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도대체 우리에게 동물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동물을 생각하는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평범한 가정과 의학 실험실, 도그쇼 경연장과 투계장,
공장식 축산 현장과 미식가의 식탁……
우리의 일상 곳곳에서 펼쳐지는 흥미롭고 기묘한 이야기
모피 코트를 입고서 고양이를 사랑스럽게 안고 가는 여성, 돼지고기는 거부하지만 고등어는 먹는 ‘채식주의자’, 훨씬 흔한 쥐 실험은 놔두고 유독 원숭이 실험 연구자에게만 테러를 가하는 과격 동물보호운동가, 잔혹하다며 투계를 비난하면서 해피밀 세트의 치킨 버거는 맛있게 먹는 사람들, 7만 마리의 닭을 희생시키느니 차라리 대왕고래 한 마리를 희생시키는 게 낫다며 ‘고래를 먹자’ 캠페인을 펴는 동물보호단체…… 동물에 대한 태도에서 발견되는 이 같은 모순과 허점은 어디에서 비롯된 걸까? 동물에 대해 제대로 생각하는 것은 왜 이렇게 어려울까?
인간과 동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고 싶다면 인류동물학의 권위자인 할 헤르조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우리가 동물에 대해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방식의 비일관성과 역설적인 모습 뒤에 자리한 심리학을 탐구하는, 일반 독자를 위한 보기 드문 책 『우리가 먹고 사랑하고 혐오하는 동물들』에서는 애완동물에 대한 사랑에서부터 고기를 즐기는 성향, 낚시, 사냥, 투계, 동물 학대, 동물을 의약 혹은 화장품 실험에 사용하는 것 등 인간과 동물의 관계의 모든 스펙트럼을 탐구한다. 주로 공장식 축산의 비인도적 실상을 고발하거나 육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데 집중하는 많은 책들과 달리, 이 책에서는 인간과 동물과의 관계를 매우 포괄적으로 다루면서, 동물에 대한 태도를 처음부터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사례와 쟁점들을 우리 앞에 펼쳐 보인다.
동물에 대해 제대로 생각하는 것은 왜 이렇게 어려울까?
· 동물보호단체 소책자의 표지모델은 왜 늘 귀여운 판다일까? 같은 멸종위기종이지만 중국산큰불도마뱀은 표지에 실리지 못한다.
· 오염된 물에서 물새를 구하는 데 사람들은 얼마를 지출할 용의가 있을까? 어느 연구에서 응답자들은 2,000마리를 구하는 데 80달러, 2만 마리를 구하는 데 78달러, 20만 마리를 구하는 데 88달러를 내겠다고 했다.
· 투계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맥도날드 치킨 너겟은 어떻게 그렇게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싸움닭은 식용닭보다 훨씬 나은 인도적인 환경에서 사육되고, 그 수도 훨씬 적은데 말이다.
· 실험용 쥐는 비싸게 팔린다. 애완용 쥐가 죽으면 장례식도 치러준다. 그렇지만 집안에 침입한 쥐는 끈끈이 쥐덫에 걸려 죽게 만든다. 하지만 결국 똑같은 쥐들이 아니던가?
웨스턴 캐롤라이나 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저자는 도덕적 의사결정과 인간과 동물 관계 전문가로서, 20여 년간 이 영역의 연구를 수행해 왔다. 그는 동물권익보호 집회에 참석하고, 토요일 밤 투계장의 열기를 취재하며, 동물실험 연구자들과 도그쇼 전문 조련사들, 채식주의자는 물론 채식을 하다가 그만둔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한다. 대학 농장의 학생들과 함께 소를 도살하는 일에도 참여해 본다. 수천 명을 상대로 로데오, 공장식 축산, 동물실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는 설문조사는 물론 4,800만 건의 애견 데이터를 사회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작업도 수행한다. 이를 통해 저자는 동물과 인간의 관계, 그리고 동물과 관련된 인간의 의사결정에 대한 깜짝 놀랄 만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히 동물과의 관계에서 발견되는 역설적 현상과 인간 태도의 비일관성에 주목하고 이러한 현상 이면의 심리적 메커니즘을 해명한다. 그러면 인간 심리의 어떤 면이 동물에 대한 일관된 사고를 방해하는 걸까? 바로 우리의 사고에 본능과 학습, 언어, 문화, 직관이 뒤섞여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들을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양탄자에 실례한 개가 죄책감을 느껴서 주인 얼굴도 똑바로 못 본다고 생각하는 것이나, 삼겹살을 먹으며 살처분되는 동물들의 운명을 안타까워하는 것 같은 모순된 행동은 바로 인간 사고에 이와 같은 다양한 요소들이 개입된 결과임을 보여준다.
동물과 살아가는 법
이 책에서는 동물에 대한 인간 사고의 비일관성, 그리고 동물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딜레마들 외에도, 애완동물 사랑은 생물학적 본성이라는 주장에서부터 애완동물은 사회적으로 구성된 기생물이라는 주장에 이르기까지 애완동물 키우기에 대한 다양한 진화론적 설명을 제시하기도 하고, 인기 있는 애완견 품종의 유행은 유행하는 옷이나 히트송처럼 대중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우리 경향의 결과임을 보이기도 한다. 또한 도그쇼 경연장, 애완견을 잘못 선택하는 파탄에 빠진 어느 가정, 병적으로 동물을 사랑해 감당할 수 없는 수의 동물을 키우며 고통을 안겨주는 애니멀 호더의 집 등을 찾아가 보고 겪은 일들을 한 편의 르포르타주처럼 생생한 필치로 펼쳐놓으며 관련 연구와 쟁점을 소개한다. 독자는 이 다양한 현장과 논쟁의 한복판을 걸으며 동물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예상보다 훨씬 더 모순투성이란 점을 발견하고, 동물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곱씹어보게 된다.
그렇다고 줄곧 심각하게 읽어야 하는 책은 아니다. 데이트 신청을 하려면 강아지를 데려가는 게 성공 가능성을 높여준다든가, 영화에서와 달리 애완견은 보통 주인이 위험에 처해도 꿈쩍도 안 한다든가 하는, 심리학과 생물학에 별다른 배경지식이 없는 독자라도 빠져들게 만드는 이야기가 그득한 것도 이 책이 지닌 매력이다.
60퍼센트의 미국인이 “동물들은 살 권리가 있다.”와 “우리는 고기를 먹을 권리가 있다.”라는 문장에 모두 동의한다고 한다.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궁금한 독자, 그리고 ‘동물에 대한 인간의 사고에서 유일하게 일관된 부분이 있다면 그건 바로 비일관성’이라는 진술이 어떻게 논증되는지 알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을 매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구제역으로 엄청난 수의 소와 돼지가 살처분되고 이로 인한 환경재앙이 우려되는 가운데, 인간의 탐욕, 동물복지,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전면적으로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러한 때에 이 책은 동물에 대한 여러 가지 태도들을 단순한 흑백논리가 아닌, 좀 더 객관적인 눈으로 검토하고 동물을 보다 성숙하게 사고하는 데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마이클 폴란이 『잡식동물의 딜레마』에서 우리와 음식의 관계를 다루었다면, 할 헤르조그는 이 책에서 우리와 동물의 관계를 이야기한다. 최신 연구 성과와 실제 일화를 재치 있고 세련되며 솔깃하게 전달하면서, 방금 전만 해도 합리적으로 보이던 동물과 인간의 관계가 실상 모순되고 복잡한 수수께끼 같다는 점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읽는 재미도 쏠쏠한 이 책은 현재 당신의 신념이 무엇이든 당신이 생각하는 방식을 바꿔놓을 것이다.”
_샘 고슬링(텍사스 대학 심리학 교수, 『스눕』의 저자)
“인간 아닌 다른 동물들과 우리가 맺는 관계는 아리송하고, 복잡하며, 답답하고, 역설적이다. 할 헤르조그는 이 도발적인 책에서 다른 동물에 대해 제대로 생각하지 못하는 우리의 어쩔 수 없는 본질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들’이 누구이고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고자 하는 독자라면 누구나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이 책을 읽고, 다시 한 번 읽고, 여러 사람과 읽은 바를 나누길 바란다. 충분히 그럴 만한 책이다.”
_마크 베코프(『동물의 감정』의 저자)
“독특한 책이다. 나는 그렇게 가까우면서도 모순된, 그리고 아무리 불합리해도 개의치 않고 태평스레 유지하는 동물과의 관계에 대해 이처럼 포괄적으로 다룬 책을 읽은 기억이 없다. 독자들은 연민과 유머 속에 드러나는 헤르조그의 번뜩이는 주장이 반가울 것이다. 술술 읽히는데, 이 책을 읽은 사람은 한동안 그 내용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_엘리자베스 마셜 토마스(인류학자, 『인간들이 모르는 개들의 삶』의 저자)
“매우 중요한 인간의 체험에 대한 매혹적이고 사려 깊으며 유쾌한 탐구!”
_스티븐 핑커(하버드 대학 심리학 교수, 『빈 서판』의 저자)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대한 윤리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모두 이 책을 읽어야 한다.”
- 템플 그랜딘(콜로라도 주립대학 동물학 교수, 『동물과의 대화』의 저자)
인간이 다른 동물이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지를 탐구하는, 인류동물학이라는 새로운 현장이 펼쳐진다.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모든 배우들에게 폭넓은 공감을 표하면서, 저자는 우리의 관점이 지닌 비일관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_「네이처」
▣ 작가 소개
저자 할 헤르조그 Hal Herzog
인간과 동물 관계의 세계적인 권위자. 테네시 대학에서 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웨스턴 캐롤라이나 대학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난 20여 년간 인간과 다른 동물이 갖는 상호작용에 관한 복합 심리학을 탐구해 왔으며, 특히 인간이 현실 세계에서 직면한 도덕적 딜레마를 어떻게 처리하는지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기존의 학제 구분을 넘어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탐구하는 최신 분야인 인류동물학을 주도하고 있는 그는 동물 관련 이슈들에 대해 가장 포괄적이면서도 날카로운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사이언스」 「영국 왕립학회 저널」 「아메리칸 사이콜로지스트」 「바이오사이언스」 「뉴 사이언티스트」 「미국 수의학회 저널」 등 유력 학술지에 다수의 연구논문이 게재되었고, 「뉴스위크」 「USA 투데이」 「워싱턴 포스트」 「시카고 트리뷴」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웹진 「슬레이트」, CNN, 미국공영라디오 및 MSNBC 방송이 그의 연구를 집중적으로 소개한 바 있다. 그레이트스모키 산맥에서 아내, 그리고 고양이 틸리와 함께 살고 있다.
역자 김선영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전문번역가로 활동하면서 『금융의 지배』 『식량의 종말』 『과일 사냥꾼』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 주요 목차
머리말_ 동물에 대한 명쾌한 사고가 힘든 이유는?
보아뱀에게 고양이를 먹이로 주는 것은 잘못일까? / 애완동물 사육의 역설
회색 안경으로 세상 바라보기
1장 인류동물학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다루는 새로운 학문
동물과 맺는 관계가 중요한 이유 / 인류동물학자처럼 생각하기 / 돌고래는 훌륭한 치료사일까?
개 주인은 개를 닮는다? / 개를 좋아하는 사람과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은 성격도 다를까?
동물학대 아동은 폭력적인 성인이 될까?
2장 귀여워야 사는 동물들
이성 없는 동물에 대한 이성적 동물의 비이성적 사고
생명애: 동물에 대한 사랑은 본능일까? / 사람들은 왜 뱀을 싫어할까? / 이름이 중요하다
애완동물이냐 실험동물이냐 / 애완곤충과 성가신 강아지 / 머리보다 가슴이 앞서는 동물윤리
그저 불쾌할 뿐 / 언제나 동물보다 사람을 구해야 할까? / 인지적 지름길과 동물윤리
개를 사랑하고 유대인을 증오한 나치 / 의인화 / 마음이론의 문제점 / 거미로 산다는 것은?
3장 애완동물 사랑
왜 인간은, 그리고 어째서 인간만이 애완동물을 사랑하는가?
낸시와 찰리 / 세라가 기른 개들 / 애완동물이란 정확히 뭘까? / 사람이 된 애완동물
애완동물은 정말 조건 없는 사랑을 줄까? / 애완동물과 함께 살면 행복하고 건강해질까?
애완동물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 애완동물이 어떤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이유는?
애완동물이 건강에 해로울 수도 있을까? / 애완동물 사랑은 유전일까?
애완동물 사육은 적응적 진화인가? / 기생하는 애완동물 / 애완동물 사육과 정신 바이러스
애완동물 사랑과 단순한 인과관계에 대한 미신
4장 친구, 적, 그리고 패션소품
인간과 개의 관계
마니아들의 세계, 도그쇼 / 늑대는 어떻게 개가 되었나? / 최초의 개는 애완견이었을까 청소부였을까?
개와 함께 이구아나 사냥하기 / 여우를 길들이는 법 / 개가 우리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까?
래시라면 어떻게 할까? / 품종을 금할 것인가, 나쁜 행동을 막을 것인가?
푸들이 벼락인기를 얻은 이유 / 애견 품종과 아기 이름 / 혈통견의 인기와 몰락
우수한 개들이 사라지고 있는가? / 인간과 동물이 맺는 복잡한 관계
5장 퀸카 여고생, 사슴을 쏘다
인간과 동물의 관계와 성
젠더 벤더 / 남성과 여성 중 누가 더 애완동물을 사랑할까? / 동물을 대하는 태도와 성별 차이
행동하는 여성들 / 유대관계의 이면 / 동물사랑이 지나친 사람들
동물과의 교감에서 성별 격차는 본성인가 양육의 결과인가? / 종 모양 곡선으로 보기
6장 제 눈에 안경
투계와 해피밀 세트의 잔혹함 비교
매디슨 카운티의 파이브콕 더비 / 문화와 투계: 입문편 / 투계도 규칙이 있다
부당한 일 정당화하기 / 동물권익 보호활동가 대 투계꾼 / 싸움닭과 식용닭 중 당신의 선택은?
돈과 사회적 계층은 잔인함에 대한 우리의 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 닭싸움과 인간의 도덕성
7장 맛있고 위험하고 혐오스러운 존재
인간과 고기의 관계
고기가 왜 그렇게 맛있을까? / 고기식탐이 낳는 위험에 대처하기
양의 뇌를 베이루트에서는 환영하고 보스턴에서는 혐오하는 이유 / 개고기 쿠키와 개고기 스튜
고기는 혐오스러운 시체 / 고기가 이토록 거북한데도 채식주의자가 그토록 적은 이유는?
고기 먹는 채식주의자 / 육식 거부와 식이장애 / 대다수 채식인이 다시 고기를 먹는 이유는?
고기, 정신과 육체의 격전지 / 나의 생스테이크 저녁식사
8장 쥐의 도덕적 지위
동물의 학술적 이용
다윈의 도덕적 유산 / 외계인과 장애아동의 도덕적 지위 / 쥐 실험에서 얻는 교훈
좋은 쥐, 나쁜 쥐, 애완 쥐 / 버림받은 쥐들 / 쥐는 동물인가? / 심사위원 심사하기
동물실험을 막기 위한 동물실험 / 쥐도 공감 능력이 있을까?
뎅기열 치료를 위해 쥐 100만 마리를 희생시켜도 될까?
9장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 접시 위에 올라온 소
우리는 모두 위선자인가?
일관성 없는 태도 / 종교로서의 동물해방 / 동물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때의 결과 / 신종 테러리즘
도덕적 일관성과 동물해방 철학 / 이론의 도랑에 빠진 경우 / 선량한 자들의 행동
도덕에 관한 문제는 당신의 머리도 가슴도 믿을 수 없다 / 누구에게 도덕적 우위가 있는가?
10장 우리 내면의 야후
도덕적 비일관성에 대처하는 자세
세계 친절 혁명 / 인적 드문 곳에 세운 동물보호소 / 바다거북을 사랑한 여성
일상에서의 인류동물학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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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우리에게 동물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동물을 생각하는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평범한 가정과 의학 실험실, 도그쇼 경연장과 투계장,
공장식 축산 현장과 미식가의 식탁……
우리의 일상 곳곳에서 펼쳐지는 흥미롭고 기묘한 이야기
모피 코트를 입고서 고양이를 사랑스럽게 안고 가는 여성, 돼지고기는 거부하지만 고등어는 먹는 ‘채식주의자’, 훨씬 흔한 쥐 실험은 놔두고 유독 원숭이 실험 연구자에게만 테러를 가하는 과격 동물보호운동가, 잔혹하다며 투계를 비난하면서 해피밀 세트의 치킨 버거는 맛있게 먹는 사람들, 7만 마리의 닭을 희생시키느니 차라리 대왕고래 한 마리를 희생시키는 게 낫다며 ‘고래를 먹자’ 캠페인을 펴는 동물보호단체…… 동물에 대한 태도에서 발견되는 이 같은 모순과 허점은 어디에서 비롯된 걸까? 동물에 대해 제대로 생각하는 것은 왜 이렇게 어려울까?
인간과 동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고 싶다면 인류동물학의 권위자인 할 헤르조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우리가 동물에 대해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방식의 비일관성과 역설적인 모습 뒤에 자리한 심리학을 탐구하는, 일반 독자를 위한 보기 드문 책 『우리가 먹고 사랑하고 혐오하는 동물들』에서는 애완동물에 대한 사랑에서부터 고기를 즐기는 성향, 낚시, 사냥, 투계, 동물 학대, 동물을 의약 혹은 화장품 실험에 사용하는 것 등 인간과 동물의 관계의 모든 스펙트럼을 탐구한다. 주로 공장식 축산의 비인도적 실상을 고발하거나 육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데 집중하는 많은 책들과 달리, 이 책에서는 인간과 동물과의 관계를 매우 포괄적으로 다루면서, 동물에 대한 태도를 처음부터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사례와 쟁점들을 우리 앞에 펼쳐 보인다.
동물에 대해 제대로 생각하는 것은 왜 이렇게 어려울까?
· 동물보호단체 소책자의 표지모델은 왜 늘 귀여운 판다일까? 같은 멸종위기종이지만 중국산큰불도마뱀은 표지에 실리지 못한다.
· 오염된 물에서 물새를 구하는 데 사람들은 얼마를 지출할 용의가 있을까? 어느 연구에서 응답자들은 2,000마리를 구하는 데 80달러, 2만 마리를 구하는 데 78달러, 20만 마리를 구하는 데 88달러를 내겠다고 했다.
· 투계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맥도날드 치킨 너겟은 어떻게 그렇게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싸움닭은 식용닭보다 훨씬 나은 인도적인 환경에서 사육되고, 그 수도 훨씬 적은데 말이다.
· 실험용 쥐는 비싸게 팔린다. 애완용 쥐가 죽으면 장례식도 치러준다. 그렇지만 집안에 침입한 쥐는 끈끈이 쥐덫에 걸려 죽게 만든다. 하지만 결국 똑같은 쥐들이 아니던가?
웨스턴 캐롤라이나 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저자는 도덕적 의사결정과 인간과 동물 관계 전문가로서, 20여 년간 이 영역의 연구를 수행해 왔다. 그는 동물권익보호 집회에 참석하고, 토요일 밤 투계장의 열기를 취재하며, 동물실험 연구자들과 도그쇼 전문 조련사들, 채식주의자는 물론 채식을 하다가 그만둔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한다. 대학 농장의 학생들과 함께 소를 도살하는 일에도 참여해 본다. 수천 명을 상대로 로데오, 공장식 축산, 동물실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는 설문조사는 물론 4,800만 건의 애견 데이터를 사회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작업도 수행한다. 이를 통해 저자는 동물과 인간의 관계, 그리고 동물과 관련된 인간의 의사결정에 대한 깜짝 놀랄 만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특히 동물과의 관계에서 발견되는 역설적 현상과 인간 태도의 비일관성에 주목하고 이러한 현상 이면의 심리적 메커니즘을 해명한다. 그러면 인간 심리의 어떤 면이 동물에 대한 일관된 사고를 방해하는 걸까? 바로 우리의 사고에 본능과 학습, 언어, 문화, 직관이 뒤섞여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들을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양탄자에 실례한 개가 죄책감을 느껴서 주인 얼굴도 똑바로 못 본다고 생각하는 것이나, 삼겹살을 먹으며 살처분되는 동물들의 운명을 안타까워하는 것 같은 모순된 행동은 바로 인간 사고에 이와 같은 다양한 요소들이 개입된 결과임을 보여준다.
동물과 살아가는 법
이 책에서는 동물에 대한 인간 사고의 비일관성, 그리고 동물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딜레마들 외에도, 애완동물 사랑은 생물학적 본성이라는 주장에서부터 애완동물은 사회적으로 구성된 기생물이라는 주장에 이르기까지 애완동물 키우기에 대한 다양한 진화론적 설명을 제시하기도 하고, 인기 있는 애완견 품종의 유행은 유행하는 옷이나 히트송처럼 대중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우리 경향의 결과임을 보이기도 한다. 또한 도그쇼 경연장, 애완견을 잘못 선택하는 파탄에 빠진 어느 가정, 병적으로 동물을 사랑해 감당할 수 없는 수의 동물을 키우며 고통을 안겨주는 애니멀 호더의 집 등을 찾아가 보고 겪은 일들을 한 편의 르포르타주처럼 생생한 필치로 펼쳐놓으며 관련 연구와 쟁점을 소개한다. 독자는 이 다양한 현장과 논쟁의 한복판을 걸으며 동물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예상보다 훨씬 더 모순투성이란 점을 발견하고, 동물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을 곱씹어보게 된다.
그렇다고 줄곧 심각하게 읽어야 하는 책은 아니다. 데이트 신청을 하려면 강아지를 데려가는 게 성공 가능성을 높여준다든가, 영화에서와 달리 애완견은 보통 주인이 위험에 처해도 꿈쩍도 안 한다든가 하는, 심리학과 생물학에 별다른 배경지식이 없는 독자라도 빠져들게 만드는 이야기가 그득한 것도 이 책이 지닌 매력이다.
60퍼센트의 미국인이 “동물들은 살 권리가 있다.”와 “우리는 고기를 먹을 권리가 있다.”라는 문장에 모두 동의한다고 한다.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궁금한 독자, 그리고 ‘동물에 대한 인간의 사고에서 유일하게 일관된 부분이 있다면 그건 바로 비일관성’이라는 진술이 어떻게 논증되는지 알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을 매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최근 구제역으로 엄청난 수의 소와 돼지가 살처분되고 이로 인한 환경재앙이 우려되는 가운데, 인간의 탐욕, 동물복지,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전면적으로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러한 때에 이 책은 동물에 대한 여러 가지 태도들을 단순한 흑백논리가 아닌, 좀 더 객관적인 눈으로 검토하고 동물을 보다 성숙하게 사고하는 데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마이클 폴란이 『잡식동물의 딜레마』에서 우리와 음식의 관계를 다루었다면, 할 헤르조그는 이 책에서 우리와 동물의 관계를 이야기한다. 최신 연구 성과와 실제 일화를 재치 있고 세련되며 솔깃하게 전달하면서, 방금 전만 해도 합리적으로 보이던 동물과 인간의 관계가 실상 모순되고 복잡한 수수께끼 같다는 점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읽는 재미도 쏠쏠한 이 책은 현재 당신의 신념이 무엇이든 당신이 생각하는 방식을 바꿔놓을 것이다.”
_샘 고슬링(텍사스 대학 심리학 교수, 『스눕』의 저자)
“인간 아닌 다른 동물들과 우리가 맺는 관계는 아리송하고, 복잡하며, 답답하고, 역설적이다. 할 헤르조그는 이 도발적인 책에서 다른 동물에 대해 제대로 생각하지 못하는 우리의 어쩔 수 없는 본질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들’이 누구이고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고자 하는 독자라면 누구나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이 책을 읽고, 다시 한 번 읽고, 여러 사람과 읽은 바를 나누길 바란다. 충분히 그럴 만한 책이다.”
_마크 베코프(『동물의 감정』의 저자)
“독특한 책이다. 나는 그렇게 가까우면서도 모순된, 그리고 아무리 불합리해도 개의치 않고 태평스레 유지하는 동물과의 관계에 대해 이처럼 포괄적으로 다룬 책을 읽은 기억이 없다. 독자들은 연민과 유머 속에 드러나는 헤르조그의 번뜩이는 주장이 반가울 것이다. 술술 읽히는데, 이 책을 읽은 사람은 한동안 그 내용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_엘리자베스 마셜 토마스(인류학자, 『인간들이 모르는 개들의 삶』의 저자)
“매우 중요한 인간의 체험에 대한 매혹적이고 사려 깊으며 유쾌한 탐구!”
_스티븐 핑커(하버드 대학 심리학 교수, 『빈 서판』의 저자)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대한 윤리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모두 이 책을 읽어야 한다.”
- 템플 그랜딘(콜로라도 주립대학 동물학 교수, 『동물과의 대화』의 저자)
인간이 다른 동물이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지를 탐구하는, 인류동물학이라는 새로운 현장이 펼쳐진다.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모든 배우들에게 폭넓은 공감을 표하면서, 저자는 우리의 관점이 지닌 비일관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_「네이처」
▣ 작가 소개
저자 할 헤르조그 Hal Herzog
인간과 동물 관계의 세계적인 권위자. 테네시 대학에서 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웨스턴 캐롤라이나 대학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난 20여 년간 인간과 다른 동물이 갖는 상호작용에 관한 복합 심리학을 탐구해 왔으며, 특히 인간이 현실 세계에서 직면한 도덕적 딜레마를 어떻게 처리하는지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기존의 학제 구분을 넘어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탐구하는 최신 분야인 인류동물학을 주도하고 있는 그는 동물 관련 이슈들에 대해 가장 포괄적이면서도 날카로운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사이언스」 「영국 왕립학회 저널」 「아메리칸 사이콜로지스트」 「바이오사이언스」 「뉴 사이언티스트」 「미국 수의학회 저널」 등 유력 학술지에 다수의 연구논문이 게재되었고, 「뉴스위크」 「USA 투데이」 「워싱턴 포스트」 「시카고 트리뷴」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웹진 「슬레이트」, CNN, 미국공영라디오 및 MSNBC 방송이 그의 연구를 집중적으로 소개한 바 있다. 그레이트스모키 산맥에서 아내, 그리고 고양이 틸리와 함께 살고 있다.
역자 김선영
이화여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전문번역가로 활동하면서 『금융의 지배』 『식량의 종말』 『과일 사냥꾼』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 주요 목차
머리말_ 동물에 대한 명쾌한 사고가 힘든 이유는?
보아뱀에게 고양이를 먹이로 주는 것은 잘못일까? / 애완동물 사육의 역설
회색 안경으로 세상 바라보기
1장 인류동물학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다루는 새로운 학문
동물과 맺는 관계가 중요한 이유 / 인류동물학자처럼 생각하기 / 돌고래는 훌륭한 치료사일까?
개 주인은 개를 닮는다? / 개를 좋아하는 사람과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은 성격도 다를까?
동물학대 아동은 폭력적인 성인이 될까?
2장 귀여워야 사는 동물들
이성 없는 동물에 대한 이성적 동물의 비이성적 사고
생명애: 동물에 대한 사랑은 본능일까? / 사람들은 왜 뱀을 싫어할까? / 이름이 중요하다
애완동물이냐 실험동물이냐 / 애완곤충과 성가신 강아지 / 머리보다 가슴이 앞서는 동물윤리
그저 불쾌할 뿐 / 언제나 동물보다 사람을 구해야 할까? / 인지적 지름길과 동물윤리
개를 사랑하고 유대인을 증오한 나치 / 의인화 / 마음이론의 문제점 / 거미로 산다는 것은?
3장 애완동물 사랑
왜 인간은, 그리고 어째서 인간만이 애완동물을 사랑하는가?
낸시와 찰리 / 세라가 기른 개들 / 애완동물이란 정확히 뭘까? / 사람이 된 애완동물
애완동물은 정말 조건 없는 사랑을 줄까? / 애완동물과 함께 살면 행복하고 건강해질까?
애완동물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 애완동물이 어떤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이유는?
애완동물이 건강에 해로울 수도 있을까? / 애완동물 사랑은 유전일까?
애완동물 사육은 적응적 진화인가? / 기생하는 애완동물 / 애완동물 사육과 정신 바이러스
애완동물 사랑과 단순한 인과관계에 대한 미신
4장 친구, 적, 그리고 패션소품
인간과 개의 관계
마니아들의 세계, 도그쇼 / 늑대는 어떻게 개가 되었나? / 최초의 개는 애완견이었을까 청소부였을까?
개와 함께 이구아나 사냥하기 / 여우를 길들이는 법 / 개가 우리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까?
래시라면 어떻게 할까? / 품종을 금할 것인가, 나쁜 행동을 막을 것인가?
푸들이 벼락인기를 얻은 이유 / 애견 품종과 아기 이름 / 혈통견의 인기와 몰락
우수한 개들이 사라지고 있는가? / 인간과 동물이 맺는 복잡한 관계
5장 퀸카 여고생, 사슴을 쏘다
인간과 동물의 관계와 성
젠더 벤더 / 남성과 여성 중 누가 더 애완동물을 사랑할까? / 동물을 대하는 태도와 성별 차이
행동하는 여성들 / 유대관계의 이면 / 동물사랑이 지나친 사람들
동물과의 교감에서 성별 격차는 본성인가 양육의 결과인가? / 종 모양 곡선으로 보기
6장 제 눈에 안경
투계와 해피밀 세트의 잔혹함 비교
매디슨 카운티의 파이브콕 더비 / 문화와 투계: 입문편 / 투계도 규칙이 있다
부당한 일 정당화하기 / 동물권익 보호활동가 대 투계꾼 / 싸움닭과 식용닭 중 당신의 선택은?
돈과 사회적 계층은 잔인함에 대한 우리의 인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 닭싸움과 인간의 도덕성
7장 맛있고 위험하고 혐오스러운 존재
인간과 고기의 관계
고기가 왜 그렇게 맛있을까? / 고기식탐이 낳는 위험에 대처하기
양의 뇌를 베이루트에서는 환영하고 보스턴에서는 혐오하는 이유 / 개고기 쿠키와 개고기 스튜
고기는 혐오스러운 시체 / 고기가 이토록 거북한데도 채식주의자가 그토록 적은 이유는?
고기 먹는 채식주의자 / 육식 거부와 식이장애 / 대다수 채식인이 다시 고기를 먹는 이유는?
고기, 정신과 육체의 격전지 / 나의 생스테이크 저녁식사
8장 쥐의 도덕적 지위
동물의 학술적 이용
다윈의 도덕적 유산 / 외계인과 장애아동의 도덕적 지위 / 쥐 실험에서 얻는 교훈
좋은 쥐, 나쁜 쥐, 애완 쥐 / 버림받은 쥐들 / 쥐는 동물인가? / 심사위원 심사하기
동물실험을 막기 위한 동물실험 / 쥐도 공감 능력이 있을까?
뎅기열 치료를 위해 쥐 100만 마리를 희생시켜도 될까?
9장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 접시 위에 올라온 소
우리는 모두 위선자인가?
일관성 없는 태도 / 종교로서의 동물해방 / 동물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때의 결과 / 신종 테러리즘
도덕적 일관성과 동물해방 철학 / 이론의 도랑에 빠진 경우 / 선량한 자들의 행동
도덕에 관한 문제는 당신의 머리도 가슴도 믿을 수 없다 / 누구에게 도덕적 우위가 있는가?
10장 우리 내면의 야후
도덕적 비일관성에 대처하는 자세
세계 친절 혁명 / 인적 드문 곳에 세운 동물보호소 / 바다거북을 사랑한 여성
일상에서의 인류동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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