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개연성

고객평점
저자마크 W. 커슈너 외
출판사항해나무, 발행일:2010/03/31
형태사항p.398p. 국판:23cm
매장위치자연과학부(B2)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56054407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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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다윈의 딜레마를 푸른 탁월한 진화생물학 이론서
“진화는 유기체들이 변이를 촉진하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졌다”

어떻게 무작위의 작은 유전자 변화들이 눈, 뇌, 손, 날개와 같은 기막힐 정도로 놀랍고 유용한 혁신물로 전환될 수 있었을까? 하버드 의과대학 교수인 마크 W. 커슈너와 캘리포니아대학 교수인 존 C. 게하트가 함께 쓴 『생명의 개연성』은 다윈 이론이 지닌 공백을 도외시하지 않고, 골칫덩어리로 여겨지는 문제들로 곧장 파고든다.
다윈 사후 150년 동안 진화생물학이라는 분야는 진화의 많은 부분을 탁월하게 설명해냈지만, 정작 동물들이 어떻게 그렇게 놀라운 다양성과 복잡성을 발생시켰는가에 대한 부분에 대해선 완벽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다윈의 진화론이 창조론을 주장하는 지적설계론자들에게 줄기차게 비판을 받은 것도 이 부분을 깔끔하게 해명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 다윈이 살던 시대의 과학은 수십억 년 동안 이루어진 진화에 대해 뚜렷한 증거를 제시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시대가 달라졌다. 나날이 발전하는 세포생물학, 분자생물학 분야에서의 진전은 세포와 분자 차원에서 다윈 이론을 새로이 뒷받침하는 연구 성과물들을 하루가 다르게 내놓고 있다.

종전까지 제시된 생명의 놀라운 다양성과 복잡성에 대한 답은 작은 유전자 변이들이 오랜 시간 축적되어 눈이나 날개 같은 경이로운 혁신물을 만들어낸다는 것이었다.
『생명의 개연성』의 저자인 마크 커슈너와 존 게하트는 현대 생물학의 스펙트럼 전체를 아우르는 최첨단 연구에 기초하여, 이 모범 답안이 대단히 불충분하다는 것을 드라마틱하게 설명한다. 기존의 답안 대신에 그들은, 무작위의 작은 유전자 변화들이 어떻게 복잡하고 유용한 혁신물로 전환될 수 있는가라는 오랜 수수께끼에 독창적인 해답을 제시한다. 그들에 따르면, 돌연변이는 유기체가 지닌 특성으로 인해 ‘촉진’되는 것이며, 유기체의 진화 능력과 진화가 취하는 방향에는 어떤 경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즉, 저자들이 다윈의 진화론을 더 완벽하게 만들고자 제시하는 이론은 ‘촉진된 변이’ 이론이다.
이같은 ‘촉진된 변이’ 이론에서 커슈너와 게하트는 개별 유기체를 자연 선택의 수동적인 대상에서 30억 년 진화사의 핵심적인 행위자로 끌어올린다. 두 저자는 명쾌한 언어를 사용하여 모든 독자들을 대담하고 새로운 진화 이론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또한 커슈너와 게하트는 다윈 이론의 큰 공백을 메움과 동시에, ‘지적 설계’를 옹호하는 진화론 비판자들에게 시기적절한 과학적 반증을 내놓는다.
다윈의 진화론을 정확히 이해하고 싶은 생물학 전공자들, 30억 년의 진화사를 횡단하고 싶은 일반 독자들에게 마크 커슈너와 존 게하트의 『생명의 개연성』은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할 만큼 이 책은 탁월하다. 독자들은 이들이 펼쳐 보이는 진화의 수준 높은 드라마에 한 단계 높은 생물학적 설명에 가슴 떨리는 경험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계획적으로 설계된 생명은 개연성이 없다”
저자들은 우선 ‘촉진된 변이’ 이론을 차근차근 설명하기 앞서, ‘황야의 시계’라는 흥미로운 하나의 이야기를 언급하면서부터 글을 시작한다. 이 글은 이 세상의 생물이 창조자의 절묘한 설계를 통한 작품이라는 ‘지적 설계 이론’이 얼마나 근거 없는 주장인가를 보여주기 위한 도입부라 할 수 있다.
1802년 윌리엄 페일리 목사는 황야를 헤매다 우연히 청동시계를 발견하고는 “생명은 복잡한 설계로 가득 차 있으므로 지적 창조주 하나님의 작품인 것이 분명하다”는 믿음을 피력한다. 저자들은 이 페일리 목사와 대립되는 인물로 유전학, 세포발생학, 발생생물학에 대한 교육을 받은 한 평범한 여학생 ‘21세기 후손’을 내세운다. 황야를 헤매다가 동식물의 기원에 대해 사유하게 된 페일리의 후손은 과연 어떤 결론을 내리게 될까? 과연 그녀는 지적인 창조자를 믿게 될까, 아니면 진화론이 지닌 과학적 설명에 매료될까?
21세기 후손이 내린 결론은 책 뒷부분에 나오는데, 짐작할 수 있듯, 그녀는 종교와 과학의 선을 명확히 그으며 “상상도 못하셨겠지만, 우리가 마침내 생명의 구조를 발생했을 때, 그것은 청동 시계나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신의 창조와는 아주 다른 것이었죠. 그 비밀은 생물을 그 자체로 이해하는 데 있었답니다.”라고 말한다. 즉, 오히려 계획적으로 의도된 생명은 ‘개연성’이 없다는 것! 그러면서 그녀는 “다윈의 진화론은 생명체의 기원을 자연에 의해 설명하려는 천재적인 시도였다”라고 말한다.
페일리의 21세기 후손은 최신 진화생물학적 성과에 기대어, 진화론이 반복적으로 비판받는 대목, 예컨대 진화론이 유기체의 복잡성을 설명하지 못한다거나(참신성의 생성), 진화론대로 하면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려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거나(진화적 변화의 속도 문제) 하는 비판이 설득력을 잃는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어떻게 페일리의 ‘21세기 후손’은 이런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을까? 바로, 그와 같은 결론을 내리게끔 유도하는 현대의 과학적 성과들이 바로 이 책이 담고자 하는 핵심 내용이다.

진화의 뛰어난 창조력을 설명하는 ‘촉진된 변이’ 이론

“유전자 변이, 표현성 변이, 자연선택으로 구성된 삼중의 다윈주의 이론에 ‘촉진된 변이’가 더해지면 훨씬 더 완벽해진다.” -본문 중에서

그렇다면, ‘촉진된 변이’ 이론은 무엇을 주장하는 이론일까? 어떤 부분에서 다윈의 딜레마를 해결하고 있는 것일까?
이 이론을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생물학적인 용어에 친숙할 필요가 있겠지만, 그래도 압축적으로 이들의 이론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다윈의 진화론에서 진화의 두 가지 기둥은 ‘변이’와 ‘자연선택’이다. 다윈에 따르면 ‘변이’는 자연선택이 작동하는 데 꼭 필요한 원재료이며, 이 ‘변이’는 무작위적이다. 이 책의 저자들이 두 기둥 가운데 보다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변이’이다. 이들은 “(다윈은) 자연선택이라는 위대한 업적은 이루었으나 변이를 (완벽하게) 설명하지 못했다”라고 주장하면서, ‘변이’에 주목한다. 그들에 따르면, ‘변이’ 문제는 최첨단 과학이 풀어야 할 최우선 과제다.
저자들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생명의 개연성은 참신성을 생산하는 과정의 개연성에 의존하고, 그 과정의 개연성은 다시 생물학에서 새롭게 밝혀진 메커니즘에 의존한다.”
저자들에 따르면, 다양한 종들 간에 많은 유전자가 비슷하다는 사실이 판명되었고, 이미 이것은 먼 조상으로부터 보존된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러면 유전자가 그렇게 비슷하다면 종들의 다양한 해부학적 구조, 생리기능, 행동의 차이(표현형의 차이)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에 이 책의 저자들은 유기체가 다목적을 지니고 있는 성분들을 다양하게 사용하기 때문이라는 답을 제시한다. 그들에 따르면, 유기체의 놀라울 만한 점은 다기능의 단백질 성분들 및 그 성분들을 쉽사리 다양한 결과물을 위해 수많은 방법으로 쉽게 결합시키는 조절 방식(약한 조절 연결)이다.
돌연변이는 이미 존재하는 것만을 변화시킨다. 그것은 새로운 해부학적 구조, 생리기능, 행동을 무(無)에서 창조하지 않는다. 저자들은 “한 구조가 다른 구조로 얼마나 쉽게 변형될 수 있는지, 특히 설계가 복잡하고 상호의존적인 활동을 하는 구조들의 경우에 그런 일이 얼마나 쉽게 일어날 수 있는지를 알 필요가 있다”고 하면서 “무작위의 유전자 변화가 얼마나 유용한 혁신으로 전환되는지를 이해한다면, 참신성에 대한 이론을 세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들이 주장하는 핵심적인 내용 가운데 하나는 세포의 기본 메커니즘들이 보존되는 가운데 유기체의 놀라운 다양성이 출현한다는 주장이다.

저자들에 따르면, 유기체는 제한된 수의 구성요소를 조합해 적은 수의 돌연변이를 표현형(유기체의 눈에 띄는 기능적 특징, 즉 해부학적 구조, 생리기능, 발생, 행동 등을 일컬음)의 참신성으로 전환시킨다.
좀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현존하는 유기체에서 어떤 구성요소들과 과정들은 겪을 수 있는 변화에 구속을 받지만, 어떤 구성요소들과 과정들은 그렇지 않다(탈구속). 그러면 변화에 구속을 받은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유기체의 단백질 합성, 세포골격의 기능, 세포외기질의 기능, 수족 형성을 위한 발생 프로그램 등 수십 억 년의 진화과정 속에서도 변하지 않은 보존된 핵심과정이다. 핵심과정에서 눈여겨 볼 특징은 새로운 조합으로 쉽게 연결될 수 있고, 새로운 시간과 장소에서 사용되어 새로운 표현형을 생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들은 약한 조절 연결, 탐색 행동, 구획화라는 특수한 자질을 지니고 있다.
저자들은 이들 자질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이를 근거로 모든 척추동물의 수족이 놀라울 정도로 비슷한 이유를 설명한다. 그리고 저자들은 이같은 약한 조절 연결과 탐색 행동으로 “다양한 과정들이 새로운 출력을 유발하는(혁신물로 전환되는) 새로운 입력과 연결될 수 있었다”라고 강조한다.
또한 저자들은 적은 수의 무작위적 유전자형 변이로부터 복잡한 표현형 변이를 생성하는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촉진된 변이’라는 개념을 제시한다. 저자들은 유기체가 보존된 구성요소들의 재조합, 재사용 등을 통해 표현형 참신성을 생성하는 데에 필요한 유전자 변화의 양을 줄이는 방식으로 유전자 변화를 크게 촉진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새롭게 드러나는 점은 유전자형 변이에 반응해 표현형 변이를 생성하는 유기체의 창조적 능력이다. 즉, 촉진된 변이 이론의 주된 성과는 유기체를, 변이의 성격과 정도를 결정할 때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그래서 자연선택이 작용할 수 있는 보다 풍부한 변이의 재료를 제공하는 존재로 본다.
저자들에 따르면 유기체의 몸속에서는 언제라도 생리적 변이를 발생시킬 준비를 하고 있는 핵심 과정들이 있다. 유기체는 무작위적인 유전자 변이로 복잡한 표현형 변화를 일으킬 수 있도록 조직되어 있다. 돌연변이에 반응하여 일어나는 엄청난 양의 표현형 변이를 가장 많이 주도하는 것은 보존된 핵심 과정들의 특별한 힘이다. 더욱이 유전자 변이 혹은 돌연변이는 창조적일 필요가 없고, 단시 보존된 메커니즘들 속에서 구축된 창조성을 촉발하기만 하면 된다.
이에 저자들은 “보존은 다양화를 촉진하고, 생명의 방대한 다양성을 설명하며, 진화의 본질과 개연성을 드러내준다.”라고 언급한다.

▣ 작가 소개

저 : 마크 W. 커슈너
Marc W. Kirschner
하버드 의과대학 시스템생물학과 교수이자 학과장이다. 대표적인 미국의 세포생물학자인 그는 세포주기, 세포 형태형성에서의 세포골격의 역할, 척추동물체제의 형성 메커니즘에 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1966년 노스웨스턴 대학을 졸업하고 1971년 캘리포니아 버클리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버클리 대학과 옥스퍼드 대학에서 연구학 프린스턴 대학의 조교수를 거쳐 1993년 하버드 의대 교수로 부임하였다.

1999년 영국 런던 왕립학회의 외국인 회원으로 선출되었으며, 2001년 생화학과 분자생물학 전공자에게 수여하는 윌리엄 로즈상을 수상하였다. 캐나타 토론토의 Gairdner 재단이 수여하는 국제상을 받았고, 2003년에 세포생물학 연구를 진일보시켰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세포생물학회가 최고의 과학자에게 수여하는 E. B. 윌슨 메달을 수상했다.

저 : 존 C. 게하트
John C. Gerhart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의 대학원 교수로 세포발달생물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양서류인 아프리카발톱개구리의 초기 발달 등을 연구하는 중이다.

역 : 김한영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했고 서울예대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했다.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은 『빈 서판』, 『본성과 양육』,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사랑을 위한 과학』, 『디지털 생물학』, 『이머전스』, 『미국의 거짓말』, 『마더 나이트』, 『갈리아 전쟁기』, 『우연한 마음』,『단어와 규칙』 『생명의 개연성』등이 있다. 제45회 한국백상출판문화상 번역부문을 수상했다.

그림: 존 노턴
메릴랜드 주 아나폴리스에 거주하고 있으며, 프리랜스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 주요 목차

들어가며
한국어판 서문

서문황야의 시계
1장 변이의 원천
2장 보존된 세포, 갈라진 유기체
3장 생리적 적응성과 진화
4장 약한 조절 연결
5장 탐색 행동
6장 보이지 않는 해부학적 구조
7장 촉진된 변이
8장 생명의 개연성

옮긴이의 말/ 용어 해설/ 참고문헌/ 찾아보기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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