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우리의 시간과 이야기가 담긴 공간,
삭막한 ''도시''와의 화해를 제안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날의 도시에서 사람과 건축물이 사라지고 뒤바뀌는 속도와 양상은 가히 충격적이다. 도시가 주는 이러한 충격은 사람들이 살면서 쌓아 온 삶의 직조를 한순간에 날려 버리는 기억의 재난이며, 물리적 삶에 관여하는 폭력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도시의 시간에 떠밀려 늘 초조해하고 도시가 보여 주는 차가운 얼굴에 상처 입는다. 그러나 이미지 비평가 이영준은 카메라를 통해 도시의 시간을 잠시 멈추고, 렌즈 속 새로운 경관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그가 제안하는 새로운 도시 읽기는 두 가지 창조적 관점을 보여 준다.
첫째, 모든 것이 빨리 사라지는 한국의 도시에서는 기억의 재난에 대한 사후 대책이 필요하다. 이영준의 사진 찍기는, 건물과 사람과 기억 등 모든 것들을 폭력적으로 밀어낸 후 그 빈 자리의 공허를 메워 줄 ''의식''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모든 것이 빨리 변하는 한국에서는 무엇이든 6개월만 지나면 옛 것이 된다. 그러므로 오늘날의 사진 찍기는 ''오늘날''에만 머물지 않는 시간성을 품는다. 이 책 『초조한 도시』는 사진을 통해 시간을 멈추어 먼 훗날 누군가가 오늘날 도시의 모습을 기억하고 성찰하게 하려는 시도이다.
둘째, 숨 막히고 무표정한 공간이라고 말하지만 도시는 바로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이다. 그런 도시가 그저 삭막하고 비인간적일 뿐이라면 우리가 그 모든 것을 감수하며 도시에서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 『초조한 도시』는 물질적인 이미지에 매몰된 도시를 위한 변명이며, 우리가 사는 공간을 새로운 방식으로 조명하여 도시와 화해를 제안하는 책이다. 저자는 우리를 압박해 오는 도시의 밀도와 속도, 다양한 기호들을 사진이라는 장치를 통해 거리를 두고 바라봄으로써 도시의 초조함 속에 숨겨진 여백을 찾아 낸다. 도시를 이미지로 만들어 타자화 시키지만 우리에게 도시는 바라보는 대상이 아니라 살아 내야 하는 대상이므로, 우리가 사는 공간의 의미를 찾아낸 다음 그 안으로 다시 들어가자는 것이다.
기존의 ''도시 읽기''가 도시를 텍스트로 바꿔서 해석의 그물로 포착해 내려는 활동이었다면, 이 책의 사진 찍기는 카메라와 몸으로 도시와 맞부딪치는 감각적이고 실존적인 행위이다. 저자 이영준은 도시를 기록하는 관찰자이자, 자신이 사진 찍은 공간으로 다시 뛰어들어 살아가는 도시인이다. 그가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며 도시 속으로 걸어 들어갈 때, 그의 사진 속에 멈춰진 시공간에서 독자 역시 자신만의 경관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도시와의 새로운 만남이 시작될 것이다.
폭포수 같은 기호, 숨 막히는 밀도, 완고한 콘크리트
그 속에서 발견한 삭막한 아름다움의 역설
이 책은 도시를 특히 삭막하게 느끼도록 하는 대표적인 세 가지 요소, ''기호와 속도'', ''밀도와 고도'', ''콘크리트''를 통해 도시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 준다. 시내에 서서 어디를 둘러보아도 우리 주위를 가득 채우며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 같은 기호, 성냥갑 같은 아파트, 중세 고딕 성당보다 더 높이 치솟은 고층빌딩들, 한강의 다리를 지탱하는 육중한 콘크리트 기둥들. 이런 것들을 떠올릴 때의 인상은 언제나 차갑고 삭막하다는 것이며, 우리는 분명 도시에 대한 히스테리를 가지고 있다. 저자는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이러한 대상들과 우리 사이에 새로운 원근법을 설정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쏟아져 들어오는 기호들의 속도를 늦추고 폭발할 것 같은 도시의 에너지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게 한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일차적인 행위이다. 이 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도시와의 대립이 아니다. 사진이라는 매체를 사이에 두고 도시와 정면으로 맞섰을 때, 독자들은 그곳에 숨겨진 뜻밖의 여백과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몇몇 사진들은 망원렌즈로 도시를 과장되게 재구성하고 있는데, 이런 과장의 수사법은 어떤 면은 놓치게 되지만 또 다른 면은 더욱 극명하게 보여 준다. 또 우리가 미적인 가치를 부정하기 쉬운 콘크리트 기둥들과 송전 철탑의 전선 사이에서 저자는 자신만의 독특한 경관을 발견하고 예찬하기도 한다. 도시는 삭막한 아름다움의 역설이 존재하는 곳이다.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 안에 알게 모르게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 가며 산다. 차갑고 살갑지 못하다고 불평하면서도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살고 있는 현실을 해석하고 번역하여 자기의 현실로 만들어서 소화하며 살아간다. 도시의 틈새 속에 숨 쉴 틈을 만들며 자기만의 경관을 발견한다. 저자가 설정한 원근법 속에서 우리는 어떤 경관을 찾아내며 어떤 방식으로 도시와 화해하게 될지, 그것은 독자들 각자에게 남겨진 몫이자 즐거움이 될 것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이영준
사진비평가, 이미지비평가, 기계비평가. 계원디자인예술대학 아트 앤 플레이군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기계를 관찰하고 비평적으로 해석하고, 사진으로 찍고 다양한 지식들과 결합하고, 전시로 꾸미고 책으로 만들면서 사람들과 이야기 거리로 삼아 윤택한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하며, 도시에 대해서도 같은 일을 하고 있다. 펴낸 책으로 『사진, 이상한 예술』 (1998, 눈빛), 『이미지비평-깻잎머리에서 인공위성 이미지까지』 (2004, 눈빛), 『기계비평-한 인문학자의 기계문명 산책』 (2006, 현실문화연구), 『사진이론의 상상력』 (2006, 눈빛), 『비평의 눈초리-사진에 대한 스무가지 생각』 (2008, 눈빛)이 있고, 꾸민 전시로는 「사진은 우리를 바라본다」 (1999, 서울시립미술관), 「다큐먼트」 (2004, 서울시립미술관), 「Fast Forward」 (2005, 프랑크푸르트 Foto Forum International), 「서양식공간예절」 (2007, 대림미술관), 「XyZ City」 (2010, 타임스퀘어)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서문
기호의 제국
글씨의 제국
모순의 풍경
Faith and Finance
글씨와 산업의 풍경
역사와 미디어
냉전의 기호학
사라진 풍경 1
중국의 뒷모습
마오 주석이 가리키는 곳
에일리언의 징후
사물들의 기묘한 동거
근대의 마지막 교훈
합성현실로의 여행
지워지는 기호의 기호학
밀도와 고도
인공자연의 생명감
아파트는 획일적이지 않다
밀도와 고도
주름진 공간과 매끈한 공간
고딕의 욕망
우리 시대의 바벨탑
북한산의 변전: 자연경관-역사경관-도시경관
동대문이라는 랜드마크
마을을 지키는 당산나무
사라진 풍경 2
밀도의 사물들
삶의 밀도와 죽음의 밀도
교통의 밀도
도시의 삭막미
철탑이 지배하는 풍경
선원근법에서 탈락한 풍경
복잡계 1
복잡계 2
희박한 밀도 속에 감춰진 근원적 풍경
콘크리트의 격
현대의 신전
콘크리트에도 격이 있다
트라우마의 건축물
생성의 순간
콘크리트의 아름다움 1
괴물, 영화로 나타나고 콘크리트로 나타나다
포토제닉 콘크리트
진정한 노출콘크리트
세월이 쌓아놓은 아우라
콘크리트의 아름다움 2
식민의 건축
콘크리트의 존재론들
죽음의 건축
콘크리트의 자연화, 자연의 콘크리트화
에필로그
우리의 시간과 이야기가 담긴 공간,
삭막한 ''도시''와의 화해를 제안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날의 도시에서 사람과 건축물이 사라지고 뒤바뀌는 속도와 양상은 가히 충격적이다. 도시가 주는 이러한 충격은 사람들이 살면서 쌓아 온 삶의 직조를 한순간에 날려 버리는 기억의 재난이며, 물리적 삶에 관여하는 폭력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도시의 시간에 떠밀려 늘 초조해하고 도시가 보여 주는 차가운 얼굴에 상처 입는다. 그러나 이미지 비평가 이영준은 카메라를 통해 도시의 시간을 잠시 멈추고, 렌즈 속 새로운 경관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그가 제안하는 새로운 도시 읽기는 두 가지 창조적 관점을 보여 준다.
첫째, 모든 것이 빨리 사라지는 한국의 도시에서는 기억의 재난에 대한 사후 대책이 필요하다. 이영준의 사진 찍기는, 건물과 사람과 기억 등 모든 것들을 폭력적으로 밀어낸 후 그 빈 자리의 공허를 메워 줄 ''의식''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모든 것이 빨리 변하는 한국에서는 무엇이든 6개월만 지나면 옛 것이 된다. 그러므로 오늘날의 사진 찍기는 ''오늘날''에만 머물지 않는 시간성을 품는다. 이 책 『초조한 도시』는 사진을 통해 시간을 멈추어 먼 훗날 누군가가 오늘날 도시의 모습을 기억하고 성찰하게 하려는 시도이다.
둘째, 숨 막히고 무표정한 공간이라고 말하지만 도시는 바로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이다. 그런 도시가 그저 삭막하고 비인간적일 뿐이라면 우리가 그 모든 것을 감수하며 도시에서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 『초조한 도시』는 물질적인 이미지에 매몰된 도시를 위한 변명이며, 우리가 사는 공간을 새로운 방식으로 조명하여 도시와 화해를 제안하는 책이다. 저자는 우리를 압박해 오는 도시의 밀도와 속도, 다양한 기호들을 사진이라는 장치를 통해 거리를 두고 바라봄으로써 도시의 초조함 속에 숨겨진 여백을 찾아 낸다. 도시를 이미지로 만들어 타자화 시키지만 우리에게 도시는 바라보는 대상이 아니라 살아 내야 하는 대상이므로, 우리가 사는 공간의 의미를 찾아낸 다음 그 안으로 다시 들어가자는 것이다.
기존의 ''도시 읽기''가 도시를 텍스트로 바꿔서 해석의 그물로 포착해 내려는 활동이었다면, 이 책의 사진 찍기는 카메라와 몸으로 도시와 맞부딪치는 감각적이고 실존적인 행위이다. 저자 이영준은 도시를 기록하는 관찰자이자, 자신이 사진 찍은 공간으로 다시 뛰어들어 살아가는 도시인이다. 그가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며 도시 속으로 걸어 들어갈 때, 그의 사진 속에 멈춰진 시공간에서 독자 역시 자신만의 경관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도시와의 새로운 만남이 시작될 것이다.
폭포수 같은 기호, 숨 막히는 밀도, 완고한 콘크리트
그 속에서 발견한 삭막한 아름다움의 역설
이 책은 도시를 특히 삭막하게 느끼도록 하는 대표적인 세 가지 요소, ''기호와 속도'', ''밀도와 고도'', ''콘크리트''를 통해 도시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 준다. 시내에 서서 어디를 둘러보아도 우리 주위를 가득 채우며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 같은 기호, 성냥갑 같은 아파트, 중세 고딕 성당보다 더 높이 치솟은 고층빌딩들, 한강의 다리를 지탱하는 육중한 콘크리트 기둥들. 이런 것들을 떠올릴 때의 인상은 언제나 차갑고 삭막하다는 것이며, 우리는 분명 도시에 대한 히스테리를 가지고 있다. 저자는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이러한 대상들과 우리 사이에 새로운 원근법을 설정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쏟아져 들어오는 기호들의 속도를 늦추고 폭발할 것 같은 도시의 에너지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게 한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일차적인 행위이다. 이 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도시와의 대립이 아니다. 사진이라는 매체를 사이에 두고 도시와 정면으로 맞섰을 때, 독자들은 그곳에 숨겨진 뜻밖의 여백과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 책에 나오는 몇몇 사진들은 망원렌즈로 도시를 과장되게 재구성하고 있는데, 이런 과장의 수사법은 어떤 면은 놓치게 되지만 또 다른 면은 더욱 극명하게 보여 준다. 또 우리가 미적인 가치를 부정하기 쉬운 콘크리트 기둥들과 송전 철탑의 전선 사이에서 저자는 자신만의 독특한 경관을 발견하고 예찬하기도 한다. 도시는 삭막한 아름다움의 역설이 존재하는 곳이다.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 안에 알게 모르게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 가며 산다. 차갑고 살갑지 못하다고 불평하면서도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살고 있는 현실을 해석하고 번역하여 자기의 현실로 만들어서 소화하며 살아간다. 도시의 틈새 속에 숨 쉴 틈을 만들며 자기만의 경관을 발견한다. 저자가 설정한 원근법 속에서 우리는 어떤 경관을 찾아내며 어떤 방식으로 도시와 화해하게 될지, 그것은 독자들 각자에게 남겨진 몫이자 즐거움이 될 것이다.
▣ 작가 소개
저자 : 이영준
사진비평가, 이미지비평가, 기계비평가. 계원디자인예술대학 아트 앤 플레이군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기계를 관찰하고 비평적으로 해석하고, 사진으로 찍고 다양한 지식들과 결합하고, 전시로 꾸미고 책으로 만들면서 사람들과 이야기 거리로 삼아 윤택한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하며, 도시에 대해서도 같은 일을 하고 있다. 펴낸 책으로 『사진, 이상한 예술』 (1998, 눈빛), 『이미지비평-깻잎머리에서 인공위성 이미지까지』 (2004, 눈빛), 『기계비평-한 인문학자의 기계문명 산책』 (2006, 현실문화연구), 『사진이론의 상상력』 (2006, 눈빛), 『비평의 눈초리-사진에 대한 스무가지 생각』 (2008, 눈빛)이 있고, 꾸민 전시로는 「사진은 우리를 바라본다」 (1999, 서울시립미술관), 「다큐먼트」 (2004, 서울시립미술관), 「Fast Forward」 (2005, 프랑크푸르트 Foto Forum International), 「서양식공간예절」 (2007, 대림미술관), 「XyZ City」 (2010, 타임스퀘어) 등이 있다.
▣ 주요 목차
서문
기호의 제국
글씨의 제국
모순의 풍경
Faith and Finance
글씨와 산업의 풍경
역사와 미디어
냉전의 기호학
사라진 풍경 1
중국의 뒷모습
마오 주석이 가리키는 곳
에일리언의 징후
사물들의 기묘한 동거
근대의 마지막 교훈
합성현실로의 여행
지워지는 기호의 기호학
밀도와 고도
인공자연의 생명감
아파트는 획일적이지 않다
밀도와 고도
주름진 공간과 매끈한 공간
고딕의 욕망
우리 시대의 바벨탑
북한산의 변전: 자연경관-역사경관-도시경관
동대문이라는 랜드마크
마을을 지키는 당산나무
사라진 풍경 2
밀도의 사물들
삶의 밀도와 죽음의 밀도
교통의 밀도
도시의 삭막미
철탑이 지배하는 풍경
선원근법에서 탈락한 풍경
복잡계 1
복잡계 2
희박한 밀도 속에 감춰진 근원적 풍경
콘크리트의 격
현대의 신전
콘크리트에도 격이 있다
트라우마의 건축물
생성의 순간
콘크리트의 아름다움 1
괴물, 영화로 나타나고 콘크리트로 나타나다
포토제닉 콘크리트
진정한 노출콘크리트
세월이 쌓아놓은 아우라
콘크리트의 아름다움 2
식민의 건축
콘크리트의 존재론들
죽음의 건축
콘크리트의 자연화, 자연의 콘크리트화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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