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1993년 5월 출간된 이래 “우리나라는 전국토가 박물관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 같은 시대적 유행어를 탄생시킨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 2, 3권과 『나의 북한 문화유산답사기』 상, 하권이 각각 4, 5권으로 꾸며져 전면 개정되었다. 새로 출간된 개정판 세트에서는 1,000컷에 달하는 수록사진을 전면 컬러로 바꾸어 시원하고 아름다운 본문 디자인을 선보인다. 또한 출간 당시의 원문을 다듬으면서 새로운 유물이 발견된 부분은 서술을 추가하고 오류가 있는 부분은 바로잡았다. 권말부록에 실린 1박2일 코스의 답사 일정표는 독자들이 실제 답사여행을 하는 데 매우 유용한 가이드를 제공해준다. 생생하고 흥미진진한 우리 문화의 이야기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젊은시절 답사열풍을 경험했던 세대에는 당시의 열정과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고, 이후의 세대들에게는 우리 국토와 문화유산에 대한 안목과 인문지식을 높여줄 것이다.
분단사 최초의 공식 북한답사기 4, 5권의 개정
답사기 4, 5권은 북한편이다. 4권 ‘평양의 날은 개었습니다’는 1997년 9월 저자의 첫 방북 때 답사한 내용을 묶었고, 5권 ‘다시 금강을 예찬하다’는 이후 현대금강호를 타고 철따라 금강산을 답사한 내용을 묶었다. 저자의 북한답사는 분단 50년 만에 처음으로 남북 양쪽 정부로부터 방북 허가를 받고 이루어진 것이었다. 문화유산이라는 민족 공동의 자산을 매개로 최초의 공식적인 북한답사기를 쓰게 된 것이다. 당시는 북한에 대한 정보는 물론 문화교류가 차단되어 있었기에 그의 방북에 갖는 기대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독자들은 북한의 문화유산보다도 그들이 사는 방식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때문에 북한답사기는 국내편 답사기와는 전혀 다른 맥락에서 씌어졌다. 우리에게 생소한 북한의 문화유산들을 친절하게 소개해주는 한편, 북한동포들의 일상생활과 유머감각, 문화유산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그네들과의 인간적 교감을 중계방송하듯 생생하게 담아냈다. 유홍준의 북한답사기는 남한의 독자들이 반세기 동안 닫혀 있던 북한사회를 편견없이 볼 수 있는 계기이자 민족적 동질감을 확인시켜준 통로였다.
4, 5권은 각각 1998년과 2001년에 출간되었는데(중앙M&B), 이번에 창비에서 개정되면서 내용과 순서를 조금씩 바뀌고 새로운 꼭지가 보충되었다. 제4권의 경우 초판 당시 누락되었던 조선중앙력사박물관과 조선미술박물관 순례기가 보충되면서 남한에서 접하기 힘든 발해유물들이 한자리에 모인 ‘발해건국 1,300돌 기념전’과 박물관에 소장된 명화들, 그리고 북한 현대미술에 대해 자세히 소개되었다. 또한 제5권에 실려 있던 북한답사 여록이 제4권으로 옮겨오고 부의 순서가 바뀌면서 좀더 유기적인 구성을 갖추게 되었다. 제5권은 새롭게 바뀐 상황을 반영했고, 금강산의 아름다움을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사진을 엄선하여 시원스럽게 배치했다.
제4권 평양의 날은 개었습니다
답사기 제4권 ‘평양의 날은 개었습니다’는 평양과 묘향산 등 관서지방의 답사에 집중되어 있으며 4부로 구성된다. 1부 ‘평양 대동강’에서는 대동강과 정지상, 부벽루와 김황원, 을밀대와 김동인 등 평양을 대표하는 문화유적과 예술인들에 대한 설명이 아련한 그리움과 함께 펼쳐진다. 2부 ‘고인돌에서 현대미술까지’에는 한반도 최초의 인간이 살던 상원 검은모루동굴을 비롯해 1만 4천 기가 모여 있다는 평양지방의 고인돌 기행, 조선중앙력사박물관과 조선미술박물관, 평양수예연구원 탐방기가 실려 있다. 남북의 입장차가 엇갈린 단군릉 문제에 대한 설명과, 북한의 원로학자 주영헌 선생과의 대화를 통해 남북이 함께 문화유산을 발전시킬 계기를 모색하는 것도 유익한 읽을거리다. 3부 ‘묘향산’에는 서산대사가 ‘장엄하고도 수려한 산’이라고 극찬했던 묘향산 기행을 묶었고, 4부 ‘평양의 고구려 고분벽화’에서는 동명왕릉, 진파리무덤, 덕흥리무덤, 강서큰무덤 등을 답사한 후 고분벽화의 위상과 가치를 설명한다. 책 마지막에 실린 ‘그리고 남은 이야기’에서는 답사 마지막날에 갔던 용곡서원, 북에서 만난 여인들, 고은ㆍ김주영과 북한답사를 함께한 감회와 북한의 향토음식 등 본문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담았다.
유홍준의 북한답사기는 다른 북한기행문처럼 평양산원, 만경대 학생소년궁전, 국제친선전람관 등 북한이 자랑하는 대표적인 명소가 등장하지 않는다. 그런 화려한 모습 대신 저자는 비행기 안에서 고향 자랑을 펼치던 여승무원의 수줍은 미소와 농부들이 고인돌 위에 올려놓은 옥수숫대, 안내원들과 주고받은 농담 등 일상 속에서 마주친 북한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았다. 책을 덮고 나면 북한의 문화유산과 더불어 북한동포들의 순박함이 마음속에 진하게 남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일상쟀 표정”을 담고 있는 그의 북한답사기야말로 “통일된 민족문화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제5권 다시 금강을 예찬하다
답사기 제5권 ‘다시 금강을 예찬하다’는 금강산 한곳만을 답사하고 쓴 금강산 기행서다. 예부터 “서부진(書不盡) 화부득(畵不得)”이라 해서 글로써 다할 수 없고 그림으로도 얻을 수 없다고 칭송받아온 금강산. 하지만 천하의 금강산도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이 책은 금강산의 역사ㆍ문화ㆍ예술을 밝혀 금강의 인문을 활짝 펼쳐냄으로써 장려한 금강산 탐승길에 밝은 길눈이 되어준다. 저자는 이 책의 집필을 위해 현대금강호를 타고 다섯차례 금강산에 올랐는데, 계절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하는 금강산의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전한다.
1부 ‘금강 입문’에서는 당대 이름난 화가와 문인들의 그림과 글을 통해 금강산의 의미를 살펴본다. 현대금강호 첫 출항에서 금강산 탐승을 함께한 실향민들의 슬픔과 북한동포를 만나는 즐거움 또한 함께 전해준다. 2부 ‘외금강’에서는 금강산 관광코스인 외금강과 해금강 탐승을 안내한다. 아름다운 금강송이 뻗어 있는 창터솔밭과 ‘나무꾼과 선녀’ 전설이 깃든 상팔담, 김홍도를 비롯한 여러 화가들의 그림으로 유명한 구룡폭, 옛사람들은 오르기 어려웠던 금강산의 오지 만물상, 네명의 화랑이 사흘간 놀고 갔다는 삼일포의 전경이 펼쳐진다. 3부는 일반인에게는 미공개지역인 ‘내금강’의 모습을 담았다(분단 이후 남한사람 최초로 저자가 들어간 것이다). 내금강의 절경으로 손꼽히는 만폭동과 내팔담, 천길 낭떠러지에서 장대 하나에 의지해 서 있는 보덕굴과 동양 최대의 마애물인 묘길상 마애불 등이 벅찬 감동과 함께 그려진다. 책 말미에는 금강산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싶은 독자들을 위해 ‘금강산의 역사와 문화유산’이라는 논문을 부록으로 실었다. 지극한 마음으로 예를 갖춰 금강산을 찬미하는 이 책은 금강산을 통해 우리 국토에 대한 자랑과 사랑을 드높이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 작가 소개
저 : 유홍준
Yu Hong-june,兪弘濬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미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 대학원에서 미술사학을 전공하였으며, 성균관대 대학원 동양철학과 박사과정의 예술철학 전공을 졸업하였다. 『공간』과 『계간 미술』 기자를 거쳐 198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미술평론 부문에 당선한 이후 미술평론가로 활동하며 민족미술협의회 공동대표와 제1회 광주 비엔날레 커미셔너(1995) 등을 역임하였다. 1985년부터 매년 ''젊은이를 위한 한국미술사'' 공개강좌를 개설하고 있으며, ''한국문화유산답사회'' 대표를 맡고 있다. 2004년부터 2008년 2월까지 문화재청 청장을 역임하였다. 영남대 교수·박물관장을 거쳐 2002년부터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 및 문화예술대학원장, 박수근미술관 무보수 명예관장으로 재직중이다.
무엇보다 유홍준은 해방이후 최고의 베스트셀러이자 ''살아 숨쉬는 국토박물관'' 이라고까지 불리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3권)를 썼다. ''''우리나라는 전국토가 박물관''''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 는 100만부 이상을 팔리면서 막강한 문화적 담론을 형성하는 인물로 급부상했다. 또한 ''아는 만큼 보인다''는 저자의 말은 90년대 우리 사회의 국민적 화두로 떠올랐다. 미술평론가가 ‘문화답사가’보다 훨씬 분명하고도 오래 된 그의 직함이지만 많은 대중은 그를 답사가로 인식하고 있다.
저자는 당신은 전공이 미술사냐 미술비평이냐 라는 질문에 “나는 둘 다이거나 아니면 그 중 간 어디쯤일 것이다. 아닌게 아니라 현대사회에서 두 개의 전공을 갖고 있다는 것은 둘 중 하나는 분명 부실할 것이라 는 의심을 받을 만하다. 그러나 나는 그런 전문화 현상 때문에 얻은 것 못지않게 잃은 것이 많다는 비판론에 동의하면서 과거와 현재, 이론과 실천이 분리되지 않는, 총체성의 획득을 위해 미술사와 미술비평의 만남을 구하고자 했다. 실제로 비평적 확신이 없는 미술사적 해석은 생기를 잃을 수밖에 없고, 미술사적 비전이 없는 미술비평은 허상이기 쉽다. 그래서 나에게 있어서 미술비 평이란 곧 미술사적 실천이며, 실천이라는 말이 과하다면, 미술사적 증언으로서 미술비평인 것이다.” 라고 대답한다.
그의 글은 80년대의 시대정신과 무엇보다 밀접히 연관돼 있다. 유홍준에게 있어 ‘80년대’로 대표되는 이 그물망은 그의 적극적인 참여를 절실히 요구하는 치열한 갈등과 대립의 장이었다. 그가 전문적인 미술평론뿐만 아니라 각종 사회현상을 진단하는 시평까지 다수 쓰게 된 배경이 여기에 있다. 유홍준만큼 운동에 치열하면서 동시에 ‘미학 혹은 학문’으로서 미술비평의 수준에 달하기란, 적어도 우리나라 풍토에서는 힘든 일이다
유홍준의 글쓰기는 내용과 형식 양면에 있어 리얼리즘의 이상을 주축으로 하는 것으로, 그 이전 문학 쪽의 리얼리즘 운동에 상당히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이 민중미술운동은 우리 조형전통상의 원리를 지속적으로 현대화해 이를 보편적인 조형언어로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그 나름의 독특한 장르적 특성이 있다.
저서로는『80년대 미술의 현장과 작가들』『나의 문화유산답사기』『나의 북한 문화유산답사기』『다시 현실과 전통의 지평선에서』『정직한 관객』, 번역서로『회화의 역사』등이 있으며, 논문으로「조선후기 문인들의 서화비평」「단원 김홍도 연구노트」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제4권 평양의 날은 개었습니다
제1부 평양 대동강
평양행 1-고려항공 비행기에서: “평양의 날은 개었습니다” / 평양행 2-서재동 초대소: 서쪽 창가의 미루나무 한 그루 / 대동강 1-대동강과 정지상: 비 갠 강가에는 녹음이 푸르른데 / 대동강 2-대동문과 연광정: 천하제일강산의 제일누대 / 대동강 3-부벽루와 김황원: 넓은 들 동쪽으로는 먼 산이 점, 점, 점 / 대동강 4-칠성문과 을밀대: 황혼의 대동강가엔 환영(歡迎)의 환영(幻影)들이 / 보통강 보통문: 무너진 서까래는 고치면 되겠지만…… / 평양 대성산성: 드넓은 벌판을 보듬은 고로봉식 산성
제2부 고인돌에서 현대미술까지
상원 검은모루동굴: 호모 에렉투스의 살림터 / 고인돌 기행-용곡리·귀일리·문흥리 고인돌: 고조선 거석 기념유물의 고향 / 단군릉 소견: 1,994개의 돌덩이가 지닌 뜻은 / 주영헌 선생과의 대화: “력사적 상상력을 제한해서는 안됩니다” / 조선중앙력사박물관 1: 역사교육관으로서 박물관의 과제 / 조선중앙력사박물관 2: 잃어버린 왕국 발해를 찾아서 / 조선미술박물관 1: 북한의 아트뮤지엄, 조선미술박물관 / 조선미술박물관 2: 단원과 겸재를 만나다 / 북한의 현대미술: 세월만큼 멀어진 남북의 미술
제3부 묘향산
묘향산 기행 1-청천강과 안주들판: 문학이 삶 속에 살아있을 때 / 묘향산 기행 2-보현사와 8각13층석탑: 그리하여 산은 묘향, 절은 보현이라 했다 / 묘향산 기행 3-안심사 승탑밭과 만폭동: 장엄하고도 수려한 산, 묘향산 / 묘향산 기행 4-상원암과 향산호텔: 묘향산 물은 흐르면 폭포요, 마시면 약수라 / 묘향산 기행 5-서산대사의 금강굴: 내 마음을 갈무리하는 고요한 암자
제4부 평양의 고구려 고분벽화
진파리 회상 1-정릉사: 천년의 비밀을 지켜온 우물 앞에서 / 진파리 회상 2-동명왕릉: 민족의 영웅서사시로 다시 살아난 그분 / 진파리 회상 3-진파리 벽화무덤과 평강공주: 아름다운 인생을 축복하는 벽화 / 강서의 고구려 벽화무덤 1-덕흥리 벽화무덤: ‘축소된 우주’ 속의 견우와 직녀 / 강서의 고구려 벽화무덤 2-삼묘리 강서큰무덤: 아! 고구려 문화의 위대한 영광이여! / 그리고 남은 이야기: 평양 용악산 용곡서원의 둔암과 법운암의 백범 북녀(北女)의 미소 / 북한답사를 마치며 / 후기 : 이 책이 나오기까지 / 책의 독자를 위해 다시 글을 쓰고서
제5권 다시 금강을 예찬하다
제1부 금강 입문
금강예찬: 민족의 명산에서 통일의 영산으로 / 현대금강호 첫 출항 동선기: 칠순 나이에 부르는 어머니 소리 / 동해항과 장전항: 외금강 관문의 어제와 오늘 / 온정리 소묘: 온정이 오가던 온정리가 그립습니다
제2부 외금강
창터솔밭과 신계사터: 아름다운 금강송과 신계사의 스님들 / 옥류동: 풍광은 수려한데 전설은 어지럽고 / 구룡폭과 상팔담: 천길 비단폭에 만 섬의 진주알 / 만물상: 절집도 들지 못한 금강의 오지 / 삼일포: 양봉래의 날 비(飛)자는 사라지고
제3부 내금강
내금강 가는 길: 단발령 넘는 길과 온정령 넘는 길 / 장안사와 삼불암: 장하던 6전(殿) 7각(閣)은 어디로 가고 / 표훈사와 정양사: 금강의 맥박은 지금도 울리는데 / 내금강 만폭동: 봉래풍악 원화동천 / 보덕굴과 묘길상: 묘길상은 솟아 있고 법기봉은 푸르네 / 부록 금강산의 역사와 문화유산: ‘나뭇꾼과 선녀’에서 현대금강호까지
1993년 5월 출간된 이래 “우리나라는 전국토가 박물관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 같은 시대적 유행어를 탄생시킨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 2, 3권과 『나의 북한 문화유산답사기』 상, 하권이 각각 4, 5권으로 꾸며져 전면 개정되었다. 새로 출간된 개정판 세트에서는 1,000컷에 달하는 수록사진을 전면 컬러로 바꾸어 시원하고 아름다운 본문 디자인을 선보인다. 또한 출간 당시의 원문을 다듬으면서 새로운 유물이 발견된 부분은 서술을 추가하고 오류가 있는 부분은 바로잡았다. 권말부록에 실린 1박2일 코스의 답사 일정표는 독자들이 실제 답사여행을 하는 데 매우 유용한 가이드를 제공해준다. 생생하고 흥미진진한 우리 문화의 이야기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젊은시절 답사열풍을 경험했던 세대에는 당시의 열정과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고, 이후의 세대들에게는 우리 국토와 문화유산에 대한 안목과 인문지식을 높여줄 것이다.
분단사 최초의 공식 북한답사기 4, 5권의 개정
답사기 4, 5권은 북한편이다. 4권 ‘평양의 날은 개었습니다’는 1997년 9월 저자의 첫 방북 때 답사한 내용을 묶었고, 5권 ‘다시 금강을 예찬하다’는 이후 현대금강호를 타고 철따라 금강산을 답사한 내용을 묶었다. 저자의 북한답사는 분단 50년 만에 처음으로 남북 양쪽 정부로부터 방북 허가를 받고 이루어진 것이었다. 문화유산이라는 민족 공동의 자산을 매개로 최초의 공식적인 북한답사기를 쓰게 된 것이다. 당시는 북한에 대한 정보는 물론 문화교류가 차단되어 있었기에 그의 방북에 갖는 기대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독자들은 북한의 문화유산보다도 그들이 사는 방식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때문에 북한답사기는 국내편 답사기와는 전혀 다른 맥락에서 씌어졌다. 우리에게 생소한 북한의 문화유산들을 친절하게 소개해주는 한편, 북한동포들의 일상생활과 유머감각, 문화유산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그네들과의 인간적 교감을 중계방송하듯 생생하게 담아냈다. 유홍준의 북한답사기는 남한의 독자들이 반세기 동안 닫혀 있던 북한사회를 편견없이 볼 수 있는 계기이자 민족적 동질감을 확인시켜준 통로였다.
4, 5권은 각각 1998년과 2001년에 출간되었는데(중앙M&B), 이번에 창비에서 개정되면서 내용과 순서를 조금씩 바뀌고 새로운 꼭지가 보충되었다. 제4권의 경우 초판 당시 누락되었던 조선중앙력사박물관과 조선미술박물관 순례기가 보충되면서 남한에서 접하기 힘든 발해유물들이 한자리에 모인 ‘발해건국 1,300돌 기념전’과 박물관에 소장된 명화들, 그리고 북한 현대미술에 대해 자세히 소개되었다. 또한 제5권에 실려 있던 북한답사 여록이 제4권으로 옮겨오고 부의 순서가 바뀌면서 좀더 유기적인 구성을 갖추게 되었다. 제5권은 새롭게 바뀐 상황을 반영했고, 금강산의 아름다움을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사진을 엄선하여 시원스럽게 배치했다.
제4권 평양의 날은 개었습니다
답사기 제4권 ‘평양의 날은 개었습니다’는 평양과 묘향산 등 관서지방의 답사에 집중되어 있으며 4부로 구성된다. 1부 ‘평양 대동강’에서는 대동강과 정지상, 부벽루와 김황원, 을밀대와 김동인 등 평양을 대표하는 문화유적과 예술인들에 대한 설명이 아련한 그리움과 함께 펼쳐진다. 2부 ‘고인돌에서 현대미술까지’에는 한반도 최초의 인간이 살던 상원 검은모루동굴을 비롯해 1만 4천 기가 모여 있다는 평양지방의 고인돌 기행, 조선중앙력사박물관과 조선미술박물관, 평양수예연구원 탐방기가 실려 있다. 남북의 입장차가 엇갈린 단군릉 문제에 대한 설명과, 북한의 원로학자 주영헌 선생과의 대화를 통해 남북이 함께 문화유산을 발전시킬 계기를 모색하는 것도 유익한 읽을거리다. 3부 ‘묘향산’에는 서산대사가 ‘장엄하고도 수려한 산’이라고 극찬했던 묘향산 기행을 묶었고, 4부 ‘평양의 고구려 고분벽화’에서는 동명왕릉, 진파리무덤, 덕흥리무덤, 강서큰무덤 등을 답사한 후 고분벽화의 위상과 가치를 설명한다. 책 마지막에 실린 ‘그리고 남은 이야기’에서는 답사 마지막날에 갔던 용곡서원, 북에서 만난 여인들, 고은ㆍ김주영과 북한답사를 함께한 감회와 북한의 향토음식 등 본문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담았다.
유홍준의 북한답사기는 다른 북한기행문처럼 평양산원, 만경대 학생소년궁전, 국제친선전람관 등 북한이 자랑하는 대표적인 명소가 등장하지 않는다. 그런 화려한 모습 대신 저자는 비행기 안에서 고향 자랑을 펼치던 여승무원의 수줍은 미소와 농부들이 고인돌 위에 올려놓은 옥수숫대, 안내원들과 주고받은 농담 등 일상 속에서 마주친 북한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았다. 책을 덮고 나면 북한의 문화유산과 더불어 북한동포들의 순박함이 마음속에 진하게 남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일상쟀 표정”을 담고 있는 그의 북한답사기야말로 “통일된 민족문화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제5권 다시 금강을 예찬하다
답사기 제5권 ‘다시 금강을 예찬하다’는 금강산 한곳만을 답사하고 쓴 금강산 기행서다. 예부터 “서부진(書不盡) 화부득(畵不得)”이라 해서 글로써 다할 수 없고 그림으로도 얻을 수 없다고 칭송받아온 금강산. 하지만 천하의 금강산도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이 책은 금강산의 역사ㆍ문화ㆍ예술을 밝혀 금강의 인문을 활짝 펼쳐냄으로써 장려한 금강산 탐승길에 밝은 길눈이 되어준다. 저자는 이 책의 집필을 위해 현대금강호를 타고 다섯차례 금강산에 올랐는데, 계절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하는 금강산의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전한다.
1부 ‘금강 입문’에서는 당대 이름난 화가와 문인들의 그림과 글을 통해 금강산의 의미를 살펴본다. 현대금강호 첫 출항에서 금강산 탐승을 함께한 실향민들의 슬픔과 북한동포를 만나는 즐거움 또한 함께 전해준다. 2부 ‘외금강’에서는 금강산 관광코스인 외금강과 해금강 탐승을 안내한다. 아름다운 금강송이 뻗어 있는 창터솔밭과 ‘나무꾼과 선녀’ 전설이 깃든 상팔담, 김홍도를 비롯한 여러 화가들의 그림으로 유명한 구룡폭, 옛사람들은 오르기 어려웠던 금강산의 오지 만물상, 네명의 화랑이 사흘간 놀고 갔다는 삼일포의 전경이 펼쳐진다. 3부는 일반인에게는 미공개지역인 ‘내금강’의 모습을 담았다(분단 이후 남한사람 최초로 저자가 들어간 것이다). 내금강의 절경으로 손꼽히는 만폭동과 내팔담, 천길 낭떠러지에서 장대 하나에 의지해 서 있는 보덕굴과 동양 최대의 마애물인 묘길상 마애불 등이 벅찬 감동과 함께 그려진다. 책 말미에는 금강산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싶은 독자들을 위해 ‘금강산의 역사와 문화유산’이라는 논문을 부록으로 실었다. 지극한 마음으로 예를 갖춰 금강산을 찬미하는 이 책은 금강산을 통해 우리 국토에 대한 자랑과 사랑을 드높이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 작가 소개
저 : 유홍준
Yu Hong-june,兪弘濬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미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 대학원에서 미술사학을 전공하였으며, 성균관대 대학원 동양철학과 박사과정의 예술철학 전공을 졸업하였다. 『공간』과 『계간 미술』 기자를 거쳐 198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미술평론 부문에 당선한 이후 미술평론가로 활동하며 민족미술협의회 공동대표와 제1회 광주 비엔날레 커미셔너(1995) 등을 역임하였다. 1985년부터 매년 ''젊은이를 위한 한국미술사'' 공개강좌를 개설하고 있으며, ''한국문화유산답사회'' 대표를 맡고 있다. 2004년부터 2008년 2월까지 문화재청 청장을 역임하였다. 영남대 교수·박물관장을 거쳐 2002년부터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 및 문화예술대학원장, 박수근미술관 무보수 명예관장으로 재직중이다.
무엇보다 유홍준은 해방이후 최고의 베스트셀러이자 ''살아 숨쉬는 국토박물관'' 이라고까지 불리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3권)를 썼다. ''''우리나라는 전국토가 박물관''''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 는 100만부 이상을 팔리면서 막강한 문화적 담론을 형성하는 인물로 급부상했다. 또한 ''아는 만큼 보인다''는 저자의 말은 90년대 우리 사회의 국민적 화두로 떠올랐다. 미술평론가가 ‘문화답사가’보다 훨씬 분명하고도 오래 된 그의 직함이지만 많은 대중은 그를 답사가로 인식하고 있다.
저자는 당신은 전공이 미술사냐 미술비평이냐 라는 질문에 “나는 둘 다이거나 아니면 그 중 간 어디쯤일 것이다. 아닌게 아니라 현대사회에서 두 개의 전공을 갖고 있다는 것은 둘 중 하나는 분명 부실할 것이라 는 의심을 받을 만하다. 그러나 나는 그런 전문화 현상 때문에 얻은 것 못지않게 잃은 것이 많다는 비판론에 동의하면서 과거와 현재, 이론과 실천이 분리되지 않는, 총체성의 획득을 위해 미술사와 미술비평의 만남을 구하고자 했다. 실제로 비평적 확신이 없는 미술사적 해석은 생기를 잃을 수밖에 없고, 미술사적 비전이 없는 미술비평은 허상이기 쉽다. 그래서 나에게 있어서 미술비 평이란 곧 미술사적 실천이며, 실천이라는 말이 과하다면, 미술사적 증언으로서 미술비평인 것이다.” 라고 대답한다.
그의 글은 80년대의 시대정신과 무엇보다 밀접히 연관돼 있다. 유홍준에게 있어 ‘80년대’로 대표되는 이 그물망은 그의 적극적인 참여를 절실히 요구하는 치열한 갈등과 대립의 장이었다. 그가 전문적인 미술평론뿐만 아니라 각종 사회현상을 진단하는 시평까지 다수 쓰게 된 배경이 여기에 있다. 유홍준만큼 운동에 치열하면서 동시에 ‘미학 혹은 학문’으로서 미술비평의 수준에 달하기란, 적어도 우리나라 풍토에서는 힘든 일이다
유홍준의 글쓰기는 내용과 형식 양면에 있어 리얼리즘의 이상을 주축으로 하는 것으로, 그 이전 문학 쪽의 리얼리즘 운동에 상당히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이 민중미술운동은 우리 조형전통상의 원리를 지속적으로 현대화해 이를 보편적인 조형언어로 만들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그 나름의 독특한 장르적 특성이 있다.
저서로는『80년대 미술의 현장과 작가들』『나의 문화유산답사기』『나의 북한 문화유산답사기』『다시 현실과 전통의 지평선에서』『정직한 관객』, 번역서로『회화의 역사』등이 있으며, 논문으로「조선후기 문인들의 서화비평」「단원 김홍도 연구노트」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제4권 평양의 날은 개었습니다
제1부 평양 대동강
평양행 1-고려항공 비행기에서: “평양의 날은 개었습니다” / 평양행 2-서재동 초대소: 서쪽 창가의 미루나무 한 그루 / 대동강 1-대동강과 정지상: 비 갠 강가에는 녹음이 푸르른데 / 대동강 2-대동문과 연광정: 천하제일강산의 제일누대 / 대동강 3-부벽루와 김황원: 넓은 들 동쪽으로는 먼 산이 점, 점, 점 / 대동강 4-칠성문과 을밀대: 황혼의 대동강가엔 환영(歡迎)의 환영(幻影)들이 / 보통강 보통문: 무너진 서까래는 고치면 되겠지만…… / 평양 대성산성: 드넓은 벌판을 보듬은 고로봉식 산성
제2부 고인돌에서 현대미술까지
상원 검은모루동굴: 호모 에렉투스의 살림터 / 고인돌 기행-용곡리·귀일리·문흥리 고인돌: 고조선 거석 기념유물의 고향 / 단군릉 소견: 1,994개의 돌덩이가 지닌 뜻은 / 주영헌 선생과의 대화: “력사적 상상력을 제한해서는 안됩니다” / 조선중앙력사박물관 1: 역사교육관으로서 박물관의 과제 / 조선중앙력사박물관 2: 잃어버린 왕국 발해를 찾아서 / 조선미술박물관 1: 북한의 아트뮤지엄, 조선미술박물관 / 조선미술박물관 2: 단원과 겸재를 만나다 / 북한의 현대미술: 세월만큼 멀어진 남북의 미술
제3부 묘향산
묘향산 기행 1-청천강과 안주들판: 문학이 삶 속에 살아있을 때 / 묘향산 기행 2-보현사와 8각13층석탑: 그리하여 산은 묘향, 절은 보현이라 했다 / 묘향산 기행 3-안심사 승탑밭과 만폭동: 장엄하고도 수려한 산, 묘향산 / 묘향산 기행 4-상원암과 향산호텔: 묘향산 물은 흐르면 폭포요, 마시면 약수라 / 묘향산 기행 5-서산대사의 금강굴: 내 마음을 갈무리하는 고요한 암자
제4부 평양의 고구려 고분벽화
진파리 회상 1-정릉사: 천년의 비밀을 지켜온 우물 앞에서 / 진파리 회상 2-동명왕릉: 민족의 영웅서사시로 다시 살아난 그분 / 진파리 회상 3-진파리 벽화무덤과 평강공주: 아름다운 인생을 축복하는 벽화 / 강서의 고구려 벽화무덤 1-덕흥리 벽화무덤: ‘축소된 우주’ 속의 견우와 직녀 / 강서의 고구려 벽화무덤 2-삼묘리 강서큰무덤: 아! 고구려 문화의 위대한 영광이여! / 그리고 남은 이야기: 평양 용악산 용곡서원의 둔암과 법운암의 백범 북녀(北女)의 미소 / 북한답사를 마치며 / 후기 : 이 책이 나오기까지 / 책의 독자를 위해 다시 글을 쓰고서
제5권 다시 금강을 예찬하다
제1부 금강 입문
금강예찬: 민족의 명산에서 통일의 영산으로 / 현대금강호 첫 출항 동선기: 칠순 나이에 부르는 어머니 소리 / 동해항과 장전항: 외금강 관문의 어제와 오늘 / 온정리 소묘: 온정이 오가던 온정리가 그립습니다
제2부 외금강
창터솔밭과 신계사터: 아름다운 금강송과 신계사의 스님들 / 옥류동: 풍광은 수려한데 전설은 어지럽고 / 구룡폭과 상팔담: 천길 비단폭에 만 섬의 진주알 / 만물상: 절집도 들지 못한 금강의 오지 / 삼일포: 양봉래의 날 비(飛)자는 사라지고
제3부 내금강
내금강 가는 길: 단발령 넘는 길과 온정령 넘는 길 / 장안사와 삼불암: 장하던 6전(殿) 7각(閣)은 어디로 가고 / 표훈사와 정양사: 금강의 맥박은 지금도 울리는데 / 내금강 만폭동: 봉래풍악 원화동천 / 보덕굴과 묘길상: 묘길상은 솟아 있고 법기봉은 푸르네 / 부록 금강산의 역사와 문화유산: ‘나뭇꾼과 선녀’에서 현대금강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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