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따뜻한 마음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든 통하고 이어져요!
비 오는 퇴근길, 수지 아줌마는 열심히 집을 향해 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때 저만큼 앞에 우산도 없이 걸어가는 건우가 눈에 띕니다. 아줌마는 재빨리 곁으로 가 우산 반쪽을 내줍니다. 건우는 미안한 마음이 앞섰지만, 아줌마의 푸근한 배려를 고맙게 받기로 했지요. 그러나 훈훈한 장면도 잠시, 건우가 탈 버스를 기다려 주던 아줌마의 속이 조금씩 타들어 갑니다. 아까부터 화장실에 가고 싶은 맘이 너무나 간절했던 것이지요. 비는 내리고, 기다리는 버스는 오지 않고…… 수지 아줌마 이대로 괜찮을까요?
〈수지 아줌마 오줌 싸다〉는 제목만 들어도 쿡, 웃게 되는 동화입니다. 낯선 학생에게 우산을 씌워 주던 수지 아줌마는 결국 바지에 실례를 하고 맙니다. 하지만 아줌마는 나름의 기지를 발휘하여 상황을 모면하는 동시에 건우에게는 환한 웃음의 고마운 사람으로 남습니다.
사실 우리는 점점 각박해져 가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모르는 사람과 우산을 나누어 쓰는 미덕이 종종 있었지만, 요즘은 각자 제 갈 길을 가기 바쁘거나 설사 그런 호의를 받더라도 서로가 불편함을 느끼지요. 알게 모르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가 많이 무너졌어요. 그러나 작가는 ''따뜻한 진심은 누구에게나 통하고 전달되는 것''이란 믿음을 확고히 가지고 있습니다.
건우가 우산에서 한 발짝 물러서며 아줌마를 배려합니다. 수지 아줌마는 건우가 물러선 만큼 건우에게 다가가 우산을 씌웁니다.
"아무래도 당장 가 봐야겠네. 우리 예은이가 배고픈 걸 무지 못 참거든! 근데 있지, 아까도 말했듯이 난 원래 비를 좋아해서 어떨 땐 일부러 비를 맞기도 하고 그러거든? 그러니까 이 우산 학생 가져."
아줌마는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건우의 손에 우산을 쥐어 주고 빗속으로 뛰어듭니다. 거절할 틈도 없이 우산 주인이 된 건우가 저만치 뛰어가는 아줌마를 향해 소리칩니다.
"죄송해서 어쩌죠?"
빗속을 달리기 시작하던 아줌마가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며 소리칩니다.
"언젠가 학생처럼 비 맞고 걸어가는 사람 만나거들랑 우산 반쪽을 빌려 줘."
비 맞은 아줌마의 얼굴은, 정류장 뒤로 길게 뻗은 돌담 위에서 빗물에 세수하면서 해사하게 웃고 있는 개나리처럼 밝습니다. 건우는 아줌마 얼굴에서 뿜어져 나오는 밝고 따뜻한 빛이 가슴으로 옮겨지는 걸 느낍니다. (본문 p81~82)
수지 아줌마로부터 호의를 받은 건우는 그 소중한 기억을 간직한 채 아줌마가 손에 건네 주었던 우산도 꼬박꼬박 가지고 다닙니다. 아줌마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도 누군가에게 우산 한쪽을 씌워 주겠다고 다짐한 것이지요.
결과적으로 작가의 믿음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수지 아줌마의 마음이 건우에게로, 건우의 마음이 예은이에게로,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게 되는 독자한테로 전해져, ''세상은 아직 살 만하구나.'' 하고 깨닫게 될 테니까요.
소소한 일상을 소재로
멋진 글맛을 낸, 따뜻한 동화!
다른 작품들 또한 〈수지 아줌마 오줌 싸다〉 못지않게 작가의 살뜰한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작품 하나하나 따뜻하게 그려졌고, 쉬운 표현과 깔끔한 문장으로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읽는 즐거움 또한 놓치지 않고 있지요.
〈긴 하루〉는 작가의 등단작으로, 수철이의 동생에 대한 갈등과 심리가 잘 드러난 동화입니다. 어린 동생을 돌봐 줘야 하는 수철이는 그 의무가 너무 귀찮고 지겨워서 한 가지 꾀를 냅니다. ''얼음땡 놀이''를 통해 ''얼음''이 된 수정이를 낯선 곳에 두고 오는 것이지요. 그러나 어느 순간, 발걸음은 저절로 수정이를 향합니다. 얼음 자리에 꼼짝도 않고서 자신을 기다리던 수정이를 보면서 수철이는 가슴을 쓸어내려요. 그리고 미안한 마음을 지우지 못한 채 ''긴 하루를 싹둑 잘라 버리고 싶다''라고 합니다. 동생이 있는 아이들의 고민은 동화 소재의 단골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작가는 마지막 수철이의 심리를 군더더기 없는 문장으로 적확하게 표현해 여타 비슷한 소재의 동화들과 차별을 둡니다. 단편의 묘미를 살려 낸 것이지요.
〈꽃무늬 원피스〉는 뚱뚱한 몸매 때문에 의기소침한 유미가 포토샵으로 자기 사진을 날씬하게 만들어 대리 만족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하지만 사진은 사진일 뿐 유미 자신이 될 수 없지요. 그런 유미에게 ''네가 어떤 모습을 하든 난 네 자체가 좋다''고 말하는 세경이가 있습니다. 유미는 그 말에 용기를 내 보기로 합니다. 난생 처음 원피스를 입고서 팔랑팔랑 걷는 유미의 모습은 참 아름답습니다. 우리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것도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고 주눅 드는 게 아닌,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입니다. 동화는 바로 그 점을 명확하게 짚어 주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땡칠 씨!〉는 일곱 시 땡 하면 퇴근해서 사랑을 고백하는 아빠와 그 사랑이 불만인 엄마 사이에서 사랑의 무게를 가늠하는 동민이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이 안에는 가족의 소소한 사랑이 유쾌하게 담겨 있지요. 〈아빠의 복권〉도 마찬가지입니다. 일확천금을 바라면서 복권을 사는 아빠의 생일 선물로 아빠가 좋아하는 복권을 사 주겠다고 생각하는 정도와 정아 남매의 모습은 순진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왜 복권을 팔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투덜대는 정도를 보면서, 아빠는 자신이 보여 준 행동에서 잘못된 점을 깨닫지요. 아빠의 반성과 동시에 샐쭉해져 있던 엄마가 환하게 웃는데, 가족의 화목함이 돋보이는 순간입니다.
마지막으로 〈천 개의 별에게〉는 위의 다섯 동화와는 분위기가 조금 다릅니다. 엄마 아빠의 이혼으로 엄마와 살게 된 보배는 아빠가 많이 그립습니다. 그런 보배가 아빠의 생일 선물로 접은 천 개의 별을 들고 아빠가 있는 속초로 갑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맞닥뜨린 현실은 보배의 소박한 소망을 무너뜨립니다. 이혼 가정에서 혼란을 겪는 소녀의 심정을 작가는 감정을 배제한 채 담담하게 그렸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이 점으로 인해 천 개의 별을 향해 소원을 비는 보배의 목소리가 더 간절하게 다가옵니다.
▣ 작가 소개
글 : 마리
명지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습니다. 2000년 월간 『문예비전』 시 부문에서 신인상을 수상했고, 제15회 MBC 창작동화대상에서 단편 부문 가작으로, 200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서는 동화 〈긴 하루〉로 당선되었습니다. 그동안 쓴 책으로 『동글이와 뾰족이』 『있잖아, 스컹크야』 『꼬미의 멋진 생각』 『윙크가 필요해』 등이 있습니다.
그림 : 채원경
대학에서 아동복지를 공부하다가 동화책으로 교육 실습을 하면서 어린이 책에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꼭두일러스트 교육원에서 그림을 공부한 뒤, 각종 그림책과 광고 일러스트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그동안 그린 책으로는 『무슨 날이야』 『열하일기 연암 박지원의 생각수업』 『백제 소년 서동 왜국 소년 쇼토쿠를 만나다』 『서울 교과서 한강』 등이 있습니다.
▣ 주요 목차
긴 하루
꽃무늬 원피스
땡칠 씨!
수지 아줌마 오줌 싸다
천 개의 별에게
아빠의 복권
따뜻한 마음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든 통하고 이어져요!
비 오는 퇴근길, 수지 아줌마는 열심히 집을 향해 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때 저만큼 앞에 우산도 없이 걸어가는 건우가 눈에 띕니다. 아줌마는 재빨리 곁으로 가 우산 반쪽을 내줍니다. 건우는 미안한 마음이 앞섰지만, 아줌마의 푸근한 배려를 고맙게 받기로 했지요. 그러나 훈훈한 장면도 잠시, 건우가 탈 버스를 기다려 주던 아줌마의 속이 조금씩 타들어 갑니다. 아까부터 화장실에 가고 싶은 맘이 너무나 간절했던 것이지요. 비는 내리고, 기다리는 버스는 오지 않고…… 수지 아줌마 이대로 괜찮을까요?
〈수지 아줌마 오줌 싸다〉는 제목만 들어도 쿡, 웃게 되는 동화입니다. 낯선 학생에게 우산을 씌워 주던 수지 아줌마는 결국 바지에 실례를 하고 맙니다. 하지만 아줌마는 나름의 기지를 발휘하여 상황을 모면하는 동시에 건우에게는 환한 웃음의 고마운 사람으로 남습니다.
사실 우리는 점점 각박해져 가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모르는 사람과 우산을 나누어 쓰는 미덕이 종종 있었지만, 요즘은 각자 제 갈 길을 가기 바쁘거나 설사 그런 호의를 받더라도 서로가 불편함을 느끼지요. 알게 모르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가 많이 무너졌어요. 그러나 작가는 ''따뜻한 진심은 누구에게나 통하고 전달되는 것''이란 믿음을 확고히 가지고 있습니다.
건우가 우산에서 한 발짝 물러서며 아줌마를 배려합니다. 수지 아줌마는 건우가 물러선 만큼 건우에게 다가가 우산을 씌웁니다.
"아무래도 당장 가 봐야겠네. 우리 예은이가 배고픈 걸 무지 못 참거든! 근데 있지, 아까도 말했듯이 난 원래 비를 좋아해서 어떨 땐 일부러 비를 맞기도 하고 그러거든? 그러니까 이 우산 학생 가져."
아줌마는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건우의 손에 우산을 쥐어 주고 빗속으로 뛰어듭니다. 거절할 틈도 없이 우산 주인이 된 건우가 저만치 뛰어가는 아줌마를 향해 소리칩니다.
"죄송해서 어쩌죠?"
빗속을 달리기 시작하던 아줌마가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며 소리칩니다.
"언젠가 학생처럼 비 맞고 걸어가는 사람 만나거들랑 우산 반쪽을 빌려 줘."
비 맞은 아줌마의 얼굴은, 정류장 뒤로 길게 뻗은 돌담 위에서 빗물에 세수하면서 해사하게 웃고 있는 개나리처럼 밝습니다. 건우는 아줌마 얼굴에서 뿜어져 나오는 밝고 따뜻한 빛이 가슴으로 옮겨지는 걸 느낍니다. (본문 p81~82)
수지 아줌마로부터 호의를 받은 건우는 그 소중한 기억을 간직한 채 아줌마가 손에 건네 주었던 우산도 꼬박꼬박 가지고 다닙니다. 아줌마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도 누군가에게 우산 한쪽을 씌워 주겠다고 다짐한 것이지요.
결과적으로 작가의 믿음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수지 아줌마의 마음이 건우에게로, 건우의 마음이 예은이에게로,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게 되는 독자한테로 전해져, ''세상은 아직 살 만하구나.'' 하고 깨닫게 될 테니까요.
소소한 일상을 소재로
멋진 글맛을 낸, 따뜻한 동화!
다른 작품들 또한 〈수지 아줌마 오줌 싸다〉 못지않게 작가의 살뜰한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작품 하나하나 따뜻하게 그려졌고, 쉬운 표현과 깔끔한 문장으로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읽는 즐거움 또한 놓치지 않고 있지요.
〈긴 하루〉는 작가의 등단작으로, 수철이의 동생에 대한 갈등과 심리가 잘 드러난 동화입니다. 어린 동생을 돌봐 줘야 하는 수철이는 그 의무가 너무 귀찮고 지겨워서 한 가지 꾀를 냅니다. ''얼음땡 놀이''를 통해 ''얼음''이 된 수정이를 낯선 곳에 두고 오는 것이지요. 그러나 어느 순간, 발걸음은 저절로 수정이를 향합니다. 얼음 자리에 꼼짝도 않고서 자신을 기다리던 수정이를 보면서 수철이는 가슴을 쓸어내려요. 그리고 미안한 마음을 지우지 못한 채 ''긴 하루를 싹둑 잘라 버리고 싶다''라고 합니다. 동생이 있는 아이들의 고민은 동화 소재의 단골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작가는 마지막 수철이의 심리를 군더더기 없는 문장으로 적확하게 표현해 여타 비슷한 소재의 동화들과 차별을 둡니다. 단편의 묘미를 살려 낸 것이지요.
〈꽃무늬 원피스〉는 뚱뚱한 몸매 때문에 의기소침한 유미가 포토샵으로 자기 사진을 날씬하게 만들어 대리 만족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하지만 사진은 사진일 뿐 유미 자신이 될 수 없지요. 그런 유미에게 ''네가 어떤 모습을 하든 난 네 자체가 좋다''고 말하는 세경이가 있습니다. 유미는 그 말에 용기를 내 보기로 합니다. 난생 처음 원피스를 입고서 팔랑팔랑 걷는 유미의 모습은 참 아름답습니다. 우리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것도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고 주눅 드는 게 아닌,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입니다. 동화는 바로 그 점을 명확하게 짚어 주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땡칠 씨!〉는 일곱 시 땡 하면 퇴근해서 사랑을 고백하는 아빠와 그 사랑이 불만인 엄마 사이에서 사랑의 무게를 가늠하는 동민이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이 안에는 가족의 소소한 사랑이 유쾌하게 담겨 있지요. 〈아빠의 복권〉도 마찬가지입니다. 일확천금을 바라면서 복권을 사는 아빠의 생일 선물로 아빠가 좋아하는 복권을 사 주겠다고 생각하는 정도와 정아 남매의 모습은 순진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왜 복권을 팔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투덜대는 정도를 보면서, 아빠는 자신이 보여 준 행동에서 잘못된 점을 깨닫지요. 아빠의 반성과 동시에 샐쭉해져 있던 엄마가 환하게 웃는데, 가족의 화목함이 돋보이는 순간입니다.
마지막으로 〈천 개의 별에게〉는 위의 다섯 동화와는 분위기가 조금 다릅니다. 엄마 아빠의 이혼으로 엄마와 살게 된 보배는 아빠가 많이 그립습니다. 그런 보배가 아빠의 생일 선물로 접은 천 개의 별을 들고 아빠가 있는 속초로 갑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맞닥뜨린 현실은 보배의 소박한 소망을 무너뜨립니다. 이혼 가정에서 혼란을 겪는 소녀의 심정을 작가는 감정을 배제한 채 담담하게 그렸습니다. 그리고 오히려 이 점으로 인해 천 개의 별을 향해 소원을 비는 보배의 목소리가 더 간절하게 다가옵니다.
▣ 작가 소개
글 : 마리
명지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습니다. 2000년 월간 『문예비전』 시 부문에서 신인상을 수상했고, 제15회 MBC 창작동화대상에서 단편 부문 가작으로, 200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서는 동화 〈긴 하루〉로 당선되었습니다. 그동안 쓴 책으로 『동글이와 뾰족이』 『있잖아, 스컹크야』 『꼬미의 멋진 생각』 『윙크가 필요해』 등이 있습니다.
그림 : 채원경
대학에서 아동복지를 공부하다가 동화책으로 교육 실습을 하면서 어린이 책에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꼭두일러스트 교육원에서 그림을 공부한 뒤, 각종 그림책과 광고 일러스트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그동안 그린 책으로는 『무슨 날이야』 『열하일기 연암 박지원의 생각수업』 『백제 소년 서동 왜국 소년 쇼토쿠를 만나다』 『서울 교과서 한강』 등이 있습니다.
▣ 주요 목차
긴 하루
꽃무늬 원피스
땡칠 씨!
수지 아줌마 오줌 싸다
천 개의 별에게
아빠의 복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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