문화 영역을 개척한 제일인자. 1962년 심양에서 조선족 3세로 출생. 1991년에 일본 유학, 도시샤 대학 대학원, 교토 대학 대학원, 히로시마 대학 대학원에서 비교문학, 비교문화 및 문화인류학 석ㆍ박사과정 수료. 현재 히로시마 문화학원대학 특임교수 및 도쿄, 서울, 베이징, 대만 등 여러 대학 연구기관의 객원교수, 객원연구원.
2011년 1월 현재까지 한중일 3국어로 출간한 저작은 60종에 이르며 그 외 학술, 논문, 평론, 산문, 서평, 소설, 시, 대담 등은 수백 편에 이른다. ‘월경하는 글쓰기’를 전개한 문인으로서 ‘신조선족 지성의 기수’, ‘국제파 귀재’, ‘동양비교문화의 작은 거인’으로 국제적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까지 그의 저작들의 총 판매량은 250만 부를 기록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벌거숭이 3국지』, 『반문화 지향의 중국』, 『한국인이여, 상놈이 돼라』, 『조선족대개조론』, 『중국의 에로스 문화』, 『일본 문화의 수수께끼』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추 천 사
머 리 말
제1장ㆍ‘엽전’들은 허풍이 세다
재미있는 명칭의 해프닝 / 삼국의 언어 감각 / ‘화장실 문화’의 세 얼굴 / 타액 전쟁 / 눈병은 동녀의 오줌으로 씻어라 / 방귀와 일본인
제2장ㆍ‘되놈’들은 인습을 탈피하지 못한다
‘불륜’의 삼국지 / 얼굴, 가슴, 그리고 다리 / 동양 미인의 11가지 덕목 / 치맛바람, 삼국의 엄마들 / 여자를 가까이 했던 삼국의 문인들 / 설탕이냐 소금이냐 / 석가로부터 시작된 ‘이쑤시개’ 이야기 / 고추장, 짜차이, 우메보시 / ‘가위바위보’와 한ㆍ중ㆍ일 삼국
제3장ㆍ‘왜놈’들은 매사가 쩨쩨하다
남북이냐, 동서냐 / 온돌ㆍ다다미ㆍ의자의 비교문화론 / ‘선물’의 철학 / 손에 손잡고…… / 토끼와 거북이와 원숭이 / ‘폐쇄’의 일본인ㆍ‘개방’의 중국인 / 추악한 중국인의 내력 / 씨름과 스모
제4장ㆍ폄훼냐? 자학이냐?
‘정’과 ‘의’와 ‘이’의 나라 / 푸는 문화와 조이는 문화 / 입의 문화, 귀의 문화 / 국가라는 이름의 문화 / 종횡무진, 삼국의 목욕 문화 / 한국인의 국민성 / 중국인의 국민성 / 일본인의 국민성
부 록
관찰자적 의미의 ‘아웃사이더’ / 김문학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한중일 코드를 푸는 문화지도
김문학 씨가 또 새롭게 한ㆍ중ㆍ일 비교문화 신간을 낸다.
월경하는 귀재(鬼才)로 불리는 김문학 씨는 한국 독자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이다. 조선족 3세로 중국에서 출생하여 일본에서 오랫동안 비교문화를 연구해 온 40대의 젊은 학자다. 강릉 김 씨의 한국인 조부를 둔 그는 한ㆍ중ㆍ일 삼국을 동시에 바라볼 수 있는 희귀한 조건과 시각을 갖추고 있다.
이미 10여 년 전에 동아시아 삼국의 문화를 예리하게 비교, 분석한 『벌거숭이 3국지』 등 훌륭한 저작을 출간하여 한국 독서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바 있다.
“한국인과 일본인과 중국인, 그들은 과연 누구인가? 이 삼국인에게는 어떤 문화적 동질성과 이질성이 있을까? 왜 삼국인이 저마다 다른 문화를 구축했으며 외견은 그렇게 비슷하면서도 국민성은 또 그렇게 다를까?”
이러한 궁금증에 대해서 김문학 씨는 매우 흥미진진하고 예리한 관찰과 비교로 답을 해 나간다. 김문학 씨에게만 갖춰진 국제적 시야와 타문화 체험으로 풀어 가는 “비교문화 삼국지”는 간결하면서도 명료하게 동아시아 삼국인의 국민성과 삼국 문화의 오묘한 심층까지 자세하게 보여준다. 한ㆍ중ㆍ일 삼국의 언어와 문화에 능통한 그의 삼국 비교문화론은 항상 아속(雅俗)의 묘미가 어우러져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다. 때로는 정채로운 어구와 논단이 도처에서 튕겨 나오며, 사소한 데서 뭔가 발견을 하는 아취를 느낄 수도 있다.
오늘은 세계가 하나로 흐르고 있는 글로벌 시대, 문화의 시대다. 그리고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가 융성하는 시대다. 그래서 중국을 알고 일본을 알며 우리 자신의 문화도 잘 알아야 한다. 이렇게 되면 동아시아 문화도 유럽의 튼튼한 솥발처럼 설 수가 있다. ‘가위ㆍ바위ㆍ보’와 같은 역학관계와 유연구조를 갖춘 동아시아 문화가 유럽 세계가 갖지 못한 색다른 목소리로 세계에 설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김문학 씨의 이 책은 알기 쉬운 삼국의 문화지도 역할을 하게 된다.
김문학 교수와 나는 지난 세기 1999년부터 알게 되면서 지금까지 친분을 쌓아 온 사이다. 2004년 교토의 국제일보문화연구센터에서 일 년 동안 연구생활을 보내고 있을 무렵, 김문학 씨와 ‘동아시아 삼국 문화’에 대한 대담을 나눈 적도 있다. 그리고 내 자신이 주필을 맡은 ‘한ㆍ중ㆍ일 문화코드 읽기ㆍ비교문화 상징사전’ 시리즈의 집필멤버로도 활약해 왔다.
서울을 방문할 때마다 그는 꼭 잊지 않고 나를 찾아 주곤 하였다.
유연하고 섬세한 성격이면서도 독특한 시각과 비판성이 강한, 유려한 글 솜씨를 자랑하는 문명비평가이다. ‘아침에는 북경에서 기름 빵을, 점심은 서울에서 설렁탕을, 저녁은 동경에서 기린 맥주에 덮밥을 먹는다.’는 말과 같이 삼국의 국경을 허물고 넘나드는 월경의 문화 탐험가이기도 하다. 김문학 씨처럼 삼국의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삼국 문화를 종합적 시야로 바라보며 비교할 수 있는 학자는 정말 흔치 않다.
그만큼 우리에게는 소중한 존재다. 김문학 씨는 한ㆍ중ㆍ일 삼국의 문화를 숙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탁월한 비교문화의 통찰력으로 삼국 문화를 비교, 분석한 저작을 많이 펴낸 지성이다. 한ㆍ중ㆍ일 동양의 지성사에 떠오른 조선족의 젊은 준재는 문화의 경계를 넘어서 ‘코스모폴리탄적’인 특이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인물이다.
그런 김문학 씨는 또한 정이 많은 사람이다. 몇 년 전 그가 나의 졸저 『축소지향의 일본인』과 『바람 속에 저 흙 속에』를 중국 대륙에 처음으로 번역, 소개해 주었다. 그의 노력 덕분에 ‘이어령’이라는 이름이 대륙에도 알려지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자그마한 빚을 지고 있었다. 무엇으로 그 빚을 갚을 수 있을까? 김문학 씨를 위해 나는 아직 뭔가를 해준 적이 없다. 마침 이번에 그가 한국에서 새로운 ‘문화 삼국지’ 신간을 내신다니 이 기회를 빌려 서문으로 빚갚음을 대신하련다. 그래야 나도 안도의 숨을 쉴 수 있으니까.
물론 빚갚음 운운은 경쾌한 농담이다. 이 책이 지닌 의미와 가치의 지대함은 더 이상 언급할 나위도 없다.
누가 중국을 알고 일본을 안다고 했는가? 이 책은 비교를 통하여 타자와 우리 자신을 아는 문화거울이 될 것이다. 독서를 즐기는 모든 국민들에게 이 한권의 책을 추천하고 권장한다.
2010년 10월 10일
이어령
한국인과 일본인과 중국인? 그들은 누구인가? 이 삼국인에게는 어떤 동질성과 이질성이 있는가? 왜 저마다 다른 문화를 구축했을까? 외모는 거의 똑같은 세 나라 사람들이 왜 그렇게 유사하면서도 또 그렇게 다른 걸까?
이런 문제들은 비교문화 연구가이자 문필가인 내 자신이 늘 사고하고 관찰하고 비교해 온 것들이다.
무성한 나뭇잎을 보면 땅 밑에 뻗어 있는 굳건한 뿌리를 짐작할 수 있듯이, 나는 주로 현시대의 삼국인이 사는 모습들을 비교하는 것으로 명쾌한 문화 현상을, 그 심층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
비교문화 자체는 자칫 학구적으로 접근을 하려다간 난해의 미궁으로 독자를 끌고 갈 염려가 있다.
이번에도 일반 독자를 염두에 두고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하듯 쓰려고 노력했다. 솔직히 고백해서 이 글들은 거의 즉흥적으로 쓰여졌는데 여기에서는 겉으로 잘 안 보이는 뒷골목의 폄훼(貶毁)된 저질 풍속이나 습관을 있는 그대로, 실사구시(實事求是)와 솔직함을 넘어 자학(自虐)하는 기분으로 기록하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나 산모가 각고의 산고 끝에 낳은 자식과 같이, 내가 쓴 글은 다 내 자신의 분신이며 핏덩이 아닌가. 한국 속담에 열 손가락은 길고 짧아서 길이가 같지 않지만 어느 하나 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는 말마따나 그래도 아끼고 싶다.
앞으로 좀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여전히 나를 사랑해주는 독자들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라고 생각하면서.
2000년 8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저자 씀
우리는 흔히 아는 만큼 느낀다고 한다. 옳은 말이다. 자신의 앞에 무엇인가가 있어도 그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다.
한ㆍ중ㆍ일 삼국인들의 왕래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는 요즘, 삼국의 문화를 명쾌하고 재미있고 알기 쉽게 다룬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결코 의미 없는 작업이 아닐 것이다. 저자 김문학은 삼국을 두루 돌아다니면서 특유의 풍자적이고 유머러스하며 날카로운 시선으로 각국의 문화를 관찰하여 이 한 권의 책을 엮었다. 그러나 그의 시선은 거창하고 화려한 것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그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우리 일상의 아주 흔한 것들, 너무 흔해서 일반 사람들은 그냥 지나쳐 버리고 아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들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이고 드나드는 화장실, 하루 세 번 꼬박꼬박 대하는 밥상, 우리가 늘 살고 있는 집,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말, 별다른 생각 없이 습관적으로 하는 행동 등.
그는 이런 모든 것들에서 의미를 이끌어 내고 그것의 비교를 통해 삼국의 문화와 거기에 담긴 뜻을 밝혀낸다.
그의 시선이 작고 사소한 것들에 향해 있기에 우리에게 더 큰 도움이 되는 것이다. 이 책을 읽은 우리는 이제 일본이나 중국의 어디를 가나 새로운 시각으로 그것들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일본, 중국인들의 일상적 습관, 사고방식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야말로 저자가 본문 중에서도 말한 삼국의 융합에 커다란 힘이 될 것이다. 남을 안다는 것은 관용의 폭이 넓어진다는 말에 다름 아니니.
이 책은 십 년 전에 이미 한 번 출판되었던 내용이다. 거기에 새로이 첨삭을 가하지 않고 그대로 다시 출판한 것은 이 원고의 내용 자체에도 커다란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예전의 상황을 고스란히 알 수 있지 않은가? 이런 작업 또한 무의미한 것은 아니리라. 현 상황과 다른 부분이 군데군데 있지만 외관적인 형태만이 바뀐 것일 뿐 내적 모습은 크게 변하지 않았을 테니 감안하고 읽어 주시기 바란다.
이 책을 통해서 삼국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 지식의 폭 그리고 삼국인에 대한 관용의 폭이 더욱 넓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 작가 소개
저자 김문학
비교문화학자, 문명비평가, 작가. 독자적으로 한ㆍ중ㆍ일 비교문화 영역을 개척한 제일인자. 1962년 심양에서 조선족 3세로 출생. 1991년에 일본 유학, 도시샤 대학 대학원, 교토 대학 대학원, 히로시마 대학 대학원에서 비교문학, 비교문화 및 문화인류학 석ㆍ박사과정 수료. 현재 히로시마 문화학원대학 특임교수 및 도쿄, 서울, 베이징, 대만 등 여러 대학 연구기관의 객원교수, 객원연구원.
2011년 1월 현재까지 한중일 3국어로 출간한 저작은 60종에 이르며 그 외 학술, 논문, 평론, 산문, 서평, 소설, 시, 대담 등은 수백 편에 이른다. ‘월경하는 글쓰기’를 전개한 문인으로서 ‘신조선족 지성의 기수’, ‘국제파 귀재’, ‘동양비교문화의 작은 거인’으로 국제적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까지 그의 저작들의 총 판매량은 250만 부를 기록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벌거숭이 3국지』, 『반문화 지향의 중국』, 『한국인이여, 상놈이 돼라』, 『조선족대개조론』, 『중국의 에로스 문화』, 『일본 문화의 수수께끼』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추 천 사
머 리 말
제1장ㆍ‘엽전’들은 허풍이 세다
재미있는 명칭의 해프닝 / 삼국의 언어 감각 / ‘화장실 문화’의 세 얼굴 / 타액 전쟁 / 눈병은 동녀의 오줌으로 씻어라 / 방귀와 일본인
제2장ㆍ‘되놈’들은 인습을 탈피하지 못한다
‘불륜’의 삼국지 / 얼굴, 가슴, 그리고 다리 / 동양 미인의 11가지 덕목 / 치맛바람, 삼국의 엄마들 / 여자를 가까이 했던 삼국의 문인들 / 설탕이냐 소금이냐 / 석가로부터 시작된 ‘이쑤시개’ 이야기 / 고추장, 짜차이, 우메보시 / ‘가위바위보’와 한ㆍ중ㆍ일 삼국
제3장ㆍ‘왜놈’들은 매사가 쩨쩨하다
남북이냐, 동서냐 / 온돌ㆍ다다미ㆍ의자의 비교문화론 / ‘선물’의 철학 / 손에 손잡고…… / 토끼와 거북이와 원숭이 / ‘폐쇄’의 일본인ㆍ‘개방’의 중국인 / 추악한 중국인의 내력 / 씨름과 스모
제4장ㆍ폄훼냐? 자학이냐?
‘정’과 ‘의’와 ‘이’의 나라 / 푸는 문화와 조이는 문화 / 입의 문화, 귀의 문화 / 국가라는 이름의 문화 / 종횡무진, 삼국의 목욕 문화 / 한국인의 국민성 / 중국인의 국민성 / 일본인의 국민성
부 록
관찰자적 의미의 ‘아웃사이더’ / 김문학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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