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발굴로 보는 우리 역사 답사기
국사 과목을 떠올리면 수많은 인물과 사건을 외우느라 밤을 새웠던 기억부터 떠오른다. 선사시대의 빗살무늬토기부터 삼국시대와 고려시대를 지나 근현대사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상상력을 끊임없이 자극했던 국사. 수능 선택과목이 되면서 학교에서 힘겹게 명맥을 유지하면서도 ‘교양’ 하면 당연한 듯 ‘역사’ 분야를 떠올리는 것은, 바로 우리 국사가 수천 년 동안 쌓아 온 ‘역사적 상상력’ 때문일 것이다.
이번에 책문에서 출간한 『한국사 기행』은 역사적 지식에 기행이라는 테마와 엮어 우리 역사를 누구나 즐겁고 흥미 있게 접할 수 있도록 구성한 책이다. 전체 5부 30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문헌이 남아 있는 역사시대는 물론이고 우리 역사의 시원(始原)이 담긴 선사시대의 흔적까지 ‘발굴과 기행’을 통해 추적했다. 충청도 장선리에서 출발해 전라남북도와 제주도를 거쳐 경상남북도와 강원도를 거쳐 경기도 연천에서 끝나는 이 장거리 여행에는,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지역별로 한국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발굴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책을 따라 답사를 하다 보면 우리나라 전역의 역사를 ‘발굴’이라는 매체를 통해 둘러볼 수 있는데, 발굴 당시의 현장으로 종횡무진 이동하면서 담당자와 인터뷰도 하고 발굴비화도 들을 수 있다. 이런 고고학 발굴은 『삼국사기』, 『삼국유사』와 같은 문헌을 통해 드러난 역사적 실체의 틈을 메우고, 후대 사람들이 선대와 보다 직접적으로 만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이렇게 볼 때 이 책은 ‘발로 뛰는 역사 체험기’이자 ‘역사의 현장에서 보고 듣고 만지며 경험하는’ 대안 역사책이다.
이 30편의 지식기행에 동행하는 저자들은 ‘우리나라 고고학의 살아있는 증인’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조유전 경기문화재연구원장과, 오랫동안 문화재 전문 기자로 일해 온 《경향신문》의 이기환 부국장이다. 저자들은 이미 발굴했거나 지금도 조사하고 있는 주요 유적지를 해당 발굴 담당자들과 함께 답사하면서, 현장의 목소리와 발굴 에피소드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또한 해당 발굴과 관련된 역사적 지식과 상상력까지 덧붙임으로써, 발굴을 통해 우리 역사를 보다 쉽고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마한의 비밀을 간직한 공주 장선리 유적(1장)’이나 ‘서동과 선화의 파란만장한 사랑이야기가 깃든 익산 미륵사지(8장)’ 등은 발굴이 기존 학설에 엄청난 쟁점을 가져다 준 것으로 손꼽히고, ‘발 끝에 걸려 머리를 내민 단양 적성비(5장)’나 ‘어느 향토사학회가 발견한, 중원 고구려비(6장)’는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들을 흥미롭게 확장하는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다. 또 ‘구국의 일념이 절절이 배인 경주 사천왕사터(18장)’에서는 삼국통일 이후 당나라와 격전을 벌여야 했던 신라의 절박함이, ‘세계를 눈물로 적신 사랑이야기, 안동 원이 엄마의 편지(21장)’에서는 먼저 떠난 남편을 간절히 그리워하는 ‘조선판 사랑과 영혼’이 보는 이들의 가슴을 적신다. 이것만이 아니다. ‘한성백제인들의 논어책이 나온 인천 계양산성(27장)’을 방문해 삼국시대 초기의 『논어』 공부에 대해 알아보기도 하고, ‘출산 직전에 사망한 산모, 파주 파평 윤씨 미라(29장)’를 보며 자궁파열로 출산 직전에 목숨을 잃은 모자의 사연에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문헌 지식’과 ‘발굴 지식’의 행복한 동행
발굴을 통해 역사를 조명하고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려고 하기 때문에, 이 책은 발굴 상황과 문화재 보존의 어려움까지 고스란히 담아냈다. 막 노출되기 시작한 고려시대 석곽묘 4기가 사업시행자에 의해 포클레인으로 밀린 이야기(서문)부터, 인골이 확인된 고인돌의 덮개돌이 조형물로 사용된(24장) 가슴 아픈 사례도 따끔하게 지적했다. 하지만 서울에서 발굴된 한 신축공사장에서는 건축주와 문화재 담당자들이 협조해서 ‘지하박물관’을 건설하는 것으로 매듭지어 짐으로써, ‘대규모 개발과 문화재 조사’가 윈윈할 수 있는 가능성도 언급했다. 발굴과 관련된 행복하고 즐거운 유적 발굴 소식과 더불어 훼손 상황까지 남김없이 드러냄으로써, 유적과 유물에 대한 우리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실체적으로 보여 준 것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남아 있는 기록유산과 실체적 유산을 함께 보고 입체적으로 이해하려는 과정에서 세상에 나왔다. 발굴을 통해 사라진 과거에 생명을 부여함으로써 예전부터 줄기차게 외쳐 왔던 우리나라 ‘반만 년의 역사’는 ‘최소 30만 년 전 아득한 구석기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고고학이란 학문이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도 우리 역사가 반만 년이라고 앵무새처럼 되뇌고 있을 것이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말처럼, 이 책은 발굴을 통해 역사를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이자 매우 조심스런 시도다. 하지만 지금까지 역사가 고리타분하고 어렵고 뭐가 뭔지 모르겠다고 생각해 왔던 독자들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해 그런 고민을 일거에 날려버릴 수 있다. 그 속에는 ‘임나일본부설을 폐기해 버린 동래 복천동 고분군(14장)’처럼 우리의 가슴을 시원하게 하는 내용도 있고, ‘고철에서 국보로 운명이 뒤바뀐 화순 대곡리 청동예기(10장)’에서 짜릿한 희열을 맛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기행의 종착지는 역시 ‘기록’과 ‘유적’이 만나 역사를 드러내는 순간이다. 저자들은 이 행복한 순간에 이르기 위해 ‘문헌 지식’과 ‘발굴 지식’을 한껏 버무려 잘 차린 밥상을 독자들에게 선사하기 위해 애썼다. 빙산의 일각으로 전체를 얘기하려는 오만함을 철저히 경계하면서, 사라진 역사적 실체를 규명하기 위한 노력으로 이 책을 봐주길 바란다. 지나친 자신감이 역사를 왜곡시킬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면서, 문화유산이 ‘뽑아버려야 할 전봇대’가 아니라 우리의 역사적 실체를 보여 줌은 물론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 주는 거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려 노력했다.
전국의 발굴현장에서 ‘과거의 흔적’을 찾아내는 고고학도들과, 현장에서 나온 새로운 자료를 놓고 밤을 하얗게 지새우며 공부하여, 미래에 대비하려는 역사학도들처럼,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역사학’과 ‘고고학’의 행복한 동행에 함께 했으면 한다. 그것은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은 우리 역사의 수많은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는 작지만 가장 위력적인 시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작가 소개
저 : 이기환
성균관대를 나와 1986년에 《경향신문》에 입사했다. 체육부와 문화부에서 기자와 부장을 거쳤고, 지금은 문화유산 담당 전문기자로 일하고 있다. 기자생활을 한참 하고 나서는 이번엔 다른 공부에 눈길을 돌렸다. 수천 년간 땅속에 잠들어 있다가 홀연히 나타나는 유물과 유적을 실마리로 역사를 복원하는 고고학이다. 다시 대학원(한양대)에서 고고학(문화인류학)을 전공한 이유다.
그러면서 여행을 시작했다. 한반도 남부의 문화유산을 찾는 작업에서 출발한 여행은 지뢰밭과 철책으로 가로막힌 비무장지대 일원으로 이어졌다. 비무장지대가 아닌 중무장지대가 된 그곳의 유산에 넋이 나가 평생의 공부로 삼았다. 석사논문을 「비무장지대 일원 유산의 보전방안 연구」로 삼은 이유다.
저작물로는 『코리안루트를 찾아서(공저)』, 『한국사 미스터리(공저)』, 『성산 장기려』, 『아버지의 얼굴』, 『우리 큰형이야기』, 『끝없는 도전』 등이 있다. 필자의 바탕은 역시 저널리스트다. 저널리스트의 입장에서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고고학·역사학의 대중화에 한몫 거들었으면 하는 게 필자의 바람이다. 천학(淺學)이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관련 분야의 논문과 책을 공부하느라 머리를 싸매고 있다.
저 : 조유전
趙由典
서울대 고고인류학과를 졸업한 뒤에, 오로지 우리나라 고고학 발굴조사에 평생을 바쳐 온 “한국고고학의 살아있는 증인”이다. 1971년 공주의 백제 무령왕릉, 경주 지역의 황룡사, 월성, 감은사, 익산의 미륵사지 발굴 등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발굴조사를 비롯해, 러시아와 공동으로 수추섬의 신석기시대 유물을 발굴하는 등 40년 동안 고고학 발굴을 이끌어 왔다. 국립문화재연구소 미술공예실장, 유적조사실장, 경주고적발굴조사단장, 국립민속박물관장을 역임했고, 1998년부터는 국립문화재연구소장으로 있다가 2002년에 정년퇴임했다. 2006년부터 2009년 3월까지는 한국토지공사 토지박물관장을 지냈으며, 지금은 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재연구원장과 남한산성운영위원장, 경기도 박물관장을 겸임하고 있다. 저서로는 『백제고분 발굴이야기』,『한국사 미스터리』(공저),『발굴이야기』등이 있다.
▣ 주요 목차
들어가면서1|발굴로 보는 우리 역사 답사기
들어가면서2|미래를 위해 과거의 흔적을 찾아가는 행복한 여정
제1부 충청|하늘이 내려준 고대사의 흔적
1장_마한의 비밀을 간직한 공주 장선리 유적
2장_무령왕릉 이후 최대 발굴, 공주 수촌리 고분
3장_철강 강국 백제의 위용을 보여 준 청주 신봉동 유적
4장_나·당 국제회담이 열린 철옹성, 보은 삼년산성
5장_발 끝에 걸려 머리를 내민 단양 적성비
6장_어느 향토사학회가 발견한, 중원 고구려비
7장_위덕왕의 뼈저린 반성이 담긴 부여 왕흥사
제2부 호남·제주|고고학, 동북아의 중심에서 역사를 만나다
8장_서동과 선화의 파란만장한 사랑이야기가 깃든 익산 미륵사지
9장_고대사의 블랙박스가 열린 나주 복암리 유적
10장_고철에서 국보로 운명이 뒤바뀐 화순 대곡리 청동예기
11장_2,000년 전의 무역항, 해남 군곡리 유적
12장_또 다른 역사, 탐라의 흔적을 간직한 제주 고산리 유적
제3부 영남|역사가 바뀐 곳, 역사가 이루어진 곳
13장 _ 한국 고고학의 출발지가 된 영도 동삼동 패총
14장 _ 임나일본부설을 폐기해 버린 동래 복천동 고분군
15장 _ 전쟁고고학의 성과를 담아낸 동래읍성
16장 _ 주인을 따라 순장된 창녕 송현동 소녀
17장 _ 태풍을 타고 떠오른 8,000년 전의 배, 창녕 비봉리 유적
18장 _ 구국의 일념이 절절이 배인 경주 사천왕사터
19장 _ 농부가 찾아낸 신라 최고 고비, 포항 중성리비
20장 _ 일연선사의 체취가 묻은 군위 인각사
21장 _ 세계를 눈물로 적신 사랑이야기, 안동 원이 엄마의 편지
22장 _ 고구려와 신라가 지하에서 만나는 영풍 읍내리 벽화고분
제4부 강원|문명을 낳은 땅, 국난을 이기다
23장 _ 국난의 아픔을 온몸으로 껴안은 원주 법천사
24장 _ 전설과 역사가 어우러진 정선 아우라지 청동기 마을
25장 _ 신석기인들의 도시, 강릉 초당동 유적
26장 _ 3,000년 전의 청동기 마을, 화천 용암리·위라리 유적
제5부 서울·경기|학문과 거래, 일상이 담긴 곳
27장 _ 한성백제인들의 논어책이 나온 인천 계양산성
28장 _ ‘조선의 부활’을 알린 서울 청진동 유적
29장 _ 출산 직전에 사망한 산모, 파주 파평 윤씨 미라
30장 _ 2,000년 전 백제의 대장간 마을, 연천 삼곶리 유적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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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로 보는 우리 역사 답사기
국사 과목을 떠올리면 수많은 인물과 사건을 외우느라 밤을 새웠던 기억부터 떠오른다. 선사시대의 빗살무늬토기부터 삼국시대와 고려시대를 지나 근현대사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상상력을 끊임없이 자극했던 국사. 수능 선택과목이 되면서 학교에서 힘겹게 명맥을 유지하면서도 ‘교양’ 하면 당연한 듯 ‘역사’ 분야를 떠올리는 것은, 바로 우리 국사가 수천 년 동안 쌓아 온 ‘역사적 상상력’ 때문일 것이다.
이번에 책문에서 출간한 『한국사 기행』은 역사적 지식에 기행이라는 테마와 엮어 우리 역사를 누구나 즐겁고 흥미 있게 접할 수 있도록 구성한 책이다. 전체 5부 30장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문헌이 남아 있는 역사시대는 물론이고 우리 역사의 시원(始原)이 담긴 선사시대의 흔적까지 ‘발굴과 기행’을 통해 추적했다. 충청도 장선리에서 출발해 전라남북도와 제주도를 거쳐 경상남북도와 강원도를 거쳐 경기도 연천에서 끝나는 이 장거리 여행에는,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지역별로 한국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발굴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책을 따라 답사를 하다 보면 우리나라 전역의 역사를 ‘발굴’이라는 매체를 통해 둘러볼 수 있는데, 발굴 당시의 현장으로 종횡무진 이동하면서 담당자와 인터뷰도 하고 발굴비화도 들을 수 있다. 이런 고고학 발굴은 『삼국사기』, 『삼국유사』와 같은 문헌을 통해 드러난 역사적 실체의 틈을 메우고, 후대 사람들이 선대와 보다 직접적으로 만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이렇게 볼 때 이 책은 ‘발로 뛰는 역사 체험기’이자 ‘역사의 현장에서 보고 듣고 만지며 경험하는’ 대안 역사책이다.
이 30편의 지식기행에 동행하는 저자들은 ‘우리나라 고고학의 살아있는 증인’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조유전 경기문화재연구원장과, 오랫동안 문화재 전문 기자로 일해 온 《경향신문》의 이기환 부국장이다. 저자들은 이미 발굴했거나 지금도 조사하고 있는 주요 유적지를 해당 발굴 담당자들과 함께 답사하면서, 현장의 목소리와 발굴 에피소드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또한 해당 발굴과 관련된 역사적 지식과 상상력까지 덧붙임으로써, 발굴을 통해 우리 역사를 보다 쉽고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마한의 비밀을 간직한 공주 장선리 유적(1장)’이나 ‘서동과 선화의 파란만장한 사랑이야기가 깃든 익산 미륵사지(8장)’ 등은 발굴이 기존 학설에 엄청난 쟁점을 가져다 준 것으로 손꼽히고, ‘발 끝에 걸려 머리를 내민 단양 적성비(5장)’나 ‘어느 향토사학회가 발견한, 중원 고구려비(6장)’는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들을 흥미롭게 확장하는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다. 또 ‘구국의 일념이 절절이 배인 경주 사천왕사터(18장)’에서는 삼국통일 이후 당나라와 격전을 벌여야 했던 신라의 절박함이, ‘세계를 눈물로 적신 사랑이야기, 안동 원이 엄마의 편지(21장)’에서는 먼저 떠난 남편을 간절히 그리워하는 ‘조선판 사랑과 영혼’이 보는 이들의 가슴을 적신다. 이것만이 아니다. ‘한성백제인들의 논어책이 나온 인천 계양산성(27장)’을 방문해 삼국시대 초기의 『논어』 공부에 대해 알아보기도 하고, ‘출산 직전에 사망한 산모, 파주 파평 윤씨 미라(29장)’를 보며 자궁파열로 출산 직전에 목숨을 잃은 모자의 사연에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문헌 지식’과 ‘발굴 지식’의 행복한 동행
발굴을 통해 역사를 조명하고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려고 하기 때문에, 이 책은 발굴 상황과 문화재 보존의 어려움까지 고스란히 담아냈다. 막 노출되기 시작한 고려시대 석곽묘 4기가 사업시행자에 의해 포클레인으로 밀린 이야기(서문)부터, 인골이 확인된 고인돌의 덮개돌이 조형물로 사용된(24장) 가슴 아픈 사례도 따끔하게 지적했다. 하지만 서울에서 발굴된 한 신축공사장에서는 건축주와 문화재 담당자들이 협조해서 ‘지하박물관’을 건설하는 것으로 매듭지어 짐으로써, ‘대규모 개발과 문화재 조사’가 윈윈할 수 있는 가능성도 언급했다. 발굴과 관련된 행복하고 즐거운 유적 발굴 소식과 더불어 훼손 상황까지 남김없이 드러냄으로써, 유적과 유물에 대한 우리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실체적으로 보여 준 것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남아 있는 기록유산과 실체적 유산을 함께 보고 입체적으로 이해하려는 과정에서 세상에 나왔다. 발굴을 통해 사라진 과거에 생명을 부여함으로써 예전부터 줄기차게 외쳐 왔던 우리나라 ‘반만 년의 역사’는 ‘최소 30만 년 전 아득한 구석기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고고학이란 학문이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도 우리 역사가 반만 년이라고 앵무새처럼 되뇌고 있을 것이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말처럼, 이 책은 발굴을 통해 역사를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이자 매우 조심스런 시도다. 하지만 지금까지 역사가 고리타분하고 어렵고 뭐가 뭔지 모르겠다고 생각해 왔던 독자들이 있다면, 이 책을 통해 그런 고민을 일거에 날려버릴 수 있다. 그 속에는 ‘임나일본부설을 폐기해 버린 동래 복천동 고분군(14장)’처럼 우리의 가슴을 시원하게 하는 내용도 있고, ‘고철에서 국보로 운명이 뒤바뀐 화순 대곡리 청동예기(10장)’에서 짜릿한 희열을 맛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기행의 종착지는 역시 ‘기록’과 ‘유적’이 만나 역사를 드러내는 순간이다. 저자들은 이 행복한 순간에 이르기 위해 ‘문헌 지식’과 ‘발굴 지식’을 한껏 버무려 잘 차린 밥상을 독자들에게 선사하기 위해 애썼다. 빙산의 일각으로 전체를 얘기하려는 오만함을 철저히 경계하면서, 사라진 역사적 실체를 규명하기 위한 노력으로 이 책을 봐주길 바란다. 지나친 자신감이 역사를 왜곡시킬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염두에 두면서, 문화유산이 ‘뽑아버려야 할 전봇대’가 아니라 우리의 역사적 실체를 보여 줌은 물론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 주는 거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려 노력했다.
전국의 발굴현장에서 ‘과거의 흔적’을 찾아내는 고고학도들과, 현장에서 나온 새로운 자료를 놓고 밤을 하얗게 지새우며 공부하여, 미래에 대비하려는 역사학도들처럼,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역사학’과 ‘고고학’의 행복한 동행에 함께 했으면 한다. 그것은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은 우리 역사의 수많은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는 작지만 가장 위력적인 시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작가 소개
저 : 이기환
성균관대를 나와 1986년에 《경향신문》에 입사했다. 체육부와 문화부에서 기자와 부장을 거쳤고, 지금은 문화유산 담당 전문기자로 일하고 있다. 기자생활을 한참 하고 나서는 이번엔 다른 공부에 눈길을 돌렸다. 수천 년간 땅속에 잠들어 있다가 홀연히 나타나는 유물과 유적을 실마리로 역사를 복원하는 고고학이다. 다시 대학원(한양대)에서 고고학(문화인류학)을 전공한 이유다.
그러면서 여행을 시작했다. 한반도 남부의 문화유산을 찾는 작업에서 출발한 여행은 지뢰밭과 철책으로 가로막힌 비무장지대 일원으로 이어졌다. 비무장지대가 아닌 중무장지대가 된 그곳의 유산에 넋이 나가 평생의 공부로 삼았다. 석사논문을 「비무장지대 일원 유산의 보전방안 연구」로 삼은 이유다.
저작물로는 『코리안루트를 찾아서(공저)』, 『한국사 미스터리(공저)』, 『성산 장기려』, 『아버지의 얼굴』, 『우리 큰형이야기』, 『끝없는 도전』 등이 있다. 필자의 바탕은 역시 저널리스트다. 저널리스트의 입장에서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고고학·역사학의 대중화에 한몫 거들었으면 하는 게 필자의 바람이다. 천학(淺學)이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관련 분야의 논문과 책을 공부하느라 머리를 싸매고 있다.
저 : 조유전
趙由典
서울대 고고인류학과를 졸업한 뒤에, 오로지 우리나라 고고학 발굴조사에 평생을 바쳐 온 “한국고고학의 살아있는 증인”이다. 1971년 공주의 백제 무령왕릉, 경주 지역의 황룡사, 월성, 감은사, 익산의 미륵사지 발굴 등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발굴조사를 비롯해, 러시아와 공동으로 수추섬의 신석기시대 유물을 발굴하는 등 40년 동안 고고학 발굴을 이끌어 왔다. 국립문화재연구소 미술공예실장, 유적조사실장, 경주고적발굴조사단장, 국립민속박물관장을 역임했고, 1998년부터는 국립문화재연구소장으로 있다가 2002년에 정년퇴임했다. 2006년부터 2009년 3월까지는 한국토지공사 토지박물관장을 지냈으며, 지금은 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재연구원장과 남한산성운영위원장, 경기도 박물관장을 겸임하고 있다. 저서로는 『백제고분 발굴이야기』,『한국사 미스터리』(공저),『발굴이야기』등이 있다.
▣ 주요 목차
들어가면서1|발굴로 보는 우리 역사 답사기
들어가면서2|미래를 위해 과거의 흔적을 찾아가는 행복한 여정
제1부 충청|하늘이 내려준 고대사의 흔적
1장_마한의 비밀을 간직한 공주 장선리 유적
2장_무령왕릉 이후 최대 발굴, 공주 수촌리 고분
3장_철강 강국 백제의 위용을 보여 준 청주 신봉동 유적
4장_나·당 국제회담이 열린 철옹성, 보은 삼년산성
5장_발 끝에 걸려 머리를 내민 단양 적성비
6장_어느 향토사학회가 발견한, 중원 고구려비
7장_위덕왕의 뼈저린 반성이 담긴 부여 왕흥사
제2부 호남·제주|고고학, 동북아의 중심에서 역사를 만나다
8장_서동과 선화의 파란만장한 사랑이야기가 깃든 익산 미륵사지
9장_고대사의 블랙박스가 열린 나주 복암리 유적
10장_고철에서 국보로 운명이 뒤바뀐 화순 대곡리 청동예기
11장_2,000년 전의 무역항, 해남 군곡리 유적
12장_또 다른 역사, 탐라의 흔적을 간직한 제주 고산리 유적
제3부 영남|역사가 바뀐 곳, 역사가 이루어진 곳
13장 _ 한국 고고학의 출발지가 된 영도 동삼동 패총
14장 _ 임나일본부설을 폐기해 버린 동래 복천동 고분군
15장 _ 전쟁고고학의 성과를 담아낸 동래읍성
16장 _ 주인을 따라 순장된 창녕 송현동 소녀
17장 _ 태풍을 타고 떠오른 8,000년 전의 배, 창녕 비봉리 유적
18장 _ 구국의 일념이 절절이 배인 경주 사천왕사터
19장 _ 농부가 찾아낸 신라 최고 고비, 포항 중성리비
20장 _ 일연선사의 체취가 묻은 군위 인각사
21장 _ 세계를 눈물로 적신 사랑이야기, 안동 원이 엄마의 편지
22장 _ 고구려와 신라가 지하에서 만나는 영풍 읍내리 벽화고분
제4부 강원|문명을 낳은 땅, 국난을 이기다
23장 _ 국난의 아픔을 온몸으로 껴안은 원주 법천사
24장 _ 전설과 역사가 어우러진 정선 아우라지 청동기 마을
25장 _ 신석기인들의 도시, 강릉 초당동 유적
26장 _ 3,000년 전의 청동기 마을, 화천 용암리·위라리 유적
제5부 서울·경기|학문과 거래, 일상이 담긴 곳
27장 _ 한성백제인들의 논어책이 나온 인천 계양산성
28장 _ ‘조선의 부활’을 알린 서울 청진동 유적
29장 _ 출산 직전에 사망한 산모, 파주 파평 윤씨 미라
30장 _ 2,000년 전 백제의 대장간 마을, 연천 삼곶리 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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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불 | 즉시환불 | 구매취소 의사전달 → 발송중지 → 환불 | 반품회수 → 반품상품 확인 → 환불 |
04. 취소방법
- 결제완료 또는 배송상품은 1:1 문의에 취소신청해 주셔야 합니다.
- 특정 상품의 경우 취소 수수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05. 환불시점
결제수단 | 환불시점 | 환불방법 |
---|---|---|
신용카드 | 취소완료 후, 3~5일 내 카드사 승인취소(영업일 기준) | 신용카드 승인취소 |
계좌이체 |
실시간 계좌이체 또는 무통장입금 취소완료 후, 입력하신 환불계좌로 1~2일 내 환불금액 입금(영업일 기준) |
계좌입금 |
휴대폰 결제 |
당일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6시간 이내 승인취소 전월 구매내역 취소시 취소 완료 후, 1~2일 내 환불계좌로 입금(영업일 기준) |
당일취소 : 휴대폰 결제 승인취소 익월취소 : 계좌입금 |
포인트 | 취소 완료 후, 당일 포인트 적립 | 환불 포인트 적립 |
06. 취소반품 불가 사유
- 단순변심으로 인한 반품 시, 배송 완료 후 7일이 지나면 취소/반품 신청이 접수되지 않습니다.
- 주문/제작 상품의 경우, 상품의 제작이 이미 진행된 경우에는 취소가 불가합니다.
- 구성품을 분실하였거나 취급 부주의로 인한 파손/고장/오염된 경우에는 취소/반품이 제한됩니다.
- 제조사의 사정 (신모델 출시 등) 및 부품 가격변동 등에 의해 가격이 변동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반품 및 가격보상은 불가합니다.
- 뷰티 상품 이용 시 트러블(알러지, 붉은 반점, 가려움, 따가움)이 발생하는 경우 진료 확인서 및 소견서 등을 증빙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이 경우, 제반 비용은 고객님께서 부담하셔야 합니다.
- 각 상품별로 아래와 같은 사유로 취소/반품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상품군 | 취소/반품 불가사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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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잡화/수입명품 | 상품의 택(TAG) 제거/라벨 및 상품 훼손으로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된 경우 |
계절상품/식품/화장품 | 고객님의 사용, 시간경과, 일부 소비에 의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가전/설치상품 | 전자제품 특성 상, 정품 스티커가 제거되었거나 설치 또는 사용 이후에 단순변심인 경우, 액정화면이 부착된 상품의 전원을 켠 경우 (상품불량으로 인한 교환/반품은 AS센터의 불량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
자동차용품 | 상품을 개봉하여 장착한 이후 단순변심의 경우 |
CD/DVD/GAME/BOOK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의 포장 등을 훼손한 경우 |
상품의 시리얼 넘버 유출로 내장된 소프트웨어의 가치가 감소한 경우 | |
노트북, 테스크탑 PC 등 | 홀로그램 등을 분리, 분실, 훼손하여 상품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하여 재판매가 불가할 경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