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 출판사서평
이 세상의 모든 생명들을 풍성하게 가꾸는 밑거름
어른이나 아이나 누가 읽어도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책
『토지』, 동화를 만나다!
동화책으로 만나 온 『걸리버 여행기』, 『허클베리 핀』, 『돈키호테』……. 어느 날 문득 ‘완역판’이라는 수식어를 단 두꺼운 책을 만났을 때 당신은 놀라지 않았는지. 어쩐지 뒤통수를 맞은 듯 얼얼한 가운데 당신은 그 책을 읽었던 과거를 추억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당신은 완전하지 않았음에도 무한한 상상력의 보고였던 가슴 설렌 바로 그 책을 떠올리며 원전에 손을 뻗쳤을지도 모른다.
서방의 굵직한 문학작품들이 동화로 재구성되는 것은 아동문학 시장의 오랜 관례였다. 이제 거기에, 우리의 서사를 끌어들인다. 바로 대한민국이 낳은, 우리 시대 최고의 고전 『토지』를 동화로 선보이는 것이다. 불가능할 것 같았던 이처럼 방대한 분량의 대하 동화는 일찍이 시도된 적이 없다.
소설 『토지』는 민족의 삶을 바탕으로 다채로운 상상력을 펼친 한국 문학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다. 『토지』의 확고한 문화사적 위치는 이 작품이 노벨문학상 후보로 회자됨에 국한되지 않는다. 한말로부터 일제 해방에 이르는 반세기 간의 역사, 신산한 유랑의 역사가 녹아 있는 『토지』는 그 자체로 이미 하나의 훌륭한 ‘문화사적 자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지』는 일반인들이 쉽게 건널 수 없는 ‘거대한 강’이었다. 어지간한 결기를 품지 않고 시도했다가는 30여 년에 걸쳐 써 내려간 방대한 분량 앞에 거듭 좌절하기 마련이었다. 『동화 토지』는 그 문학사적 위치에도 불구하고 성인들조차 접근하기 어려웠던 우리 민족 공동의 유산을 어린이들에게 들려주고자 한다.
총 5부로 이루어진 원작 『토지』는 1·2·3부 각 10권, 4부 3권, 5부 4권, 별책부록 『아이와 함께 읽는 동화 토지』 1권, 총 38권의 대하 동화로 재구성되었다.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새로운 텍스트로 거듭난『동화 토지』는 원작소설과 차별화된 단순성, 반복성, 구술성이라는 동화의 문법을 충실히 구현하고 있다. 물론 동화로의 변용 과정에서 원작의 축소라는 피할 수 없는 약점을 지닐 수밖에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전문연구자의 협조 아래 성인에게도 낯선 어휘, 방대한 분량의 스토리, 역사적 사건을 선별했다. 즉, 원작을 변용하면서도 엄정한 해석에 바탕 해 원작의 아우라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인 것이다.
『동화 토지』는 무엇보다도 글과 그림의 이중주가 돋보인다. 우리 민족의 해학을 기저에 깐 곰살맞은 그림들은 그 구도와 색채에 있어 원전 『토지』가 담고 있는 그윽한 민족적 향취를 발산한다. 아이들로 하여금 그림만 보아도 인물의 성격과 스토리라인을 단박에 잡아낼 수 있도록 돕는다. 여기에 할머니가 손자, 손녀에게 들려주는 듯 친근감 넘치는 문체가 더해지면서 서사의 즐거움이 새록새록 돋아난다.
또한 ‘토지문학연구회’의 이승윤 박사가 집필한 『아이와 함께 읽는 동화 토지』는 서른일곱 권의 『동화 토지』를 보다 풍부 하게 할 것이다. 생명의 소설가 박경리의 삶과 문학을, 『토지』 의 역사적 배경과 주요 사건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뿐만 아 니라 『토지』문학 기행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관련 장소에 사 진을 덧붙여 조곤조곤 설명하고 있으며 ‘『동화 토지』로 준비하 는 글쓰기와 말하기’로 아이들 스스로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독서 와 토론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부모에게는 자녀 교육에 활용할 수 있도록 『토지』관련한 여러 매체 및 참고문헌도 소개하는 등의 세밀한 준비를 했다. 이 밖에도 박경리 선생님을 담은 여러 장의 사진(글 쓰시던 장소, 사용하시던 낡은 국어사전 등), 토지의 공간배경 사진 그리고 각종 생활사 자료를 포함한 『아이와 함께 읽는 동화 토지』는 『토지』와 『동화 토지』의 상호텍스트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발터 벤야민이 말했듯이 이야기꾼의 전통이 사라져버린 시대에 우리는 모든 서사가 지식과 정보로 둔갑한 세상을 살고 있다. 여기서 ‘지혜’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환전 가능한 지식과 압축된 정보 파일이 지혜를 추방해버린 것이다. 진정한 이야기꾼의 소멸이 지혜의 소멸과 함께한다는 것은 근대사회가 맞은 불운 중의 하나가 아닐까.
이런 문제의식을 토대로 『동화 토지』는 어린이들에게 우리 민족이 걸어온 길을 풍요로운 이야기 전통의 부활을 통해 들려준다. 『동화 토지』의 구수한 입담과 생동하는 그림 속에서 따분하기 그지없는 역사적 사건이 자연스럽게 되살아나고, 어린이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상상력에 역사성을 품게 된다. 가령, 번호가 붙은 철문에 지나지 않는 문이 삽짝, 판자문, 속대로 엮은 문 그리고 최참판가의 으리으리한 대문까지 다채로운 스펙트럼으� 펼쳐질 때의 경이를 통해 어린이들의 언어 지평 또한 확장하리라 기대된다.
마침내 『동화 토지』는 자신의 독자들을 원전 『토지』의 예비독자로 유인할 것이다. 유년시절 아동용『걸리버 여행기』와 『돈키호테』를 읽은 아이들이 원전을 찾아 읽듯이. 이런 과정 속에서 우리 민족문화와 역사에 대한 관심이 더 깊어지는 것은 아닐까. 한 세대가 다음 세대에 줄 수 있는 선물. 서로 다른 세대가 대화할 수 있게 하는 공동의 문화유산. 그것은 한국 문학을 이해하는 창문의 역할을 할 것이며 더 나아가 세대 간 공통의 이야깃거리를 선사할 것이다.
▣ 작가 소개
원저 : 박경리
Park, Kyung-Ree,朴景利
1927년 10월 28일 경상남도 통영에서 태어났다. 1946년 진주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50년 황해도 연안여자중학교 교사로 재직하였다. 1955년에 김동리의 추천을 받아 단편 「계산(計算)」과 1956년 단편 「흑흑백백(黑黑白白)」을 『현대문학』에 발표함으로써 문단에 나왔다. 1957년부터 본격적으로 문학활동을 시작하여 단편 「전도(剪刀)」 「불신시대(不信時代)」 「벽지(僻地)」 등을 발표하고, 이어 1962년 장편 『김약국의 딸들』을 비롯하여 『시장과 전장』 『파시(波市)』 등 사회와 현실에 대한 비판성이 강한 문제작들을 잇달아 발표함으로써 문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특히 1969년 6월부터 집필을 시작하여 1995년에 5부로 완성된 대하소설 『토지(土地)』는, 한국 근·현대사의 전 과정에 걸쳐 여러 계층의 인간의 상이한 운명과 역사의 상관성을 깊이 있게 다룬 작품으로 영어·일본어·프랑스어로 번역되어 호평을 받았다. 1957년 현대문학 신인상, 1965년 한국여류문학상, 1972년 월탄문학상, 1991년 인촌상 등을 수상하였고, 1999년에는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에서 주최한 20세기를 빛낸 예술인(문학)에 선정되었다.
그밖의 주요작품에 『나비와 엉겅퀴』, 『영원의 반려』, 『단층(單層)』, 『노을진 들녘』 『신교수의 부인』 등이 있고, 시집에 『못 떠나는 배』가 있다. 6·25전쟁 때 남편이 납북되었으며 시인 김지하가 사위이다.
박경리의 문학은 전반적으로 인간의 존엄과 소외문제, 낭만적 사랑에서 생명사상으로의 흐름이 그 기저를 이루고 있다. 그 생명사상이 종합적으로 드러난 작품이 바로 ''토지''이다. 박경리에 의하면 ''존엄성은 바로 자기 스스로가 자신의 가장 숭고한 것을 지키는 것''(파시 제1권, 131면, 1993)인데 그의 작품에서 이 존엄성을 지키는 것이 생명본능 이상으로 중요한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없게 하는 기존의 관습과 제도 및 권력과 집단에 대한 비판, 욕망의 노예가 되어 존엄성을 상실한 인간들에 대한 멸시와 혐오는 이를 잘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존엄성을 상실할 때에 바로 한이 등장하는 것이며 이 한을 풀어가는 과정이 곧 박경리 문학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의 과정이었던 것이다. (김은철 상지대 국문과 교수)
그녀의 대표작『토지』는 1969년부터 연재를 시작, 26년에 걸친, 4만 여장 분량의 작품으로박경리 개인에게나 한국문학에 있어서나 기념비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거대한 원고지 분량에 걸맞게 6백여명의 인물이 등장하고 시간적으로는 1897년부터 1945년까지라는 한국사회의 반세기에 걸친 기나긴 격동기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즉 동학혁명에서 외세의 침략, 신분질서의 와해, 개화와 수구, 국권 침탈, 민족운동과 독립운동, 광복에 이르기까지의 격동의 세월이 파노라마처럼 나타나는 것이다.
이를 종적인 축으로 하여 진주와 간도(만주), 경성, 일본 등으로 삶의 영역이 확대되고 윤씨부인과 최치수, 최서희로 이어지는 최참판댁과 연결되어 삶을 엮어가는 평사리의 주민들, 김길상이나 김환을 중심으로 한 민족운동에 투신하는 인물들, 최참판댁의 전이과정 속에서 부침하는 신지식인들 등 수백명에 이르는 사람들의 삶이 형상화되어 있다.
지금까지 이 작품에 대한 여러 논의들, 즉 역사소설인가 아닌가가 문제시 되었다거나 농민소설로서의 면모가 부각되었다거나 총괄체 소설, 가족사 소설, 민족사 소설, 총체소설 등의 다양한 장르로 규정되어 온 것은 곧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거대한 서사구조, 다양한 층위의 세계가 중층적인 구조로 형상화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문학뿐 아니라 환경과 생태 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가져, 1999년 원주 오봉산 기슭에 토지문화관을 세우고, 문학과 환경문제를 다루는 계간지 <숨소리>를 창간(2003)하고, 신문과 잡지 등에 기고한 글로 엮은 환경 에세이집 『생명의 아픔』(2004)도 출간하는 등 사회와 인간을 향한 애정과 관심을 놓치 않았다. 2008년 5월5일 향년82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 한국현대문학의 영원한 고향으로 남았다. 대한민국 정부는 박경리의 사망 직후,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하였다.
▣ 주요 목차
추천사 ― 무궁무진한 삶
햇볕이 있는 풍경
기성이와 기동이
어려운 나들이
형평사 운동
백정이나 종이나
신여성 명희
부잣집에 시집가야지
용하와 찬하 형제
일본으로 떠나려다
진주로 돌아와
평사리 가는 길
이 세상의 모든 생명들을 풍성하게 가꾸는 밑거름
어른이나 아이나 누가 읽어도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책
『토지』, 동화를 만나다!
동화책으로 만나 온 『걸리버 여행기』, 『허클베리 핀』, 『돈키호테』……. 어느 날 문득 ‘완역판’이라는 수식어를 단 두꺼운 책을 만났을 때 당신은 놀라지 않았는지. 어쩐지 뒤통수를 맞은 듯 얼얼한 가운데 당신은 그 책을 읽었던 과거를 추억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당신은 완전하지 않았음에도 무한한 상상력의 보고였던 가슴 설렌 바로 그 책을 떠올리며 원전에 손을 뻗쳤을지도 모른다.
서방의 굵직한 문학작품들이 동화로 재구성되는 것은 아동문학 시장의 오랜 관례였다. 이제 거기에, 우리의 서사를 끌어들인다. 바로 대한민국이 낳은, 우리 시대 최고의 고전 『토지』를 동화로 선보이는 것이다. 불가능할 것 같았던 이처럼 방대한 분량의 대하 동화는 일찍이 시도된 적이 없다.
소설 『토지』는 민족의 삶을 바탕으로 다채로운 상상력을 펼친 한국 문학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다. 『토지』의 확고한 문화사적 위치는 이 작품이 노벨문학상 후보로 회자됨에 국한되지 않는다. 한말로부터 일제 해방에 이르는 반세기 간의 역사, 신산한 유랑의 역사가 녹아 있는 『토지』는 그 자체로 이미 하나의 훌륭한 ‘문화사적 자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지』는 일반인들이 쉽게 건널 수 없는 ‘거대한 강’이었다. 어지간한 결기를 품지 않고 시도했다가는 30여 년에 걸쳐 써 내려간 방대한 분량 앞에 거듭 좌절하기 마련이었다. 『동화 토지』는 그 문학사적 위치에도 불구하고 성인들조차 접근하기 어려웠던 우리 민족 공동의 유산을 어린이들에게 들려주고자 한다.
총 5부로 이루어진 원작 『토지』는 1·2·3부 각 10권, 4부 3권, 5부 4권, 별책부록 『아이와 함께 읽는 동화 토지』 1권, 총 38권의 대하 동화로 재구성되었다.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새로운 텍스트로 거듭난『동화 토지』는 원작소설과 차별화된 단순성, 반복성, 구술성이라는 동화의 문법을 충실히 구현하고 있다. 물론 동화로의 변용 과정에서 원작의 축소라는 피할 수 없는 약점을 지닐 수밖에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전문연구자의 협조 아래 성인에게도 낯선 어휘, 방대한 분량의 스토리, 역사적 사건을 선별했다. 즉, 원작을 변용하면서도 엄정한 해석에 바탕 해 원작의 아우라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인 것이다.
『동화 토지』는 무엇보다도 글과 그림의 이중주가 돋보인다. 우리 민족의 해학을 기저에 깐 곰살맞은 그림들은 그 구도와 색채에 있어 원전 『토지』가 담고 있는 그윽한 민족적 향취를 발산한다. 아이들로 하여금 그림만 보아도 인물의 성격과 스토리라인을 단박에 잡아낼 수 있도록 돕는다. 여기에 할머니가 손자, 손녀에게 들려주는 듯 친근감 넘치는 문체가 더해지면서 서사의 즐거움이 새록새록 돋아난다.
또한 ‘토지문학연구회’의 이승윤 박사가 집필한 『아이와 함께 읽는 동화 토지』는 서른일곱 권의 『동화 토지』를 보다 풍부 하게 할 것이다. 생명의 소설가 박경리의 삶과 문학을, 『토지』 의 역사적 배경과 주요 사건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뿐만 아 니라 『토지』문학 기행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관련 장소에 사 진을 덧붙여 조곤조곤 설명하고 있으며 ‘『동화 토지』로 준비하 는 글쓰기와 말하기’로 아이들 스스로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독서 와 토론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부모에게는 자녀 교육에 활용할 수 있도록 『토지』관련한 여러 매체 및 참고문헌도 소개하는 등의 세밀한 준비를 했다. 이 밖에도 박경리 선생님을 담은 여러 장의 사진(글 쓰시던 장소, 사용하시던 낡은 국어사전 등), 토지의 공간배경 사진 그리고 각종 생활사 자료를 포함한 『아이와 함께 읽는 동화 토지』는 『토지』와 『동화 토지』의 상호텍스트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발터 벤야민이 말했듯이 이야기꾼의 전통이 사라져버린 시대에 우리는 모든 서사가 지식과 정보로 둔갑한 세상을 살고 있다. 여기서 ‘지혜’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환전 가능한 지식과 압축된 정보 파일이 지혜를 추방해버린 것이다. 진정한 이야기꾼의 소멸이 지혜의 소멸과 함께한다는 것은 근대사회가 맞은 불운 중의 하나가 아닐까.
이런 문제의식을 토대로 『동화 토지』는 어린이들에게 우리 민족이 걸어온 길을 풍요로운 이야기 전통의 부활을 통해 들려준다. 『동화 토지』의 구수한 입담과 생동하는 그림 속에서 따분하기 그지없는 역사적 사건이 자연스럽게 되살아나고, 어린이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상상력에 역사성을 품게 된다. 가령, 번호가 붙은 철문에 지나지 않는 문이 삽짝, 판자문, 속대로 엮은 문 그리고 최참판가의 으리으리한 대문까지 다채로운 스펙트럼으� 펼쳐질 때의 경이를 통해 어린이들의 언어 지평 또한 확장하리라 기대된다.
마침내 『동화 토지』는 자신의 독자들을 원전 『토지』의 예비독자로 유인할 것이다. 유년시절 아동용『걸리버 여행기』와 『돈키호테』를 읽은 아이들이 원전을 찾아 읽듯이. 이런 과정 속에서 우리 민족문화와 역사에 대한 관심이 더 깊어지는 것은 아닐까. 한 세대가 다음 세대에 줄 수 있는 선물. 서로 다른 세대가 대화할 수 있게 하는 공동의 문화유산. 그것은 한국 문학을 이해하는 창문의 역할을 할 것이며 더 나아가 세대 간 공통의 이야깃거리를 선사할 것이다.
▣ 작가 소개
원저 : 박경리
Park, Kyung-Ree,朴景利
1927년 10월 28일 경상남도 통영에서 태어났다. 1946년 진주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50년 황해도 연안여자중학교 교사로 재직하였다. 1955년에 김동리의 추천을 받아 단편 「계산(計算)」과 1956년 단편 「흑흑백백(黑黑白白)」을 『현대문학』에 발표함으로써 문단에 나왔다. 1957년부터 본격적으로 문학활동을 시작하여 단편 「전도(剪刀)」 「불신시대(不信時代)」 「벽지(僻地)」 등을 발표하고, 이어 1962년 장편 『김약국의 딸들』을 비롯하여 『시장과 전장』 『파시(波市)』 등 사회와 현실에 대한 비판성이 강한 문제작들을 잇달아 발표함으로써 문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특히 1969년 6월부터 집필을 시작하여 1995년에 5부로 완성된 대하소설 『토지(土地)』는, 한국 근·현대사의 전 과정에 걸쳐 여러 계층의 인간의 상이한 운명과 역사의 상관성을 깊이 있게 다룬 작품으로 영어·일본어·프랑스어로 번역되어 호평을 받았다. 1957년 현대문학 신인상, 1965년 한국여류문학상, 1972년 월탄문학상, 1991년 인촌상 등을 수상하였고, 1999년에는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에서 주최한 20세기를 빛낸 예술인(문학)에 선정되었다.
그밖의 주요작품에 『나비와 엉겅퀴』, 『영원의 반려』, 『단층(單層)』, 『노을진 들녘』 『신교수의 부인』 등이 있고, 시집에 『못 떠나는 배』가 있다. 6·25전쟁 때 남편이 납북되었으며 시인 김지하가 사위이다.
박경리의 문학은 전반적으로 인간의 존엄과 소외문제, 낭만적 사랑에서 생명사상으로의 흐름이 그 기저를 이루고 있다. 그 생명사상이 종합적으로 드러난 작품이 바로 ''토지''이다. 박경리에 의하면 ''존엄성은 바로 자기 스스로가 자신의 가장 숭고한 것을 지키는 것''(파시 제1권, 131면, 1993)인데 그의 작품에서 이 존엄성을 지키는 것이 생명본능 이상으로 중요한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없게 하는 기존의 관습과 제도 및 권력과 집단에 대한 비판, 욕망의 노예가 되어 존엄성을 상실한 인간들에 대한 멸시와 혐오는 이를 잘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존엄성을 상실할 때에 바로 한이 등장하는 것이며 이 한을 풀어가는 과정이 곧 박경리 문학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의 과정이었던 것이다. (김은철 상지대 국문과 교수)
그녀의 대표작『토지』는 1969년부터 연재를 시작, 26년에 걸친, 4만 여장 분량의 작품으로박경리 개인에게나 한국문학에 있어서나 기념비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거대한 원고지 분량에 걸맞게 6백여명의 인물이 등장하고 시간적으로는 1897년부터 1945년까지라는 한국사회의 반세기에 걸친 기나긴 격동기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즉 동학혁명에서 외세의 침략, 신분질서의 와해, 개화와 수구, 국권 침탈, 민족운동과 독립운동, 광복에 이르기까지의 격동의 세월이 파노라마처럼 나타나는 것이다.
이를 종적인 축으로 하여 진주와 간도(만주), 경성, 일본 등으로 삶의 영역이 확대되고 윤씨부인과 최치수, 최서희로 이어지는 최참판댁과 연결되어 삶을 엮어가는 평사리의 주민들, 김길상이나 김환을 중심으로 한 민족운동에 투신하는 인물들, 최참판댁의 전이과정 속에서 부침하는 신지식인들 등 수백명에 이르는 사람들의 삶이 형상화되어 있다.
지금까지 이 작품에 대한 여러 논의들, 즉 역사소설인가 아닌가가 문제시 되었다거나 농민소설로서의 면모가 부각되었다거나 총괄체 소설, 가족사 소설, 민족사 소설, 총체소설 등의 다양한 장르로 규정되어 온 것은 곧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거대한 서사구조, 다양한 층위의 세계가 중층적인 구조로 형상화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문학뿐 아니라 환경과 생태 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가져, 1999년 원주 오봉산 기슭에 토지문화관을 세우고, 문학과 환경문제를 다루는 계간지 <숨소리>를 창간(2003)하고, 신문과 잡지 등에 기고한 글로 엮은 환경 에세이집 『생명의 아픔』(2004)도 출간하는 등 사회와 인간을 향한 애정과 관심을 놓치 않았다. 2008년 5월5일 향년82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 한국현대문학의 영원한 고향으로 남았다. 대한민국 정부는 박경리의 사망 직후,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하였다.
▣ 주요 목차
추천사 ― 무궁무진한 삶
햇볕이 있는 풍경
기성이와 기동이
어려운 나들이
형평사 운동
백정이나 종이나
신여성 명희
부잣집에 시집가야지
용하와 찬하 형제
일본으로 떠나려다
진주로 돌아와
평사리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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